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한장 초등 영어 파닉스 + 발음기호 (스프링) 하루 한장 초등 영어 (스프링북)
이문필 지음 / 키즈프렌즈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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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어와 달리 영어는 철자와 발음이 도통 맞지를 않기 때문에, 어린이들이 아무리 열심히 알파벳을 익혀도 글자를 읽는 데에 바로 연결이 되질 않습니다. 청소년기에 이른바 "영포자"가 되는 학생들(수학은 또 잘하기도 합니다)을 보면 이런 좌절을 거친 경우가 많습니다. 발음과 글자를 연결시키는 과정인 파닉스가 중요한 이유가 여기 있습니다. 


이 책은 반양장본처럼 보이지만 앞표지를 넘기면 바로 스프링북이 나옵니다. 와 이런 모습을 한 책도 있구나 싶어서 신기했고, 책에서 밝히는 것처럼 "하루 한 장"의 목표를 달성하려면 스프링북 형태가 제격이다 싶기도 했습니다. 


"파닉스는 규칙 암기가 아니라 단어를 통해 스스로 체화하는 과정!(p3)" 사실 아이들이 영어 파닉스를 어려워하는 게 너무도 당연합니다. 우리 한글은 거의 100% 정규칙을 따르기 때문에 단어를 여럿 학습하면서 감을 익히는 과정이 필요 없습니다. 수학처럼 앞뒤가 딱딱 맞아떨어지니 말입니다. 그러나 영어 파닉스에는 암기를 하고 싶어도 암기를 할 규칙이 없어서 어렵습니다. 똑 같은 영어 철자 a인데 어떤 때에는 [에이], [애], 어떤 때에는 [어/아]로 읽히니 말입니다. 영어 파닉스를 한글보다 훨씬 공을 들이고 시간을 투자하여 공부를 시켜야 할 이유가 여기 있습니다. 


하루에 알파벳 하나씩을 공부하며 대충 어떤 발음이 나는지 공부하게 돕습니다. 영어 파닉스에서 가장 어려운 건 모음이고 그 중에서도 a입니다. 책의 설명은 "우리말 [애]보다 턱을 아래로 더 당기고 입을 크게 벌리라"입니다(p19)." 이 지시대로 어려서부터 충실히 따르며 연습해야 원어민처럼 좋은 발음이 나오게 됩니다. 


본문은 올컬러이며 해당 철자가 들어가는 여러 단어들이 그림과 함께 소개됩니다. 아무리 영어가 낯선 어린이들이라 해도 재미가 절로 붙게끔 구성되었습니다. Day05(p23)에는 철자 c가 [ㅋ] 발음이 나는 경우만 우선소개가 되었으나 Day33(p89)를 보면 드디어 c에 [ㅅ] 발음 비슷하게 나는 경우가 나와 아이들 머리를 아프게 하죠. 그러나 이 고비를 잘 넘겨야만 합니다. 


영어깨나 한다는 어른들도 j[쥐]와 z[ㅈ]를 잘 구별하지 않습니다. jet는 [쥇]에 가까운데 그저 [젯]처럼 발음하고 말죠. 이런 건 나중에 원어민과 대화할 때 큰 어려움으로 작용합니다. 반면 f와 p는 그리 어렵지 않게들 구별하여 조음합니다. 


Day42에 보면 OuO의 모습에서 대체로 u가 [어}발음이 난다고 친절하게 설명합니다. 물론 예외도 많지만 일단 어린이들은 이런 원칙적인 걸 먼저 확실히 익히고 어려운 예외를 나중에 배워야 하겠습니다. 


책후반부에는 이중모음, 그리고 국제음성기호가 나옵니다. 영어는 그저 자주 노출시키고 눈과 귀와 입에 익게 하는 방법밖에 없습니다. 파닉스 교재를 보니 이렇게 예쁘고 깔끔하며 친절한 책을 봐도 아이들한테는 얼마나 어려울까 생각이 들었으며, 다행히도 나는 이 난감한 과정을 무사히 넘겨 영어 문맹자 신세는 면했구나 하는 안도감도 들었습니다. 파닉스는 애초에 익숙해지는 것말고는 답이 없는 공부이므로 아이가 친숙하게 느끼는 책을 골라 자꾸 보게 하는 수 말고는 다른 방법이 없습니다. 이런 멋진 책으로 공부를 시킬 수 있어서 감사하게 생각합니다. 


*출판사에서 제공된 도서를 받고 주관적으로 작성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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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커 페인팅북 : 음식 스티커 페인팅북
베이직콘텐츠랩 지음 / 키즈프렌즈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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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렸을 때 우리는 음식 함부로 남기지 말라면서 "농부님들의 노고를 생각하자"는 가르침을 듣고 자라났습니다. 이 가르침은 솔직히 어린이들이 제대로 이해하기에는 난도가 좀 높죠. 대부분의 어린이들이 1차 산업으로 식자재를 직접 생산하는 것과는 아주 거리가 먼 환경에서 자라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이처럼 "음식"을 주제로 한 스티커 그림을 완성하면서, 농부들의 수고까지는 몰라도 그 비슷한 체험을, 지능 발달 등 다른 효과까지 노려 가며 시키는 것도 꽤나 의미있을 듯합니다. 


"아이스크림". 책에는 두 종류가 나오는데 하나는 빵O레 같은 종류고 다른 하나는 바(bar)형입니다. 아직 스티커를 붙이기 전이라 해도 무엇인지 짐작이 충분히 됩니다. 배경색은 보기만 해도 시원한 하늘색인데 아마 얼음을 표현하는 것 같습니다. 그런가하면 오른쪽위, 왼쪽아래에 서늘한 풀잎도 등장하는데 더운 여름 시원한 그늘에서 땀을 식히며 먹는 아이스크림이 저절로 생각납니다. 이 음식 시리즈도 마치 3D처럼 입체감이 잘 살아나는 그림들입니다. 


이 책 역시 "국내 최다"인 10폭의 작품들이 수록되었습니다. 그 중에는 떡볶이와 만두를 주제로 한 작품도 있는데 처음에는 뭔지 몰랐고 한 페이지를 넘기고서야 아 이게 그거구나 싶었습니다. 만두는 이게 고기만두인지 덩치가 꽤나 크고 한 접시에 세 개밖에 안 담깁니다. 옆에 찍어 먹으라고 간장종지도 놓였는데 재미있습니다. 간장종지는 이미 그려진 바탕 그림의 일부이며 스티커로 완성되는 부분은 아닙니다. 또 재미있는 건, 떡볶이의 붉은 소스는 이미 그려져 있으며 큰 덩어리 하나는 뭘까 싶었는데 스티커를 다 붙여 놓고 보니 그게 삶은 달걀의 반쪽입니다. 요즘도 삶은 달걀이 떡볶이에 함께 나올까요? 


열 폭의 작품 중에서 저 개인적으로 가장 어려웠던 건 햄버거와 감자튀김이었습니다(물론 어른독자한테 스티커 그림 완성이 어려워봐야 얼마나 어렵겠습니까만 같이 완성했던 어린이 기준으로요). 감자튀김은 다 스티커를 붙이고 나서야 감자튀김인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왼쪽 밑에 보면 감자튀김 몇 개가 이미 (스티커 없이도) 완성된 모양이 세 조각이나 그려져 있습니다. 햄버거의 패티는 각이 진 채 여러 색깔이 배었는데 이런 스티커 퍼즐에 잘 어울리는 주제 같습니다. 


책 후반부에 스티커가 몰아서 제공되는데요. 저와 어린이는 이 스티커들이, 흩어진 채로 페이지를 채우고 있는 모습도 꽤 아름답다고 느꼈습니다. 이 조각들은 책 앞부분으로 가서 숫자에 맡게 빈칸을 채워야 의미가 생기는 거지만, 저대로 조각조각 흩어져 지면을 채우는 것도 꽤 예쁘게 보입니다. 그렇다고 이미 하얀 바탕에 흩어져 제자리를 찾은 스티커를 도로 떼어내는 건 어렵고요. 


뒷부분에 모여 자기 자리를 찾길 기다리는 스티커들을 보면, 어떤 건 검정, 어떤 건 분홍, 빨강.... 이 모습만으로는 과연 무엇이 완성될지(물론 오른쪽 위에 피자, 케이크... 같이 주제가 다 나옵니다만) 알기 어렵습니다. 아이 손으로 하나하나 떼어가면서 숨어 있던 모습이 점차 제 색깔, 제 모양으로 완성되어 가는 과정을 보면 마치 어린이가 직접 그림을 그려 가는 양 성취감이 느껴지는 것 같습니다. 완성 도중 소근육 발달도 기할 수있다고 하니 더욱 좋고요. 


*출판사에서 제공된 도서를 받고 주관적으로 작성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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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커 페인팅북 : 곤충 스티커 페인팅북
베이직콘텐츠랩 지음 / 키즈프렌즈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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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어렸을 때도 이런 비슷한 포맷의 책, 그러니까 스티커를 하나하나 떼어 하얀 바탕 정해진 칸에 붙이는 책이 있었던지 잠시 기억을 더듬어 보았습니다. 그랬던 것 같기도 하고, 아닌 것 같기도 하고... 아무리 복잡한 모양을 하고 있어도, 이처럼 그 모양을 작은 조각들로 분해해 보면 어떤 예쁜, 그러면서도 단순한 모양들로 나타낼 수 있다는 사실이 신기했습니다. 이런 체험은 아무리 예전에 겪었던 적 있다고 해도, 제법 나이가 들어서 다시 해 봐도 여전히 설레고 또 (완성 후에) 뿌듯한 느낌이 듭니다. 


이 책은 국내에 출간된 스티커북 중 최다 작품인 10폭을 수록하고 있다고 합니다. 그러고 보면 제가 어렸을 때 접한 스티커 퍼즐은, 아마 다른 책 중에 한두 점 정도 부록 비슷하게 끼워졌을 뿐 이 책처럼 본격 스티커 퍼즐로만 된 형태가 아니었던 듯도 합니다. 


쇠똥구리는 자기 몸보다 큰 덩어리를 이러저리 굴리고 다니면서 양분으로 삼는 모습이 우습기도 하고 한편으로 그 노동하는(?) 모습이 안타깝기도 하여 또래들 사이에 그 나름 인기가 많던 곤충이었습니다. 하얀 바탕만 보면 이게 쇠똥구리인 줄 알 수 없으나, 뒤페이지를 보면 설명이 나옵니다. 그림이 거의 3D처럼 입체감이 있습니다. 색감이 예뻐서 쇠똥마저도 귀엽게 보입니다. 


달팽이.. 이 책을 보니 고동색 나무 위에 외롭게 올라 있는데 밖에서는 비 같은 게 들이치는 것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아마도 이런 벌레가 살기에 유리한 날씨는 아닌 듯도 한데.... 여튼 책 p68에 나온 스티커를 하나하나 떼어가며 앞으로 돌아와 하얀 바탕에 붙여 보았습니다. 하양바탕이 예쁜 스티커 덕에 점차 색으로 물들어가는 게 보기에 흐뭇했습니다. 이런 체험은 완성된 작품을 봐도 물론 흐뭇하지만, 흰색이 점차 스티커를 몸에 붙여 가며 원래 모습을 드러내는 과정, 그 과정을 보는 데에 의의가 있습니다. 손수 해 보지 않은 사람은 알 수가 없겠죠.


솔직히 애벌레는 좀 징그럽습니다. 하얀 바탕에 마치 거대한 로봇처럼 울통불퉁 각진 모습에 어서 스티커를 붙여 내 몸을 제대로 보라는 듯 보채고 있지만, 스티커를 안 붙여도 얘가 애벌레인 줄 알겠습니다. 큰 머리에 더듬이를 붙이고서 입을 뜯어 먹는데 벌써 자기가 의지한 나뭇잎이 너덜너덜합니다. 눈도 마름모꼴이라서 더 무섭습니다. 


특이하게 사슴벌레는 두 마리가 마주하고 "힘자랑(책의 설명입니다)"을 하는 모습입니다. 자연계에서도 이처럼 같은 종끼리 싸움을 자주 벌이는 편일까요? 잘 모르겠습니다. 여튼 조각난 스티커가 하나하나 바탕에 붙어 가며 온전한 모습을 찾아가는 과정, 아이들에게는 확실히 재미도 나고 "집중력"을 기르는 데 도움이 될 듯합니다. 스티커는 각각 번호가 붙어 있고 정해진 자리에만 붙여 가면 되므로 실패할 위험은 적습니다. 예쁘게 다 붙이고 난 후의 성취감도 아이한테 느끼게 해 줄 만합니다. 가급적이면 부모님이 대신해 주지 않으셨으면 합니다. 


*출판사에서 제공된 도서를 받고 주관적으로 작성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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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완벽한 멕시코 딸이 아니야
에리카 산체스 지음, 허진 옮김 / 오렌지디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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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벽한 멕시코 딸"은 과연 어떤 뜻일까요? 사실 많은 이민자들의 정신과 자긍심을 짓누르는 강박은, "왜 나는 완벽한 미국인이 아닐까? 백인-앵글로색슨-개신교라는 핵심 정체성에서 왜 이리 나는 멀리 떨어진걸까?" 같은 것이겠습니다. 흑인이나 라티노들은 벌써 외양에서부터 백인 주류 사회에서 선호하는 모습과 거리가 멉니다. 말투, 취향, 신념, 종교 등 설령 그 중 몇이 주류에 부합한다 해도 메인스트림에서는 벌써 낌새를 채고 그들을 멀리하기 일쑤입니다. 이러니 설령 자신의 출신으로 복귀한다 해도 위화감이 들고, 그렇다고 주류에 헌신하자니 그런 충성을 달가이 여기지도 않고, 이민자 출신으로는 영원한 딜레마가 아닐 수 없습니다. 


그러니 "완벽한 멕시코 딸"은 솔직히 (적어도 처음에는) 고민거리도 되지 못합니다. 고민이 된다면 "왜 나는 완벽한 미합중국의 딸이 아닐까?"가 되어야 하겠지요. 그러나 이민자의 딸은 처음의 순진한 기대를 버려 갑니다. 아무리 노력해도 "그들"과 나(혹은 나의 가족, 나의 출신, 동족) 사이에는 현격한 갭이, 장벽이 남아 있습니다. 이제 이민자의 딸은 고민합니다. "왜 나는 완벽한 멕시코 깔이 아닐까?" 애초부터 올바른 고민은 이런 방향을 가졌어야 맞았습니다. 


"나는 바네사가 딸 올리비아에게 으깬 콩을 먹이는 걸 본다. 열여섯밖에 안 되었으나 벌써 딸이 있다.(p95)" 이 한 문장은 참으로 많은 것을 함축합니다. 콩(bean)은 본디 라티노들이 주식으로 삼다시피하는 오랜 작물입니다. 마치 한국인이 김치를 먹거나, 흑인 하면 떠오르는 음식이(미국에서는) 수박인 것과 비슷합니다. 콩을 먹으며 성장했고 이제 그 딸에게 콩을 먹이는 바네사, 누가 뭐래도 (완벽까지는 모르겠으나) 멕시코의 딸이 분명합니다. 아니고서야 어찌 그리 콩을 가까이하겠습니까. 그리고 잘사는 미국에서 이민자 특유의 소외를 겪는 그들이기에 기어이 열여섯이라는 어린 나이에 아이를 낳고 기릅니다. 이런 결핍과 고난은 그의 어머니로부터, 아니면 그보다 훨씬 오랜 세대로부터, 대물림된 것입니다. 이민자, 가난이라는 굴레 외에 바네사는 여성이라는 족쇄까지 함께 차고 이 거친 세상을 살아가야 합니다. 


화상 흉터가 있는 어느 여성은 행인들에게 구걸을 합니다. 버스에는 오줌 냄새가 나는 어떤 남자가 앉은 자리에서 인사를 건넵니다. "예수님은 나를 사랑하지 않지만 여튼 미소로 답한다(p59)." 묘한 구절입니다. 세속화할 대로 세속화한 미국 사회에서 더 이상 상류층은 기독교 신앙에 집착하지 않고, 오히려 이민자들이 고유 문화를 지키는 맥락 속에 구교 신앙을 이어가는 편입니다. 이런 그룹에 속하는 그녀조차도, 자신이 세상의 주재자로부터 사랑 받지 못하기에 그처럼이나 괴로운 삶을 살아내는 중이라고 체념하고 있는 것입니다. 예수라는 이름은 그저 냉소의 보조관념으로 쓰일 뿐입니다. 


멕시코인들은 멕시코인만의 입맛, 풍취를 자랑스럽게 여깁니다. 그래서 도널드 트럼프가 나초나 부리또를 경멸하듯 표현할 때 그처럼 한목소리를 내어 항의했던 것입니다. p270 이하에는 정말로 많은, 멕시코를 상징하는 음식이나 토착적인 표현(다른 스페인어권에서는 좀처럼 쓰지 않는)들이 많이 나옵니다. 이런 색채, 이런 냄새를 물씬 뒤집어써야 "완벽한 멕시코의 딸"이겠다 싶을 만큼. 그러나 알고보니 완벽한 미국인이 되기보다 훨씬 어려운 숙제가 바로 "완벽한 멕시코인 되기"였습니다. 미국스러움을 일방적으로 해바라기하다 어느 순간 환멸과 현타가 온 주변인 그 누구에게도 이 소설은 잔잔한 감동을 줍니다. 


*출판사에서 제공된 도서를 받고 주관적으로 작성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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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ding 101; 정답은 없겠지만
민광찬 지음 / 도서출판청람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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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이들이 증권 투자에 관심을 가지며 실행에 옮기지만 큰 돈 벌었다는 사람은 보기 힘듭니다. 큰 돈을 벌기는 고사하고, 리x방 등에서 무분별하게 지시를 따르다 큰 손해를 보거나 물린 사람(이 책에서는 p56 이하를 특히 잘 읽어 볼 필요가 있겠네요)은 많은데 이걸 어디 가서 하소연도 못합니다. 그러나 알고보면 생각없이 돈을 잘못 쓴 본인 책임이 크며 남탓말 할것도 아닙니다. 투자의 고수란, 알고보면 기본 원칙을 언제나 충실히 지키는 사람이며 남들이 알지 못하는 미래를 내다보는 점쟁이(그런 건 애초에 있을 수도 없죠) 같은 걸 가리키지 않습니다. 


트레이딩이란 단타와 중장기 매매 사이에 있는 증권 매매를 가리키기도 하지만 저자는 일단 트레이딩이 전문가들의 영역이며 "딜링(dealing)"과 대비되는 의미로써 이 용어를 사용합니다. 거래소를 통하여 매매하고, 거래 상대방을 특정할 수 없는 매매를 트레이드라 부르며, 그 반대를 딜링이라 칭합니다(p6). 저자는 또한 이를 통해 골프장회원권, 중고차 등을 다루는 업자를 왜 "딜러"라고 부르는지에 대해서까지 설명 맥락을 연결합니다. 저자의 설명을 듣고 보면 아 그래서 이 경우를 딜러라고 하는구나 납득이 가게 되죠. 사실 이 설명은 브로커/딜러의 구분법인데 유가증권의 경우 트레이딩 형태가 더 일반적입니다. 저자는 또한 앞부분애에서 투기와 투자도 서로 구별합니다. 


p48에서 저자는 트레이딩을 단기와 중장기 둘로 나눠 설명하기도 합니다. 각각의 영역에서 어떤 자질이 필요한지, 어떤 전략으로 임할 필요가 있는지, 염두에 두어야 할 팩터는 무엇인지가 구별되며 우리 독자들도 이 점에 유념하여 큰 틀을 먼저 머리에 깔아 두고 이 책을 읽어 나갈 필요가 있겠습니다. 


아무래도 요즘은 유튜버들이 일반 대중에게 큰 영향력을 행사하는 시대입니다. 전문가라든가 레거시미디어가 제 역할을 못하는 부분을 이런 뉴미디어가 파고든 것이므로 무조건 배척할 현상은 아닙니다. 저자 역시 유튜브에서 유효하고 적확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이들을 두고 긍정적인 평을 하고 있으며, 모든 유튜버가 허황되고 근거 없는 주장을 남발하거나 무자격자 중심으로 극소수 지지자들만의 세계에 갇혀 꼴사나운 덕담 혹은 비방의 품앗이에 중독되거나 하는 추태를 떨지는 않을 것입니다. 그러나 이런 곳에서는 결과에 대해 책임지지 않는 행태가 더 잦으므로 역시 주의할 필요가 있습니다. 


예전에는 개인들은 전통적인 금융기관에 돈을 맡겨 간접 투자를 하는 게 고작이었으나 지금은 인터넷을 포함 여러 곳에서 좋은 정보를 얻는 덕에 직접 투자 패턴이 크게 늘었습니다. 그런데 이게 도박과도 어느 정도는 구조가 같다 보니 "특유의 중독성(p81)"을 갖기도 한다는 게 저자의 말씀 같습니다. 전문 투자자라고 해도 매번 승자가 되지는 못하지만 아무래도 이 제로 섬 게임에서 개인 투자자의 실패 비율이 더 높은 게 보통인데 그 이유에 대해 책에서는 p83 이하에서 자세히 설명합니다. 개인 투자자들은 먼저 이 대목부터 읽어 보고 나에게 부족한 게 무엇인지 반성을 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p133 이하에는 저자께서 자신의 "프랍 trader"로서의 경력을 회고하며 이 직종에 어떤 자질이 필요한지 친절하게 설명을 이어갑니다. 특히 재미있는 부분은 선물 트레이딩인데, 많은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는 게 세평이지만 사실 다들 기본을 지키지 않기 때문에 손해를 보는 것이며, 오히려 저자처럼 기본기에 대한 충실한 공부 끝에 투자에 임하면 이만큼 정직하게 결실을 돌려주는 영역도 드물다 하겠습니다. 선물에 관심 있는 독자들은 p127 이하에 저자가 여러 사례를 들어 깔끔한 공식화로 설명을 해 주는 부분이 있으므로 정독하면 많은 도움이 될 것 같네요. 


특히 트레이딩은 주변의 이런저런 흐름에 현혹되지 않고 나만의 호흡을 유지하며 당초에 세운 스탠스를 잘 유지하는 심적인 침착함이 중요한 듯합니다. "리더보드는 보지 않고 나의 스코어에 집중한다(p165)"는 프로 골퍼의 마음가짐이 많은 참고가 된다고 합니다. 헛된 욕심을 버리고 이성적인 판단에 따라 각종 정보를 수집하며 대세를 관찰하는 자세라면 적어도 손해 보는 투자는 면할 듯합니다. 


*출판사에서 제공된 도서를 받고 주관적으로 작성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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