챗GPT 성교육 - AI보다 현명한 부모의 우리 아이 지키기
이석원.김민영 지음 / 라온북 / 202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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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교육은 아동, 청소년의 건전한 성 발달에 반드시 필요한, 하나의 커리큘럼으로 당사자들에게 다가가야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이들이 그저 불편하다는 이유만으로 내실 있는 연구와 실행에 큰 관심을 보이지 않거나 에써 외면합니다. 부모가 직접 행하기도, 전문 교사가 따로 시설에서 베풀기에도 뭔가 어색하고, 가끔은 이를 통해 어떤 부작용이나 사고가 일어나지나 않을지 걱정되기도 합니다. 

(*출판사에서 제공한 도서를 읽고 솔직하게, 주관적으로 작성한 후기입니다) 

그런데 최근 이뤄진 생성형 인공지능 혁명을 통해 우리는 이제 챗GPT라는 새로운 친구, 똑똑하고 유능하기까지 한 도구를 곁에 두게 되었습니다. 아직은 수학 문제 풀이 등에서 능력이 부족하다고 하지만, 이 분야에서도 점차 개선된 성능을 보인다고 하죠. 뿐만 아니라 외로운 사람들에게 수준 높은 말동무가 되어 주는 등 이제 생활 속에 점차 밀착된 모습을 보여 주는 게 현실입니다. 그렇다면, 어린이나 학생들에게 교사 노릇을 할 수도 있겠는데, 특히 성교육처럼 사람이 직접 수행하기에 껄끄러울 수 있는 분야에서 아주 제격일 수 있습니다. 

많은 전문가들이 예측하길, 앞으로 생성형 AI는 더욱 완벽하고 성공적인 도구로 거듭나리라는 것입니다. 실제로 지금도 유료 버전을 쓰는 (제 주변의) 유저들은 입을 모아 챗GPT 정말 쓸 만하다고 칭찬이 자자합니다. 그러나 역시 사람이 행하는 세심한 케어에 비하면 부족한 점이 많은데, 예를 들면 이 책 p50를 보면 아직도 챗GPT가 부적절한 답변을, 특히 성교육 도중에 내어놓는 경우가 왕왕 있다는 것입니다. 이처럼 이 책의 장점은, 챗GPT를 무작정 치켜세우는 태도가 전혀 아니며, 책임 있는 전문가분들이 메타적으로 챗GPT를 두루 살핀 끝에 더 안전한 활용 방법을 포인트마다 제시한다는 데 있습니다. 더군다나 더 든든한 점은, 혹 챗GPT가 그릇된 답을 할 때, 그 원인이 어디 있는지 기술적인 이유까지 정확히 짚어 준다는 것입니다. 

구글은 여튼 이 챗GPT의 등장으로 검색 시장의 상당 셰어를 오픈AI에 빼앗겼습니다. 또 마이크로소프트社 역시 그간 긴 침묵을 깨고 코파일럿이라는 어플리케이션을 내어 AI 경쟁 시장에 새로운 도전장을 내밀었습니다. p68 이하에는 (대개는 우리가 아는 바이지만) 구글의 기존 검색에 비해 챗GPT가 어떤 점에서 우월한지 일목요연한 정리가 나옵니다. 제가 이 대목에서 눈여겨 본 점은, 챗GPT가 특히 개인맞춤형 정보 제공에 능하다는 평가였습니다. 그런데 여기서 저자들이 짚는 한 가지 시사점은, 챗GPT의 "창의성"입니다. 왜 창의성이 문제가 되냐면, 특히 성(性) 관련 토픽으로 유저가 챗GPT를 활용할 경우, 부적절한 쪽으로 그 창의성이 발휘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입니다. 

요즘은 파괴적 혁신이 강조되는 시대입니다. 변화가 빠르다보니 기존의 지식이나 원칙이 별 쓸모가 없습니다. 저자들께서는 성교육 역시 그라운드제로에서 다시 시작해야 하며, 기존의 일방적인 주입식 전달이라든가 변화한 환경에서 필요한 새로운 지식이 교육 과정에 매우 느리게 반영되는 점 등이 대폭적으로 개혁되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그다음에 나오는 내용(p89)도 대단히 흥미로운데, AI 메타버스 플랫폼인 이프랜드에서 자주교육이라는 단체가 아바타 등 신세대가 친숙하게 여기는 수단을 통해 학생이 주체적으로 참여하는, 완전히 새로운 성교육 패러다임을 제시한 실제 사례가 있다는 것입니다. 

언제 성교육을 시작해야 할까요? 만약 초등학교 저학년 자녀에게 전문가들이 성교육을 권한다면, 아마 상당수의 학부형들이 난색을 표할 것입니다. 그러나 이는 단지 학부모 입장에서 난감한 과제를 일시 회피하는 태도에 불과하며, 세상이 그 학부형들 때와는 엄청나게 달라졌고 변화한 세태를 반영하여 아이들에게 적절한 시기에 지체없이 이뤄져야 하는 게 요즘의 성교육입니다. 자극은 사방에서 직접적으로 도달하는데 부모님들이 억지로 아이 눈만 가린다고 위험이 절로 지나칠 리 없습니다. 아이들은 정작 영악하게 관련 지식을 내면화해 가는데 부모님들만 자기 눈을 감고 있는 셈입니다. 책에서는 또한, 비단 성교육뿐 아니라, 일찍 자아가 생성되고 자기 생각이 뚜렷해진 아이가 학교 공부도 앞서나가고, 성교육도 큰 무리 없이 받아들인다는 말도 있는데 부모님들이 꼭 명심해야 할 점이라고 생각합니다. 결국 모든 교육의 목적은 주체적 인간을 키우기 위함이며, 성(性)이건 혹은 어떤 다른 영역이건 아이들은 자기 생각대로 자랄 권리가 있습니다. 챗GPT는 이 점에서도 아주 유용하게 쓰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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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책] 하루 10분 초등 문해력 한자 어휘편 : 3단계 하루 10분 초등 문해력 한자 어휘편 3
이미선 지음, 은소시 그림 / 미래주니어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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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 동안 각각 3단계를 거쳐 초등 한자어를 배우는 시리즈 그 최고 레벨을 완성하는 마지막 책입니다. 1단계마다 30일이 소요되니 전 코스를 마스터하려면 90일이 걸리는 셈이죠. 실제로 어린 학생들과 이 교재를 진행해 보니 다들 큰 어려움 없이 정해진 기간 안에 모든 내용을 소화했습니다. 심지어 어떤 학생은 초등학교 3학년인데도 이 교재, 즉 3단계 책(1, 2단계를 생략했었습니다)을 거뜬하게, 그것도 3주만에 마스터했습니다. 실력이 저보다도 나아서, 속력, 압력, 가능성, 석회암 같은 단어를 모두 한자로 쓸 줄 알았습니다. 이암, 사암이 뭔지도 아니 중학교 1학년 때라야 본격적으로 배우는 지구과학 내용을 아주 잘 따라할 것 같습니다. 

(*출판사에서 제공한 도서를 읽고 솔직하게, 주관적으로 작성한 후기입니다) 

공평할 공(公)은 따라쓰기도 쉽고 모양을 기억하기도 편한 축에 속합니다. 확실히 한자도 그렇고, 영어든 수학이든 어렸을 때부터 시작하고 머리 안에 자리를 잡게 해야, 나이가 들어서도 그를 바탕으로 지식이 확장되기 편하다고 생각합니다. 나이 들어서 새로 공부를 시작하면 노력이 몇 배로 듭니다. 물론 나이가 들어도 젊은이들 못지 않게 근면하고 지적 호기심을 유지하시는 분들이라면 별개로 치더라도 말입니다. 아무튼 어려서부터 아이들이 공부에 자연스럽게 흥미를 느끼게 돕고, 어른이 되어서도 마냥 어렵게만 느껴지는 한자를 쉽게, 최대한 쉽게 가르쳐 주는 이런 교재가 좀 많이 출간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음... 공평할 공(公)은 비교적 모양이 간단하기 때문에, 제가 1단계 2단계를 아직 공부 중인 어린이들에게 이 페이지(p62)를 불쑥 펼쳐서 문제를 풀게 해도, 많을 다(多), 숫자 수(數), 클 대(大) 중에서 이 글자를 대체로 쉽게 골라내는 것 같았습니다. 공원(公園), 공익(公益), 공정(公正) 같은 단어도 비교적 쉽게 이해했습니다. 다만 공청회(公聽會)를 어려워했는데, 참고로 초6 사회과 교과서에 공청회가 무엇인지 벌써 설명이 나옵니다. 요즘 아이들이 배우는 교과 내용 수준이 이렇습니다. 

초등 과학 교과에서 가장 중요한 개념은 아마 힘(force)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이 개념은 과학 교과 과정에서 력(力)이라는 한자를 통해 여러 다른 개념 안에 녹아들어갑니다. p89에는 속력(速力), 압력(壓力), 중력(重力), 부력(浮力) 등의 한자어가 제시됩니다. p91의 문제를 보면, 저 력(力)이라는 글자가 들어가는 개념어들의 정확한 뜻까지 이해를 해야 풀 수 있는 것들입니다. 그러니 이 교재가 일차 지향하는 "문해력 향상"이라는 목적에 그치지 않고, 어른이 잘만 지도하면 과학의 교과 내용까지도 학생에게 이해시킬 수 있는 것입니다. 가령 예를 들면 "비행기를 타면 공기의 ()() 때문에 귀가 먹먹해진다." 같은 문장에서, 괄호 안에 들어가야 할 글자들은 무엇이겠습니까? 

원래 자성(磁性)을 띠지 않지만, 전기가 흐르면 자석과 성질이 같아지는 게 전자석(電磁石. p98)입니다. 일찍이 송나라 때 지남철의 발명이 항해술을 획기적으로 개선했다고 알려졌죠. 그러나 왜 그런 현상이 일어나는지는 천 년 가까운 세월 동안 정확히 알 수 없었는데, 이를 원리적으로 규명한 이가 제임스 클러크 맥스웰입니다. 맥스웰의 위대한 업적을 초등학교 교과서에서 재현한 내용이 전자석 관련 단원들입니다. 기왕이면 이 부분을 가르치며, 과학의 내용도 함께 어린이들에게 가르쳐 준다면 정말 유익하지 않겠습니까. 21일차에는 이것 관련하여 관성, 탄성, 규칙성 같은 단어들도 나옵니다. 

관성(慣性)은 그 뜻이 p113의 한 문제에서도 설명됩니다. 3-1번을 보면 "자동차가 갑자기 멈추면 ()() 때문에 몸이 앞으로 쏠린다."라는 문장이 있습니다. 이때 괄호 안에 들어가야 할 단어가 관성입니다. 제4장 예체능-학교생활 단원을 보면 빛 색(色), 밝을 명(明), 합할 합(合), 가르칠 교(敎) 같은 한자가 나옵니다.이들 한자들은 모양도 (초등 고학년 수준에 맞게) 어려우며 그 글자들이 들어가는 단어들도 제법 어렵습니다. p119에는 무채색(無彩色), 색상환(色相環) 같은 단어들도 제시됩니다. 합창, 합주, 합동(이 단어는 수학 교과에도 나옵니다. 4학년용이죠) 등의 개념에 공통적으로 들어가는 합(合)이라는 한자도 각종 교과에 자주 나오는 중요한 글자입니다. 일상에서도 자주 쓰던 말인데 그게 글자로는 이렇게 쓰는 줄 처음 아는 학생들이 많았을 겁니다. 이렇게 자신이 어렴풋이 알던 바를, 이제 책을 통해 체계적으로 확인하는 기쁨과 보람을 알게 해 주는 책이 유익하고 알찬 교재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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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10분 초등 문해력 한자 어휘편 : 2단계 하루 10분 초등 문해력 한자 어휘편 2
이미선 지음, 은소시 그림 / 미래주니어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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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단계 교재를 어린 학생과 함께 공부하며, 초등 2~3학년 학생들이 공부해야 할 내용도 참 만만치는 않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한편으로, 이 교재가 아이들이 친숙해할 만한 편집, 그림, 설명으로 구성되었기에 그나마 아이들이 공부 부담에 지나치게 찌들지 않고 비교적 재미있게 학습을 이어갈 수 있겠다는 느낌도 함께 떠올랐습니다. 

(*출판사에서 제공한 도서를 읽고 솔직하게, 주관적으로 작성한 후기입니다) 

대체로 초등교재들이 판형이 큰 대신 좀 슬림하게 만들어집니다. 그런데 이 시리즈는 다른 초등 교재들처럼 판형이 크지만, 그 두께도 약간은 더 두꺼운 편 같았습니다. 30일분 공부 분량으로 내용이 짜였지만, 연습 문제와 예문으로 내용이 좀 꽉꽉 차게 만들어져서 그런 것 아닐까 저 혼자 추측해 봤습니다. 이 2단계 교재도 국어/사회/수학-과학/예체능, 학교생활 등 4챕터로 구성되었으며, 역시 1단계 책처럼 사회, 수학-과학 파트만 모두 8일치 분량입니다(다른 장은 7일치). 

목격(p18)이란 단어의 뜻을 모르는 어른은 거의 없을 듯합니다. 그러나 이를 한자로 적어 보라고 하면 과연 몇 명이나 해낼 수 있을까요? 사실 목(目)까지는 누구나 쓰거나 읽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뒤에 오는 격(擊)은 과연 얼마나 정확히 쓸 수 있을까요? 이 교재에서는 눈 목, 마주칠 격 이라고 해서 뜻풀이와 글자 해설까지는 해 놓았지만, 격(擊)을 써 보라고까지는 하지 않습니다. 현장에서 이 책으로 지도할 때, 어른들이 구태여 "마주칠 격"이라며 뒷글자까지 가르칠 필요까지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저, 목격, 안목, 주목, 이목, 면목 등 다섯 단어에 공통적으로 목(目)이라는 글자가 들어간다는 점을 이해하는 것만으로 충분합니다. 

"'친구와 벗', '기쁨과 환희'는 사전적인 ()()가 같다." 이 문장(p37)에서 괄호 안에 들어가야 할 말은 무엇일까요? 사실 이 문장에서 앞부분에 주어가 무슨 말들(의 짝)이 오든, "사전적인"이라는 수식어 때문에 저 답이 될 수 있는 후보는 극히 한정되어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의미 아니면 정의가 와야 하겠는데, 정의(定義)는 초등학교 3학년 학생에게 조금 어려울 수도 있겠다 싶었습니다. 이 교재를 끝까지 학생과 공부해도 "정의(定義)"라는 단어가 안 보이는 것 같아서, 혹시 우리가 놓쳤나 하는 생각에 책 끝의 인덱스를 찾아 보았는데 역시 없었습니다. 학년에 걸맞은 수준의 단어들만 잘 추려서 학생들에게 제시한 것도 이 교재의 깔끔한 장점 중 하나입니다. 

저는 바탕 질(質)이라는 글자를 매번 접할 때, 과연 "바탕"이라는 그 뜻을 어떻게 새겨야할 지에 대해서 새삼스럽게 고민하게 됩니다. 이 글자뿐 아니라, 바탕 소(素)라는 글자도 마찬가지입니다. p104를 보면 여러 크기, 색깔을 가진 글자를 나열하고 그 중에 바탕 질(質)을 고르게 하는데 모두 다섯 개가 있다고 합니다. 제가 문제를 보니 상자 안에는 별 성(星)도 있고, 소리 음(音)도 있고, 그림 화(畵)도 있습니다. 이 세 가지 글자가 색과 크기를 달리하여 모두 스무 개의 글자가 놓였습니다. 화, 성, 음은 이 2단계 교재에서 한 번 이상 나왔던 글자들이라서, 교재를 성실하게 공부한 학생이라면 다 알아볼 수 있습니다.  

수학도 감각적으로, 수학 고유의 센스를 바탕으로 접근할 수도 있고, 그 용어의 의미를 잘 새겨서 일단은 어학적으로 파고들 수도 있습니다. 분수, 각도 같은 건 한자로 쓰면 分數, 角度라고 쓰게 됩니다. p113을 보면 3-3 문제에서, "우주에서 물건의 ()()은 변하지 않지만, 무게는 줄어든다."라는 문장이 있는데, 이 괄호 안에 들어가야 할 단어는 "질량(質量)"입니다. 무게는 중력과 관련된 상대적인 값이라서 이런 개념 정의가 가능하죠. 달 표면에서 상대적으로 가볍게 움직일 수 있으니 무게는 분명 1/6으로 줄었으나, 우리 몸의 성분이 변했을 리는 없으니 질량이야 그대로라는 점, 얼마든지 학생들도 납득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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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10분 초등 문해력 한자 어휘편 : 1단계 하루 10분 초등 문해력 한자 어휘편 1
이미선 지음, 은소시 그림 / 미래주니어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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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어의 가장 큰 장점 중 하나는 중국 문화 유산인 한자를 적절하게 받아들여 조어력을 풍부하게 확보했다는 점입니다. 그래서 한국어는 그 어휘의 상당수가 한자어인데, 이 때문에 한국인이라 해도 한자를 잘 알지 못하면 문해력 발달에 어려움을 겪을 수도 있습니다. 이 1단계 교재는 초등학교 2학년, 3학년 학생들에게 추천되는데, 제가 읽어 보니 성인인 저도 평소에 잘 알고 있다고 착각했으나 사실은 부정확하게 파악했던 사항이 많았습니다. 어린 시절부터 정확하고 친절한 교재로 또박또박 공부한다면 성인이 되고 나서도 바른 지식에 근거한 올바른 판단을 내릴 수 있고, 같은 정보를 접하더라도 높은 효율의 이해가 가능할 것 같았습니다. 

(*출판사에서 제공한 도서를 읽고 솔직하게, 주관적으로 작성한 후기입니다) 

책은 모두 4장(章)으로 이뤄졌습니다. 한자어 공부가 국어에 가장 직접으로 관련되었음은 당연하지만, 사실은 사회과 여러 과목에도 한자어 이해 실력이 큰 영향을 끼친다는 건 우리가 은근히 간과한 사실입니다. 실제로 제가 다닌 중학교에서는 도덕과 선생님이 단원 설명을 하기에 앞서 어휘의 뜻을 설명해 주기도 했는데, 단어의 뜻도 모르고 교과서에서 설명하는 내용을 이해한다는 게 어불성설이라는 점을 생각하면 참 올바른 교습 방법이었다는 생각도 듭니다. 아예 초등학생 때부터 한자어를 쉽고도 정확하게 공부한다면, 중학생씩이나 되어서 새로 어휘 실력 체크를 할 필요가 없겠으니 더 탄탄한 기초를 다지는 셈입니다. 

제3장에서는 수학과 과학 과목에서 나오는 한자어를 가르칩니다. 모양 형(形), 곧을 직(直) 같은 한자는 교과서에서 흔히 보던 용어에 포함된 것들인데, 이 외에도 셈 산(算)이나 만물 물(物) 같은 게 한자로만 봐서는 생소할 수 있어도 사실 우리들이 학생 시절 너무도 익숙하게 봐 오던 것들입니다. 모든 장은 7일분량의 과제로 채워지는데, 단 2장(사회), 3장(수학, 과학)은 하루치가 더 늘어 8일자의 분량입니다. 제4장은 예체능, 그 외 학교생활에 관련된 어휘를 가르칩니다. 

어휘를 익히고 나면 문장을 제시하고 그에 밑줄을 그어 그 맥락을 맞히게 하는 문제들이 여럿 나옵니다.  가령 p14를 보면 작가, 작품, 학문, 창작, 저작권 등의 어휘가 나오며, 만약 이 단어들을 일일이 한자로 다 쓰게 한다면 아마도 초등학생에게 좀 부담이 될 수 있겠습니다. 그러나 교재는 그렇게 하지 않고, 대신 저렇게 제시된 단어들 안에 공통된 글자 작(作)이 포함되었음을, 어린 학생들이 자연스럽게 배우며 눈치 채도록 하여, 한자가 어떻게 연관된 어휘 세계를 이루는지 몸에 배도록 돕습니다. 

"이 소설 (작)(품)은 여러 나라의 언어로 번역되었다."라는 문장에서, 괄호 안에 작품이라는 단어를 자연스럽게 채워 넣을 수 있는 실력을 초등학교 2학년 정도라면 갖추어야 마땅합니다. p15를 보면 "작(作)"이라는 한자가 포함된 여러 단어들을 맞히게 하는 문제들이 죽 나오는데, 어떨까요. 어른들이라면 과연 보기 없이 빈칸을 채울 때 그저 문맥만 보고서 정답을 채워 넣을 수 있을까요? 물론 학생들에게는 교재에서 보기가 주어지기 때문에, 약간은 어려워할 수 있어도 결국은 풀이가 가능한 수준의 문제들입니다. 편집도 시원시원하기 때문에 아이들이 지루해하지도 않습니다.  

p54에는 남녘 남(南)이라는 글자가 나옵니다. 남북(南北)은 남쪽과 북쪽을 함께 이르는 말, 남해(南海)는 남쪽에 있는 바다, 남반구(南半球)는 "적도를 경계로, 지구를 둘로 나누었을 때, 그 남쪽 부분"이라는 뚯이라고 교재에서 친절하게 설명합니다. 초등학교 3학년이면 남반구라는 단어를 큰 무리 없이 이해할 만합니다. p57을 보면, "남반구는 계절이 북반구와 반대로, 여름에는 겨울이 된다."라는 문장이 나옵니다. 어찌보면 바로 이 과학적인 지식을 이해하기 위해 이 단어를 알아야 하는지도 모릅니다. 단, 11일차 컨텐츠는 과학이 아닌 사회에 편성되었습니다. 고교 지리과에서 이것 관련 지식을 배우기 때문이겠습니다. 사실 지구과학에서는 이보다 훨씬 난도 높은 내용을 배우므로, 이 정도는 사회과에서 커버해야겠죠. 

무생물, 미생물, 동물, 식물 등의 단어를 p95에서 배웁니다. 무작정 단어를 암기하기보다, 이처럼 체계를 가지고 여러 개념들을 공부한다면 헷갈리지도 않고 더 오래 지탱될 수 있는, 확장성도 더 높은 지식의 구조를 머리 속에 어려서부터 지을 수 있을 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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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수종 박사의 경제대예측 2025-2029
곽수종 지음 / 메이트북스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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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수종 박사님의 원대한 비전, 인사이트를 여러 차례 공부하고 이 블로그에도 두 차례 서평을 쓴 적 있습니다. 바로 작년 11월달에도 전작을 읽고 서평을 올렸으며, 제 생업에 나름 적용하여 부족한 깜냥에도 불구하고 약간의 수익을 올린 적 있어서 더욱 감사한 독서였습니다. 이처럼 경제 영역의 전문서는 어떤 지적 호기심의 충족뿐 아니라, 독자에게 현실적 도움도 준다는 점에서 다방면의 효용을 주는 게 아닐까 생각합니다. 

(*출판사에서 제공한 도서를 읽고 솔직하게, 주관적으로 작성한 후기입니다) 

중국어로는 신상태(新常態)라 번역되는 뉴노멀(new normal). 요즘은 경제, 문화, 산업 전 분야에서 이 뉴노멀 정립이 상식이 되다시피한 세상입니다. 그만큼 지난 시대에 당연하게 여겨졌던 믿음이 사정없이 깨어져나가는 판인데, 오늘도 모건스탠리에서는 "과거의 제로금리 시대는 다시 돌아오지 않을 것이다"라는 예측을 내어놓기도 했습니다. 이 책 p33을 보면, 특히 디지털 기술 분야에서 상상을 초월하는 변화가 이뤄지리라는 전망 하에 뉴노멀의 홍수가 터질 것으로 저자는 전망합니다. 과연 엔데믹으로 접어든 지금, 코로나 유행 때와 비교하여 무슨 국면이 벌어질지 전문가들은 어떤 예상을 내어놓을까요? 

2차 대전 종전 후 트루먼 행정부는 이른바 봉쇄정책(the containment policy)이라고 해서, 소련의 남진을 지중해 터키에서부터 막으려고 노력했던 적이 있습니다. 십여 년 후 쿠바 미사일 위기 때 기지 중 일부가 철수되긴 했으나 미국의 공산주의 방어 노력은 매우 집요했습니다. 중국이 21세기의 경제 강자로 부상한 지금 미국은 다시 중국의 성장이나 세력 확장을 막으려고 드는데 이에 대한 분석이 p74 이하에  나옵니다. 

저자 곽수종 박사님은 미국이 중국때리기(China bashing), 중국 봉쇄(China containment)에 나선 배경과 구체적인 전술에 대해 정밀한 예측을 제시합니다. p81을 보면 곽 저자는 레이건 때의 조지 슐츠, 닉슨 때의 키신저(일 년 전에 저세상으로 갔습니다) 같은 아주 훌륭한 국무장관이 다시 좀 나와서 실용적 접근을 과감하게 행할 것을 촉구합니다. 이런 실용적인 정책이 입안되면 특히 중국의 스마트하고 청결한 공산주의 당료들과 국내의 친중국 엘리트들이 특히나 반길 것 같습니다. 그리고 한국도 급속하게 중국의 영향권으로 편입되어 맑은 공기와 황홀한 향기를 흡입할 수 있겠지요. 

트럼프의 선거 전략에 대해 제가 개인적으로 가장 이해가 안 가는 게, 정치적으로 아직은 경험이 얕은 상대방의 약점을 적나라하게 드러낼 수도 있는 토론회에 대해 불참을 선언한 것입니다. 정치적으로나 개인적인 수완이나 순발력이 딸리는 후보라야 토론을 꺼리는 건데, 구태여 추가 토론을 하지 않겠다고 입장을밝힌 건 스스로 약하다고 인정한 셈이나 크게 다를 바 없습니다. 물론 이후 해리스 측의 잇단 자충수, 허리케인 밀턴에 대한 바이든-해리스 행정부의 미숙한 대처 때문에 현재의 판세는 트럼프 쪽으로 크게 기울었으며, 이변이 없는 한 다음 주 이맘때쯤에 드러날 선거 결과에서 트럼프가 이길 것으로 전망됩니다. 그러나 p115에 피력된 곽수종 박사의 예견에 대해서도 우리 독자들은 숙고할 필요가 있습니다. 

2021년, 비구이위안이나 헝다 사태 때문에 중국에 투자한 이들은 물론 직접 투자한 적이 없는 이들까지도 바짝 긴장한 적이 있습니다. 12년 전인 2012년 그리스 사태 때도 보았듯, 세계는 경제적으로 긴밀히 연결되어 어느 한 경제권에서 사고가 나면 그 여파가 전세계에 미치게 되어 있습니다. 하물며 바로 이웃에 붙은 중국에서 부동산발 산업균열이 생기면 그 직접적 부작용이 한국에 얼마나 큰 피해를 몰고 오겠습니까? 사람은 망각의 동물이라서인지 불과 3년 전에 세계를 떨게 했던 헝다 사태에 대해 지금 기억하는 한국인들이 별로 없습니다만, 저자 곽수종 박사님은 중국 경제의 거대한 부실이, 신탁 회사의 불투명한 회계 안에 감춰져 있다며 앞으로 이 장기간 은닉된 부실이 어떻게 뇌관 노릇을 하여 중국 경제에 위험 요인이 될지 여러 각도의 분석을 p208 이하에서 전개합니다. 

요즘 국내 증시를 보면 거의 하루도 안 거르고 이 종목 저 종목에서 상승세가 나오는 게 바로 방산 섹터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이 섹터는 트럼프가 되건 해리스가 되건 영향을 받지 않고 노를 전망이지만, 김정은과 좋은 관계라는 트럼프가 당선될 시 대북경협과도 관련 있는 특정 종목은 더 오르지 않을까 하는 전망도 유력하더군요. 곽수종 박사님은 이에 대해 특별히 언급하시는 바는 없으나, p239 이하에서 방산 섹터의 장기 전망에 대해 역시 독창적인 견해를 말씀합니다. 방산도 그냥 전통적인 방산이 아니라 A&D, 즉 항공우주와 함께 엮는 방산 섹터에 대한 강조임을 우리 독자들이 명심해야 하겠습니다. 

트럼프는 오늘도 내일도 관세 폭탄 이야기인데, 사실 무역장벽이 세워질 때 인플레이션 후 그 반작용으로 경기침체가 온다는 건 매우 개연성이 높은 시나리오입니다. p267 이하에서 곽 박사님은 이른바 삼의 법칙(Sahm's law)을 언급하며, 미국 경제가 자체 구조 결함에 의해 그러지않아도 경기침체로 돌입할 가능성에 대해 분석합니다. 이 책처럼 "삼의 법칙"이 옳은 표기이며, 일부 미디어에서 샴의 법칙이라고 발음하는 건 대체 무슨 이유인지 모르겠습니다. 한국도 저성장이 고착화하는 여러 불길한 징조가 보이는데, 패스트팔로워에 더 이상 만족하지 않고 고 이건희 회장처럼 퍼스트 무버가 되려는 과감한 행보가 있어야 하는데, 그저 원가 절감에만 안주하려는 기조가 대기업에서 관측되는 건 대한민국의 장래를 위해 정말 우려되는 현상이 아닐 수 없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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