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젝트 브이 안전가옥 오리지널 23
박서련 지음 / 안전가옥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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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랫만에 만나보게 된 박서련 저자의 신작 장편 소설에 기대 반

설레임 반으로 책을 펼쳐 들었다.

SF라는 장르 소설을 낯설어하는데는

자주 접할 기회가 적어서이기도 했지만

모처럼 매력적인 우람이란 캐릭터에 푹 빠져 이 책을 재미있게 읽었다.

2037년을 배경으로 로봇화가 자리잡은 우리 사회의 모습을 보여준다.

대학생 우람이란 주인공은 천재 공학도로 불리운다.

이란성 쌍둥이 오빠인 보람이 있는데

우람은 오빠의 이름을 빌려 거대한 로봇 브이에 탑승할

파일럿을 뽑는 오디션에 참여하게 된다.

이 오디션은 참가자 조건 중 하나가 남성이라는 사실이

조금 불편한 시선으로 봐라볼 수도 있겠다란 생각이 들었다.

우승한 후에는 필연적으로 본명과 성별을 밝혀야 한다는 사실 또한

우람의 머리를 어지럽게 하는 요인이었다.

하등 쓸데없는 성별 규정 같은 걸 도대체 누가, 왜 만든 걸까.

어떤 원시인이 로봇 파일럿이 남자들만의 일이라고 생각한 걸까.

아무리 고심해도 결론은 같았다.

우람은 내심 각오하고 있었다.

이변이 없는 한 우승을 할 텐데, 그러면 모든 진실을 밝힐 수밖에 없다는 것.

그로 인해 기껏 쟁취한 파일럿 자리를 반납해야 할 수도 있겠지만,

우람의 우승은 남자만이 거대기체 조종석에 탈 수 있다는

한심한 발상을 정면으로 반박하는 유일하고도 결정적인 증거가 될 터였다.

p139

자격이 없는 것을 알고도 출전하기로 마음먹었을 때와 똑같은 기분이었다.

원래 내 것이어야 할 자리를 내가 차지하겠다는데 그게 그리 대단한 도전인가.

그렇게 나쁜 일인가.

무슨 크나큰 죄라도 되는 양 굳이 ‘결격사유’로 정의해야 하는가,

실력과는 아무 상관도 없는 나의 성별을.

p215

12만 명의 지원자 중 100명의 본선 진출자 중 본선 진출 1위를

당당히 거머쥔 우람.

최종 우승자의 영광을 향해

이를 악물고 달려가긴 하지만

끝까지 오디션의 긴 여정을

자신이 여성임을 숨긴채 긴박함 속에서

자신의 의지와 열정을 다 쏟는 우람의 모습을 보면서

괜히 울컥한 마음이 들기도 했다.

조건이 완벽한 파일럿을 선발하는 기준이

남성이어야 하는 전제조건은 그야말로 씁쓸함을 던진다.

차별적 조건 속에서 공평하게 겨두고 싶었던 우람의 마음이 전해지니

읽는 내내 오디션을 향해 한 걸음 한 걸음

열정과 마음을 다 쏟아내는 그녀를 함께 응원하고 있었다.

최후의 3인으로 오르기까지도 얼마나 마음을 조리게 되는지 모른다.

우람이라는 인물에 주목하면서

끝까지 책과 호흡하며

여러 갈등과 위기 상황속에서 면밀히 살펴볼 수 있었던 뛰어난 의지력과

독보적인 전문성을 차별이 없는 세상에서 좀 더 공정하게 심사받을 수 있는 기회가

앞으로 더 확장된 세계 안에서 맘껏 자유로워지길 희망하게 된다.

가까운 미래엔

공정성을 바탕으로 인간의 존엄과 자유가

얽힌 실타래가 풀린 상태로 거리낄 것이 없는 사회가 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가슴을 쓸어내리며 담담히 책을 다시 바라보게 된다.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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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삶의 이야기를 쓰는 법 - 『은유의 글쓰기 상담소』 저자 은유 추천
낸시 슬로님 애러니 지음, 방진이 옮김 / 돌베개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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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정들이 다채롭고

생각을 이끄는 방향이 매우 신선해서

이제 쓰고 싶지 않느냐는 반문을 슬며시 보여주는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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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삶의 이야기를 쓰는 법 - 『은유의 글쓰기 상담소』 저자 은유 추천
낸시 슬로님 애러니 지음, 방진이 옮김 / 돌베개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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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을 달래는 방법으로 자전적 에세이를 쓰는 것으로 대체할 수 있었다는

서문의 글을 보면서

나에게도 이 같은 치료와 처방이 글이 대신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

누군가가 써낸 글을 읽기만 했지

써봐야겠다고 마음 먹기도 했지만

당장 실천에 옮기기란 상당히 주저되는 건

나를 마주할 자신이 그리 없었던게 아닐까 싶었다.

그러나 책을 읽다보면 마음이 흘러가는대로 생각을 집중해보면

여전히도 쓰고 싶은 욕구가 일렁인다.

내가 글을 쓰는 이유는 오로지 내가 무엇을 생각하는지,

무엇을 보고 있는지, 내가 보고 있는 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그리고 내가 무엇을 원하고 또 두려워하는지를 알기 위해서다.

-조앤 디디온

자전적 에세이는 현실을 제대로 볼 수 있는 거울이 된다.

쓰면서도 자각하게 되고 생각하면서 지나 온 길을 걸어보면서

헤매고 있었던 것들을 자각하기도

해방되고 싶은 마음을 온전히 받아들이기도 한다.

이야기를 쓰면서 치유되는 과정들을

책 속에서 가만히 살펴보면서

여전히도 용기내지 못했던 두려운 마음들을 발견하게 된다.

글을 쓰면서 예리하게 느낄 수 있는 감각과

창의성과 가능성은 써야할 이유를 더해준다.

늘 시작이 어려운 나에게

도입부에서 이야기되어질 글의 길라잡이를 천천히 따라 읽으며

감정의 진실과 마주해야 한다는 것에 마음이 멈춰섰다.

나의 생각들을 종이 위에 쏟아놓아야 할 것들이

망설여지고 두려워지는게 사실이지만

글로서 해방시켜야 할 감정들에 집중하다보면

뭐든 써내려 갈 것이 분명 있을 것을 확신하게 된다.

이 글을 쓰면서 내가 생각만큼 괜찮지 않다는 것을 깨달았다.

나는 언니가 나만 두고 떠나는 것을 원치 않았다.

그리고 내가 그런 엄청난 일에 대해 내려놓을 수 있다고 생각했다는 것이 슬펐다.

오로지 글을 쓰는 행위를 통해서만 내가 정말 어떤 감정을 느꼈는지 제대로 파악할 수 있었다.

이 예시는 당신의 잠재의식 또는 심지어 의식이 생각하는 것을 글로 써야,

일단 종이 위에 옮겨야 그 생각이 비로소 당신 것이 된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증거다.

그래야만 그 생각이 겹겹이 쌓인 다른 생각들에 파묻히지 않게 되는 것이다.

p45

내 삶의 스토리가 담긴 글을 쓰는 작업에 대한

필요와 이해를 상세히 돕는 호소력 깊은 책이란 생각이 들었다.

과정들이 다채롭고

생각을 이끄는 방향이 매우 신선해서

이제 쓰고 싶지 않느냐는 반문을 슬며시 보여주는 책이라고 해야할까.

적어도 나에게 있어서는

써야 할 핵심을 분명히 전달해주고

쓰고 싶은 마음의 고백들이 담담히 전해진 것에 대해 긍정적으로 생각된다.

내가 풀어갈 수 있는 이야기가 무엇이 있을지

곰곰히 생각해보며 이런 저런 핑계와 회피로 숨지 않고

종이 위에 더 분명히 드러날

날카로운 내 마음을 주저하지 않고 마주할 이유들을

좀 더 명확히 들을 수 있는 시간이었다.

어쩌면 써야 해소될 부분들이 있음을 인정하고

쓰는 생활자로서의 모드를 더 분명히 해볼 수 있는 결단을 필요로 한다는 걸 분명히 알았다.

그렇다면 이제 써보는 수 밖에..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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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계의 힘을 키우는 부모 심리 수업 - 대상관계전문가가 건네는 단단하고 따뜻한 8단계 심리 조언
권경인 지음 / 라이프앤페이지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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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쓴다고 원하는 방향으로 아이를

완벽하게 키울 수 없다는 걸 점점 더 실감한다.

오히려 완벽한 부모를 스스로 기대하지 않으면

완벽한 자녀도 성립하지 않으니

그런 부담에서 좀 덜어낼 부분은 덜어내면서 가볍게 생각하는 편이 좋겠다 싶다.

터울이 많은 두 아이를 키우면서 여전히도 좋은 부모가 되기란

너무 어려운 과제이고 좋은 모델링보다도 내려놓는 연습이 더 필요했다.

내 아이를 여전히도 잘 모르는 바가 많고

서툰 양육의 길을 걷고 있는 나에게

이 책은 부담을 덜어내고 서로 각자의 길과 여정을 응원한다는 점에서 부담없이 읽을 수 있었다.

자녀 교육의 어려움을 내 성장을 위한 기회로 받아들인다.

자녀 교육에서 어려움을 경험하면 아이를 고치거나 아이와의 관계를 개선하는 게

중요한 것이 아니라 자기 성장 지점으로 인식한다.

p39

나를 성장시킬 수 있는 시각으로 바라보면

아이와의 갈등 문제가 나에게 초점이 옮겨진다.

이건 나를 들여다보는 문제라는 걸 깨닫는 건

아이를 키우면서 너무도 중요한 발견임이 분명하다.

이를 인지하고 있다는 것 또한 너무 중요하고

당장 내 아이를 변화시키고 바꾸어야 할 것만 같다는 것에서 관점을 바꿔

좀 더 효과적으로 관계를 해결해 나가고

나를 변화시킴으로 해결될 갈등 상황이 원만해질 수 있는 기대를

긍정적으로 생각해 볼 수 있다는 점에서 대단히 중요한 시작 단계라 볼 수 있다.

통합과 분화가 적절히 유지되면 개별화가 잘됩니다.

개별화가 잘 되었다는 것은 자신과 타인 사이에 독립성을 유지하는 동시에

안정된 감각으로 분열과 통합을 잘 조절하는 사람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이런 사람들은 대상과 같이 있는 것에 대해서도 견디고, 떨어져 있는 것에 대해서도 견딥니다.

p203

경계 설정이 쉬워보이면서도 어려운 부분인 것 같다.

부모 자녀간의 관계에서 더 친밀해지고 깊어진다해서

모든 것을 공유하고 다 참견할 수 없다는 걸 실감하고

아이가 커가면서 더욱 건강하게 개별화되는 작업이 필요해보인다.

그런 경계가 잘 형성되면 관계에서도

좀 더 독립적이고 주체적으로 살아갈 수 있는 동력이 되고

심리적인 안정감과 좋은 협력관계가 형성될 수 있다.

나에게도 이 부분은 굉장히 중요한 과제처럼 남아있고

명확하지 못한 경계를 분업화하는 부분이 참 어렵고 서툴다.

좋은 관계를 맺고 살아감에 있어서 부모와 자녀가

적당히 가깝고 적당히 거리감있는 경계 설정으로

온전히 나로 살아가면서도

통합될 수 있는 관계로 지내는 적당한 조율하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부모는 부모대로 자녀는 자녀대로

각자의 성장 여정을 가지고 독립적이면서도 유기적으로 살아가는 관계로

서로 성장할 수 있는 힘을 실어주는 심리 이론을 이 책 속에서 배워볼 수 있어 유익한 시간이었다.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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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아노의 시간 - 100곡으로 듣는 위안과 매혹의 역사
수전 톰스 지음, 장혜인 옮김 / 더퀘스트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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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아노는 개인적으로 굉장히 사랑하는 악기이며

찬사와 존경을 담고 싶은 피아노 곡들에 대해 깊은 애정을 가지고 있기도하다.

특별히 이 책은

명곡 100선을 선별해

곡에 담긴 음악의 역사와 해설은 물론이고,

운지법, 구조 하나 하나의 디테일이 살아있는 책이다.

하이든은 이 악장 전반에 걸쳐 유머러스한 수평적 이동, 미세한 조 변화,

예상치 못한 멈춤 등 자신이 사랑하는 요소들을 마음껏 풀어냈다.

중간에 길게 이어지는 악절은 이제 제대로 탄력이 붙은 듯 느껴지지만 사실 그렇지 않다.

잠시 악절이 멈추자마자 처음 주제가 조각난 채 다시 돌아온다.

하이든은 도전적으로 약박에 악센트를 주거나 위협적인 반음계

저음 선율을 조용하고 사색적으로 표현하며 조각난 주제를 다양한 조에서 여러 모습으로 변주한다.

p66

표트르 일리치 차이콥스키의 <피아노 협주곡 1번 b플랫단조>는

현주곡 레퍼토리 중 가장 자주 연주되는 ‘백전노장’같은 작품으로,

그리그의 1869년 피아노 협주곡에서 영향을 받았다.

두 작품 모두 매우 아름답다. 낭만적인 선율과 활기찬 기교가 남치며 상상 속 또는

실재하는 민속 선율을 영리하고 매력적으로 활용한다.

p254

음악적 기교를 사용하고 여러 변주방법을

자유롭게 구사하면서 그 안에 대단한 스토리와 의도가 담긴것을

전혀 눈치채지 못하고 있다가도

해결이 더해지면 곡을 들으면서도 생각으로 그려볼 수 있다.

빠른 템포에 돌진하는 하이든을 상상하기도 하며

예상치 못한 변주에 상당히 놀라해 하며

장식적인 꾸밈음에서 웃음을 자아내게 만들기 위함이었다는 걸

새삼 알고 듣게 되었다는 것이 뭔가 뿌듯하다.

각 장의 주제가 독창적으로 이어지면서도 조화를 이루고

엇박자 반주가 묘하게 유쾌한 터치를 선사해

듣는 이로 하여금 즐거움을 자아내게도 만든다.

피아노의 반주가 이토록 다양한 세계를 품고

이야기를 담고 있었다는 것이 실로 놀랍다.

이렇게 세심하고 정성스럽게 곡을 설명하는 책에 대해

애정도가 상당히 높아지는 소장가치가 확실한 책임을 다시 한번 말하고 싶다.

곁에 두고서 찾아 읽고 듣는 클래식과의 서정적인 만남이

이 책이 제대로 된 연결고리가 되어줌이 분명했다.

많은 음악인들은 물론이고 피아노곡을 사랑하는 이들에게

감동과 위로가 되어줄 책이란 생각이 든다.

QR로 쉽게 곡을 재생시켜 즉시 듣고

곡에 대한 이해를 더 자세하게 다가갈 수 있어서

제대로 된 도슨트를 만나 미술을 감상할 수 있는 재미와 맛을 경험한 것처럼

음악의 클래식의 피아노의 세계에 제대로 발을 딛게 된 느낌이다.

뮤지션의 생애와 곡에 대한 이해를 더하다보면

한 곡 한 곡을 굉장히 아껴듣고 읽게 된다.

소장해서 두고 읽고 들으며

피아노 음악의 정수를 천천히 여행해볼 수 있길 추천하고 싶다.

음악의 폭넓은 성격과 세계를 맛보게 하는

피아노 연주곡에 한동안 정신없이 푹 빠져

더 깊이 피아노에 매료될 것만 같다.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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