똑바로 우아하게 걷기 - 한 절 현대역 말씀 공감
류호준 지음 / 샘솟는기쁨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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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독교인의 신앙과 삶에서 가장 기본이 되는 게 성경입니다. 하지만 그 딱딱한 문체 때문에 쉽사리 손이 가지 않는 게 또 사실입니다. 게다가 성경은 분량도 방대합니다. QT라는 게 있지만 역시 문체가 그렇다 보니 마냥 친근감이 생기지는 않습니다. 그렇다고는 해도 기독교인은 성경을 가까이하고 그 말씀을 새기며 일상에서 실천을 통해 거룩함에 다가서야만 합니다. 

저자 류호준 목사님은 본연의 활동 외에도, 오래 전부터 성경 관련 저술로 독자들과 소통해 온 분입니다. 이 책에서 인용되는 성경 66 구절은 개역판처럼 딱딱하게 안 느껴지는 게 특징인데, 모든 구절은 존댓말로 끝나거나 뭔가 친절하게 들립니다. 아마 하나님이 우리에게 말을 걸어 오신다면 이런 분위기가 아닐까 생각도 듭니다. 

성경의 권수가 모두 66이지만(신교 기준), 이 책이 그 각 권에서마다 한 문장씩 뽑아서 숫자가 그리된 건 아닙니다. 로마서의 경우 네 구절, 창세기는 여섯 구절, 누가복음 두 구절 등 일정하지 않습니다. 평생 성경을 안고 사신 류 목사님이 특히나 농도 짙은 은혜를 받았다고 여기시는 구절들 중심이라서 그렇겠습니다. 

머리와 가슴이 시키는 바가 각각 다를 때 우리는 갈등을 느낍니다. 어떤 때에는 가슴이 외치는 바에 귀를 닫고 머리가 시키는 대로 가라고도 합니다. 현실적인 이익을 취하기 위해서이겠는데 아무리 그렇다고 해도 이런 때가 잦으면 정신 건강에 좋을 리가 없습니다. 특히나 영적인 순수를 지키기 위해서라면 더욱 그러한데, 류 목사님은 "신학과 신앙은 분리되기가 어려워야 한다(p219)."고 하십니다. 신학적 지식과 신앙심이 뜨겁게 이르는 바는 가능하면 일치하여야 그게 참된 기독교인이 자신의 마음을 간직하는 정도이겠습니다. 목사님의 이 말은 사도행전 20:27과 관련하여 나왔는데 사실 열 두 사도 중 빈 자리 하나를 채우는 데 투표를 통했다는 게 신기하기도 했습니다. 

p158에 인용된 요한복음 8:44를 보면 역시 현대역이라서 평소에 보던 바와 사뭇 다르게 느껴집니다. 예수 그리스도는 눈먼 자의 눈을 뜨게 하고 걷지 못하는 자를 걷게 하고 죽은 자를 무덤에서 일으키는 요술쟁이가 아니라, 무엇보다 "진리를 말씀하시는 분"입니다. 예수님의 권능과 은혜를 입어 우리도 함께 강해질 수 있는 건 그 힘의 근원이 바로 진리(truth)이자 진실됨(truthfulness)이라서죠(p159). 반대로 사탄의 자식들은 입만 열면 거짓말입니다. 거짓을 말하지 않으면 아무 힘을 쓰지 못하는 듯, 정상적으로 수행할 수 있는 일도 굳이 기를 쓰고 거짓된 방법으로 추진합니다. 성도들은 설령 세상에서 불이익이 따르더라도 거짓을 입에 담아서는 안 됩니다. 거짓말을 한 마디 할 때마다 염소와 가라지의 무리에 가까워지고 주님으로부터 한 발짝씩 멀어집니다. "정의가 강물처럼 흐르게 하여라(아모스 5:24. p122)." 

요한복음 12:14에 나오듯 예수는 예루살렘에 들어갈 때 초라하게도 나귀 한 마리를, 그것도 빌려서 타고 들어가셨습니다(p64). 류 목사님은 이와 대조되었던 앞선 행렬로 첫째 헤롯 안디바, 둘째 빌라도 총독의 그것을 꼽습니다. 이 둘의 행렬은 세상에서 부러워하는 권력과 돈으로 온통 치장하여 타락한 백성들에게 경외감을 불러일으켰으나 그 결과는 가뜩이나 타락하고 문란해진 세상을 더욱 나쁜 곳으로 만들었습니다. 특히 헤롯 안디바는 그 이름부터 "아버지와도 같은 자"인데 이름만 저럴 뿐 가짜 아버지, 의붓아버지 같은 폭군이었고 성 생활도 아주 추악하게 영위하던, 하등의 모범이 될 수 없는 악한이었습니다. 모든 거짓됨의 자녀들이 이와 같이 삽니다. 돈과 권력만을 좇는 자(p128)는 결국 지옥에 떨어지며 교회가 혹 타락한다면 그 역시도 예외 없이 심판의 대상이 되어야 합니다. 

부활절 전후에는 케이블 채널에서 <십계> 같은 칠팔십 년 전 고전 영화를 자주 방영합니다. 모세가 노예 신세에서 신음하던 동족을 이끌고 홍해를 건너 가나안에 이르는 과정은 감동 그 자체입니다. 류 목사님은 수시로 성경을 꺼내 읽으며 바로에 맞서 자유를 쟁취하는 모세의 이야기를 두고 "숨 막히는 장관(p188)"이라 평가합니다. 요한복음 1장에 나오듯 세상이 비록 어둠에 덮여 있어도 어둠이 빛을 이긴 적이 없습니다. 거짓의 편에 선 바로가 진실의 가호를 받는 모세를 어떻게 이기겠습니까. 

류 목사님은 어렸을 때 선친께 초달(楚撻)의 가르침을 받으셨다고 합니다. 마치 고려, 조선 시대에 학동들이 할아버지나 아버지, 훈장님께 주마가편 격으로 훈육되던 풍속과 비슷합니다. 히브리서 4:12에 나오듯 때로는 통회의 과정을 거쳐 자복하고 묵상하여 오늘날 성경 해석의 대가가 되었습니다. 세상의 욕망과 권세에만 무릎 꿇는 우리들도 그저 천국에의 길을 편하게 걸으려 들 게 아니라 아픈 회초리를 맞아서라도 타락한 마음을 바로잡을 필요가 있겠습니다. 

*출판사에서 제공한 도서를 읽고 솔직하게, 주관적으로 작성한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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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궐로 떠나는 힐링여행 : 덕수궁 인문여행 시리즈 10
이향우 글.그림, 나각순 감수 / 인문산책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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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향우 선생님이 계속 써 주시는 힐링여행 시리즈는 정말로 읽다 보면 힐링이 됩니다. 모든 인문 현상이란 아는 만큼만 보인다고, 예전엔 무심히 들어가서 둘러보다 적당히 사진만 찍고 나왔던 고궁들이, 선생님의 사진과 글을 읽고 난 후엔 never be the same, 전혀 다른 의미로 보이고 느껴집니다. 선생님의 책을 읽었으면 아직 그 느낌이 가시기 전에 해당 궁궐을 반드시 찾아보는 게 옳겠지만, 예쁘고 깊이 있는 책 읽기는 그것만으로도 소중한 체험이고 마음을 살찌우는 뜻깊은 여정입니다. 

아관파천은 물론 일국의 지존이 타국의 외교공관으로 피신하여 그곳에서 업무를 보는 굴욕적이고 민망한 사건이었습니다. 그렇지만, 이 일이 을미사변 직후에 터졌다는 상황으로부터 어떤 불가피함 같은 것도 인정해야만 합니다. 그때나 지금이나 영미쪽 동맹은 그쪽에 호감을 갖는 약소국을 살갑게 맞아주지 않는 어떤 경향성 같은 게 있습니다. 그러니 대군주도 일제로부터 탈출구는 마련해야겠고 찾다찾다 피한 곳이 러시아 공사관이었습니다. 물론 러시아 역시 듬직한 동맹과는 거리가 멀었고 특히 여기는 처음에 말로 그럴싸하게 대국처럼 굴며 해 댄 약속이 끝에 가면 모조리 공수표로 끝난다는 게 문제입니다.  

p77을 보면 금천교의 위치가 점차 이동하여 현재와는 제법 떨어진 곳에 자리했음이 추정된다고 말씀하십니다. 고종께서 아관으로부터 환궁 당시 아직 중화전이 건립되지 않았음을 일단 지적하며, 이 굵직한 전제로부터 치밀하게 구체적인 경위 사실들이 추론됩니다. 선생님의 책은 이 재미에 읽게 됩니다. 선생님 눈에는 금천교가 지금처럼 "답답한" 위치에 있어서는 안 되는 것입니다. 사실 구한말 황실 관계자들도 미학적으로 이런저런 궁내 구조물의 조경에 대해 궁색한, 혹은 무신경한 안목을 갖지는 않았겠죠. 일제와 러시아 사이에서 워낙 황실이 핍박을 받다 보니 미처 세심한 데까지 신경을 쓰지 못한 것이며 그래서 지금까지 남은 저런 흔적들에 우리들은 더욱 설움이 솟는다고 하겠습니다. 

p102에는 석어당에 대한 설명이 있습니다. 임금께서 전에 머물렀음을 저 두 글자에 담았는데 이런 걸 보면 확실히 한자만이 풍기는 아취(雅趣)가 있습니다. 한국에 다층 건물이 부족하다고 하나 건물이란 필요한 만큼만 쌓아올리면 그만이며 공연히 백성을 아래로 깔아보며 위압적으로 굴 필요는 없습니다. 여민락(與民樂)이란 말 뜻을 한번 새겨 보십시오. p103의 동궐도를 보면 2층 건물이 안정적으로 뷰를 취하면서도 구조적으로 튼튼하게 설계되었음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p79의 그림도 덕수궁 중화전이 궁궐 전체에서 어떤 위상인지 이해하게 돕는 측면 사시도입니다. p118 이하에는 또한 석어당 하면 빠질 수 없는 광해군에 대한 역사적 회고가 자세하게 나옵니다. 

경운궁으로 고종이 환어(還御)한 게 1897년이며 p179에 잘 나오듯 그해 시월에 고종은 황제국을 선포합니다. 고종이 소년 이명복 시절 즉위한 곳은 즉조당이 아니었으나 본격적으로 정무를 보면서는 즉조당이 주된 거처였고, 그의 세자 순종도 즉조당에서 제위에 올랐습니다. 책 여러 곳에 나오듯 비운의 임금 인조 역시 이곳에서 등극했으니 그리 운수가 길한 곳은 아니겠네요. 병자호란 역시 까딱했으면 망국으로 치달을 뻔한 대사건이었으니 말입니다. 

우리 현대인들이 덕수궁 하면 "돌담길" 다음으로 떠올리는 게 역설적으로 석조전입니다. 이 석조전은 궁궐 안에 자리한 보기 드문 서양식 건물이기 때문입니다. 이 건물에 대해서도 논란이 분분한데, 총 12년 간에 걸쳐 완공된 이 건물은 하필 황실이 가장 어수선하던 시절에 지어진지라 애초 어떤 의도로 설계되었는지, 어떤 구조 하에 어떤 기능을 수행할 예정이었는지 명확히 전해지는 바가 부족하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이향우 선생님처럼 일단 궁궐 자체에 애정을 갖고 건축물에 대한 체계적 상상력을 발휘할 수 있는 분의 설명과 가이드가, 특히 이 덕수궁 석조전 같은 유적에 대해서는 더욱 필요합니다. 과연 책에는 석조전이 큰 영향을 받았을 만한, 이오니아식 주두를 채용한 유럽 여러 건물들이 사진과 함께 소개됩니다.  

책에는 거의 모든 페이지에 천연색 도판이 실렸습니다. 황은열 작가님의 사진도 많고, 사진을 찍을 수 없는 여러 상황에서는 최대한 당시를 정확히 재현한 그림들이 실렸습니다. 이로써 우리는 당대인들도 정확히 알기 힘들었을 덕수궁 전경과 내밀한 구조에까지 입체적인 이해를 도모할 수 있습니다. 더불어 유독 아픈 역사 여러 자락을 간직한 덕수궁의 사연을 반추하면서 겨레의 나아갈 길에 대해서도 깊은 생각을 펼 수 있겠네요. 역시 미술서적에 강한 인문산책입니다. 

*출판사에서 제공한 도서를 읽고 솔직하게, 주관적으로 작성한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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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직범죄 대책과 시라타카 아마네
가지나가 마사시 지음, 김은모 옮김 / 나무옆의자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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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o를 봤는데도 손을 뻗어주지 않은 인간들(p189), 목적은 계도가 아니라 oo입니다(p190)." 며칠 전 리뷰한 <사색 판매원> 중 "증인"이라는 작품이 기억나는데, 현대인들이 사는 목적은 정부에 세금 내는 게 전부라는 냉소적인 구절이 인상적이었습니다. 타인에게 관심을 가지고 최소한의, 정말 최소한의 연대의식만 유지해도 사회가 이처럼 위험한 곳이 되지는 않았을 텐데, 어쩌면 거의 날마다 일어나는 강력 범죄 사건에서 주범은 다양할망정 한결같은 공범은 남 일에 무관심한 우리 모두가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이 소설에는 경찰 네 사람과 살인사건 피해자 네 사람이 등장합니다. 어떤 사람은 한자 이름이 본문에 병기되고 어떤 사람들은 그렇지 않습니다. 주인공, 타이틀 롤인 젊은 여성 형사 시라타카 아마네는 한자 이름이 나오는데 역자가 아마 내용 이해에 필요하다고 판단해서인 듯합니다(몰라도 상관 없지만). 제목에서 "과"는 연결조사가 아니고 시라타카의 소속 부서를 나타내는 課입니다. 시라타카는 白鷹이라 쓰는데 뒤의 글자는 매 응 자입니다. 우리가 한국사 교과서에서 "응방"이라는 걸 배웠는데 그 글자와 같습니다. 

이 소설에는 시도때도 없이 "매의 눈"이라는 표현이 등장하는데 주인공 시라카와 아마네 형사의 감각과 관찰력이 그만큼 예리해서입니다. 예를 들어 p151에는 "저 하늘 높은 곳에서 지상의 먹잇감을 발견한 느낌"이란 구절이 있습니다. 이름인 아마네는 雨音이라 쓰는데 p175에 그녀가 조산원에서 태어날 때 빗소리가 들려서였다는 사연이 나옵니다. 또 시라타카 형사를 자신의 (죽은) 누나처럼 생각하며 따르는 신참 우즈카(兎束) 신사쿠도 한자 이름이 노출되는데 이 젊은이를 사람들이 종종 토끼, 토깽이라고 부르기 때문인 듯합니다. 

시라타카 형사는 "여성스러움"이 덜하다고 주변의 평판이 거의 고정되었는데 본인도 조금은 신경이 쓰이는 듯합니다. 요즘 일본의 젊은이들은 "여자력"이라 부르나 본데 p55에 이 말이 나오고 역자가 각주까지 붙여 놓았습니다. 이런 캐릭터를 보면 저는 <명탐정 코난>의 사토 미와코가 생각나는데 거기서 사토 형사를 남몰래 사모하는 남자 경찰관 이름이 시라토리(白鳥)여서 묘한 우연의 일치를 보입니다.  

소설 초반에 어떤 어린이(레이나 짱)이 납치 사건으로 죽어서 공동체에 충격을 안기지만 그 파장은 오래가지 않습니다. 대중은 저게 얼마든지 나한테 일어날 수 있는 사건인데도 무심히 넘기고 말며 결국 흉악범에게 어떤 온상을 깔아 줍니다. 이어 이 지역에서는 세 건의 연쇄 살인 사건이 터지는데 피해자가 죽은 방법이 거의 같지만 세 사람 사이에 어떤 교차점이 드러나지는 않습니다. 이런 장르에서 보통 그렇듯 주인공만 희한한 촉을 발휘해서 사건의 진상에 대해 바른 방향을 잡고 주인공의 상관, 베테랑들은 하나같이 헛다리를 짚어 사건을 더 미궁에 빠뜨립니다. 그런데 이 작품에서는 이런 경찰의 (흔히 보던) 삽질이 제법 큰 의미를 갖게 되는데요... 

이 작품은 미스테리를 해결해 나가는 과정이 치밀하다거나 통쾌하다기보다 차라리 제법 슬픕니다. p131에 유쾌범이란 단어가 나오는데 피에로 분장도 등장하고 해서 사건의 진상이 잠시 그쪽인가 했으나 아니었습니다. 시라타카 형사가 (이런 장르에서, 혹 주인공이 아니더라도 여성 형사들은 꼭) 구태여 위험을 무릅쓰다가 기어이 죽기 직전까지 가고야 마는데, 이게 클리셰가 아니라 이 작품에서는 독특한 의미가 부여됩니다. 여자력은 메말라 있지만 마치 못생긴 남자처럼 의리 있고(못생겼다는 게 아니라) 사람이 진국인 그녀는 선배이자 전남친인 구사노 형사와 또 독특한 소통을 나누는 사이입니다. 그리고 후반에 놀라운 활약을 보여 주는 후쿠카와 다이치 수사 1과장도, 제 개인적인 생각에는 정말 최고로 멋진 남자입니다. 여자들은 이런 남자(비록 늙었고 아마 가정도 있겠으나)를 만나야 합니다. 진심. 

*출판사에서 제공한 도서를 읽고 솔직하게, 주관적으로 작성한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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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영기.송영욱 지음 / 해커스금융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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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목도 4과목인데다 제1과목, 제2과목의 난도가 높다 보니 아무래도 자문인력 시험 중에는 가장 어렵지 않나 생각합니다. 다른 자문인력 시험과 마찬가지로, 모두에게 응시자격이 주어지는 게 아니고, 금융 관련 회사에 재직 중이거나, 금융 관련 회사에 1년 이상 근무 후 퇴사한 이들만, 일정 교육 이수 후에 이 시험을 칠 수 있습니다. 해당 사항이 없는 취준생이 이 분야에 관심 있다면 먼저 대행인 자격을 딴 후 관련 회사에 취업 후 1년 이상 근무하여 일단 자격을 갖추는 방법도 있겠습니다. 

p29의 08번 문제는 옵션의 개념을 묻습니다. 중요도는 ★★이지만 옵션이란 게 대체 무엇인지 이 문제(와 페이지 하단의 해설)를 통해 알 수 있습니다. 답은 선지 ③인데 서술이 반대로 되어서 틀렸지요. 풋욥션은 파는 권리이니 행사가격이 선물가격을 반드시 웃돌아야 합니다(안 그러면, 그냥 버리면 됨). 페이지 하단의 여러 그래프가 콜/풋 옵션의 손익 구조를 잘 보여 줍니다. 

p32에서 가장 수험생들에게 도움이 되는 항목은 페이지 최하단의 표입니다. 기초자산가격, 행사가격, 잔존만기, 가격변동성, 이자율, 배당 등이 옵션 가격에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 한눈에 들어오게 잘 정리되었습니다. 11번 문제에 대한 답은 선지 ③인데 풋옵션이라는 게 일정 금액에 팔 수 있는 권리이다 보니 채권과도 비슷한 면이 있습니다. 그러니 이자율이 내리면 가격이 오르는 게 당연합니다. 이 표를 통해, 예를 들면 저 뒤 p89의 30번 문제(중요도 ★★★)도 풀 수 있습니다. 

한국이나 미국 증시에서도 간혹 특정 종목이나 섹터가 이유 없이 오르거나 내릴 때가 있습니다. 기관이나 큰 펀드에서 매도 헤징(hedging)을 하거나 공매도를 걸어 놓은 게 청산 시 일파만파를 일으켜서라고 사후적으로 분석되죠. p81의 출제예상문제 13번에서 답은 선지 ④인데 서술이 거꾸로 되었습니다. 애초에 가격위험이라는 게 무엇으로건 대체되어야 할 만큼 큰 게 보통입니다. 그 반대가 아니고요. 

p93의 37번, 델타값 구하는 문제는 기초 개념만 확실히 안다면 간단하게 구할 수 있습니다. 옵션 변화분을 기초자산 변화분으로 나누면 됩니다. 이 델타값은 풋옵션의 경우 마이너스가 됩니다. 콜옵션의 경우 가격이 내리면 그냥 버리므로 델타가 마이너스가 될 수는 없습니다. 

채권에서 이표는 한자로 이표(利票)라 쓰는데 영어로 coupon입니다. 말이 쓸데없이 어려운데 그냥 정기적으로 지급되는 이자(interest)입니다. 그래서 p105 하단의 저런 공식이 도출됩니다. 1기간 후, 2기간 후, ... n기간 후의 지급액을 모두 모은 게 시그마 부분이고, 만기에는 원금 F(n기간 동안의 이자율로 할인된 금액)를 변제받으므로 이 둘을 합친 게 채권 가격입니다. 기대가설에 의하면, 모든 단기금리(기대치)를 곱하고, 이것에 n제곱근을 친 게 장기금리가 된다고 하죠. 

p129의 20번 문제는 중요도가 ★★이지만 이를 통해 선물(future) 계약을 통한 듀레이션 개념을 확실히 잡을 수 있습니다. 그 공식이 페이지 하단 해설에 잘 나옵니다. 5년 국채 선물 같은 건 문제 풀이에서 의미 없고, 방정식의 해가 마이너스이면 매도, 플러스이면 매수입니다. 

p143의 08번은 선물환을 이용한 환위험 헤지를 문제화했습니다. 중요도는 ★★이지만 문제 자체보다 그 밑의 해설이 차라리 중요합니다. 여섯 개의 그래프를 통해 환율의 변화에 따라 각 플레이어의 손익이 어떻게 변화하는지를 잘 보여 줍니다. 문제의 답은 선지 ③인데, 사실 선물환 이론을 전혀 모른 채 그저 상식만으로도 이 문제는 풀 수 있습니다. 이론보다 현실이 높으니(=과대평가되었으니), 내려가야 마땅하고, 환율이 내려간다는 건 원화 가치가 올라간다는 뜻이니 국내이자율도 올라갑니다. 

제2과목 스왑은 이 분야에서 나올 수 있는 유형이 이 교재 p182 이하에 다 뽑혔습니다. 혹시 CPA 준비생이 재무관리 공부할 때 파생상품 파트에서 이해가 미진한 부분이 있으면 이 단원 문제를 다 풀어 보고 실력이 늘 수도 있겠다 싶을 정도입니다. 또 p193 하단에 금리 상승/하락 시에 어떤 포지션이 유리한지 표로 정리가 되었으며, 물론 이치적으로 생각해서 먼저 이해를 해야 하지만 이렇게 보기 좋게 도식화가 되었으니 수험 공부에는 확실히 유리한 점이 있습니다. 같은 맥락의 내용인데 p205(스왑션)도 동시에 참조하면 좋겠습니다 

이 시험에서는 확실히 경로의존형 옵션이 비중이 큰 편입니다. 경로의존형이 그만큼 종류가 많기 때문인데 p238~p243에 평균옵션, 낙인(knock-in)/낙아웃 옵션, 배리어옵션, 룩백옵션, 클리켓옵션 등의 개념이 예제를 통해 이해가 쉽게 설명되었습니다. 옵션이 대체 시장에서 어떤 기능을 수행하는지 분명히 이해를 하고 이 파트를 읽으면, 길게는 수백 년 역사 동안 장사의 신들이 게임에서 이기기 위해 어떤 지혜를 짜내 대처해 왔는지 경탄이 절로 나옵니다. 요즘은 주식 투자자들이 미장도 많이 보고 그 중에서도 파생상품을 매우 주의깊게 관찰합니다. 이런 교재를 읽고 체계적으로 공부하면 뉴스플로우 보는 눈도 더 밝게 트일 것입니다. p269에는 ELW에 대한 문제도 나오네요. 

분산-공분산 평가법은 델타-노멀 평가법이라고도 부릅니다. 완전가치평가법을 쓸 수 있는 환경이 아니기에 부분가치평가법을 쓰는 것이며 따라서 p325 12번 문제의 답은 선지 ④가 되겠습니다. 또 이 파트에서 중요한 개념이 VaR(최대예상손실액. value at risk)입니다. 헤지(hedge)의 기법은 참으로 다양한데 동일한 수익구조의 스왑계약을 다른 거래상대방과 체결하는 기법을 back-to-back hedge라 한다고 p339의 26번 문제가 가르쳐 줍니다. 리스크 관리 단원 후반부는 이런저런 회계, 세법 지식도 묻습니다. 이 분야를 공부한 이들이라면 난도가 낮은 편임을 알 수 있겠습니다.  

자본시장법 법규는 출제 비중이 아주 크진 않으나 암기해야 할 사항이 많으며 지금 이 시험의 목적인 투자자문, 투자일임, 사모펀드 등을 어떤 법규가 어떻게 규제하는지 이해하기 위해 반드시 공부해야 할 영역입니다. p503을 보면 대행인의 금지행위를 묻는데 우리가 자문인력을 따는 이유가 대행인이 못 하는 사무를 수행하기 위해서이기도 하죠. p517을 보면 우리가 흔히 주가조작이라 부르는 "시세조종행위"가 나오는데, 이 구성요건은 미수범 처벌을 따로 규정하지 않습니다. 최근에 어떤 변호사가 TV에 나와서 시세조종은 결과가 발생하든 않든 그 행위만으로 처벌이 되기 때문이라고 하던데 어떤 범죄를 분명한 근거 없이 거동범(擧動犯. Tätigkeitsdelik)으로 이론구성하는 건 죄형법정주의, 그 중에서도 in dubio pro reo에 위배되는 위험한 발언이라고 하겠습니다.   

매우 어려운 파생상품 관련 내용을 최대한 쉽게 설명해 주고 문제 유형이 다양해서 만족스러웠습니다. 

*출판사에서 제공한 교재를 공부하고, 솔직하게, 주관적으로 작성한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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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트업 이스라엘
DAVID 옥 지음 / 성안당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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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은 본디 스타트업으로 유명한 나라입니다. 스타트업이 일반인들에게 널리 알려진 그 무렵부터 이스라엘은 세계에서 가장 높은 비율로 청년들이 과감히 스타트업 창업에 도전했습니다. 산업 섹터에 젊은 동력이 자연스럽게 주입되고, 혁신의 원천이 새로 탄생합니다. 이른바 후츠파 정신입니다. 

p34에 소개되는 도브 모란(Dov Moran)은 USB를 만든 사람입니다. 그가 이 일을 해 낸 게 40대 후반이었으며 지금은 67세의 노인입니다. 세계에서 USB를 안 쓰는 이들이 없음을 감안하면 그의 성공이 얼마나 큰 것인지 실감할 수 있는데 저자께서 만나 본 모란 회장은 말할수없이 소탈한, 동네 할아버지 같은 모습이었습니다. 우리 나라 같으면 일자리 창출은커녕 사람들 피를 빨아먹는 동네 사채업자라고 해도 목이 뒤로 젖혀질 만큼 빳빳하게 고개를 쳐들고 뻐기며 거리를 다닐 것입니다. 

저자는 저런 인격자다운 풍모의 비결에 대해 "한국은 가치와 철학에 대한 기본기가 부족해서"라고 진단합니다. 사실 한국에도 가치와 철학이 없는 건 아닌데 괜찮은 건 이미 오래전에 화석으로 전락했고, 현재 설치는 건 전부 사이비 아니면 사기꾼들의 농간이라서 그렇습니다.   

더 놀라운 건 모란 회장이 현재 가난하다는 점입니다. 왜 그런가, 저자의 말씀에 따르면 한국에서 이 정도 성공한 사람이 나왔다면 그 번 돈을 모두 알짜 부동산에 묻었을 것입니다. 그게 물론 현명한 선택이죠. 그런데 이 모란 회장은 다른 스타트업에 투자합니다. 그 대부분은 이익이 없거나 아예 큰 손실로 돌아왔습니다. 그래서 모란 회장은 현재 가난합니다. 이게 믿어지나요? 왜 이분은 이처럼 어리석게 사는 걸까요? 답은 이분의 가치와 철학 자체가 "스타트업을 장려하고 나라에 보답하는 삶을 살다가 잔고가 0이 되어 죽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천민자본주의에 물든 정신은 죽었다 깨어나도 이해 못 할 경지입니다. 물론 저도 이런 거룩한 행적을 따라할 자신 전혀 없습니다. 부끄럽습니다. 

우리가 중국을 엄청 욕하고 그 혐오스러운 전체주의 체제란 저주받아 마땅합니다만 사실 우리 한국이야말로 중국보다도 혁신 정신이 부족한 한심한 나라입니다. 일본은 40년 전 플라자 합의로 날벼락 맞은 게 아니라 반대로 돈벼락을 맞았습니다. 외화 보유 자산이 세 배로 하룻밤 사이에 가치가 올랐으니 말입니다. 그런데 일본은 이 횡재를 건설적인 재투자에 쓰지 않고 돈놀이에만 몰두했습니다. 그 결과 부동산 버블의 상투를 잡은 중산층과 서민이 싸그리 몰락하고, 제조업 기반도 붕괴해서 상류층만 잘사는 좀비 같은 나라가 되었습니다. 

중국은 현재 이스라엘의 스타트업에 돈보따리를 싸들고와서 투자한다는데 이게 위험이 없겠습니까? 그래도 이게 오십년 백년을 내다보고 이로운 선택이라서 이렇게 큰 리스크를 안고 감행하는 겁니다. 일본도 이렇게 하지 않았고 일본보다 훨씬 못한 한국은 돈도 없으면서 벌써 그 돈이 비생산적인 곳에만 흘러들어갑니다. 저런 걸 보면 중국이 쉽게 망할 것 같지는 않고 거꾸로 우리가 더 빨리 망할지도 모르겠네요. 입만 열면 정치타령인 정치병자, 학력 컴플렉스 때문에 모든 걸 왜곡하는 꼬인 허언병자들, 혜택은 혜택대로 받고 이상한 피해의식에 찌든 불평분자들이 빨리 사라져야 나라가 번성합니다. 

"이스라엘은 한마디로 국내시장이 무의미한 나라(p111)" 왜 그런고 하니 애초에 무슨 창업을 할 때부터 영어로 홈페이지부터 만들고 전세계 소비자를 염두에 둔 영업 전략을 짜기 때문입니다. 글로벌 기업이 따로 있는 게 아니라 모든 기업이 글로벌 기업으로 클 꿈을 가집니다. 물론 사방이 적대적인 아랍 국가들로 둘러싸여 있고 곳곳에서 자살 테러리스트들의 폭탄이 터지는 판에 부동산 투자를 마음놓고 할 수 없겠고 애초에 뿌리없이 세계를 떠돌던 그 민족의 특수한 사정이 반영된 결과일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반대로 저렇게 현실안주 무사안일주의를 애초에 버리고 노마드 정신으로 무장하니 뼛속까지 혁신이 침투하고 세계 곳곳에 진출한 청년 스타트업이 그들만의 네트워크를 형성하여 알짜 정보를 공유합니다. 반면 한국인은 해외에서 만나면 같은 나라 사람을 제일먼저 사기치고 뒤통수치기 바쁩니다. 하루라도 사기를 안 치면 입안에 가시가 돋는 듯합니다. 무엇이 나와 이웃을 위해 공존공영하는 길인지 숙고하면 그 답이 스타트업에 있음을 어렵지 않게 깨닫게 되겠습니다. 

*출판사에서 제공한 도서를 읽고 솔직하게,주관적으로 작성한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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