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명, 그 화려한 역설 - 69개의 표지비밀과 상금 5000만원의 비밀풀기 프로젝트, 개정판
최인 지음 / 글여울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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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인 작가님의 <악마는 이렇게 말했다>를 지난 2월에 당첨되어 읽고 리뷰를 올렸었습니다. 이 작은 그보다 더 먼저 발표되었고 이번에 개작이 이뤄진 소설입니다. 소설은 총 3부 69파트로 이뤄졌고 매 파트 앞에 제사가 배치되었습니다. 그 출처는 pp.489~492에 목록이 나오는데 세계의 고전이란 고전은 다 적힌 듯합니다. 

소설 내내 주인공 모제는 현대 사회를 날카롭게 비판합니다. 모제는 아직 나이가 젊은 경찰(소설 초두, p165, p274 등 여러 부분)인데, 모제와 친한 화교 나래는 스무 살이지만 이미 어른이라고 생각하며(p180), 주인공은 스스로를 시멘트 세대라고 부르는데 몸과 마음이 다 늙어 버렸다는 뜻입니다. "스물 일곱 살이면 요새는 노인이란 소릴 들어(p188)." 실제로 작가님 또래 분들은 20년전쯤에 다들 그러셨다고 들었습니다. 들어가는 나이에 대한 자조적 강박일 수도 있고 한 살이라도 더 어린 게 최고라는 식의 그 시대 분위기도 있었겠습니다. 요즘 젊은이들은 그 정도까지는 아닌 듯합니다. 

무슨 락카페 헌팅이라든가(p170), p216 이하에 레게머리 털 뽑는 이야기가 나오는데 와 어르신들은 젊었을 때 저러고 노셨구나 싶어 감탄(ㅋ)이 나왔습니다. "요새는 기능별로 상대를 만나는 세상이잖아. 술이 마시고 싶으면 술 잘 마시는 애를, 야구장에 가고 싶으면 소리 잘 지르는 애를..(p273)" 이 대사에서는 "one for the money and two for the show..." 어쩌구 하는 오래된 노래 가사가 떠오릅니다. 

20년 전에는 활동하지 않았던 연예인들(주로 미국) 이름이 여럿 거명되는 곳을 보면 이 대목에서 개정이 되었겠구나 하고 짐작하게 됩니다. 이를테면 p240에서 니콜라스 홀트, 제니퍼 로렌스, 크리스 프랫 등의 이름이 그렇습니다. 2002년 같으면 뮤지컬을 영화화한 <시카고>가 큰 인기를 끌었을 무렵인데 모제가 르네 젤위거를 가리켜 "지적인 미모를 지닌...(p197)" 운운한 건 저로서는 이해가 되지 않았습니다. 아니 르네 젤위거가 지적이라니! p170, p288(이 외에 다른 여러 군데)에서 나오는 010 국번의 휴대전화 번호 역시 20년 전에는 없었겠습니다. 

또 재미있는 게 p355에 보면 형사소송법 개정 이슈가 언급됩니다. 경찰의 수사권 독립 문제는 1990년대 중반부터 있던 건데 근 삼십 년 동안 말썽이다가 2019년에 드디어 입법이 이뤄졌죠. 저도 당시 검찰 수사권 시대의 종말(...)을 맞아 형사소송법 구판 중 최신판을 잽싸게 구입했는데ㅎㅎ 여튼, 류대와 모제는 둘 다 경찰이면서도 "법이 모든 것을 집어삼키는 시대(p356)"를 걱정합니다. 

p397에 나오는 다니엘 벨의 <이데올로기의 종언>은 책 뒷부분 참고문헌 목록 p491에도 그 제목이 나옵니다. 1960년대에 나온 고전인데 지금 와서 읽어 보면 시대를 너무 앞서 가서 오히려 오류를 범한 책 아닌가 싶습니다. 1989년에 역사의 종언을 말했던 프랜시스 후쿠야마 교수는 지금 와서 구차하게 말을 바꾸는 판이니... p211에 나오는, "이라크, 아프가니스탄 등은 나라를 뒤집어놓은 거나 다름없"다는 서술은 다음 판에는 개정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p191에서 레이스 뮤직(race music. 요즘은 이런 말을 쓰지 않죠)을, 의상을 치장하는 레이스(lace)와 연관시킨 건 모제씨가 아주 큰 착각을 한 듯합니다. 

클리프 리처드, 톰 존스, 앤디 윌리엄스 등(p201)은 모제의 어머니(p164) 세대가 즐겨 들었음직한 가수들이고(보통 엄마가 즐겨 듣던 음악을 아들도 좋아하게 됩니다), 스티비 원더, 로드 스튜어트(p182) 혹은 여러 메탈 장르가 아마 모제 자신의 청춘기에서 스스로 찾아 듣던 음악이겠죠. 아들은 경찰인데 엄마는 출신도 부유층인 데다 다시 부유한 남성과 재혼한 자유로운 영혼이라서 흥미로웠습니다. "서양화가 동양화보다 더 그림 같고, 국제 경쟁력도 떨어지는 데다 사 놓아 봐야 가격도 안 오른다"는 모친 말씀에 주인공 모제는 "(모친이) 미술을 전공했다는 사실이 믿어지지가 않는다"고 하는데 독자로서 여기에 웃으며 공감하면서도, 솔직히 이건 맞는 말 아닌가 싶었습니다. p386에 애너벨 청과 함께 언급되는 그레이스 켁은 이름을 Grace Quek이라고 씁니다. 

이 책에서 모제는 미국이 퍼뜨리는 악성 종양(p405) 같은 대중 문화를 신랄히 비판합니다. 문화적 사대주의(p183), 신경제제국주의(p210) 등의 용어가 쓰이지만 신자유주의라는 말은 안 나오네요. 어찌보면, 미국 대중문화를 비판하면서 정작 모제 본인은 이렇게나 많은 여성들과 자유분방한 관계(미국 상업 문화가 퍼뜨리는 가장 나쁜 영향인 말초적 쾌락의 추구)를 갖는다는 게 역설 아닐까 싶기도 합니다. 아마도 재혼한 모친(젊어서 열렬히 엘비스나 클리프 리처드 등 영미 팝송에 몰입했을)에 대한 반감이 작용했으리라 짐작합니다. 다 읽고 나서 답답해지는 가슴을 저도 모제처럼 나래를 만나 해소(p195)하고 싶어졌습니다. 

*출판사에서 제공한 도서를 읽고 솔직하게, 주관적으로 작성한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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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학년 1학기 급수표 받아쓰기 - 초등학교 입학하면 꼭 하는 급수표 받아쓰기
컨텐츠연구소 수(秀) 지음 / 스쿨존에듀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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받아쓰기는 보통 초1, 초2때만 합니다. 그 이유에 대해서는 이 책 머리말에 잘 나옵니다. "매일 새로운 단어와 문장을 배우며 언어의 개념을 이해하고 발달시키는 민감한 때입니다... 소리와 철자의 차이를 구분하는 능력이 생기고 철자에 좀 더 신중하게 되며 집중력과 기억력을 높여, 읽고 쓰는 능력이 향상됩니다." 과연 그래서 이 시기에 집중적으로 받아쓰기 수업을 하는 것이며, 이 시기를 놓치면 향후 문해력 발달에 지장이 있을 수도 있겠습니다.  

"급수표"라는 말이 무슨 뜻인지 몰랐는데, 책 pp.9~10을 보면 급수표(의 예들)이 나옵니다. 1급부터 15급까지 나오는데 급의 숫자가 클수록 난도가 높아집니다. 보면 성인들도 헷갈릴 만한 게 있는데, 맞춤법이 개정된지는 34년도 넘었지만 아직도 하굣길, 등굣길 등은 낯섭니다. 이 책 p9의 8급 "학굣길"이라든가, 15급(p10)의 "해님" 같은 건 어른들에게도 어렵지 싶습니다. 특히 "해님"은 성인들 80% 이상이 [핸님]으로 읽고 "햇님"으로 쓸 듯합니다. 그런데 "-님"은 접미사이므로 그 앞에 사이시옷이 들어갈 수 없고 따라서 자음이 덧나지도 않습니다. 따라서 급수표에서처럼 "해님"이 이치적으로 맞습니다. 

1급은 "아기", "아버지", "선생님" 등을 쓰게 합니다. 단어뿐 아니라, 두 단어 이상으로 된 구절도 있는데 "바른 자세" 같은 것입니다. 머리말에서도 나왔지만 받아쓰기에서는 개별 단어의 맞춤법뿐 아니라 띄어쓰기도 공부해야 합니다. 맞춤법도 어렵지만 우리말에는 띄어쓰기라는 게 있어서 좀 더 어렵습니다. 라틴어는 원래 띄어쓰기가 없었다고 하며, 현대 영어, 프랑스어, 독일어 등은 모두 띄어쓰기를 지킵니다. 반면 중국어나 일본어는 띄어쓰기가 매우 약하게 적용됩니다.  

p14에서는 "잘 듣고 받아쓰기", p15에서는 "또박또박 받아쓰기"가 강조됩니다. 아마 앞에서는 일단 귀를 쫑긋 세우고 잘 들으라는 말 같으며, 뒤에서는 글씨를 보다 깨끗하게 쓰는 데에 주력하라는 뜻 같습니다. 밑에는 지도하는 성인이 칭찬해 주는 란도 있는데, 잘했어요, 훌륭해요, 최고에요 등의 등급이 있네요. 

"놀이터" 코너도 있는데 이제 해당 급수의 받아쓰기는 어느 정도 된다고 보고, 그림을 보고 어울리는 단어를 줄을 그어 연결하는 문제입니다. 아기가 있고 언니가 있는데, 남학생 같으면 "누나" 옵션도 있었으면 더 좋았겠습니다. 할아버지는 약간 할머니처럼 보이기도 하는데, 그래도 할머니 그림이 완전히 할머니이므로 오답을 고르기 힘듭니다. 하긴 나이 들면 다 저렇죠. 

바른 글씨가 나오려면 바른 자세를 먼저 갖추어야 하겠습니다. p18 같은 곳에서 누누이 강조하는 게 바른 자세입니다. 3급에서는 "노란 레몬" 같은, 외래어가 섞인 구절이 드디어 나오기 시작합니다. 외래어인 "레몬"만 제시하면 아이들이 당황할 수 있으므로 앞에 순우리말인 "노란" 같은 수식어를 넣었겠습니다. 수식어와 피수식어 사이는 띄어쓴다는 점도 주의해야 하겠습니다. 3급에는 "나무딸기" 같은 단어가 나오는데 이 단어는 "나무"와 "딸기"를 붙여서 써야 합니다. 합성어라서 그런 건데 아이들에게 이 이치를 이해시키려면 어른이 고생깨나 할 수도 있겠습니다. 

4급을 보면 이제 단독으로 외래어 "토마토"가 나옵니다. "재미있게"가 합성어이므로 "재미 있게"처럼 띄어서 쓰지 않는다는 점도 주의해야 하겠습니다. 6급(p42)을 보면 "우리 모두", "다 같이" 등은 띄어쓰고, "노래해"는 붙여쓰는데 이 역시 어려운 부분입니다. 사실 어른 중에도, "끝나는"인지 "끝 나는"인지 헷갈리는 분들이 많지 않을까요?  

책의 머리말을 보면 "우리말이 소리글자(표음문자)이긴 하나 맞춤법이나 띄어쓰기 등에서 까다로운 원칙이 있기 때문에, 아이들이 급수표를 다 보고 외워도 만점이 쉽지 않다"는 말이 나옵니다. 말이 나왔으니 말인데, 이 책 머리말에는 "서툰 표현도 바르게 교정해 주면 좋습니다."라는 문장이 있습니다. 이때 "서투른"이 맞을까요, 아니면 "서툰"이 맞을까요? 어간 서툴- 뒤에 어미 -ㄴ이 따라오면 자음 충돌을 피하기 위해(hiatus) 매개모음(-으-)이 들어가는(그래서 "서투른"이 되는) 게 아니라 어간의 ㄹ이 탈락합니다. 그러므로 책에서처럼 "서툰"이 맞습니다. 

뒤로 가면 갈수록 받침이 복잡하게 등장하므로 어른들의 세심한 지도가 필요합니다. 어른들도 이 김에 같이 공부하면서 아이들을 이끌어가면 좋겠습니다. 교재가 아이들한테 너무 부담을 주지 않게, 재미있게 잘 짜여졌습니다.  

*출판사에서 제공한 교재를 공부하고, 솔직하게 주관적으로 작성한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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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이 나는 인생을 만드는 생각의 규칙 - 실패를 도전과 성취의 에너지로 바꾸는 33가지 습관
김홍연 지음 / 라온북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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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이 잘 안 풀린다는 느낌이 들 때 그 원인을 외부에서 찾을 수도 있겠지만, 그 전에 나의 문제, 내 마인드셋의 문제는 없었는지 자기 점검을 할 필요는 있습니다. 저자는 말하기를, 내 마음 속에 있는 부정적인 생각의 씨를 먼저 없애야만 현실에서 긍정의 결과가 빚어질 가능성이 조금이라도 더 높아진다고 합니다. 여기까지는 딱히 새로울 게 없는 주장이지만, 저자만의 참신한 컨텐츠는 저것의 구체적인 방법론(이 책에 실린) 같습니다. 책 제목에서도 드러나듯, 남과 다른 인생을 만들려면 먼저 내 생각의 규칙을 남다르게 바꿀 필요가 있겠습니다. 

코로나19가 세상을 휩쓸 때 많은 자영업자들이 힘들어했습니다. 객관적으로 상황이 좋지 않은 건 맞습니다. 하지만 "빚 때문에 허리가 휠 지경"이라며 마냥 불평이나 하소연으로 일관하는 건 나 자신에게 도움이 되지 못합니다. 저자께서는 실제로 이런 말을 하던 분을 만나서 "빚을 지고 있다고만 말하면 앞으로도 계속 빚을 지게 되지만, 빚의 두 배로 돈을 벌면 빚 아닌 돈이 남습니다"라고 대답해 줬다고 합니다. 물론 이 말이 설득력이 있으려면 저자께서 실제로 저 원칙을 자신의 삶에서 실천하고 성과를 내어 본 분이라야 할 것입니다. 저 뒤 p143에 보면, 벌써 "빚"이라는 말을 쓸 때 그 단어에 담긴 나쁜 느낌이 내 의지를 꺾고 들어갈 수 있다고도 합니다. 그러니 같은 뜻 같아도 뭔가 긍정의 힘을 주는 다른 말로 바꿔 써 보라고 하네요.  

우리는 누구나 평범한 사람들인데 하루아침에 빌 게이츠나 잡스, 정주영 같은 위대한 인물로 거듭나는 건 무리입니다. 그래서 저자분도, 나의 나쁜 습관을 바꾸고 새로 좋은 습관을 들이되, 일상에서 실천에 쉽게 옮길 수 있고 무엇보다 나한테 잘 맞는 습관을 먼저 내 몸에 배게 했다고 말합니다. "다이어트도 한꺼번에 10kg를 감량하는 사람은 없다(p37)." 돌파구(breakthrough)를 찾는 게 중요합니다. 저자는, 커피 내리는 일도 처음 시작했을 때 서투르다가 나중에는 척척 하게 되고, 취업에 성공한 모든 직장 일도 다 마찬가지라고 합니다. 그런데 내 일상을 바꾸는 습관에 대해서는, 저런 직장 일처럼 진지하게 착수하지 않으니까 문제인 거죠. 소소한 (나쁜) 습관을 바꿔야 내 인생이 정말로 바뀌는데 말입니다.     

가게를 낸다, 친구와 동업을 한다, 업종 전환을 한다, 이런 중요한 결단을 내릴 때 많은 사람들은 친구나 지인들과 상의합니다. 이것도 물론 꼭 필요합니다. 정보를 수집하고 세상 돌아가는 형편을 잘 살핀 후에야 실패 없는 사업 영위가 가능하겠죠. 그런데 일단 정보가 모일 만큼 모인 후라면, 그다음부터는 남이 아니라 내 자신과 대화할 필요가 있다고 저자는 말합니다. 자신에게 먼저 질문을 던지라고 합니다. "너 이거 꼭 해야겠어? 이런저런 대책은 마련해 둔 거야?" 

사실 혼자 연극을 하는 것도 아니고, 그냥 어차피 내 생각이니 생각으로 처리하면 되지, 구태여 말을 밖으로 꺼내 대화하는 형식을 취해야 할까요? 그런데 저도 이 대목을 읽으면서 한번 따라해 보니까, 흐릿한 생각에 머물던 게 더 또렷해지는 것도 같았습니다. 사실 이런 책을 우리가 읽을 때에도, 그렇군, 맞아 하면서 고개만 끄덕이고 넘어가는 독서와, 이렇게 독후감을 써 가면서 내 생각을 정리하는 독서는 나중에 남는 게 다릅니다. 독후감을 써 봐야 내가 이 책을 읽으면서 진짜로 어떤 생각이 들었는지도, (글자로 남겨진 걸 나중에 다시 보면서) 더 선명하게 파악할 수 있죠. 기왕 책을 읽고 깨달음이 생겼는데 더 오래 지속되게 해야 하지 않겠습니까. 

의외로 나는 많은 답을 알고 있었다는 저자의 말에 공감이 되었습니다. 그래봤자 내 생각이지 하고 쉽게 타인의 의견(외부 아이디어)에만 기대는 사람은 자존감이 의외로 낮은 것이고, 자존감 낮은 사람은 결국 성공할 가능성이 낮아집니다. 저 뒤 p100에도 "모든 문제의 답은 내 생각 안에 있다"란 말이 또 나옵니다. 또 이 책에는 "의외로, 다른 사람들이 내놓는 답은 성의 없을 때가 많다"는 말도 나오네요. 정말 그렇죠? 사실 그냥 성의만 없으면 차라리 다행인데, 어떤 답은 사람 죽으라고 악의까지 담기도 하니 섬뜩할 뿐입니다. 저 뒤 p203을 보면 실제로 악연에 대한 이야기가 나옵니다. 

이 책의 본론은 제 생각엔 지금부터인 듯한데, 저자가 앞부분에서도 강조하던 키워드가 "럭키 씽킹"이었습니다. 책 p105에 그 구체적인 여섯 가지 이유(럭키 씽킹을 해야 하는)가 나옵니다. 제 생각에 이런 책을 읽는 이유는, 아 이유가 여섯 가지가 나오는구나, 외워야지 같은 5지 선다 객관식 문제 풀이를 위한 지식 쌓기가 아니라, 저자분이 지면에서 뿜는 기를 받기 위해서라고 생각합니다. 저자분은 이 가르침을 실제 자기 삶에서 실천하고 성공해 봤으므로, 이 이야기를 할 때 비록 종이를 통해서만 전달된다 해도 신명이 나서 원고를 쓰셨을 겁니다. 신기하게도 정말 신이 나서(혹은 진정을 담아) 쓴 글은 그 기가 독자에게까지 전달이 되는 것 같습니다. 자연과학이나 공학 교과서가 아닌 이상 말입니다. 

모든 자계서가 말하는 핵심은 긍정의 마음가짐입니다. 잘라 말해서 이것 말고는 아무 교훈도 없습니다. 샘 스마일스, 데일 카네기, 나폴레온 힐... 누구의 책이라도 마찬가지죠. 그런데 말이 쉽지 이미 일상에서 무력감이 쌓이고 쌓인 우리들이 갑자기 "오늘부터 긍정!"이라 외친다고 바로 어떻게 변하기는 힘듭니다. 책에서는 첫째 이 변화는 길게 보고 가야 하며 가랑비에 옷 젖듯 꾸준함 속에 맞이하는 변화가 중요하다고 합니다. 다음으로 p118 같은 데를 보면 저자가 실제로 자신이 해 보고 괜찮더라 싶은 걸 제시한 게 있습니다. 잠시 옮겨 적어 보면, 

1) 내 자신에 대해 더 잘 알아가기 - 의외로 이게 중요하며, 또 얻는 것도 많았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2) 긍정적인 사람들과 어울리며 무작정 따라해 보기 - 바보 같다고도 생각할 수 있지만 앞에서도 말했듯 잘나가는 사람들 기를 받는다는 점에서 저는 좋다고 봅니다. 기 어쩌구는 책에 나오는 말은 아니고 이 후기를 쓰는 독자인 제 생각, 해석입니다.  
3) 내가 잘하는 걸 어필하기
4) 쉽게 실천 가능한 것부터 해 보고 성과 내기
5) 나에게 넉넉한 시간 주기 

또 책에는 경제에 관한 책을 읽고 부의 길을 추적해 보라는 충고도 있습니다. 책은 아마 많은 이들이 한두 권은 읽고 있을 테고, 저는 (이 책 p146에도 나오지만) 경제신문 구독이 좋을 듯합니다. 20년전부터 모든 신문사들이(국내 기준) 자체 사이트를 다 개설해서 무료로 보게 하기 때문에 돈 내고 구독하는 건 호갱짓 같아 보였으나 홍수처럼 쏟아지는, 또 어디가 어딘지도 잘 모를 웹사이트에서 내가 필요한 정보를 안 놓치고 챙기는 게 무척 어렵더라구요.      

결국 나 자신을 이전보다 더 잘 알게 되면, 자아적 책임감이 생긴다고 저자는 말합니다. 이렇게 해서 사소한 것도 잘 안 놓치는, 내 삶의 주인공이 내가 되는, 진정 해피하고 럭키한 인생이 될 수 있겠습니다. 

*출판사에서 제공한 도서를 읽고 솔직하게, 주관적으로 작성한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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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라워 모티브와 소품 - 일 년 내내 즐길 수 있는 코바늘뜨기
애플민트 지음, 구연경 옮김, 조수연 감수 / 참돌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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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느질이란 신석기 시대에 인간이 처음으로 생활에 도입하였으며 의, 식, 주 중 "의(衣)"의 수요를 해결하는 아주 중요한 경제활동입니다. 이 활동은 주로 여성이 맡았는데, 여성이 바느질 노동으로부터 해방된 건 18세기 방직공업 혁명이 발생하고부터입니다. 이후에는 주로 고상한 취미생활이나 부업의 기능으로 자리했는데 좋게 본다면 일종의 수공예, 예술 활동의 일환입니다. 전쟁터에 나간 아들이나, 마음을 준 연인에게 선물하려고 정성들여 한 땀 한 땀 뜨는 여인의 모습은 영화나 드라마에서 클리셰로 쓰이기도 합니다. 

사진에서 보듯 코바늘은 일반 바늘보다 훨씬 크기가 큽니다. 갈고리처럼 휘어진 부분에 실을 걸어서 바느질을 이어갑니다. 그만큼 실의 굵기도 굵은데, 이 덕분에 비교적 크기가 큰 도안을 짧은 시간에 적은 노력을 들여 만들 수 있겠습니다. 대체로 뜨개실이면 이 책에서 제시한 도안들을 다 만들 수 있겠지만 p34에는 "이 책에서 사용한 실"이라 하여 따로 제품명을 소개합니다. 두 회사의 네 가지 제품들이 소개되며 정말로 이 책에서 제시된 효과를 미세한 느낌까지 100% 재현하고 싶은 분들은 해당 제품을 채용해 보는 것도 좋겠습니다.   

이 책에 실린 작품들은 상당수가 2차원 정사각형 그릇 받침 용도이겠지만, p8의 어깨끈이 있는 토트백이라든가, p12의 크레마티스 주머니 같은 건 입체 모양이고 사이즈도 작지 않기 때문에 품이 많이 들 듯합니다. 코스터(coaster)라는 건 쉽게 말해 컵받침인데, 손님이 왔을 때 그가 테이블의 "주변, 경계(coast)"에 앉기 때문에 주로 그쪽에 먼저 놓아 두고 뜨거운 찻잔이나 음식 용기 등을 대접하던 데서 유래했습니다. 

토트백 같이 어려운 디자인은 먼저 완성품 사진을 보여 주고, 뒤에 따로 만드는 순서를 일일이 가르쳐 주는데 p8의 명자나무꽃 무늬 백은 p49에 그 만드는 법이 나옵니다. p49를 열어 보고 "와!" 소리가 절로 나왔는데 아마도 바느질에 익숙한 분들은 똑같이 감탄하면서도 아 앞으로 이렇게 하면 되겠구나 하고 견적이 어느 정도 서겠으나 저는 마치 잠수함 설계도면처럼 보였습니다. 그러나 이렇게 꼼꼼한 설명이 나온다는 건, 그냥 하라는 대로만 따라하면 초보자라도 모양이 어느 정도는 나온다는 뜻 아니겠습니까. (이 후기에서 해당 페이지 사진은 생략하겠는데 저작권 침해가 우려되어서입니다) 

이 도면은 진심 설계도라고 해도 되겠는데 예를 들어 긴 흰색 삼각형은 실을 연결하는 포인트, 검정색은 실을 자르는 포인트입니다. 또 짧은 흰색 삼각형은 손잡이를 붙이는 위치이며, 엑스 밑에 선을 그은 지점은 짧은뜨기의 이랑뜨기라고 나옵니다. 이 책에서뿐 아니라 밑줄(일자) 표시는 대개 이랑뜨기 기호로 어느 정도 약속이 정해져 있는 듯합니다. 이랑뜨기(뒤반코짧은뜨기)라는 게 반코만 잡기 때문에 나중에 일자가 남아서 그렇습니다. 이 기호는 국제적으로 완전 통일된 게 아니며 개별 바느질 기법이 약간은 차이가 나서 그렇습니다. 고랑뜨기는 코 세 개를 늘려뜨면 그 사이에 큰 구멍에 뜨는 것과 같아서 그런 이름이 붙은 듯합니다. 더 많은 예를 보고 싶은 분들은 구글에 crochet techniques으로 검색하십시오. 

크레마티스 주머니 뜨는 자세한 방법은 p56 하단에 나옵니다. 앞에서도 나왔지만 실(thread)의 제품명은 리치oo o센트입니다. p56의 그림은 죽 폈을 때의 전개도입니다. 모티브 한 장마다 28코이므로 28×4=112가 됩니다. 바구니의 네 면에 각각 모티브를 박고, 윗면을 연결해 줍니다. p12에서 윗면은 끈으로 묶여 쭈그러든 주둥이가 되어 잘 보이지 않지만 전개도에서는 8cm 높이입니다(모티브 옆면의 높이는 10cm). p30의 크리스마스 로즈 수납합은 크레마티스 주머니와 기본 모양은 같은데 윗 연결면만 생략된 걸로 볼 수 있겠네요. 

이 책에서 모티브라고 하는 건 정사각형 도안들이고 이건 기본적으로 코스터 노릇을 할 수 있습니다. 이걸 연결하면 토드백도 만들 수 있고, 크레마티스 주머니라든가 아이리시 로즈(p36)도 됩니다. 이걸 여러 개 죽 연결한 게 p28의 칼랑코에 블랭킷(담요)입니다. 이 책은 플라워 모티브만 담았고, 다른 모티브에도 관심 있는 분들은 피카파우 동물 친구들(모티브), 미니왕국 친구들, 에드워드 동물원 등 다른 책도 참조하면 좋겠습니다. 

*출판사에서 제공한 도서를 읽고 솔직하게, 주관적으로 작성한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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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넥트 도넛문고 3
민경혜 지음 / 다른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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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 사는 세상은 혼자서 지낼 수가 없습니다. 누구건 타인에게 기댈 어깨(p53)가 필요하고, 또 누구든 간에 그를 지켜 줄(p25, p133) 다른 사람이 필요합니다. 소설 제목을 저는 그렇게 새기고 싶네요.  

처음에 책 소개글을 읽고 주인공(구태여 꼽자면)이 백단아라고 생각했는데 읽어 보니 그렇게 보기도 힘들었습니다. 오히려 중반 이후로 갈수록 김재하의 비중이 커지고, 김재하를 수제자로 삼은, 사실상 아버지나 마찬가지인 수호태권도(p64) 최 관장도 중요한 인물이었습니다. 백단아와 김재하는 어려서부터 친한 사이였는데 그저 친구이기만 한 게 아니라 (위에 썼듯이) 서로가 서로를 지켜 주는 사이였습니다. 

뿐만 아니라... 다소 초자연적인 이야기이긴 한데, 귀신 들린(p42) 듯 이상한 꿈을 꾸는 단아가 꿈에서 뭘 보면 재하가 현실(p81)에서 실제로 찾아내서 문제를 해결한다는 겁니다. 예를 들면 학교폭력에 시달리는 누군기가 있다거나 하면 말이죠. 누군가를 돕는다는 게 꼭 슈퍼히어로의 힘 같은 걸 필요로 하는 건 아닙니다. 더군다나 나이는 어리지만 재하는 최 관장한테 태권도도 잘 배웠다고 하니.  

음... 백단아나 김재하나 둘 다 큰 상처를 안고 살아가는 청소년들인데, 후자는 그 친어머니가 남편(즉 아빠죠)에게 구타당해 죽는 걸 직접 본 끔찍한 경험이 있습니다. 그 아빠는 감옥에서 복역 중입니다. 백단아는 김재하하고는 비교가 안 되는 상류층 가정 출신이지만 폭력에 시달리는 건 마찬가지입니다. 어머니는 아빠에 비해 학력이 떨어지는데 이 때문에 "무식한 년"이라는 욕을 맨날 듣고 무시를 당합니다. 소설 속에 구체적인 묘사는 없으나 딸인 단아 역시 아빠로부터 언어 폭력을 상시 당하는 걸로 짐작됩니다. 그러면서도 대외적으로는 아빠가 딸바보인 척 위선적인 연극을 하니 더 역겹겠고 상처도 깊어지겠죠. 두 아이 엄마들 모두 술을 달고 사는데(살았었는데) 남편들로부터 그런 스트레스를 받아서입니다. 

할아버지 대(代)부터 법률가 집안이고 아빠는 현직 검사이며 엄마는 엄청 미인이다...  이런 세팅들이 소설 속에서 딱히 하는 일은 없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렇게 구체적이니, 작가님이 아마 특정한 누구를 주변에서 보고 모델로 삼은 게 아닌지 추측해 봅니다. 

백단아가 김재하한테 수호천사 노릇을 하지만 항상 좋은 영향을 끼치는 건 아닌 듯 보입니다. 예를 들어 p69에서 단아는 재하에게 "난 네가 그 사람 용서하지 않았으면 좋겠어."라고 합니다. 그리고 실제로 이 커칭을 실천에 옮겨 p148 이하에서 재하는 아빠를 면회하러 갑니다. 그리고 용서해 줄 것을 애원하는 아빠에게 의절의 취지로 잘라 말합니다. 물론 그런 반응은 현실에서라면 당연합니다. 자식과 아내에게 그런 몹쓸 짓을 해놓고 미안하다고만 하면 다겠습니까? 전 이런 사람한테는 사형이 즉시 집행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억지로 마음에도 없는 용서를 하는 것도 부자연스럽지만, 소설의 진행을 과연 단죄와 증오로 치닫게 해야 하는지, 어린 청소년의 마음에 영원한 원한을 이렇게 새겨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독자로서 강력한 회의감이 들었습니다. 아들이 아버지에게 그처럼이나 단정적인 유죄 선고문(길기도 하더군요)을 낭독하고 나와서 과연 자신에게 좋은 점은 무엇이었을까요? 이 일을 나중에 새기면 새길수록 자신의 마음은 더 지옥이 되지 않을까요? 백단아는 물론 자신의 아버지도 질이 나쁜 사람이기에 친구 재하한테 이런 걸 충고랍시고 하는 거지만, 이런 식으로는 자신의 상처도 더 키우는 결과만 낳지 않을까요? 이들이 청소년이기에 저는 읽으면서 마음이 썩 좋지 않았습니다. 물론 그렇다고 싸구려 용서를 권하는 건 아닙니다. 

단아가 꿈에서 만난 소녀는 결국 같은 동네 살던 치매 할머니였다는 건데... 이 단아에게 폭력아빠 검사님이 한 짓을 동백 할머니에겐 한국전 때 미군이 저질렀다는 뜻 같습니다. 상처는 물론 치유되어야 하겠으나 그 방법이 이런 샤머니즘(?)이어야 하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출판사에서 제공한 도서를 읽고 솔직하게, 주관적으로 작성한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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