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칭 포 슈가맨
말릭 벤젤룰 감독, 로드리게즈 (Rodriguez) 외 출연 / KD미디어(케이디미디어) / 201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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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어떻게 다큐멘터리에 집중하게 만들 수 있을까?
서칭포슈가맨은 전형적인 미스터리구조를 이야기의 골격으로 삼는다.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전설적인 뮤지션인 슈가맨의 음악과 그의 역사를 조명하면서 그의 죽음에 대한 진상을 추적하다가 놀라운 사실-슈가맨이 미국에 살아있다!을 발견하는 것이다. 이미 초반부에 그의 음악의 매력과 궁금증을 한껏 올려놓았기 때문에 그 사실이 진실인지 혹은 그를 만나보고 싶다는 생각을 들게 만든다. 그리고 그의 초라한 현재 뒤에 숨어있는 감동적인 드라마로 다시 연결되면서 관객은 그 감정을 고스란히 나누게 된다. 미국에서는 소외되었지만 소신있게 살아가는 노동자로 그리고 남아프리카공화국으로 돌아가서는 슈퍼스타로... 하지만 다시 미국으로 돌아와 평범한 삶을 살아가는 그의 인생과 드라마가 확하고 터질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다.
그리고 깔끔하고 유려한 영상. 도드라지지 않지만 매끄럽게 감정의 선을 타고 흐르는 영화와 다큐멘터리의 중간에 있는 조명과 촬영과 편집. 훌륭하다. 오래간만에 훌륭한 다큐멘터리를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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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리학자의 철학적 세계관 - 노벨물리학상 수상자 슈뢰딩거의 위대한 통찰
에르빈 슈뢰딩거 지음, 김태희 옮김 / 필로소픽 / 2013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드디어 기다리던 책이 발매되었다! 물리학과 철학 묘하게 안 어울리는 것 같지만 깊이있는 통찰은 어느분야와도 연결될 수 있다란 사실을 알기에... 그의 통찰이 기대되는 책이다. 시간이 없어서 아직은 읽지 못했지만 조만간 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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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하고 생각하고 또 생각하라
에드워드 B.버거 & 마이클 스타버드 지음, 이형욱 옮김 / 에코리브르 / 2013년 7월
평점 :
절판


생각하고 생각하고, 또 생각하라
표지도 단순하고 책을 날씬해서 다루는 내용이 그렇게 심도가 있을 것 같지 않았지만 왠걸 읽다보니 생각보다 깊이있고 많은 도움이 되었다.


보통 개론서와 실천서를 별로 좋아하지 않을 뿐더러 다 비슷 비슷하거나 삶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생각을 가졌었는데 (너무나 당연한 말만 하지 않는가? 그것도 두리뭉실하게) 이 책은 특정한 부분에 포커스를 맞추어 진행해서인지 와닿았다.
그리고 단순하게 이론적인 설명에 그치는 책이 아니어서 글을 읽고 이해하고 적용할 수 있는 부분들을 내 실제 상황을 대입해서 점검해 볼 수 있어서 좋았다.


결국 우리는 주입식 교육에 길들여져서 스스로가 생각하는 능력을 잃어버렸다. 그것이 단순하게 나쁜 것은 아니지만 주입식 단순암기에 익숙해져 스스로 삶에서 부딪치는 일들에 대해 질문하는 법을 잃어버렸고 그래서 약육강식의 세상에 나오면 결국 도태되고 무엇이 잘못되었는지 찾지 못하는 문제에 부딪쳤다. 하지만 이 책은 그 부분에서 실질적으로 도움이 된다. 더 나은 사고를 통해 삶의 방향 목표를 향해 효율적으로 나아가는 방법을 알려주기 때문이다.


생각은 굉장히 중요하다. 어떤 분야도 독특한 생각을 효율적인 생각으로 구현해 내는 사람이 성공한다. 그리고 모든 분야의 기본적인 사고의 양상은 같다. 이 책의 가치는 그 점에 있다. 실제 사례와 해결방안에 대해 서술하고 어떤 문제라도 스스로 해결할 수 있도록 돕는 책인 것이다. 그래서 이 책은 그것을 삶에 내면화하여 인생을 그리고 목표를 향해 나아가는데 도움이 된다. 한번쯤 읽어보면 좋은 책이다.

 

"다음에는 무엇이 잘못되었는지 인식하고 그것을 밝혀낼 수 있는지 살펴본다. 신통찮게 작성한 것을 보고 무엇이 잘못되었는지 실수를 찾아내기란 쉬운 일이다. 자, 이제 당신이 할 일이 있다. 눈에 보이는 잘못된 점을 고쳐라. 더 이상 저절로 완벽한 것이 실현되기를 바라면서 그저 빈 컴퓨터 화면만 바라보고 있을 수는 없다. 당신이 그 생각을 떠올렸고, 그것을 보이게끔 꺼내놓았다. 당신은 완벽한 어떤 것을 창조하는 불가능한 임무를 보석을 깨고 잘못된 점을 수정하는 휠씬 쉬운 일로 바꾸었다. 당신은 지금 어떤 다른 일을 하는 중이다. 요컨대 빈 캔버스에 작품을 창조하는 것이 아니라 이미 거기 있는 작품에 반응하는 것이다. 당신의 반응은 곧 이 불가피한 실수를 하기 전에는 만들 수 없었던 새롭고 좋은 아이디어로 당신을 이끌 것이다. 이런 행위를 실질적으로 수행하고 필요한 만큼 반복할 수 있도록 자신에게 충분한 시간을 주어야 한다. 따라서 필요한 만큼 충분히 소화하고 반복할 시간을 갖고 스스로 노력(즉, 조악한 초안을 짜거나 최초의 시도를 하는 등)을 쏟아야 한다. 그래야만 자신이 자부심을 느낄 만큼 다듬어진 작품이 탄생한다. 그러니 빨리 시작하라." -76-78

지금 당장 실천할 수 있는 사고방법. 마음이 뜨금한 구절들이 가득있어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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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의 교전
미이케 다카시 감독, 이토 히데아키 외 출연 / 미디어허브 / 201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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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이케 다카시 감독은 내가 싫어하는 감독이다.
왜냐면 이치더킬러를 보면서 이 세상에서 가장 잔인한 장면을 아무렇지도 않게 그려내는 감독이라는 생각을 해서였던 것 같다. 하지만 남성 액션 영화를 만들어 내는 감독이라서인지 그의 작품 크로우즈제로 시리즈는 재미있게 보았다. 얼마나 아이러니 한가?


악의 교전 역시 보고 싶지 않은 영화였다. 먼저 내용을 어느정도 알고 있어서인지 잔혹한 사이코패스선생이 학생들을 죽인다는 내용이 끔직해서였다. 머릿속에서 그리지 않더라도 그런 영상을 보고 싶지는 않았다. 하지만 난 이 영화를 보게 되었고 이 영화의 정교한 구조에 사로잡혔다. 모든 것을 짜맞춘 듯 움직이는 엘리트 사이코패스의 이야기를 통해서 극이 어떻게 진행되어가는지 그리고 왜 그는 모두를 죽이려는 계획을 실행하게 되는지 차근차근 몰입감있게 그려내고 있었다.


그리고 사이코패스의 현실적인 모습, 그리고 아무렇지도 않게 살인을 어떤 직업처럼 달성하는 모습을 보고 현실에서 일어나는 사이코패스 살인사건들이 이런 류가 아닐까라는 생각을 할 수 밖에 없었다. 왜냐면 인과관계를 따지지도 않을 뿐더러 실제 사이코패스 살인사건들이 그 내면의 어떤 결함만 발견했을 뿐 왜 그렇게 변해버렸는지에 대한 내용들은 상당히 다양한 사례가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어떻게 보면 현대물질문명이 만들어 놓은 영혼없는 인간, 혹은 인간의 탈을 쓴 동물의 형태가 이 사이코패스선생에게서 느껴졌다. 정확하게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의 현실 속에서 공포감을 끌어오고 있었다. 그래서 이 영화의 마력에 빠지지 않았나 싶다. 그리고 철두철미함을 깨부수는 마지막 엔딩씬 역시 인상적이다.


어떤 상징이랄지 도약이랄지 회상이랄지가 명확하게 이해되지는 않지만 연결고리들이 확실하고 영화적인 설명 혹은 감흥을 전하는 것만은 확실하기에 부실하다고 판단하기도 어렵다. 어쨌든 미이케 다케시는 대단한 액션스릴러 감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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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미야 잡화점의 기적 (양장)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양윤옥 옮김 / 현대문학 / 201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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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가시노 게이고의 소설은 크게 두부류로 나눌 수 있다. <비밀>을 필두로 <도키오>, <변신> 등의 미스터리 계열의 소설들과 가가형사 시리즈나 갈릴레오 시리즈, 그리고 그 외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가지각색의 범죄추리 소설들로 크게 분류할 수 있다. 히가시노 게이고의 소설들 대부분은 후자에 속하나 가끔 가다 추리소설 매니아들이 꺼려하는 이상한 부류의 소설이 나올때가 있는데 그때는 히가시노 게이고표 판타지소설이 한번씩 출간되는 때라 여기면 된다. 다소 실망스러운 독자들이 있을 때도 있는데 읽다보면 허황된 설정이지만 그 안에 또 다른 히가시노 게이고의 매력을 발견할 수 있다.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 역시 그런 히가시노 게이고의 색다른 매력을 맛볼 수 있는 작품이다.


히가시노 게이고 소설에 전반적으로 흐르고 있는 정서는 인간에 대한 연민이다. 어딘가 부족하고 모자라거나 사연이 있는 인물들, 그들이 일으킬 수 밖에 없는 사건들의 전모가 서서히 밝혀지며 정죄하고 싶지만 정죄할 수 없는 인간의 나약한 모습들이 폭로되는 식으로 추리소설이 흘러간다. 그래서 따뜻하게 그것을 보듬어주는 가가형사같은 캐릭터가 있고 인간의 감정을 무시하는 냉철한 인간처럼 보이지만 그 이면의 사정을 독자에게 이해시키는 관찰자, 유가와 미나부(갈릴레오 시리즈의 주인공)같은 캐릭터도 있다. 인간의 나약함에 대한 대리변명을 해주는 듯한 저자의 깊이있는 따뜻함이 추리 소설 내부의 정서를 지배하기 때문에 히가시노 게이고의 소설들은 사람들에게 인기 있는지도 모르겠다. 그것이 책을 읽는 독자 자신의 모습이자 우리 주변에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의 모습이기 때문에 어찌 사람의 마음이 흔들리지 않으랴. 그리고 그 정점에 서있는 것이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이라고 할 수 있다.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은 추리 소설 속에서는 다루지 못 했던 더 내면적인 인간의 이야기를 미스테리 판타지라는 장르로 접근하려는 저자의 의도가 짐작되는 작품이다. 우선, 이 소설의 이야기의 중심소재는 나미야잡화점이라는 장소에서 드러나는 사람들의 고민이다. 그 고민에 대한 상담이 이 소설의 줄거리를 이루고 있다.


왜 하필 잡화점인가? 설정자체는 처음에는 아이들의 장난질로 시작되어 그 물음에 일일이 답하다보니 고민상담소로 변해버린 잡화점의 주인 나미야할아버지에게 더 심각한 고민거리들이 계속 던져지면서 시작되는 식이다. 하지만 하루에 한번씩은 들르게 되는 잡화점이라는 특수한 공간에 대해 조금만 더 생각해 본다면 우리네 인생도 돌연 일어나는 사건으로 넘쳐나는 고민거리들이 잡화점에서 물건사듯 존재하지 않나 싶고 그런 모습이 소설을 통해 형상화되었다. 끝없이 들어오는 고민편지들 말이다. 그만큼 우리 역시 고민을 끌어안고 살아가지 않는가. 단순히 이 소설의 등장인물들처럼 그럴 때 누군가가 그 고민을 들어주고 조언을 해준다면 우리의 인생이 어떻게 바뀔까라는 원초적인 생각을 갖게 되고 저자는 그런 의도로 이 소설을 시작하지 않았을까 싶었다.


첫 도입부에서 모자란 도둑3인방이 한 인간의 인생에 결정적인 순간에 대해 조언을 하고 그 조언으로 인해 절망을 이겨내는 사연을 들으면서 우리에게 정말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에게는 앞길에 대한 조언보다는 따뜻한 관심과 사람 사이의 유대와 격려가 더욱 필요했던 것이다. 고민을 진지하게 생각해준 것만으로도 달토끼라는 인물은 스스로 결심을 하고 선택을 실천한다. 그리고 좋지 않은 결과를 맞이하지만 그에 만족하고 큰 위로를 얻은 것처럼 살아간다.


현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은 인간관계의 단절로 인해 고통을 안고 산다. 그리고 인생의 어려운 때를 견디지 못해 목숨을 포기하는 사건들 역시 넘쳐난다. 도둑3인방의 관심으로 한 여자의 인생이 절망에서 희망으로 바뀌는 것은 그들의 선견지명이 아니라 그들의 따뜻한 노력때문이다. 그리고 도둑3인방 역시 변화하는 것은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려고 결심하면서부터 올바른 판단과 행동이 무엇인지 고민하게 되면서 시작된다. 인간이 인간다운 모습으로 회복되는 과정을 이 소설 속에 만나게 되는 것이다. 히가시노 게이고는 단순한 연민과 동정을 넘어 그 지점에 도달할 수 있는 방법을 소설을 통해 보여주고 싶었던 것 같다.
하지만 그에 비해 처음 설정이 너무 황당하다는 점은 큰 문제거리다. 이 소설 자체의 맹점이라고 할 수 있는 부분인데 등장인물 각개인의 사연은 세밀하고 현실적이지만 과거와 미래가 연결되는 매커니즘은 황당하다고 할 수 있다. 현실을 기반으로 한 판타지 소설의 선택은 처음부터 다소 무리가 있어 보인다. 아마도 처음 책을 읽다 1장에서 손을 떼게 되는 독자들도 많이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런 설정 자체를 아무렇지도 않게 받아들인다면 독자는 저자가 숨겨놓은 놀라운 선물을 발견하게 된다. 과거와 미래가 이어져야 이 소설이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완결성을 갖게 되기 때문이다.


나 역시 이런 점이 마음에 들지는 않지만 그것을 반드시 납득해야 한다. 히가시노 게이고의 <비밀>이라는 소설을 보면 아내의 육체가 죽고 아내의 영혼은 딸의 몸속에 들어와 살게 되며 발생하는 중심플롯을 통해 이야기가 진행된다. 현실에서 일어날 수 없는 황당한 설정 속에서 저자가 보이고 싶었던 것은 그 문제에 대처하면서 발생하는 남편과 아내의 다툼과 화해를 통해 소설을 이끌어나가는 재미와 그 너머에 사랑의 가치에 대한 생각거리를 독자에게 던지기 때문이다.


<나미야잡화점의 기적> 역시 마찬가지다. 말도 안 되는 설정이지만 과거와 미래가 연결되는 지점까지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나미야할아버지가 품은 생각(남들의 고민거리를 진지하게 고민하고 돕고자 하는 인생관)의 실천이 고민상담자 한 사람 한 사람에게 따뜻한 결과를 열어주고 그들이 또 다시 연결되어 다른 이들(도둑3인방까지 포함해서)에게 까지 선한 영향력을 미치는 것이다. 한 사람의 인생으로 보여주기 어려웠던 부분을 여러 사람들이 좌충우돌하며 연결되어 인간에 대한 또다른 희망을 보여주며 완결성을 갖는다.


 그리고 당연히 미래와 과거의 연결로 생기는 재미있는 에피소드-길잃은강아지가 미래에 대한 예측을 통해 돈을 벌게 되고 나중에 만난 도둑3인방이 그녀의 편지에 상담을 한 여자라는 사실을 깨닫고 개과천선하는 것이나 감동적인 에피소드인 생선가게뮤지션이 음악을 통해 한 사람을 구하게 되고 그 노래를 기억한 소녀가 많은 사람들이 좋아하는 노래로 히트를 쳐 결국 생선가게뮤지션의 음악이 사람들에게 인정을 받게 되는 이야기는 독자의 마음을 에피소드 하나만으로도 움직인다. 이런 재미있는 이야기꾼인 저자가 보여주고자 했던 지점들은 완결성 있는 구조와 별도로 때어놓을 수 있는 에피소드들을 통해 재미있게 읽어내려 갈 수 있다. 히가시노 게이고의 장점은 이런 따뜻한 재미를 추구한다는 점이다. 그리고 그 장점이 잘 녹아 있는 작품이 <나미야잡화점의 기적>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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