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알샘 자기경영 노트 - 성장하는 교사의 핵심 키워드 37가지
김진수 지음 / 비비투(VIVI2)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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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사만큼 사회에서 막중한 책임을 진 직분도 따로 없을 듯합니다. 사회와 국가의 미래를 책임지고 짊어나갈 어린 세대를 양성하는 직책이기에 그렇습니다. 그러기에 고대부터 유대 공동체를 지도하는 코어 리더 그룹이었던 랍비들도 원래 그 본분이 교사였습니다. 그래서 교사는 그저 아이들에게만 선생님이 아니라 국가와 사회 전체를 향해 모범이고 스승이며 거울이자 북극성과도 같은 존재이며 또 그래야만 합니다. 

한편 교사 입장에서도, 학생과 사회 전반이 자신을 향해 존경과 사의를 바칠 것을 기대만 할 게 아니라 만인의 사표로서 어떻게 더 완벽한 스승으로서 자신을 가다듬을 것인지, 또 작게는 학급의 관리자와 지식의 전달자로서 어떻게 더 유능한 직업인, 기능인이 되려 노력할 것인지에 대해 치열한 고민이 있어야만 하겠습니다. 

이 책은 최고의 자기 경영 전문가로서 다양한 채널을 통해 자신의 학급은 물론 전국의 학생과 치열히 소통해 온 18년차 현직 교사 김진수 씨의 자기 경영 비결을 담았습니다. 내용 하나하나가 알차고 도움이 되기도 했거니와 37개의 핵심 키워드로 구분되었기에 읽어 나가기에 편하기도 했습니다. 

과거 권위주의 시절과 달리 현대 한국의 교사는 20여 명으로 구성된 한 학급을 이끌어가고 학생 한 명 한 명의 인격적 성장을 보살피며 아울러 지식도 교습해야 하는 민주적 리더라야 합니다. 애초에 한국의 제도가 전인 교육을 표방, 지향하기는 합니다만, 특히나 21세기 한국 학교의 학급에서 담임 교사는 모든 덕목을 갖춘 완성형 인간에 가까워야 하며 그 자질은 기업의 CEO나 군대의 장교, 혹은 교회를 이끄는 목사의 그것과 맞먹거나 능가해야 할 정도가 되었습니다. 시대와 사회가 그것을 요구하기 때문입니다.  

p61을 보면 프랑스의 비평가 폴 부르제의 유명한 말이 나옵니다. "생각대로 살지 않으면, 사는 대로 생각하게 된다." 그저 환경이 이끄는 대로 떠밀리듯 날품팔이처럼 살면, 이제는 아예, 사는 대로 생각하는 게 아니라 그보다도 못한, 한 마리 짐승처럼 생각이라는 게 없는 비참한 삶을 영위하게 되는 지경까지 가는 거죠. "진수야, 요즘 무슨 생각하며 지내냐?" 저자는 이처럼 겸손한 언사로 자신을 향해 되묻는다고 합니다. 영어 입문자들이 공부하는 초급 회화 교재에 나오는 대사, "How are you?" "Fine, thank you. And you?" 같은 구절에서도 저자는 자기성찰, 삼성오신의 과정을 밟으며 절차탁마하는 것입니다. 자기경영의 정석이자 초심을 잊지 않는 저자의 자세에 숙연해지게 되는 대목이었습니다. 

"무엇을 안다는 건 그것을 좋아함만 못하고, 무엇을 좋아하는 건 그것을 즐김만 못하다(p79)." 그게 단지 즐거워서 신명나게 일을 진행하는 사람한테는 재능이나 재력, 외부 지원 세력 등의 변수가 애초에 영향을 주질 못합니다. 문제 해결을 즐기고 일 자체에서 쾌감을 느끼는 이한테 "당신은 학교 다닐 때 대체 뭘 전공했소?" 같은 속 좁은 딴지걸기는 아무 방해가 될 수 없습니다. 저자는 지휘자로 활동 중인 코미디언 김현철씨의 예를 들며 우리 모두가 형식적인 자격을 따지는 옹졸한 인간이 되기 전에, 무엇인가에 전념하고 열정을 바칠 줄 알고 몰입할 줄 아는 멋쟁이한테 박수를 보낼 줄 알아야 하겠습니다. 

저자는 본업이 교사이며, 따라서 교사로서 아이들을 가르치는 일 자체에 최고의 역점을 두는 분입니다. 교사의 책무 중 그가 특히 우선순위를 두는 게 소통이며, 소통의 성공 비결로 그는 세 가지를 꼽습니다. 개인적으로 저는 이 책을 읽으면서, 저처럼 독자가 꼭 교사 신분이 아니라 해도, 이 책의 포커스가 "자기 경영"에 있는 만큼 우리 각자의 위치에 응용할 수 있는 교훈을 추출하는 데 주력했더랬습니다. 그렇기는 하지만 저자분이 성공적인 교사이시기도 하기에, 저자께서 교육 현장에서 아이들을 어떻게 이끌고 소통하는지 그 실질적인 비결이 또한 궁금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p130 이하에 나오는 그만의 비결을 들으며, 역시 일선에서 성공하는 야전사령관과도 같은 리더에게는 이런 남다른 면모가 있었음을 다시 확인하게 되었습니다.  

앞에서 저자는 "생각대로 사는 삶"의 중요성을 강조한 바 있습니다. p203에서 저자는 다시 폴러스의 <꽃들에게 희망을>을 인용하며 아무 의미 없이 그저 본능에 따라 애벌레 기둥을 타고오르는 식의 무신경함과 성찰 부족의 삶을 경계하자고 촉구합니다. 인간이 한 번뿐인 자기 삶을 가장 아름답게 가꾸는 비결은 그 무엇보다 "열정"의 발휘에 있습니다. 삶에 주어지는 86400번의 엄청난 기회를 헛되이하지 말고 내 자신의 존재가 누구에게는 기적이 될 수 있음을 항상 마음에 품는다면 성공적인 자기 경영의 길이 결코 먼 데 있지 않을 것입니다. 

*출판사에서 제공한 도서를 읽고 솔직하게, 주관적으로 작성한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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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새 길을 찾다 - 근현대사가 가르쳐준 교훈과 다가올 미래
한국의 새 길을 찾는 원로 그룹 지음, NEAR 재단 엮음 / 청림출판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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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인 22일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NEAR 재단 정덕구 이사장(김대중 정부 산업부 장관 역임) 주최로 이 책의 출판기념회가 열렸었습니다. 한국은 그 유례가 없을 만큼 외부로부터 거센 도전에 시달리는 중인데도 내부적으로는 국론이 사분오열되었고 산업의 각종 경쟁력도 갈수록 뒤처지며 학계의 미래도 대단히 어두운 전망만을 남기고 있다는 뼈아픈 지적과 자성이 제기되었다는 전언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라의 진로가 여기서 멈추거나 퇴보할 수는 없고, 어떻게든 기존의 성과와 성취를 발판으로 삼아 찬연한 비전을 향해 나아가야만 합니다. 이 책은 한국의 원로, 석학, 신진 학자들의 치열한 고민의 흔적과 조언을 담았으며, 필진 중 상당수는 12. 22의 행사에 직접 참여했습니다. 필진의 면면만 봐도 실로 쟁쟁하며 한국 지성계의 드림팀이라 일러 부족함이 없습니다. 

프롤로그에서 정덕구 이사장은 소외된 계층에 대한, 사회의 보다 따스한 시선을 촉구합니다. 우리는 선진국도, 개발도상국도 아닌, 선진도상국이라는 어정쩡한 지점에서 고유의 증후군을 앓고 있다는 지적입니다. 압축 성장 과정은 대단히 성공적이었으나 그 와중에 품격과 영혼을 잃어버리고 사회는 피폐해져 도무지 하나로 공유할 만한 가치와 지향점이 구성원들의 의식 속에 남아있지를 못하다는 것입니다. 

"금세기 들어 한국에는 그동안 지불되지 않은 과거의 비용이 이연 청구되어 사회적 비용이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했다(p31)." 다른 한편으로는 획일주의, 지나친 피해의식이 마녀사냥으로 치달아 사회의 진정한 발전을 가로막고 창조적 소수의 재능 발현을 억압하는 등 미래지향적으로 경제 구조를 개혁해야 할 사명을 의식적으로 방기하는 통에 장기 비전까지 실종되는 퇴행적 모습마저 노출합니다. 클레이튼 크리스텐슨은 일찍이 파괴적 혁신이라는 개념을 제시한 바 있는데, 정 이사장은 창조적 혁신을 우선 공공섹터에부터 단행하여 불신과 비효율의 악순환을 한시바삐 단절해야 한다고 역설합니다. 

김진현 전 과기부장관은 동아일보 논설위원 시절 TK라는 용어를 지면을 통해 널리 퍼뜨린 인물이기도 합니다. 그는 1부에서 한국이 일단 근대화혁명에 성공했다고 평가하며, 故 에드윈 라이샤워 교수의 "동아시아에서 오직 한국인만이 민주주의를 할 수 있다. 개성과 자기주장이 강한 민족성 때문이다."라고 한 말을 인용합니다(p53). 이 예언은 한 치 오차도 없이 들어맞았기에 소름이 끼칠 정도인데, 그가 아직 한국의 충분한 발전상을 관찰하기 전인 1990년에 이미 타계했기 때문입니다. 

경제 발전은 이미 일본이 소위 명치유신을 통해 이뤘고 한국전의 덕을 봤다고는 하나 전후 복구도 대단히 성공적으로 해낸 바 있습니다. 중국은 저가 노동력을 기반으로 경제 규모를 세계2위로까지 키웠으니 동아시아 3국이 경제적 성과는 모두 달성한 셈입니다. 이 중 민주주의의 자생적 성취만큼은 유독 한국에서만 가능했고 이에 덧불여 고도로 자율적이고 발랄한 사회 분위기에 힘입어 이른바 K 대중문화가 지금 세계 속에 스며들어간 건 어느 이웃 나라도 이뤄내지 못한 업적이 아닐 수 없습니다. 그러나 소모적이고 지엽말단적인 이슈로 사사건건 사회적 갈등이 빚어지고 역량과 자원이 낭비되는 양상의, 민주주의(democracy) 아닌 시위 만능의 단절과 분열상, 즉 데모크레이지(demo-crazy)로 타락했다고 김 전 장관은 탄식합니다(p67). 

2부 근현대사와의 대화에서는 18인의 국가 원로, 지식인 들이 대담을 나눕니다. 현직 교수 중에는 송호근, 강원택 교수 등이 참여했으며 이종찬, 김종인, 김학준 같은 국가원로들이 조국의 진로를 놓고 열띤 공방을 벌이는 모습이 매우 흥미로우면서도 유익했습니다. 이분들은 우리의 근현대사를 놓고 "성취와 도착(p158)"으로 요약하는데 도착이라고 할 때 到着이 아니라 倒錯이라는 게 의미심장합니다. 그만큼 우리 사회에 가치 전도 현상, 양극화, 인간 소외, 물질만능주의가 팽배하다는 진단이며 대담진은 이를 두고 심각한 우려를 표합니다. 성취는 그것대로 따로 높이 평가하면서도 말입니다. 

일제 강점기를 겪으며 가장 심각하게 겪은 상흔은 아무래도 그들이 시도한 민족 말살 정책 때문이 아니었을까 생각해 봅니다. p201을 보면 김병익 교수가 "장용학(소설 <요한 시집>) 선생님은 일어로 문장을 써 놓고 우리말로 번역했다고 합니다."라며 회고하는 대목이 있습니다. 고 장 작가님뿐 아니라 저 연배 어르신들 중 상당수가 일어 네이티브이셨으며 언어부터가 저처럼 식민 모국(!)에 의존하시는 판에 의식인들 명확한 독립을 이룬다는 게 실로 난망한 일이었겠습니다. 젊은 세대는 지나친 영어 의존 풍토가 문제일 수 있는데, 다만 MZ 세대 특유의 자립심과 쿨한 마인드가 그런 우려를 불식할 수 있으리라 기대합니다.   

송민순 전 장관은 본인이 실무자로 근무할 무렵 겪은 일, 즉 1989년 북핵 위기 당시(일반인에겐 잘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남한에서 먼저 영변 선제 폭격론과 독자 핵 무장론이 대두했던 때 벌어진 일련의 사태를 회고합니다. 저때에는 미국 대통령이 부시 시니어(=조지 H W 부시)였는데 그의 죽마고우이자 실세, 핵심 엘리트였던 이가 제임스 베이커로서 저 당시 국무장관직을 수행했었습니다(그 직전 레이건 행정부에선 재무장관). 이 사람이 결사적으로, 긴장 고조로 치달을 수 있는 저 움직임을 막았다고 합니다. 지금은 미국이나 한국이나 사려 깊은 전략가가 부재하기에 더 위험한 정세이며, 북은 북대로 극한의 브링크맨십을 구사 중입니다. 이만큼이나 많은 것을 이뤄낸 한국이, 경솔한 일부의 불장난이 도화선 노릇을 하여 그 모든 진전을 수포로 돌리고 말까요? 국민 모두의 현명한 각성이 그 어느 때보다도 절실히 요구되는 시국입니다.   

*출판사에서 제공한 도서를 읽고 솔직하게, 주관적으로 작성한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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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밥솥 레시피
호시노 나나코 지음, 이진숙 옮김 / 참돌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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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은 압력밥솥에 해먹는 게 맛있지만 편의성이 더 낫다는 이유로 전기밥솥을 자주 이용합니다. 그런데 전기밥솥으로 끼니 쌀밥만 짓는 게 아니라 이처럼 다양한 요리를 할 수 있다는 사실에 좀 놀랐습니다. 물론 다양한 기능을 갖춘 고급형을 갖추면 그 제품의 설명서에 따라 다양한 요리가 당연히 가능하겠지만, 지금 이 책에 소개된 레시피대로라면 저가형이나 기본 사양만 갖춘 밥솥으로도 (그게 전기밥솥이기만 하다면) 이 다양한 요리가 가능하다는 거죠. 와. 

p5를 보면 "왜 전기밥솥인가?"에 대한 멋진 답들이 나옵니다. 그냥 기기 안에 재료만 넣으면 끝이라는, 그 편의성 때문에 일단 최고이며, 다음으로는 불조절 실패가 걱정 안 된다는 설명입니다. 과연 그런 게, 팬으로 간단한 데치기만 해 봐도 불 조절의 그 미묘한 시간 계산에 까딱 실수를 해서 요리 전체를 망친 적이 저 개인적으로 부지기수였기 때문에 이 부분 특히 공감되었습니다. 

다음으로 저자는 설거지가 편하다는 점을 드는데 이 부분은 위의 불조절과도 관계 있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팬에다 양념 두르고 요리를 할 때, 다 먹고 나서 나중에 설거지할 때 아주 애를 먹습니다. 조리 과정에서 불 세기 조절에 실패해도 먹기는 뭐 꾸역꾸역 먹지만(그냥 버리자니 돈이 아까워서ㅋ), 팬에 눌러붙은 각종 탄 양념 치우는 게 여간 고역이 아닙니다. 철수세미로 빡빡 문지르다가 팬 코팅까지 나가서 갖다버린 게 한두 번이 아니었습니다. 

근데 전기밥솥은 이 과정이 아주 편하죠. 더 솔직하게 말하자면 전 이 경우 설거지도 안 하고 다음에 밥할 때 싹싹 다 비벼 먹습니다(ㅋ). 저 같은 경우 전기밥솥 레시피가 설거지 1회분 수고도 덜어주는 셈입니다(물론 권하진 않습니다). 불조절에 신경 안 쓰는 가장 큰 장점이 부각되는 레시피 예를 하나만 들자면 p83의 토마토 소스입니다. 보기만 해도 침이 꿀꺽 넘어갑니다. 

간편하다고 무작정 재료를 밥솥 안에 욱여넣고 스위치만 누른다고 끝이 아닙니다. 물론 극히 일부의 어떤 요리는 그래도 되겠으나 대부분의 경우 가능하면 그 고유의 풍취를 최대한 녹여낼 수 있는 신중함과 섬세함이 필요하죠. 이 책의 진가는 지금부터 드러납니다. 

삼겹살조림의 경우 이 책이 꼭 아니라도 평소부터 밥솥에 넣어 조리하던 이들이 많을 것입니다. 이 책에도 뭐 아주아주 특별한 방법이 제시된 건 아니지만, 평소에 우리가 하던 방식과는 아무래도 차이가 나더군요. 생강, 달걀을 넣는 건 똑같은데, 간장, 청주를 2큰술씩 권장하는 게 독특했습니다. 또, 일단 솥에 고기(손질 후)를 넣고 살짝 데친 후, 체에 밭쳐 물기 제거 후(p9), 다시 삶은 달걀을 넣어 조리하는 방법을 가르쳐 줍니다. 물론 달걀은 다른 데서 삶아 온 후에 넣어야죠(이거 비슷한 게, 저 뒤 p59의 튀긴 두부도 미리 튀겨 놓아야 합니다). 고기의 물기 제거 후 다시 조리하는 게 포인트입니다.  

p22의 새우만두는 난이도가 높은데, 일단 만두피(마트에서 팔긴 합니다)하고 새우를 잘 활용해 만두 자체를 만드는 게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저한텐 너무 어려워서 이건 나중에 시도해 보려 합니다. 이 책에는 모두 94개의 레시피가 나오는데 만두 관련은 이게 유일합니다. 만두는 만약 시중에 파는 기성품 냉동만두라면 당연히 전기오븐에 넣거나, 혹은 접이식 삼발이를 이용하여 가스렌지에서 삶는 게 정석이고 위험도가 덜합니다. 그런데 여튼 이 책에 실린 사진에서 노릇하게 구워진 만두를 보니 확실히 맛있겠다 싶긴 했습니다. 

p36엔 무려 럼레이즌 관련 레시피도 나오는데 여기서 본체는 치즈케이크입니다. 이 역시 치즈와 럼(럼주. rum), 건포도(raisin) 등이 사전에 다 준비되어야 합니다. 전기밥솥 자체는 간단하게 이용하는 기구지만, 그 외 부자재 준비가 ㅎㅎ 상당히 난이도가 높네요. 여기서 저자가 강조하는 포인트는 "어른스러운 디저트"입니다. 그렇다고는 해도 럼주는 매우 도수가 높은 술이므로 취급에 주의해야 하겠습니다. 

p47에는 러시아 보르시 레시피도 나옵니다. борщ라고 쓰는데 영어로는 독특하게 borscht라고 해서 끝에 t가 하나 더 붙습니다. 책에 나오는 대로 고기 스튜지만 수프로 볼 수도 있고 한국이나 일본에서만 이게 러시아 요리로 특히 알려졌지만 원래는 우크라이나 유대인 레시피라고도 하죠. 이 책에서 본 요리 중에, 언뜻 보면 복잡한 듯하면서도 전기밥솥 조리의 장점이 가장 잘 드러나는 항목 아니었을까 생각했습니다. 

양은 100페이지가 채 안 되지만 사진이 많아서 쉽게 따라할 수 있고 소개된 레시피도 꽤 많습니다. 사진을 맛있게 찍어서 보기만 해도 배가 부르네요. 

*출판사에서 제공한 도서를 읽고 솔직하게, 주관적으로 작성한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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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 진짜학습지 회화편 - 하루 10분! 영어가 저절로 외워지는 새로운 공부 습관
이시원.시원스쿨 영어연구소 지음 / 시원스쿨닷컴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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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재는 비닐랩으로 포장되었고 이 포장을 벗기면 플라스틱 파일 안에 

1) 책형으로 된 "회화 필수 240문장 쓰기" 
2) 역시 책형의 "영어 필기체 쓰기"
3) 커리큘럼 안내장
4) 4장짜리 기초발음 준비사항 안내문
5) 기초문법 교재 20일분 (대부분 낱장 혹은 4페이지)
6) 기초발음 교재 20일분 (위와 같음)
7) 입문회화 교재 40일분 (위와 같음)
8) 정답편 책형 

등이 들어 있습니다. "학습지"라고 해서 처음에는 어떤 형식인지를 몰랐는데, 종전에 일별 혹은 주별로 집에 우송되어 오던 낱장 학습지가 파일 안에 몇 달치가 몽땅 다 들어서 온다고 생각하면 되겠습니다. 인쇄는 올컬러이며 최상의 백상지입니다. ISBN은 9791161506524입니다. 

이 교재로 물론 성인이 공부할 수도 있습니다. 다만 이하 후기는 초등학생 학습을 염두에 두고 작성했습니다. 공부 분량에 따라 매일 학습이 가능하게끔 아주 세밀하게 나눠 놓았습니다. 지도교사 혹은 학부형의 친절한 리드가 꼭 필요하겠습니다. 하긴 저학년의 경우, 스스로 알아서 하는 극소수 상위권을 제외하고는 옆에서 누가 반드시 도와 주긴 해야 하죠. 

처음 열어 보고 그 형식에 충격을 먹어서(?), 커리 안내장을 꼼꼼하게 읽어 보았습니다. 학생보다 지도교사, 학부형이 이 커리큘럼은 따로 잘 보관했다가, 칼 같이 이 일정에 따라 아이가 하루 학습량을 소화하도록 이끌어야 하겠습니다. 물론 혹 이걸 잃어버린다고 해도 본교재(학습지)에 day 1, day2, ... 처럼 일자가 적혀 있고, 또 이게 문법인지 회화인지 발음인지도 상단에 색깔 구별하여 뚜렷이 나오니까 큰 지장은 없겠습니다. 그러나 특히 학습지의 경우 일정별로 꾸준히 소화하는 게 중요하므로 커리가 한눈에 파악되고 안 되고가 (실제 해 보면 알지만) 뜻밖에 중요하다는 걸 깨닫게 됩니다. 커리 1장을 앞뒤로 사진을 찍어 놓고 만약의 경우(분실이라든가)에 대비하거나, 폰에 담아 놓고 오늘은 이거, 내일은 여기 짚어 가며 수시로 지도교사(혹은 학부형)가 체크하는 게 필요합니다. (학습 플랜은 파일 속면에도 인쇄되어 있습니다) 

4) 기초발음 4장짜리 안내문을 보면... 저는 고작(?) 이 네 장 짜리 안에 엄청 중요한 내용이 담겼다고 생각이 들었네요. 우리 어른들은 기초 발음 원칙에 대해 잘 안다고들 생각하지만, 사실 이는 착각에 불과합니다. 영어와 한국어는 음성학적 구조가 달라도 너무 다르므로, 설령 발음기호를 다 알아도 그걸 한국어식으로 기계적으로 따라 읽는다고 그게 영어가 되는 게 아닙니다. 2페이지에 나오는 대로, 알파벳에 의존하여(마치 한글처럼) 발음을 하면 안 됩니다! 사실 이게 굉장히 중요한데도 많은 교재들은 이 점을 솔직하게, 콕 찍어서 알려 주지 않고 마치 쉬쉬하며 비켜가는 듯합니다. 진실을 숨기지 말고(?), 이 교재처럼 애들한테 분명히, 대놓고 가르쳐 줘야 합니다. 

"long vowel은 알파벳의 이름을 그대로 읽어 주는 소리"
"short vowel은 알파벳 소리와 무관하게 만들어 내는 소리" 

이 교재에 나오는 대로 이게 진리인데 많은 다른 파닉스 교재가 이 점을 안 알려주기에 애들이 더 큰 혼란을 겪습니다. 영어 알파벳은 소리를 표현하는 데 아주 불완전한 도구이므로 애들한테 미리 각오를 안 시키면 이후 계속 헤맬 수밖에 없죠. long과 short는 그저 길이의 차이가 아니라 음가면에서 저렇게 질적인 차이가 있는 겁니다. 

"비 강세 음절은 schwa라고 부르는데 으와 어의 중간 발음이며 멍때릴 때 어~하는 그 소리이며 일부러 내지 말고 몸에 힘을 다 빼고 내는 그런 소리" 이게 이 교재의 설명입니다. 발음은 이처럼 기초를 배울 때부터 정확히 익혀야 하며 이걸 무시하고 배우는 어학은 아무리 시간을 많이 들여도 전부 헛수고가 됩니다. 어떤 사람은 의무교육 12년, 대학 4년 해서 16년을 배웠는데 왜 영어가 안 들리고 안 말해지느냐고 하는데 그건 이 네 장짜리 기초를 무시해서 그렇게 되었다고 아주 단언해서 말해 줄 수 있습니다.  

위 사진을 보면 알겠지만 가르치는 내용이, 다른 파닉스 교재와 제법 차이가 납니다. 오른쪽 상단에 QR코드도 있으므로 스캔하면 원어민 발음을 들을 수 있습니다.  

회화편을 보면 듣고 따라하는 게 중요하므로 다시 우측 상단에 QR코드가 등장합니다. 

다시 강조하지만 커리에 따라 아이한테 철저하게 그날 일정분을 소화시키는, 꾸준함과 성실성이야말로 학습지 공부에서 가장 중요할 듯합니다.   

*시원스쿨에서 교재를 받아보고, 내용과 느낌은 솔직하게, 또 주관적으로 작성한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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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프레이머 - 4,500명 VVIP를 관리하는 럭셔리 마케팅 전문가 케이영이 공개하는 특별한 마케팅 전략
케이영 지음 / 라온북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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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00명의 VIP를 관리하는 럭셔리 마케팅 전문가". 이 책 저자에 대한 소개입니다. 

요즘 같은 불경기에 어디를 가 봐도 한결같이 하는 말들이 있습니다. "부자한테는 긴축이나 불황이 없다." 그렇다면 그런 0.1% 부자를 상대하는 영업 역시 경기를 따로 탈 리가 없겠습니다. 이런 시절일수록 극소수 부유층을 잘 응대하는 이들의 수완이랄까 비법이 뭔지 궁금하며, 사실 불황 아니라 호황이라 해도 부자 상대로 하는 장사가 더 큰 이익이 남는다는 건 새삼 강조할 필요도 없습니다. 

"부자가 될 것이라는 강한 확신이 있다(이 책 p27)." 제가 전에 읽었던 외국 저자의 어떤 자게서에는 "당신은 부자가 되면 이러이러하게 해야지 라고 생각할 게 아니라, 이미 부자가 되었다고 생각하고 행동하라"라는 말이 있었습니다. 그 말은, 돈도 없으면서 분수에 모르는 소비를 하라거나, 허황되고 과장된 언행을 일삼으라는 뜻이 당연히 아니고, 오히려 큰 돈을 소유하고 관리하는 사람이 얼마나 치밀하고 합리적인 설계, 전략 하에 경제 활동을 영위할지를 상정해 보라는 뜻이었겠습니다. 

사실 우리는 말로는 그래야지 싶어도, 그런 거창한 계획은 일단 큰 돈이 수중에 들어와 본 다음에나 세워 보지 같은, 대단히 소극적인 생각을 일삼습니다. 만약 그런 큰 포부를 품는다면 이건 오히려 과대망상증이 아닐까 하며 일종의 죄책감마저 품습니다. 저자는 p27에서 "많은 사람들은 이런 질문을 들으면 꼭 '음... 어... 뭐... 같은 간투사(間投詞)를 붙인다... 내가 아니라 모두의 이야기로 던져버리려는..."이라고 합니다. 부자가 되고 싶긴 한데 간절함이 없다거나, 어차피 이번 생에서는 안 될 포기 과제로 내심 제쳐두었다는 고백이나 다를 게 없습니다. 이런 마음가짐으로는 부자가 될 수 없겠죠. 

럭셔리 마케팅의 대가인 저자한테도 현재가 창대할망정 먼 과거에 미미한 출발점은 있었습니다. 저자는 사회 초년생 시절 한o그룹 총수 김oo회장을 만났던 일을 회상합니다. 아니 내가 저렇게 높으신 분을 직접 만나도 되는 걸까? 누군가 더 높은 분이 대신 영접해야 하는 것 아닐까? 이 와중에 그 높은 분한테 정중한 언사 대신 손가락으로 까딱거리는 제스처로 대신하는 실수를 저질러서 김회장이 이상히 여겼다는 재미있는 이야기입니다. 아무리 대단한 사람한테도 이런 어색하고 서투른 초보 시절이 있었다는 게 흥미로우며, 다만 요즘의 담대한 MZ세대라면 이런 반응은 아마 나오지 않지 않겠나 생각도 듭니다. 

"부자들은 돈을 써야 할 때와 쓰지 않아야 할 때를 분명히 구분한다(p61)." 저자는 지인 중 거스름돈 단돈 100원을 덜 받은 사실을 알고 길을 되돌아가 기어이 다시 받아낸 일을 회고합니다. 이런 행동을 보고 우리 보통 사람들이라면 "에이, 그 사람 참 쩨쩨하고 치사하네. 그럴 시간에 다른 일을 하지."같은 반응이 나왔을 겁니다. 그런데 저자는 이미 그 당시부터 "나중에 반드시 크게 될 사람"이라며 높이 평가했고 지금 과연 성공하여 영화를 누리고 있습니다. 사람을 알아보는 것 역시 부자의 자질 중 하나겠다는 생각도 듭니다. "그럴 시간에 딴 일을 하지"라고 말하는 사람치고 정말로 다른 좋은 일로 시간을 선용하는 것도 못 봤으며 대부분은 자기합리화이거나 현실도피입니다. 

사업 하면서 가장 조심해야 하는 게 사기꾼들(p78)입니다. 내가 청와대(혹은 국정원)에 다니는데, 일시 자금 융통이 어려우니 300정도만 해 달라는 식으로 접근합니다. 때로 그 부인(과연 법적 배우자인지도 알 수 없으며 교묘한 연극을 벌이는 한패죠)까지 나와서는 남편과 갈등하는 척하며 상황을 더 그럴싸하게 만드는 역을 맡습니다. 만약 저자가 저 당시 진짜 청와대에 근무하는 지인이 없었다면 그래도 상황을 잘 모면할 수 있었을까요? 전 왠지 그러실 것 같습니다. 이런 분들한테는 논리적으로 설명할 수 없는 어떤 묘한 직감 같은 게 있으니 말입니다.  

"부자가 되려면 월 해야 하나요?" 저자는, 당신이 가장 하기 싫어하는 일을 하라고 권합니다(p86). 저자는 원래 운동을 엄청 싫어했는데 그래도 부자들과 어울리기 위해서라도 억지로 골프를 배웠으며, 그 결과 영업이 훨씬 잘되었다고 합니다. 이거 싫고 저거 싫고 가리는 게 많다면 자연스럽게 사회에서 도태될 수밖에 없습니다. 또 저자 같은 분들은 이미 이런저런 장점이 다 갖춰졌을 가능성이 큰데 그 중에 딱 하나 부족했던 게 채워졌으니 일이 잘 풀릴 수밖에 없죠. 

미팅이나 서비스타임에 사람 가장 불쾌하게 하는 것 중 하나가, 상대방에게 집중하지 않고 휴대폰을 본다거나 벽에 걸린 시계 등을 보는 행동입니다. 특히 스마트폰을 내려다보며 딴짓을 하는 건 지금 당신 상대하는 게 엄청난 고역이라고 선언하는 것이나 마찬가지인데, 저자가 홍콩에서 만난 비즈니스 파트너는 통역 시간 중에조차 자신에게 집중하는 저자를 보고 전폭 신뢰하게 되어 계약을 성공적으로 이루게 되었다고 합니다(p149). 신뢰라는 건 결국 철저히 내면화한 성실성이 무의식중에 당사자의 언행에 배어나는 것입니다.  

어차피 사람은 미래를 세밀히 통제할 수 없습니다. 이런저런 경우의 수 따지다가 기회를 다 놓치면 영원히 부자 될 방법이 없을 것입니다. 가능하면 긍정적인 방향으로 생각하고(p189), 망설이고 걱정하면서 내 마음을 좀먹히지 말고 바로 행동으로 옮겨야 합니다. 책 3부에는 독자들이 많이 궁금해할 만한 슈퍼리치 상대 실전 마케팅 비법과 사례가 많이 나와 도움이 되었습니다. 

*출판사에서 제공한 도서를 읽고 솔직하게, 주관적으로 작성한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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