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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빗 메카닉 - 일과 인생의 톱니바퀴를 돌리는 작지만 강한 ‘슈퍼 습관’의 힘
존 핀 지음, 김미란.원희래 옮김 / 카시오페아 / 2022년 12월
평점 :
mechanic은 기계공, 수리공, 기술자 같은 뜻을 갖고 있습니다. 원어 발음은 [미캐닉]에 가까우나 mechanism[메카니즘] 같은 동계어와 형태상 연관을 표시하려면 저렇게 쓸 수밖에 없겠습니다. 잘 알려진 영화 제목 같은 것도 예전부터 "메카닉"처럼 써 왔습니다. 아무튼 이 책은, 육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나 우리는 현재의 우리 자신보다 훨씬 뛰어난 역량을 발휘하는 인적 자원으로 탈바꿈할 수 있고 그 방법은 습관의 교정이라고 주장합니다.
이게 추상적이거나 뜬구름잡는 소리 같은 게 아니라, 집에 화장실이나 싱크대가 막혔을 때 웬만한 기술자 부르면 대부분 정상화가 되듯, 혹은 엔진오일 주입한 후 엔진이 조용조용 잘 돌아가듯, 아니면 빡센 성형 후에 남자들이 대하는 태도가 싹 달라지듯, 종래의 저성과, 비효율이 물리적이고 기계적인, 눈에 잘 띄는 습관 교정 과정을 통해 이뤄진다는 게 놀랍습니다. 이 과정은 막연한 게 아니라, 기계공이 스패너로 부품을 조이는 것처럼, 눈에 훤히 드러나는 프로세스로, 다소 번거롭지만 어떤 설계를 통해 이루어지는 것입니다.
내부적으로 어떤 과정을 통해 어떤 변화가 일어나는지 모르고, 그저 인풋의 조절이나 외부 환경 변구 통제만으로 아웃풋을 바꾸려는 방법론을 "블랙박스 접근법(p41)"이라 부릅니다. 박스 안이 어떻게 작동하는지에는 관심 없고 이것저것 시도해 본 후 아 이렇게 하니까 이렇게 되더라는 식으로, 피상적, 경험적으로 문제를 다루는 것입니다. 해빗 메카닉 접근법은 이와 반대로, 박스 안을 철저히 연구하여 박스 안의 어떤 부분을 자극하고 건드리거나 혹은 부품을 교체해야 아웃풋이 바뀌는지에 주력하는 것입니다.
로저 배니스터는 20세기 중반에 활동한 육상 선수였고 은퇴 후에는 트레이너로서 다른 선수들의 기량 향상에 몰두한 전문가였습니다. 그는 기록 향상을 이루기 위해 실제로 선수들의 신체 내부가 어떻게 작동하는지를 연구했고 그 결과 근육이 산소 보존을 많이 해야 주력이 향상된다는 걸 알았습니다. 선수의 타고난 신체 조건에 따라 이 과정이 차이가 날 수 있고 개별 선수에 맞는 습관을 체계적으로 주입했던 게 성공의 비결이었습니다. 우리도 이 방법을 따라 보면, 마음을 긍정으로 가득채워라 같은 추상적인 시도가 아니라, 기술자를 불러서 부품을 바꾸고 내부를 개조해서 문제를 해결하는 가시적인 변화를 기대할 수 있는 것입니다.
저자의 방법론은 매우 구체적입니다. 일단, 될 일도 안 되게 만드는 감정을 내면에서 몰아내고, 뇌를 우리 목적에 맞는 신체 부위로 개조하는 것입니다. 부정적 감정이라는 게 막연한 게 아니라, HUE라고 해서 horribly unhelpful emotions라는 애가 우리 내면에서 작동하면서 단기에 기분좋아지는 일을 찾고, 위험을 미리 감지합니다. 이게 과하게 활성화하면 우리가 업무에 임할 때 성과 내는 걸 방해합니다. 얘하고 반대되는 일은 "의지력"이 수행하는데 저자는 이 둘이 균형을 맞추게 해야 한다는 주장입니다.
HUE는 변연계 APE뇌와 관계되고, 의지력은 전두엽 HAC뇌와 관계되었다는 게 저자의 해빗 메카닉 이론 핵심입니다. 실제로 물리적인 그런 구분이 존재하고 안 하고보다는, 우리의 목표인 "습관의 물리적 교정을 통해 우리의 역량 향상을 기함"에 충실한 그런 체계입니다. 우리 행동은 대부분이 "아 이렇게이렇게 해서 이렇게 해야지" 같은 의식을 안 거치고, 오랜 시간 굳은 루틴을 통해 무의식적으로 행하는 것들입니다. 이 습관을 확 고치면 (의식적인 노력을 통해) 이게 몸에 밴 후에는 이제 무의식적으로도 성과가 나게 됩니다. 잘하는 의사나 변호사는 노년에 특별한 노력 안 들이고도 케이스를 척척 해결하며 고소득을 올리는 이치와 같습니다.
특히 제가 이 책에서 재미있게 본 항목은 FAM 이야기라는 방법론이었습니다. 이 이야기는 나에게 구체적으로, 미래에 어떤 비전으로 내 비전을 실현시킬 것인지를 이야기로 만들어서 내면화하는 도구입니다. 이거하고 상호보완적인 게 TEA 계획인데 하루 단위로 습관을 점검하고 체질화하는 도구라고 하겠습니다. 올바른 식단을 만들어 건강한 에너지를 흡수하고 바른 수면 습관을 들여 가장 맑은 정신을 유지하는 등 이 책엔 마치 프로 운동선수 한 명을 키우는 식으로 직장인들의 체질 자체를 개선시키는 디테일이 들어 있습니다.
*출판사에서 제공한 도서를 읽고 솔직하게, 주관적으로 작성한 후기입니다.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