거짓말을 횟수로 셀 수 있을 정도로
거짓말을 해 본 사람이 얼마나 될까.
방어 기제처럼 나를 보호하기 위해
때론 선의라는 포장으로 불가치한 상황에 처할 때 등
수도 없이 많은 변명들을 해야 할 상황들이 부지기수로 많다.
평생에 단 세 번의 거짓말이라니.
이게 말이 되는 소리인지..
작가 마이클 레비턴은 자신의 이야기를 책으로 전하고 있다.
내가 바로 단 세 번의 거짓말을 한 사람이라고.
"아니, 자존감이 낮다는 건 나에 대한 존중심이 작다는 거야.
나는 지금의 내가 아주 마음에 들어. 나는 오히려 다른 사람들을 낮게 평가해.
그러니 난 '타존감'이 낮은 거지."
p113
나는 미래에 대해 낙천적인 기대를 하지는 않았다.
사람들은 어린 시절로부터 멀어지면 멀어질수록 더 자주 거짓말을 하게 되고,
거짓말을 하는 이유도 점점 더 사소해진다.
내가 관찰한 바로는 어른스러워진다는 것은 더 많이 타협하고, 대립은 적게 하고,
남의 마음을 더 많이 짐작해야 하고, 덜 단순명쾌하고, 더 잘 순응하고, 덜 독특해진다는 의미였다.
내가 좋아하는 나의 부분들은 나이가 들어가면서 더더욱 미음을 살 게 뻔했다.
p172
어쩌면 그녀의 기분을 상하지 않게 하려고 내가 거짓말을 했다는 사실에 감동한 것인지도 모른다.
나는 이브에게 정말 내 거짓말에 속은 건지, 아니면 거짓말인 건 알지만 그래도 고맙게 생각하고 있는지 물어보고 싶은 생각이 간절했다. 하지만 그런 질문이 분위기를 망칠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흔히 사람들이 거짓말도 사랑을 표현하는 행위가 될 수 있다고 말한 것이
바로 이런 것을 의미하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며 조용히 침묵했다.
p296-297
어린 시절부터 굳어온 사고의 영향은
아버지의 양육 태도를 보면서 이같은 말과 행동의 이유를 짐작할 수 있었다.
올바름이 상당히 편향된 생각과 사고로 지배되어 자신의 소신과 철학이라
생각하며 자녀를 양육하는 모습을 보고 있노라니
이것이 미칠 영향이 걱정될 수 밖에 없었고,
그 결과는 역시나였다.
거짓말을 못하는 모습을 보며 융통성이 없어보이는 느낌이 드는 건
너무 현실적인 반응이라 나조차도 그러했다.
솔직함이 뭐가 문제가 되냐 싶지만
황당한 일련의 사건들을 보면
쉽사리 그 태도에 동의하기 힘들어진다.
때론 달콤한 거짓말이 유익할 때가 있는 법이니까.
실소가 터질 정도로 꼬여가는 인생을 보고 있노라니
그만 그 입을 틀어막고 싶어진다.
거짓말을 고하며 자신의 삶을 토해낸 이 책을 보면서
어떻게 해서 솔직함과 이별할 수 있었는지를
그 근원적인 이야기부터 찬찬히 살펴보며 한 사람의 생애를 슬며시 살피는 느낌이 든다.
신념이라 믿어왔던 그의 솔직해도 너무 솔직한 말은 봉인 해제될 수 있을지
조마조마한 마음으로 살피면서도 응원했다.
불행이 뒤따르던 그의 삶에
거짓말로 인해 좀 더 삶이 유연해지는 걸 보고 있으니
마냥 웃게만 되는 건 아니지만 조금은 안심이 되긴 했다.
사회 안으로 들어와 관계를 맺고 살아가는데
서로가 불쾌함을 주지 않고 배려하는 마음과 태도와 말은 정말 중요한 부분이다.
대게 솔직한 말로 인해 상처 받을 때가 많으니까 말이다.
성이이 되서 자신의 사고를 고치기로 마음 먹긴 쉽지 않으나
그 발걸음을 떼고 자신의 행복을 발견해 나가는 모습에 박수를 건네고 싶다.
좀 더 일찍이 변화할 수 있었다면
어린 시절부터 많은 시간과 추억들이 아름다운 관계 안에서 그려질 모습들이 많았을테지만
쉽지 않은 걸음을 뗀 그를 응원하고만 싶다.
개인으로 살아가기엔 너무나 가혹한 현실이기에
서로 스며들어 관계하기 위해 암묵적으로 배려하고
꿀 발린 거짓말로 상대를 기분 좋게 띄워 주는 센스까지.
솔직함을 드러내는 것에 소극적인 면이 더 많아 움츠러드는 건 참 씁쓸한 현실이기도 하다.
어느 정도 균형이 필요하겠지만
솔직함을 용납할 수 없는 불편한 태도로 상대를 비판만 한다면
여러 사람들 속에서 소멸되고 말테니 그또한 안타깝다.
소통을 위해 사람이 연대해 살아가는 것에서
거짓과 진실의 균형된 모습이 생존에 필수처럼 보여진다.
난 얼마나 거짓되고도 진실된 사람인가.
무리 안에서 그런 나는 행복한가.
어느 날은 거짓말을 그만 멈추고도 싶고,
어느 때엔 솔직함을 멈추고 싶기도 하여
늘 저울질하고 눈치를 살피며 요령껏 살아가기 버거운 날도 많다.
하지만 집단 안에 소속되어 살아가려면 어쩔 수 없을테지.
묘하게 철학적인 질문을 끌어내어
거짓말과 솔직함의 경계를 생각해보게 되는 의미있는 인생 이야기를 재미있게 읽어볼 수 있었다.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