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40 초돌파력 - 인생의 막다른 골목에서 새로운 길로 도약하는 방법
박정빈 지음 / 라온북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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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면서 우리는 조직 안에서나 사업 진행 도중 많은 장벽을 만납니다. 이럴 때마다 자신의 의지를 관철시킬 필요가 있으면서도, 철인이 아닌 이상 매번 그렇게 할 수는 없습니다. 난관을 헤쳐나가며 자신의 당초 목표대로 성과를 내는 능력을 돌파력이라 부르는데 요즘 세상에 예사로운 돌파력 갖고는 또 해결이 안 됩니다. 남들도 그 정도 돌파력은 다 갖고들 있으니, 내가 가져야 할 능력은 초(超) 돌파력쯤은 되어야 할 것 같습니다. 


저자는 여행사인 항공닷컴 대표이며 여성 CEO입니다. 보통 돌파력 같은 미덕을 강조하는 책에서 저자가 남성인 경우가 많았기에 당연히 남성 저자이겠거니 짐작했으나 책날개를 보고 조금 충격을 받았습니다. 책날개의 저자 이력을 읽고 나서 미시즈 대회가 있는 줄도 처음 알았습니다. 


"나는 찐 아웃사이더였다(p28)." 이 역시 의외였던 게, 돌파력까지는 몰라도 대개 여성 CEO들의 어린 시절을 보면 적어도 우리가 흔히 말하는 "인싸 기질"은 타고나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한때나마 "아싸"이셨다니... 저자의 잠정 결론은 "자신에게 맞는 옷을 입고 나서야 비로소 인싸가 되었다"입니다. "여행 업무에 재미를 붙이게 되자 자신감이 붙었고 자신감이 붙기 시작하자 자존감도 덩달아 높아졌다(p34)." 아마 우리 독자들도 작게나마 이 비슷한 체험이 있을 것 같습니다. 일단 내 적성에 맞는 일을 찾고 그 안에서 성취를 맛본 후, 잊었던, 혹은 비로소 처음 만나는 자존감의 상승을 겪어 보고서야 (꼭 인싸까지는 아니라 해도) 올바른 자아상을 정립하고 행복한 하루하루를 보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여행업은 신뢰가 먼저 쌓이고, 실수만 없다면, 더할 수 없이 재미있고 의미있고 성취감이 드는 일이다(p54)." 누구에게는 이것이 "여행업"일 수도 있고, 또 각자의 취미와 능력에 따라 다른 주어로 바꿀 수도 있겠습니다. 확실히 사람은 자신에게 맞는 일을 찾고 이를 성공적으로 수행할 때에야 어떤 내적인 확신이 생기고, 일 속에서 기쁨을 찾을 수 있습니다. (자신에게 잘 맞는) 일이 없으면 인생의 의미도 없고, 의미를 못 찾는 중에 자존감도 하나하나 깎여 나가는 게 보통이 아닐까요. 


1998년 외환위기는 모두에게 삶의 터전을 상실케 하는 대재앙과 같은 사건이었습니다. 무능한 지도자 한 사람의 과오가 얼마나 많은 이들의 삶을 망칠 수 있는지 확인시켜 준 역사적 교훈이라고도 할 수 있죠. 그런데 저자는 이런 위기를 오히려 기회로 활용했습니다. 즉 국내에 체류 중인 외국인노동자들에게 다가가서, 귀국행 비행기표를 주선한 것입니다. 입소문이 나고 또 나서 결국 큰 돈을 벌 수 있었다고 하는데, 한편으로는 비싼 장비와 가방을 들고 스키를 즐기는 이들 옆에서 전단지를 붙이고 있었으니 그 처량한 마음이 오죽했겠습니까. 이래서 사람은 긍정적인 마음가짐이 중요한 것입니다. 


사실 사진이란 건 남에게 내가 이렇게 비친다는 걸 정확히 보여 주는, 가장 객관적인 모습입니다. 그런데도 우리는 상당히 왜곡된 자아상을 갖고 사진이나 영상 속에 비치는 모습을 애써 부정합니다. 저자의 경우 사진에 같이 찍힌 자신이 다른 이들보다 훨씬 뚱뚱해 보이는 걸 알고 충격을 받은 후 독한 다이어트에 돌입합니다. 이것이 우리와 이 저자 같은 분이 차이 나는 점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이게 아니다 싶으면 바로 행동에 옮겨야 하는데 우리는 이런저런 방법을 써 가며 오히려 현실에서 도피합니다. 이러니 아무리 시간이 지나도 마음에 안 드는 현실을 벗어나질 못하는 거죠. 


"인생은 사람과의 끝없는 전쟁이다" 고객과는 어떤 선을 넘지 말고, 밥도 같이 먹지 말며 어느 정도 냉정을 지키라고 합니다. 당장은 매정한 듯 보여도 그리 해야 오래갈 수 있다고 합니다. 이것 역시 하나의 투쟁이며, 지나치게 고객과 친해지며 객관을 잃는 관계로 타락하는 걸 막을 수 있겠다 싶었습니다. 돈거래를 쉽게 하지 말며, 직원이 자신의 회사를 이끌어가는 핵심 자원임을 잊지 말라고 합니다. 


결국 사람을 어떻게 만나고, 어떻게 관계를 가꿔 나가며 원하는 지점에 함께 도달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라고 생각이 되었습니다. 어떤 역경이 있더라도 진정성을 잃지 말고, 한편으로 기어이 돌파해 내려는 근성이야말로 성공의 비결이 아닐까 싶었네요. 


*출판사에서 제공된 도서를 받고 주관적으로 작성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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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표공포 탈출 솔루션 - 실용심리학으로 치유하는
이진식 지음 / 청년정신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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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남들 앞에서 멋지게 발표하고 싶어합니다. 특히 직장에서 프레젠테이션(혹은 브리핑)을 할 때면 이는 승진 내지 생존을 위해서도 절대적으로 필요한 자질인데, 이게 결정적인 순간마다 울렁증이 생겨 잘 안 되는 이들이 많습니다. 발표 공포증을 탈출하기 위해 어떤 노력이 필요한지, 전문가의 도움이나 약물치료가 혹 따로 필요하다면 어떤 게 있는지 이 책이 많은 정보를 싣고 있습니다. 


NLP라는 게 있다고 합니다. "신경-언어프로그래밍"의 약자인데, "인간행동의 긍정적 변화를 이끌어내는 기법을 종합해 놓은 지식체계의 명칭(p29)"이라고 하네요. 리처드 밴들러의 설명에 따르면 "한마디로, 두뇌를 사용하는 방법을 가르치는 방법"이라고도 합니다. 방법이라는 단어가 두 번 들어갔으며, "방법을 가르치는 방법"이란 어구에 주목하게도 됩니다. 이는 이론적 측면보다 구체적으로 행동에 옮기고, 그 유효성을 더 중시하는 데서 이런 정의가 나왔다고 이 책 저자는 설명합니다. 


울렁증 같은 건 어떻게 보면 집중력, 주의력의 결여에 기인합니다. 주의를 집중하여 대중 앞에서 그 목적만을 딱 달성하고 나오면 될 것을 자꾸 잡념이 끼어들어 매번 행동조절에 실패한다고 볼 수도 있습니다. 그렇다면 첫째 명상을 통해 잡념을 제거하고, 둘째 사물의 시각화를 통해 잡념을 제거하며, 셋째 자기최면을 활용할 수도 있다고 합니다. 저자도 스스로 밝혔듯이 NLP는 이론적 체계성이나 정합성을 중시하는 게 아니라, 사례자가 실제로 여러 방법을 실행해 보고 효과를 보면 되는 것이므로 이 책에서 제안하는 다양한 방법을 실제로 적용해 보고, 그 중 하나라도 자신에게 잘 맞으면 괜찮은 게 아닐까 생각합니다. 특히, 울렁증이라는 게 결국은 주의력 결핍과 관계 있다는 지적은 귀담아 들을 필요가 있다 싶었습니다. 


왜 주의가 산만해지는가? 여기에는 무의식에 저장된 트라우마가 또 한몫할 수 있다고 저자는 지적합니다(p60). 과거에 발표를 하다가 크게 실패했다거나, 담임 선생에게 지적을 당하여 부끄러워했다거나 하는 과거의 체험이 이후로도 계속 발목을 잡는 거죠. 이걸 극복하려면 자신의 인생 전체를 담은 필름(영화)과도 같은 시간선을 마음에 떠올려 보라고 합니다. 이는 미국의 태드 제임스 박사가 개발한, 특허를 받은 치료법이기도 하기 때문에 TM 마크가 그 뒤에 붙는다고도 하네요. 


"뇌는 실제와 현실을 분간 못 해서 상상을 실감나게 할수록 이를 실제라 느끼며 착각을 한다(p77)." 그런 까닭에 괜한 주의 분산으로 발표 공포를 느끼기도 하고, 반대로 정신을 잘 추스리면 이를 극복하여 발표를 멋지게 마칠 수도 있습니다. 특별히 무대 위에서 강하다고 보이는 사람들은, 아마 이처럼 뇌에서 긍정적인 기우운을 잘 발휘할 줄 알기에 그처럼 신들린 듯한 매너로 임무를 완수하는 게 아닐까 싶기도 합니다. p90이하에는 어렸을 때 친구들이 심하게 놀린 기억이 있는 내담자가 이를 상담자와 함께 극복하는 과정이 나옵니다. 이런 걸 보면 어떤 절대적인 무대 공포증 같은 건 없고, 본인이 얼마나 긍정적인 기운을 잘 발휘하여 자신의 감정과 주의력을 잘 통제하느냐의 문제라고 생각됩니다. 


p109에는 감각양식과 허위감각양식 사이의 관계를 보여 주는 표가 있습니다. 이를 통해 우리는 소리의 높이, 크기, 어조 등을 세밀하게 조절하는 데 도움을 받을 수 있겠네요. 우리는 적절히 어떤 환상 같은 걸 떠올리며 자신의 감정을 무대에서 자신 있게 발표하는 데 최상의 수준으로 조절하도록 노력해야 하겠습니다. 무대에서 감정을 넣어 가며 멋진 표현력을 보여 주는 가수들은 어쩌면 이 원리를 자연스럽게 터득하여 그리할 수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출판사에서 제공된 도서를 받고 주관적으로 작성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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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이 뭘까, 묻고 싶은 밤 - 누구나 한 번쯤 소설의 주인공
최새봄 지음, 김동욱 외 13명 그림 / 디페랑스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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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 작품과 그림은 잘 어울리는 한 쌍입니다. 사랑이 뭔지에 대한 답 외에도 이런저런 궁금함들이 우리 인생에서는 항상 곁에 머물기 마련입니다. 그럴 때 우리는 이런저런 책을 들춰 보기도 하고, 인터넷이나 도감을 통해 그림들을 검색해 보기도 합니다. 언제나 답을 구할 수 있는 건 아니더라도, 우리는 어느 정도까지는 답 비슷한 걸 얻은 후 잠을 청허거나, 혹은 그래도 기분이 나아졌다며 뭘 얻긴 했다며 스스로를 달래기도 합니다. 그러나 역시 결론다운 결론은 전문가를 통해 얻어야 합니다. 


이 책은 최새봄 작가님이 쓴, 아주 많은 책들을 통해 얻은 소중한 깨달음과, 14분의 화가들이 그리신 그림들을 싣고 있었습니다. 아무리 책을 읽어도 그 중에 놓치는 구절이 있고, 읽긴 했으나 그 깊은 의미를 채 건지지 못하고 표피적인 뜻만 본 채 넘어가기도 합니다. 꼼꼼한 사색과 날카로운 안목은 그런 아까운 고갱이들까지 잡아내어 우리들 아마추어에게 다시 선사합니다. 


"연애란 일상인가, 비일상인가(p152)" 이는 알랭 드 보통의 <낭만적 연애와...>를 통해 저자가 던진 질문입니다. 답은 이것일 듯도 하고 그 반대일 듯도 합니다. 가슴 아픈 지적이, "연애란, 그 시작부터 어느 시점까지는 반드시 비일상의 영역에 존재하나..." 자 그럼 저자의 그 다음 말씀은 뭐겠습니까? 마치 예전 노래, 015B의 <아주 오래된...>이 떠오르기도 합니다. 연애는 이처럼 일정 시점부터 신선함을 잃고 지루한 루틴이 되어가기 시작하며 관계는 "상하기도" 합니다. 바로 이런, 상한 감정을 다시 되살리는 게 고수의 솜씨이겠죠. 그 스킬이란 그저 사람 마음을 가지고 노는 어떤 기교의 영역이 아니라, 너와 나 사이에 다시 설레는 지점을 찾는 진심과 공감의 합체가 되어야 하지 않을지요. 


더글라스 케네디는 통속 작가이긴 하나 저자는 그의 <오후의 이자벨>을 이 책에서 인용합니다. 그저 흑역사로 남을 수도 있었던 "이 순간", 샘과 이자벨은 여튼 필사적으로 몸부림치며 신선한 연인으로 남길 원합니다. 그러나 결국 샘은 타인과 결혼하고, 그들에게는 매번 어떤 순간이 찾아와 선택의 기회가 주어집니다. 사실 매번 뻔한 공식에 의지하여 이야기를 만들어내는 이 작가였지만 유독 이 작품만은 그래도 뭔가 독자에게 해셕의 여지가 주어지는, 그 나름 참신한 진행이긴 했습니다. 이 부분, 최새봄 저자님 덕분에 새롭게 작품 하나를 기억하고 저 개인적으로 뭔가를 건지는 계기도 되었던 것 같습니다. 


무엇을 통해 만났느냐가 그리 중요한 건 아니고 만난 후에 무엇을 교감하고 느끼고 함께 꾸려간 시간인가가 훨씬 중요하지만 안드레 애치먼의 <그해...>에서는 좀 다른 시각으로 보게도 되는 듯합니다. 저자는 소개팅에 대해 특별한 추억이 있으신지 이 첫만남의 의의에 대해 다소 길게 이야기합니다. 요즘은 데이팅 앱의 등장 때문에 이 분야에 완전히 새로운 풍속도가 만들어지는 중이기도 하죠. "가장 설레었던 장면으로 면죄부를 얻는 유일한 장면(p215)." 이 말씀을 듣고 나서 저는 드라마 <사랑과 전쟁>의 어느 에피소드에서 남자가 여자한테 "용서 쿠폰"을 주며 다시 한 번 기회를 달라고 하는 멋진 씬이 떠오르기도 했습니다. 


"사람이 녹아 사랑이 되는 것(p285)" 멋진 표현입니다. 서로가 뜻이 잘 맞아 예쁜 만남을 이룬 커플은 그 마음과 마음이 매번 좋은 결합을 이뤄 사랑의 감정에까지 연결이 되며, 반대로 그저 일시적인 육욕을 채우려 만난 사이라면 결국 좋지 못한 결말로 치닫게 됩니다. 앨런 홀링허스트의 <수영장 도서관>에서 주인공은 수영 경주를 마친 후 "아슬아슬했어"라고 말하지만 속으로는 "사랑해 사랑해 사랑해"를 되뇐다고 합니다. 이처럼 행복한 커플, 애초에 잘 만난 사이는 무슨 말을 서로 주고받아도 그 말이 "사랑해"로 번역되기 마련입니다. 이처럼 절절하고 뜨거운 감정을 나눠 본 체험이 있어야 사람이 세상에 난 보람이 있지 않겠습니까. 


"선영이"는 예전에 어느 티저 광고에서 사랑 고백 대상으로 공개 표현된 분이지만(?) 김연수의 소설 <사랑이라니...>에서는 어렵고도 어려운 사랑을 이어가는 주인공으로 등장합니다. 진우와 광수 사이에서 아슬아슬한 줄타기를 하다 결국 결혼은 광수와 하게 되는데... 여기서 저자는 혼자서 한 곳을 응시하는 것과 두 사람이 한 곳을 같이 바라보는 게 그 열기가 같을 수 없다고 콕 지적합니다. 읽으면서 과연 그렇겠다 싶었습니다.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게 수학 문제보다 어려운 한 길 사람 속을 들여다 보는 것이고, 그보다 더 어려운 게 있다면 사랑하는 사람을 한번 발견하고도 계속 두 마음을 한 마음으로 초점을 맞춰 가는 그 과정입니다. 알고 보면 이처럼 이름난 문학 작품들 중에 답이 있었지만, 그래도 진짜 답은 내 인생에서 직접 찾고 실천에 옮겨야 하니 더욱 어렵습니다. 하지만 살짝만 풀어도 기분이 좋고 많이 풀고 나면 하늘을 날 것 같은 게, 아마 수학 문제 풀이와는 또다른 맛이 아닐까 싶습니다. 


*출판사에서 제공된 도서를 받고 주관적으로 작성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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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방수 세무사의 Reset 회계 공부 - 직장 생활에서 한 걸음 앞서 나가는
신방수 지음 / 매일경제신문사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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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은 평범한 직장인들도 회계의 기본 컨셉은 알아야 할 때가 많습니다. 저자는 신방수 회계사인데, 유튜브채널이나 그간 펴내 온 베스트셀러들로 우리 독자들에게 꽤 친숙한 분입니다. 저자는 1) 회사의 실적을 정확히 파악하여 그 회사가 과연 얼마나 유망한 장래를 가질지 판단하고 2) 1인 기업을 운영하려는 이들에게 필요할 수 있다는 점을 지적합니다. 사실 1인 기업도 기업이지만 자영업이라고 해도 정확히 성과를 측정하고 향후 전략을 분명히 잡으려면 회계 지식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예를 들러 이 책 p154에서는 거래처의 재무제표 읽기를 실제 사례를 들어 가르치기도 합니다. 확실히, 그 기업이 어떤 상태에 놓였는지를 알려면 재무제표부터 들춰보는 게 정석입니다. 거래처 카운터파트와 협상할 때 공시된 재무제표상의 사실을 들어 어떤 주장을 뒷받침하면 아마 상대쪽에서 반박할 말이 그리 많지 못할 것입니다. 


또 주식 투자를 하려면 DART(p41) 등에 공시된 자료를 개인이 분석도 할 수 있어야 합니다. 이른바 전문가라는 사람들 말만 믿을 게 아니라 자신이 직접 분석하고 전망해 보는 게 재미도 있고 투자의 결과에 후회도 남지 않죠. 또 이런 지식이 있어야 전문가들의 의견도 더 잘 판단할 수 있습니다. 


회계에서 가장 중요한 등식은 아마 자산=부채+자본(p19)일지도 모릅니다. 우리 개인들도 자기 돈만으로 투자를 하는 경우는 많지 않고 증권회사라든가 금융권에서 돈을 빌리곤 합니다. 물론 이 비중이 지나치게 높으면 안 되겠으나 투자처가 유망하다면 레버리지 기법을 못 쓸 이유도 없습니다. 


기업의 이익은 어떻게 분배될까요? p59에서는 1차 배분, 2차 배분, 3차 배분으로 나누어 설명합니다. 정부가 법인세를 통해 기업의 이익을 받는 걸 2차, 우리 주주들이 배당 받는 걸 3차로 분류합니다. 이런 분석을 통해, 책 p60에는 매출 한 단위가 어떻게 "분해"되는지에까지도 연장하여 설명합니다. 이익배당은 주식 수에 따라 하는 게 원칙이지만 상법 제344조에 따른 종류주식은 그렇지 않다고 책에서 가르쳐 줍니다(p62).


재무상태표에는 이런저런 사항이 별도로 표시된 게 있습니다. 이 중 자산 항목에 "대표 이사가 가지고 나간 금액 10억원" 같은 건, 실무에서는 대여금 처리된다고 책에 나옵니다(p82). p88에는 "법인세비용"은 이 기업이 실제로 내야 하는 법인세 비용을 가리키는 게 아니라, "세무조정"을 거친 후 실제 납부 세액이 결정된다고 나옵니다. 세무조정이란 매우 까다로워서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 게 보통이고 요즘은 프로그램이 어느 정도 해결해 주기도 하죠. 


연구개발비는 비용으로 처리할 수도 있으나 장기적으로 기업의 생산 활동에 도움이 되므로 무형자산으로 처리되기도 합니다(p107). 기업의 편의 혹은 자의로 이런 비용들이 통일성, 일관성 없이 처리되면 곤란하므로 기업회계기준 같은 것이 마련되곤 합니다. 


아무래도 현재 어떤 기업이 실제로 얼마나 수익을 내는지 바로 판단하려면 "손익계산서"를 보는 게 원칙입니니다. 그래서 이 책에서도 p132 이하 같은 곳에서 그 중요성을 강조하고 독자들로 하여금 어떻게 이 표를 보는지 정확히 알 수 있도록 가르칩니다. p135에서는 실제 사례로서 C파이를 만드는 O기업이 18%에 달하는 놀라운 영업이익률을 내었다고 소개합니다. 


"기업은 뭐니뭐니해도 현금 동원력이 좋아야 한다(p189)." 이를 파악하려면 일단 대차대조표를 보아 얼마나 현금화할 자산이 있는지 알아 보고, 자본구조의 안정성을 분석하며, 유동비율 비유동비율을 계산해 봅니다. 이런 자료는 회계 지식이 있으면 직접 해 봐도 되며, 상장법인의 경우 인터넷 여러 곳에서 정보를 바로 제공하기도 합니다. p185 이하에서는 회계 부정을 저지른 기업의 경우 어떤 특징이 나타나는지 잘 설명해 줍니다. 


기업에서 가장 불투명하게 회계처리가 되던 곳이 접대비 항목입니다. 그래서 책 p225 같은 곳에서도 왜 세법이 접대비에 집중적으로 관심을 두어 규제하는지 설명합니다. 원래 접대비는 소모성 경비라 기업의 먼 장래에 도움이 되지도 않고, 온갖 의심스럽고 미심쩍은 지출이 접대비의 탈을 쓰기 쉽고, 나아가 부정부패 등 사회의 폐습을 조장할 수 있어서입니다. 


7장에서는 1인 기업을 위한 특별한 가르침이 이어집니다. 개인적으로는 이 부분이 가장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그저 주먹구구로 감에 의존하여 사업을 하던 시대는 지났으며, 남의 기업뿐 아니라 내 사업체를 잘 review하기 위해서도 회계 지식은 반드시 필요합니다. 실제 무엇이 문제가 되는지 사례를 들어 가며 설명해 주기에 초보자가 보기에 좋더군요. 


*출판사에서 제공된 도서를 받고 주관적으로 작성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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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의 시간이 올 거야 - 나는 어디쯤 닿아있을까, 청춘 스탠딩 에세이
차영남 지음 / 알비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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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력하는 시간은 고달프고 험하지만 그 과실은 달콤합니다. 이 책에는 차영남 저자께서 현재 각자의 위치에서 고달프지만 보람된 시간을 보내고 있을 청년 세대에게 들려 주고 싶은 많은 유익한 조언들이 담겨 있습니다. 


어느 강연장(p49)에서 꼰대처럼 이런저런 충고를 하기보다 그냥 질문을 받으려고 했던 저자에게 학생들도 뻔한 질문만 해 댔고 저자 역시 뻔한 답변을 했다고 합니다. 책을 읽다 보면 이처럼 자신에 대한 기대치를 (청중뿐 아니라 독자에게도) 1도 안 남기는 털털한 저자께서 과연 어떤 이야기를 뒤에 꺼낼지 무척 궁금해지곤 합니다. "힘들어서 그만두고 싶었던 순간은 없었는지 궁금해요." 제가 보기엔 평범한 질문, 아니 솔직히 말해 "성공한 배우"에게도 얼마든지 할 수 있는 질문 같은데 저자께서는 "학생들이, 내 생활이 어려운가 보다 하고 짐작하고 있었다"고 합니다. 하긴 말하는 사람의 진짜 의도가 무엇인지는 현장에서만 파악할 수 있는 문제이기도 합니다. 


여기에 대한 저자의 답이, 제가 읽기엔 참 좋았습니다. 인생의 답은 어느 한편으로 치우친 극단적인 게 아닙니다. 되지도 않는 일을 지저분하게, 연명이나 하듯 질질 끄는 것도 문제이지만, 이게 안 되면 죽고 말겠다며 뭘 극단으로 끌고 가는 것 또한 바람직한 태도는 아니겠지요. 내가 아주 특출한 재주를 타고난 건 아니지만, 반대로 그럭저럭 현상 유지는 할 수 있게 도와 주는 직분 역시 좋은 것 아닌가, 하루하루를 보람 되게 이어 주는 현재의 일에 감사한다는 말, 어쩌면 그 현장에 있던 모든 배우 지망생들에게 가장 현실적인 답이 되어 준 말이 아닐까 싶기도 했습니다. 


이런저런 조연 연기자들 없으면 드라마가 안 만들어집니다. 트롯 가수 장민호씨도 단역만 전전하다 나이 마흔을 훌쩍 넘기고 저처럼 스타가 되었습니다. 어떤 조연은 드라마에 비추는 시간이 일 분도 안 되는데 그 짧은 순간에 참 열심히도 연기합니다. 커피숍에서 싸우는 주연들을 이상하다는 듯 바라보는 역, 과장이 뭘 물어 보면 쭈뼛거리며 답하는 역 등 우리가 기억조차 못하는 단역이 얼마나 많습니까. 그들이 혹 성공을 못하고 평생 단역만 한다 해도 쓸모없는 자원은 결코 아닙니다. 그들이 다 패배자로 남는 것도 당연히 아닙니다. 


"누군가는 이 현장 하나에 자신의 명예, 목숨을 걸고 일하고 있기 때문이다. 대충 어떻게 하루를 넘기려는 태도는 스스로도 부끄럽고 보는 것도 괴롭다(p76)." "열 명 남짓 되는 사람들과 그 작은 모니터 앞에서 좋네 마네 아쉽네를 논하면서 뭐가 문제인지 머리를 싸매며 고민했던 시간..." 우리가 하는 일도 다 마찬가지입니다. 이렇게 기를 쓰고 오버해 봐야 누가 알아 주지도 않지만, 이걸 대충 하면 그 순간 조직은 쓰레기가 되기 시작하고 일은 꼬이며 망쳐집니다. 대충 시간만 때우고 페이를 받아 가는 사람이 남는 장사 했다며 뿌듯해하는 꼴만 안 봐도 이 사회는 훨씬 살 만한 곳이 됩니다. 


저자는 군에서 정훈병이었기에 책 읽을 시간도 많았고 비교적 편하게 군 생활을 마칠 수 있었다고 합니다. 이 이야기를 하면서 "산대로 말한다"는 표현의 가치에 대해 언급하는 대목(p38)이 있습니다. 우리 주변에는 이상하게도 자신이 겪은 일 몇 십 배를 뻥튀기해서 떠드는 게 습관이 된 이들이 많죠. 저자 역시 강연장에서 학생들을 앞에 놓고 부풀린 너스레를 떨며 호응을 얻어낼 수도 있었겠으나 그러지 않고 보다 진실된 소통을 원했던 것 아니었겠습니까. 


이 책에는 저자의 진실된 고백이 참 많으며, 뜻하지 않게 긴 시간을 이른바 "백수"로 보내는 이들에게 공감이 갈 만한 대목이 있습니다. 요즘은 사회가 워낙 빈틈없이 작동하다 보니 남들 일할 때 일하지 않고(못하고) 시간만 보내게 되는 청년들이 많죠. 그런 청년들도 눈치가 보여서인지, 혹은 그 시간에 열심히 성찰을 해서인지 기발한 생각 혹은 심오한 깨달음 같은 걸 말하는 이들도 많습니다. 물론 그들 대부분은 자책이나 열패감에 시달리는 시간이 더 길 것입니다. 그러나 피할 수 없으면 즐기랬다고 (백수 생활을 즐기라는 게 아니라) 기왕 그렇게 된 것 재도약을 위해 치열하게 반성하고 착실한 준비를 할 수만 있다면 전화위복이 될 수도 있습니다. 


p92에 보면 자신을 무시하던 어느 연출자에게 저자는 "유명한 감독님들에게 지금 당장 전화해서 나랑은 절대 작업하지 말라고 전해 주세요. 왜 안 하세요?"라고 쏘아붙였다는 대목이 나옵니다. 재치도 있거니와 의기소침했을 현장에서 바로 이런 대응 방법이 나오는 걸 보면 그 내공도 상당하신 분 같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물론 당사자의 마음은 얼마나 상처를 입었고 모멸감을 느끼셨겠습니까만, 이런 식으로 자존을 지키기도 하며, 자격 없는 자들이 함부로 타인을 대하며 나쁜 기운을 전파(?)하게 방치하는 것보다는 낫죠. 아마 그 양반도 당시 혼쭐이 났지 싶습니다. 


"나는 현명한 선택과 판단으로 삼십대를 잘 꾸려갈 수 있을까. 소유와 존재의 균형은 계속 변해가고 그 가운데에 선 나는 긾은 고민에 빠진다(p160)." 이런 고민은 사실 우리 누구나 다, 정도의 차이만 있을 뿐 마주하곤 합니다. 청년들은 쓸데없는 자학과 좌절에 빠지지 말고 건설적이고 낙관적인 생각으로 자신을 무장한 후 부단한 노력을 경주해야 하겠습니다. 


*출판사에서 제공된 도서를 받고 주관적으로 작성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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