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로드의 개 로알드 달 베스트 단편 2
로알드 달 지음, 정영목 외 옮김 / 교유서가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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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처음에 실린 "클로드의 개"는 다섯 단편의 연작입니다. 처음에는 연작인 줄 모르고 읽었는데 같은 두 주인공이 계속 등장하여 늦게 눈치챘습니다. 하긴 "세계 챔피언"이 그냥 꿩 사냥 이야기로 끝나면 왜 그런 제목이 따로 붙었는지, "개"는 뜬금없이 뭔지 설명이 안 되죠.

"클로드의 개"에는 교외 혹은 시골에서 실제 체험을 안 해 보고서는 도저히 알 수 없는 기괴한 노하우들이 잔뜩 등장합니다. 이 연작뿐 아니라 로알드 달 작품에 간혹 양념으로 나오긴 하는데, 원 실제 해 보기 전까지는 진짜인지 구라인지 알 수가 없죠. 꿩 잡는 사연도 마찬가지인데, 한번 유모차에서 수십 마리의 꿩들이 비틀거리며 날아오르는 장면을 상상해 보십시오.

"피지 씨"에서 드디어 개 이야기가 나옵니다 1권에 등장한 빅스비 부인도 전당포 주인을 너무 믿고(혹은 남편을 속이려다 제 꾀에 제가 넘어간 후) 곤경에 처하는데, 이 작품의 고든 호즈(1인칭 화자) 씨는 그냥 양아치 같은 견권업자(bookmaker)한테 날로 사기당합니다. 그래도 할 말이 없는 게, 사기는 지가 먼저 치려 들었기 때문이죠(정확하게는 친구 클로드 커비지 씨의 사주). 이 작품 중에서 설명되는 개 경주에서의 사기 트릭은 상당히 잔인한 게 많으니 주의를 요합니다.

"쥐잡이 사내"도 잔인하고 혐오스러운 묘사가 있지만, 이게 결말에서 그 나름 비책, 회심의 한 수인 양 등장하기 때문에 독자 입장에서는 어이가 없어 헛웃음이나오기도 합니다. 소설, 영화의 캐릭터 닥터 한니발 렉터가 생각나기도 하고요.

"러민스"에도 또 쥐 얘기가 나옵니다. 이 연작에는 개보다 쥐가 더 자주 나오고 쥐가 주제에 더 가깝기도 하기 때문에 (심지어, 본격 개 경주 이야기인 "피지 씨"에도 또 쥐가 나오죠) 연작 제목이 아예 "클로드의 쥐"였으면 어땠을까 생각도 해 봤습니다. 그런데 잘 생각해 보면 그나마 잔꾀를 잘 부리는 클로드 씨에게 내내 끌려다니는1인칭 주인공 고든 호즈를 일종의 "클로드의 개"로 볼 수도 있습니다. 인물들의 개성 묘사가 상당히 생생해서 영상물을 보는 듯 착각이 듭니다.

"호디 씨"는 정말로 웃기는 이야기인데, 예비 신부가 그토록 신신당부를 했건만 클로드는 예비 장인(=호디 씨) 앞에서 더 큰 실수를 저지르고 맙니다. "제발 아빠 앞에서 개 경주로 앞으로 한몫 잡겠다는 소린 하지마!"내가 바보냐? 장인어른 앞에서 그런 소릴 하게?" ㅋㅋㅋ 그러고선 고작 한다는 소리가 "구더기 공장을 열어서 큰 돈을 벌어볼까 합니다."였으니, 그런 작자에게 누가 딸을 주려고 할까요? 그런데 이런 계획은 디테일이 중요하며, 실제로 광적인 낚시꾼들이 많기 때문에 전혀 헛소리이기만 한 건 아닙니다. 중요한 건 디테일일 뿐. 여기서도 알 수 있듯, 클로드는 마지막에 꼭 뭐 하나를 간과해서 실패를 할 뿐 잔머리는 제법 굴리는 타입입니다. 그를 졸졸 따라다니는 클로드 커비지 씨가 주변머리도 없고 줏대도 없어서 문제일 뿐.

<조지 포지>는 전래 설화에다가, 어느 억눌린 강박적 성격의 젊은 목사가 현실과 상상을 혼동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섞은 슬픈 희극입니다. 어려서 어머니를 잃는 충격적 경험을 한 후 성에 대해 왜곡된 생각을 갖게 된 목사가 기어이 사고를 치는 사연인데, 주인공이 서서히 미쳐 가는 고골의 <광인일기>가 생각나기도 합니다. 그 작품도 "엄마, 여기가 어디죠? 절 좀 꺼내 주세요!"라 외치는 슬픈 장면으로 끝나죠. 허나 자기 문제는 자기가 해결해야 합니다. 성인이라면. 이 작품 중에도 동물 관련 충격적인 묘사가 있으며, 여기서는 토끼지만 실제로 햄스터가 예외적인 상황에서 이런 행태를 보인다고 하죠.

<로열 젤리> 역시 코믹합니다. 단 아빠 혼자서 환각을 본다거나 한 건 아니고, 아기가 몸무게가 좀 는 건 팩트이지 싶습니다. 진상은, 애들이니까 일시적으로 몸무게가 줄었다가 잘 안 먹다 하다가 나중에 생리작용이 안정되면서 정상으로 가는 거죠. 로알드 달의 작품 답게 자연계의 일부 지식에 대한 풍부한 볼륨이 과시되며, 벌과 일체가 되어 뛰노는 소년의 이미지는 1권의 다른 작품에도 등장합니다. 마지막에 애 아버지 앨버트의 목에 노란 털이 촘촘 나 있었다는 묘사가 웃음을 터뜨리게 합니다. 그렇게 보려고 작정하면 그렇게 보이는 법이죠.

<윌리엄과 메리>는 예전 SF작가 레이먼즈 존스의 장편 <The Cybernetic Brains>하고도 비슷합니다(달의 이 단편이 좀 더 뒤에 나왔습니다). 육신은 죽은 채 눈과 뇌만 남아 세상을 지켜본다는 설정이 섬뜩하지만 로알드 달만의 유머는 독창적입니다. 뇌에 연결된 눈에서 이런저런 감정을 읽어내는 아내 메리가 우습기도 하고 무섭기도 하죠. ㅎㅎ 한국 드라마 <사랑과 전쟁>의 한 에피소드에서 "당신 늙기만 해봐, 밥도 안 주고, 구박하고, 딱 내가 당한 것만큼만 갚아 줄테니까"라고 말하는 아내가 생각나기도 합니다.

<달리는 폭슬리>에서는 학폭 피해자가 1인칭 화자 주인공인데 저는 이 이야기를 읽으며 혹시 이 캐릭터가 작가 로알드 달의 페르소나가 아닌가 싶었습니다. 출신 학교도 같고, 상급생의 변기를 미리 데웠다든가 하는 이야기는 로알드 달 본인의 입으로 여러 차례 털어 놓은 회고이기도 하니까요. 한국의 학폭은 이런 명문고의 prank와는 달리 피해자의 영혼까지 파괴하는 무서운 성격이라서 단순 비교할 건 아니지만 말입니다. 아 물론 이 작품에 등장하는 학폭도 당사자에게 영원히 트라우마를 남긴 수준인 건 뭐 같습니다. 그러니 이런 작품이 나왔죠.

<소리 잡는 기계> 역시 자연에 깊이 공감하다 이야기가 삼x포로 빠지는 로알드 달 특유의 유머가 나옵니다. 저 위 <로열 젤리>에서도 아시시의 성 프란체스코 이야기를 우스운 맥락에서 환기했죠.

2권 마지막에 실린 두 이야기는 우습다기보다 등골이 서늘해지는 범죄를 다루는 성격입니다. 특히 마지막의 <도살장...>은 이후 다른추리소설에서 여러 번 오마주한 유명한 트릭을 다루고 있어 미스테리 애호가들이 반드시 읽어 볼 만한 명작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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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알드 달 베스트 단편 1
로알드 달 지음, 정영목 옮김 / 교유서가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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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미문학의 진수 중 하나는 깔끔한 구성의 맛을 자랑하는 단편소설 장르라고 생각합니다. 워싱턴 어빙, O 헨리, 조셉 콘래드, E M 포스터, 그리고 한국에는 아동물 작가로 더 잘 알려진 로알드 달이 있겠네요.

이 책 표지에는 The Man from South라는 문구가 (표제작 외에) 마치 디자인의 일부처럼 나와 있습니다. 이 작품의 번역 제목은 <남쪽 남자>이며, 처음 보는 청년에게 웬 점잖은(그렇게 보이는) 노인이 접근하여 내기를 권하는 장면을 구경하는 1인칭 화자의 이야기입니다. 과거에는 라이터 성능이 그리 좋지 못하여 몇 번을 돌려야 점화되는 경우가 많았으며, 지금이야 나이트클럽에서 나눠 주는 싸구려라 해도 불발되는 게 흔치 않죠. 열 번 아니라 스무 번 연속이라 해도 성공할 겁니다.

이 책에 실린 시니컬하고 유머러스한 단편 대부분이 그렇지만, 결말이 씁쓸하면서도 의외의 충격을 안겨 줍니다. 전 이 작품을 <마니아를 위한 세계 미스테리 걸작선>에서 처음 접했는데, 당시에는 "남쪽에서 온 사나이"로 제목이 붙었더랬습니다. 저 책은 정영목, 정태원 두 분이 공동번역했는데 개별 작품이 각각 누구의 옮김인지는 알 수 없었으나 이제 이 책을 통해 정영목씨 솜씨라는 걸 알게 되었네요. 어렸을 때는 이 작품이, 아내의 희생을 아무렇지 않게 여기는 이기적인 남성의 저주 받은 습성에 초점을 둔 공포물인 줄 알았는데^^ 지금 다시 읽어 보니 거의 목숨을 건 "사랑"이 주제이더군요. "남쪽 출신"인 불 같은 기질의 여성이라야 가능한, 그런 사랑, 슬픈 사랑이 아닐까 생각했습니다.

1권 맨처음에 나오는 <목사의 기쁨>은 어수룩한 시골 사람들을 놓고 사기를 치려는 가짜 목사의 이야기입니다. 꼭 로알드 달의 작품이 아니라도, 이런 이야기는 주인공 버프를 받는 악인이 제법 치밀한 계획을 세워 자기 목적을 슬금슬금 달성해 가는 과정을 지켜보는 재미가 있습니다. 또 이런 단편들의 공통점은, 막판에 가서 자기 꾀에 자기가 넘어가는 사필귀정의 결말이 찾아온다는 거죠. 비슷한 예로 프레드릭 포사이스의 <No comebacks> 같은 게 있습니다. 그래서 사실 결말이 예측 가능하다는 게 단점이라면 단점인데, 로알드 달만의 특징은, 그 결말에 애잔한 페이소스가 곁든다는 겁니다. 위에서 언급한 <남쪽 남자>도 그렇죠.

<손님>은 꽤 길어서 이 정도 분량에 단편 고유의 반전을 담기는 어렵지 않겠나 싶었는데 마지막에 큰 웃음과 큰 충격을 독자에게 선물합니다. 콧구멍의 색깔(?)과 특유의 화술 덕에 중년의 나이에도 여성을 자유자재로 꼬실 수 있는 어느 호색한의 회고인데, 원본은 상당히 길며 등장하는 실존 인물들의 이름이 공개되면 사회적으로 큰 물의가 일까봐 단 한 편만 출판한다는 게 작품의 액자 부분에서 떨고 있는 너스레입니다. 그 한 편도 (앞서 말했듯) (단편소설치고는) 긴 편입니다. 저는 읽으면서 원제인 the visitor를 구태여 "손님"으로 옮겨야 했을까 약간 의문이 들었는데, 다 읽고 나서 그 이상 적절한 옮김은 없겠다 싶더군요.

(내용 누설 주의)
그냥 문면 그대로 받아들여도 되겠지만, 아지즈 씨가 일부러 주유소의 사기꾼과 짜고 오스왈드 코널리어스 씨를 자기 저택으로 끌어들인 것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그 정도로 기술(?)이 좋은 여성이 병 때문에 이성을 못 만난다면, 그 욕구가 어느 정도나 임계점을 자주 넘었겠습니까. 어떤 분도 딸을 불쌍히 여겨 퇴계 이황의 후처로 넣었다는 말이 있듯, 불운한 딸을 지극히 사랑하는 아버지는 심지어 그런 욕구까지도 안타깝게 보고는 저런 기괴한 배려를 하기도 하죠. 그런데 이 경우, 떠나는 코널리어스 씨에게 구태여 그 사실을 말할 필요가 없지 않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호색한을 징벌하는 다른 목적도 달성하기 위해? 글쎄, 분위기로 보아 그런 것 같지는...

또, 사실 그날밤의 여성이 환자가 맞았는지는 여전히 불확실합니다. 그 처 혹은 다른 딸일 수도 있죠. 단지 스카프 때문에 확인이 불가능할 뿐. 여기서 코널리어스 씨의 불안을 가중시키는 건 환자의 처소가 "같은 3층"이라는 사실뿐입니다. 물론 결벽증이 있는 그로서는 이 정도 암시만으로도 지옥에 빠지기에 충분하죠. 이 이야기를 읽고 저는 예전에 DJ의 가신이었던 동교동 대원로 권노갑 씨가 젊은 시절 조깅하며 겪었던 사연이 생각나더군요. 웃음의 포인트는 코널리어스 씨의 유별난 결벽증입니다. 결말을 읽고 나서야 왜 이 언급이 앞에서 이처럼 잦았냐는 게 해명이 되죠.

<맛> 역시 결말이 익히 예상되는 이야기입니다. 코비드 19이 완치된 후 어느 미식가가 그 감별력을 다 잃었다는 슬픈 뉴스도 나왔지만, 인간이 세상에 태어나 즐길 수 있는 큰 쾌감 중 하나는 바로 미식의 그것입니다. 바로 위의 <손님>에서도, 어둠 속의 여인이 누구인지 천하의 호색한이 가진 미각(?)으로도 분별이 어려웠다는 문장이 나오죠. 마이크 스코필드 씨는 돈 욕심 때문에 하지 말아야 할 내기를 하는데, 미친 내기 이야기는 저 위에 언급한 <남쪽 남자>의 제재이기도 하합니다. 두 저택을 걸겠다는 제안에 경솔하게도 귀가 솔깃해지는 걸 보면 이 부친은 아무 일도 안 하는 딸의 부양이 거추장스러웠던 것도 같습니다. 화를 낼 자격도 없는...

<항해 거리>는 한편으로 코믹하기도 하지만 상황을 생각해 보면 무척이나 비극적인 이야기입니다. 역시 사람을 겉모습으로 판단해서는 안 되며, 돈 때문에 목숨을 거는 게 중국인뿐은 아니라는 사실을 다시 확인하게도 됩니다. 단, 보티볼 씨는 아내를 끔찍히 사랑했고, 또 무서워하기도 했다는 동기를 다시 새길 필요가 있겠습니다. 물에 뛰어내릴 때에는 배가 혹시 먼저 닿아서는 안 된다는 상식(ㅋ)을 우리 독자들은 기억할 필요가 있겠습니다. 더 중요한 교훈은 돈 몇 푼에 목숨 걸지 말자는 거고요.

<빅스비 부인과 대령의 외투>는 두 번의 반전이 있습니다. 첫번째 반전은 그저 로알드 달의 작품 몇 편만 읽어도 예상이 가능하지만 두번째의 작은 반전은 반전이라기보다 로알드 달 식의 유머라고 봐도 될 것 같습니다. 여기서 핵심은 전당표에 금전차입자의 이름을 안 적은 무기명증권인데, 이 트릭은 세트 제2권의 어느 작품에서도 다시 활용됩니다. 현대 한국에도 아직 전당포가 있을까요? 있고, 놀랍게도 저 강남 한복판 논현동 같은 곳에 있습니다. 누가 주로 이용하는지, 무엇을 맡기는지는 상상에 부칩니다.

과연 환생은 있는가? 그런 심오한 이치가 실재한다기보다, 워낙 심심하고 지루했던 나머지 그런 걸 생각해 낸 인간의 상상력이 더 대단하다고 봐야 할 것 같습니다. 사람은 한번 죽으면 끝 아닌가? 이에 대한 로알드 달 식의 답은 3권의 어느 작품 중에 잠시 언급됩니다. 참고로 "그이"가 과연 에드워드 선생 손에 죽었는지는 확실하지 않습니다. 실제 프란츠 리스트도 살아생전 엽색 행각으로 상당수의 남편들에게 살의를 느끼게 했겠지만 말입니다. 정복왕 윌리엄(William the Conqueror)은 있어도 정복자 에드워드 같은 건 없죠 뭐. 어디서 죽었는지 도망갔는지 알 바 아닙니다, 남자들에게는.

영단어 skin을 사전에서 찾아 보면 "목숨"이란 뜻이 있습니다. 그 유래가 무엇인지 어렴풋한 짐작을 하게 돕는 게 바로 이 책 마지막에 실린 단편 <피부>입니다. 내용 누설 위험 때문에 자세하게는 적지 않겠으나 역시 로알드 달 식의 블랙 유머가 일품인 명작입니다. 인생, 아니 목숨은 짧고, 예술, 아니 문신은 긴 법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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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상식사전 - 인도의 역사부터 경제, 정치, 예술, 비즈니스 노하우까지 한 권으로 끝낸다! 길벗 상식 사전
권기철 지음 / 길벗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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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는 참으로 광대한 나라입니다. 인구는 13억에 육박하며, 그 많은 인구가 같은 언어를 쓰지도 않고, 종교도 힌두교(다수이긴 하나), 이슬람교, 시크 교, 불교 등 다양합니다. 더 두드러진 건 중국처럼 중앙 정부가 독점적 권위를 갖지 않는 민주주의 체제에 가깝다는 점, 되도록이면 각 지방(프라데시)의 자치를 허용(p33)하는 편이라는 사실 등입니다. 이런 인도가 십여 년 전 우리 나라와 CEPA를 맺었으며, 이 이유 때문에라도 우리는 이 큰 나라를 보다 정확히 알 필요가 있습니다.

이 책에는 최신 정보가 많이 실려 있습니다. 일례로 중국과 인도는 얼마 전 국경에서 큰 충돌을 빚었고, 이 여파로 인도에서 중국 제품 불매 운동이 일어 삼성전자 휴대폰 등이 반사이익을 봤다는 뉴스가 나왔었습니다. 그런 정보까지 이 책은 담고 있네요. 거기에 그치지 않고, 시킴 지방을 둘러싼 국경 분쟁이 이미 1960년대에도 크게 벌어졌다는 역사적 맥락도 책은 가르쳐 줍니다.

우리나라도 과거 우루과이 라운드 전에는 국가에서 곡물을 수매하여 농민들의 불만을 달래는 정책을 편 적 있습니다. 곡물은 시장 기능에만 맡겨 두면 가격 불안정 때문에 농민이 큰 피해를 볼 수 있습니다. 이른바 "풍년의 역설"이란 거죠. 책에는 인도 정부가 시행하는 독특한 정책으로서 MSP를 드는데, 이런 점만 봐도 농업에 크게 의존했던 과거가 있는 우리로서 인도에 친밀감을 느낄 이유가 하나 생깁니다.

"인도는 우리가 생각하는 '국가'가 아니라 대륙이다.(p32)" 정확하게는 아대륙이라고 합니다만 여튼 인도에는 과거에 단일한 제국이 전체를 항상 통치했다기보다 여러 왕국과 부족국이 분립했습니다. 아크바르 대제도 인도를 완전히 통합하지 못했을 뿐 아니라 오히려 제후국의 자율을 존중하여 이슬람 원리를 강요하지 않았습니다. 반면 아우랑제브는 어설프게 강압적인 통합 정책을 펴다 남부에서 거센 저항을 받고 제국을 쇠퇴시켰지요.

우리 한국인들도 정치에 과한 관심을 쏟는 편이지만, 이 책에는 "인도 13억 인구 중 반은 정치인이고, 나머지 반은 정치인과 관련이 있는 사람들이다(p120)."라는 말이 있습니다. 인도는 영국의 혹독한 식민 통치를 받았지만 엘리트들 중심으로 "국민회의"라는 단체를 만들어 꾸준히 자치운동을 폈고 기어이 독립을 달성했습니다. 이 엘리트들(간디니 네루니 하는 사람들이 다 그 부류입니다. 간디는 변호사였죠)이 영국에서 민주주의 교육을 받았던 인사들이었고, 이들이 내던 양심의 소리를 식민 당국에서도 기어이 외면 못 했던 겁니다. 물론 치열한 유혈 투쟁도 벌어졌습니다.

아무튼 이처럼 민주주의를 기반으로 한 정치문화에서 탄생한 공화국이고 보니 국민들도 정치에 대한 관심이 높고, 따라서 한국인(뿐 아니라 모든 외국인)들도 인도 정치에 대한 깊은 이해가 좀 있어야 그들과 깊이 있는 대화를 나눌 수 있다는 겁니다. 앞에서 언급한 인도국민회의당은 수십 년 동안 거의 유일한 집권당이었으나 지금은 이 책 p133에 나오는 대로 제1야당에 불과합니다. 우리 나라도 집궍당이 보수 일변도였다가 지금 크게 달라졌다는 점에서 상황이 비슷하지요.

인도는 스타트업이 아주 활발히 활동하는 경제입니다(p157). 이 배경에는 영화 <세 얼간이>에서도 알 수 있듯 가난을 떨치고 중산층으로 발돋움하기 위해 교육, 그 중에서도 공학 중심의 이과 교육에 국가 차원에서 집중한 결과(p147)이기도 합니다. 인도의 IT 인력 우수성은 세계적으로도 유명하여 이미 글로벌 기업의 우수한 경영인 여럿을 배출하기도 했습니다.

통합간접세(GST)는 격심한 반발을 부르며 2017년에 도입되었습니다(p178). 사실 일본도 소비세 도입 때문에 일본치고는 매우 심한 혼란과 갈등이 있었으며, 우리나라도 (성격이 조금은 다르지만) 부가가치세 도입을 유신 말기에 시도하다 결과적으로 정권이 붕괴되었습니다. 어떤 사람은 "유신처럼 강압적인 정부가 아니었으면 부가가치세 도입은 요원했을 것"이라고도 말하는데 그만큼 국민 소비 생활에 두루 영향을 끼치는 간접세 도입은 조세 저항이 극심합니다. 제도가 일단 정착한 후에는 자영업자 빼고는 해당 세금을 인식하지도 못하지만 말입니다.

한국은 기업하기 좋은 나라일까요? 국내 기업인이야 언제나 아우성을 치는 중이고, 외국 기업 중에서 적어도 테스코(구 홈플러스 운영 주체), 카르푸, GM 등은 아마 손사래를 칠 겁니다. 이베이, 시그나 보험 회사 같은 곳도 (여러 이유가 있겠으나) 한국 사업을 정리하고 나가려 듭니다. 인도 역시 기업하기에 그리 좋은 나라는 아니라고 합니다. 우선 노동법체계가 매우 번잡하고 규율사항이 많아서(p181) 일일이 이를 준수한다는 건 불가능에 가깝다고 하는군요. 또 사실상 건국의 아버지였던 자와할랄 네루가 애초에 사회주의 요소를 많이 도입한 경제체제이기에 이의 완전한 극복이 어렵다고 합니다. 인도인들이 주권국가로서 올바르게 생각하는 바가 무엇이든 간에, 우리는 현지에 진출할 수 있는 우리 기업의 입장에서 현실을 냉정히 볼 필요가 있습니다.

"자유 연애는 상위 계급만의 문화(p201)". 한국이라면 사실 예전에는 정반대로 상류층일수록 가문의 위신과 체면이 중요했기에 부모의 정혼이 중요했던 반면, 하류층은 노비쯤이나 되어 신분 자체가 매어 있지 않은 이상 배우자는 자유롭게 고를 수 있었으며 상민은 과부의 재혼도 자유로웠습니다. 인도는 그와 달리 예나 지금이나 호인이 개인의 영역이 아니라고 나오네요. 하긴 한국도 이런저런 조건 학벌 따져가며 결혼하는 풍토를 무시 못 하니 인도와 사실 별 다를 바도 없으려나요? ㅎ 인도의 경우 가장 큰 장벽은 카스트와 종교입니다.

트럼프 정부 때 달러가 약세였다 보니(오바마 이후 내내 양적완화이긴 했지만) 금값이 간혹 폭등하기도 했는데, 인도인들은 다른 이유 때문에 금을 소비한다고 합니다(p223). 우리 한국인들이 금을 산다면 요새는 대개 골드바 투자 목적입니다. 하지만 인도인들은 사치품, 장신구에 금을 많이 씁니다. 물론 한국인들도 한때 건강을 위해 금을 섭취하는 이상한 풍습이 퍼지기도 했으나, 인도인처럼 금을 "소비재" 용도로 구입하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물론 책에는 "교환 유통이 용이하므로 금을 투자 대상으로도 널리 여긴다(같은 페이지)."라는 서술도 나옵니다.

인도에서는 헐리웃을 능가할 만큼 많은 영화가 만들어지며 <세 얼간이>처럼 한국에서 히트한 작품도 있습니다. 인도 자국내 점유율도 꽤 높으며, 근래에 와서야 자국산 컨텐츠를 좋아하게 된 한국과는 사정이 크게 다릅니다. 한국도 1950년대부터 스크린 쿼터를 만드는 등 자국 대중문화 보호 육성에 신경을 쏟았는데도 말입니다.

차량 공유 서비스가 크게 발달한 건 확실히 부러운 점입니다. 훨씬 국토가 좁은 한국에서 여러 이유로 공유경제 서비스가 벽에 부딪히는 현실과 대조적이죠. 또 이 책 여러 군데에서 언급(p285, p177 등)되듯 인도는 최근에 화폐개혁을 단행했으며 전자지급의 도입 등 디지털 경제 개편과도 맥이 닿아 있는 조치였습니다. 이 부작용도 만만치 않으나 지도자들이 의지를 지닌 만큼 언젠가는 좋은 쪽으로 결실을 맺으리라 희망 섞인 전망을 해 봅니다.

책은 정보가 꽤 많습니다. 쪽수가 360에 달하니 형식상 분량도 많은 편이고 활자가 약간 작은 포인트라서 담은 정보가 꽤 방대하기까지 합니다. 도판도 많고 이런 류의 책을 잘 만드는 길벗의 솜씨에서 보기 편합니다. "사전"이라는 제목이 그리 무색하지 않고 알찹니다. 비즈니스 준비하는 분들에게 특히 유익하지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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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타인지, 생각의 기술 - AI 시대, 직원부터 CEO까지 메타인지로 승부하라
오봉근 지음 / 원앤원북스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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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체로 학창 시절이나 더 어렸을 때 "똑똑하다" 소리를 듣는 사람은 직접적인 인지능력이 뛰어난 편일 겁니다. 사람 얼굴을 잘 알아본다거나, 한번 습득한 지식을 잘 기억하고 제때 척척 떠올린다거나, 혹은 모아 둔 우표 컬렉션 구성품을 다 눈에 익혀 두고선 자신이 가진 것과 그러지 못한 것을 다른 컬렉션 속에서 정확히 분별한다거나 말입니다. 이런 능력도 물론 중요하고 무엇보다 이쪽이 예민하면 본인이 일상을 사는 데 참 편합니다. 그러나 4차 산업혁명이 전 경제구조를 집어삼키는 작금에는,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다른 차원의 능력이 더 필요합니다.

공자는 지지위지지, 부지위부지, 시지야 라는 말을 했습니다. 해석하면 "아는 것을 안다고, 모르는 것을 모른다고 할 줄 아는 게 진정 아는 것"이란 뜻이죠. 이는 물론 인지과학적 명제가 아니라, "모르는 건 모른다고 정직하게 말할 줄 아는 도덕적 태도"에 더 강조의 포인트가 놓인 말이지만, 인지의 층위를 구별할 줄 알라는 논리학적 요구로 못 해석할 이유도 없습니다. 어떤 대상을 아는 것과, 그 알고 모르고에 대해 한 위상 높은 판단을 하는 것은 별개의 작용입니다. 이 둘이 서로 다르다는 걸 모르는 사람은 없지만, 체험의 매 순간 "이것은 인지적 작용이요, 저것은 그 인지를 인지하는 작용"이라며 분별하는 사람은 드뭅니다.

"잘 모르겠다" 싶을 때 경솔한 결정을 보류하며 위험한 결과 초래를 예방하는 건 대부분이 할 줄 압니다(안 그런 사람도 꽤 많아서 불확실성에도 불구하고 꼭 뭔가를 지르고 보기도 하지만). 그러나 "아 이렇게 하는 게 메타인지로군" 이라며 이를 분명하게 의식하는 사람은 꽤 드뭅니다. 즉 자신의 어떤 행동과 이에 대한 의식적 평가(혹은 메타인지)는 또 다르다는 거죠.

AI는 연산능력과 기억, 저장 능력이 사람과는 비교가 안 되게 빼어나지만 이 메타인지를 행하지 못하기에 사람보다 열등하다고 말하는 입장도 있다고 합니다. 이 책 p36에 인용되는 김경일 교수 같은 분이 그렇다는 거죠. 다음 페이지에는 "AI도 자신이 대답을 내릴 수 있는지 아닌지를 판단하기 위해 검색을 할 수 있고, 이에는 꽤 시간이 걸린다."는 말이 있습니다. 이것과는 경우가 다르겠습니다만 예전에 김장훈은 알파고 대국을 해설하면서 알파고의 다음 수가 꽤 오래 걸리는 걸 보고 "어, 왜 저러지?"라고 재밌어한 적 있습니다. 일부에서는 이걸 두고 구글의 속임수라고까지 말하기도 했죠.

여튼 작업에 따라 검색 속도가 느려질 수도 있다는 건 많은 사람들의 상식에 비추어 실망스럽기도 하다는 건 부인 못 하죠. 검색이 느려진다고 다 메타인지는 아니지만 확실히 현 기술 단계에서는 매타인지가 AI에게 좀 힘든 태스크인게 분명합니다. 또, 사람은 자신에게 익숙한 상황이면 인지와 메타인지에 걸리는 시간이나 노력이 서로 큰 차이가 나지는 않습니다. 설령 익숙지 않다 해도, 다른 어떤 의도가 있지 않는 한, "이 문제는 내가 모릅니다"라는 대답이 나오는 데 그리 긴 시간이 걸리진 않습니다. 헬기의 조정간 버튼 중 어느 것이 연료 관련입니까? 이 두 장기 중 어느 것이 이자이며 쓸개입니까? 라는 질문에 평범한 시민이 자존심 때문에 한참을 망설인다거나 하지는 않을 겁니다. 우리는 대부분 "전 모릅니다"라고 대답하며, 모른다 안다를 판단하는 데 아마 0.1초도 걸리지 않겠죠.

이런 메타인지는 어떤 정보를 타인에게 정확히 전달(모르면 모르는 대로, 아 이 사람은 특정 정보를 모르는구나 하는 것도 정보입니다)하는 데서 그 효용이 끝나지 않습니다. 이런 체험은 메타인지를 겪은 당사자가, 자기 반성을 하게 돕습니다. 모르니까 알아야겠구나, 혹은, 안다고 생각했었는데 사실은 모르고 있었구나, 이런 데 생각이 미치면 그 부분을 연구를 통해서건 혹은 깊은 사색을 통해서건 더 다듬어야 한다고 여길 겁니다. 매타인지를 통해 인지는 다음 번에 같은 실수를 되풀이하지 않거나, 조금이라도 더 나은 결과를 도출하려고 무엇이든 할 것입니다.

어떤 전문가는 4차 산업혁명의 본질을 "무인화" 한 마디로 요약하더군요. 이 정의는 좀 거친 감이 있지만, 여튼 시대가 바뀌는데 컴퓨터가 얼마든지 대체할 수 있는 실력, 자질, 적성만 갖고 만족한다면 머지않아 자기 자리를 뺏기리라는 정도는 누구나 예상 가능합니다. 나아가, 이 책에서 "레벨1 메타인지"라고 부르는 정도의 인지도 누구나 가능하죠. 주어진 일을 내 수준에서 최선을 다해 해 내는 것이 있다면, 이를 다시 리뷰하며 혹시 오류가 없는지 검토하는 것이 말하자면 레벨 1 메타인지입니다. 여기까지는 누구나 가능합니다. 물론 이 간단한 게 안 되는 사람도 있습니다. 일단 자신이 내뱉은 말은 옳고, 다른 사람이 이를 비판하는 건 그저 그 비판자의 속이 좁아서 다른 생각을 수용 안 하는 탓이라고 여기는 겁니다. 물론 그리 여기는 자신은 또 자신과 생각이 다른 사람을 결코 용납 안 합니다. 의견 충돌이 있으면 그 다음은 무조건 "투쟁"으로 해결하려 듭니다. 사회에 이런 사람들이 많으면 그 사회는 유지될 수가 없죠.

하지만 우리는 레벨 1에서 만족하면 안 됩니다. "자, 나는 방금 내가 마친 작업에서 몇 가지 오류를 찾아 고쳤다. 그런데 이것으로 끝일까? 이 이상의 다른 오류는 없는 걸까? 내 자신이 해 놓은 작업에조차 오류라고 스스로 인정한 부분은 누가 봐도 오류일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내가 오류 아니라고 넘어간 부분은, 객관적으로 봐도 역시 오류 아닌 채 남는 걸까?" 여기서부터가 문제입니다. "아니 자체 오류 체크까지 끝냈는데 왜 시비를 거는 겁니까?"라고 반발을 하니 조직 안에서 충돌이 일어나는 겁니다. 생각이 짧은 사람은 이 단계를 극복하지 못합니다. 사실 레벨 1에 활용된 오류 판명 기준 역시 자신의 것일 뿐인데 말이죠. 혹 조직 내 계급 관계 때문에 의지가 꺾였다고 여기는 사람은 이 때문에 원한을 품고, 억울한 일을 당했다고 속으로 정리하기 때문에 내상을 입습니다(또 그 조직 안에서 그 사람은 그만큼 더 쓸모 없는 사람으로 떨어집니다). 반대로, 명백히 자신의 능력 부족으로 견책 당했다고 생각하면 그렇지 않습니다. 이런 건 개선하면 되니까요.

또, 거꾸로, 내 기안이 좋았는데 상사나 동료한테 부당히 지적 받았다, 이런 경우에도 메타인지가 습관화된 사람은 유리합니다. 이른바 "논파"를 할 때 효과적으로 이걸 잘 하는 사람은 무슨 생떼를 쓰는 게 아니라 정말로 상대방의 주장 허점을 잘 파고듭니다. 그뿐 아니라 관전하는 제3자의 동의까지 시원하게 이끌어냅니다. 이런 걸 잘하는 사람은 평소에 자기 자신을 남처럼 객관화하여 메타인지를 습관처럼 행하는 사람이었던 거죠. 자신을 잘 까 본 사람이라야 남도 (필요하다면) 제대로 깔 수가 있는 겁니다. 이런 메타인지는 누가 누구를 이기는 문제가 아니고, 제3자의 객관적 입장에서 봐도 더 개선된 결과를 이끌어 내는 게 목적이기 때문이죠.

이게 아니라 평소에 무슨 한 맺힌 게 있어서 같은 말만 자기 입장에서 계속 되풀이하는 게 목적인, 정신이 미숙한 사람은 애초에 메타인지의 영역으로 들어갈 수가 없습니다. 들어가는 순간 자신의 오류가 다 보여 여태 잘못 살아온 게 괴로워서 견딜 수가 없으니까요. 사회 생활하면서 가장 골치 아픈 부류가, 몇 년이 지나도 자기 속 편한 대로 똑같은 말만 되풀이하는 사람입니다. 세상에서 살아남는 방법이 정신승리밖에 없고, 그런 정신승리를 행하면서 오히려 자신 아닌 다른 사람이 정신승리한다고 여기니 참 기가 막힐 노릇이죠.

메타인지의 레벨이 높아지면 높아질수록 그게 CEO의 사고가 된다고 책에서는 말합니다. 상식, 혹은 논리적으로도 맞는 게, 특정 회사에서 더 높은 직급은 바로 아래 직급의 여러 기안 중 최선의 것을 판단하고 다른 것을 기각하거나 고치는 입장이니 말입니다. 과장은 여러 대리들의 제안을 판단하고, 팀장은 그 과장들의 판단을 판단하고,.. 이런 식으로 올라가면 CEO는 최상위 판단들의 당부를 판단하는 직 아니겠습니까. 이런 생각을 확장하면, 대리 시절부터 CEO의 퍼스펙티브로 모든 것을 봐 버릇한 사원이 승진도 빠를 수밖에 없다는 결론도 나옵니다. 이것은 제 주제도 모르고 눈높이만 높이라는 주문이 결코 아니라, 자기 입장 말고 다른 입장도 가능하다는 걸 이찍부터 생각으로 연습하라는 뜻입니다.

사실 <초한지>에서 최후의 패권자가 된 유방은, 세부 개인기에서 다른 군웅에 현저히 못 미치는 그저그런 위인됨에 불과했었으나, 이런 메타인지, 즉 다른 라이벌의 입장에서 자유자재로 서 본 후 큰 그림을 내려다보는 능력에서 타의 추종을 불허했다고 봐도 과언이 아닙니다. 또 그는 누구에게서건 잘못을 지적 받으면 바로 수정했는데 전혀 체면을 따지지 않고 아집도 부리지 않았습니다. 집념과 의지가 강한 것과, 쓸데없는 고집불통인 건 전혀 다릅니다.

p94에는 "관계지향형 인간과 업무지향형 인간"의 구분이 나옵니다. 흔히 전자를 두고 "일은 안 하고 정치만 하는 인간"으로 비난하기도 하죠. 그럼 메타인지에 능한 "네트워커형 인간"은 저 전자에 해당하는가? 말만 들으면 그런 것도 같지만 저자의 관점에 따르면 확연히 구별됩니다. 관계지향형 인간은 관계 그 자체에 매몰되고 관계 형성만을 목적으로 삼지만, 네트워커형 인간은 관계를 메타적으로 시뮬레이션하는 사람이지 관계에 중독되거나 맹목 돌진하는 사람이 아닙니다. 오히려 네트워커형 인간은 업무지향형에 가깝습니다. 일을 위해 네트워크에 몰입하는 거니까요. 그 업무 지향성이 일차원이 아니라 다차원이라는 것뿐입니다.

한때는 남자는 군대를 다녀와야 인간이 된다는 말이 있었습니다. 이게 군사문화의 유산 같은 게 아니라, 십대 성장기를 갖 마쳐도 아직은 미숙한 게 그 나이 또래 남성인데, 처음으로 조직 문화에 편입되어 보고, 규율의 무서움도 알고, 나를 넘어선 더 큰 공동선의 가치(전체주의의 옹호와는 다릅니다!)도 깨닫게 되는 겁니다. 그래서 취업할 때에도 군필 여부를 고과자가 들여다 보기도 하는 거죠. 군필 만능론이 아니고 미필도 다른 자질을 얼마든지 계발하여 보충할 수 있지만, 여튼 군대에서 강도 높은 조직 생활을 해 본 사람은 분명 뛰어난 점이 있습니다.

마찬가지로, 회사 생활을 해 본 사람은 기안의 통과 등을 위해 남의 입장에서 생각해 보는 훈련이 되어 있다는 점이 다릅니다. 이는 해당 업무에 대해 지식이 얼마나 빠삭하고 두뇌 회전이 빠르냐는 문제와는 또 다릅니다. 어떤 사람은 머리도 좋고 영리하지만 결국 자신의 승리와 성취만을 위해 모든 전략과 행동의 초점이 맞춰져 있습니다. 이런 사람을 두고 이기적이라고 비난하는 게 아니라, 결국 이런 사람은 이기적인 목적도 달성 못 한다는 뜻입니다. 잔꾀만 부리다가 큰 그림을 못 보고 결국 자신을 망치는 함정에 빠진다는 겁니다. 반면 메타인지가 능수능란하게 되는 사람은 결국 승진도 성취도 가장 높은 수준까지 해 내며, 이런 사람이 이타적인 것도 아닙니다. 어찌 보면 아주 고차원으로 이기적인 사람인 거죠. 이게 바로 이 책 p209 이하에 나오는 조직적 메타인지입니다. 스포츠에 비유하면 독일이나 과거 브라질 국대 축구처럼 동료 팀원들이 앞으로 무슨 플레이를 할지 다 예측하고 척척 호흡이 맞아돌아가는 것과 비슷합니다. 이런 팀은 개인기만 뛰어난 게 아니라 조직력 자체가 한 몸처럼 돌아갑니다. 반면 중국 같은 팀은 개인기만 나쁜 게 아니라 애초에 팀플레이 자체가 안 됩니다.

"직관도 사유의 대상이 되어야 한다." 우리 사회에서 가장 암적인 존재가, 무슨 근거도 없이 그저 자기 직관에 불과한 걸 끝까지 우기는 사람입니다. 그런 조직에서는 폭력 외에는 분쟁 해결 수단이 안 남게 되죠. 요즘 "테스형"더러 세상이 왜 이러냐고 묻는 게 유행이지만, 테스형이 단 한 마디로 강조한 건 "너 자신을 알라"였습니다. 남을 탓하기 전에 나는 과연 소속 집단이나, 심지어 나 자신을 위해 무엇을 했는지를 돌아보고, 나를 리뷰하며, 그 리뷰를 다시 리뷰하는 습관을 들일 줄 알아야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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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 이수진의 뷰티 라이프 스타일을 판다 - 홈 비즈니스, 뷰티로 시작해볼까?
이수진 지음 / 한국경제신문i / 2021년 1월
평점 :
절판


대한민국이 참 큰 나라라고 느껴질 때가, 다양한 방법으로 자신의 인생을 소중히 가꾸고 사업에 성공하여 큰 재산까지 모으는 분들이 많다는 사실을 확인할 때입니다. 어느 나라에나 부자들은 있지만, 그 부를 축적하는 방법이랄까 경로가 다양하고, 또 상속, 후계 등이 아니라 자신의 당대에 자력으로 일어선 사람들이 많아야 그 나라 경제가 건강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 책의 저자인 49세 이수진 사장님은 평범하다면 평범한, 한국에서 드물지 않게 볼 수 있는 중년 여성입니다. 게다가 본인의 표현에 따르면 "명문대학을 나오지도 않았고 공부하기를 싫어했던" 편이었으며 책 표지나 본문에 수시로 나오는 것처럼 "경력 단절 7년"의 장애물까지 있었다고 합니다. 사실 이는 어느 정도 겸손의 표현이며, 책에도 나오듯이 혼자서 6살 때 한글을 깨쳤다고 하니 "공부하기를 싫어했을망정" 머리는 꽤나 영리하게 태어나신 분 같습니다.

또 일산에서 처음 개업했을 때 인맥도 없었건만 가게와 아이템들이 예뻤다고 손님들이 인산인해를 이뤘다는 회고를 보면 남들 눈에 잘 띄는 화사한 외모에 붙임성 같은 매너가 장사, 사업하기에 애초부터 최적인 적성이 아니셨을까 싶습니다. 또 외모는 대개 유전인데 세 분의 여동생이 하나같이 멋쟁이, 미인이었고 이분들이 초기에 사업을 도왔다는 점도 고려는 해야할 듯합니다. 아무튼, 외모만 뛰어나다고 다 사업에 성공하는 것도 아니고, 감각이라든가 사람 대하는 기술, 시류를 잘 읽는 능력, 근면성실함 등이 두루 갖춰져야 합니다. 특히 저자분은 워커홀릭 기질이 다분하신 듯합니다. 아동복 사업하실 때 일에 너무도 몰입한 나머지 자연유산이라는 아픔까지 겪으셨다니 말입니다.

특히 저는 근면성실함이라는 자질이 무척 중요하다고 봅니다. 아무리 사업 수완이 좋고 사람 끄는 매력이 뛰어나도 현상에 쉽게 만족하고 성가신 일을 제때 처리하는 습관이 안 붙으면 결국 실패하기 십상입니다. 사실 책에 실린 여러 편의 사진들(에서 풍기는 인상)만 봐서는 쉽게 짐작하기 어려운데, 굉장히 집념이 강하고 억척스러신 면이 있는 듯합니다. 이 책도 읽으면서 어떤 외적인 조건 같은 것보다는 사람의 이런 내면적인 특성에 초점을 두어야 그 교훈을 제대로 이끌어낼 수 있겠습니다.

저자께서는 전남 여수에서 성장했다고 나옵니다. 49세이시니까 이분 성장기 무렵에도 여수는 적잖게 부유하고 번성한 도시였겠지만, 저자는 당시를 회고하며 "20대 여성이 머물기에는 답답한 지방"으로 회고합니다. 그건 아마도 저자의 그릇과 야망이 커서였을 뿐, 그때나 지금이나 여수는 심심한 지방이 아닌, 북적거리고 번화한 고장입니다. 여수 광양 일대가 1980년대 후반 제2제철소 들어선 후 제2의 전성기를 맞기는 했지만 말입니다. "명문대"에 대한 아쉬움이 종종 책 중에 표현되는 이유도, 여수에는 명문고 여럿이 소재하여 우수한 인재를 배출하는 편이라서가 아닐까 짐작합니다. 심지어 제가 아는 여수 출신들은 깨끗한 표준말 쓰지 전남 방언도 안 씁니다. 저자님은 스스로 "목소리도 크고 억양이 강했다"고 말하지만 사람에 따라 그것도 매력일 수 있죠

사람은 감수성 한창 예민할 성장기에 어떤 체험을 하느냐가 정말 중요합니다. 틴에이저때 라디오 프로그램 "별이 빛나는 밤에"를 즐겨 들었다고 하셨는데 지방이므로 여수mbc 자체 방송(프로그램 제목은 같은 채로)을 들으셨을지, 아니면 서울에서 송출하는 이문세씨 방송을 그대로 재송출로 들으셨을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여고 졸업 시기 서울에서 출장나온 아모레퍼시픽 사원분들, 예쁜 자태에 애교 넘치는 서울말을 쓰는 분들께 반한 나머지 학교 졸업 후 잠시 여수시청 아르바이트를 하다 쥬리아화장품에 취업하셨다고 합니다. 책에서는 "아모레퍼시픽"이라고 하시지만 저자님이 여고 다닐 때 그 회사 이름은 "태평양화학"이었겠죠 아마? "쥬리아"라는 브랜드도 요즘은 듣기가 힘들죠. 이 책에 실린 여러 사진들도, 1990년대 사회 분위기와 감성이 물씬 풍기는 것들이라서 그 시대를 산 독자들에게는 각별한 느낌으로 다가올 듯합니다. 말이 났으니 말인데 이 책은 본문도 깨끗한 백상지에 인쇄되어 있고 사진들도 여러 컷 실려서 아마 어떤 독자들한테는 소장하는 맛이 따로 또 있을 듯합니다.

지금은 남부럽지 않게 풍족한 삶을 살며, 큰 규모로 사업하시는 분이지만 한때는 굴욕도 겪으셨다고 합니다. 회사원이었던 남편분이 사업을 하다 잘 안 되셔서 빚 독촉도 당했는데 내 살다살다 빚 독촉을 다 당하다니 라고 회고하는 대목이 있습니다. 아동복 사업 할 때도 큰 위기 없이 성공했고 제 짐작이지만 어린 시절도 풍족하게 보낸 분 같습니다. 졸업 후에 부친께서 경차 한 대 바로 뽑아주겠다고 한 대목도 있고 말입니다. 그렇게 살아온 분이, 무슨 독촉장이 날아오거나 추심 목적 전화가 걸려오거나 하면 얼마나 당황스럽고 모멸감이 느껴졌겠습니까. 잘살다가 고생하게 되면 원래 더 못 견디고 더 힘든 법인데, 이 저자님은 오히려 위기로부터 더 의욕과 집념을 다진 분이니 사업하는 것도 다 DNA가 따로 필요한 게 아닌가 싶습니다. 프랜차이즈 처음 시작하신 것도 전세금 올려달라는 요구가 계기가 되었다니 말입니다. 보통 사람 같으면 좌절하고 내상만 입는 시련인데도요.

전세금 인상 요구가 계기가 되었다고는 하지만 저자분은 사실 내면에서부터 끓어오르는 비즈니스우먼의 성취욕을 타고난 사람 같기도 합니다. 특정 프랜차이즈 지점을 내려 하니 그 창업자님이 특정 지역 시장 조사를 해오라는 숙제를 주더라고 합니다. 해 보니, 아 이거 장난아니더라, 아무 기반도 없는 내가 이런 험한 판에서 무슨 사업을 하겠나 싶어서 포기하겠다고 솔직히 말했는데, 그 사장님이 무슨 생각이었는지 자신이 봐 둔 지역 지점의 창업을 권하더라는 거죠. 역시 큰 사업가는 자신과 비슷한 그릇, 재목을 알아보는 눈이 있다고나 해야겠네요. "운이 좋았다"고 말은 하시지만 사실 되는 사람은 운이 알아서 찾아오기도 하는 법입니다. 5년만에 권리금 4천까지 받으며 아동복 사업을 일단 접었다고 하셨는데 휴식도 필요했다는 거고 아마 저자가 말하는 경단 7년은 이때부터 세는 기간 같습니다.

다시 사회로 컴백했을 때 대뜸 시작한 건 신규 독일 브랜드의 한국 수입 쪽이었습니다. 저자도 아마 이때가 힘이 들었는지, 전국 지사 관계자들이 그냥 평범한 여성 사업가 지망자를 보고 뭘 믿어서 같이 사업을 하겠냐며 마뜩지 않아하던 분위기를 자세히, 길게 회고하는군요. 우리 독자들도 뒤에 자세히 펼쳐지는 화려한 석세스 스토리보다 이 대목을 더 주의깊게 읽어 봐야 할 듯합니다. 일단 이 시점이 2014년이라서, 일산에서 사업하던 시절과 달리 이메일이 일상화된 건 말할 것도 없고 카카오스토리 등 SNS도 널리 보급되었던 형편이었습니다.

사실 이런 게 유리한 조건만도 아니고, 2014이면 뭐 이쪽 사업 판도가 이미 뭘 비집고 들어갈 틈도 없이 판이 다 짜여져 있을 때죠. 저자께서는 "비욘"이란 브랜드가 고급스럽고 비전이 있다고 보셨겠으나(안목이 있는 거죠), 책에 나오는 대로 한국의 여러 지사장들은 미덥잖아하더랍니다. "제품은 둘째치고 일단 나를 믿지 못하는 눈치였다(p52)." 개그맨 주병진씨는 1990년대 중후반에 속옷 브랜드 창업으로 크게 성공한 분인데, 그분 같은 경우는 "일이 혹 잘못되면 내가 다시 업소를 뛰어서라도 다 책임지겠다"고 해서 신뢰를 얻었답니다. 그만큼이나 리테일 파트너를 끄는 게 쉽지가 않습니다. 저는 저 구절, 즉 "일단 나부터를 믿지 못하는 눈치였다"라는 구절이 계속 마음에 남습니다. 기반 없는 창업자가 항상 마주칠 수밖에 없는 고비이며, 이를 어떻게 넘기셨는지가 누구 눈에도 관심사이기 때문이죠.

"서울에서 활동하는 동갑의 여지사장님을 통해 타 지역 지사장님들을 소개받았고..."라든가, "오른팔 역할을 했던 임 팀장(홍콩에서 독일 대표와 접촉 당시)"의 거론이라든가, "거래처에 전화해가며 열심히 홍보한 우리 직원들" 같은 언급이, 역시 경력 단절 후에도 이런 분들은 인맥이 어느 정도는 남는구나 하는 생각도 들게 했습니다. 열심히 사셨으니 자연스럽게 인맥의 옅은 흔적이라도 남게 되는 거죠. 반면 독불장군식으로, 혹은 불성실하게 살았다면 어떤 지푸라기 같은 수단도 사실 안 남게 됩니다.

앞에서 "브랜드를 보는 안목이 있으신 분"이라 평가했고, 그래서 비요이라는 브랜드의 힘에도 어느 정도 기대어 성공하셨겠구나 저 혼자 추측했었습니다. 그런데 몇 페이지 더 읽으니, "독일 본사의 경영 부진으로 3년 만에 더 이상 수입할 수 없게 되었다"는 말이 나옵니다. 즉 이수진이라는 한국측 파트너에 만족하지 못해서 계약이 더 이어지지 못한 게 아니라 독일 본사의 역량 부족 탓에 한국 사업이 중단되었다는 거죠. p55에 보면 애초부터 독일 제품 자체가 설명이 미진하고 홍보가 부실했던 탓에 오히려 한국 현지에서 더 충실히 자료를 만들고 마케팅에 공을 들여 분에 넘는(?) 성공을 거두게 해 준 듯한데도 말이죠. 이 정도면 주객이 전도되었다고 할 만합니다.

"나는 두 번의 실패를 경험하지 않기 위해 매일 시간 나는 대로 꾸준히 책을 읽으며 공부하고 있다.(p57)" 뭐 본인은 어렸을 때 공부하기가 싫었다고 하시지만 내면의 총기는 충분했던 겁니다. 단지 내 장래와 별 관계도 없을 이런저런 지식을 배워서 뭣하나 같은 실용적인 자각이 앞섰던 거겠죠. 한번 타겟을 정하면 석박사 저리가랄 만큼 집중을 발휘하여 깊이를 쌓는 타입 아니겠습니까.

"화장품 회사에 근무해 보지도 않고, 제품 내용을 전문가처럼 잘 알지도 못하는데 저 블로거분들이 과연 화장품을 잘 팔 수 있을까?(p86)" 그러나 결과는 너무도 뜻밖이었다고 합니다. 일단 통신판매업임을 신고하고, 여러 협찬품을 사용한 후 솔직한 리뷰를 바탕으로 신뢰를 얻고 적절한 가격에 공구하면서 엄청난 수익을 올리고 있었다(p87)." "고객 입장에서 공감을 얻기 위해 엄청난 노력을 하는 모습이 보였다." 이어서 네이버 스마트스토어에 대한 자세한 소개도 나오는데 저도 저 플랫폼이 아직 초창기일 무렵 일종의 설명서 같은 책을 흥미롭게 읽고 여기다 리뷰를 쓰기도 했습니다. 요즘은 인공지능과 빅데이터를 활용하기 때문에 아마 더 효율이 높아졌을 겁니다. 이 책에도 그 부분이 자세히 다뤄지니까 참고할 분들에게는 유익할 듯도 하네요. 또 인스타그램을 활용하는 방법도 매우 상세합니다.

pp.61~62에는 화장품 수출 절차, 필요한 서류 등이 보기 깔끔하게 정리되어 있습니다. 꼭 해당 업계("화장품")에 종사하는 분이 아니라 무역 일반에 관여하는 이들도 대략 현황을 일별하면 유익합니다.

p13에 보면 "사랑하는 엄마"가 네 딸들에게 보내는 말이 있습니다. 이수진 CEO가 아니라 그 모친께서 쓰신 말씀인 듯합니다. 사진의 네 분들은 이수진 CEO 본인과 그 (자랑이 자자한) 세 동생분이겠고요. 이수진 사장님 본인은 두 아들을 두신 듯한데 본문 곳곳에서 아들 사랑이 뚝뚝 묻어납니다. 이처럼 여성 CEO의 책을 읽으면, 성공한 남성들의 회고에서 상대적으로 비중이 적게 나오는 듯한 가족 이야기가 자주 언급되어 더 흥미롭습니다. 이제는 여성의 섬세한 감성이 더 요구되는 산업 구조이므로, 실제 성공 사례도 이렇게 자주 보이고 그들이 쓴 책에서도 얻을 교훈이 더 많이 발견되는 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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