잼잼 쉬운 영어 첫걸음 - 아주 쉽게 따라하는 영어 표현의 모든 것 잼잼 쉬운 영어
이원준 지음 / 반석출판사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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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는 필수라고들 하지만 아직도 영어라면 어려워하는 사람들이 더 많습니다. 가급적이면 정확하면서도 쉬운 교재를 골라, 음원(MP3 등)의 지원을 받으면서 여러 번 반복하는 방법으로 실력을 다지는 게 가장 좋은 방법입니다. 영어 등 외국어를 공부할 때는 허세가 필요 없고, 나에게 가장 쉽게 다가오고 편하게 느껴지는 교재가 최고라고 생각합니다.  

p36을 보면 What shall I give you in return for your present? 가 나옵니다. 이 문장이 무슨 뜻인지 모를 사람은 거의 없겠지만, 반대로 우리말인 "당신의 선물을 무엇으로 보답하죠?"를 영어로 말해 보라면 바로 척척 나올 사람이 그리 많지는 않을 듯합니다. 이 교재는 독자들에게, 저런 한국어 표현을 바로바로 영어로 입에서 나오게끔 하는 게 목적일 것 같습니다. shall이라든가 in return for 같은 표현이 약간 어렵게 느껴질 수 있지만, 어차피 저 한국어 표현부터가 정중한 분위기이므로 잘 어울린다고 생각합니다. 

MP3 음원이 지원되지만 여전히 어려워하는 독자들이 있기 때문에 책에서는 한글로 친절하게 발음을 영문 밑에 달아 놓았습니다. p37에 보면 "The pleasure's all mine."이 나오는데, 이 표현도 아주 정중합니다. all은 빼도 큰 지장 없으며, 다른 말로 바꿔 쓰면 Pleasure is (entirely) mine.이겠습니다. 뜻은 교재에 "제가 오히려 고맙죠."라고 나와 있습니다.  

"그럴 생각은 추호도 없었습니다." 이것도 바로 영어로 해 보라고 하면 잘 안 될 것입니다. 책에서는 "I didn't mean it at all."이라고 합니다. "추호도"라는 부분이 at all입니다. 같은 페이지에 "그건 제가 생각이 부족했기 때문이에요."가 나오는데, 교재에서는 That was thoughtless of me.가 영어 표현으로 제시됩니다. that은 it으로 바꿔도 되고, 이 문장에서 큰 묘미를 갖는 건 평가를 나타내는 전치사 of입니다. foolish of me, kind of you 등이 우리가 자주 듣던 표현이죠. mean의 다른 용법으로는, p74에 That's what I mean.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p61의 "여기 들러서 뭐 좀 먹읍시다."는 "Let's stop here for a bite to eat."라고 나옵니다. for a bite가 포인트이겠으며, 이것만으로도 충분하지만 바로 뒤에 형용사적 용법 to eat이 따라와서, 문장의 완결성과 의미의 명료성을 한층 높입니다. p61의 go out for(식사 등)와, p60의 eat out 등은 서로 통합니다. 후자의 경우 자연스러운 발음은 [이라웃]이라고 책에 나옵니다.  

한 페이지에는 서로 뜻이 통하거나 연관된 표현들이 여럿 나와서 지루함을 피하고 확장성을 높입니다. 그런데 그 중에서도 가장 핵심이 되는 표현(문장)에는 따로 체크표시를 해서 학습의 능률을 제고합니다. 물론 학습자가 자율적으로, 자기 주도적으로, 선제적으로 다른 문장들도 익히고 내면화할 수 있게, 체크 표시를 해 가면서 교재에 나오는 다양한 문장들을 내 것으로 만들어 나갈 수 있겠습니다.   

p73, p75 등을 볼 때 하나는 확실하게 맞장구를 치는 표현들이며, 뒤에는 애매하게 맞장구를 칠 때 쓰는 경우를 제시했습니다. 이런 구분은 실제 대화에서 꼭 필요하며, 교재에서 이렇게 상황에 따라 세심하게 구분을 해 줘야 우리가 더 요긴하게 쓸 수 있습니다. 애매하게만 동의하고 싶을 때, 그래도 배운 게 확실한 맞장구 표현뿐이라서 괜히 강하게 얘기한다면 이런 건 오히려 역효과가 날 수도 있는데, 책에서 이런 걸 잘 구분해서 학습자들에게 가르친다고 생각이 들더라구요.  

원시인처럼 그저 용건만 딱딱 잘라 전달한다면 상담이나 협상의 분위기가 자연스러워질 리가 없습니다. 그래서 군더더기 청크, 연결어가 생각 외로 중요한데, p101에 그 좋은 예가 잘 나옵니다. 반대로 상대가 괜히 말을 빙빙 돌린다고 판단되면, 그냥 탁 잘라서 분위기를 직설적으로 전환시킬 필요도 있겠는데 이때 쓰기 좋은 표현들도 많네요. Let's get (right) down to business 같은 말 참 좋습니다. busieness 는 꼭 사업이란 뜻이 아니고, 교재 같은 페이지 바로 위 문장의 point와 같은 뜻입니다.  

p145을 보면 "그는 정말 멍청해."가 He's dumber than a doornai이라고 하는데 역시 재미있는 표현입니다. 영어 표현은 정말 무궁무진하기 때문에, 영어를 어지간히 잘한다 싶어도 이런 책을 보면 미처 바로 떠올리지 못하던 생동감 있고 기발한 표현들이 많이 나와서 아주 유익하고 좋았습니다. 초보자는 초보자대로, 고급 사용자는 그들대로 알차게 이용할 수 있는 책입니다.  

*출판사에서 제공한 도서를 읽고 솔직하게, 주관적으로 작성한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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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학년 2학기 급수표 받아쓰기 - 초등학교 입학하면 꼭 하는 급수표 받아쓰기
컨텐츠연구소 수(秀) 지음 / 스쿨존에듀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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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학년 2학기쯤 되면 벌써 본문이 살짝 어려워집니다. p11을 보면 "깃털이 없는 오리들" "새 떼를 쫓으려고 서 있는" 같은 구절이, 2학년 1학기 때 배운 문장들보다는 뭔가 함축적이기도 하고, 이해하는 데 약간은 시간이 걸리기도 합니다. "어깨에 메고 가는 게 뭐요?" 특히 수도권의 학생들은 모음 ㅐ와 ㅔ의 구분이 어려우므로, "매다"와 "메다"의 뜻 차이부터 차분하게 가르쳐 줄 필요가 있겠습니다. 

원고지에 맞추어 또박또박 따라 쓰기 위해서, 책에서는 먼저 자세부터 바르게 잡고 글씨를 쓸 것을 권장합니다. 확실히, 바른 자세에서 바른 글씨가 나오고, 그 바른 자세는 바른 마음가짐에서 나온다고 할 수 있습니다. 마음이 콩밭에 가 있다면 바른 자세를 잡기 어렵고, 공부는 그걸 하는 동안에는 다른 잡념이 없어야 합니다. 잡념 없이 공부에만 몰입하려면 부모님, 선생님 등 지도하시는 분들이 바른 방법으로 지도해야 하며, 초2 때 바르게 형성된 자세와 마음가짐이 평생을 간다 해도 과언이 아니겠습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이런 책처럼 공부의 방향을 바르게 이끌어 줄 교재가 꼭 필요합니다. 

p17을 보면 "왜 형부터 낳았어!"라는 문장이 나옵니다. 아마도 형이 가정 안에서 받는 대접이나 관심 등이 부러운 나머지 저런 푸념이나 투정을 한다고 짐작됩니다. "부터" 같은 조사는 앞에 나오는 단어에 붙여쓴다는 게, 이 문장에서 띄어쓰기 연습의 핵심 사항 중 하나입니다. 또, ⑩을 보면 "몇 날 며칠"이 나오는데, 이 역시 왜 일(日) 단위일 때는 바로 "몇"이 못 붙고 "며칠"이라는 형태로 바뀌어야 하는지 납득시키기가 무척 힘듭니다. 지도하는 분의 지혜가 필요한 대목입니다. 

p23을 보면, '누구 생일이지?' 같은 내심의 생각을 표현하는 문장에는 작은따옴표를 붙인다는 걸 학생들은 처음 배우게 됩니다. 요즘 아이들도 술래잡기를 하고 노는지는 모르겠으나 아무튼 저 말을 들어 보기는 했겠으므로 그 단어가 저렇게 생겼다는 정도만 알아 두면 되겠습니다. 또, p29에 보면 "볏단"이라는 단어가 나오는데 아이들은 고사하고 요즘은 어른들조차 TV 드라마에서나 봤을까 저걸 실제 눈으로 봤을 리가 만무합니다. 그래서 교육이 중요하고, 이렇게 텍스트를 통해 새로이 접하고 해석하는 새 우주가 머리 속에 자리하기 시작한다는 거죠. 

익심형 어미 "~ㄹ수록"이 쓰이는 예인, "닦으면 닦을수록"이란 구절이 ⑧에 나옵니다. 이 구절은 연음법칙, 된소리 등을 두루 배울 수 있는 좋은 예문이기도 합니다. 갸우뚱갸우뚱 같은 첩어, 의태어도 이런 경우에 배우는 것입니다. p32에는 동물과 그 발자국을 연결하는 문제가 나오는데 공부에 지친 학생들을 위한 재미있는 기분전환 컨텐츠입니다. 그러고 보면, 이 교재에는 필요한 곳들에 일러스트가 적절하게 배치되어서 더욱 좋았습니다.  

p41에 보면 드디어 "떡볶이"라는 단어가 나옵니다. 이게 발음할 때는 쉬워 보여도 손으로 쓰면 어려운데, 소재인 "떡"을 "볶는다"는 게 아이들한테는 아직 낯이 설고, 먹을 때는 맛있게들 먹지만 누가 그 조리 과정을 이해하거나 상상해 보며 먹겠습니까. ⑩에 떡볶이가 나오고, ⑤에 "열 살짜리"라는 구절이 나오는데, 열(관형사)과 살(의존 명사)를 띄어쓰는 것, "-짜리"라는 접미사는 앞 단어에 붙여쓴다는 것 등이 학습 포인트이기도 합니다. 이 역시 그 이치가 쉽지 않습니다. ④"콩닥콩닥인대요"의 경우, 콩닥콩닥이다+ㄴ다+고 해요 등의 합성, 준말입니다. "인데요"하고는 다릅니다. 

p50의 놀이터 코너는 다른 그림 부분을 일곱 개 찾는 게 미션인데 아마 다들 어렵지 않게 해낼 듯합니다. 

p89를 보면, ①"야호! 일 등이다!"라는 문장에서, "일(一. 1)"은 관형사이며, "등(等)"은 의존 명사이므로 둘 사이는 띄우는 게 맞습니다. ⑦"갸우뚱하다" 역시 갸우뚱과 하다 사이를 띄우지 않습니다. ③어떡하지 같은 경우도 행여 "떻"으로 잘못 쓰지 않게 조심해야 하겠습니다. 믿음직한 교재가 함께해서 공부가 한결 쉬워질 듯합니다. 

*출판사에서 제공한 도서를 읽고 솔직하게, 주관적으로 작성한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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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프릴은 노래한다
엘리 라킨 지음, 김현수 옮김 / 문학사상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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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프릴은 노래를 좋아합니다. 그녀는 남들 앞에서 무대에 올라 열창하고 싶어하며 자신이 감동시킨 청중으로부터 갈채를 받고 싶어합니다. 그녀는 리틀리버라는 촌구석(p355)에서 나고 성장했지만 언젠가는 저 밤하늘에 빛나는 별처럼 만인의 스타가 되고 싶어합니다. 

작가 엘리 라킨도 뉴욕주 이타카 칼리지를 졸업한 분인데 이 소설에는 에이프릴이라는 젊은 영혼을 낳고 사로잡은 고장 이름이 이타카이며 에이프릴과 둘이 될 수 없는 고향입니다. 오뒷세우스도 10년 동안 지중해를 떠돌며 꿈에도 잊지 못할 고향 왕국이 이타케였는데 그곳에서는 아내 페넬로페와 아들 텔레마코스가 기다립니다. 에이프릴에게는 이타카와 리틀리버에서 누가 기다리고 있을까요? 

필그림(pilgrim)은 순례자라는 뜻입니다. 에이프릴이, 아빠의 새 애인인 아이린의 차를 훔쳐 가출했을 때 이타카에 머물며 일했던 식당이 데카당스(p167)였고 그곳의 금발 주방장 보디가 에이프릴을 내내 필그림이라고 장난스레 부릅니다(p242, p305, p171 등). 유래는 에이프릴이 4월이라는 뜻이고, 청교도 필그림이 북미로 건너왔을 때 타고온 배가 메이플라워라서입니다. 보통 여자 이름이 월명일 때는 탄생월을 따서 그리 붙이겠는데 정작 이 에이프릴은 5월생(p317)이라는 게 함정입니다. 

에이프릴은 1978년생(p286)이며 집을 나온 1994년에 고작 15세였습니다. 그런데도 애덤 저건스라는 좋은 남자, 코넬 대 건축과 박사과정 재학생(p230)을 만나 미성년자 티를 안 내려고 신분증까지 위조합니다. 1994년이라는 시대 배경을 드러내는 여러 장치가 있는데 즐겨보는 드라마가 <90210>이라는 점(p284, p301). 또 p240에 언급하는 <사인펠드>가 그것입니다. <90210>은 당시 한국에서도 수입해 와서 <베벌리힐즈 아이들>이란 제목으로 MBC에서 방영했었는데 섀넌 도허티가 주인공이었던 바로 그 드라마입니다. 

15세의 에이프릴은 아직 자존감이 부족한 소녀였습니다. 이제 계모가 될 아이린이 사실은 자신의 친모를 닮았다고 생각했고, 자신도 어머니를 닮았는데(딸이니까 당연) 왜 사랑을 못 받을까 고민합니다. 또 애덤 저건스가 잠시 애나(p184)를 데려오자 옛날 영화배우를 닮았다며 위축되고 동시에 질투합니다. 사실 그녀는 (이 소설 전체에서) 중요한 인물이 전혀 아니었고 건축 관련 고객으로 잠시 동행했을 뿐이었습니다. 애덤의 전여친은 p282에 잠시 언급되는 밀리인데 물론 그녀도 중요한 인물이 아닙니다. 애덤에게는 중요한 인물이 오로지 에이프릴이었고 에이프릴도 알았으나 로즈메리에게 정체를 들키고 난 후 도저히 이타카에 머물 수 없게 되며 여기서 소설 1부가 끝납니다. 

p492에 나오듯, 에이프릴은 이타카, 고향에서도 동경했고 고향보다 더 정이 든 곳으로 돌아갈 수 없습니다. "내가 제일 좋아하는 곳은 이타카였지만 내가 가장 돌아갈 수 없는 곳이다." p482에서 에이프릴은 또 (좋은 남자였던) 저스틴과 헤어지는데 그에게는 든든한 아빠가 불러 갈 곳이라도 있지만 자신은 처지가 너무도 다름을 알고 다시 절망합니다. 마치 데카당스의 칼리가 "돈 많은 집 년들"을 욕하는 장면과 비슷한데 그래도 에이프릴은 저스틴을 원망하지 않습니다. p563에서 에이프릴은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에단에게 그녀가 돌아갈 수 없는 이유를 포함 모든 것을 털어놓습니다. 

p455에서도 다시 확인되듯 에이프릴은 남자에게 큰 위안을 주는 면이 확실히 있습니다("저스틴의 안도감은 즉각적이고도 찬란했다."). 물론 그녀의 이런 면을 악용하려 든 레이(p386) 같은 놈도 있었지만 말입니다. 이런 그녀의 장점을 알기에 애덤 같은 이들은 에이프릴의 상처를 보듬고 용기를 북돋워 줍니다. p176를 보면 애덤은 에이프릴에게 "그 나이를 살아낸다는 게 어떤 건지 아니까요."라며 격려하는데 사실 아직도 애덤은 그녀의 나이에 대해 착각하는 중입니다만 어차피 결론은 같았을 겁니다. 에이프릴은 세상에 "전화번호부에서 엄마 이름을 찾아야 하는 아이(p146)"가 또 있겠냐며 신세를 한탄합니다. p298에서는 칼리에게 울면서 "내가 여섯 살 때 집을 나간 엄마"에 대해 말합니다. 그러나 아주 짧게나마 엄마에 대한 좋은 추억도 있었는데 p467을 보면 해변에서 다 큰 에이프릴에게 아가라고 부르는 엄마를 회상하는 장면이 있습니다(다섯 살이 다 큰 나이는 아닙니다만). 이게 그 나름 의미심장한데 p613을 보면 에이프릴에게 내내 엄마처럼 친절했던 마고 아줌마가 (22세에 엄마가 된) 에이프릴에게 "아가"라고 부릅니다. p490, p119에서 마고 아줌마는 공중전화를 통해 침묵이 이어져도 대번에 그 송화인이 에이프릴이라는 걸 알아챌 정도입니다. 

에이프릴은 남자들에게 별명 붙이기를 좋아합니다. p311의 제임스 딘(개리스 바에서), p152의 사자소년, p374의 전단지 남자(이 자식이 레이였죠) 등이 그녀가 남자들에게 붙인 별명들입니다. p184에서는 애나에게 영화배우 여자라고 불렀고, 그래서는 꼭 아니지만 다른 사람들도 에이프릴의 이름을 갖고 장난을 많이 칩니다. 나이 차가 많이 나는 아니가 "삼월에 사월이 찾아왔네"라고 한다든가(p414), p422에서 저스틴이 "넌 원래 삼월에는..."이라고 하는 말이 그 예들입니다. p401에서는 에이프릴의 이름을 June이라 (예전에) 잘못 불렀던 브랜딘 베이커가 언급됩니다. 

에이프릴이 남자를 판단하는 기준 중 하나가, 어떤 음악을 즐겨 듣느냐입니다. p220을 보면, "그 앨범 수록곡들은 라디오에서 절대 나오는 법이 없었고.."라며 애덤의 취향을 높게 평가합니다. p479을 보면 에이프릴이 puff the magic dragon(피터 폴 앤 메리가 부른)를 열창하여 꼬마들과 학부형들에게 칭찬받는 장면이 있습니다. p531에서는 구태여 "미스터 빅의" <와일드 월드>를 불렀다고 하는데, 저 앞에 p163을 보면 캣 스티븐스의 <와일드 월드>를 불렀다면서 원곡자를 정확히 댑니다. 이 노래는 아마 한국인들이라면 미스터 빅의 리메이크가 더 친숙하겠습니다. 에이프릴이 워낙 자기 삶이 힘들다 보니 저 노래를 절절하게 불렀을 겁니다(p378에 보면 이타카를 뜬 후 에이프릴이 "나는 내내 나이 든 남자를 잡으려 노력했다"고 하는 말까지 있을 정도니...). p561에서는 완전 옛날 노래인 <Cheek to cheek>을 에단이 부르는 장면이 있습니다. 

소설 초반에 매티(이 역시도 줄인 이름)가 에이프릴에게 내내 에이프라고 불러서 짜증내는 장면이 있는데(ape는 유인원이라는 뜻도 됨), p499에 보면 "왜 밥이나 롭이라고 줄여 부르지 않고 꼬박꼬박 로버트라고 부르는지"를 궁금해해서 내로남불이다 싶었습니다(?). 심지어 p558에서는 로버트에게 직접 물어보기까지 합니다. 여튼 로버트 리어덴(p597) 씨는 정말 좋은 사람입니다. 

에이프릴은 그녀를 거쳐 간 많은 사람들의 얼굴, 특히 입매를 잘 기억하는 습관이 있습니다. p277에서는 애덤이 그 특유의 "이를 다 드러내고 웃는 모습"을 언급하며, p171에서 보디가 웃을 때 "윗입술이 완전히 사라졌다"고도 합니다. p404에서는 "멋들어진 치아", p410에서는 "입술이 비뚤어지는 매튜표 미소"를 지적하는데 이때 매티, 아니 매튜 스팬서는 로컬 슈퍼스타가 되어 있습니다. p620에서 매티 엄마인 스펜서 부인을 욕하는 마고 아줌마의 말이 재미있습니다. 

에이프릴은 옷, 자신이나 상대방이 입던 특정 상황의 특정 옷에 각별한 의미를 부여합니다. p155, p324의 플란넬 옷, p411의 네이비블루 코튼 터틀넥 스웨터, p395의 보푸라기 하나 없이 깔끔하게 다려진 스웨터(매튜의 성공, 어엿한 성인으로의 성장을 상징합니다),  p354에서 로즈메리가 입은 "커다란 회색 스웨터"도 그렇고, p597의 "아주 쿨한 레트로 티셔츠"에 이르면 이건 뭔가 특별한 의미가 있다는 결론에까지 이릅니다. 

미국이나 한국이나, 예전이나 1990년대나 여성의 삶이란 진정 고단함의 연속입니다.  

*출판사에서 제공한 도서를 읽고 솔직하게, 주관적으로 작성한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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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학년 2학기 급수표 받아쓰기 - 초등학교 입학하면 꼭 하는 급수표 받아쓰기
컨텐츠연구소 수(秀) 지음 / 스쿨존에듀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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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지난 5월에 1학년 1학기 급수표 받아쓰기 교재를 리뷰했었습니다. 이제 곧 여름방학이고 2학기를 준비하게 되니 때맞춰 교재가 나왔습니다. 교재에서는 정확하게 받아쓰는 일뿐 아니라 "소리내어 자신 있게 큰 소리로 읽기"까지 강조합니다. 언어 학습은 종합적인 활동이므로 듣기, 말하기, 읽기, (아직은 저학년이므로) 받아쓰기 등이 다 함께 이뤄져야 하겠습니다. 

p19를 보면 "가방을 쌌다", "연필을 깎았다" 같은 문장들이 나옵니다. 가방을 싼다는 말은 가방 안에다가 필요한 물품, 책이나 공책, 필기구 등을 준비하여 꾸려넣는다는 뜻인데 예전에 책보(책보따리, 책보자기)를 싼다는 말이 변한 게 아닌가 생각합니다. 보통은 하교 시간이 되면 "가방 싸서 집에 가!"란 담임쌤의 허가(?)와 함께 굉장히 신나는 학생들의 동작이 이어지죠. 싸다, 깎다 등은 겹자음, 된소리가 쓰이므로 1학년 2학기를 보낼 학생들이 어려워할 만한 학습 내용이겠습니다. 바로 밑의 "섞었다"도 마찬가지입니다. 어른들도 아무렇지 않다는 듯 "꺽다" 같은 표기를 하는 걸 보면 한숨이 나오죠. 사실 이 부분은 합리적인규칙에 따를 뿐 어려운 내용이 전혀 아닌데도 말입니다.  

다만 p18의 "끈을 묶는다" 같은 문장은 좀 어렵습니다. 일단 말음법칙에 의해 "묶"은 "묵"으로 소리나고, "묵"과 "는"이 만나 자음동화, 그 중에서도 상호동화가 일어나기 때문입니다. 최종적으로 [뭉는다]로 소리나는데, 이 부분이 초등학생에게는 대단히 어렵게 느껴질 수도 있죠. "잠을 잤다"에서도, 발음은 [잗따]로 나기 때문에 이 원리를 잘 알아듣게끔, 그 과정에서 좌절하거나 실망하지 않게끔 잘 이끌 필요가 있습니다. 받아쓰기 이슈는 아닙니다만, "맛있어요"도 발음이 [마디써요], [마시써요] 두 가지가 허용된다는 점, 원칙적으로는 전자가 옳다는 점도 생각해 볼 만한 점입니다.  

아이들에게는 칭찬이 그 무엇보다도 필요합니다. 교재의 받아쓰기 란 바로 밑에는 "잘했어요, 훌륭해요, 최고에요" 등의 평어로 학업 결과를 평가하게 유도합니다. 앞에서도 말했지만 이 교재는 큰 소리로 또박또박 읽는 활동도 학생들에게 장려하는 구조입니다. 특히 반짝반짝이라든가, 다닥다닥, 주룩주룩, 살랑살랑, 벌렁벌렁 등의 의태어들(p23)은 소리내어 읽을 때 더욱 학습 효과가 좋겠습니다. 

p31을 보면 "가엾다"라는 단어가 나오는데 이 단어도 발음시 [가엽따]로만 소리날 뿐이므로 아이들에게 어렵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 단어는 뜻이 완전히 같으면서도 "가엽다"라고 쓰는 다른 말이 있으므로 더 주의해야 하겠습니다. p48을 보면 "창밖으로 던져 놓았어요"라는 문장을 원고지 규격에 맞춰 쓰게 하는데 이 문장은 띄어쓰기에도 주의해야 합니다. "창밖"이라는 게 하나의 단어이므로 띄우지 않습니다. p54의 "윷가락" 역시 초등학생이 어려워할 수 있으므로 세심한 지도가 필요합니다. 

p71을 보면 "이야기를 엿듣던 도둑", "궁궐로 숨어들었어요" 같은 문장은 원 출처가 무슨 이야기(설화)였기에 이런 구절이 나왔는지 궁금해졌습니다. "가라앉다" 같은 단어도 어떤 원리로 저런 받침을 쓰는 건지 아이가 궁금해할 수 있습니다. p83의 "단춧구멍" 같은 단어도 사이시옷이 적용된 첫 예일 수 있으므로 잘 지도해야 하겠습니다. 

아이들이 사실 받아쓰기, 띄어쓰기를 정확히 해 내는 게 예상 외로 어렵습니다. 어른들은, 본인들도 제대로 못하면서 함부로 아이들을 다그쳐 학습의욕을 꺾는 일이 없게 주의해야 하겠네요. 편집이 시원시원해서 아이들이 보기에 편한 점이 최고의 장점입니다.   

*출판사에서 제공한 도서를 읽고 솔직하게, 주관적으로 작성한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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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주식 매수 타점 완전 정복 - 차트 퀴즈로 풀어보는
장영한.장호철.박준혁 지음, 김점수 감수 / 두드림미디어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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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에 백전백승이란 있을 수 없습니다. 너무도 많은 플레이어들이 게임에 참여하는 데다, 한 종목(기업)의 장래를 좌우하는 변수도 많고, 개별 종목만 봐서 되는 게 아니라 전체 시황의 영향이라는 것도 있기 때문입니다. 차트가 만능은 아니지만 타점만 잘 잡아도 큰 손실은 피할 수 있죠. 모두 7챕터로 이뤄진 이 책은 그 아래 28강의 레슨을 담았습니다. 보통은 줄글로 독자들에게 포인트를 지적해 주지만, 이 책은 특이하게도 퀴즈 안에 가르침을 심어서, OX 문제를 풀면서 미국 주식 매매의 정수를 배우게 돕습니다. 매 강좌마다 20문제 내외가 제시되는데, 어떤 건 4지선다도 있습니다. 

2강의 19번(p20)을 보면 틀린 것을 고르게 합니다. 초보자라고 해도 ①이 저항선, ②이 지지선이라는 건 다들 압니다. 이처럼 퀴즈는 부담이 없는 난이도이며, 이런 식으로 초보자에게 자신감을 심어 주려는 저자의 배려가 돋보이죠. p21의 20번은 실제 삼성전자의 특정 기간 차트인데, 변곡점이 어느 쪽이 더 큰지를 묻습니다. 상승과 하강이 더 극적으로 바뀌므로 ②가 크다는 점 역시 누구라도 알아맞힐 수 있죠. 대개 차트에서 말하는 변곡점(inflection point)은 수학적 개념하고는 큰 관계가 없습니다. 차트의 변곡점은 오히려 수학의 극점(critical point)에 가까운 개념이죠. 대충 상식 수준에서 알아들으면 충분합니다. 

HJ중공업은 그 나름 역사가 오래된 기업입니다. HJ가 한진의 약자였겠는데 지금은 아닙니다. p22, p23에는 쌍으로 익혀 두어야 할 중요 개념이 나오는데, 상승 혹은 하락 상황에서 추세선을 그리는 이유를 묻습니다. 상승에서는 지지선을 찾기 위해, 하락 중에는 저항선을 찾기 위함이라는 게 답입니다. 만약 줄글 속에서 이 이치를 익힌다면 어느새 살짝 헷갈릴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문제를 풀면서 공부하니까, 독자가 틀렸으면 틀린대로, 맞히면 맞힌 대로 기억에 오래 남습니다. 이런 대형주라야 사실 저항선, 지지선 찾는 게 의미있기도 합니다. 

p24의 23번은 중요한 원리를 가르쳐 줍니다. ①과 ③은 사실상 같은 말입니다. ②도 중요한데, 사람들이 차트를 보고 나서 형성되는 심리라는 게 대체로 비슷하기 때문입니다. 합리적인 결정을 내리려는 사람이라면 저점에서 매수하려 들고(물론 이런 원칙조차도 안 지키는 사람들이 너무 많죠), 그 기준은 책에 나오는 대로 추세선과 가격이 맞닿은 점이기 때문입니다. 24번 문제의 ①②③도 무척 중요하나, ④가 좀 장난스러워서 읽다가 당황했습니다. 물론 공부하다가 조금은 머리를 식히기도 하라는 저자님의 배려로 이해합니다. 이 비슷한 문제가 p27의 9번에도 또 나와서 웃었습니다. 

p27의 7번, 8번에도 나오듯 추세선이나 이동평균선은 컴퓨터가 나오기 전에도 물론 쓰던 개념들입니다. 추세선은 수학적 개념이 아니지만, 이동평균선은 수학(통계학)에서 빌려 온 개념이며 컴퓨터는 본래 계산을 돕는 용도에 지나지 않았으므로 본질적인 관련은 없습니다. HTS 혹은 MTS 세팅은 초보자들에게는 어려울 수 있지만 나중에 좀 익숙해지면 갖고 놀게 됩니다. 3강부터 좀 어려워지기 시작하는데 매수의 정석(패턴매매기법)의 개념 체계를 좀 알아야 하기 때문입니다. 이 저자분이 쓴 <패턴매매기법으로...>라든가 <매수의 정석>을 먼저 읽어 보시든가, 아니면 네o버나 구o에 장영한, 매수의 정석을 검색해 보면 동영상 등 관련 자료가 꽤 나옵니다. 

예를 들어, 이동평균선의 기간이야 유저 편할 대로 며칠이건 세팅해서 활용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장영한 저자의 체계인 "매수의 정석"에서는 시행착오 끝에 최적의 기간을 뽑아 놓은 게 있으므로 정해진 답들이 따로 있죠. p27의 10번 문제에서 보듯 15-33-75-150-300이라는 숫자가 정해졌습니다. 이 숫자대로이므로 이동평균선의 종류는 5개이므로 p26의 3번 답은 X입니다. MACD의 뜻은 p33의 21번 문제에도 나옵니다. 23번의 답은 X인데, 이동평균선은 과거뿐 아니라 현재에도 얼마든지 잘 쓰이고 있으며 아마도 영원히 차트매매와 함께 갈 것입니다. p29에 HDC현o산o개발 차트가 나오는데 요즘 이 주식 갖고 있는 분들은 (Gxx설과 더불어) 걱정이 태산 같을 듯합니다. 

p37의 8번은 답이 누락되었는데 넘버링이 중복되어서입니다. 저자는 대체로 상승 추세에 있는 종목 중심으로 매수하자는 주의이며, 그래서 독자인 제가 그냥 정리하자면 p37의 문제 8번 답은 ⑤입니다. 상식적으로 우선주 위주의 매매라는 건 어지간히 특이한 사람 아니면 있기가 힘들죠. 만 원 이상의 주식, 하루평균 거래대금 30억 이상, 대형 우량주 등의 기준은 장영한 저자 체계의 핵심이므로 이 책 읽는 독자라면 반드시 알아 둘 필요가 있습니다. 

p47 2번을 보면 언제나 스탑을 놓아야 하기 때문에 답은 ②입니다. 스탑은 손절스탑을 뜻합니다. 3번에서, 차트는 앞날을 맞히는 도구가 결코 아님을 저자는 강조합니다. 5번에서 전고점이 돌파되면 이제는 저항선이 된다는 말, 잘 기억해 둬야 하겠습니다. p53, SK 일봉 차트에서 A지점을 이중바닥으로 부른다는 점도 잘 봐야 합니다. 이중바닥을 함부로 규정하기도 하는데 비슷하다고 대충 잘못 짚으면 낭패를 볼 수 있습니다. 이 차트가 일봉 차트인 점도 유의해야 합니다. 또 p55의 14번을 보면 갭 구간 지지선이 나옵니다. 제가 들어 보니 장영한 저자의 강의 중 특히 이 갭 구간 관련 설명이 좋았습니다.  

p87을 보면 ④가 답인데 아무리 일론 머스크가 대단하다고 하나 도지 같은 오래된 개념을 그 사람이 뭔데 처음 고안했겠습니까. 웃자고 만들어 넣은 선지이겠으며 ①②③을 우리 독자들은 잘 알아 둬야 하겠네요. 책은 전반부에 한국 주식 위주로 나오다가 p130의 어도비, p152의 11번부터 애널로그디바이시스(ADI) 차트가 나오며 미주들이 소개됩니다. 티커가 하나하나 딸려나오니 이게 미국 주식이라는 게 실감이 나죠. p163의 11번을 보면 답은 ②인데 선을 수평으로 그어 놓았으므로 쉽게 답을 고를 수 있습니다. p170 5번을 보면 이 저자가 말씀하는 MACD 패턴3이 아닌 걸 고르게 하는데, 패턴3는 얕은 가격 조정 구간에서의 기법이므로 ④는 너무 0선 밑으로 내려왔죠. 그래서 아닙니다.  

p287의 11번을 보면, ②60분봉 MACD 골든크로스 이전 최저가가 바로 손절라인이라는 점, 이 저자께서 강조하는 여러 가르침 중 하나입니다. 60분봉이므로 단기 움직임이 더 세밀하게 보이며 국내 주식 매매에도 얼마든지 적용해 볼 수 있습니다. p296에 기아, p298의 롯데케미칼 차트도 함께 보고 응용해 보는 것도 좋겠습니다. 9번(p299) 문제를 보면 매수 디버전스라고 짚어 주는데 지수는 하향하고 MACD의 저점은 높아져서 아마도 바닥이 아닐까 예상되는 지점을 뜻합니다. 

문제 위주라서 초심자에게도 부담 없고 어느 정도 익숙한 투자자라면 재미있게 자기 실력을 점검해 볼 수 있는 책입니다. 꼭 미국주식에만 통하는 룰은 아니고 국주매매에도 얼마든지 활용 가능합니다.  

*출판사에서 제공한 도서를 읽고 솔직하게, 주관적으로 작성한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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