짚의 방패
미이케 다카시 감독, 후지와라 타츠야 외 출연 / 아트서비스 / 201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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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이케 다카시의 영화는 언제나 박진감이 넘친다.
그리고 드라마틱한 소재를 골라내는 재주를 가진 것 같다.(액션계의 김기덕이라고 할까?)
짚의 방패는 범인을 잡아가는 과정이 아니라 쓰레기 같은 범인을 지키려는 과정에 대한 이야기다.
이런 인간도 목숨을 지켜야하는가에 대한 물음.
법의 아이러니에 대해 직접적인 물음을 던지는 것 같다.
요즘 세상에서 벌어지는 끔찍한 사건 사고들 속에서 피해자보다 가해자가 대우(?)를 받는다
그들은 교정교화시스템 속에서 다시 갱생하는 길을 걷지만 대부분의 범죄자들은 그 과정 가운데 범죄의 노하우를 익힌다. 개인적인 계기가 없다면 다른 인생을 산다는 것은 아득한 일인 듯 하다.
그 태도를 여기 나온 유아 연쇄살인마가 보여준다.
그래서 피해자는 법을 넘어선 심판을 시작한다.
모두가 범인을 죽이려 달려들고 그것을 제지할 수 밖에 없는 아이러니.
과정의 허술함을 돌아보지 않는다면 묵직한 화두를 던지는 이 영화가 그리 나쁘지는 않았다.
요즘 일어나는 극단적인 사건들에 우리는 어떻게 대처해야하는가?
그냥 그대로 행해야만 하는 것인가?
관객들에게 이상적인 엔딩만을 보여주지만 엔딩은 차치하더라도 그 딜레마에 대해 영화를 보는 내내 고심하게 된다. 과연 무엇이 바른 것인가에 대한 물음. 스스로가 그것을 찾아가게 한다.
PS. 단지 아쉬운 것은 이 영화의 커다란 구멍. 굳이 도쿄까지 범인을 인계해야만 하는 것인가? 꼭 그렇게 해야한다면 이것 역시 관료주의 사회의 폐해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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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시자들 : 초회 한정판 (2disc+68p 화보집) - 디지팩 + 시나리오북 + 화보집 + 엽서(1EA)
조의석 외 감독, 정우성 외 출연 / 아트서비스 / 201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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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르영화로 이런류의 영화가 나오기도 힘들 것 같다. 특수한 소재를 제대로 이용해서 시종일관 관객을 몰입시키는 영화. 끝날 때까지 보는 사람을 몰아간다. 그리고 소재 자체도 신선하다. 감시라는 코드, 말도 안되는 인간 기억의 극한, 그 퍼즐들을 짜맞추는 기술, 훌륭하다. 하지만 아쉬운 것은 관객은 영화를 하는 사람이 아니기 때문에 2시간 내내 집중하는 것을 피곤해 할 수 있다는 사실을 간과했다. 그리고 다 짜맞춰넣은 퍼즐 조각에 몇개가 부족해서인지 우연적인 사건을 실마리로 타고 가다보니(첫부분에 봤던 그림자를 어떻게 그 순간 다시 회상하는 지) 뒷부분은 진부하기 그지 없다. 정당한 대결이 아니라 벌써 진검승부는 끝난 상태다. 그러니 이 불리한 싸움의 끝은 뻔하지 않는가? 차라리 다시 추적으로 실마리를 마련하고 그 틈바구니 속에 색다른 플롯 전개가 필요하다. 그러니 경찰홍보영화같은 구석이 없지않아 있다. 멋있게 나오는 총경언니의 단호한 모습이 가히 홍보영화와 비등하다. 감시반장의 캐릭터 역시 너무 힘을 준 나머지 초반에 쌓아놓았던 동네 아저씨 같은 공들인 캐릭터가 날아가 버렸다. 후반부... 후반부만 제외한다면 이 영화는 훌륭한 편. 컨벤션을 완전히 색다르게 그려낸다는 것과 장기말같은 이미지의 과잉까지 용서가능. 이 한계를 뛰어넘을 만한 영화가 나왔으면 좋겠다. 기다려야지.
아 한가지 한효주는 발군이다. 좋다.

한효주를 위한 영화.

제일 빛을 본 건 한효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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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테러 라이브 : 초회 한정판 (2disc+240p 콘티북+엽서(6EA))
김병우 감독, 이경영 외 출연 / 비디오여행 / 201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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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테러 라이브의 구조는 흥미롭다. 작위적인 부분들이 간혹 눈에 들어오지만(왜 대 테러정부기관과 국장이라는 사람이 다른 방향을 제시하는 거지? 한통속일텐데, 그리고 경찰서장의 단순한 악당캐릭의 현실감제로) 그나마 숨바꼭질처럼 억지는 아니었다. 그리고 이 영화는 급박하게 꼬리에 꼬리를 물고 들어가는 것이 장점이었고 손에 땀을 쥐쥐는 않지만 다음이야기가 궁금해진다. 결정적으로 이 영화는 미리 계산된 영상포인트들은 없다는 생각이 강하게 든다. 그저 놓고 찍고 컷트감에 맞춰 짜집기한 영상이다. 그러다보니 나중에는 루즈해지고 포인트가 없어졌다. 찰나의 순간에서 느껴지는 감흥이 이 영화는 그다지 없는 것. 너무 엄격하게 말해버렸지만 문제는 그부분이다. 하지만 이 영화는 쿨하다. 마지막에 도달하는 과정에서 지금 현재의 한국사회의 단면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가진자들을 위한 세상. 없는 사람들은 그들의 희생양도 아니다. 들러리도 아니다. 인간이 아닐뿐이다. 그런 뉘앙스들이 묻어난다. 그리고 썩어 빠진 아나운서의 변화 그 역시 희생양이 될 수 있다는 확신이 들었을 때 누군가를 위해 손을 내밀고 그 순간 나락으로 둘다 떨어져 버리는 구조. 쿨하다. 카타르시스와 애잔함의 절묘한 조화! 올해 최고의 신인감독이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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돼지의 왕 - 아웃케이스 없음
연상호 감독, 김혜나 외 목소리 / 아트서비스 / 201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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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비관적인 세계관은 처음 보았다.
사실 현실적인 학교의 디테일들은 공감간다. 성적인 수치심을 유발하는 어린애적인 행동이랄지. 스스로 규율을 만들어 권력구조를 취하는 학생들. 일진 얘기들의 변형. 그리고 어렸을 때 경험해본 이야기들이 아닌가! 그러나 이야기가 너무 극단으로 흘러간다. 두렵고 무서운 세상에 대한 현실이 너무 극단이다. 자살... 욕지거리... 생활고... 어느정도 닮아 있는 구석이 있지만 너무하다. 우리 인생이 그런 식인가? 하지만 이야기를 끌고 나가는 힘은 압권이다. 계속 빠져들게 만든다. 악한에서 괴물로 가는 논리는 논리는 없지만 공감은 간다. 자살까지는 좀 오바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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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터 고 (2disc) - 아웃케이스 없음
김용화 감독, 성동일 외 출연 / KD미디어(케이디미디어) / 201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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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터고는 차라리 볼거리보다는 드라마에 집중해야하지 않았을까?


영화속에서 고릴라가 뛰어다니는 모습은 가히 압권이다. 하지만 주인공과 고릴라 사이의 관계가 착취와 복종의 관계처럼 비춰지는 것 같다. 링링이를 위해 아무것도 희생하지 않으려는 주인공의 이기적인 모습이 차라리 기존의 것들과는 차별화된 결과를 낳지만 그렇다고 해서 엔딩이 특별하지는 않다. 단지 도구적인 모습으로 그려진다는 것.


그리고 중반부까지 고릴라의 적응기보다는 활약 위주로 가다보니 뒷부분의 이야기들이 급박하게 전개되고 그에 따라 라이벌이 등장 하나 별다른 대결보다는 이미 질 것 같은 상황에서 오는 조마조마한 모습에 그쳐버린다. 결국 열혈야구보다는 야구를 빗대어 고릴라와 사람 사이의 우정에 초점을 맞추었지만 그에 비해 드라마가 탄탄치 못하다. 거대 예산이 들어간 만큼 이야기의 빈틈-링링이가 혼자 출전하여 난장판을 부리는 것-에서 오는 진행 과정의 억지가 하나 둘 늘어나 영화는 감정으로 정면승부를 하기보다는 편법을 쓰는 것처럼 보인다. 그나마 국가대표에서의 드라마는 사라진 것 아닌가? 금박으로 점점 거대해지는 김용화감독작품이라는 명패가 부끄러울 정도다. 소재와 흥행배우 부족을 탓하기 이전에 이야기에 대한 점검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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