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스트림 - 반복되는 문제의 핵심을 꿰뚫는 힘
댄 히스 지음, 박선령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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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에 대해 의사를 결정하는 고위직이건 현장에서 생산을 맡는 입장이건 간에, 계속적으로 발생하는 골치 아픈 문제가 있기 마련입니다. 이런 걸 그때그때 맡아 잘 처리하는 것도 일머리가 뛰어나야 하며 그저 부지런함이나 단순반복형 대처로 해결되는 건 아닙니다. 그러나, 기왕이면 일처리에 소요되는 수고를 줄이면 좋으며, 시간적으로 일찍 대처하면 "호미로 막을 일을 가래로 막는" 결과를 피할 수 있어서 바람직합니다. 또 어떤 문제에는 반드시 그 근원이라는 게 있기 마련이라서, 이를 애초에 차단하면 훨씬 적은 수고로 다발성 문제를 일거에 해결할 수 있습니다. 이게 바로 이 책에서 말하는 "업스트림 사고"입니다.

p15에 저자가 의도한 "업스트림"의 뜻이 나옵니다. 강 하류(다운스트림)으로 자꾸 아이들이 물에 빠져 밀려내려옵니다. 한두 명도 아니고 계속 이런 사고가 생기니 도저히 힘이 들어 애들을 구할 수가 없게 되자 누가 소리칩니다. "상류(업스트림)로 가서 어떤 놈이 애들을 물에 집어던지는지 잡아야겠어!" 약간 우습기도 하지만 문제의 원흉을 아예 발본색원하면 해결의 수고를 덜 수 있음을 우화적으로 잘 표현한 것입니다. "업스트림은, 문제가 아예 발생하지 않도록 막는 것을 뜻한다(p18)."

책에는 선제적으로 문제를 잘 해결하여 자원과 비용을 크게 아낀 여러 기업들의 사례가 나옵니다. 그런데 저자는 개별 기업의 사례 검토에 그치지 않고 국가별로 "다운스트림/업스트림에 지출하는 예산 크기"를 따져 봅니다. 의외로 많은 나라들이 "업스트림" 비용을 많이 쓰면서 불필요한 다운스트림 대처 비용을 줄이는 중, 유독 다운과 업의 비율이 거의 일대일, 업 비용을 덜 쓰는 나라가 있으니 그게 바로 저자의 고국이기도 한 미국입니다. 특히 저자가 주목한 건 보건의료 분야입니다.

애초에 국민 건강 관리가 잘 된 시스템이라면 의료비 지출이 적습니다. 병에 걸리고 나서 치료에 돈을 쓰느니보다 평소부터 건강을 잘 관리하면 치료비 지출 자체가 줄기 때문이죠. 미국은 공적 의료 보험 제도의 미비로 애초에 지출이 클 뿐 아니라, 병에 걸리면 그때 부랴부랴 대증적으로 나서는 터라 다운스트림 비용이 무척 큽니다. 사실 이것은 우리나라도 다를 바 없습니다. 물론 우리는 미국보다야 공적 보험 제도가 완비되었으나, 개개인에게 스트레스를 많이 주는 사회 구조인데다가 난폭 운전이 일상화했고 보건 환경이 그리 깨끗하지 못합니다. 그러니 적어도 미국보다는 치료비 지출이 적을지 모르나 애초에 국민들이 암, 신경성 질환, 교통 사고 등으로 많은 비용을 쓰는 편이죠. 우리 역시 다운스트림 비용이 많이 드는 나라에 속합니다.

마커스 엘리엇은 스포츠 트레이너입니다. "나쁜 일이 일어나기를 기다리고 있어서는 안 된다.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는 그 신호를 찾아서 그 신호에 따라 행동해야 한다. 나쁜 일이 일어나길 기다리고만 있으면 절대 (좋았던) 예전으로 돌아갈 수 없다.(p41)" 이분의 유능한 선제적 대응으로, 스포츠계에는 "부상 예방 과학"이 널리 퍼지게 되었다고 합니다. 야구에서 토미 존 서저리 등 투수의 부상을 치료하고 재활에 성공케 하는 여러 선진적인 기법이 발전되었습니다. 허나 중요한 건 부상에서 잘 낫는 방법의 개발보다, 애초에 선수들이 부상을 덜 당하게 하는 것입니다.

그럼 왜 문제를 조기에 발견하지 못할까요? 가장 큰 원인은 "문제를 문제로서 그대로 인정하길 거부하기 때문"입니다. 문제가 있는 사람도 자신에게 문제가 있다고 쉽게 수긍하지 않고 일단 좋았던 옛날과 지금이 다름 없다며 현실을 부정부터 하는 게 보통입니다. 이래서는 신호도 안 잡히고 문제가 훨씬 커질 수밖에 없습니다.

다음으로, 업스트림 사고도 이것을 잘하는 사람 유형이 따로 있다고 합니다. 그 가장 두드러진 특징은 "주인의식(p61)"이라고 저자는 말합니다. 주인의식 없이 그저 성실하기만 한 사람(물론 이런 사람도 크게 칭찬 받아야 합니다)은, 다운스트림에서 놀라운 기술을 발휘하여, 떠내려오는 아이들을 척척 구조합니다. 큰 포상을 받아야 마땅하죠. 허나 이런 식의 문제 해결 방법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주인의식까지 갖춘 사람은 즉시 업스트림으로 올라가서 문제의 근원을 해결합니다. 의욕과 근태 문제가 아니라 "주인의식의 문제"입니다. 주인의식이 있어야 결국 생각이 거기까지 미치는 것입니다.

저자는 심리학자 엘다 샤퍼와 센딜 멀레이너선이 고안한 용어 "터널링 효과"를 거론합니다(p86). 예를 들어 이런저런 청구서를 받아 든 싱글맘(당장 아들의 농구 레슨비를 대어야 할)은 초단기 대출을 받습니다. 전문가 아니라 누구라도 그녀의 이런 결정이 "언 발에 오줌 누기"식 결정이라 우려하겠으나 그녀는 당장의 급한 불을 껐으므로 만족합니다. 터널에서 보는 시야는 매우 좁은데도 핀치에 몰린 이는 그 보이는 부분만으로 의사를 결정합니다. 여기서 내리는 저자의 결론은 "큰 문제가 작은 문제를 해결하기는커녕, 작은 문제가 큰 문제를 밀어낸다"는 겁니다. 밀어내는 건 물론 해결한다는 뜻이 아니라 당장 시야에서 잊힐 뿐이며 오히려 스노볼이 되어서 돌아오기 십상입니다. 솔직하게 말해서 독자인 저도 저 예화의 싱글맘과 같은 선택을 얼마나 지금까지 자주 했는지 모릅니다.

청소년들은 어른들로부터 자율이 주어지지 않기 때문에 더 문제를 자주 일으키고 스스로를 위기에 몰아넣는지도 모릅니다. 일단 어른들이 책임의식을 느껴야 하는데... 그게 아니라 청소년 스스로가 자제하고 문제의 근원으로부터 멀어지려는(저자의 표현에 따르면 업스트림으로 이동하려는) 시도를 한다면 이게 얼마나 대견한지 모릅니다. 아이슬란드에서 일단의 청소년들은 자발적으로 금주, 절제 운동을 폈다고 합니다. 어른들도 하기 어려운데 말이죠. 이처럼 업스트림으로의 능동적 이동이 가능하려면 어떤 결단과 조치가 필요할까요?

저자는 "문제를 포위하라(p112)"고 합니다. 이런 업스트림 이동은 의무가 아니라 자발적 움직임이라는 이유에서 "봉사활동"과 비슷하다고도 합니다. 저자는 뜻을 같이하는 사람과 의견을 나누고 가치관을 공유하며 함께 행동에 나서라고 합니다. 성과가 더 좋으려면 "모임과 행동을 조직화하라"고도 합니다.

저자는 책 앞부분에서 특히 미국은 보건의료분야에서 업스트림 비용 지출이 적은 나라라고 지적했습니다. p133 이하에서 캐나다 출신으로 의과대학 진학을 위해 미국 볼티모어로 이주한 그는 어떻게 세계 최고의 나라에서 극단적인 빈곤과 풍요가 지척에 동거할 수 있는지 충격을 받았습니다. 그가 나중에 박사까지 하고 나서 내린 결론은 "모든 시스템은 설계된 목적이 있으며, 미국에서 특정 구역 거주자의 수명이 10~15년이나 짧은 건, 처음부터 시스템이 의도한 바"라는 것입니다. 즉 "일정 구역에 사는 자들이 어떤 이유로든 일찍 죽기"를 누군가가 의도한 결과라는 뜻이죠.

p154에서 행동가 샌드라 셀러던은 "지금 출범한 메디케어로부터 당장 우리가 혜택을 보지 못해도, 누군가는 시스템을 만들거나 개혁해야 한다"고 합니다. 우리 나라의 국민연금, 또 공무원 연금 같은 제도는 어떨까요? 사실 이는 비용-편익 분석을 시도하면 쉬운 문제는 아닙니다. 설령 비용이 편익보다 수위가 낮다고 해도 과연 그 비용을 누구의 주머니로부터 도출하며 혜택을 누가 볼 것인지의 문제가 남아 있기 때문입니다.

p190에는 한국의 예도 나옵니다. 좋은 예가 아니라 나쁜 예로 등장합니다. 우리들 대부분도 알고 있듯 몇 년 전 갑상샘암이 크게 유행(?)했고 많은 이들이 치료, 혹은 보험혜택을 받았으며 압도적 다수가 지금까지 생존해 있다... 이게 한국 의학의 수월성, 기적을 보여 주는 게 아니라 애초에 갑상샘암 자체가 생명에 아무 위험을 안 끼치는 병이었다는 거죠. 양치기 소년의 우화처럼 경보 시스템이 이렇게 잘못 작동하면 오히려 사회에 해악(도덕적 해이) 을 끼칩니다. 그래도 저자는 "업스트림식 사고와 행동의 핵심이 조기 경보에 있음"을 강조합니다. 이 대목 읽으면서 얼굴이 화끈거렸습니다.

피드백, 소통의 힘은 조직의 생명력을 지탱합니다. 회의만 했다 하면 마이크를 독점하고 혼자 떠드는 사람이 정해진 조직도 있습니다. 이런 조직은 반드시 망합니다. 그래서 저자는 "규칙을 마련하려 균등한 발언권 보장을 통해 피드백이 살아 있는 조직"이 반그시 필요하다고 합니다. 그리하여 소통의 건강성과 효율성이 보장된 후, 위에서 말한 "돈 나가는 주머니≠들어오는 주머니"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합니다.

사회에는 건강한 젊은 노동력이 끊임없이 제공되어야 합니다. 현재 한국의 유례, 전례 없이 낮은 출산율은 국가 소멸을 걱정할 단계입니다. 저자는 미국의 경우 아동 학대 같은 것보다 무지, 육아 상식의 무지, 또 이에서 비롯한 유아 건강, 보건 이슈가 훨씬 큰 문제를 유발한다고 합니다. 아이들이 건강하게 자라고 살아남아야 사회의 생산성을 기초부터 담보하는 자원이 유지됩니다. 업스트림/다운스트림으로 문제를 나누자면 육아, 유아 문제가 해결되는 건 업스트림 중에서도 최상류의 솔루션에 속합니다. 이를 위한 좋은 해결책 하나가 책 p253 이하에 나오는 "너스-패밀리 파트너십"입니다. 간호사 한 명을 빈곤가정 한 곳에 매칭시켜 육아를 위한 기초 보건 상식을 코칭하는 거죠. 문제는, 분명 사회 모두가 이익을 보는 이 프로그램 비용을 누가 대느냐는 것입니다.

저자는 다시 "조기 경보 시스템의 필요성"을 강조합니다(시간에서의 업스트림이므로). 문제를 예측해도 여전히 문제가 발생하기도 합니다. 연방재난관리청의 긴급대응 책임자 에릭 톨버트는 "뉴올리언스를 강타할지도 모르는 치명적인 허리케인입니다(p277. 오타 있음)."라고 답합니다. 이들이 1년 전에 마련한 시뮬레이션은, 이후 실제로 발생한 경위와 거의 일치했습니다. 사고와 시뮬레이션의 차이를 가른 건, "역방향 통제"가 어느 정도 성공했느냐에 달려 있었습니다. 역방향 통제를 도로에서 실행한 경우 실제 사망자는 크게 줄었습니다. 기발한 훈련이 단 한 차례로 그치지 않았다면 훨씬 더 많은 사람을 구했을 겁니다. 우리 나라에서도 민방위 훈련을 자주 하고 상당수 시민들은 철저히 협조합니다. 또 이번 코로나 사태도 미리미리 마스크를 잘 끼고 다니기에 그나마 피해가 이 정도인 것입니다.

"메디케어 앤 메디케이드 서비스 센터는, 프로그램 순 지출액을 평가할 때, 예상되는 수명 증가와 관련된 비용을 고려하는 건 적절치 않다는 결론을 내렸다.(p314)" 생명이 달린 이슈에 치졸한 덧셈 뺄셈 접근법은 옳지 않다는 데에 드디어 컨센서스가 이뤄진 겁니다. 이것이 저자가 말한 "업스트림 이동"의 결정판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제대로 상류로 이동하면 수조 달러를 아낄 수 있는데 당장 몇만 달러 지출 증가에 신경 쓴다면 아무것도 할 수 없습니다. 다운스트림에서 결국 수천만 달러를 쓴 후 "수 조 달러의 1/10만 썼으니 얼마나 잘 대처했던가"로 초라하게 자화자찬하는 사회는 기나긴 터널에서 빠져나올 수가 없습니다.

*출판사에서 제공된 도서를 받고 주관적으로 작성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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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커스 대기업 인적성 & NCS 수리.추리 집중 공략 (최신판) - 응용계산+자료해석+명제/조건추리, 공기업/대기업 대비 실전모의고사 6회분 (수리 3회분+추리 3회분)
해커스 취업교육연구소 지음 / 해커스잡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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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적성이든 NCS이든 수리 or 추리 영역은 수험생들에게 상당한 부담, 난관으로 다가옵니다. 사실 많은 이들에게 수학은 자신의 능력에 대해 좌절감, 또 자신감 저하의 아주 핵심적인 요인 구실을 하죠. 초중등 교육 12년 동안 수학에 원수 확실히 지고 평생 콤플렉스로 고생하는 이들이 많습니다. 그렇다고 대학에 와서 본격 고등 교육 받고 취업을 해야 할 때 다시 이 수리 영역을 만나서는 뭐 대뜸 포기할 수도 없는 노릇입니다. 


 

취업, 혹은 입시 공부는 전략적이어야 하며, 솔직히 말해 인적성이나 NCS에 나오는 수리는 그리 어려운 수준도 아닙니다. 그러니 출제 유형을 정확히 파악하여 가장 효율적으로 공부를 해야겠으며, 이 해커스라든가 공신력 있고 해설이 정확히 나오는 좋은 참고서를 골라 집중한다면 괜한 시간 낭비를 피할 수 있겠습니다. 


 

PART 1은 수리 영역입니다. pp.14~59에는 기초 연산에 대한 문제들이 나오는데, 과장이 아니라 이 문제들은 초3 과정 수준을 벗어나는 게 한 개도 없습니다. p132에는 속력=거리/시간이라는 기본 공식만 알면 풀 수 있는 문제들이 나옵니다. p133의 5번 같은 것도, 두 사람이 시간당 만들 수 있는 구슬의 수가 차이 나는데 이는 자동차의 속도와 같은 개념으로 보고 문제를 풀어 나갈 수 있습니다.


 

기본적인 자료를 놓고 어떻게 해석헤야 옳을지를 고르는 문제 유형도 출제 빈도가 높습니다. 이 교재의 설명을 보면, 계산이 필요 없는 선지가 답이 될 수도 있으므로 계산이 필요한 선지는 맨 나중에 계산하라고도 알려 줍니다. 유익한 팁 같습니다. 

 

경우의 수를 구하는 문제는 중3 때부터 보통 배웁니다. 동시에 발생하는 경우는 모두 더하면 되고, 순차적으로 발생한다면 곱해 주면 된다고 하네요. 논리적으로 추론하는 문제는, 겉으로 비슷해 보여도 전혀 다른 뜻이 되는 게 있으므로 치밀하게 관계를 따져야 한다고 책에서 말합니다. 


 

p350의 02번 같은 경우 나열된 분수의 패턴을 보면 첫째, 분모에 표시된 수를 봐야 합니다. 03번 같은 경우도 나열된 알파벳이 어떤 간격으로 출현하는지를 살피면 패턴은 어렵지 않게 보입니다. 


 

이 책의 가장 큰 장점은, 해설이 아주 충실하다는 점입니다. 왜 이 선지가 답이 되는지 이유를 확실히 알아야 하는데, 그러려면 마치 옆에서 일일이 설명을 해 주는 듯한 해설을 읽고 비슷한 다른 문제들도 해결이 가능하게 돕습니다. 책의 진가가 별책 해설에 있다고 해도 될 정도입니다. 

*본 포스팅은 네이버 카페 문화충전으로부터 제공 받아 솔직하게 작성된 서평입니다.

*출판사에서 제공된 도서를 받고 주관적으로 작성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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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의 품격 - 착하게 살아도 성공할 수 있다
양원근 지음 / 성안당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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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다른  부를 축적하려면 악착같은 욕심을 부리면서 남들 사정 보지 말고 철저히 이기적인 삶을 살아야 이게 가능하다고들 보통 이야기합니다. 과거 조선 시대에도 청렴한 선비는 황금 보기를 돌 같이 하라고 가르쳤고 농본억상 정책을 국시로 내세웠습니다. 현대에 들어서도 인식은 크게 다르지 않아서, 인망과 돈은 함께 갈 수 없다고들 합니다. 인심 쓰는 걸 좋아하면 부자 못 된다는 게 일반적인 인식입니다.



 

그러나 이 책 저자분, 일생동안 출판기획 전문가로 살아 온 양원근 선생은 정반대의 이야기를 합니다. "착하게 살아도 부자가 될 수 있다." 오히려, 앞으로는 착하게 살아야 부자가 될 수 있다는 주장에 가깝더군요. 어떻게 해서 그처럼, 상식(?)에는 정면으로 반하는 결론이 나왔는지 책을 찬찬히 읽어봤습니다. 



 

p35에서 저자가 출판사들로부터 주로 듣는 평판은 "양 사장은 적어도 나를 속이진 않아."라고 나옵니다. 번역서의 경우 로열티를 지급해야 하는데, 저자님의 출판사를 통해 계약을 한다 해도 비용이 줄어드는 것도 아니건만, 평소에 관찰해 온 바 이 회사의 운영 방식에 신뢰가 생겼기에 이런 평판이 널리 공유되는 것 아니겠습니까. 신뢰는 상거래에서 매우 중요하며, 미국 건국의 아버지 벤자민 프랭클린 역시 오랜 시간 쌓아올린 신뢰를 바탕으로 맨손에서 일어서서는 큰 돈을 벌 수 있었습니다.



 

저자는 2015년에 영화 <인턴>을 직원들과 단체관람했다고 합니다(p102). 이 영화는 젊은 여성 CEO인 앤 해서웨이가 70대 남성 노인인 로버트 드 니로를 "인턴"으로 고용하며 벌어지는 재미난 일들을 담은 것인데, 저자는 이 영화에서 "특히 직원 복지에 애 쓰는 CEO의 모습"을 눈여겨 봤다고 합니다. 이걸 실제로 근처 업체와 제휴하려니 1년에 억 단위가 들었기에 할 수 없이 그저 기계를 들이는 선에서 만족했다고 합니다. 사실 직원들도, 사장의 고충을 좀 이해할 필요가 있습니다. 조직에 대한 본인의 기여는 미미하면서 급여는 터무니없이 많이 요구하는 자세는 뻔뻔스럽지 않겠습니까. 물론 직원의 복리를 전혀 고려 않는 악덕 고용주도 문제이지만 말이죠.


 

양심이 없고 무모한 삶을 사는 자일수록 무책임한 소리를 함부로 내뱉고 상대에게도 무책임한 안을 내세웁니다. 상부상조하자 어쩌자 말은 달콤하지만, 잘 따져 보면 독박은 니가 쓰고 알맹이는 내가 빼먹겠다는 헛수작에 다름 아닙니다. 듣는 상대방이 바보가 아닌데도 이런 패턴을 반복하는 이유는 지능과 공감능력이 현저히 떨어져서 그렇습니다. 남은 나의 성공을 위해 희생되는 졸(卒)이 되어야 한다는 막무가내식 수작인데, 이런 인간한테 어떤 요행 같은 게 계속될 리가 만무하죠. 똑 같은 인간을 만나서 뒤통수나 안 맞으면 다행입니다.

 

그래서 저자도 p72 같은 곳에서 "도박과 같은 도전이나 자금력이 필요 이상으로 드는 아이템을 선택해서는 안된다"고 하고 있습니다. 이런 무리수를 두는 건 제안하는 사람 본인의 욕심이지 절대로, 절대로 듣는 사람의 이익을 위한 게 아닙니다. 이런 사람들이 설치지 못하게 하려면 먼저 보통 사람들이 헛된 욕심을 버려야 이런 당치도 않은 사탕발림에 넘어가는 일이 없어야 하겠습니다.


 

"설득하고 싶으면 기승전결의 흐름을 타라.(p126)" p130에 그 내용이 구체적으로 무엇인지 잘 나옵니다. 

기 - 경험담으로 시작
승 - 기본 정보 제공
전 - "매혹적인 정보" 제공하기. 
특히 저자는 이 대목이 매우 중요하다고 말합니다. 
결 - 상대방의 마음을 뒤흔드는 가장 결정적인 정보 제공하기. 그래서 마지막에 이 한 방을 좀 남겨 놓아야 최종적인 설득에 성공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논리적인 말의 흐름에 감성적인 부분을 적절히 섞어야 성공할 수 있다는 걸 유의하자" 감성적 포인트를 요령 있게 삽입하라는 말은 책 저 앞부분에서도 나왔고 이 책 곳곳에서 수시로 강조됩니다. 

 

p134에 보면 미야모토 무사사, 즉 당대 최고의 무사로 꼽혔던 사사키 고지로를 꺾고 승자로 우뚝 선 그가 어떻게 해서 자신보다 더 강한 상대를 이길 수 있었는지에 대한 저자의 분석이 나옵니다. 결론은, "나의 이러한 장점으로 이렇게 이기자"가 아니라, "나의 강약점은 이것이고 상대의 약점은 무엇이니 맞춤별 전략을 짜자"입니다. 사사키는 침착하지 못했고 감정을 다스리는 데 서툴렀습니다. 서서히 약을 올리고 상대의 강점을 흐트리면서 약점을 치고 들어가는 전법이 결국 그를 승리로 이끌었습니다. 싸움은 혼자 하는 게 아니기에, 내 장점만 극대화시킨다고 목표가 달성되는 게 아닙니다.

 

과감하게 먼저 베풀라고 합니다. 남이 아쉬울 때에는 선뜻 나서는 일 없고 최대한 발을 빼려고 하다가, 당장 제가 아쉬우니 남들에게 손을 내미니 그런 사람하고 누가 일을 함께 하겠냐는 겁니다(p186). 저자는 여기서 링컨의 예를 듭니다. "누군가를 당신 편으로 삼고 싶거든, 먼저 당신이 그의 진정한 친구임을 확신시켜라." 확실히 인간 관계에 있어서는 통 크게 먼저 베푸는 사람이 승자가 됩니다. 말은 쉬워도 행동은 정말 쉽지 않습니다.

 

p220에서 저자는 애덤 그랜트의 저서 <기브 앤 테이크>를 인용합니다. 이 책은 7~8년 전에 저도 읽었는데 이기적이고 계산적으로 행동하는 사람이 아니라 오히려 남한테 잘 베푸는 사람이 성공한다는 결론이 의외였습니다. 너무 사람이 "테이커" 짓만 하면 그 사람은 집단에서 그렇게 찍혀서 이후에 아무도 그와 협업을 안 하려 든다는 겁니다. 반대로 적정 선에서 "기버"가 될 줄 아는 사람은 평판과 신뢰를 얻어 결국 성공하게 된다는 거죠. 

 

저자의 결론은 "선의지의 연대"를 구축하자는 겁니다. 물론 이기적이고 챙길 줄만 아는 사람한테는 잘해 줘 봐야 소용이 없습니다. 내가 베풀면 줄 줄도 아는, 상식과 연대의 가치를 이해한 사람들끼리 상부상조하는 거대한 연대 속에서 모두의 공존공영이 가능합니다. 일단 이런 발걸음은, 망설이지 말고 먼저 내가 한 발 떼어야 타인도 마음을 여는 게 가능합니다. 괜히 머뭇거리거나 부끄러워하지 말고, 이웃을 향해 과감하게 먼저 베풀어 봅시다. 품위 있게 성공하는 비결이 그리 멀리 있지 않았음을 깨닫게 될 겁니다. 

 

*본 포스팅은 네이버 카페 문화충전으로부터 제공 받아 솔직하게 작성된 서평입니다.

 

*출판사에서 제공된 도서를 받고 주관적으로 작성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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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커스어학연구소 지음 / 해커스어학연구소(Hackers)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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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학생 시절부터 어휘 실력을 단단히 다져 놓아야 상급 학교로 진학해서도 영어 공부에 어려움을 겪지 않습니다. 그런데 무작정 단어를 외우려고 하면 그게 잘 되질 않습니다. 그렇다고 말도안되는 억지 연상기법을 통해 머리에 주입하는 것도 한계가 있습니다. 그래서 정석대로 공부하되, 최대한 편집을 예쁘게 하고 난이도라든가 출제 빈도를 구분하여 학생한테 지루함, 질림, 이런 걸 피하게 하면서 공부를 시켜 주는 책이 좋은 책 같습니다.

이 책은 중학교 고난도 수준의 어휘를 담았습니다. 생각보다는 난이도가 높은 편이라, 혹 고2인데 어휘가 부족하다고 솔직히 인정하는 학생이라면, 다시 이 책을 잡고 기초부터 더 다지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될 정도입니다. 반대로, 현재 중2이지만 진도를 빨리 나가고 싶은 상위권 학생이라면 여름방학 동안 이 책을 마스터하고 고교 교재, 혹은 대학교 책을 보는 것도 하나의 옵션이겠습니다.

p65의 discard 같은 것은 중학생이 배우기에 조금은 어렵죠. p64의 chore 같은 것도 저는 고1때 배운 건데(이거하고 비슷한 게 성가대라는 뜻의 choir가 있죠. 물론 철자만 비슷할 뿐 발음은 천양지차입니다), 요즘 애들은 이걸 중학교때 배우는 거나 싶습니다.

p53에는 frankly라는 단어가 나옵니다. 역시 저는 성문기본영어에서 이걸 처음 봤으니 고1때 본 셈입니다. 이 단어는 보다시피 부사형입니다. 기본형은 형용사인 frank인데, 왜 기본꼴이 먼저 나오지 않고 이처럼 부사형이 표제어로 등장했을까요? 그 이유는 frankly speaking이라고 독립분사구문이 있는데, 이 표현 때문에 frankly가 더 사용 빈도, 또 출제 빈도가 높아서입니다. 이처럼 이 책은 세심하게도 출제빈도를 따져서 표제어를 구성했다는 게 이런 데서도 티가 나는 거죠. 그렇다고 기본형을 무시하면 안 되니, 표제어 아래에 작은 글씨로 또 frank도 설명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사용자, 독자, 수험생을 고려한 편집과 성의가 누구 눈에도 돋보입니다.

이 책은 총 40일분입니다. 40일만메 마스터하는 건 누구한테도 불가능하고, 40일만에 1회독을 마치고 나서 2~3회독을 더 해야 합니다. 제가 보기에 중2 상위권이면 별 큰 무리 없이 1회독을 40일만에 잘 끝내게끔 구성되었습니다.

1일분 안에, 처음에는 CORE 핵심어휘를 제시하고, 관련 숙어, 반의어, 동의어 등을 같이 가르칩니다. manage는 "괸리하다, 운영하다"의 뜻입니다. 그런데 이에 그치지 않고, 예문도 하나 삽입하고, 그 밑에는 manage to라고 해서 원 단어 뜻과는 전혀 달라지는 다른 숙어 하나도 제시합니다. 사실 동사에 파티클 하나 붙어서 이처럼 뜻이 달라지는 예는 매우 드문데 워낙 중요하다 보니 한 섹션에서 둘을 바로 비교할 수 있게 한 거죠. 참고로 예전 모 참고서에서는 manage to 만 설명하고 원 단어 설명이 없어서 불편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CORE가 끝나면 ADVANCED 어휘가 나옵니다. 이 파트가 조금 더 어렵습니다. p223의 숙어(프레이절 벌브) set off(출발하다) 같은 것도 보기는 쉬워 보이지만 사실 출제는 고교 수준에서 나오는 건데 확실히 어렵기는 어렵습니다. 매일치 섹션이 끝나면 데일리 테스트(간단한 퀴즈)로 복습을 시키고, 다음 페이지에는 픽처 리뷰라고 해서 그림으로 다시 배운 내용을 묻습니다. 이런 걸 보면 확실히 중학교 책이긴 하구나 싶습니다.


이 책에는 알짜 부록이 두 개나 있습니다. 하나는 책 안에 삽입된, 쉽게 절취할 수 있는 누적 테스트북이고, 다른 하나는 미니 암기장입니다. 미니 암기장은 스프링북인데 정말 휴대하기 편하게, 예쁘게 잘 편집되어 있습니다. 이 책의 진가 60%는 이 미니 암기장에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듯요.

*본 포스팅은 네이버 카페 문화충전으로부터 제공 받아 솔직하게 작성된 서평입니다.

*출판사에서 제공된 도서를 받고 주관적으로 작성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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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해커스 공인중개사 출제예상문제집 2차 부동산공시법령 - 제 32회 공인중개사 2차 시험 대비ㅣ기출지문 빈칸노트 제공 2021 해커스 공인중개사 출제예상문제집
홍승환.해커스 공인중개사시험 연구소 지음 / 해커스공인중개사 / 2021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이 과목 역시 법조문 중심으로 공부해야 합니다. 출제범위는 공간정보의 구축 및 관리 등에 관한 법률, 부동산등기법입니다. 전자는 과거에 지적(地籍)법으로 불리던 것입니다. 법도 법이지만 현재 이것 관련 정보를 이용하고 싶은 국민이라면 국토교통부에서 낸 앱을 이용하면 됩니다. 아주 잘 되어 있죠.

교재는 출제예상문제뿐 아니라 내용 요약도 되어 있습니다. 기본서로 어느 정도 내용 정리가 되었다면 빠른 속도로 내용 정리를 하고 그 후에 문제를 푸는 식으로 최종 정리를 할 일입니다.

p18에 지적과 등기가 잘 비교됩니다. 둘 다 물적편성주의를 취한다는 점은 같습니다. 그러나 전자는 토지에 대해서만 커버하고, 후자는 건물+토지라는 점에서 다릅니다. 또 전자는 직권주의, 실질적 심사주의이며, 후자는 당사자 신청주의, 형식적 심사라는 점에서도 차이가 나죠.

p63에 보면 지적전산자료는 관계중앙행정기관의 심사가 아니라 지자체장, 소유자 등이 신청하는 걸로 나옵니다. 다시 p18로 가 보면 지적은 직권주의, 등기는 당사자 신청주의라고 나오죠. 이 점과 모순되는 것 같지만 본래 법은 예외가 많습니다. 대원칙이 이러이러하다고 해서 세부사항까지 모두 그 원칙이 관철되는 게 아닙니다. 그러니 악마는 디테일에 있는 것이며, 어설프게 수박 겉핥기로 공부한 사람이 우기는 것만큼 무서운 게 없죠.


실제 땅 크기(혹은 1차원 거리)와 지도상의 거리 사이의 비율을 축척이라고 합니다. p89에는 이 사항이 잘 정리되었네요. 또 p88에는 "토지의 이동"에 대해 잘 나오는데 특히 돋움체로 강조한 부분이 최근 출제사항인 듯합니다. 이처럼, 이 책은 시험 기간 얼마 안 남기고 보는 책이므로(현재 기준 아직 접수까지 두어 주 남았지만) 특히 그 점을 염두에 두고 잘 만들어진 것 같습니다.


부동산등기법은 특히 예전부터 법무사(사법서사) 선발 시험의 핵심과목이었고 출제 유형이 다양하게 개발된 과목이라서 의외로 이 과목이 어렵다고 말하는 수험생도 있습니다. 특히 직권/당사자 신청의 양대별 규율을 잘 공부해 둬야 하겠습니다.


또 무슨 재판도 아니고 등기에 각하가 있느냐, 뭐 이럴 수 있으나 당사자 신청과 사적 권리관계를 규율하므로 얼마든지 가능은 합니다. 이건 일반 행정관서의 관할이 아니라 법원 소관이기도 한 게 이런 이유 때문입니다. 이 점도 너무 암기 위주로만 접근할 게 아니라 민사의 실제와 연관지어서, 관련 업무에 종사하는 지인에게 좀 묻든지, 아니면 교재의 인강과 연계해서 좀 입체적으로, 활동적으로 공부하면서 시험에 대비하는 게 필요할 듯합니다.


*본 포스팅은 네이버 카페 문화충전으로부터 제공 받아 솔직하게 작성된 서평입니다.

*출판사에서 제공된 도서를 받고 주관적으로 작성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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