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자
장자 지음, 조현숙 옮김 / 책세상 / 201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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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요유, 제물론 등등 원래 ‘장자‘ 책 편제 안에 다시 작가의 소제목을 달아 분기한 책구성은 상당히 탁월한 선택이다.
붙인 제목들과 대사를 읽는 듯한 희극본 구성은 독자를 배려하고 근접하려는 저자의 노력은 성공적이다. 한자 원문도 실었으니 좋은 시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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앙코르와트, 월남가다 - 하 - 조선인의 아시아 문명탐험
김용옥(도올) 지음 / 통나무 / 200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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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년 6월의 여행을 그해 12월 연말까지 저술해 2005년 초에 발행된 책이다.

  

상,하 2권의 책구성 중 하권은  (기-승-전-결 구성의) 전-결에 해당하는 내용이다.

상권은 기-승의 내용을 맡고 있다.

기-승에서는 이 여행의 발단과 사연 그리고 베트남과 캄보디아, 크메르에 대한 역사적, 지리적 전관으로 시작하고 있다.

도올 선생은'여행'에 대해 이렇게 말한다.

 "나의 삶의 방식과 근원적으로 다른 인류의 삶의 방식을 체험한다는 것처럼 인간에게 위대한 교육은 없을 것이다" 하권205쪽

  

상권에서는 도올 선생도 고국의 업무에서 일탈해 이 여행에 대한 적잖은 기대감과 지적 흡입력으로 시작하고 있다.

유, 불, 호치민의 베트남과 폴 포트, 인도신화 크메르를 대비하며 앙코르("도시"를 의미) 유적에서 느끼는 심미안과 감수성 그리고 자연과 인간 역사에 깊게 심취한 내용을 상권에서는 말한다.

선생의 유물을 대하는 관심과 미적 안목에 놀라움을 느꼈다.

그러나 마음이 앞서가다 머리가 점점 놀기 시작하는 시점은 오고야 마는 건가.

하권에서는 상권과 차이를 보이며 마음이 잠깐 아래로 깔리며 뒤로 돌아가고

조선인으로서 바라보는 크메르와 베트남에 대한 (비교와 천착) 내용으로 하권은 옮겨간다.

이미 앞 상권에서 모든 입장과 심미적 틀로 전거의 유적을 통해 얘기했다며

"앙코르 와트"에 대한 자세한 설명은 사진으로 실을뿐 과감히 생략하고 있다.

개인적으로 이 부분 전혀 실망스럽지 않다.

(알려준다고) 전부 알수도 없는 것이고, 다 아는 느낌은 자신의 것, 나의 틀도 아니고

결국 아무 것도 모른다는 실마리 아니던가?


도올 선생은 중국 원나라 시기 '진랍풍토기'를 기록한 주달관의 판단과 일치하는 것이다.

그에게 이 책의 (다른 앙코르 유적에 대한 자세한 설명과 배치되며 몸소 가보고서도 또 제목에 붙이고 나서도) "앙코르 와트" 해설 생략과 독자 나름의 판단을 바란다는 변은 72쪽의 한 문장으로 수렴된다.

"신화의 이야기는 결국 인간의 이야기다" 하권 72쪽 


밤거리 관광에서 만난 인류학 전공 독일 학생과의 대화를 통해 도올 김용옥은

"앙코르 와트" 설명을 생략한 이유와 도올 이라는 조선인이 바라보는 크메르의 앙코르 유적에 대한 입장과 견지를 분명히 하고 있다.

"크메르인들은 너무도 거대한 천상의 궁전을 지상에서 구현하려고 노력했기 때문에 문명의 정신적 잉여가치를 창출할 수 없었습니다." 하권 196쪽


이어서 캄보디아에서 베트남으로 넘어와서 부터는 책내용도 일정기록 정도로 소략하고

호흡도 짧고 행간의 큰 인상도 없는 경험해본 패키지 해외여행과 똑같은 느낌이다.

크메르의 석조 판타지에 들떠 인도신화를 뱀처럼 몸아래 깔고 날름거리는 글느낌이 전혀 없다.

신화가 없어진, 판타지가 남아있지 않은 이성의 인간과 기계처럼 고르기만 하고 맥을 느낄수 없는 호흡으로 그렇게 돌아오는 여정은 A+와 A 학점 사이의 통화로 이젠 현실로 완연히 다시 돌아왔음을 실감하며 마무리된다.

우리에게 신화는 이런 것이다.     


코로나19 빨리 없어지기를 바란다.

판타지를 끼고 어디로든 떠나보고 싶다. 눌려있는 역마를 책으로 대신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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앙코르와트, 월남가다 -상 - 조선인의 아시아 문명탐험
김용옥(도올) 지음 / 통나무 / 200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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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8. 크메르문명의 유적들을 일별할 때...
나가 퀼트, 뱀 숭배가 대세를 장악하고 있다.
지리적으로 인접해 월남과 비슷할 것이라 간주한 크메르 상상 외로 인도신화와 근접해 있다는 사실에 스스로 무지를 드러냈다. 여행, 판타지, 본능에 대한 내용도 좋았다.
심미안과 감수성은 탁월하다는 말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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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사의 전망대
정운영 지음 / 한겨레출판 / 199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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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운영 교수의 다섯번째 수상집이다.
우리는 김영삼 문민정부에 들어섰고 금융실명제 시행, 공직자 재산공개, 전교조 교단 복귀가 있었다.

세계는 동구 사회주의 몰락 이후 자본주의의 맹위와 미국의 거침없는 전세계 할거가 목도된다.
가트가 저물고 우루과이라운드에 이어 각종 라운드의 제기, wto체제,
일본을 통한 선학습으로 한국에 대한 미국의 길들이기의 가속과 쌀시장 개방 문제
그리고 사회적 부의 증가에 따른 우리 내부의 빈부격차 문제 ......
오늘에 비춰본다면 다른 분야는 진도도 좀 나가고 개선도 보이지만 오직 북미관계와 남북문제 분야에서는 우리의 중,러 수교와 김일성의 사망에 이어 북-미는 꼬여가고 지금까지 상황 악화에 극단 대결의 모습이다.
독립운동을 한 김일성이 일정때 일본군 장교였던 박정희를 어찌 생각했을까 라는 글대목에선
지금 봐도 상당히 복잡한 인식전환을 일으키게 된다.
진정 정운영 교수의 혜안과 지혜가 그립다.   
다음 책은 ‘레테를 위한 비망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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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된 미래 - 라다크로부터 배우다
헬레나 노르베리-호지 지음, 양희승 옮김 / 중앙books(중앙북스) / 201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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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간혁명‘ 다음에 이 책을 읽은 건 무슨 애꿎은 책순서란 말인가?
생태학 분야에서는 (레이첼 카슨의 ‘침묵의 봄‘과 함께) 고전 같은 책인데 미뤄두다 지금에 무슨 작심인지...
한 책을 만나는 인연도, 타이밍도 따로 있는건가?

레이첼씨는 생물학 전공의 우리로 말하면 이과고 헬레나씨는 언어학 전공의 문과 계열이다.
'침묵의 봄'은 생태학에 더 정돈된 내용을 제공하고
'오래된 미래'는 인간, 사회(관계), (개발)경제에 더 집중하고 있다.
'DDT, 제초제가 부르는 환경 재앙'은 생물학적 다양성 보존에 더 집중하고 있고
'라다크의 변화와 새로운 개발 모색'은 (인간-환경-사회)관계, 문화적 다양성 보호까지 더 천착한다.
그러나 둘 모두 생명 문제와 생명 지속 조건이 궁극적으로 어떤 식으로든 "다양성 보존"에 의존한다는 결론에서는 결이 같다.

고작 한 갑자 이전 우리 나라 개발시대 잔상과 검소하고 선량한 사람들의 삶의 모습도 책 속 변모하는 라다크의 이전 모습과 다르지 않았던 것 같다.
무엇이든 남보다 재빠르게 해야만 하고, 상대의 예측을 뛰어넘어 또 할 수 있는한 더 많이 더 크게,

대책없이 열심히 하는 경쟁 일방보다,
이젠 이것저것 따져보고 관계와 영향까지 살피는 느린 지혜가 더 필요한 시대가 도래한 것 같다.
목욕물 버리려다 대야 속 아기까지 함께 내버려서는 곤란하지 않을까?
(고 정운영 교수의 말이다.)


자본은 "기소불욕 물시어인"하거나 '知足' 하는 법이 없구나.

'공간혁명'을 '오래된 미래'에 앞서 읽기는 천만 다행이였다.

자연은 ('공간혁명'으로 구축된 환경만큼) 세련되지 않았다.

생태적으로 건강한 삶은 다소 불편함을 감수하며 표피적인 도시생활보다 환경을 덜 해친다는 자부와 자연과 삶의 본질에 더 가까움으로 보상받으며 건강한 자연 속에 안온할 수 있는 것이리라. 

개발과 산업화 이전의 시골 모습을 몸소 체험도 기억도 못하는 도시화 세대에게는 반드시 일독을 추천한다.

(자본이 기획하고 기어코 달성하려는 세상과 다르게) 인간 삶의 모습이 얼마나 다양한지

그리고 환경과 어떤 관계를 다양하고 지혜롭게 가져가야 하는지 느낄 수 있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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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시무스 2021-02-15 23: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침묵의 봄과 오래된 미래가 이렇게 훌륭하게 연결되어 있는 걸 이 페이퍼로 배웠습니다! 좋은 글 감사합니다!

rushfire 2021-02-16 09:35   좋아요 1 | URL
관심에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