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모닝 레시피 - 몸도 마음도 건강한 아침 식사 루틴 만들기
최민경 지음 / 지콜론북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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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모닝 레시피



이 책을 살펴보기 전에..

저자: 최민경

정형화되지 않은 조리 방법과 음식의 담음새, 재료의 질감에 초점을 맞추어 이를 표현한다. 식공간 연출을 중심으로 개인 또는 작업자들과 협업하여 다양한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현재 ‘굿모닝레시피’를 운영하며 콘텐츠를 확장하는 단계이다.

인스타그램 @goodmorningrecipe




계절을 담은 요리 레시피북을 보는 재미가

눈을 즐겁게 하고

예쁘게 플레이팅까지 한 모습을 보면 마음 가득 행복함이 넘친다.

주부 경력이 쌓여가도 요리 실력이 일취월장하는 건 아니라

매번 해먹는 요리가 정해져있고

그 틀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하고 산다.

아이들도 오늘 또 이거냐는 식으로

지겹도록 먹는 집밥이지만 다양성이 없는

대게의 엄마 요리가 무언지 가늠할 수 있는 범위를 항상 넘지 못했다.

외식을 거의 안하고 집에서 해먹는 편이라

가족들에게 가끔은 특별한 음식을

평범한 집밥 곳곳에 선물처럼 대접해주고도 싶다.

이들도 요즘 핫하다는 음식과

다양한 재료로 요리하는 근사한 요리를 기다하리라 생각한다.

그런 점에서 이 책은 평소에 즐겨 먹는 음식이 아니라서 새로웠고

뭔가 모르게 간단하면서도 특별하게 느껴지기도 했다.

얘기만 많이 들어봤지 실제로 해볼 생각을 못했는데

상당히 간단한 레시피 순서를 보고

쉽게 도전해 볼 마음이 들긴 처음이다.

기록하는 걸 좋아하는 나에게는

이 책이 단순히 요리책만은 아닌 식사를 준비하면서

다양한 형태의 기록을 남길 수 있는 책이라 특별했다.

하나의 요리에 하나의 질문들에 답을 달다보면

어느덧 끝까지 꽉 차 있는 레시피북을 보면

나만의 요리책이 완성될 것 같아 상당히 기대가 된다.

빵덕후인 딸과 엄마가 좋아할만한 간단한 아침 식사로

다양하게 활용하기 좋은 밀가루 요리들이 많아

먹는 재미와 대접을 위한 플레이팅하는 재미도 있을 것 같다.

집에 늘 구비되어 있는 당근으로

당근 수프를 먼저 만들어 볼까 한다.

재료들도 마침 집에 다 있고, 굉장히 간단한 조리법에

주말 아침 식사로 간단하고 든든하니 영양 가득한 요리라 어젯밤에 미리 생각하고 잠들었다.

어제 장을 보면서 사온 연어가 있어서

마침 연어 스테이크를 생각하고 있었는데

요거트소스만 만들어 스테이크 위에 올려서

플레이팅을 예쁘게 해서 놓으면 굉장히 근사하고 맛있어 보이겠다고 생각했다.

저녁은 이걸 해서 먹자고 생각해두니

주말의 식탁이 굉장히 풍성해지는 느낌이 든다.

많은 가짓수의 음식을 만들어 식탁의 가득 채운 건 아니지만

한 접시에 정성을 담은 단백하고도

정갈한 음식으로 몸과 마음이 가벼워지는 기분이다.

생연어를 덮밥으로 활용해 먹기도 하지만 스테이크로 먹으면

맛도 식감도 더 담백해지니

상큼한 맛과 식감을 모두 잡은 건강 요리에

가족들의 취향을 저격할 음식에 기대가 된다.

주부들의 고민은 늘 '오늘은 뭐 먹지'

여기서 시작해 이걸로 끝난다.

늘 입버릇처럼 뭘 먹을지 고민이 많다.

되도록이면 아침은 부담스럽지 않으면서도 든든했으면 좋겠고

무겁지 않고 가볍게 먹고 싶어하는 하기에

이 책의 아침요리를 참고하면 좋겠다란 생각이 든다.

매일의 날씨와 감정이 다르듯

먹고 싶은 음식도 그 날의 기분에 따라 달라지는 것처럼

각기 다른 맛과 매력을 가진 음식을

하나씩 선택해보며 요리해서 맛 볼 생각에 신이 나기도 한다.

상큼한 음식을 맛보며 하루의 아침 시작이 든든하고 즐겁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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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우와 나 - 한없이 다정한 야생에 관하여
캐서린 레이븐 지음, 노승영 옮김 / 북하우스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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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우와 나



이 책을 살펴보기 전에..

저자: 캐서린 레이븐 (Catherine Raven)

캐서린 레이븐은 1959년생으로 미국의 몬태나 대학교에서 동물학 및 식물학을 공부했고, 몬태나 주립대학교에서 생물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글레이셔, 레이니어산, 노스캐스케이즈, 보이어저스, 옐로스톤 국립공원에서 레인저로 활동했으며 〈아메리칸사이언티스트〉, 〈저널오브아메리칸멘사〉, 〈몬태나매거진〉에 자연사 에세이를 기고했다. 레인저로 일하며 야생의 세계에 처음 발을 들여놓았을 당시, 그녀에겐 후진도 안 되는 낡은 자동차 한 대, 그리고 기본적인 캠핑 장비가 전부였다. 이 책은 로키 산맥 자락의 인적 없는 땅에 작은 오두막을 짓고 홀로 살던 그녀가 야생 여우의 정기적인 방문을 받으며 시작된다. 오두막 근처 여우 계곡에 가면 그녀가 진창에서 회전초를 뽑는 광경을 볼 수 있다.




취미가 여우 사귀기.

꽤나 짧은 약력 사항에 눈에 띄는 이 내용이 호기심을 자극시켰다.

여우와 어떻게 사귈 수 있냐라는 학생들의 질문에

"여우와 친구가 되는 것은 쉽지 않아요.

우선 피부가 악어 가죽이 되어야 해요.

잡초를 많이 뽑아야 할 테니까요." 말한다.

저자의 어린 시절은 외롭고 소외되며

아버지로부터 학대를 당하며 지냈다.

땅에 매이고 싶었지만 땅은 나의 애정에 보답하지 않는다고 생각하며

소삭감을 느끼고 동질감을 느끼고 싶은 갈망을 가지고 있었다.

여우를 가장 가까이서 관찰했던 관찰자의 입장을 뛰어넘어

가장 친한 친구였던 야생 붉은 여우는 이상적인 존재가 되지 않았을까.

사하라사막에서 마지막 숨을 거둘 때

여우들이 그를 위로했고 이들과 친구가 될 수 있었다는 사실은

숨이 막히도록 경의로운 모습이었다.

"우리가 어떤 것 하나만을 골라 내려 할 때,

그것이 우주의 다른 모든 것들과 얽혀 있음을 깨닫게 된다."

환경 보호가 존 뮤어의 말이다.

새로운 인류 문화가 땅을 지배하고 말았다.

사람과 동물 사이의 우호적인 관계는 가능할까.

야생동물의 고통에 무관심했었고,

그들의 고통에 방관하는 인간들이 이 땅에 가득한 이상

글쎄... 그건 불가능해 보인다.

독백으로 시작해 서로의 대화에 스며드는 것을 보면

얽혀가고 있다는 걸 보여주는 과정 같았다.

노리개 하나고 밀고 당기며

팔 하나 반 거리에 안착해

물러나다 다가가다 등을 활처럼 구부려 노획물에 코를 박고

사냥을 위해 코를 쫑긋거리며 경계하다가도 이내 방향을 돌려 여우가 다가오던 그 순간.

땅에 사는 모두에 대한 책임을 기꺼이 떠안았다는 그 감정이

옴을 아무에게도 죽게 하지 않겠다는 책임감으로 서로가 가까워질 수 있는 시작이

굉장히 아름다운 언어와 몸짓을 하고 있었다.

내가 여우에게 말 걸기를 망설인 이유는 우리가 다른 종이기 때문이 아니라,

그가 벙어리이기 때문도 아니라, 내가 더는 스스로에 대해 말하지 않기 때문이었다.

p165

비언어 소통 능력에 대한 관찰을 이처럼 집중해서 본 적이 없다.

여우를 관찰하면서 자신에게 보내는 신호를 알아차리고

효과적으로 의사를 전달하는 건

행동과 시선이 언어 없이 맥락만으로도 소통할 수 있다는 것이 놀라웠다.

여우에게 책을 읽어주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을까 싶었는데

어쩌면 말보다 더 신뢰할만한 소통이

몸짓과 행동, 표정이 될 수 있겠다 싶었다.

그건 침묵과 눈 맞춤 때문이라고.

서로간의 신뢰가 말보다도 행동이었기에 대화가 아닌 활동이 보여주는 놀라운 광경이었다.

우린 우주의 모든 것들과 얽혀 살고 있다.

야생 속에서 지극히 나약한 한 인간과

동물이 서로 교감할 수 있다는 사실은

경이롭기도 하고 따뜻할 수 있다는 것에 놀랍기만 하다.

한없이 다정했던 야생의 세계,

붉은 여우여,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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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아이)의 심리학 - 심리학자가 들려주는 딸의 불안, 스트레스, 관계에 대한 이야기
리사 다무르 지음, 최다인 옮김 / 시공사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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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아이)의 심리학



이 책을 살펴보기 전에..

저자: 리사 다무르 (Lisa Damour)

〈뉴욕 타임스〉 베스트셀러 《여자아이의 사춘기는 다르다》의 저자이자 교육과 아동 발달 관련 수많은 논문을 발표한 학자다. 예일대학교를 우수한 성적으로 졸업하고 예일 아동 연구소(Yale Child Study Center)에서 일했으며, 미시간대학교에서 임상 심리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개인 심리치료실을 운영하며 세계 각국에서 순회 상담과 강연을 진행하는 한편 케이스웨스턴리저브대학교(Case Western Reserve University) 슈버트 아동 연구소(Schubert Center for Child Studies)의 수석 고문, 로럴 스쿨 여학생 연구소(Laurel School’s Center for Research on Girls) 소장을 맡고 있다. 현재 남편, 두 딸과 함께 오하이오주 셰이커 하이츠(Shaker Heights)에 거주하고 있다.




기질적으로 예민한 큰아이는 어릴적부터

손이 많이 가는 아이였다.

그러더니 사춘기에 접어들어 불안하고 방황하는 시간들이

엄마의 눈에는 늘 걱정거리였다.

최근 큰아이와 심리 상담을 통해 이 아이가 가지고 있던 불안과

기질적인 모습들을 받아들이며

정신적으로 힘들어 했던 부분들을 솔직하게 터놓고 말하면서

스트레스를 잘 대처할 수 있는 법들을 이야기 나누고 왔다.

더욱이 여자아이가 느끼는 걱정과 두려움,

스트레스와 불안 등의 문제들을

저자의 상담 사례와 치료 방법들로

문제를 건강하게 해결해 나갈 수 있는 법을 알아나갈 수 있어서 더없이 좋았다.

회피는 불안을 그냥 키우는 것이 아니라 문제를 두 배로 불려놓는다.

첫째, 인식된 위협을 피하면 실제로 기분이 좋아진다.

둘째, 두려움을 피하기만 하면 그 감정이 과장되었음을 알 기회를 영영 잃어버린다.

실제로 자신이 두려워하는 것을 계속 피하다 보면 본격적인 공포증이 생겨나기도 한다.

p68

문제를 회피하는 것은 쉽고 간단해 보인다.

자기 합리화에 빠져서 두려운 감정을 회피로 다루는 건 건강하지 못하다.

조금씩이라도 회피하는 방법이 아닌 위협에 다가가는 방법이 필요하다는 걸 보며

불안의 원천을 직접적으로 맞서는 법에 용기를 내야겠다란 생각이 든다.

크고 작은 문제들을 직면하고 살지만

그냥 도망치는 법을 택하는 것보다

좀 불편하고 불쾌하지만 직면하고 맞서는 법을 부모와 함께 고심해봐야 할 문제이다.

자아이는 인간관계를 소중히 여기므로 우리가 다른 전략을 알려주지 않으면

의미 있는 관계에 해를 입히지 않으려고 자신을 희생하기도 한다.

지혜로운 긍정-부정-긍정 공식과 더불어

나는 여학생들에게 반짝이는 재치를 활용하라고 권한다.

가벼운 농담을 사용하면 거절 의사를 표하는 동시에

자신이 거절하는 사람을 향해 장난스럽게 애정을 표현할 수 있다.

p287

관계를 형성하는 것에 있어서 언어 도구는 굉장히 필요한 부분이다.

소통하는 데 있어서 긴장 완화를 도울 수도

자신의 주장을 부드럽게 전달할 수도

거절을 기분 나쁘지 않도록 도울 수 있는 언어 도구 말이다.

꽤 상당부분 여기서 오는 실수와 문제점들이 많다.

특히나 거절하는 것에 대한 어려움과 두려움이 있는 딸에게는

상대에게 적당한 어조를 찾는 방법을 연습하고

좀 더 시험해보면서 자심감을 가질 필요를 느낀다.

상대에게 대게 감정을 맞추려 하거나

지나치게 눈치를 살피게 되면 거절이라는 것이 쉽지 않다.

언어적 도구 세트를 갖추는 매너와 센스가

연습이 필요한 걸 보면 아직 아이와 하나씩 넘어봐야 할 산들이 많다.

단순히 기질적으로 나와 달라서 아이 키우기가 너무 힘들다고 생각하고

방관만 하는 것도 방법이 아닌터라

적절히 문제를 함께 고심도 해보고

내가 내려놓을 부분들을 주체적으로 아이가 몫을 배분하고 살아가도록 거리를 두며

엄마의 지혜도 양육자로서 긍정적 도움이 되고 싶어 이 책을 애타는 마음으로 살펴보았다.

불안과 스트레스를 떠안고 살아가는 아이를

좀 더 대담하고 용기있게 조금씩 긍정적인 방향을 찾아

한 발자국씩 나아갈 수 있는

해결 방법들을 책 속에서 답을 찾아보며 적용까지 할 생각이다.

심리적 긴장감이 안정화될 수 있는 방법들을

내 아이의 상황과 형편에 맞게 적용하고 풀어보면서

관계의 어긋남이 회복되길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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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밤이 편안했으면 해 - 마음이 홀가분해지는 심리상담과 그림책 처방
임명남 지음 / 그래도봄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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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밤이 편안했으면 해



이 책을 살펴보기 전에..

저자: 임명남

책은 우울과 불안을 잠재우는 최적의 도구였다. 그 덕에 진심으로 읽고 쓰며 밥벌이를 해왔다. 유아놀이교육 전문가로, 독서교육 전문가로, 칼럼니스트로 활동하며 여러 육아교육 사이트와 한겨레, 조선일보 등에 글을 썼다. 그러다 상담학의 매력에 빠져 평택대학교 대학원에서 석사와 박사과정을 거치며 독서치료와 상담학을 공부했다. 주로 그림책을 매개로 한 상담에 매진하며 실제 사례를 연구에 적용하고, 연구 결과를 다시 실제 상담에 적용하며 하루하루 성실하게 살아가고 있다. 십여 년 동안 공공도서관, 복지관, 지역아동복지센터, 청소년상담센터, 초·중·고등학교 등에서 심리상담 및 독서치료를 해오고 있으며, 현재 마음나누기 심리상담센터 대표와 평택대학교 외래 교수로 활동 중이다.

주요 관심사는 그림책을 활용한 심리상담이며, 현장 경험을 살려 주로 우울을 중심으로 극단적인 사고나 자살 유가족 등에 관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출간 도서로는 《대치동 유치원 무엇을 가르치나》, 《똑똑한 아이로 키우는 일하는 엄마의 야무진 교육법》, 《초등 논술은 없다》, 《참 쉽고 재밌는 독서놀이 6~9세》, 《공부가 저절로 되는 마법의 일기 쓰기》, 《초등 아이를 위한 워킹맘의 야무진 교육법》 등이 있는데 꽤 오래전에 썼다.




아이 둘을 책으로 키우다보니

어릴 적부터 함께 읽던 그림책들이 마음의 양식처럼 켜켜히 쌓여있다.

밤독서, 베드타임용으로 읽는 그림책들을

엄마의 사심 가득한 책으로 한 권씩 끼워 읽기도 했지만

아이들이 참 좋아했어서 고맙기도 했고

빽뺵한 텍스트가 아닌 그림과 글이 어우러진 그림책은 또다른 느낌으로 나에게 다가왔다.

그 포근함과 따뜻함, 그림이 주는 시각적인 자극이

엄청난 매력과 힘이 있는 걸 잘 알기에

어른이 되어서 책읽기가 독립된 상태인 아이들을 키우고 있어도

이따금 어릴 적 읽었던 그림책을 꺼내 혼자 읽기도 한다.

이 책은 그림책을 심리 처방의 좋은 수단으로 권하며

다양한 사연과 고민들 속에 녹아들어간 대화를 통해

어떤 이야기들이 위로를 줄 수 있을지 충분히 고민해보면서

그림책을 통해 희망을 발견하는 참 괜찮고도 친절한 심리서이다.

아이들과 읽었던 책들이 나와서 반갑기도 했었고

아직 읽지 못했던 그림책은 꼭 읽어보고 싶었다.

마흔 번의 상담 중에 나도 한번쯤은 고민해보았을 문제들도 있었고

이 문제들을 이야기하고 풀어가는 과정이 나에겐 좋은 힐링의 시간이기도 했다.

성인이 된 아이들은 엄마가 좋은 엄마 되기를 포기하지 않았더라면

아마도 자기들은 숨이 막혀 죽었을지도 모른다고 말한다.

그때 엄마가 좋은 엄마 되기를 포기하고 부족한 엄마로 변신했기에

자기들이 자기 삶을 온전히 살 수 있게 되었다고 말이다.

우여곡절이 많았으나 아이들의 사춘기를 맞으면서 완벽한 엄마가 되길 원했던

내가 무너지고 부족한 모습이 드러나기 시작했다.

부족한 엄마임을 인정하고 할 수 있는 만큼만 엄마 역할을 하자,

아이들이 알아서 엄마의 빈자리를 메워나가기 시작했다.

p82

이같은 시행착오를 수도 없이 반복하고 서로 상처만 주고 있었다는 걸 알고

엄마인 나의 한계를 인정하고 내려놓기로 마음 먹었다.

그러고 나서 아이들은 독립적으로 자신의 세계를 구축해 나가고자

나와 대립되는 싸움으로 불필요한 에너지와 감정 소모없이

자신의 인생에 더 몰입하며 사는 것을 보고 참 씁쓸하면서도 다행이란 생각이 들었다.

나의 열심으로 절대 될 수 없는 건 자녀와 나와의 분리였다.

여전히도 아이를 나의 가치관과 틀 안에서 안전하게 키우고 싶지만

호기심 많은 아이의 눈에는 그런 엄마가 답답하고 힘들었을 것이다.

좋은 엄마를 포기하는 편이 훨씬 나으리라 생각한다.

아이의 인생은 아이에게

내 인생은 내가 꾸려가는 것이 맞다고 본다.

<내 이름은 자가주>라는 그림책에서

쉴 새 없이 변신하는 자가주처럼 혹독한 사춘기를 보내고 있는

엄마와 딸의 모습이 그려지는 게 지금의 상황과 너무 흡사해서 실소를 토한다.

우린 모두가 부족할 수 밖에 없고

아이를 인정하고 믿는 것밖에는 별 수 없다.

그러기 쉽지 않지만 그게 서로 윈윈하는 방법이라 생각한다.

누군가의 이야기를 들어준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자신도 모르는 사이 자꾸 평가하고 판단하며 내 생각을 주장하거나 조언을 하고 싶기 때문이다.

상대방이 원하는 때, 상대방이 원하는 방식으로 제대로 들어주려면 토끼처럼 아주 천천히 다가가야 한다.

상대방이 불편해하지 않도록 상대방의 속도에 맞춰서

상대방이 원하는 자리에서 원하는 모습으로 버텨주는 것이 필요하다.

p234

가족을 향한 믿음과 사랑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가만히 들어주었어> 에서 모두의 위로를 뒤로하고 혼자가 된 주인공 테일러가

혼자 있던 그때에 토끼 한 마리가 조용히 다가와

등을 맞대고 말없이 앉아 있기만 했던 그 모습이 떠오른다.

그냥 같이 있어주기만 해도, 가만히 들어주기만 해도 되었을텐데.

우린 너무 많은 말을 하고 지나치게 관심을 가지고 사는게 아닐까.

무얼 위한다고 하지만, 사실 그럴 필요가 있었을까 싶기도 하다.

생각을 정리하는 시간이 누구에게나 필요하다.

그 시간을 곁에서 꿋꿋하게 지키면서 그냥 가만히 있어주기만 해도 좋다.

휘몰아치는 감정의 소용돌이가 몰려와 힘들 때

가만히 다가와 그저 들어만 주는 한 사람이 내 곁에도 있었으면 좋겠다.

여러 사연과 고민들 속에서 느끼는 다양하고도 복잡한 감정이

한 권의 그림책 속에 스며들어

다정한 위로를 건네주는 선물처럼

책이 그런 매체가 되어준다는 게 너무 소중하고도 감사하다.

지금 난 <엄마를 산책시키는 방법>이라는 책을 찾아 읽어보려고 한다.

나에게 쉼을 떠올릴 수 있는 걷기와 산책이 너무도 필요한 때라는 걸 알기에

책 속에서 묻고 답하며 조용한 위로를 건네받고 힘내서 하루 하루를 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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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스 해링 베이식 아트 2.0
알렉산드라 콜로사 지음, 김율 옮김 / 마로니에북스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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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스 해링



이 책을 살펴보기 전에..

저자: 알렉산드라 콜로사

독일의 트리어에서 미술사와 독일 문학, 경영학을 공부하여 2003년 박사 학위를 받았다. 독일 뒤렌에서 자유기고가이자 현대미술 전시 큐레이터로 일하고 있다.




젊은 예술가 키스 해링의 그림은

우리에게 친숙할 정도로 생활 곳곳에서

눈에 띄게 다양한 작품으로 접하고 있다.

입는 옷부터 다양한 생활 용품은 물론이고

그의 그림을 액자의 형태로 소장하고 있진 않지만

우리집의 경우엔 아이들 옷이나 우산, 키링 등으로 가지고 있다.

우리에게 익숙한 그의 초기 작품은 하나의 도상으로 양식화 되어 있었는데

모난 개나 후광 속에서 기는 아기 같은 경우

그를 가장 떠오르게 하는 대표적인 상징같아 보인다.

쉽게 이해할 수 있는 회화의 언어로

현대 문명사를 표현한 작품들이 다양하게 있다.

앤디 워홀의 메릴린 먼로 연작을 보고서

평생 예술가의 길을 꿈구게 된 해링은

피에르 알레친스키의 회고전 작품들은 그에게 예술적 발전과 예술 세계에 큰 확신을 가지게 만든다.

젊은 청년 해링이 낙서미술을 보고서

대중과 상업의 경계를 넘게되는 행위에 매료되었고,

낙서가 지니는 소통의 힘을 작품에서 실현시키기도 했다.

시간이 지나면서 그가 지닌 독창성과 잠재력이 돋보이게 되면서

모방자들이 생겨나기도 했으니 그의 작품 세계가 얼마나 대중화될 수 있었는지를 보여준다.

진정성은 해링 작품의 기본적 특징이다.

뚜렷하고 쉽게 이해되는 형상에도 불구하고,

그의 작품은 개인적인 것에서부터 일반적인 것에 이르기까지 모든 감성을 표현하고 있으며,

삶에 대한 특별한 애정을 담고 있다.

p35

배경과 선, 이야기 모두가 작품 안에서 어우러져

고유한 작품의 특성을 나타낸다.

개인적으로 그의 작품 중에 반핵 집회에 참여해

문구가 들어간 포스터를 배포해

기호 언어로 제작된 작품으로 원자력 시대의 위협을 말하고 있는 작품이 인상적이었다.

검은 종이에 하얀 선으로 그린 그림인데

기는 아기는 중심부에 위치해 있고 그 주위에 생명체들은 전멸 상태이다.

부정적 의미로 표시된 두껍고 빨간 십자 모양들.

복잡하지 않은 그림이지만 임팩트가 느껴지는 작품이라

정확히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잘 강조한 그림이었다.

또한 1985년에 그린 <에이즈>라는 작품 또한 인상적이었다.

중아에 죽은 자를 데려가는 괴물의 머리가 있고,

부저적인 빨간색의 십자 표시가 몸에 그려져 있다.

희생자들의 다양한 성적 욕망에게 그 자신을 제공하며

그들을 더듬고, 껴안고, 핥으면서 선동하고 있다.

보자마자 굉장히 강렬했던 작품이라 내내 기억이 난다.

생의 마지막을 치명적인 병과 함께 사는 것을 절망만 하지 않고,

새로운 시각으로 인생을 대하고 삶을 감사하며 자신이 완전히 살고 있다고 믿으며

마지막까지도 그림을 그렸던 그의 잊지 않을 것이다.

이 책은 1958-1990년 동안

해링의 삶과 작품을 잘 요약한 책으로

예술적 철학과 가치, 소신을 가지며 살았던

그의 인생을 좀 더 가까이서 살펴볼 수 있는 책이었다.

더욱이 무수한 작품들이 실려 있어

작품 해설과 그림을 살펴보는 재미도 있어

찬란했던 그의 생애를 더 빛내줄 영원한 가치를 남기고 간 그를 추모하며 이 책을 읽으며 행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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