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작형 인간의 하루 - 찰나의 영감이 최고의 콘텐츠가 되기까지 필요한 습관
임수연 지음 / 빅피시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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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 활동에 필요한 에너지원을

어떻게 끌어오며 어떻게 이를 가지고 그들의 세계를 구축해 나가는지

이 책에 실린 인터뷰 하나 하나가 나에겐 팬심으로 설레는 시간이었다.

어디서 이와 같은 조화로움을 찾아볼 수 있을까 싶을정도로

너무 매력있는 창작자분들의 루틴을 쫓아갈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가슴 벅찼다.

각자의 영역 안에서 고군분투하며 통해낸 산물들이

어떤 과정을 통해서 선보이는 것인지

그들의 사생활이 너무 궁금하고 기대되었다.

최근 읽은 <피프티 피플>의 정세랑 작가는

규칙적인 창작 사이클을 가지고 있다고 하는데

가장 집중할 수 있는 시간대에 꾸준히 쓰는 창작자로서의 모습에

성실히 몰두하고 있는 모습이 스쳐지나간다.

저는 문장력으로 승부를 보는 작가는 아니에요.

굉장히 건조한 단문을 쓰죠. 잘 쓰는 분들은 따로 있어요.

그보다는 관심사를 넓히는 데 더 힘을 많이 쓰는 것 같아요.

평생 교육이 풍성한 시대잖아요? 의식적으로 강의를 찾아 들을 때도 있고,

다양한 책을 읽거나 박물관에 가서 정보를 수집하고,

배울 수 있는 기회가 있으면 최대한 포착하려는 편이에요.

p112

다양한 것들에 시선을 두고 활동의 범위를 제한하지 않으며

유연하게 다방면으로 아이디어를 얻어가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창작의 재료들을 여러 곳에서 수집하고 모으며

유희활동을 즐기면서 얼마든지 영감을 떠올릴 수 있다는 것에서

내 좁은 시야를 넓이는 묘책을 발견하는 기분이 든다.

가장 인상 깊은 집의 모습과 형태를 갖춘

김보라 감독의 작업실이 오래 기억에 남을 것 같다.

집에 있다 보면 제 물건에서 나오는 산만한 에너지가 느껴지곤 하는데,

제가 좀 예민해서 그런지 나와 관련된 것이 아무것도 없는 곳에서 확실한 자유를 느껴요.

제가 집중해야 하는 것에만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었어요.

저는 정리 전문가 곤도 마리에의 신봉자예요.

p153

단정하게 정리가 잘 되어있는 사진 속 풍경을 보고 있자니

나만의 작업실에 대한 로망이 샘솟는다.

이상적인 공간 안에서 확실한 작업 효율을 높이기에

나에게 맞춤으로 정리된 공간이 너무 사랑스러워보인다.

창작하면서 중요한 것 중에 심신 단련을 위해서

자신만의 루틴을 가지고 안정화시킬 수 있는 여러 방법들 중에

명상의 매력에 묘하게 마음이 동요되는 건 왜일까.

창작의 영감을 이것에서도 찾을 수 있다는 것에

몸과 마음의 수련에 힘써야겠다란 마음을 먹게 만든다.

이처럼 다양한 창작자들의 개개인의 삶 속에서

선택과 몰입 안에서 균형을 잡아가며

작품활동에 열심히인 모습을 보며

아주 작은 일상의 변주들이 만들어낸 습관들이

최고의 콘텐츠를 완성할 수 있다는 것에서 좋은 영감을 많이 얻게 된다.

나에게 맞는 최적의 루틴을 가지고

읽고 쓰는 삶을 지속할 수 있는 힘을 찾아보리라 마음 먹어본다.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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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안에 당신의 수명이 들어 있습니다
니키 얼릭 지음, 정지현 옮김 / 생각정거장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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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 죽을지를 알고 살아가는 기분은 어떨까.

쉽사리 유한한 삶의 끝을 인정하고 받아들이며

매일의 현실을 행복으로 마주하긴 힘들 것만 같다.

여기 정체불명의 작은 상자가 22살 이상의 성인에게 배달된다.

이 상자를 받게 된 이들은 과연 어떤 선택을 하게 될까.

상자 안에는 각기 길이가 다른 끈이 담겨있는데

이 끈의 길이가 남은 수명을 뜻한다.

“이 안에는 당신의 수명이 들어 있습니다.”

열어본다는 걸 가정하에 결과가 어떻든 수용하겠다란 마음이

현실과의 괴리감 속에서 평온한 상태로 머물 수 있다면 열어보라 하겠지만

개인적으로는 열지 못할 것 같다.

분명 받아들일 고통이 상당히 클 것이 분명하고

앞으로 야기될 대단한 혼란을 겸허하게 받아들일 용기도 없어서이다.

이 책의 다양한 등장인물들이 어떤 선택과 결정 앞에 있는지를 마주하면서

끈 하나로 얽힌 다양한 인간 군상을 살펴본다는 것이 참으로 흥미로웠다.

그들이 처한 상황들을 세밀하게 표현한 심리묘사에 금새 빠져들어 단번에 읽었다.

수수께끼 상자와 고통스러운 짧은 끈이 버젓이 존재하는 배신과 골칫거리로 가득한 세상에서

어떻게 그럴 수 있단 말인가.

내려놓는 순간 그녀가 지키려고 애쓰는 모든 것이 위험해질 것이다.

어린 시절의 자신이든 모라와의 미래든.

그녀가 손쓸 수 없게 되어버릴 것이다.

상자는 이제 삶의 일부가 되었다.

그것은 니나가 바꿀 수 없는 일이었다.

하지만 그녀는 주도권과 명료함을 되찾기로 마음먹었다.

p63

니나와 모라는 함께 상자를 열어보며

상대의 짧은 끝을 보며 현실의 아픔이 그대로 스며드는 듯

유한한 인생이란 걸 알지만 그 끝을 알고도 담담히 받아들이긴 굉장히 힘겨워 보인다.

그 누구도 상자의 의미를 완전하게 설명할 수 없고 그냥 우리가 원하는 의미가 되는 건지도요.

신의 뜻이라고 생각하든 운명이라고 생각하든 마법이라고 생각하든.

길이에 상관없이 각자가 원하는 의미가 될 수 있을지 몰라요.

p165

정부와 대다수 사람들이 짧은 끈들은 자격이 없다고 입을 모아 외치면서

상황을 더 어렵게 만들고 있네요.

긴 끈 친구들에게 연락이 끊긴 지도 몇 주째예요.

긴 끈들이 짧은 끈들을 완전히 분리해서 다른 범주에 넣으려는 이유도

스스로 행복해질 자격이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겠죠.

우리를 보면서 죄책감을 느낄 필요 없이 멀찌감치 떨어진 거리에서 그 행복을 느끼고 싶겠죠.

짧은 끝들의 불행이 옮겨붙지 않도록.

p305-306

삶을 비관하여 총기 난사, 자살 등으로 사회적 혼란이 야기되고

정치적 상황 또한 분열과 갈등이 심화되기도 한다.

죽음을 혐오하는 시대에서

짧은 끝을 가지고 고통에 신음하는 이들에겐

과연 행복은 영영 달아나 버린 것일까.

등장 인물들의 선택과 처한 상황들이 제 각각이기에

끈의 길이에 따른 혼돈과 심리적 대립과 갈등,

그리고 숨어볼 수 있는 희망 등을 선물하는 상자.

유한한 삶의 소중함과 일상의 가치로움과 다양한 사유를 이끌어내는

삶의 가치에 대한 성찰을 조용히 떠올려보게 만드는 의미있는 책이란 생각이 든다.

끝이라는 상황을 맞닥뜨림은

균형이 깨어지기 마련이겠지만

한편으론 삶의 유한함을 알고 서로 긴밀하게 연대해 살아가는

생의 아름다운 일상이 곳곳에 샘솟기를 소망하고 싶어진다.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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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인생이 왜 힘들지 않아야 한다고 생각하십니까 - 쇼펜하우어 아포리즘
아르투어 쇼펜하우어 지음, 김욱 옮김 / 포레스트북스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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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필요한 핵심적 메시지를

쇼펜하우어의 명쾌한 일침으로

정신이 번쩍 드는 꽤나 큰 영감을 많이 얻을 수 있는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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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인생이 왜 힘들지 않아야 한다고 생각하십니까 - 쇼펜하우어 아포리즘
아르투어 쇼펜하우어 지음, 김욱 옮김 / 포레스트북스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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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에서의 고통은 피하고 싶은 부분이다.

특별히 의미를 부여해 비관을 낙관으로 이겨낼 이유를

고통 속에서 찾을 필요까지야 있을까 싶은

안정감과 평온함을 좋아하는 나로서는

좀처럼 삶의 고통을 쉽게 받아들이기 힘든 유형에 속한다.

그럼에도 우리의 삶은 여러 변수들이 많기에

내 인생에서도 여러 우여곡절들이 많았으므로

인간 내면의 의지를 가장 엿볼 수 있는 기회의 시간이 바로

이 어둠같은 시간을 통과할 때가 아닌가 싶다.

쇼펜하우어가 말하는 ‘의지’.

이데아를 바라보는 관점을 살펴보면

욕망으로부터 벗어나는 길이 곧 고통에서 벗어나는 길이기도 하기에

염세주의자라는 인식이 강했던 개인적인 생각과 그의 세계관과 마주치며

그가 보여주는 내면으로의 편안한 발걸음이

책을 읽는 내내 조용히 스며드는 철학 속에 깊이 빠져들게 되었다.

부모가 된 부부 관점에서 자녀란, 눈에 보이지 않던 그들의 사랑이 사물화되어 나타난

부정할 수 없는 사랑의 증거인 동시에 상대방에게 귀속된 자신의 본성을 자녀에게 주입해

자녀를 확대된 자신의 일부로 편성하려는 욕망의 도구이다.

p52

자녀를 개인으로 바라봐주지 않음에서 비롯되는 마음을

뭔가 들킨 것 같아 굉장히 놀랐다.

사랑의 결과이자 나의 욕망의 도구였던 자녀를

구속하고 자유로운 인격체로 바라봐주지 못함에서 시작되는 마찰이

지난 한 해동안 우리 가정에서 있었던 일이라

그의 말에 아차 싶다가고 아찔해졌다.

사랑해서 그런다는 식의 말로 상대를

내것으로 구속하고 소유하려는 집착과 욕망이

부모 자식간에 가슴 아픈 투쟁을 이어나가게 되는 불쾌한 변명같다.

기본적인 인정조차 받지 못하고 자라는 아이는 무얼 할 수 있을까.

개인이 구별되어 살아가는 힘을

가정 안에서 길을 찾고 열어줘야 할 것임에도

이 길이 막혀있다면 올바른 인격체로 건강하게 성장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결국 나에게 이 물음이 다시 되돌아와

인정하기 싫지만 그러함을 받아들이고

타인의 개별성을 스스로가 받아들이고

근원적인 불행을 떠안고 살아가지 않도록 경계하고

현 시점에서 바꾸어야 할 소유의 인식에 대해 좀 더 명확히 생각해보게 된다.

사유는 오직 인간에게만 내재된 기능이다.

사유를 통해 인간은 인간다워지고, 사유를 인생의 본질로 삼았을 때

인간은 가장 인간다워진다.

따라서 행복은 사유다.

생각하며 사는 것이야말로 선한 삶이고, 삶을 생각하는 것이야말로 가장 행복한 순간이다.

p80-81

행복을 바라는 인간의 지향점은

인간답게 사는 것을 상기시키게 마련이다.

인간성을 회복하는 것이야말로

행복하게 사는 방향성을 찾는 길이라고 해도 틀린 말이 아니다.

성숙한 인간이 되어가는 과정 속에서도

잘 사는 것이 무언지를 언급하는 것에서도

행복을 거론하게 되는데

인간성의 질문을 떠올려보면 가장 인간다운 기능인 사유를 생각해 볼 수 있다.

이 활동이야 말로 인간의 가장 본질적이고

인간다움의 가장 끝판왕처럼 막강한 힘을 가진 것임으로

사유하는 힘을 통해 인간은 더 인간다워짐을 나 역시 동의하는 바이다.

삶의 필요한 핵심적 메시지를

쇼펜하우어의 명쾌한 일침으로

정신이 번쩍 드는 꽤나 큰 영감을 많이 얻을 수 있는 책이었다.

어렵지 않게 생각해보고 깊이 사유할 수 있는 시간이 될 수 있었고

좀 더 쇼펜하우어 그의 생애를 탐독할 수 있는 시간으로 확장되어

철학에 좀 더 심취해보고 싶다.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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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소한의 육아 - 가장 나다운 방식으로 육아의 여백을 찾는
고지혜 지음 / 언폴드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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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 둘을 키우면서 전업주부로 살다가

제법 커가는 아이들이 독립을 준비할 시간이 점차 다가오면서

마음 한편으로 공허함이 몰려 올때가 있었다.

온 마음과 정신을 아이들에게 쏟던 엄마였기에

희생이 당연한거라고 생각했고

받은 사랑보다도 넘치도록 주고 싶은 마음이 컸다.

에너지가 큰 사람이 아니었기에 그렇다보니

저녁이 되기도 전에 체력이 방전될 때가 많아

이후의 시간을 겨우 버텨가며 하루를 꼬박 꼬박 채워갔다.

정작 외면하고 소외당하고 있던

나의 정체성을 중년이 된 나이에 고민하게 되었다는 사실이 씁쓸했다.

너무 최선을 다하지 않아도 괜찮았는데

힘을 빼도 더 좋았을 것을 싶은 나의 육아를 떠올려보면

그리 현명한 방법은 아니었단 생각에 아쉬움이 남는다.

좀 더 나를 돌아볼 시간을 가지고

여유로운 마음으로 내 행복을 좀 더 찾아봤으면 싶었다.

저자가 일찍이 깨달은 최소한의 육아가 더욱 현명해보였다.

부족하면 부족한대로 좀 더 의연하게 살아가는 법을 말이다.

포커스를 나에게 맞추니 육아도 부부생활도 균형을 찾아갔다.

아이를 쫓아다니며 밥 한술 더 먹이는 것보다 나를 위해 커피를 탄다.

집안일은 잠시 미뤄두고 영어를 공부하고 낮잠을 잔다.

육아에 나를 갈아 넣는 대신 최소한의 육아로 나를 지키는 중이다.

p59

나도 그때로 돌아간다면 최소한의 육아로

좀 더 힘빼고 남은 힘은 나에게 좀 더 시간을 쓸 걸 싶다.

육아에 왜 그렇게도 열심히였는지

엄마의 불안이 컸었기에 더 잘해보려 몰두했던 것이

새삼 지금에서야 느껴진다.

나를 위해 살아가는 법에 집중하며 살다보면

저절로 엄마의 자존감과 함께

행복감이 채워져 더 집안을 환하게 만들 것임을 말이다.

어쩌면 아이가 책을 좋아하길 바라는 것은 핑계였고 지적 허영과 과시로

꽉 찬 거실에서 책 세계를 탐험하는 아이의 모습을 SNS에 올리는 것이 목적이었는지도 모른다.

표지와 이야기의 흐름이 비슷한 전집에 아이는 흥미를 갖지 않았다.

아이는 늘 새로운 책에 관심이 많았다.

나도 알고는 있었으나 책장을 가득 채운 전집은

사진을 찍을 때마다 물리적 공간뿐만 아니라 육아의 틈도 메워주는 듯했다.

p158

내 마음을 들킨 것처럼 꽤나 비슷한 이유로

아이들 책을 요즘 정리중이다.

상당수 전집들이 사실 다 읽어내지 못할 뿐 아니라

지적 허영과 과시라는 욕심을 산물처럼 쌓인 혀영이라는 사실을 마주하다보니

불편하긴하지만 외면할 수 없는 현실 앞에서

책을 좋아하는 아이로 키워야하는 가장 최선의 방법 같아

꽤 오랜 시간 묵은 짐들을 이고지고 살았다.

언제고 읽게 될 미련은 내 몫이었고

뛰어 노는 걸 더 좋아하는 아이에게 큰 흥미가 없었다.

그렇게도 아이의 성향과 기질을 무시하고

엄마에게 최적화된 아이로 키울 수도 있겠지만

과연 아이 입장에선 행복한 삶으로 이어질 수 있을까 싶었다.

아차 싶어서 비워내고 정리해야겠다란 마음이 커지게 되면서

내가 읽는 책들을 더 관심갖고 아이들 책들은 정리중이다.

아이 책으로 가득했던 책장에 빈 공간이 생기면서

하나 둘 내가 좋아하는 책들을 꽂다보니

엄마의 작은 세계가 펼쳐지고 있었다.

그렇게 책육아에서도 힘을 빼고

내가 좋아하는 것들로 행복을 담는 법을 조금만 더 일찍 알았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여전히도 엄마로 살아가기 위해

나로 살아가기 위해 둘 사이에서의 균형을

잘 맞추기 위해 애쓴다.

나쁘지 않은 최소한의 육아법으로

엄마의 인생에 봄이 찾아올 수 있기를.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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