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1장 초등 국어 쓰기 습관의 기적 받아쓰기 2 : 초등 2학년 - 매일 1장 쓰기 습관으로 초등 국어 교과서 완전 정복! 매일 1장 초등 국어 쓰기 습관의 기적 받아쓰기 2
정서진(서진쌤) 지음 / 시원스쿨닷컴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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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들이 보기에 초등 1학년과 2학년이 그리 큰 차이가 있을까 싶어도 어린이 입장에서는 받아들이는 차이가 큽니다. 물론 이거나 저거나 그저 쉬울 뿐이라고 느끼는 머리 좋은 아이들도 있겠지만 그런 운 좋은 애들은 전체의 0.1%도 안 됩니다. 초등학생 받아쓰기 교재는 국어 수업을 부담 가지 않게 어려서부터 기쁨으로 받아들이게 하는 과정이 무척 중요하다는 게 제 생각인데요. 이 교재는 아이들 입장에서 친근하게 느껴지고, 레이아웃이라든가 배색에 정성이 많이 들어간 교재 같았습니다.  

(*책좋사의 소개로 출판사에서 제공한 도서를 읽고 솔직하게, 주관적으로 작성한 후기입니다)

11일차의 주제는 "꾸며 주는 말"입니다. 한자어로는 수식어인데, 이 꾸며 주는 말이 앞으로 언어 교육에서, 특히 문법 교육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무척 큽니다. 영어, 독일어, 고전 라틴어에서 수식어가 수행하는 문법 기능, 어형 변화는 매우 다채롭고 학습 부담도 제법 큰 편입니다. 그러니 어렸을 때부터 머리에 좋은 자리에다가 확실한 내용으로, 개념으로 안착하게 어른들이 도와줘야 할 텐데... p32를 보면 조심조심이라는 의태어가 나오고, "동동"이라는 표제어 위에 뭔가 불그죽죽한 액체 위에 노란 얄갱이가 뜬 그림이 있습니다. 아마도 팥죽과 잣 세 알을 그린 것 같습니다. 그러면 이 "동동"은, 유체 위에 부유하는 물체의 양상을 뜻하는 부사가 아닐까 생각되네요. 바로 다음 페이지에 보면 "발을 동동 구르는 소리"라는 예문이 있는데, 이건 관용적으로 쓰는 말이지만 두 예를 연결시켜 보니 말의 맛이 또 다르게 다가옵니다.

1학년 교재에서도 "겹받침이 있는 말"이 주제로 다뤄진 단원이 있었는데 p38, 14일차 분량에서 다른 단어들, 또 더 심화한 내용으로 학생들을 맞습니다. 녹색 돈다발과 동전이 있는 그림은 "품삯"이라는 단어와 연결됩니다. 요즘 품삯이라는 말을 쓸 일이 있을까요? 교과서에서나 볼 수 있을 듯한데, 여튼 여기서 포인트는 ㄱㅅ이라는 겹받침을 바르게 쓰는 방법이겠습니다. 맨 위의 그림에는 케이크를 잘라 둔 듯한 모습이 담겼는데, 이것과 연결되는 단어는 "몫"이라고 합니다. 그러고보면 이 "몫"이라는 단어는 생각보다 그 뜻이 추상적일 뿐 아니라 발음하기도 제법 까다로운지 모릅니다. 저는 어렸을 때 TV 드라마를 보면 꼭 "겁이 난다"라는 말을 "겁시('겂이'라고 착각한 듯) 난다"라고 발음하는 여배우가 있어서 한심하다고 생각했었는데 그런 건 이른바 overcorrection의 한 예가 아닐까 싶습니다. 바로 다음 페이지에는 "무서워서 넋을 놓았나 봐."라는 문장이 있는데, 이 "넋"이라는 단어도 제법 어렵다고 할 수 있습니다.

p62에는 아름다운 토박이말이 그 주제인데, 벗, 우애, 여우비, 아름답다 같은 말들이 나옵니다. "우애"는 友愛로서 한자어이겠죠. 여우비는 요즘 좀처럼 볼 수 없는 기상현상이겠는데 만약 온다면 딱 지금 같은 장마철에 올 수 있습니다. 다음 페이지의 "우애 있게 지내는 벗이 있어서 나에게 큰 다행이다."라는 예문이 나옵니다. 우애를 가장하고 남을 이용해 먹을 구석이나 없는지 비굴한 웃음을 띠고 굽신거리는 아주 질 나쁜 놈도 있으니 조심할 필요가 있습니다. 어린애들도 질이 나쁜 애들은 아주 질이 나쁘더라구요. 다 그 못된 부모의 본을 받아서 그런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p67을 보면 28일차 분량에서 "경험한 일과 느낌을 말해요"라는 제목 아래 여러 표현과 단어들을 가르칩니다. 환경, 지방, 선명하다, 예민하다 등이 나옵니다. 또 31일차에는 "고운 말로 이야기할까요"라는 게 테마인데, 모자 쓴 아이가 뛰어다니니까 옆의 여자애가 몹시 화를 내는 그림이 함께합니다. 저는 남자 애 엄마인 줄 알았는데(ㅋ) 책상에 앉은 걸 보니 애네요. 맨날 이렇게 화만 내니 성격도 못돼져서 저렇게 늙어 보이나 봅니다. 34일차 공부 분량도 "고운 말로 얘기할까요"인데 아쉽다, 손쉽다, 넘어지다, 헤어지다 등의 단어를 중점적으로 배웁니다. 그냥 헤어지지 말고, 그렇게 하기보다는 "시간이 늦었네. 아쉽지만 이만 헤어져야겠다." 같은 정중한 말투를 배울 필요가 있습니다.

단조롭지 않고 다양한 내용을 성의 있는 편집에 담아서, 받아쓰기 교재도 이렇게 나올 수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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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1장 초등 국어 쓰기 습관의 기적 받아쓰기 1 : 초등 1학년 - 매일 1장 쓰기 습관으로 초등 국어 교과서 완전 정복! 매일 1장 초등 국어 쓰기 습관의 기적 받아쓰기 1
정서진(서진쌤) 지음 / 시원스쿨닷컴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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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스타와 유튜브에서 초등 교육 컨텐츠로 핫하신 정서진쌤의 받아쓰기 책입니다. 저도 최근 받아쓰기 책 몇 권을 리뷰하면서 요즘 애들은 받아쓰기도 이런 식으로 공부하는구나 하고 놀랐는데, 지금 이 책을 보니 또 느낌이 다릅니다. 초등학교 받아쓰기 책은 받아쓰기 책일 뿐 아니라 글쓰기 책이기도 합니다. 결국은 정확한 맞춤법과 표현하기가 몸에 배어야 나중에 올바른 글쓰기도 술술 나올 것이기 때문입니다.

(*책좋사의 소개로 출판사에서 제공한 도서를 읽고 솔직하게, 주관적으로 작성한 후기입니다)

예문이 모두 교과서에 실린 건 아니고, 교과서에 나온 단어가 들어간 다른 문장도 있는데 p15 같은 곳을 보면 더욱 그렇습니다. 오른쪽 위에는 쓰기 날짜도 적어 넣게 따로 매모란이 있습니다. "머리를 감고 나서 말렸어." 그렇습니다. 머리를 감았다고 다가 아니라서, 급하다고 대충 닦고 밖으로 나가서 말리자 싶으면 감기 걸리기 딱 좋죠. 다음 한 페이지를 넘기면 "우리 집은 김치를 담가요."라는 문장이 있는데, 이 담그다라는 동사는 "담궈요"처럼 잘못 활용시키기 쉬우므로 특히나 지금 이 문장을 통해 잘 익혀 두어야 하겠습니다.

교과서에 나온 낱말들은 그림을 통해 다시 익히게 합니다. p30을 보면 머리를 볶은 중년 여성이 나오는데 이 그림의 제재는 아마 "아주머니"이겠습니다. 같이 나온 "이지머니"는 아마 오답일 것 같네요. 머리가 크고 착하게 생긴 양갈래 머리 소녀가 허리를 급히면서 인사를 하는데 답은 아마 "다녀오겠습니다"일 듯합니다. 같이 나온 오답은 "더냐오겠습니다"인데 이런 쉬운 오답을 걸러내는 습관을 들이면서 자신감을 길러 주는 게 좋겠죠. 다음 그림에서는 두 남녀가 악수를 하는데 여성 측이 더 적극적인 표정으로 상대를 보는 모습이 인상적입니다. 이 일러스트가 유도하는 답은 "반갑습니다"일 것 같습니다.

모두 50일차 분량입니다. 예를 들어 18일차를 보면 하단에 납작하다, 부리, 슬기롭다, 차분하다 등의 등의 단어 뜻을 설명해 놓았습니다. 사실 어린이들에게는 단어 뜻을 설명해 줘도, 그 설명 중에 나오는 단어들을 더 어려워하는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엄마라든가, 학생을 지도하는 성인이 그 곁에서, 아이가 흥미를 쉬 잃지 않게 잘 이끌어 줘야 할 것 같습니다. 따라쓰기 문장들로 "병아리가 부리로 알을 깬다.", "슬기롭게 위기를 넘겼어요" 같은 것들이 나옵나다. 문장들이 담은 뜻도 긍정적이고 힘찬 뜻을 담은 것 같아서 매우 좋습니다.

p52에는 네 컷의 그림이 나오는데 두번째 일러스트는 제 눈에 스파게티에 얹는 솔티드 휘핑 크림 같아 보였습니다. 그런데 문제의 답은 "볶음밥"이었습니다. 세번째 그림은 어떤 분이 사과를 깎는 모습인데, 뭔가 왼손으로 사과를 받친 모습부터가 프로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저렇게 손바닥과 사과 사이가 좀 떠야 잘 깎는 분이더라구요(제가 잘 못 해서ㅋ). 여튼 이 21일차 단원에서는 "깎다"라는 단어의 뜻을 잘 알고, "깍다"처럼 잘못 쓰는 일이 없게 조심해야 하겠습니다.

p66의 28일차 내용은 역시 네 컷의 일러스트가 나옵니다. 두번째 그림에서는 안경 낀 애가 하품을 하는데 뭔가 저 눈만 봐도 같이 잠이 올 것 같습니다. 그림 아래에는 잘리다/졸리다 두 선지가 나오는데 답은물론 "졸리다"이겠습니다. 창 밖에 번개가 치니 양갈래 머리를 한 소녀가 무서워서 떠는데 무섶다와 무섭다 둘 중에 맞는 걸 골라야 합니다. 무섭다라는 동사는 ㅂ불규칙으로 활용하는데 무서웠다, 무서워서처럼 ㅂ이 뻐지면서 "우"로 바뀌는 패턴을 잘 봐야 합니다.

교재에 그림이 많고 배경도 눈이 덜 피로한 배색이며 너무 교과서 위주의 문장들이 아니라서 아이들이 덜 지루해할 것 같습니다. 이 단원의 주제가 무엇인지 상단에 명확하게 표시된 점도 좋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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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Y FIRST KOREAN 3 - Advanced Level MY FIRST KOREAN 3
김대희 외 지음 / 시원스쿨닷컴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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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권, 2권에 이어 마지막 3권을 리뷰합니다. 고급 코스라서인지 등장하는 표현들도, 1권, 2권에 비해서는 무척 어려운 것 같습니다. 물론 한국인이므로 이 교재에 나오는 표현들을 모를 수는 없지만, 만약 외국인 입장이라면 그렇지 않을 것 같아서 하는 말입니다. 그래도 한국어 초보자들이, 한국어 문법(Korean grammar)을 배우는 데 이만큼 쉽고 재미있게 배울 수 있을 책도 드물 것 같습니다. 그림도 많고 눈에 잘 들어오는, 게다가 쓸모도 많은 예문들이 잔뜩이기도 하고 말입니다.

(*책좋사의 소개로 출판사에서 제공한 도서를 읽고 솔직하게, 주관적으로 작성한 후기입니다)

예를 들면 "~기는 (하)다" 같은 표현이 그렇습니다. 이 표현은 p16에 나오는데, 책에 나온 예문은 다음과 같습니다. "그 수업은 듣기는 들었는데 기억이 안 나." 이런 표현은, 책의 설명에 따르면, 동작이나 상태의 그러함(사실성)을 인정하기는 하는데, 약간의 유보(망설임)을 담는다는 것입니다. 설명을 듣고 보니 과연 그런 것 같습니다. 이걸 영어로 표현하면, "It is true... but...."과 비슷하다고 합니다. 그러니 그 문장의 앞이나 뒤에 그와는 반대되는 어떤 진술이 있어야 하겠지요. 본문 중의 설명 with some reservation이 그런 뜻입니다. 영어 문어투에서 without any reservation은 그 반대로 새기면 되겠습니다.

p72를 보면 ~(으)ㄴ가나 보다, 라는 말투가 설명됩니다(오타 아닙니다). 이건 추측을 나타내는데 본문에서는 conjecture about the reason이라고 나오네요. 우리가 무언가를 추측할 때 저런 말투를 쓰는 건 분명하죠. 일상에서 많은 훈련을 통해 그리 받아들이고, 우리의 부모님들이 쓰시던 표현을 통해 그리 배웠기에 망정이지 이걸 외국어로 배웠으면 얼마나 힘들었을까 싶기만 합니다. p73을 보면 대화를 듣고 마서 T/F를 고르게 하는데, QR코드를 찍으면 음원이 바로 재생됩니다. 내용만 정확하게 들으면 그리 어렵지 않게 판별할 수 있습니다. 예문을 보면, "내일 시험이 있나 봐요."라든가 "날씨가 추운가 봐요" 등이 나옵니다.

p79를 보면 가상 인물 마리아와 토니가 대화를 나눕니다. 이 둘은 드라마 <스물 하나>(?)에 대해 이야기하는데 그런 드라마가 혹시 있나 해서 구글을 찾아보니 2022년에 이런저런 사람들이 주연한, 비슷한 제목의 작품이 하나 있었습니다. 역시 컨텐츠의 힘이란 막강하여, 저런 컨텐츠를 보고 그 어렵다는 한국어를 배우려는 외국인들이 배우려는 물결이 이렇게도 생기는 것 같습니다. 그렇게, 일단 구체적인, 매력적인 캐릭터들이 말하는 걸 보고 배우며 따라하려는 동기를 스스로 불어넣고, 다음은 이 책처럼 문법과 이론으로 실력을 다져 나가는 것이겠죠. 생짜로 저런 표현을 배우려면 어디 그게 머리에 들어가겠습니까? 이 책처럼, 학습자가 기존에 이미 알던 표현을, 이제는 문법적으로 명쾌하게 짚어줘야, 아!하고 학습자의 머리 안에 완전히 이해가 되고 넘어가는 것입니다. 일러스트를 보니 마리아는 피부가 검고 토니는 백인 같은데, 마리아는 "나도 이렇게 (한국 드라마를) 좋아하게 될 줄 몰랐어."라고 말합니다. 그런 이들이라면 이 책도 좋아하게 될 것 같고, 궁극적으로는 한국어에도 능통하게 되겠지요.

p106을 보면 "~(으)ㄴ/는 대로"라는 표현을 배웁니다. 이건 as the same as라고, 또는 as soon as라고 영어로 설명되나 봅니다. 하긴 우리도 고교 때 as soon as라는 구문을 배웠죠. 예문을 보니 "집에 돌아오는 대로 화장을 지우시는 게 좋아요."라는 게 있습니다. 그렇다면 위의 저 문구는 as the same 다음에는 time이 들어가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인데, 뭐 모르겠습니다. p107을 보면 너무 어학 공부를 한다는 의식 없이, 반 친구들과 함께 편안히 이야기할 수 있는 주제를 제공해 줍니다.

한국어 advanced course라고 하면 대단히 어려울 것 같지만 이렇게 친근한 포맷으로 가르쳐 주니, 어깨에 힘빼고 재미있게 따라하다 보면 어느새 입에서 술술 말이 나올듯도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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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Y FIRST KOREAN 2 - Intermediate Level MY FIRST KOREAN 2
김대희 외 지음 / 시원스쿨닷컴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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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권에 이어 2권 리뷰입니다. p64를 보면 우리말의 "~면"은 경우에 따라 if로도 혹은 when으로도 옮겨지며, 그 점을 교재에서 자세히 설명해 줍니다. 이 페이지에서는 영어로, "~으면"이라는 연결 어미는 조건문에 쓰이는데, 두번째 절 속에서 일어날 것이 기대되는 동작/상태에, 첫번째 절 속의 동작/상태가 필요함을 나타낸다고 설명합니다. 말로 하면 어렵지만, 예문 "한국어를 알면 한국 친구를 더 많이 만날 수 있어요"에서, "한국 친구를 더 많이 만나"기 위해, "한국어를 앎"이 필요하다는 뜻임을 알면 간단합니다. 이 경우 영어는 주절 뒤에 종속절이 올 수 있지만, 한국어는 그럴 수 없으므로 첫째 절/둘째 절 등으로 표현합니다.

(*책좋사의 소개로 출판사에서 제공한 도서를 읽고 솔직하게, 주관적으로 작성한 후기입니다)

반말은 영어로 "half-talk"라고 하나 봅니다(p78). 원래 영어에는 이런 말이 없고, 영어에 없는 반말이라는 개념을 가르치려다 보니 편의상 만들어낸 것 같습니다. 사실 informal, casual style이라고 해도 한국어의 반말은 그것과는 또 용도와 느낌이 다릅니다. 아무리 엄마 아빠와 친하다고 해도 다 큰 자녀가 부모에게, 특히 아들이 반말을 하면 대단히 보기 흉합니다. 그러니 "half-talk"라고 새롭게 개념을 만들어낼 수밖에 없었겠습니다. 성인 자녀가 casual하게, informal하게 그 부모에게 말하는 것과, 반말하는 건 꽤나 다릅니다.  

서양에 zodiac sign이라는 게 있는데 묘하게도 이 역시 12개입니다. ram, bull, twins, crab, lion, virgin, balance, scorpion, archer, goat, water bearer, fish인데, 보면 알지만 전부 다 동물인 건 아닙니다(비록 이름이 zodiac이지만). 우리 동아시아에는 12간지가 있는데 다들 알듯이 자축인묘 진사오미 신유술해이며 열두개가 모두 동물입니다(비록 용이 가상의 동물이지만). p90에 그림과 함께 동양의 zodiac sign이 나오며, 서양과는 달리 달[月]이 아니라, 해[年]에 따라 배분하는 것도 다릅니다. 책에서는 1996년(쥐띠)~2007년생(돼지띠)들에게 이 열두 동물을 나눠 주는데, 어떻습니까? 당신은 이 12구간에 해당하는 나이인가요? 아마 이 책의 독자들은 이 세대가 주류인가 봅니다. 아니라 해도 너무 슬퍼하진 마십시오. 그렇다고 이미 태어나며 받아 놓은 띠를 뺏기지는 않으니까요.

붕어빵에 붕어가 없듯이 감자탕에도 감자(채소)는 없습니다(물론 사람에 따라 넣어 먹을 수는 있습니다). p93에서 비비안과 민호가 대화를 나누는데 비비안은 감자탕을 한 번도 못 먹어 봤다고 합니다. 비비안은 감자탕을 시키는데 민호는 돈이 없는지 훨씬 싼 순두부찌개를 주문합니다. p95에서는 "~거든요"라는 표현을 배우는데, 이건 that's because라고 영어로 옮겨집니다. 이를테면 "운전 조심하세요. 길이 미끄럽거든요." 라는 문장에서 그렇습니다. 우리말은 불규칙 활용이 꽤 어려운 게 많은데, p102를 보면 "내일 시험이 □□ 것 같아요."라는 문장에서, "쉽다"를 활용시켜 네모 안에 넣자면 어떻게 바뀌어야 하겠냐고 묻습니다. 보기에는 쉬운/쉽는/쉽울/쉬울 등이 나오는데, 외국인에게는 헷갈리지만 한국인들은 누구나 다 답을 압니다.

p114에서는 지문의 주제가 무엇인지 묻습니다. 아마 잠시만 훑어도 답이 ②동아리임을 알 수 있겠습니다. 또 제임스가 어떻게 하려는지를 묻는데, 지문을 읽어 보면 이미 제임스는 테니스 동아리에 가입하려 한다는 정보가 나왔으니, 지문에서 또 그 기술이 중복되게 나오지는 않을 듯합니다. 또 셋째 줄부터 dancing으로 화제가 바뀌었으므로 ②가 답이겠습니다. p118을 보면 "~게"라는 접미사는 형용사(adjective)를 부사(adverb)로 바꾸는 데 쓰이며, 그 예로 맛있게, 느리게, 비싸게, 재미있게 등이 있으며 어떻게 바뀌는지를 보여 줍니다. 알기 쉽고 그림이 많은 설명이라서 제가 외국인이라도 수월하게 공부할 수 있을 것 같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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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역하는 말들 - 황석희 에세이
황석희 지음 / 북다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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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ost in translation>이라는, 빌 머리 - 스칼렛 조핸슨 주연의 영화가 있었는데 이게 우리 나라 상영관에 걸릴 때는 "사랑도 통역이 되나요?"라는 제목이었습니다. 오역이라는 지적도 있었으나 여튼 좋은 센스로 많은 관객들에게 어필했다면 그 역시도 괜찮은 작명이 아니었을까 생각도 해 봅니다. translation이라는 영단어에는 사실 "번역, 통역"이라는 뜻만 있는 게 아니라는 데서 저 원제의 맛이 나는데, 마찬가지로 지금 이 책의 "오역"이라는 말 안에도 저자 황석희 번역가가 다양한 뜻을 담았기에, 다 읽고 나서 독자로서 여러 생각을 하게도 되었습니다.

(*책좋사의 소개로 출판사에서 제공한 도서를 읽고 솔직하게, 주관적으로 작성한 후기입니다)

세상을 살다보면 1+1=2처럼 고지식하게 바른 코스로만 뚜벅뚜벅 밟아가는 삶이 초라해 보일 때가 있습니다. 이렇게 옹색하게 사느니 어디 가서 큰 사고라도 한 번 치고, 부정적인 시선이라도 남들의 주목을 확 끌어 보는 편이 훨씬 화려하지 않을까. 그러나 이건 대단히 어리석은 생각일 뿐입니다. 저자는 p48에서 프랭크 시나트라가 불러(원곡은 프랑스곡이며 시나트라는 번안해서 불렀죠) 유명해진 <마이 웨이> 중에서 the record shows I took the blows라는 구절을 인용합니다. 번역가로서 정역(正譯)의 길은 그만큼 고달프고 번거로우며 누가 알아주지도 않는 뒤안의 길이지만 그래도 지킬 걸 지켜 가며 고지식하게 쌓아가는 바른 실적의 보람에 흐뭇하다는 말씀이 인상적이었어요.

"그러니 제발 날 좀 가만히 내버려 두시오!"를 외친 좀머 씨. 그를 창조한 파트릭 쥐스킨트의 <깊이에의 강요(p80)>를 보면 정말로 깊이 있는 뭘 만들어야 한다는 강박에 시달리다 죽음을 택한 화가의 이야기가 나옵니다. 쥐스킨트가 독일 사람이다 보니 이때 Zwang이라는 단어를 썼는데, 이 단어의 첫째 뜻은 "의무"입니다. 강요, 강박 말고 의무를 떠올리면 저 화가의 자살이 전혀 다르게 다가오는데, 이런 것만 봐도 번역자가 어떤 단어를 선택하느냐에 따라 꽤나 다른 방향의 해석이 가능해지는 것 같네요. 술술 잘 읽히기만 하면 좋은 글인가. 도스토옙스키의 <죄와 벌>이 술술 잘 읽힌다고 거짓말을 할 만큼 뻔뻔스러운 사람은 그리 많지 않을 듯한데, 잘 안 읽힌다고 감히 도스토옙스키의 글이 나쁜 글이라고 단언할 만큼 멍청한 사람도 별로 없지 싶습니다. 요즘 세상은, 최소한의 깊이에 대한 강박도 없이 사는 이들이 너무 많아서 문제가 아닐까라고도 생각해 봅니다.

p183을 보면 이제 유치원에 다니는 자녀를 둔 저자의 행복한 푸념이 담겨 독자의 부러움을 삽니다. 저는 이 대목을 읽으며 She is an amazing kid라고 할 때 "얘는 놀라운 아이야."라는 말이 왜 오역이라고 하시는지 잘 모르겠습니다. 물론 우리 주변에 있는 애들이 다 놀라운 애들은 아니고 그럴 수도 없으며 그럴 필요도 없습니다. 하지만 칭찬할 때 그게 일일이 다 빈말은 아닐 테고, 어차피 그 부모가 듣고 싶어하는 말을 해 주는 건데 그걸 하나하나 의심할 필요도 없습니다(아주 배배 꼬인 사람 아니라면). great이 매번 "위대한"이 아니고 때로는 반어일 수도 있겠지만, amazing은 제 생각에 그냥 amazing, wonderful로 받아들이면 될 듯합니다.

이 책을 보면 누군가의 명언이라고 우리에게 널리 알려진 게 사실은 과연 그 사람의 말인지 명확한 게 없다는 지적이 곧잘 나옵니다. p222의 "가난하게 죽는 건..."에 대해 누군가는 빌 게이츠, 누군가는 마윈을  출처로 댄다고 하며, p96을 보면 체게바라의 말로 알려진 이른바 리얼리스트와 임파서블 드림에 대한 쿼트에 대해 재미있는 이야기가 나옵니다. 아무튼 저자는, 아무리 힙해도 오역은 오역이며 초라한 정역에 비할 바가 결코 아니라고 합니다. 남들이 알아주든 말든 바른 정석과 논리에 따른 고지식한 걸음걸음이 이 세상에는 훨씬 더 필요하며, 가뜩이나 더욱 거리가 가까워져 오해와 불신이 싹트기 쉬운 요즘이니 다른 언어를 괜한 분쟁의 불씨 없이 옮기는 일의 가치란 더욱 커진 게 아닐까 싶기도 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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