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커스 AFPK 실전모의고사 - 모의고사 3회분+상세한 해설 제공ㅣ무료 바로 채점 및 성적 분석 서비스 해커스 AFPK 시리즈
해커스 금융아카데미 지음 / 해커스금융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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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무설계사는 공부할 때 과목들이 꽤나 까다롭습니다. 그래서 최신 출제 경향에 최대한 맞춘, 적중도 높고 완성도도 있는 실전문제집 풀이 과정이 꼭 필요하더라는 생각입니다. 이 문제집은 실제 시험장에서 맞게 되는 시험지와 그 판형도 같아서 실전 감각도 물씬 납니다(단, 왼쪽으로 넘기는 책형입니다). 그런데 문제를 실제 풀다 보면 그 문제의 질이 좋아서 기존의 뻔한 문제 pool을 푸는 것보다 훨씬 생산적으로 공부했다는 보람이 생깁니다. 특히 재무설계사는 문제의 양보다 질이 우선이라고 개인적으로 생각하기에 이번 이 교재가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4지선다형입니다. 


모두 3회분 모의고사와 자세한 해설이 실려 있습니다. 문제 파트는 (실전 모의고사 형식이니까 당연히) 심플하게 모의고사만 딱 실려 있는데요. 그런데 뒤의 해설을 보면, 문항 해설 하나하나마다 페이지 수가 나오는데 이건 "한국 FPSB에서 발간한 기본서의 페이지수"라고 지면 상단 오른쪽에서 알려 줍니다. 그러니 문제를 풀고, 어렵게 해결했거나 아예 틀렸을 경우 기본서를 꼭 찾아서 모르는 점을 해결할 때 이런 표시가 아주 큰 도움이 됩니다. 수험생은 자신의 약점을 빨리 파악하고 "즉시" 교정, 보강해야 원하는 성적으로 합격이 가능하기 때문입니다. 


자격 획득은 독학으로 가능한 건 아니고, 한국 FPSB가 지정한 교육기관에서 AFPK과정을 일단 수료해야 합니다. 이 점이 좀 불편할 수도 있으나 현재까지는 시스템이 그리되어 있으므로 어쩔 수가 없죠. 이것 관련 자세한 내용은 해커스 다른 AFPK 교재에도 나오고 지금 이 책에도 앞부분에 자세히 안내됩니다. 


모듈1의 과목은 재무설계(개론), 직업윤리, 은퇴설계, 부동산설계, 상속설계의 5개입니다(이 교재 p9). 과목만 보면 무척 어려워 보이지만 실제 시험 난이도는 그리 높지 않습니다. 그래서 지정기관 코스 선행 이수를 필수로 삼고 있는 거겠고요. 2교시 과목이 그나마 좀 더 어려운데 위험관리/보험설계, 투자설계, 세금설계 등 3개 과목입니다. 역시 난이도에는 어느 정도 실링이 있는 그런 시험입니다. 기타 부분합격 등 규정에 대해서도 교재에 어느 정도 나와 있고, 자세한 건 기관 홈피에서 확인해야 하겠습니다. 


1회 모듈1 은퇴설계(모두 30문항) 47번을 보면, 뒤의 해설 파트(p143)에서 보듯 700만원을 한도로 연금저축계좌와 퇴직연금계좌 납입액 합산을 공제받게 되어 있습니다. 납입액 전액이 아니라 700이 한도라는 점을 꼭 암기하고 있어야 하겠습니다. 이 공식만 알고 있으면 문제 해결은 그리 어렵지 않고, 이런 유형을 반복해서 풀면 나중에는 거의 자동으로 답이 나오다시피 합니다. 해설 파트에는 해커스 핵심요약집 페이지수도 함께 표시되었으니 시간 없는 분들은 잘 활용할 수 있겠네요. 


3회 모듈2 위험관리와보험설계를 보면 19번의 경우 재무설계사가 고객에게 할 수 있는 조언 중 적절치 못한 걸 고릅니다. 선지 ④가 답이며, 선지에는 "체감형 정기보험"이라고 나오지만 해설에는 갱신형이라고 나와서 조금 다르더군요. 답은 해설에 나오는 대로 "재가입형"이 맞습니다. 이 역시 기본서에 나오는 내용만 잘 숙지하면 어렵지 않게 해결이 가능합니다. 


책 끝에는 OMR시트도 있어서 현장마킹감각을 유지하게 도와 줍니다. 



*본 포스팅은 네이버 카페 문화충전으로부터 제공 받아 솔직하게 작성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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벨낀 이야기 스페이드의 여왕 - 뿌쉬낀 명작 단편선
알렉산드르 세르게비치 푸시킨 지음, 백준현 옮김 / 작가와비평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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뿌쉬낀은 우리가 장편 소설 <대위의 딸>이라든가 주옥 같은 시 등으로 이미 그 이름을 잘 알고 있는 러시아의 대문호입니다. 사실 그는 제정 러시아에서 적잖게 차별을 받은 혼혈아 출신이기도 하고, 궁정의 총애를 받았지만 핍박 받는 기층 민중의 설움 등에 대해 관심을 많이 쏟기도 한, 시대를 앞서간 문인이기도 한지라 여전히 현대 독자들에게 주목과 사랑을 받는 작가라는 점도 독특합니다. 


종래 뿌쉬낀의 이름난 개별 작품을 다 읽고 나서 역자 후기라도 읽어 보면, 항상 평론 속에서 제목이 언급되던 게 <벨낀의 이야기>라든가 <스페이드의 여왕> 같은 작품들입니다. 이 작품들은 그 중요성에 비해 지금까지 국내에 완역본이 많이 나오지 않았기에 우리 한국 독자 입장에서 접근성이 매우 떨어지는 편이었습니다. 이번에 작가와비평에서 이렇게 뿌쉬낀의 중요 작품들에 대해 완역본이 나왔기에, 아 그 이름만 들어 보던 작품들이 실제로는 이런 내용이었구나 하며 목마른 부분을 해결할 수 있어서 좋았네요. 


<벨낀의 이야기>는 이 책에 잘 나오는 대로 연작 소설입니다. "발행인의 말"까지 서두에 모두 번역되었고, 남겨둔 한 발, 눈보라, 장의사, 역참지기, 귀족 아가씨-시골처녀 등 전편이 이 책에 다 실려 있습니다. 특히 넷째 작품인 "역참지기"는 계X사 아동명작 등에 실려 있기도 했기에 아마 어렸을 때 읽어 본 독자들이 많을 것입니다. 


성인이 되어 읽어 보니 그 느낌이 또 달랐으며, 어쩜 세상의 모든 딸들은 이처럼 늙은 아버지의 가슴을 아프게 하고, 겉모습만 번지르르한 건전치 못한 불량배들한테 쉽게도 마음을 빼앗기곤 하는지, 많은 안타까운 생각을 하게 만들더군요. 그 유명한 단편 "역참지기"가 이처럼 <벨낀의 이야기> 연작 중 한 구성부분임을 다시 확인하며, 동시에 다른 작품들 사이에서 어떤 맥락(?)을 더해 읽는 재미가 어떤지 한번 시도해 볼만합니다. 


책의 나머지는 <스페이드의 여왕>이 채웁니다. 이 작품 역시 그간 이름만 들어 오던 작품이었는데, 명불허전 뿌쉬낀의 간결하면서도 인생에 대한 깊은 통찰을 담은 걸작이라서 읽고 난 느낌이 뿌듯합니다. 원래 뿌쉬낀의 필체가 어느 독자한테나 술술 잘 읽히고 내용 자체도 재미있긴 하지만, 특히 이 책은 백준현 상명대 교수님의 빼어난 문장력 덕분에 특히나 흥미롭고 편하게 읽혔습니다. "블라지미르" 등 러시아의 연음(soft consonant)와 실제 발음을 잘 살린 인명 지명 표기("뿌쉬낀" 같은 것도 한 예죠. 러시아어에 밝은 교수님들은 현 독재자 이름도 꼬박꼬박 "뿌찐"이라고 정확히 발음합니다)도 돋보여서 간만에 러시아의 풍취를 물씬 느껵가며 읽어낸 흐뭇한 고전 독서였습니다. 


*본 포스팅은 네이버 카페 문화충전으로부터 제공 받아 솔직하게 작성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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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지식의 힘 - 경제를 알아야 세상이 보인다 나의 경쟁력 파워 시리즈 3
박유연 지음 / 청림출판 / 200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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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은 언제나 정직합니다. 돈을 거머쥐려는 사람이 정직하지 못할 뿐이죠. 신문 기사를 읽거나 각 분야 전문가라는 이들의 이야기를 들어 봐도, 경제 분야의 아티클이나 스페셜리스트들이 그나마 가장 현실에 입각한 말들을 하고 있음을 요즘 절감합니다. 물론 교묘히 검은 속내를 감추거나, 노골적으로 스폰서의 주장을 전달하는 사기꾼들도 많습니다만, 이런 말들은 듣는 사람, 읽는 사람이 지혜를 발휘하여 걸러내면 그만입니다. 그나마 측정이 객관적이고 결과가 명확히 나오며 취향, 관점의 지배를 덜 받는 영역이 돈의 스피어이며 경제의 분야입니다. 


이 책을 보니 당시 키코 사태가 어지간히 시끄러웠음을 알 수 있습니다. 지금은 옵티머스와 라임이 문제지만 말입니다. 이 무렵에는 사람들이 "펀드"에 대해 과도한 환상을 아직 가질 무렵이고, "펀드 매니저"란 직업이 실상에 비해 지나치게 미화될 시절입니다. 지금은 뭐 일반인들이 금융 분야 종사자들보다 더 똑똑하게 구니 어설픈 미사여구가 통하지 않지만 말입니다. 


"경제적 지대"라고 할 때 지대는 地代를 뜻합니다. 그럼 토지 이용의 대가(代價)만 가리키냐면 그런 건 아니고, 공급이 비탄력적이거나 희소한 까닭에 더 받게 되는 수입을 가리키죠. 영어에서 rent라고 하면 (그 어원을 제외하고는) 딱히 "땅"이란 뉘앙스와 관계가 없습니다. 이는 초창기 경제학 용어 번역의 여러 아쉬웠던 사정에 기인합니다. 


"32. 보험사와 고객 간의 팽팽한 줄타기 - 도덕적 해이"와 "05. 월가 CEO들은 왜 고액연봉을 받고 기업을 도산시켰나 - 주인 대리인의 문제"는 서로 밀접한 관계가 있는 이슈들이며 실제 내용을 읽어 봐도 많이 닮았는데 책에서는 멀리 떨어져 배치되었네요. "21. 영화 <괴물>은 어떻게 1,300만 명의 관객을 집어삼켰나 - 영화 마케팅 전략"은 아무리 소프트한 지향성을 가져도 구태여 경제학 책에 넣을 필요가 없다고도 생각됩니다. 이 무렵만 해도 봉준호 감독이 이렇게 출세할 거라고는 저자 포함 다들 예상치 못하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24. 통화 스와프로 잠시 안도 - 스와프"를 다시 살펴 보면 국가 간 신뢰가 확실히 전제되지 않고는 이런 협정이 맺어지기 어렵겠다는 느낌이 듭니다. 어느 한 국가는 일방적으로 손해를 십상이거나, 그게 아니라면 스와프 협정 실행의 실익이 없지 않겠습니까(두 국가 다 고생한다는 뜻이므로). 한편으로 일본과의 스와프 협정은 이제 분위기상 기대하기 어렵게 되었네요.


"47. 독점기업이 손가락질 받는 이유 - 독점의 폐해, 자중손실" 에서 유익한 지적이 물론 많으나 독점기업이란 이처럼 도덕적 잣대로 잴 이슈는 아닙니다. "자연적 독점"의 경우도 있겠고 말이죠. 한편 이 책이 나오기 수 년 전, 일반적으로는 자영업자로 인식되던 화물차 운송업자들이 파업을 벌였는데 이 책에서는 "55. 화물연대 파업은 진짜 파업일까? - 무임승차"로 다룹니다. 이 사건과 무임승차 토픽을 연결시킨다는 게 좀 독특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쉽게 쓰여진 책이 항상 유용, 타당하다고는 볼 수 없다는 말을 지금은 고인이 되신 제 지도교수님께 들었는데 이런 책을 보면 여러 생각이 드네요. 한편으로, 어떤 책에서건 독자는 종전에 모르던 바를 몇이라도 건질 수 있습니다. 어려운 내용을 최대한 쉽게 전달하려고 애 쓰는 저자들이 줄 서서 책을 쓰는 요즘 같은 세상에, 또 거의 전 국민이 주식을 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요즘, 경제 지식 면에서 남들보다 뒤떨어지면 어려운 점이 한둘이 아니겠다는 생각 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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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도세자의 죽음과 그 후의 기억 - <현고기(玄皐記)> 번역과 주해 서울대학교 규장각한국학연구원 한국학 자료총서 21
김용흠 외 역주 / 서울대학교출판문화원 / 201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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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책 이름이 "현고기"라고 되어 있다면 참 그 뜻을 새기기가 어렵습니다. 皐라는 글자는 언덕, 논, 두드리다, 부르다의 뜻이 있는데, 그게 사도세자의 죽음과 무슨 상관이 있을까요? 지금 이 책에는 그 뜻을, 현(玄)은 임(壬)과 통하며, 고(皐)는 오(午)와 통하기 때문에 임오년의 화변을 소상히 기록했다고 설명합니다. 혜경궁 홍씨는 부군의 죽음을 가리켜 "그 망극한 일"이라 둘러 말했는데, <현고기>의 저자 역시 그런 마음가짐으로, 입에만 올려도 마음이 무거워지거나 정치적 오해를 받기 십상인 그해의 간지를 저런 식으로 돌려 말한 듯합니다. 


사도세자는 정통성에 아무 문제가 없었고 비록 후궁 소생이긴 하나 궁정의 온갖 축복을 받고 자라났으므로(혹은, 그렇게 드라마 등에 묘사되므로) 적장자가 아닐까 착각하는 수가 있지만 아닙니다. 심지어 효장세자라고 어렸을 때 죽은 형도 하나 있었습니다. 


경종은 생각보다 강단 있는 군주여서 (21기 30주차 리뷰에서도 말했지만) 노론 4대신을 한 번에 척결할 만큼 엄청난 정변을 일으키기도 했습니다. 이 추세가 조금만 더 갔더라면 노론이 오히려 소수정파로 추락했겠지요. 후세 사람들이 착각하는 대로 경종이 소론의 꼭두각시이고 영조는 노론과 결탁한 독재자라는 식의 단순 구도였다면 저 무렵(신임년)에 바로 소론이 대세가 되었겠죠. 또, 이인좌의 난 이후 소론을 모두 쓸어버리고 영조가 노론만을 유일 정파로 자리매김하게 할 수도 있었겠지만 역사가 어디 그리 흘러갔습니까. 


여튼 이른바 "신임의리"를 둘러싸고 영조가 친 노론 행보를 보인 건 사실이고 이에 대해 사도세자는 반대정파의 편을 든 것 같아 보입니다. 일종의 권력 투쟁이 일어난 셈인데 신봉승의 <한중록> 드라마를 보면 약간 전-노의 알력을 극중에 은유한 듯도 보입니다. 어떤 사람은 저 드라마가 아니라 이보다 세 시즌 앞선 <회천문>이 그렇다고도 하는데 저는 도저히 이해가 안 됩니다. 시대상황을 잘 이해 못했거나 드라마를 보지 않고 하는 말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신임의리가 내내 회자된 건 그만큼 신임년의 대숙청이 충격적 사건이어서이겠고, 사도세자의 죽음 이후로는 "임오의리"가 또 논란이 되었습니다. 허나 정조는 조부 영조보다 더 영리한 통치자였고, 그래서 어느 특정 정파에 유리하게끔 정사를 휘둘려 돌보지 않았습니다. 정조가 개혁 군주였고 완강한 기득권 세력인 노론의 음모에 결국 휘말려 희생되었으며 이후 노론(중에서도 벽파)이 다시 독주하다 나라가 망했다는 식의 논리는 어처구니없는 역사 왜곡입니다. 실상은 영조, 정조 두 개성 강한 군주를 거치며 붕당정치가 (그 순기능이든 역기능이든) 실종되었고, 이후 영민한 군주의 수완을 대체할 만한 시스템의 부재 때문에 세도 정치가 들어섰다고 보는 게 정상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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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과는 떨어지지 않는다
리안 모리아티 지음, 김소정 옮김 / 마시멜로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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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사물은 어떤 결과를 낳아야 할 때가 따로 있는 듯합니다. 때가 되었는데도 그 일이 벌어지지 않는다면, 이건 뭔가 큰 문제가 생겼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를테면, "떨어져야 할 때가 넘은 사과"가 아직도 떨어지지 않는다든가 말입니다. 


리안 모리아티 작가님의 소설은 여태 계속 마시멜로(한경)에서 김소정 번역가님의 솜씨로만 접한 것 같습니다. 원어로 읽으면 어떤 느낌일까 싶어 <커져버린...>은 원서로도 따로 읽어 봤는데 역시나 싶었습니다. 이번 이 작품도 일단 받아보고 나서 그 엄청난 두께에 놀랐는데 모리아티 여사의 작품은 일단 단행본들도 이렇게 다 두꺼운 편이기도 합니다. 


<켜져버린...> 때부터 느낀 것이지만 모리아티 여사의 작품들은 그 뼈대가 되는 줄거리가 일단 재미있으면서도, 곁가지로 소소하게 퍼지는 이야기들도 재미있으며, 개성 강한(성격도 보통 아닐 것 같은) 인물들이 주고받는 대사들도 정말 재미있습니다. 전작들이 그렇게나 큰 성공을 거두었는데, 그에 못지 않은 재미있는 이야기를 또 히트 치게끔 빚어내려면 그 부담감이 얼마나 크겠습니까. 그런데도 매번 이렇게 이야기가 밀도 있으며서도 디테일도 다 살아 있고, 그런가하면 본연의 이야기도 묵직합니다. 두께 이야기를 괜히 꺼내게 되는 게 아닙니다. 게다가 지금 이 신작은 전혀 새로운 세계관에 등장인물들이 나와서 펼치는 스토리입니다. 


누구나 선망하는 바가 따로 있기도 하고, 또 누구나 남들의 선망을 받는 인생이 되고 싶어합니다. 그러나 그런 꿈을 현실에서 이룰 수 있는 인생은 또 극소수입니다. 꿈을 현실에서 이뤘다고 해도 이에 만족하거나 행복해하는지 여부는 또 별개입니다. 조이와 스탠은 사실 특별한 노력을 통했다기보다 나면서부터 유전자의 힘으로 모든 걸 거의 거저 얻은 케이스가 아닐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물론 노력도 할 만해야 하는 것이므로 그 역시 타고난 축복입니다. 제가 보기에는 조이 쪽이, 스탠보다 더 멋진 면과 유리한 점들을 타고난 것 아닐까 싶었지만 둘 다 뭐 막상막하라고 봐야겠습니다. 


이렇게 잘난 분들이 결합을 이루면, 주변에서는 아 그 2세가 얼마나 또 멋진 아이들이 태어나겠으며 인생에서 얼마나 멋진 성취를 이룰까 기대하며 입방아를 찧습니다. 만약 아니라면? 그건 그것대로 또 지독하게 큰 화젯거리가 됩니다. 이 커플은 금슬이 좋았는지 아이가 넷이나 되며 다 멋지게 성장도 했지만 주위의 기대에는 약간 못 미치는 듯도 합니다. 현실에서 사실 가장 높은 빈도로 볼 수 있는 결과이기도 합니다. 


이처럼 아무 문제도 없어 보이던 가정에 어느날 평지풍파가 일어나니.... 어떤 낯선 사람(사실은 아닌)이 아무 문제 없던(그렇게 보이던) 가정에 느닷없이 찾아온다. 다음 갑자기 실종되거나 죽거나 한다, 이런 전개 자체는 영화나 소설에서 많이 보던 것이긴 합니다. 그런데 모리아티의 이 작품에서는 완전히 예상 밖의 사태가 펼쳐집니다. "와 이런 말도 안 되는..." 예상을 벗어난다는 건 그만큼 당하면서도 뭔가 통쾌한 체험입니다. 이 작품을 읽으면서 "이야기가 재미있어지려면 자녀의 수가 꼭 넷이어야 할까?"라는 생각도 함께 떠올랐습니다. 


*출판사에서 제공된 도서를 받고 주관적으로 작성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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