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자라고도 넘치는 고요 - 그림의 길을 따라가는 마음의 길
장요세파 지음, 김호석 그림 / 파람북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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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쇄수녀원에서 수도 중이신 장요세파 수녀님의 글과 김호석 화백의 그림이 함께한 책입니다. 

p23에는 마치 에셔의 작품과도 닮아 보이는, 두 손을 세피아톤의 화폭에 담은 그림이 나옵니다. 제목은 <엄마 손>인데, 한없이 투박하면서도 슬퍼 보입니다. 여인의 손은 한때 비단이 부럽지 않은 섬섬옥수였을 터이나 자녀를 키워 내고 지아비를 먼저 떠나보내고 세상의 온갖 풍파를 정면으로 맞으면서 이처럼 형해화했습니다. 무신경하게 말려올라간 소매는 마치 수갑이나 족쇄처럼도 보입니다. 장요세파 수녀님은 이를 두고 "온전한 소진의 아름다움", "엄마 안에 깃든 하느님"이라 요약합니다. 덧붙일 말이 따로 없을 것 같습니다.   

p37에는 고승 송담 스님의 진영이 나옵니다. 김호석 화백은, 이 책 앞날개에도 나오듯이 "한국 불교의 큰스님들, 그리고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영정 작업으로 화제를 부른" 예술가입니다. 수녀님뿐 아니라 이 그림을 보는 즉시 우리 평범한 독자들도 떠올릴 법한 의문이, 왜 이 진영이 앞모습 아닌 뒷모습을 담았냐는 거죠. "탈종 후 한 마디 응답도 않은 그 배짱"을 표현할 때 저 단호한 뒷모습 말고 또 어떤 자세가 송담 스님을 더 잘 표현하겠냐는 게 수녀님의 의견입니다. 고개를 끄덕이게 됩니다. 

"미녀의 얼굴도 성형으로 비슷해져버린 세상(p66)" 어떤 얼빠진 인간은 성형수술이 얼굴의 추함을 얼마든지 은폐할 수 있다고 떠들었지만 사람들의 미감이란 참으로 날카롭기에 어느새 고친 얼굴과 그렇지 않은 자연미를 일일이 분간하고 품평하기에 이르렀습니다. 아무리 짙은 화장으로 심술의 흔적인 주름을 지워도 잘못 산 자취가 그리 쉽게 가려지지 않습니다. 얼핏 보아 안경만 동동 떠다니는가 했더니 눈도 함께 있습니다. 무섭게도 느껴질 법한데 왠지 정겹고 친근합니다. 수녀님은 저 눈에서 "참으로 중요한 일 앞에서는 목숨도 아끼지 않고 내놓을 수 있는" 용기를 찾고 희망의 불씨를 읽습니다.  

토끼는 한국 전통 풍속에서 친근하고 귀여운 이미지 정도인데 수녀님은 짓궂게도 플레이보이誌의 그 아이콘을 상기시킵니다. 수녀님들 중에는 유독 등산을 좋아해서 애네들을 산중에서 자주 만나는 분들도 있다고 합니다. 상업적으로 왜곡되고 부당하게 덧씌워진 이미지들을 바로잡고 순화하는 것도 예술가들의 사명 중 하나라고 수녀님은 진중하게 꼬집습니다. 

p62에서 "뼈를 녹이는 혀"라는 제목 하에 한없이 타락한 말, 말씀의 일탈을 지적했던 수녀님은 p106에서 "찍어내야 하는 인간 내면의 독사"를 다시 거론합니다. 봉쇄수녀원에 계시다 보니 우리 시민들이 좀처럼 마주칠 일 없는 각종 해수(害獸)를 자주 보시는 듯합니다. 낫으로 저 빠르게 움직이는 가느다란 생물을 정확하게 찍어내는 건 매우 힘들다는 말씀인데, 심지어 그보다 더 힘든 게 우리 마음 속에 똬리를 친 악마들을 짚어내고 이를 추방하는 일이라고 하시네요. 보일 때마다 찍어내고, 행여 새로운 놈이 새끼를 치지 않도록 평소에 청소도 열심히 해야 하겠습니다.    

파리, 모기, 바퀴... 벌레들이란 종류도 참 다양할 뿐 아니라 크기도 작고 들여다보면 정말 징그러운 애들이 많습니다. 화백은 작아서 잘 보이지도 않는 벌레를, 하필이면 손바닥과 함께 그렸습니다(p154). 왜일까요? 수녀님은 그 의도를, 약점은 약점대로 있는 그대로 드러내는 게 정직한 태도이며 또한 생명의 신비 앞에 겸손해지는 자세라고 추측합니다. 사실 저 그림에는 벌레뿐 아니라 사람의 손도 참 작게 그려졌는데 수녀님은 시력이 엄청 좋으신지 저 손바닥에서 생명선까지 읽어내시네요. 

"돼지가죽은 돼지가죽일 뿐입니다(p182)." p189의 그림은 제목이 <펄펄 끓는 슬픔>인데 내용은 사생결단을 하듯 칼을 잡고 일합을 겨루는 두 손을 담았습니다. 이에 대해 수녀님이 내리는 해석이 기가 막힌데 이 글은 정치인들이 귀기울여 읽어 봐야 할 듯합니다.  

*출판사에서 제공한 도서를 읽고 솔직하게, 주관적으로 작성한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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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그다드 카페에서 우리가 만난다면
황주리 지음 / 파람북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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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바그다드 카페>는 지금도 케이블 채널에서 간혹 틀어 주는데 워낙 분위기나 등장 인물들의 개성이 독특한데다 이야기가 전혀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흘러가기 때문에 영화의 주제나 메시지에 공감 못 하는 관객들이라고 해도 마치 작품 안에 빨려들어가듯 감상하게 됩니다. 제베타 스틸이 부른 주제가 "아~~~~~~암 코오~~~~~~올링 유우🎵😏🎶캔츄 히얼 미 아~~~"라는 그 애절하면서도 몽환적인 가사와 곡조도 머리에 한번 들어오면 도통 빠져나가질 않습니다. 이런 바그다드 카페가 어느날 내 인생에도 갑자기 불쑥 들이닥치기라도 한다면? 물론 재미있고 신기하며 낭만적인 체험이긴 하겠으나 대단히 우울해질 것 같기도 합니다. 영화 내용도 내용이었으니만큼 아마 부부(미혼이라면 애인) 사이라는 것에 심각한 대미지가 오기도 하겠고 말입니다.  

1부의 시작에서 이 소설의 1인칭 화자 두 사람이 나옵니다. Mr. A라고만 지칭되는 남자는 "뉴욕 브루클린에서 태어나자란, 아프간 이민자들을 부모로 둔 외과의사(p15)"라고 합니다. 남자가 오래 전에 만났다가 헤어진 후 페이스북을 통해 조우한 여자는 한국인 화가 박경아입니다. 인연이란 때로 기이한 방식으로 이어지기도 하기에, Mr. A는 같이 근무하는 한국인 의사가 흥얼거리는 노래 <벚꽃 엔딩>을 통해서도 박경아씨를 더 추억하게 되었다고 고백합니다. 라스베가스를 지나면서도 저 부근에 실제로 바그다드 카페가 있으리라고 기대(p25)하는 Mr. A, 진짜 바그다드와는 700km나 떨어진 시리아 사막에 실제로 있었던 바그다드 카페(p44)를 회상하는 Mr. A는 가는 곳마다 박경아씨가 그린 그림을 발견하는 serendipity라도 가진 분인가 봅니다. 이에 대한 화답은 2부 p65에서 박경아씨가 합니다. 

박경아씨도 자신의 지난일에 대해 약간은 슬픈 어조로 이야기합니다. 전남편은 중국인이었는데, 사실 여성의 입장에서는 남자에게 다가가건 혹은 자신에게 남자가 다가오는 상황이건 간에 경계가 안 될 수가 없겠죠. 그래서 찰스 보이어, 잉그리드 버그먼 주연의 고전영화 <Gaslight>를 자연스럽게 언급도 하는데, 정작 박경아씨 부부를 갈라놓은 건 남편이 뒤늦게 찾은 자신의 성정체성이었다고 하니 황당합니다. 

Mr. A는 의사의 직분에 어울리게, 자신의 모국에서 벌어지는 숱한 광신의 산물인 자폭 테러, 여성에 대한 부당한 억압과 폭력 등을 개탄하며 그 희생자들의 안위를 걱정합니다. 성정체성의 자각도 중요하지만 어쨌든 자신의 아내에게는 큰 상처를 입히고 떠난 셈인데 묘허게도 Mr. A는 플로리다 올랜드 어느 게이 전용 나이트클럽에서 일어난 총기 난사 사건을 거론합니다. 이 서간 소통이 이뤄지는 것도 대략 2016년인 듯한데 실제 저 사건, 아마도 증오 범죄일 저 비극도 2016년에 일어났습니다. 플로리다는 미국에서도 풍요롭고 번화한 곳인데 어떤 비뚤어지고 잘못된 신념에 의해 처참한 비극이 벌어지는 건 중동이나 그 시정이 다를 바 없다는 게 아이러니이겠습니다. p78에도 장소를 안 가리고 일어나는 폭탄 테러에 대한 탄식이 나옵니다. 또 2017년에도 라스베가스 하배스트 뮤직 페스티벌에서 총기 난사 사건이 있었는데 이 언급은 소설 3부 p113 이하에 비교적 자세하게 언급되네요.  

아프간의 탈레반은 2001년 바미얀 석굴을 파괴(p53)하여 세계를 충격으로 몰아넣었습니다, 박경아씨는 무상한 시간 개념을 떠올리며 언니와 함께 찾았던 전북 익산 미륵사지 석탑을 보고 느꼈던 바를 이야기합니다. 그들 자매는 그 유적에서 "비어 있음"의 미학을 체험(p59, p97)했습니다. 마찬가지로, 바미얀 석불이 비록 테러리스트들에 의해 파괴되었어도 그 빈 자리에 여전히 불심은 머뭅니다. 

20세기에 만들어진 007 영화 시리즈에는 그 배경으로 중국이나 홍콩이 자주 등장합니다. 박경아씨는 시리즈의 제7편(한국 개봉 기준으로는 제4편), 숀 코너리가 마지막으로 주연한 <다이아몬드여 영원하라>의 주제가, 셜리 배시가 부른 그 흥겨운 곡이 "인생은 유한하니 죽기 전에 실컷 즐겨라"는 메시지로 들렸다고 합니다(p64). 사실 가사가 끈적하고 에로틱하긴 합니다. 박경아씨 남편은 유난히 도박을 즐긴다고 하며 새 동성 애인도 그쪽에서 인기있는 사람이라고 하는데 이 소설에서 카o노는 다양한 지점(미국, 중국에서 상반되는 이미지들(환락, 평화[p114], 테러)과 연결됩니다. "아, 인간은 얼마나 선하며 동시에 얼마나 악한 것일까?(p121)" 

"여행을 떠날 각오가 된 자만이 자신을 묶는 속박에서 벗어나리라(p134)." 헤세의 <유리알 유희>에 이 구절이 나온다고 합니다. Mr. A는 이민자 2세로서의 자기 정체성을 상기하며 평소에 좋아하던 존 레넌에 대해 언급하는데 뭔가 겉돌았던 성장 배경에다 동아시아인 여성(오노 요쿄)과 나중에 맺어진 인연까지 스스로를 레넌에 투사하는 게 의미심장합니다.  

인공지능(p154)이 앞으로 많은 일을 맡아하며 사람의 영역(미술 포함)에 침투해 들어올 테지만 그래도 몽골 고원에서 의료 봉사를 수행하던 어느 한국인 여성 간호사의 아름다운 마음(p162, p181, p189)을 대신할 만한 건 아무것도 없지 싶습니다. 불안의 책을 삶의 책으로 읽어낼 줄 알기에 인간은 향수를 만들어낼 수도 있습니다. 행여 결혼의 시대가 끝난다 해도, 향수 이터니티나 장난감에 깃든 추억의 유효기간은 영원하기에 우리는 사막 한복판에서도 사랑을 논할 수 있고 마음껏 눈물도 흘려 오아시스를 채울 수도 있죠. 

*출판사에서 제공한 도서를 읽고 솔직하게, 주관적으로 작성한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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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감정이 우선입니다 - 삶을 바꾸는 사소하지만 강력한 습관
다마모토 쥰이치 지음, 민혜진 옮김 / 동양북스(동양문고)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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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멘탈 강한 사람이 아니라, 기분 좋은 사람이 이긴다!" 강한 멘탈을 내내 유지하는 것도 물론 대단한 능력이지만 멘탈을 유지한다는 것 자체가 이미 힘들어 죽겠다 싶은 걸 억지로 참아낸다는 뜻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어떤 시련이 닥쳐도 실실 웃어 가며 상황을 즐기는, 외부로부터의 온갖 공격에 타격 1도 안 받는 사람은 도무지 누가 이길 수가 없습니다. 또 이렇게 해야 내가 스트레스를 안 받고 건강을 지켜낼 수가 있습니다. 

조직 내에서의 경쟁에 최종 승리자가 되었으나 몸에 암세포가 좌락 퍼져 있기라도 하다면 그런 피로스의 승리는 아무 의미가 없습니다. 내가 내 감정을 평소에 잘 관리하여, 가식이나 위장이 아닌 실제로 만족하고 즐거워하는 마인드를 내내 지닌다면 사실 그 자체가 엄청난 성취이겠습니다. 

이 책의 저자는 NLP라고 하는 최근의 학계 연구성과에 바탕을 두고(p41) 이 책을 썼다고 합니다. 그러니 단순히 내 경험상 이렇게 하니 기분이 좋아지더라 같은 사적인 이야기를 뛰어넘는 것입니다. 저자가 일본 분이긴 하나 책이 한국어판이니 한국의 통계, 현실도 충분히 반영된 논의이며, 또 여전히 한국과 일본은 사회, 경제 구조가 유사한 부분이 많습니다. 저자께서 광범위한 자료에 바탕을 두고, 치열한 고민의 산물로 책을 쓴 티가 역력합니다. 

"능력자일수록 자기 기분을 정확히 파악한다(p82)." 일단 내 기분이 어떤 상황에서도 잘 챙겨져야 한다는 현실을 인정하고 들어가는 게 중요합니다. 성실하고 타인에게 친절하며 조직에서 제 할 다 하는 우수한 성원이 오히려 자기 기분은 대충 관리하는 경우도 많은데 이게 장기적으로는 결국 탈이 나며 아무 보상도 못 받습니다. 사실 진짜 능력자들은 누가 안 가르쳐 줘도 이 단계의 중요성을 본능적으로 잘 알고 영리하게 챙기는 걸 많이 봤습니다. 여태 그렇게 해 오지 않은 사람들도, 이제 이렇게 좋은 건 배워 가며 지금부터라도 실천에 옮기면 되는 것입니다. 

"걱정한다고 뭐가 나아지는 건 없다" Don"t worry. Be happy. 얼핏 생각하면 무책임한 얘기 같아도, 내가 통제할 수 없는 미래의 결과를 고민하며 감정 역량을 갉아먹히는 게 도움이 될 바도 하나 없습니다. 안달복달하는 과정 자체를 미래 전략의 수립과 동일시하거나 대리 만족을 얻으려 드는 건 바보짓에 지나지 않습니다. "지금 눈앞의 일에 집중하면 기분은 저절로 좋아진다(p102)." "차분히 생각해 보면 우리에게 주어진 건 현재밖에 없습니다. 과거든 미래든 모두 우리 머릿속에서 만든 해석일 뿐입니다(p104)." 고개를 끄덕이게 되는 멋진, 유익한 말들입니다.   

조직에서 선공후사하며 내 감정 따위는 아랑곳않고 사는, 정말 성실한 분들은 그 필연적인 부작용으로, "다른 사람들이 나를 어떻게 생각하는가?"에만 지나치게 집중합니다. 물론 정반대로, 다른 사람들의 시선 따위는 아랑곳하지 않는다면 이는 범죄자의 삶이겠죠. 이 책에서 강조하고자 하는 건, 나의 축을 언어화(p117)하지 않고, 어찌되었든 내 삶과 생각을 가장 중심되는 위치에 두지 않으면, 내 감정이 결국은 온갖 상처로 만신창이가 되어 불행한 삶을 살게 된다는 겁니다. p120에 나오는 삼각도는, 우리가 어떻게 삶의 기본 축을 형성하고 사회적 자아와 내 내면을 조화시켜야 하는지 그림으로 잘 보여 줍니다. 

3장에서는 몇 가지 사례를 소개하며, 구체적으로 이러이러한 상처를 안고 사는 이들이 어떻게 해야 이를 떨쳐 내고 내 심지를 알차게 챙기는 마인드셋을 갖출지 지도합니다. 이런 사례들은 그 회복 과정이 드라마틱하기도 하지만, 또 제법 많은 수의 이들이 이런 전형적 상상로 고생을 하기에 적용 범위가 넓어서 이 책에 실렸을 것입니다. 또 이 사례보다는 상처가 마일드한 이들은, 이 과정보다 살짝 처방을 약화하여 자신에게 적용하면 될 것입니다. 

4장에서는 "자기 축을 유지하는" 여러 구체적인 방법이 제시되는데 이 역시 풍부한 실제 사례로부터 직접 추출된 것들이라서 우리들의 일상에 바로 적용 가능하다는 게 또 좋았습니다. 미니멀라이프를 실천하라, 내 가슴이 당장 뛸 수 있는 설레는 목표를 설정하라, 그렇다고 집착까지는 하지 마라,  때로는 근자감을 가져 보기도 하라, 이런 쉽고도 공감 가는 실천 단계를 매일 겪다 보면 어느 순간 내 감정이 영리하게 정말로 내 삶의 중앙에서 작용하는 성취감, 쾌감을 맛볼 수 있겠습니다. 

*출판사에서 제공한 도서를 읽고 솔직하게, 주관적으로 작성한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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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고시넷 산업위생관리기사 필기 과년도 10년간 기출문제집 - 10년간 과년도 기출문제 │ 2,900문항 완벽해설 │ 851개 유형별 핵심이론
정권호, 김미령, 국가전문기술자격연구소 지음 / 고시넷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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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재 p2의 출제경향 분석에도 나오지만 산업위생관리는 반복출제 성향이 강한 직렬입니다. 그래서인지는 모르겠으나 같은 고시넷 고패스 교재인 산업안전 기사 기출문제집과는 달리, 제목에 10년이라고만 되어 있고 +α라는 문구가 없습니다. 공부량도 산업안전에 비해 적은 편입니다. 그러므로 수험생 입장에서는 편집이 깔끔하고 출제 성향에 잘 맞게 효율적으로 짜여진 기출문제집을 여러 번 성실하게 돌리는 게 무척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p90의 96번(2013년 제3회)을 보면 직업상 폐암을 일으키는 물질과 가장 거리가 먼 것을 고르게 합니다. 답은 ③인데 이 β-나프틸아민도 발암물질인 것은 맞으나 문제에서 묻는 "직업상"이 아니라 담배에 포함된 물질일 뿐이기 때문에 답이라는 취지로 해설해 놓았습니다. 

이처럼 고시넷 기출문제집은 해설이 정확하면서도 바로 이 문제에 직접 관련된 이론이 무엇인지부터 우선 딱 제시하고, 그다음에 간접적으로 연관된 주변 이론을 정리해 주기 때문에 수험생 입장에서 대단히 편합니다. 이 직업상 발암물질 사항은 교재의 출제연혁에도 잘 나오듯이 과거 2004년에도 출제된 적 있습니다. 이런 이유 때문에라도 이 교재가 같은 출판사의 산업안전 직렬 (기사) 기출문제집에 비해 손색이 없고 +α 부분도 충분하다고 생각합니다. 

p131의 30번('14년도 제2회)을 보면 S㎥가 나오는데 부피(체적)을 나타낼 때에는 N이 있고 S가 있습니다. N㎥은 정상(normal) 상태, 즉 섭씨 0도일 때를 말하며, S는 표준(standard) 상태, 즉 25℃일 때를 말합니다. 원래 표준상태라는 게 분야별로 조금씩 조건이 다른데, 기사 시험에서는 그 정의가 책에 나오는 것과 같으므로 수험 중에는 딱 이대로만 알아 두면 충분합니다. 

p175의 80번을 보면 생체반응에 관계하는 4인자를 묻습니다. ③개인감응도가 답인데 우리가 교과서나 기본서를 파면서 이 "개인 감응도"라는 용어를, 기출문제 풀이 때 말고 혹시 들어 본 적이 있을까요? 이 문항은 어려워서가 아니라 이처럼 특이한 오답 때문에 그 나름 유명한(?) 문제이겠습니다. 또 책 출제 연혁에 나오듯이 이 문제는 '07년 1회, '08년 2회, 과거 두 차례에 걸쳐 출제가 되기도 했습니다. 그러니만치 수험생 입장에서 무시할 수는 없겠으나 저 개인적으로는 앞으로는 좀 나오기 힘들지 않겠나 싶습니다. 어디까지나 개인적인 생각입니다. 

p179의 97번을 보면, 이런 문제가 사실 최근 핫한 유형이라고 봐도 되는데 출제연혁에 '18년 제2회 출제라고 나옵니다. 이 교재를 다 돌리고 쓰는 리뷰라서, 이 책에 당연히 포함될 '18년 기출문제분까지도 다 풀어 보고 그에 대해 언급할 수 있습니다. 해당 문제는...  일단 p492의 27번이 있긴 한데, 완전히 같은 문제는 아니고 과목도 다릅니다. 100% 같은 건 p507의 83번입니다. 심지어 선지 배열도 다르지 않습니다. 이래서 산업위생 직렬은 반복 출제 비율이 매우 높다고들 하는 것입니다. 또 연혁에 나온 대로 '20년 제3회분을 풀어 보면 그 중 98번(p690)이, 역시 선지 배열까지 똑같고 답도 ④스모크로 같습니다. 

p74('13년 제3회)의 40번을 보면 사실 문제의 핵심은 기하평균입니다. 이 개념만 알면 각각의 수치만 공식에 대입해서 결과를 쉽게 낼 수 있습니다. 우리는 평균이라고 하면 모든 수를 더해서 개수(n)로 나눈다고 아는데 이것은 산술평균이라고 합니다. 이 교재 해설에 나오듯이, 기하평균은 숫자를 모두 곱해서 거기에다 n제곱근을 친 것입니다. 재미있는 건 해설에서 역(逆)대수(代數)를 취해서 구할 수도 있다고 하는데 이 경우는 덧셈 뺄셈 연산만으로 답이 나온다는 장점이 있죠. 역대수는 inverse log(arithm) function을 말합니다. 기하평균 공식(=등식) 양변에 로그를 취하면 저 공식은 뭐 바로 나옵니다. 

역시 로그식이 나오는 계산문제는 p158('14년 제3회)의 21번 같은 게 있습니다. 어려워 보여도 어차피 문제에 Lw값 나오고, L값 나오고, r값이 나왔으니 저 식에서 유일하게 남은 미지수가 Q입니다. 덧셈, 뺄셈만으로 답이 간단하게 구해집니다.  

p313('16년 제2회)의 27번을 보면 이 문제는 공식을 암기하고 있어야 풀이 가능합니다. 원래 이 작업위생측정및평가 과목에 계산 문제가 많이 나오기는 합니다만 여튼 공식 암기라는 게 부담이 아닐 수는 없죠. 해설에도 나오지만 이 혼합물노출지수 농도 유형은 필기뿐 아니라 실기시험에도 자주 출제됩니다. 이처럼 이 교재는 필기뿐 아니라 역대 실기 출제 연혁도 언급해 주므로 기사 시험 커리 전반에 걸쳐 통합형 수험 생활을 돕는다는 큰 장점 하나가 또 있습니다. 

p526('18년 제3회)의 50번을 보면 소요동력 구하는 공식을 역시 알고 있어야 풀이가 됩니다. 특히 6.120이라는 상수를 틀리지 않아야 하겠습니다. 

p791('21년 제3회)의 40번을 보면, 변이계수를 구하는 문제이긴 하나 이는 표준편차의 개념을 모르면 풀 수 없고 애초에 개념의 정확한 이해가 안 됩니다. 표준편차는 편차끼리 모아 그것의 산술평균을 내고 이것에 다시 제곱근(=루트)을 쳐서 구한 값입니다. 이 문제에서 독특한 건, 변이계수가 저 표준편차를 다시 데이터값들의 산술평균으로 재차 나눈 값이라는 점이죠. 이 문제와, p523의 39번을 비교해 보면 1, 7, 5, 3, 9라는 변량 배열까지 똑같고 심지어 선지 13, 63, 133, 183까지 같습니다. 뭐 아예 정답을 ②63으로 외워 버려도 되겠습니다. 이러니 산업위생 직렬에서 매번 반복 출제 경향이 좀 심하게 강하다는 거고... 

고시넷 기출문제집은 기사 기출문제, 또 산업기사 기출문제집 교재가 완전히 별개로 출판되어서 좋습니다. 특히 산업위생은 기출 반복 풀이가 무척 중요하므로 산업기사 내용이 함께 딸려 있으면 공부, 풀이, 휴대에 상당히 불편합니다. 지금까지 건설안전, 산업안전, 산업위생 세 직렬 기출문제집을 모두 고시넷 고패스 책으로 공부하고 리뷰했는데 아주 만족스럽습니다.  

*출판사에서 제공한 도서를 읽고 솔직하게, 주관적으로 작성한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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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고시넷 고패스 산업안전기사 필기 10년 + a 기출문제집 - 10년+a 과년도 기출문제 | 완벽해설 및 597개 유형별 핵심이론 2023 고시넷 고패스 산업안전
정권호.국가전문기술자격연구소 지음 / 고시넷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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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인사대천명(p14)". 

산업안전 직렬은 응시자도 많은 편이고 공부량도 장난 아닙니다. 공부할 양이 워낙 많다 보니 기본서도 엄청 두껍고 내용도 어렵습니다. 기본서 공부하다가 벽에 부딪힐 때 수험생에게 드는 생각은, 이 많은 내용을 일일이 다 암기하기보다, 어차피 시험에 나오는 파트나 유형은 정해져 있으므로 기출문제집으로 먼저 틀을 다지자는 쪽이겠습니다. 그러려고 펴 든 기출문제집이 편집이 혹 나쁘기라도 해서 여전히 내용이 눈에 잘 안 들어온다 싶으면 공부할 의욕은 거기서 꺾여버립니다. 

그래서 개인적으로 기출문제집은 무조건 편집이 이뻐야 한다는 주의인데, 고시넷 기출문제집은 이런 점에서 아주아주 마음에 듭니다. 이처럼 성의껏 만든 책을 마스터하고 나서, 내 실력을 시험장에 가서 최대한 발휘한 후, 내 최종 운명을 뭐 하늘에 맡겨도 맡길 일입니다. 

이 책은, 다른 교재들과 달리 서론이 길지 않아서 좋습니다. 수험생에 따라서는, 책이 이런저런 일정표를 권두에서 제시해 주거나, 출제경향 분석을 쭉 얘기해 주는 편제를 좋아할 수도 있겠지만, 저는 개인적으로 그런 긴 서두가 수험생활에 결국 큰 도움이 안 되더라고 결론을 낸 편이라서요. 그래서 이 고시넷 책처럼, 거의 그냥 책 펴자마자 본론(기출문제)으로 들어가는 단도직입(?) 편집이 훨씬 좋았습니다. 

대신 이 교재에는 그간 나온 다른 책에서 볼 수 없었던 몇 가지 팁이 처음에 나와서 좀 신선하기도 했습니다(길지는 않았음). 또 출제분석이 아주 없는 것도 아니어서 매 회차 앞에 간단하게, 그래프, 표와 함께 제시된 게 있기도 합니다. 

고시넷 기출문제집은 제가 지난 리뷰에서도 말했지만, 문제 상단 번호 옆에 repetitive bar가 있어서, 책을 여러 번 돌렸을 때 내가 몇 회차에 틀렸는지 체크를 할 수 있게 해 놓았습니다. 이런 게 타 교재에서는 네모 빈 칸을 그려 넣고 거기에 체크 표시를 하게 해 놓죠. 각자 취향 문제이긴 한데 저는 이 책처럼 하는 편이 좋았습니다.  

p61을 예로 들어 보면 68번 문제(2012년 제2회 기출)의 경우 별개의 출제 연혁이 없습니다. 그러나 이 문제는 언제든지 (중~저난도 유형으로서) 기사 시험에 출제될 수 있는 타입이고, 따라서 출제 연혁이 길지 않더라도 수험생 입장에서 빼놓고 풀면 결코 안 되죠. 출제 연혁이 길고 짧고가 문제가 아니라, 일단 기출 1회 흔적이 있다는 이유만으로도 공부를 해야 합니다. 그런데 혹, (그런 일이 있어서는 안 되겠지만) 시간이 촉박하고 이번 회차에 반드시 합격은 해야 한다, 이런 사정이 있다면, 출제 연혁이 길게 나온 기출 문항 위주로만 책을 돌리는 것도 뭐 하나의 방법이겠습니다. 

p110의 101번도 출제연혁은 이 '12년도 제3회 말고는 없습니다. 그러나 거의 기본 수준의 필수 암기 사항이며 솔직히 이런 걸 틀리면 실전에서 맞힐 수 있는 문항이 몇 없다고 봐야 합니다. 비계(飛階)는 영어로 scaffold라고 하는데 현장에서 아주 자주 쓰이고 또 안전 이슈의 핵심에 놓이는 자재입니다. 답이 ④, 작업발판인데 이것도 비계의 구성 부품이 맞긴 맞습니다. 단지, 문제에 나오듯이 "기둥과 기둥을 연결시키는" 부재가 아닐 뿐이죠. 문제의 풀이와 직접 관련된 설명이 끝나면, (편집상 확실하게 구분을 지은 후) 이것 관련 이론이 덧붙여 설명됩니다. 기출문제집은 이런 게 잘 되어 있어야, 한 번 돌리고 나서 기본서로 다시 돌아갈 때 공부 능률이 오릅니다. 뒤 p885의 112번도 비계 문제이므로 함께 참조해야 하겠네요. 

p142의 82번을 보면 폭발 하한계(vol%) 값 크기를 오름차순으로 나열한 것을 고르게 합니다. 답은 페이지 최하단에 바로 나오듯이 ④인데, 시간이 없으면 이황화탄소(CS2), 아세틸렌, 수소, 메탄 순으로 그냥 외우는 것도 한 방법이죠. 이 문제 역시 공교롭게도 출제 연혁이 최근 10년 동안 따로로는 없습니다. 그런데 이건 중요도가 떨어져서가 아니라, 거꾸로 이제는 또 나올 때가 되었다는 뜻입니다. 

p323의 36번을 보면 답은 ①인데 외전이죠. 이게 전필이라서 학교 다닐 때 수업을 들어 보신 분들은 알겠지만 영어 원 용어(해부학)가 어렵습니다. 외전(外轉)은 abduction이고, 내전은 adduction입니다. 후자는 예를 들어 증명하다라는 뜻도 있습니다. 이처럼, 들을 때마다 볼 때마다 헷갈리는 용어, 이론도 기출문제집 여기저기 적절한 곳에 이렇게 끼워 넣어주면 수험생 입장에서 나중에 기본서를 다시 돌릴 때 암기가 훨씬 수월해집니다. 

p439의 29번을 보면 출제연혁은 없지만 꽤 어려운 문제입니다. 기사 시험 문제 계산 유형 중 난이도 상이라고 해도 되겠습니다. 우선 이 문제를 풀려면 바로 아래 해설에 나와 있듯이 흡기량×21% - 배기량×16% 이 공식을 써야 하는데, 이 문제는 하필 흡기량이 문제에 나와 있지를 않습니다. 이 때에는, 해설에 또 해결 방법이 나오듯이 배기량에다 질소 비율(전체에서 산소, 이산화탄소 등을 뺀 것. 퍼센트값)을 곱하고, 이것을 다시 79로 나눕니다. 바로 이 값이 흡기량입니다. 배기량 역시 분당 양이므로 총소요 시간(분)으로 전체 배기량을 나눠야 합니다. 이 유형은 어려워 보여도 반복 학습으로 결국은 해결이 가능합니다. 

p719의 75번(2018년 제1회)을 보면 허용접촉전압을 묻고 있습니다. 답은 ①인데 아래 해설에 나오는 것처럼 1종 상황이라서입니다. 2.5 - 25 - 50 순으로 숫자만 암기하면 되는데 이게 숫자가 갑자기 10배수로 뛰다 보니 암기할 때 좀 헷갈리는 사항이기도 합니다. 역시 고시넷 특유의 보기 편한 편집 덕분에, 흔한 표라고 해도 눈에 보기 좋게 잘 들어오는 것 같아요.  

*출판사에서 제공한 도서를 읽고 솔직하게, 주관적으로 작성한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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