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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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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잔 손택에 대해 어렴풋이 알고 있었는데 <다시 태어나다>라는 책이 발간된다는 소식을 듣고 투자하게 되었다. 그녀의 삶과 작품에 대해서 더 알 수 있는 기회가 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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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입] Wild Strawberries (산딸기) (Criterion Collection) (Black & White)(한글무자막)(Blu-ray) (1957)
Criterion / 201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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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7의 봉인>과 비슷한 시기에 만들어져 연장선상의 주제의식을 풀어냈지만 현대극이기에 훨씬 더 세련되게 느껴졌다. 그리고 몇 시간전에 보았던 펠리니의 8과 2분의 1과 비슷한 구성을 전혀 색다르게 표현한다는 점에서도 흥미로웠다. 꿈과 환상을 오가는 방식이 펠리니보다 훨씬 현실감 있고 수학적으로 딱딱들어맞는 느낌이었다.(펠리니의 상상은 감정적이고 개인적인 예측불허한 환타지이다.) 그리고 삶에 대해 돌아본다는 주제에 이런 구성방식을 취한다는 것 역시 절묘하게 맞아 떨어졌다. 요즘은 고전 영화들을 보면서 영화적인 표현방식과 주제의식이 신기하게 와닿는다.

 

명예박사학위를 받으려는 한 의사가 그 여정 중에 자신의 삶을 돌아보는 이야기이다. 먼저 그는 떠나기에 앞서 자신의 꿈 속에서 죽음의 이미지와 부딪힌다. 사람들은 대부분 죽음을 앞두고 (혹은 위기) 자신을 돌아본다. 영화는 그것으로 서두를 땐다. 관에 누워있는 자기 자신을 보고 난 후 그는 지난 날의 삶을 생각한다. 그리고 자신이 생각했던 삶과 타인이 바라보았던 삶의 이미지가 부딪힌다. 그는 며느리와의 동행을 통해 자신이 어떠한 인물이었는지, 자신이 생각하는 모습과는 전혀 다르게 생각하는 며느리의 말을 곱씹어본다. 그리고 꿈을 통해 다시 과거로 이동한다. 자신과 결혼하지는 않았지만 약혼했었던 한 여인, 그리고 사촌들과의 추억들. 그에게는 별로 좋은 기억은 아니다. 그 곳에서 약혼자와 같은 이름의 사라라는 아이와 그 일행과 우연히 만나 태우고 가면서 꼭 자신의 옛 연인을 이해하게 되는 식이었다. (그녀의 배신에 대한 분노는 나오지 않지만 죽기전에 기억 속의 그녀와 화해하는 느낌이다.) 교통사고를 당할 뻔한 뒤, 사고를 낸 부부를 태워가면서 (좀 더 세련되게 표현하는데 그와 그의 아내는 굉장히 불화했지만 그 얘기를 구체적으로 다루지 않는다. 마치 이 부부의 모습을 통해 관객들에게 주인공 이삭의 과거를 유추하게 끔 만든다.) 그들의 다툼을 바라본다. 주유소에서 시골의사였던 옛 시절도 떠올려보고, 자신의 어머니를 보며 자신의 모습을 투영하기도 한다. 그리고 구체적으로 자신의 아내와의 결별하는 사건을 꿈을 통해 바라보며 그것이 아내만의 잘못이 아님을 인정하게 된다. 며느리 역시 이삭의 아들에게 그와 꼭닮은 이기적인 모습들로인해 고통받는다. 그는 늦었지만 변화한다.

 

제7의 봉인에서와 같이 죽음에 대한 주제를 심도있게 다룬다. 사라의 친구들 중 한명은 신학생이고 한명은 무신론자다. 그들은 실제 다툰다. 무신론자의 모습속에 제7의 봉인 속 기사의 모습이 투영되어있다. 하지만 늙은 이삭은 그것을 바라보기만 할뿐 어느 한쪽의 손을 들어주지 않는다. 하지만 죽음의 문제에 대한 변주일뿐이다. 죽음과 삶의 부딪힘을 통해 인간의 실존과 성찰에 의미가 부여되고 직접적으로 주인공 이삭의 여정이 그 과정을 증명한다. 죽음 앞에 오만한 자는 없다. 그리고 죽음을 앞에 두고 어떤 식으로 맞이할지를 정하는 것은 관객의 몫이다. 젊었을 때의 치기어린 치고 받는 행동에 끼어들지 않는 이삭 역시 내적으로는 치열하게 반응한다. 그의 영화속에서 죽음은 하나의 중대한 사건처럼 여겨진다. 그 지점으로 부터 영화가 시작되고 끝난다. 그는 확실히 주제의식에 대한 탐구가 치열하다. 거장이라 불리울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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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레이] 박하사탕 : 한정판 오마쥬 컬렉션
이창동 감독, 설경구 외 출연 / 컨텐트존 / 201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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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동 감독의 영화를 보면 입이 턱턱 막힌다.
그가 보여주고 싶어하는 정서가 관객들에게 녹아드는 느낌이다.
그리고 그가 엮어내는 이야기가 다소 소설적이지만 영화 매체안에서 보여주고자 하는 삶의 느낌들은 제대로 우려낸다.
실제와 같은 고통 아픔 회한의 정서에 녹아드는 것이다.
누구나 실제 인물의 삶을 효과적으로 표현하지는 못한다.
하지만 이창동감독은 자기 나름대로의 방식으로 접근하고 있는 것 같다.
우리가 겪었던 아픔들을 역추적해나가며 보여주는 방식은 마치 메멘토와 같이 인물을 이해해가는 과정을 적절하게 풀어놓음과 동시에 하나하나가 아려오듯 우리의 마음을 후벼판다.
나는 광주사태를 제대로 알지 못하지만 그 사건도
아엠에프는 어렴풋이 겪었지만 그 현실도
그리고 점점 더 순수한 청년에서 고문의 기술자로 변질되어가는 그의 모습도...

이창동감독의 정서를 잊지 말아야겠다고 생각한다.
그의 아픔, 그리고 그가 느끼는 종교에 대한 공허감.
이 창동감독의 영화에서 "나 돌아갈래"가 아니라 어떤 희망이 느껴지는 영화를 볼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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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역 (CD + DVD) - [초특가판], Movie & Classic, Edvard Grieg - Famous Works
월터 살레스 감독, 페르난다 몬테네그로 외 출연 / (주)다우리 엔터테인먼트 / 200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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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가 절묘하다.
여기 나오는 노처녀의 캐릭터는 사람들의 절절한 스토리를 들어도 그 이야기에 냉담할 뿐더러 자신의 벌이 때문에 그들을 이용한다.
여기 나오는 남자애도 독특하다. 엄마의 죽음을 목격하고도 그것을 외면하는 것보다는 대항하듯 살아간다.

(왠지 모를 남미 아이들의 강인함이 느껴진다-시티 오브 갓처럼)
자신의 아버지를 찾겠다는 목표를 가지고 말이다.
이 두 캐릭터는 착한 인간의 모습이 아닌 생생한 인간, 생활밀착형 돌연변이에 가까운 독특한 캐릭터로 구현된다.
그리고 어쩔 수 없이 함께 떠난 여행에서 둘 사이의 우정이 생기며 서서히 변화한다.
그들 사이의 애틋한 관계는 자신의 이익을 포기할 만큼 그들의 인생을 흔들어 놓는다.
그런 짠한 엔딩, 그리고 변화하는 인간, 그리고 그 노정의 이야기는 굉장히 많은 감흥을 던져준다.
자글자글하게 눈에 밟히고 떠오르는 생생한 삶의 모습이 마음을 흔들어 놓는 것이다.
리얼리즘이라면은 이 정도는 되어야하고 드라마의 감동이라면 이 정도의 눈물은 흘리게 만들어야 한다.

강팍한 마음 속에 한 줄기 뜨거움이 존재하고 있음을 이 둘의 발전하는 사랑을 통해 깨닫게 된다.
생은 척박해도 인간은 서로를 의지해 살아간다.
그리고 그 그리움이 그들의 마음 속에 영원히 남아있다.
그것이 인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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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의 손길 (2disc)
피터팬픽쳐스 / 200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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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LA컨피덴셜>을 보면서 끊임없이 싸워도 근절되지 않을 악의 존재 앞에 무력감을 느꼈다. 이야기 속에 미국의 현실이 적나라하게 파헤쳐져 있었다. <부당거래>를 보면서 역시 우리 사회의 뿌리깊은 부정의 되물림과 그 속에서 변질되는 한 형사를 처량하게 바라봤다. 언제부턴가 정의감에 넘치는 형사가 악인을 제압하는 스토리보다는 싸우는 대상자체가 주인공이 어쩌지 못하는 모순적인 체제이며, 그 앞에서 무기력한 주인공의 이야기에 공감하기 시작했다. 이 영화도 어쨌든 형사가 범인을 추적하는 장르의 변형이었다.

 

장르 변주의 첫 시작에 <악의 손길> 서있는 건 아닐까 싶다. 오손웰즈가 연기한 경감은 그 지역사회의 인망이 두터운, 그리고 그가 해결한 사건들로 이름 높은 형사다. 하지만 그의 행동들이 잘못되었다는 것을 관객은 영화를 통해 볼 수 있다. 그가 위조한 증거, 그가 저지른 살인, 그리고 그 이전의 모든 사건들의 파일에서 드러나는 비리, 동료형사를 죽이는 부분에서는 어떤 악인보다도 강한 악한처럼 느껴진다.

 

영화는 그렇게 끝나지만은 않는다. 그가 잡아넣었던 인물들이 어찌되었든 진범이었다는 사실이 드러난다. 여기서 아이러니가 생긴다. 그는 이 사회를 위해 헌신했지만 자신의 비참한 삶을 바라보면서 방법에 있어서 만큼은 삐뚤어진 듯하다. 그것도 자신 안의 정의감(허영이나 자존심으로 볼 수도 있겠지만)은 외면하지 않은 채 말이다. 어찌되었든 그 과정이 잘못되었다. 그럼 과연 여기서 누가 악인인가. 도덕적인 측면에서 바라보지 않는다면 누구의 죄도 물을 수 없는 상황처럼 보여진다.

 

이 영화가 흥미진진한 것은 이 부분이다. 플롯 속에서 조금씩 조금씩 누군가를 몰아가지만 결국 밝혀지는 사실로 인해 남은 문제는 우리에게 던져진다. 감각적인 재미가 뚜렷하지는 않지만 관객을 흡입할 수 있는 긴장감과 주제의식을 적절하게 풀어낸 수작이었다. 그는 어찌되었든 시대를 앞서가는 감독이라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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