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커스 토플 액츄얼 테스트 리딩 (Hackers TOEFL Actual Test Reading), 개정증보판 - iBT 리딩 실전모의고사 10회(교재 9회+온라인 1회), 단어암기&지문녹음 MP3, 토플 시험 실전서
해커스어학연구소 지음 / 해커스어학연구소(Hackers) / 202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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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플은 아무래도 대학 신입생들의 기초수학(修學) 능력을 측정하는 시험이다 보니, 실용적인 언어 구사 솜씨를 측정하는 다른 시험들과는 성격이 다릅니다. 학문적인 어휘가 많이 등장하는 지문이 주류이고, 문장 구조도 다소 복잡합니다. 그러므로 평소에 토플에 최적화한 지문이나 문제로 준비를 해 둬야 실전에서 당황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p17에 잘 정리되어 있듯, 토플에서 리딩 영역은 크게 세 가지 유형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첫째 모든 공인영어능력시험이 출제하는, "지문 내용에 대해 기본적인 이해를 묻는 문제", 둘째 표면적인 사항을 묻는 게 아니라 그 바탕에 깔린 뜻을 이해하는 문제(추론), 셋째 지문의 구조를 이해해야 풀 수 있는 문제. 어떤 시험이라고 해도 무작정 접근하기보다, 이처럼 토익 문제의 출제 의도와 개성, 유형을 정확히 이해한 후에 전략적으로 접근한다면, 시간과 노력의 낭비를 줄일 수 있을 뿐 아니라, 자신이 부족하다 싶은 영역만 선택적으로 공략하여 약점을 더 빠르게, 효과적으로 보완할 수도 있습니다. 

p50을 보면 교재는 그저 지문을 제시하고 그에 딸린 문제를 풀게 한 후 기계적으로 해설하는 게 아니라, 먼저 지문의 구조를 분석합니다. 어떤 지문이건 핵심 정보를 알려 주는 주제문(단)이 있고, 그 의미를 강화하거나 확장하는 문장들이 있습니다. 교재에서는 중심문을 옅은 녹색으로 처리하여, 응시자들에게 지문의 구조가 한눈에 들어오도록 배려하며, 바로 옆 칼럼에 한국어 해석을 배치하여 최대한 짧은 시간 안에 토플 지문 구조 예시의 파악이 이뤄지도록 돕습니다. 

이상은 지문의 의미를 빨리 파악하게 돕는 배려이며, 이런 식으로 컬러풀하게 구조 분석을 해 주면 나중에는 누가 일일이 이렇게 편집을 해 주지 않아도 지문을 보고서 머리 속으로 분석을 자동으로 행할 정도가 될 수 있겠습니다. 그리고 영어 독해에 아직 서투른 학습자들이 독해에서 고생하는 게, 문장을 봤을 때 그게 자신이 알고 있는 문법 지식을 적용하여 문법 단위로 해부를 못 하는 부분인데, 교재는 개별 문장 중 일부에다가 이런 문법 분분을 해 주고 있네요. 의외로 이게 고교 졸업 후에도 여전히 안 돼서 유학 준비에 고생하는 이들이 많습니다. 

문제 중에는 지문 내용 전체를 유기적으로 이해해야 풀 수 있는 유형이 있고, 그냥 고립된 단어, 구절이라 해도 그 부분만 정확히 이해했다면 무난히 풀 수 있는 것도 있습니다. 예를 들면 p62의 12번 같은 게 그렇습니다. 하지만 문맥을 전혀 고려하지 않고 단어 prevalent의 동의어가 common이라고 한다면 아마 고개를 갸웃할 사람들이 많겠습니다. 물론 이 문제에서야, 답은 의심의 여지 없이 (c) common이 맞습니다. 

p83의 14번 같은 문제는, follow, precede, usher in, antecede, result in, result from 같은 단어나 구동사 들의 뜻을 정확히 이해하면 풀 수 있습니다. 동사 혹은 전치사의 목적어와, 주어, 이 둘 중에 무엇이 먼저이고 나중인지, 이른바 선후관계만 정확하게 파악되면 답을 어렵지 않게 가려낼 수 있죠. 

이 교재에는 이른바 셀프체크리스트라는 게 있어서, 토플 영어 내용과는 직접 무관하게. 과연 내가 어디에 상대적으로 강점이 있고 자신이 있으며, 어디가 비교적 그렇지 못한지 스스로 성찰할 수 있게끔 돕습니다. 특정 항목이, 아무리 시간이 지나도 개선이 안 되고 제자리걸음이라면 그 방향으로는 뭔가 특단의 대책이 필요한 것이겠죠.  

책을 다 마치고 나면 분권이 이미 된 별책부록이 뒤에 딸려 나오기 때문에, 이 별책으로 실전 drill을 더 해 볼 수 있습니다. 토익 개정사항이 꼼꼼히 다 반영된 점도 마음에 들었습니다. 

*출판사에서 제공한 도서를 공부하고 나서, 솔직하게, 주관적으로 작성한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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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기 쉽게 풀어쓴 현대어판 : 수상록 미래와사람 시카고플랜 시리즈 10
미셸 드 몽테뉴 지음, 구영옥 옮김 / 미래와사람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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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테뉴는 실제 역사의 사례에서 인간 행동의 여러 동기를 추출하고, 특히 움직일 것 같지 않던 사람의 확고한 결의, 고집 등이 바뀌는 과정에 주목합니다. 어떤 사람이 타인의 압도적인 힘 앞에 굴복하여, 최소한의 인간적 자존마저 버리고 약자의 수치를 뒤집어쓴 채 애걸복걸한다... 많은 경우 우리들은 "저 치도 사람인데 이렇게까지 모욕을 줄 필요가 있나." 같은 생각(연민, 동정심) 때문에 강압 행위를 중단합니다. 

그런데 이 번역본 p8~9에 등장하는 웨일즈 공 에드워드(곧 우리가 아는 그 흑태자입니다)는 리무쟁(리무진의 어원) 사람들에게 자비를 베풀지 않고 그대로 종전의 분노를 퍼부으려 들었습니다. 이걸 멈춘 건 프랑스의 용기 있는 세 귀족이었습니다. 그들은 무력의 열세상에 구애 받지 않고 감연히 흑태자의 폭력적 처사에 맞섰습니다. 흑태자는 돌연 존경심이 들어(즉, 이들은 자신과 비슷한 덕목을 지닌 이들이라는 자각) 무력 행사를 중단했다는 게 몽테뉴의 해석입니다. 

그러나 플랜태저넷 조의 고결한 혈통을 받은 자만이 특별한 회심의 기제를 갖는다는 식의 결론에는 동의할 수 없습니다. 원래 애들도, 주먹다짐을 벌이다가 상대가 만만치 않으면 씩 웃으면서 한 발 빼기 마련입니다. 흑태자라고 뭐가 달랐겠습니까? 게다가 이 사람의 역사 속 행각을 보면 참으로 잔인하기 짝이 없는 유형입니다. 이런 난폭하고 무자비한 사람의 동기에 과연 기사도나 품격 있는 정신적 작용이 실재했을지가 오히려 의심스럽습니다. 

계몽사상가로서의 몽테뉴 그 진면목이 드러나는 건 제 생각에는 p41부터입니다. 어떤 특정한 신성한 물건으로부터 신체적 고통이 완화된다는 건 아주 어리석은 미신이라서, 21세기라면 어지간히 바보가 아닌 이상 아무도 믿지 않을 것입니다. 그런데 16세기 프랑스에서는 배울 만큼 배웠을 귀족들이라 해도 이런 미신을 따랐나 봅니다. 몽테뉴는 이런 풍조에 대해 유감스럽다는 논조를 취합니다. 그런데 이 대목에서 몽테뉴가 이 화제를 꺼낸 이유는 "미신 타파"에 있다기보다, 인간이 머리로는 이게 정답임을 뻔히 알면서, 감정을 미처 거르지 못하고 어떤 결정이나 반응을 보이는 게 보통임을 지적하려는 의도인 듯합니다. 

스토아 학파가 지중해 세계에 출현하여 많은 식자층과 귀족을 사로잡은 건 몽테뉴의 시대로부터 거의 천 년 전 일입니다. 몽테뉴는 p96 이하에서 참된 우정에 대해 길게 논하는데, 왜 이 책, 특히 그 제목이 중수필(重隨筆)의 대명사가 되었는지를 알 수 있습니다. 여기서 그가 논하는 주제는 우리가 일상에서 어렵지 않게 접하곤 하면서도, 평범한 사람들이 미처 거기까지 생각이 못 미치는 중요한 함의를 갖습니다. 반면 책의 내용에서 몽테뉴 개인의 신변잡기 같은 건 거의 찾아볼 수 없습니다. 이게 바로 중수필의 본령입니다.    

조선 후기 다산 정약용의 글을 보면 어느 농민의 어린 아들이 "내가 괜히 남자로 태어나 부모께 군역의 부담(군포 납부)만 안긴다"며 스스로 자신의 성기를 절단했다는 이른바 애절양(哀絶陽)의 기록이 나옵니다. 이 책 p196에 나온 근세 프랑스의 이야기 둘은 소재가 비슷하면서도 저것과는 사뭇 결이 다른데, 한 농민은 아내의 잔소리를 견디다 못해, 아내에게 사죄하는 뜻으로 남성의 심볼을 스스로 낫으로 쳐 버렸다고 합니다. 여기까지에서는 마치 혜가가 달마 대사에게 자신의 팔을 잘라 던져 가르침을 구했다는 불교 설화라든가 크로노스에게 생식기를 잘린 우라노스의 에피소드가 생각나기도 했으나... 

또 어느 신사는 평소부터 연모하던 숙녀에게 끈질기게 구애하여 마침내 합방의 기회를 잡았는데, 막상 거사를 행하려니 갑자기 그 양물이 말이 안 들어 결국 방사에 실패했다고 합니다. 이 다음이 걸작인데, 신사는 그 숙녀에게 자신의 명예를 지키려는 뜻으로 문제의 부위를 잘라서는, 함에 넣어 수치를 씻는 제물조로 헌납했다는...! 도무지 믿을 수 없는 이런 이야기들(두 사례 모두, 은근 저자가 암시하는 바에 의하면 해당 남성들이 나이가 너무 많아서인 듯합니다)이 몽테뉴의 고전에 나오는 걸 보면, 확실히 명저라는 건 우리 독자들이 직접 두 눈으로 읽어 본 후에야 그 가치를 평가할 수 있는 게 아닐까 생각이 드네요. 읽고 나서 너무도 아픈 느낌이 들기도 했습니다(...?). 

시카고플랜의 고전들은 언제나처럼, 독자에게 부담을 주지 않고 쉽게쉽게 읽힙니다. 

*출판사에서 제공한 도서를 읽고 솔직하게, 주관적으로 작성한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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괜찮은 아빠이고 싶어서 - 정치컨설턴트 윤태곤의 아이 키우는 마음
윤태곤 지음 / 헤이북스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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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 시사 프로그램에서 드물지 않게 얼굴을 뵐 수 있는 정치컨설턴트 윤태곤님이 쓴 육아와 가정 이야기입니다. 냠편으로서 아빠로서의 모습은 일반 시청자들이 그간 알 수 없었기에 책이 흥미롭게 읽혔으며, 그 와중에도 역시 곳곳에서 인문, 사회적 통찰이 엿보여 고개를 끄덕여가며 일독을 마쳤습니다.  

"여기는 소로의 월든도 아니며, <오래된 미래>의 라다크도 아니다(p40)." 사회를 위해서는 욕망의 수위를 끌어올리며 충족 수단을 제공하는 사람도 필요하다는 저자의 말씀이 참 맞습니다. 600여년 조선이 건국되었을 때 사치 풍조를 억누르고 행정질서의 공정성, 청렴성을 제고하려는 지배층의 노력은 큰 성과를 거두었으며, 이후 사림이 향촌에서 성리학 질서를 보급하며 인륜을 바로세우고 강력 범죄를 방지하려는 시도 역시 대성공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이게 성공적이었기에 수백 년 동안 정의감, 공동체의식이 면면히 상속되었고 오늘날까지도 치안유지만큼은 세계적 수준이라는 평가가 나오는 거죠. 

다만 사람들이 마치 집단 거세된 양 살다 보니 국부가 축적이 안 되고 마침내 최소한의 자기 방어 능력까지 퇴화하여 결국 나라가 망하게 되었죠. 사람은 고차원적, 형이상학적 욕구만 충족해서는 살 수가 없고, 평범한 사람 99%는 아예 그런 욕구를 품지도 않습니다. 아 내가 세상에 태어나서 저거 한 번 해 보고 죽어야 되겠다, 이런 동기를 만들어 주는 사람이나 산업은 어느 사회, 국가에나 반드시 필요합니다.  

요즘은 노산 때문인지 어떤지 마음이나 몸이 아픈 채 태어나거나 좀 커서 아픈 게 드러나는 아이들이 주변에 참 많습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아빠 입장에서는 일단 아이가 건강하게 자라 준 것만 해도 너무나 고맙고 행복합니다. p69에 그 이야기가 나오는데, 방송에 나오시는 저자님 모습을 보면 이런 감개무량한 상황에서 눈물을 왈칵 잘 쏟으실 것 같은 느낌을 평소에도 받을 수 있었어요. 여튼 이런 장면은 제3자인 독자 입장에서 봐도 같이 흐뭇해지고 마음이 따뜻해집니다. 이 에피소드 앞에 인용된 타이슨의 명언은 사실 몰트케(프로이센 육참총장)가 약간은 다른 맥락에서 한 말이 변형된 것인데 저자님이 정확하게 지적하고 있네요. 책은 이런 지적인 맛이 있어야 집중하게 됩니다.  

p83을 보면 딸 이진양이 "아빠는 운동하는 사람"이란 대답을 하는 대목이 있습니다. 운동이라는 게 참... 아이는 과연 운동이란 개념을 어떻게 갖고서 그런 답을 했을까요? 스포츠?(책 후반부를 보면 저자분이 건강을 위해[따님의 권고를 받아] 운동한다는 대목이 있습니다) 아니면, 뭐라고 답은 해야겠고 그냥 어른들이 평소에 하던 말 중 자주 들리던 걸 그냥 복사? 알 수 없지만 부모님 입장에서는 이 역시도 너무 사랑스럽고 대견한 모습일 것입니다. 자녀에게 아낌없는 사랑을 베풀려면, 본인 역시 부모님께 그런 사랑을 받아야 가능할지도 모르겠습니다(책에 그런 언급이 좀 뒤에 나옵니다). 물론 아닌 경우도 있고 그런 분들은 역시 또 그 나름대로 위대한 거죠. 

p119 이하에 육아하는 부모님들의 현실적인 고민으로써 무슨 책을 읽힐 것인지 이슈가 나옵니다. 이 대목도 참 생각할 게 많았고 역시 저자분이 머리가 참 좋고 생각이 깊으신 분이다 싶었습니다. PC 이야기는 저자분도 간략하게만 언급하고 넘어가서 저도 이 독후감 중에 길게 말하고 싶지 않습니다(민감한 주제고). 만약에 어떤 책이 그 시점에서 가장 호평받는 베스트셀러인데 부모인 내 입장과는 배치되는 내용을 담았다면 읽혀야 할까요, 어떨까요? 저 같으면 애는 독립된 인격체이고 앞으로 나와는 다른 세상에 적응하며 살아야 하겠기에, 또 내가 평생 걸려 낸 결론에 오류가 없다고 자신 못 하기에, 아이가 스스로 판단하도록 일단은 읽히고 보겠습니다.  

확실히 요즘은 학군이 중요합니다. 단지 좋은 학교를 잘 보내는 학원만 중요한 게 아니라 발레, 피아노 등 양질의 과외 활동을 할 수 있는 다른 서비스 시설도 두루 접근 가능해야 하죠. 이 대목에서도 저자는 어떤 지사 같은(?) 경직성을 구태여 표현하지 않고 아이가 원하는 바를 체험하게 해 주겠다는 원칙이 최우선순위인 듯합니다. 사실 TV에서 뵌 모습에서는 이런 육아 태도가 잘 연상이 안 되었는데 저한테는 너무 의외여서 아주 만족스러운 독서였네요! 

*출판사에서 제공한 도서를 읽고 솔직하게, 주관적으로 작성한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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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의 킹핀 - 모든 것을 한꺼번에 얻는 단 1개의 수
rebel 지음 / 더킹핀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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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런 버핏 같은 이도 인생에 있어 다른 자잘한 목표들은 과감히 정리하고 다섯 개 정도에만 집중하라고 가르쳤습니다. 우리는 직장이나 가정에서 다양한 목표를 설정하고 이를 성취하기 위해 애쓰지만, 우선순위를 잘못 설정하거나 자원배분을 제대로 못한 탓에 결국 모든 일정이 어그러지는 경험을 하곤 합니다. 

볼링에서, 그 핀이 넘어질 경우 주위의 다른 핀들이 여럿 함께 넘어질 수 있을 때 이것을 가리켜 킹핀이라고 부릅니다. 목표 설정과 시간 관리 역시, 킹핀이 무엇인지를 알고 이를 먼저 해결할 때 아마도 우리의 자원과 정력을 훨씬 절감하고 효율적으로 쓸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 책을 읽었으면 하는 독자로 저자께서 직접 꼽은 유형은 다음과 같습니다. 1) 취준생, 2) 퇴준생(직장에서 퇴직을 준비하는 분들), 3) 창업가, 4) 확산 독자. 아마도 4)에는 웬만한 독서인이나 건전한 상식인이 거의 다 포함될 듯하므로, 결국 지독한 독선주의자라든가 비관론자(p28)를 제외한다면 저자는 모든 사람과 소통을 원하며 도움을 주고 싶어하시는 셈입니다. 그래서 독자가 얻을 수 있는 도움이란? 인생의 목적지, 주변 정보, 루트 등 셋이라고 저자는 요약합니다. 사실 우리들은 저 셋에 대해 잘 알고 있다고 착각하지만, 막상 백지를 꺼내어 체계적으로 적어 보라고 하면 펜이 술술 나오지는 않을 듯합니다.  

어떤 철학자는 인지상의 가장 근원적인 질문에 대해, "왜 아무것도 없지 않고, 무엇인가가 존재하는가?"라고 했습니다. 저자는 말하기를, "당신이 지금 살아 있으면서 인생이라는 게임에 참여한다는 자체가 큰 행운"이라고 말합니다. 이러려면 뭐하러 태어났을까 라며 못난 고민을 할 게 아니라, 지금 당장이라도 마음을 바꿔 먹어 운명이 바뀔 가능성을 조금이라도 높이는 게 현명한 선택이 아니겠습니까. 

요 며칠 새 묻지마 폭행, 살인 등 시민들을 두려움에 떨게 하는 여러 사건들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어떤 분들은 무서워서 이제 밖에 나가지도 못하겠다고도 말합니다. 그러나 당국에서 치안 조치를 강화하고 있고, 사실 저런 번화가라든가 다중밀집장소 등에서는 본래 사고가 날 가능성이 그리 높지는 않습니다(이번 사태의 희생자분들께는 명복을 삼가 기원합니다). 이번 사태에서 보듯 사람이 나쁜 마음을 먹으면 방심 상태의 타인에게 해를 끼치는 건 사실 일도 아닙니다. p44에서 저자께서 말씀하시듯 그러나 이 세상에는 사랑의 룰, 배려의 룰이 존재하고 작동합니다. 이 룰이 변함없이 유효하게 이 땅에 살아 있게 하려면 위반자에 대해서는 반드시 응분의 대가를 치르게 해야 합니다. 

애덤 그랜트라는 저자의 <기브 앤 테이크>라는 책을 보면, 자신의 몫만 악착같이 챙기려는 이른바 테이커 유형은 처음에야 이익을 얻을지 모르나 나쁜 평판이 계속 퍼져 결국은 설 자리를 잃고 만다는 점, 결국은 남들에게 원칙을 지켜 가며 합리적으로 베푸는 기버 유형이 게임의 승리자가 된다는 결론이 나옵니다. 저자께서는 맥락이 비슷하면서도, "주고 잊어버리라"는 보다 고차원적인 전략을 우리 독자들에게 추천합니다.  

이 책은 게임프리뷰, 게임스타트 라는 서론격의 두 챕터에 이어, 10개의 챕터에 걸쳐 무엇이 인생의 킹핀인지 설명한 후 에필로그로 마무리짓습니다. 10개의 챕터는 볼링 경기에서의 10개의 핀에 대응됩니다. 과연 자아실현의 참된 의미는 무엇일까. 얼마나 내가 대체불가능한 자원으로 평가 받을 수 있는 조직에서 자리를 잡게 할 것인가. 과연 성과를 내는 참된 능력의 정의(definition)는 무엇인가. 나의 욕망을 어떻게 하면 타인의 성취동기와 조화를 이루게 할 것인가 등에 대한 저자님의 상세한 논의가 이어집니다. 사람들의 다양한 욕망과 동기가 상충하는 상황에서 이를 조화롭게 조절하려면, 동양의 고전 <대학>에 나오는 3강령 8조목의 실천적 응용이 필요하다고 저자는 말씀하십니다. 

이 모든, 인생의 슬기로운 전략 수립은 과연 무엇을 위해 필요한 과정일까요? 바로 행복입니다. 행복이 궁극적으로 기대되지 않는 노력, 설계, 방향 모색은 알고 보면 다 쓸모없는 몸부림이며 주객이 전도된 헛스고입니다. 책에서 제시한 지혜와 전략은 구체적으로 독자들에게 도움이 되는 소중한 가르침이지만, 책에서 가장 감동적인 대목은 바로 행복의 본질을 통찰하는 결론 파트였네요. 

*출판사에서 제공한 도서를 읽고 솔직하게, 주관적으로 작성한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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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 논어 수업 - 매일 20분 논어 읽기, 우리 아이들 삶이 바뀐다
이도영 지음 / 비비투(VIVI2)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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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조상들은 예로부터 사람과 사람 사이의 올바른 관계, 도리를 가르치는 경전을 어린 시절부터 배워 왔습니다. 어린이는 명심보감, 동몽선습, 소학 등을 배웠고, 성인이 되어서는 4대 경전, 즉 논어, 대학, 중용, 맹자를 익혔습니다. 이 중에서도 <논어>는 공자의 말씀을 제자들이 결집한 책으로서, 유가 가르침의 핵심을 이루며 공동체 운영 원리의 최상위 원리로 존중되던 고전입니다. 지식 전수에만 골몰할 뿐 인성 교육이 아쉽다는 말이 자주 나오는 요즘, 사람의 됨됨이를 가르치는 오랜 지혜의 보고를 어린이들에게 읽힌다면, 바른 행동과 사고의 지침도 배우고, 옛 현인들과도 지면으로 소통하는 뜻 깊은 시간이 될 듯합니다.   

<논어>의 내용을 쉽게 풀어 설명하는 것도 좋지만, 이 책은 그 이상입니다. 사실 고전을 아무리 평이하게 풀어 봐야, 요즘처럼 즐기고 놀 것이 많은 세상에선 아이들이 잘 들여다보지 않습니다. 그래서 이 책은 선생님과 학생들, 가상의 캐릭터들(아마도 실제 인물들에 바탕을 두었겠지만)이 등장하여 대화를 주고받으며 마치 실제 수업의 재현, 녹취록을 읽는 느낌으로 독자를 끌어들입니다. 

학생들은, 21세기 어린이, 청소년들이 고전 <논어>에 대해 당연히 품을 수 있는 의문과 궁금함을 표현하며, 선생님들은 고전의 깊은 뜻을 현대적으로 잘 해석하여 성실하게 답변을 해 줍니다. 사실 모든 질문에 대해, 딱 떨어지는 답, 누구나 동의할 수 있는 설명이 존재하지는 않습니다. 다만 완벽한 답에 학생이나 선생님이나 최대한 가까이 다가가려고 노력할 뿐입니다. 

끊임없이 배우고 이를 통해 종전의 내면을 발전시키며 부족한 부분을 채우는 활동은 특별한 사람에게만 가능한 게 아니라 인간 정신의 본질이라고 봐야 합니다. 그래서 <논어>의 첫 구절이 다름아닌 學而時習之 不亦悅乎인지도 모릅니다. 학(學)은 그만큼, 사람이 사람다워지는 데 필수적인 첫걸음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배우고 때때로 익히면 정말 즐거운가요? 학생 여러분들은 공부 시작 전 한숨부터 쉬지 않나요?" 선생님의 아주 솔직한 질문입니다. 이처럼 이 책에서는 학생만 선생님께 질문하는 게 아니라, 그 반대로 선생님도 학생들에게 질문을 던집니다. 소크라테스도 산파법을 통해 제자들을 깨우쳤듯, 지식을 그저 주입하는 교육은 장기적으로는 그리 좋은 효과를 낼 수 없습니다. 질문을 해 봐야 과연 지식을 제대로 이해했는지도 점검할 수 있고, 그 지식이라는 게 정신에 제대로 통합되어 인격을 잘 형성하게 도울 수 있습니다. p24에 나오는 아이들은, 읽으면서 성인 독자가 깜짝 놀랄 만큼 똑똑합니다. 저 질문에 대해 이런 현명한 답이 나올 줄은 미처 몰랐는데, 이 독후감에 굳이 옮겨 적지는 않겠습니다(궁금하면 직접 찾아 읽어 보기). 

p51을 보면 의 고을의 관리가 공자를 찾아뵈었던 이야기가 나옵니다. 오타는 아니고 儀封人이라 하여 원문을 정확하게 옮긴 것입니다(책에서 바로 다음 페이지에 원문도 나옵니다). 이 땅에 도가 사라진지 오래이나 선생의 탁월한 덕성이 세상을 다시 밝힐 것이라며 제자들을 격려합니다. 德不孤 必有隣이란 구절, 이 고전 이인편에 나오는 말도 생각나는 대목입니다. p48에서 경민이는 말을 살짝 잘못했는데 사이불학즉태가 맞습니다. 고전이란 과연 영원한 진리를 담은 책이라서, 생각만 하고 배우질 않으면 위태로움에 들기 쉽다는 저 지적이 얼마나 타당합니까. 반대로, 지식을 배우기만 하고 제 생각이라는 게 없는 사람 역시 잘못된 길을 가는 건 마찬가지입니다. 

춘추전국시대에 온갖 가르침들이 다 출현하여 추종자들을 모으고 세력을 얻으려 각축했습니다. 그 중에는 사람의 능력, 국가의 실력(주로 무력)을 최고로 치는 흐름도 있었고, 백성을 그저 법으로 엄격하게 다스려야 한다는 주장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공자는 인, 어짊, 너그러운 마음가짐으로 타인을 대하고 국민을 이끄는 것이, 만 년 세상을 다스리는 올바른 길이라고 가르쳤습니다. 이 과정에서 소인배나 악당들은 단호하게 물리치고 응징하여 이들이 타인에게 해를 끼치거나 공동체의 물을 흐리는 일을 막아야 한다고도 했습니다. 이처럼, 무작정 누구에게나 잘해주는 게 아니라 능호인 능오인(能好人 能惡人)하며 선과 악을 분별하고, 그러면서도 자신에게는 추상 같은 엄격함을 유지하는 게 우리 동아시아 전통의 덕목 아니겠습니까. 조상들께서 이런 멋진 신조에 따라 사셨고 또 그를 행동으로 옮겼다는 사실이 너무도 자랑스럽습니다. 어린이 청소년들도 이 뜻깊은 고전을 열심히 읽고 익혀서 건전한 가치관을 지닌 시민으로 잘 성장했으면 좋겠습니다. 어른들도 자신의 부족한 점을 가다듬고 성찰하는 계기로 삼아야 함은 물론입니다.  

*출판사에서 제공한 도서를 읽고 솔직하게, 주관적으로 작성한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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