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0일의 썸머 - 아웃케이스 없음
마크 웹 감독, 조셉 고든 레빗 외 출연 / 20세기폭스 / 201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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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영화를 보면서 나의 예전 관계를 돌이켜 보았다. 이 남자 주인공처럼 해맨것은 아니지만 방황했던 속으로 억눌렀던 모든 기억들이 떠올랐다. 제일 최근의 것을 살펴보면 결국 달콤한 순간만 기억날 뿐 다시 만나고 싶지 않은 절망감이 있었다. 그리고 그전의 것에서는 화가 났고 짜증이 났던 이 주인공과 비슷했고, 결국 난 다시는 생활이 안정되기 전에는 누군가를 만난다는 생각을 하지 않을 것이라 결심했다. 결국 남는 것은 그 소중한 관계의 기억보다는 달콤한 순간만이었다는 속물적인 기억들. 영화를 보는 내내 영화속 주인공들의 이야기가 아닌 내 이야기들이 흘러갔다. 기대와 현실을 동시에 보여주는 센스. 공감할 수 밖에 없는 절대적인 기교. 사랑이 무너져 내렸을 때 보든 것이 비참하게 보였던 그 순간의 기억들. 그리고 새롭게 일어나는 나의 모습. 이 영화를 통해 나를 돌아볼 수 있어서 좋았다. 내 영화거울이론에 비춰본다면 굉장히 훌륭한 영화의 축에 들어가는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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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레이] 사고 친 후에
주드 아파토 감독, 세스 로건 외 출연 / 유니버설픽쳐스 / 201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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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에는 많은 문제들이 있다.
그런 디테일한 순간들을 모아 녹여 하나의 사건을 만들어 내는 솜씨는 훌륭하다.
왜냐하면 별볼일 없는 흔한 얘기로 빠질 수 있기 때문이다.
그 내용을 자잘한 미국식 농담으로 엮어 낸다는 것 역시 좋다.
하지만 결론은 언제나 같다.
그 상황을 받아들이고 서로를 이해하는 과정이 인생이라는 것.
그 이해의 정도가 너무 넓어서 문제가 다분히 있다고 생각하지만 어느새 세상은 그런 내용이 평범이라고 여기는 듯하다.
그래서 이 영화는 불편하다.

 
원나잇스탠드는 괜찮고 그것에 의한 임신은 인간적인 책임을 발휘해 극복하는 것이 아름다운 것인가?

잘못을 저질렀지만 책임짊으로써 면죄가 되는가?


가정과 사회의 문제들을 자기방식으로 해결하려고 하는 것은 옳은가?

적당한 타협과 사랑이 필요하다는 교훈을 주는데... 다소 전형적인 느낌이다.
휴머니즘의 극치라고 생각되는 이 영화는 다소 엉뚱한 캐릭터의 재미와 갈등이 쏠쏠하지만 보고 있으면 내가 가진 신념이 정서적으로 흔들리는 경험을 하게 된다. 세상의 옳고 그름은 상대적이 되어 버렸다. 그러나 재미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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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원동 브라더스 - 2013년 제9회 세계문학상 우수상 수상작
김호연 지음 / 나무옆의자 / 201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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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내 인생만 이렇게 꼬여 있는 줄 알았다. 어느정도 과장되거나 소설이라는 생각이 당연히 들긴 하지만 사실적이고 인간미 넘치는 이 작품을 보면서 타인의 인생 역시 다들 거칠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사연이 있는 사람들이 어쩌다가 구질구질한 망원동 옥탑에 사는 낙오자에게 빌붙어 살면서 일어나는 이야기다. 그것도 3명씩이나. 역시 떼거지 이야기들은 재미있다. 다들 독특한 캐릭터를 유지해서인가 보다. 1인칭시점으로 인간군상을 훑어보는 주인공의 이야기가 재미있기는 한데 뒤로 가면 갈수록 소설적 해피엔딩(아니면 영화적)으로 끝나버려서 아쉽다. 앞부분의 삶들은 긍정할만하고 현실적으로 서로를 도와가며 부양하는 이야기들은 공감이 가지만 뒷부분은 너무 급 해피엔딩이다. 어떻게 이렇게들 금방 잘 살 수 있단 말인가! 여지를 남겨두었으면 아니면 생활은 구질구질해도 인간본연의 삶은 긍정할 수 있다라는 식으로 별반 다르지 않지만 행복해 보이는 삶으로 풀어냈어도 좋았을 법 했다. 이건 방법론적인 이야기가 아니라 내용적인 부분이고 허황된 해피엔딩은 지양했으면 더 나았을 법 했다라는 것이다.

 

그리고 한 가지 더. 이 소설의 내용은 흥미진진하지만 글은 달필이 아니란 생각이 든다. 차라리 글은 못썼다. 혹은 허술하다. 그래서 읽는 감은 좀 떨어지지만 역시 콘텐츠는 투박해도 내용이 좋아야 한다. 스펙터클하지도 마구 웃기지도 않지만 내용을 따라가는 재미가 있다. 이 책도 읽는 자리에서 다 읽어 버렸으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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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아니스트 : 화질 보정판
로만 폴란스키 감독, 토머스 크레슈만 외 출연 / 블루 / 201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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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만 폴란스키의 영화를 보면 뭔가 휑하다.
담담하고 차분한 것과는 다르게 뭔가 없다는 것이 맞을 것 같다.
하지만 그 없어보이는 장면들 뒤에 기적의 순간을 보게 되면 관객들은 그것에 속고 만다.
전쟁의 피폐함속에서 흐르는 한줄기 선율의 감동.
인간보다 못한 독일군들도 그 선율에 감동하지 않는가.
그런 휴머니즘에 기대어 낭만적인 이야기를 담담하게 펼쳐내는 듯 하지만 그의 영화는 공허하고 비어있다.
어떻게 기교처럼 보이지 않는 투박함을 기교로 만드는지 그저 놀라울 따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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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터
데이비드 O. 러셀 감독, 마크 월버그 외 출연 / 플래니스 / 201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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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ou take it. I had my time and I blew it

이 대사가 사람의 마음을 사로잡는다.

영화 내내 마크 월버그가 싸우는 것은 자신의 환경이었다.
자신의 실력이 아니라 자신을 옥죄오는 환경. 그는 그 환경을 탓하지는 않는다. 다만 이제는 끊어 버리려고 한다.
다 같이 안되면서 살아갈 것인가.

누군가를 비판하고 욕하며.
그곳에서 다시 일어서는 것이 진정한 파이터다.
그는 어떻게 보면 겁쟁이며 우유부단하지만 어떻게 해야하는 지를 알고 의지로 실천한다.
그에 맞춰 가족들도 긍정적으로 변화한다.
우리의 인생에서도 그런 지점이 필요하지 않을까.
이렇게 살거야. 놓치지 마. 절대로!
사람의 삶은 언제나 진실됨을 느낀다.

어떻게 될까가 항상 궁금하고.

이 영화는 그런 지점을 잘 담아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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