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 트렌드 2023 - 45가지 키워드로 전망하는 대한민국 돈의 흐름
부동산읽어주는남자(정태익) 외 지음 / 북모먼트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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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기불황이 이어지리라는 전망이 우세하지만 그 와중에도 우리는 경제 활동을 이어가야 하며 그러기 위해서는 내년의 트렌드가 어떠할지에 대한 분석과 고민이 필요하겠습니다. 어디에 돈이 몰릴까? 어떤 산업이 가장 빨리 살아날까? 새롭게 변화하는 사회 현상 중 주목해야 할 것은 무엇일까? 최고의 전문가들이 엄선하여 45개의 키워드로 압축한 후 핵심만 짚어 설명한 이 책을 보면 흐릿하던 시야가 그나마 조금은 트이는 듯합니다. 

수도권 집중 현상은 한때 무조건 우려의 대상으로만 삼던 때가 있었습니다. 그러나 이 책 p36 이하에서 설명하듯, 연관성과 의존도가 매우 높은 기업들은 서로 가까운 입지를 잡아야 윈-윈 효과가 나며, 세계 어느 나라의 경쟁력 있는 산업 지대들도 사정이 다르지 않습니다. 이를 두고 클러스터라 부르며, 서울- 세종 - 대전 라인이 한국에서는 산업집적단지라 규정할 만하다고 책에서는 말합니다. 좁게 보면 수원 - 동탄 - 판교 라인도 그러할 것입니다. 이런 클러스터 형성은 전에 없던 세계적 경쟁력을 갖추었기에 국가 전체에 크나큰 이익을 주며, 공연히 이를 지방으로 분산시키면 오히려 역효과가 날 것입니다. 

과연 부동산 가격은 회복할까요? 어떤 이는 10년 전 양적완화 시기보다 코로나 팬데믹 때 몇 배는 더 많은 돈이 풀렸으므로 금리 인상 기간도 몇 배 더 길어질 것이라 주장합니다. 논리적으로는 맞으나 만약 현재가 10년 전보다 높은 생산성 향상을 보이고 더 많은 혁신으로 부가가치를 창출할 포텐이 있다면 구태여 긴축을 길게 끌고 갈 필요는 없을 듯합니다. 책에서는 만약 부동산 매입(투자)을 고려한다면 1) 미 금리 피보팅 2) 매도 호가 최저가와 실거래가 사이의 차이 3) 거래량 이 세 가지 지표를 확인한 후 결정할 것을 권합니다. 또 지금 같은 시기에는 현금 보유 비중을 늘려, 부동산 특유의 길게 다지는 저점 구간을 끈기 있게 버틸 필요가 있다고 조언합니다. 소득을 차근차근, 마치 코인 채굴하듯 늘리라는 말은 뒤 p138에서도 다시 강조됩니다. 

"인스타는 실제가 아니라 일종의 가상현실 게임이다(p141)." 너도나도 현재의 자신을 한껏 부풀려 온갖 보정과 허세가 들어간 소셜 미디어 공간을 꾸미는데, 게임에서도 실력 떨어지는 이들이 "현질"로 자존감을 채우려 들듯이 인스타 꾸미는 데에도 핫플레이스 방문이나 명품 착용 등 돈이 많이 드는 게 보통입니다. 이런 허세 경쟁에 참여하면 그만큼 돈과 노력과 시간이 낭비되지만, 반대로 이런 사람들의 취향을 면밀히 살펴 우리 시대 트렌드의 큰 방향이 어디를 향하는지 연구할 필요는 있다고 충고합니다. 

"메타버스의 시대에는 메타인지가 필요하다(p200)."  어떤 정보를 받아들이고 분석할 때에는 이를 날것으로 무작정 수용하고 암송할 게 아니라, 지금 이 정보가 대세이긴 하지만 과연 타당성을 갖추었는지, 기존의 검증된 팩트들과 조화를 이루는지, 정보가 객관적으로 사실인지 아닌지 확인이 어렵다면 다른 게임  참여자들이 이를 어떻게 받아들이고 행동할지에 대해 한 걸음 물러서서 냉철하게 바라볼 필요가 있다는 취지이겠습니다. 또 한국에서는 당x으로 대표되는 리커머스 마켓의 부상에도 주목해야 하며 특히 근로소득자들의 재테크 수단으로 유용하다고 책에서는 말합니다. 

어떤 위기라 해도 이를 기회로 바꾸는 건 개인의 능력이고 재치이며 역량입니다. 아무리 상황이 나빠도 냉철하게 트렌드를 읽어 내고 이에 영리하게 올라탄다면 남들 고생할 때 홀로 풍요와 여유를 누리는 승자가 될 수 있겠습니다. 

*출판사에서 제공된 도서를 읽고 솔직하게 작성한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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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조건 돈 버는 부동산 경매 - 당장 써먹는 부동산 경매 실천 가이드
권오현 지음 / 평단(평단문화사)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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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교적 싼 가격에 좋은 부동산을 취득할 수 있다는 장점 때문에 최근에 부동산 경매에 관심 갖는 이들이 많지만 사실 함정이 많습니다. 바로, 이렇게 예전에 비해 많은 이들이 참여하기 때문에 입찰가가 올라가고, 이렇게 비싸게 치른 가격 때문에라도 이후 명도비용이나 갖은 고생을 다 하고 나면 과연 손에 떨어지는 게 뭘지 의문이 드는 게 사실입니다. 그래서 남들보다 더 똑똑하게 경매에 참여하고 물건을 고르고 취득한 후에도 철저한 관리를 해야 애써서 부동산을 취득한 보람이 생깁니다. 

동시이행의 항변(p120)이라는 게 있는데 법(이나 판례)에서 동시이행을 할 수 있게끔 정한 쌍방의 채무들이며 상대방이 이행을 지체하거나 하면 나 역시 그의 이행까지 내 채무를 미룰 수 있는 권리입니다. 책에서는 혹시 이런 낯선 법률용어에 대해 독자들이 어려워할까봐 따로 박스를 쳐서 설명을 해 놓았습니다. 

확정일자를 받아 놓아도, 내가 전입신고나 점유를 상실하면 이걸로 대항을 할 수 없다고 합니다. 따라서 보증금이나 배당금 등을 못 받았을 경우 이를 지급받을 때까지 내가 전출신고나 명도를 얼마든지 유예할 수 있고, 혹여 호의로 해 주었다면 이제 새로운 매수인에 대해 내 권리를 못 주장하게 될 수도 있다는 점 주의해야 한다는 취지이겠습니다. 

특히, 여러 임차인들이 입주해 있는 다세대 주택 같은 경우 권리 분석(p231)을 면밀히 한 후에 들어가야 불의의 손해를 피할 수 있다고 합니다. 책에서는 다양한 사례를 들어, 어떤 경우에는 누가 얼마를 받을 수 있고 어떤 경우에는 남은 금액이 없어 한 푼도 못 챙기는지 꼼꼼하게 가르쳐 줍니다. 이런 경우 실제 얼마나 다양한 사례가 나올 수 있겠습니까. 책에서 제시한 사례가 다양하기 때문에 자신의 경우가 이 중 어디에 그나마 가까운지 독자가 골라가며 맞추어 볼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또 이렇게 설명해 주는 내용이 머리에 오래 남으려면, 사례를 맞닥뜨리기에 앞서 독자 자신이 능동적으로 책에서 설명해 주는 케이스를 머리 속에 상상해 가며 평소에 이해를 해 둬야(=내면화해야) 실제 경매 참여시 더 빠르게, 효과적으로 대처할 수 있겠다 싶었습니다. 아무튼 이 책에서 제일 재미있게 읽은 대목은 권리 분석 파트였습니다. 

낙찰이 되었다고 해서 끝이 아닙니다. p67을 보면 재미있는 카툰이 있는데 잠깐 인용해 보면 "잡은 고기도 빼앗아가는 法 위의 無법자가 있다. 공유물건의 공유자, 공공임대아파트의 임차인, 유체동산의 배우자가 그들이다." 물론 이런 사람들의 권리라는 게 엄연히 법에서 보장하는 것이므로 엄격한 뜻에서의 무법자는 아닙니다. 단지 우리 일반인들이 경매에 참여할 때 미처 신경 못 쓰고 있다가 종종, 마치 뒤통수 맞듯이 당하곤 한다는 뜻에서 저자께서 주의를 환기하려는 의도겠습니다. p270을 보면 분묘기지권은 등기 없이 취득한다는 말이 나오는데 얘도 아주 많은 경우 낙찰자에게 불의타를 날리는 녀석이죠. 

낙찰 받고 인도명령 받고 나서도 아직 할 일이 산더미입니다. p335를 보면 구체적으로 어떤 일이 추가로 필요한지 구체적으로 표에 정리되었는데 실제 닥쳤을 때 참고하면 마음이 든든해질 듯합니다. 이 책은 항목별로 설명이 딱딱 정리되어 있어 필요하거나 궁금한 항목만 골라서 찾아볼 수도 있고, 순서대로 읽어 나가면 설명이 쉽기 때문에 전체 그림이 잘 잡힙니다. 군데군데 법 용어 설명이나 카툰 형식의 팁 같은 게 친절합니다.

*출판사에서 제공된 도서를 읽고 솔직하게 작성한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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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기 쉽게 풀어쓴 현대어판 : 나사의 회전 미래와사람 시카고플랜 시리즈 6
헨리 제임스 지음, 민지현 옮김 / 미래와사람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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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 전쯤 현대 미스테리 작가 루스 웨어의 장편 <헤더웨어 저택의 유령>이 책좋사에 소개된 적 있는데 바로 이 고전, 헨리 제임스의 <나사의 회전>에 대한 오마주이기도 하다고 작가 스스로 밝히기도 했습니다. 시카고플랜 여섯 번째인 이 책은, 같은 기획의 다른 작품들처럼 비교적 쉽게 읽히고, 맨앞에 등장 인물들 간의 관계도가 제시되어서 혹 사람 이름 헷갈린다 싶을 때 바로 돌아와 찾아보기가 편합니다. 물론 이 작은 나오는 사람들이 그리 많지는 않지만 저 관계도가 여튼 작품에 처음 진입할 때의 서먹서먹함을 걷어내기에 좋게 쓰입니다. 

젊고 아름다운 가정교사가 대저택에 입주하여 후한 보수를 받아.. 까지는 샬럿 브론테의 <제인 에어>가 생각나기도 하고, 추가로 좀 이상한 애와 그 아빠한테 걸려서 여선생이 고생하는 건 도일 경의 홈즈물 <너도밤나무 저택의 모험>과도 닮았으나 이런 건 설정상의 공통점이며 이 고전의 진가는 점차 패닉 상태에 빠지는 여성의 심리를 치밀하게 묘사하는, 그리고 독자들에게 공포감을 스멀스멀 선사하는 놀라운 이야기 솜씨에 있겠습니다. 재미있는 건 도입 액자에서 캐릭터이기도 한 더글라스가 "당신들 만약 지금부터 내 이야기를 들으면..."이라며 마치 책 밖의 독자들 들으라는 듯 너스레를 떠는 대목이 있다는 점입니다. 

앞서 거론한 고전들과 이 명작이 또하나 다른 점은, 주요 인물 중 하나인 더글라스가 부유하고 젊고 매력적인 남성이라는 사실입니다. 이 작품에서는 꼭 그렇진 않지만, 영 앤 리치이자 노블 메일이 예쁜 젊은 여성 하나를 자기 세력권 안에 두고 재기불능으로 파멸시키면서 쾌감을 느끼는 진행의, 어찌 보면 원조격이 이 작품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저택 자체를 더글라스의 활유(personifying)로, 꼬마 마일스를 더글라스의 분신으로 혹 본다면 말입니다. 앞서 거론한 고전들은 모두 영국 작가가 영국 배경으로 세팅한 작품들이며, 심지어 이 작도 작가는 미국인이지만 배경은 영국입니다(햄프셔, 런던...). 

가난한 시골 목사의 딸이긴 하나 여교사는 자긍심에 가득한, 귀엽고 낙천적인 인물입니다. "나의 현명한 사리 분별과 높은 교양에서 비롯된 자율적인 선택이, 내게 이 일을 맡긴 사람에게 기쁨을..(p43)" 같은 구절이라든가, "(더글라스 주인님이) 젊고 아름다운 가정교사를 선호하시는 것 같던데 말이에요!(p36)"라며 완전 자뻑 모드로 가정부 그로스 부인(처음에 다소 무기력한 듯 보였으나 결국 음흉해지는)한테 힘차게(?) 선언하는 걸 보면 그 천진난만함에 절로 웃음이 나옵니다. <레베카>에서의 가정부인 댄버스 부인이 엄청 무서운 캐릭터인 것과는 대조되죠. 

이 작은 1961년에 흑백영화로 만들어진 적 있는데 <공포의 대저택>입니다. 가정교사 전문배우(?)인 데버라 커가 주인공이며 영화에서는 이름이 있습니다. 반면 이 소설(원작)에서는 주인공인데도 끝까지 이름이 안 나오며 거꾸로 영화판에서는 고용주 더글라스가 그 이름이 안 불립니다. 

제가 예전에 이 고전을 읽을 때에는 주인공 여교사가 한참 동안 만족감과 사명감에 불타는 장면이 이어졌던 듯한데... 이번 새 번역에서는 p53에서 벌써 주인공이 유령을 목격하네요. p111에서는 그녀가 여태 좋게만 보았던 ooo가 드디어 그 본색을 드러내죠. "자정에요. 나쁜 아이가 되기로 마음먹으면, 저는 제대로 나쁜 아이가 되거든요!(p117)" 패닉 상태에서도 주인공 여교사는 다음과 같은 생각을 합니다. "내가 그와의 약속(아이들 일은 철저히 교사 선에서 처리하며 결코 더글라스에게 연락하지 말 것)을 지킴으로써 얼마나 자랑스럽게 생각하는지... 비천한 나의 매력을 이용하여 그의 관심을 끌려고 수작을 부린다고 오해하여 행여 나를 우습게 여기고 경멸하지 못하게..(p124)" 같은 부분은 좀 놀랍기까지 한데 다소의 열등감도 감지되지만 이 여교사의 심지가 그 나름 얼마나 단단한지도 알 수 있죠. 

"오명과 불행을 뒤집어쓴 내 전임자가.. 지금 침입자는 그녀가 아니라 바로 내가 아닌지... 이 끔찍하고 비천한 여자야!(p144)" 그녀는 현명하고 섬세하기에 그로스 부인 따위가 팩트를 뭐라고 왜곡하건 간에 진상이 과연 무엇이었는지 혼자 힘으로 감을 잡기 시작합니다. 마일스가 아무리 그녀의 마음을 매혹하려 들어도 말입니다. "다윗(책에는, 딱히 그럴 이유가 없어 보이는데도 다비드라고 표기되네요)이 사울 왕을 위해 연주를 제안할 때도 그처럼 매력적이지는 않았을 것이다(p161)." 이런 표현은 참 기가 막힙니다.     

그 모든 불길함과 소름끼치는 환영 뒤에 숨은 진상이 과연 무엇이었을까. 과연 죽은 oo oo와 미스 제셀의 원혼들이 마일스와 플로라에 빙의라도 한 것일까. 혹은 이 모든 심리적 효과를 두 피용인에게 심어 주려고 영악한 아이 두 명이서 꾀한 치밀한 음모일까. 답은 독자가 각기 알아서 생각하면 충분합니다. 아, 부디, 세상의 젊고 착하고 경험없는 여성들이 행여 못된 놈들의 꾐에 빠져 몸을 다치고 마음을 상하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습니다. 제가 남자라서 더 잘 알지만 이 세상은 너무도 위험한 곳이니. 

*출판사에서 제공된 도서를 읽고 솔직하게 작성한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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떠난 고객도 다시 돌아오게 하는 10가지 질문
장윤진 지음 / 에디토리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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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은 워낙에 어느 분야이건 경쟁이 치열하다 보니 본인이 아무리 경쟁력이 출중해도 성공한다는 보장이 없습니다. 그래서 1) 자타공인 레드오션에서 2) 경영 마인드가 딱히 없으셨던 분이 큰 성취를 거두었다면 절로 눈이 갈 수밖에 없습니다. 저자께서는 무대 배우로 사회 커리어를 시작했으며 "저 문을 열고 들어오는 고객 단 한 사람도 놓치지 않겠다"는 각오로 사업을 시작했으며 그 결과 스포츠 브랜드의 홍보대사, 대형 아카데미의 대표 등 자신만의 확고한 영역을 구축하여 오늘에 이르렀다고 나옵니다. 자영업자들이 지금 이 시각에도 얼마나 치열한 경쟁을 벌이며 낙오하지 않게 분투하는지를 감안하면 이는 부럽고도 놀라운 석세스 스토리가 아닐 수 없네요. 

아무리 샵이 대형이고 매대가 멋지고 스탭들이 예쁘고 화려한 모습이라도 화장실이 지독하게 더러운 채 방치된다면 앞서 받은 좋은 인상들이 다 흐려지는 게 당연합니다. 사실 저는 샵에서 딱히 화장실을 이용한 적도 없지만 혹 더러운 화장실을 봤다 해도 그냥 그러려니 하고 넘겼을 겁니다. 그러나 저자께서는 자신이 방문했던 다른 가게의 예를 들며 사장님이 그처럼 안 보이는 구석구석까지 애정을 쏟는 게 확연히 대조된다고 평합니다. 남의 가게들을 다니며 그냥 서비스만 이용하고 마는 게 아니라 이처럼 각각의 장단점을 분석하고 교훈을 얻으며 나만의 경영관점을 만들어나가는 저런 자세부터가 벌써 남다른 성공 자질 그 맹아의 증명이었다고 하겠습니다. 내 가게에 대한 진심어린 애정이, 결국은 고객을 그만큼이나 잘 모시겠다는 마음가짐으로까지 투영이 되는 것 아니겠습니까. 

"고객은 신뢰를 느끼면, 제공받는 서비스에 대한 합당한 비용을 비로소 기꺼이 지불한다(p66)." 마냥 가격을 깎아줘도, 왜 이 사람이 나한테 가격을 깎아주지? 라며 도리어 의구심을 갖는 게 보통이라고 저자는 말합니다. 가격으로 승부하는 건 올바른 전략이 아니고 효과도 덜하며, 그보다는 품질의 제고와 효능에 대한 믿음을 심어 주는 게 더 중요하다는 뜻으로 읽힙니다. 게다가 쓸데없이 마진을 깎으면 그게 내 가게에 장기적인 부담으로 반드시 되돌아옵니다. 이러니 박리다매 전략은 여러 이유에서 그닥 실효성이 있다고 볼 수 없겠죠. 

이미 코스가 끝난 고객에 대해서도 최선을 다하는 게 저자분 아카데미의 방침 중 하나라고 합니다(p111). 사실 이런 점을 읽는 게 이 독서에서의 킬포 중 하나였습니다. 떠난 사람은 떠났다고 잊는 게 인지상정이지, 기분 상해서라도 컨택 안 하는 게 차라리 정상이라고 생각들 하겠죠. 성공하는 사람은 이런 점에서부터가 벌써 다른 사람들 마인드와 차이가 나는 겁니다. 또 이 대목은 책 제목과도 딱 적실성 있게 연결이 되기 때문에 더 집중해서 읽었습니다. 
"레슨 소진에만 신경 쓰는 강사(p84)" 혹은 그저 나의 지갑을 채우는 개수로만 판단하는 강사는 결국 옆이 허전할 수밖에 없다고 합니다. 고객이 늦었으면 물론 강사 입장에서도 피해가 있습니다. 뒤 타임에 지장을 받기가 일쑤이니 마냥 이해만 하고 넘길 게 아니죠. 그런데 여튼, 만약 늦었다면 고객 입장에서도 늦은 이유가 있겠으므로 그 점을 최대한 이해하고 서로의 이익을 최대한 절충하려 든다면 이 고객 입장에서도 웬만한 양아치가 아니고서야 반드시 다음에 어떤 피드백이 있을 겁니다. 물론 호의도 사람 봐 가면서 베풀어야지 특별한 서비스를 당연한 권리처럼 요구하는 상식 이하의 인간에게는 어떤 배려가 불필요합니다. p199에도 이 아카데미를 찾는 고객들이 고액 연봉자들이라는 점이 잘 나옵니다. 

특히 여성들의 경우 출산, 결혼, 남편의 타지 발령 등 여러 사정으로 인해 한 자리를 지키지 못할 때가 있습니다. 이런 경우 그분이 가르치던 학생들은 타 강사에게 인수인계가 되어야 하는데, 저자 역시 학부형이므로 아이들 담당이 바뀔 경우 당혹감, 서운함 내지 불쾌감 등을 느낄 때가 있었다고 합니다. 그런데 이런 느낌은, 결국 내 아카데미를 찾는 고객들도 나에게서 비슷한 정도, 빈도로 받지 않겠는가? 여기에서 저자는 자신의 고객들도 인수인계시 철저한 관리가 필요하겠다고 여기고 아카데미에 확실한 프로세스로 정립했다고 합니다. 이 책을 읽으면서 가슴에 와 닿은 점은, 우리가 일상에서 접하는 모든 체험이 다 경영상의 교훈으로 기능할 수 있으며 역지사지의 마인드가 정말 중요하다는 각성도 따라왔습니다. 

*출판사에서 제공된 도서를 읽고 솔직하게 작성한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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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은 협력한다
디르크 브로크만 지음, 강민경 옮김 / 알레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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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턴 역학은 우리 인류의 삶을 혁신적으로 바꿔 놓았습니다. 사물의 움직임과 위치, 힘과 힘 사이의 관계와 결과를 미래 어떤 시점의 것으로 정확히 예측한다는 건 여러 모로 보통 편한 게 아닙니다. 지난 수백 년 간 과학 문명이 눈부시게 발전한 건 거의 전적으로 이에 기대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죠. 그러나 과학의 발전 속도나 진척이 예전같지 않고 여러 한계점에 부딪히니, 이 세상이 뉴턴 고전 세계관으로 깔끔하게 설명되는 부분보다, 설명을 여전히 거부하는 복잡계가 버젓이 실존한다는 걸 우리는 새삼 깨닫게 됩니다. 따라서 이제는 복잡계의 운용 원리에 대한 설명이 가능한지에 대해 더 주목해야 할 때입니다. 

복잡성이란 속성도 보기에 따라 기준이 완전히 다를 수 있습니다(p31). p44를 보면 황색망사점균이 최적화 문제를 해결하는 능력이 얼마나 탁월한지에 대해 저자가 이야기합니다. 그러지않아도 제약학계, 혹은 재료학계는 자연이 자신의 당면 과제를 풀어내는 패턴을 고대로 모방하여 혁신을 도모하는 쪽으로 전략을 수정하는 중이죠. 송나라의 유학자 주희는 격물치지의 오의를 특히 강조했는데, 서양 과학자들이 자연을 그저 대상으로만 바라보지 않고 스승처럼 여기게 된 추세를 보면 새삼 의미심장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수학을 사용하는 근본적인 의의는 생각을 정리하고 더 정확하게 표현하고 해답을 찾아가는 과정을 간략화하고 불필요한 것과 추상적인 것을 처리하는 과정을 간단하게 만드는 데 있다(p58)." 말이 좀 중언부언 같기도 합니다만 무엇을 주장하고자 하는지는 분명합니다. 세상 살면서 가장 철없는 사람들이 "수학 몰라도 사는 데 아무 지장 없다" 같은 소리를 겁도 없이 떠드는 부류죠. 저자께서 표현한 저런 의의 정도는 당연하고, 우리는 방정식을 보며 아직 우리가 현실에서 발견하지 못한 그 무엇이, 물리계의 작게 구겨진 차원 안에 숨겨졌을지를 치열하게 상상하고 추론합니다. 이것이 바로 해석의 영역입니다. 

하이퍼링크라는 게 인터넷 서핑 할 때 이곳저곳을 넘나들게 해 주는 편리한 장치일 뿐 아니라 수학, 공학상의 중요한 탐구 주제 중 하나이기도 합니다. p100 이하에서는 "비교적 신생 과학 분야인 네트워크 과학에 대한 멋진 설명이 이어집니다. 지수함수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함수의 대표라면, 로그함수는 그 역함수이므로 훨씬 천천히 증가하는(증가함수이기는 하죠) function의 대표격입니다. 연결망의 크기는 노드 수를 아무리 늘려도 찬천히 늘어날 뿐이라는 건데 몇 년 전 주식판에서 5G 기대감이 그토록 높았건만 김빠진 결과로 모두를 실망시킨 건 이 때문입니다. 앞으로 통신망 혁신이라는 게 세대 이름을 바꿀 정도가 되려면 저궤도 인공위성 같은 또하나의 다른 차원 기술이 이 분야에 직접 도입될 정도가 되어야 합니다. 

이 네트워크 공학(과학)은, 더군다나 최근 코비드19의 유행으로 각별한 다른 용도 하나가 더 발견되기도 했습니다. 이 책 p128을 보면 예방접종의 효과를 기하학적으로 해석할 수도 있다고 하는데 이 사례와 해석에서 저자는 "척도(가) 없는 연결망에서는 무작위로 실시되는 예방접종이 효과를 보기 힘들다"고 합니다. 자연과학, 또는 수학을 연구할 때도 이처럼 인문학적 통찰, 인사이트가 빛나는 순간을 보면 우리는 거의 감동을 받게 되죠.   

자기복제의 놀라운 이치를 규명한 프랙털 이론은 이미 1980년대부터 화려하게 각광을 받았더랬습니다. p163에 보면 모든 식물은 겉으로는 다르게 생겨도 생식하는 이치는 같으며, 컴퓨터 프로그래밍으로 이런 식물과 비슷한 구조를 재현할 수 있다는 저자의 설명이 나옵니다. 자기조직화 임계성이라는 단계에 이르면, 견고함을 넘어 극단적인 변화를 거쳐 새로운 단계로 나아갈 수 있다는 설명이 있는데(p169), 견고함과 환골탈태가 동일 지점 안에 공존한다는 그 섭리가 정말 놀랍지 않습니까.  

"지구 시스템의 티핑 포인트(p199)" 이제 우리 인류는 기후 변화에 직면하여 어떤 분명한 기로에 섰습니다. 여기서 막아내면 우리는 그나마 현재의 환경에서 생존을 도모할 수 있고, 이 지점에서 안이한 인식으로 행동을 미루면 파국, 아포칼립스를 맞습니다. 우리가 무엇을 선택하고 어떤 미래를 부를지는 전적으로 우리 자신이 얼마나 용기를 발휘하고 냉철하게 현실을 직시하냐에 달려 있습니다. 

*출판사에서 제공된 도서를 읽고 솔직하게 작성한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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