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은 더 반짝일 거야 - 작은 행복을 찾아나서는 당신을 위한 짧은 메시지
남궁원 지음 / 모모북스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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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은 오늘보다 조금이라도 더 나은 날이 되길 바라며 우리는 직장에서 가정에서 열심히 땀 흘려 뛰고 가족들이 건강하고 행복하게 지내도록 온갖 노력을 기울입니다. 작은 행복에 만족할 줄도 알고 진정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시간을 내어 살갑게 대하기도 해야 하는데, 사는 게 워낙 힘들기도 하고 경쟁에서 뒤떨어지면 안 된다는 공연한 강박 때문에, 정작 소중한 것을 놓치는 게 아닌지 불안감이 엄습하기도 합니다.  

나는 아직 그(그녀)에 대한 감정이 남았습니다. 가능하면 그 좋았던 시절로 돌아가서 같이 더 추억도 쌓아가고 알콩달콩 감정도 나눠 갔으면 좋겠습니다. 하지만 그(그녀)의 반응은 냉랭합니다. 혹은 데면데면합니다. 저자는 말합니다. "변할 사람 같았으면 벌써 변했습니다.(p22)" 아마 나 역시, 이렇게 돌아서 버린 상대의 상태를 벌써 알고 있었겠습니다. 그런데도 미련을 놓지 않는 건, 나 혼자 아직 감정을 유지 중인 게 억울하기도 하고 불공평하다는 생각이 들어 뻔한 현실에 애써 눈을 감는 중인지도 모릅니다. 이 상태가 계속되면 내가 추해집니다. 손해 보고 물러난다는 생각으로 질척거리면 본인만 더 추해집니다. 저자는 말합니다. "헤어짐이 정답입니다." 언제나 그렇지만 답은 간단할수록 그게 정답일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오해가 있으면 조속히 풀어야 합니다. 자칫하면 돌이킬 수 없는 관계의 파탄으로 이어지거나, 관계는 관계대로 붕괴하고 나 자신의 마음에도 큰 상처가 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저자도 "가벼운 오해라면 적극적인 해명으로 풀어야 한다(p50)"고 조언합니다. 그러나 그게 심각한 오해라면, 그래서 말 몇 마디로 간단히 풀기 어렵거나 반대로 불화가 더 크게 번질 가능성까지 있다면 어떨까요? 이럴 때에는 그냥 아무 말도 말고 상대에게 시간을 주라고 합니다. 상대도 (최소한의 말이 통하는 이라면) 내가 왜 침묵을 지키는지 생각을 해 볼 것입니다. 이 구절을 읽으며 저는, 제가 참 각박하게 살았다는 생각이 새삼 들었습니다. 다툼이 생기면 논리로 상대를 제압하려고만 했지, 그의 감정이 아물고 난 뒤 차분하게 상황을 정리할 여유를 한 번이라도 줘 볼 생각을 했던가? 이런 배려를 벗에게 마지막으로 했던 게 중학생 때였으니 삶이 참 메마르지 않았던가 하고 말입니다. p137을 보면 똑같은 상황을 다른 관점에서 본 이야기가 나옵니다.  

저자는 애정 표현을 수시로 해 주라고 합니다(p86). 우리 한국인들은 구미 사람들에 비해 감정의 소통 기술이 서툰 면이라고 합니다. 아무리 사회적으로 높은 지위에 오르고 돈을 많이 벌어도 내 주변에 날 진심으로 이해해 줄 사람이 하나도 안 남았다면 그게 다 무슨 소용이겠습니까. 사랑한다는 진짜 내 감정을 제때 표현 못 해서 떠나간 이들을 두고 결국은 후회의 감정만 가득하다면 내 삶이 너무도 공허합니다. 저자는 말합니다. 사소한 것도 내가 아끼고 어루만지면 세상에 다시 없는 보석으로 거듭날 수 있습니다. 하물며, 원래 내가 다시 보기 힘든, 나에게 꼭 맞는 소중한 사람이었다면 그 회한이 얼마나 크겠습니까. 대체 뭣 때문에 망설입니까. 더 나은 사람이 나타날 것 같은가요? 

사회 생활 하다 보면 내 생각을 딱부러지게 말하기 어려울 때가 대부분입니다. 그래서 애매하게, 최대한 두루뭉술하게 표현하는 게 상책이라고 생각들 합니다. 그런데 매사가 이런 식이면 결국 누구한테도 신뢰를  못 쌓을 수 있습니다. 듣기는 싫어도 저 사람은 겉과 속이 다르지는 않다, 이런 믿음이 어느 순간 세평의 대세가 되게 해야 합니다. 그래서 영어 속담에 "정직이 최상의 책략"이라는 말이 있죠. 책략과 정직은 서로 전혀 맞지 않는 관계인데도 말입니다. 최고단수의 속임수, 처세술은 아예 속과 겉이 같은 일관된 솔직함이라는 게, 사실 경험이 많이 쌓이고 쌓여야 이를 수 있는 깨달음 아니겠나 생각합니다. 

사는 것 자체가 고난의 연속입니다. 석가모니는 사고(四苦) 중 하나로(어쩌면, 으뜸가는 괴로움으로) 태어남을 꼽았습니다. 생명의 탄생은 무엇보다 큰 축복인데 그는 태어남이야말로 모든 고난의 시작이라고 갈파한 것입니다. 생이 그 시초점부터 괴로움이라면, 우리가 일상에서 겪는 이런저런 괴로움은 딱히 억울할 것도 한맺힐 것도 없지 않겠습니까? 따지고 보면 좋은 날이 더 많지 않았냐고 저자는 말합니다. 불평불만으로 이 아깝고 유한한 생을 무익하게 채우기보다는 희망과 긍정으로 마음을 다듬고 주변에도 좋은 영향을 끼치는 게, 소중한 생을 부여받은 인간으로서 부끄럽지 않게 한 세상 살다 가는 길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출판사에서 제공한 도서를 읽고 솔직하게, 주관적으로 작성한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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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와 아이가 함께 자라는 균형육아 - 엄마와 아이의 심장은 함께 뛴다
고정희 지음 / 청년정신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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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와 아이의 심장은 함께 뛴다." 가슴이 벅차오르는 말입니다. 우리는 어머니의 따스한 보살핌을 받고 이만큼이나 성장할 수 있었고 사회의 한 성원으로서 구실하며 살아 왔습니다. 우리의 아이들(이미 낳아 키우는 입장이건, 그럴 예정이건 간에)도 앞으로 이만큼이나마 잘 자립하게 키우려면, 변화한 시대에 맞게 발전한 육아법이 무엇인지 깊은 생각을 할 필요가 있습니다. 저자 고정희 선생님은 한국 사회의 고질병이라 할 수 있는 경쟁육아, 즉 남을 밟아야 내가(혹은 내 아이가) 잘살 수 있다는 그릇된 육아관을 지양하고, 미래 사회에서 다른 이들에게 사랑받고 이웃에 기여하는 인재로 키우는 육아법이 무엇인지를 책에서 짚습니다.  

아이를 올바로 키우려는 동안, 오히려 어른들이 무엇인가를 새로 배우고 몇 뼘 더 성장하기도 합니다. 저자께서는 p62에서 과거 "컨투어 드로잉"을 학습하셨던 경험을 회고(p62)합니다. 책의 설명을 따르자면, 사물(오브젝트)의 윤곽선을 끊지 않고 하나의 선으로만 이어 표현하는 기법입니다. 저자는 이 기법을, 자녀분의 모습을 있는 그대로 표현하는 데에 적용해 보았다고 합니다. 여러 개의 선으로 적절히 지우고 고쳐 가며 그릴 때에는 간과하고 넘어가던 부분이, 이제는 하나하나가 다르게 눈에 띄며 다가오더라는 것입니다. 내 아이의 생김새에 대해서 미묘한 점까지 정확히 파악하고, 예를 들어 입꼬리가 이런 상황에서 이런 각도로 올라가는 걸 보고 그 성격에 대해서 한 번 더 생각하고 이해를 넓히게 됩니다. 아이를 가르친다는 건, 어른이 먼저 자신도 여태 채 몰랐던 무언가에 대해 성찰하고 배워 가는 과정이 선행되어야 합니다. 내가 배워야 누군가를 가르칠 수 있습니다. 

기성세대는 그다지 유o브 컨텐츠나 채널 영향력에 기대지 않는데 지금 자라나는 아이들은 사정이 그렇지 않나 봅니다. 김정태 배우가 했다는 말, "우리가 낳았지만 o튜브가 키웠다."는 말(p80)을 통해, 변화한 세상 뉴미디어의 위력을 실감할 수 있습니다. 몇몇 스마트 TV의 경우 출시 때 인터넷에 바로 연결하여 유o브를 편하게 시청할 수 있다는 점을 무척 홍보하던데, 그때만 해도 "그게 뭐 대단한 장점인가?" 정도로 넘겼으며 그런 장점이 (아이를 둔 가정에) 어느 정도로 호소력이 달라지는지 실감을 못 했습니다. 그런데 저자는 오히려 그런 세상의 변화에 압도되거나 끌려다니지 말고, 거꾸로 시대가 아무리 바뀌어도 변화 안 되는 게 있음을 잊지 말자고 합니다. 스마트함의 핵심은 "인간다움"이라고도 하십니다. 

어느 도시 어느 블럭에 가도 눈에 띄는 광고가 "중고 전집 매입합니다"라고 쓴, 예를 들면 횡단보도 시작선 같은 데 붙여 놓은 전단입니다. 괜히 거금을 써 들여 놓았다가 애가 크고 나면 처치곤란이 되는 게 전집류입니다. "독서 교육은 곧 전집 구매(p123)." 일단 큰 돈 썼으니 뭔가 할 일을 해 줬다는 느낌이지만 애가 정작 읽지를 않고 장식품으로만 모셔졌으면 다 무슨 소용이겠습니까. 생각 외로, 전집 구매 결정은 하나하나 섬세하게 따지고 들면서 뭐가 우리 애한테 최적일지 골머리 싸매며 해 내야 하는 일입니다. 고가(高價) 여부나 출판사 유명도가 전부가 아니라는 점 명심하라고 하십니다.   

아이를 키우다 보면 아이와 함께하는 모든 체험이나 발걸음도 남다른 의미로 다가오기도 하나 봅니다. 저자는 아이와 함께 제주도를 방문했던 기억을 떠올립니다. 책에 나오듯이(p152) 제주도는 오름의 땅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이곳의 도드라진 지형을 가리키는 말이 꼭 그 뜻은 아니지만 어원은 같을 텐데, 인생에 있어 대부분의 여정은 무엇을 향해 오르는 과정으로 채워집니다. p156에서 저자는 호메로스의 고전 <오뒷세이아>로부터, 오뒷세우스가 그 현명한 아내 페넬로페에게 했던 말을 인용합니다. 고난이란, 이 정도면 다겠거니 싶어도 크고작은 것들이 끝도 없이 밀려옵니다. 오뒷세우스의 말은 인생의 동반자, 배우자에게 한 말이지만, 어른의 스승인 아이한테 넌지시 건넬 수 있는 말이기도 합니다. "너를 키우는 엄마(아빠)도 어렵고 잘 모르겠고 힘든 건 마찬가지지만 그래도 지레 넘어지지 말고 힘 닿는 데까지 같이 가 보자." 엄마와 아이의 심장이 함께 뛴다는 말씀 속에는 아마 이런 뜻도 담기지 않았을까요? 

*출판사에서 제공한 도서를 읽고 솔직하게, 주관적으로 작성한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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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토샵 마스터 클래스 - 만들면서 배우는 포토샵 입문
정규민.반병현 지음 / 생능북스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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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토샵이라는 강력한 소프트웨어가 등장한지 20여년이 흘렀습니다. 한국인들도 이 외국산 소프트웨어를 인터넷, 컴퓨터의 대중화 추세와 함께 널리 사용했고, 자신의 추억이 가득 담긴 각종 사진들을 곱게 다듬는 일에 시간 가는 줄 몰랐습니다. 오죽하면 사진 원본을 수정, 보강, 왜곡하는 작업을 일러 "뽀샵질"이라 부르기까지 했겠습니까. 하지만 회사 업무나 수업 과제 등에 제출할 용도라면, 그렇게 어깨 너머로 배운 팁 위주의 터치로는 아무래도 부족한 부분이 많겠습니다. "마스터클래스"라는 게 저는 그런 의미로 생각합니다. 하나를 배우면 열을 알 수 있고, 물고기를 잡아 떠먹여 주는 게 아니라 일생 동안 고기를 잡아먹고 살 수 있는 기술을 가르쳐 주는 수업. 

많은 이들이 사진(파일)을 열었을 때, 레이어 패널에 떡하니 자물쇠 아이콘이 뜨면 뭘 어째야 할지 몰라 망설입니다. 초보자는 다 그렇습니다. 이럴 때에는 괜히 나의 무지에 대한 자책 모드로 들어설 게 아니라 어린이의 과감함으로 그냥 마우스를 옮겨 클릭해 보는 겁니다. 싱겁게도 그냥 해제가 됩니다. 이제 레이어 0(제로)에서 새로 시작합니다. 내가 몇 단계를 거쳐 수정을 가하면 그 하나하나가 다 레이어입니다. 타사 일부 무료 소프트웨어는 이 레이어가 하나하나 보존이 안 되며, 개발 초창기에 이렇게 개별 레이어를 살필 수 있게 했던 것도 포토샵이 가장 널리 쓰이는 도구가 된 이유 중 하나입니다. 

이 책은 초보자를 위한 교재입니다. 그래서 사진 작업에 웬만큼 익숙해진 이들은 뭔지 아는 말들인데도, 초보자는 모를 수 있습니다. "누끼를 따다", "레이어" 같은 말도 이런 포토샵 작업 중에서 어떤 뜻으로 쓰이는지 몰라 당황할 수 있습니다. 교재는 방주를 달아서 이런 낯설 수 있는 여러 용어들에 대해 일일이 설명을 해 줍니다. 책에서 예로 드는 다비드상의 경우 오브젝트만 따로 분리할 수도 있고, 배경만 분리해 낼 수도 있습니다. 선택 영역 반전 리능만 수행하고 나면 간단히 해 낼 수 있습니다. 저 뒤 p133으로 가면 약간 더 어려운 내용으로, 다비드 상의 머리카락만 누끼 따기를 할 수도 있게 가르칩니다. 

p46 이하에서는 필터 사용법을 가르칩니다. 요즘은 인o타그램 등 소셜미디어에서 다양한 효과를 주는 필터 기능을 제공하기 때문에(심지어 동영상도) 별 특별한 필요를 못 느낄 수 있지만, 여튼 개별 작업이 필요한 이미지 파일에다 딱 나에게 요구되는 효과만 더하고 싶다면 이 포토샵의 기능을 배울 필요가 있습니다. 또 이런 기술은 인o타 등 특정 플랫폼 환경을 떠나서도 두루 응용이 가능한 기술이니 말입니다. 포토샵의 장점 중 하나는 이 필터를 다양하게 제공한다는 점인데, p48을 보면 가뜩이나 곱슬거리는 머리를 한 다비드상에다가 바람에 휘날리는 듯한 효과를 넣는 과정이 나옵니다.  

혼합 모드 기능에 대해서도 좀 자세한 설명이 이뤄집니다. 사실 이 분야 다른 교재들을 보면 너무 포인트 따라하기식으로만 서술되어서, 그 레슨을 벗어나면 다른 작업에 응용을 어떻게 해야할지 엄두가 안 나기도 합니다. 그렇게 배우면 결국 모든 포인트마다 암기를 하는 셈이 되어, 머리에 주는 부하가 더 늘어나는 부담스러운 공부가 되고 재미도 안 생깁니다. 이 교재는 레슨마다 비교적 자세한 이야기를 담았고 기본 원리에 대해 알려 주기 때문에, 학습자들은 오래 길게 넓게 가는 공부를 한다 생각하고 책의 의도에 따라 차분히 배워 나가야 하겠네요. 

포토샵은 마치 어린이들이 장난을 하듯, 이미지에 대해 여러 재미있는 효과를 입힐 수 있습니다. p140을 보면 예를 들어 다비드 상에 선글라스를 씌울 수도 있는데, 이미지 합성이 자연스러워지려면 포토샵 메뉴의 여러 기능을 최대한 활용해야 합니다. [자유 변형] 기능이 쏠쏠히 쓰이는데, Ctrl 키를 누른 채로 드래그해야 책에 나오는 대로 저 각도가 나온 채 원하는 위치에 씌울 수 있습니다. 

얼굴 보정은 20년 전부터 우리들의 한결같은(?) 최우선 과제였습니다. p155 이하 파트 2의 08챕터가 이 얼굴 보정 테크닉의 거의 모든 것을 다룬다고 해도 되겠습니다. 이번에 새로 나온 포토샵은 인공지능이 탑재되었다는 사실 다들 아는 바인데요. p166에 보면 neural filters라고 해서 새로운 메뉴가 들어갔는데, 행복감, 머리숱 등 다양한 효과가 나옵니다. 이것도 물론 기존 기능으로 접근할 수 있으나, 인공지능으로 보다 편하게 수행할 수 있다는 정도입니다. 정품 아니면 사용 못 할 수도 있다고 나오는데 서버에 연결을 해야 하니 당연합니다. 이게 지금은 해도 그만 안 해도 그만이지만 앞으로 더 데이터가 많이 쌓이고 AI가 진화하면 안 쓰려야 안 쓸 수가 없게 될 것입니다. MS처럼 어도비 제품도 단품 사용으론 이제 힘들어지고 점차 구독 패턴으로 대세가 가는가 봅니다.   

책상 위의 컵 합성도 고급 테크닉이 들어가면 더욱 분위기가 고급스러워지고 자연스러운 느낌이 나겠습니다. p203의 그림자 합성(닿은 면에만) 같은 건 확실히 유익합니다. p209의 빨대 합성도 몇 번 따라해 보니 고수가 된 듯 뿌듯한 기분입니다. 번 도구, 닷지 도구 등도 쓰임새가 많습니다. p205의 "그림자는 자체 색상 정보를 갖지 않으므로, 배경의 색상에 영향을 받도록 서서히 희미해지게 한다"는 설명을 보십시오. 이런 게 마스터클래스 아니겠습니까. 

챕터16에는 제품 판매용 광고 콘텐츠 제작 방법이 나옵니다. p283을 보면 그리드 안내선을 따라 이미지를 배치하게 하는데, 역시 프로 이미지는 이렇게 정확한 절차와 프레임을 따라 제작되어야 합니다. 글자 삽입도 이에 따르면 더 정교한 효과가 나죠. p290에는, 왜 인쇄용 디자인은 앱이나 웹 게시용과 다른지에 대해서도 논리적인 설명을 해 줍니다. p296에는 mock-up이 무엇인지에 대해 역시 자세한 해설이 있습니다.  

"냉탕에 상어가 산다"고 아직 믿으면 그만큼 순수한 걸까요? p320 이하에는 예를 들어 푸른 바다 아래에서 상어와 함께 수영을 하는 유쾌한 아저씨가 나옵니다. 영화 CG도 그렇고 물결 모양과 함께 사람의 자연스러운 동작을 표현하는 게 무척 어렵다고 합니다. 물방울의 누끼를 따서 새 레이어로 배치하는 과정은 신기하기도 하며 그 세련된 상업용 이미지가 이렇게 탄생했었구나 싶어 큰 비밀이나 안 듯 만족스러웠습니다. 

"만들면서 배운다"는 말이 딱 어울리는 교재였습니다. 

*출판사에서 제공한 도서를 읽고 솔직하게, 주관적으로 작성한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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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인플레이션 시대의 경제지표 - 주식 차트나 기업 실적보다 더 중요한 경제 흐름 읽는 법
에민 율마즈 지음, 신희원 옮김 / 시크릿하우스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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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플레라는 건 본질적으로 물가의 상승입니다. 인플레이션의 원인에 대해 학자들은 여럿을 꼽습니다만 현재 우리가 겪거나 앞으로 겪을 것이라 우려되는 인플레이션은, 튀르키예 출신, 일본 주재 경제 저널리스트인 에민 율마즈 저자의 견해에 따르면, 시중에 돈이 너무 많이 풀려서입니다. 당연한 지적이긴 하나, 사실 경제에 충분한 활력이 돌면 돈이 많이 풀려도 큰 지장이 없고 오히려 활황을 돕기까지 합니다. 

저자는 지금의 인플레이션 위기 원인을 멀리 1987년 블랙 먼데이 사태까지 거슬러올라가 돌아보는데, 물론 그때 풀린 돈이 지금까지 회수가 안 되어 말썽이라는 뜻은 아닙니다. 그럴 리가 있겠습니까. 그 동안에 인류 역사를 바꿔 놓은 혁신(과 그를 통한 경제적 효용 창출)이 얼마나 있었는데요. 당국은 그때 이후로, 실물 경색과 침체 심리의 조짐이 보이기만 하면 바로 돈을 풀어서 해결하는 나쁜 버릇이 들었다고 합니다. 

미국은 그때가 시초이고, 일본은 1990년대 부동산 대폭락 당시 (경기를 부양해야 했음에도 불구하고) 반대로 버블 퇴치를 명분으로 금리 대폭 인상, 긴축 정책을 단행했었는데(당시로부터 십 년 전 미국 폴 볼커를 그대로 따라해서) 이게 중환자의 체질 강화가 아니라 외려 호흡기를 뗀 꼴이 되어 버렸습니다. 잃어버린 30년은 이때 비로소 시작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이 저자분은, 일본이 그때 호되게 데여서 지금까지도 웬만하면 완화를 유지하지, 돈을 거두어 들이려 하지 않는다는 뜻입니다. 미국이나 일본이나 각각의 이유로, 특히 코로나19 사태가 큰 파장을 부를 만한 대질병이 아니었음에도 불구하고 과민대응하여 돈을 지나치게 풀었다가 자국은 물론 세계적 범위의 인플레이션 사태를 불렀다(혹은, 그러기 직전이다)라는 게 이 저자의 입장입니다. 소를 잃기 전에 외양간을 고치는 게 사리에 맞으므로 수긍이 가는 면이 분명히 있습니다.  

현재 미국(연준)은 대중의 예상을 깨고 피보팅을 하지 않은 채 고금리 기조를 그대로 유지하거나 오히려 베이비스텝으로 금리를 올릴 기색마저 보입니다. 물론 정말로 올렸다가는 그날로 증시가 박살날 것을 알기 때문에 그렇게 하지는 못합니다. 앞으로 차이나프리 상태로 살아야 하니 저가생필품 가격이 오를 수밖에 없고, 그 상태를 견뎌내려면 시중에 돈이 많이 돌아선 안 되기 때문에 긴축으로 가는 건데 서민들은 힘들어질 게 뻔합니다. 이래서 꽁돈 좋아하는 경제는 망하기 십상이라는 거죠. 받을 당장에는 좋지만 말입니다. 

저자는 말하기를 이른바 경제전문가들의 진단이나 조언은 믿을 게 못된다고 합니다. 왜 그럴까. 1997년 외환위기 당시에도 한국에 그렇게나 경제학자, 전문가들이 많았건만 단 한 명도 그런 엄청난 사태를 예견하지 못했습니다. 전문가나 학자가 예측을 척척 해내기에는 실물경제에 변수가 지나치게 많습니다. 그래서 일단은 무능해서 하고 싶어도 못 하는 것이며, 다음으로는 혹 정확하게 봤다고 해도 그런 말을 구태여 공개적으로 표명할 유인이 없는 것입니다. p27에도 보면 그런 말이 나오는데, 설령 개별 애널리스트가 다르게 봤다고 해도 대외적으로는 하우스 오피니언(한국 증권사에서도 이런 말을 씁니다)과 같이 가야 하기 때문에 혼자 바른말을 못합니다. 상식적으로, 괜찮은 정보가 있으면 지가 영끌해서 지가 다 먹지 그걸 뭐하러 알지도 못하는 사람(아는 사람이라고 해도)에게 뿌리겠습니까? 

아무튼 그래서, 저자는 대중들이 이른바 전문가나 기관이나 미디어의 말을 믿을 게 아니라, 각자 알아서 이 험난한 세상의 파고를 헤치고 살아남아야 한다는 조언을 합니다. 난파선 잔해에 아슬아슬하게 매달려 생존의 희미한 가능성만 의지하는 사람에게도 어떤 멀리서 비추는 등대의 조명이라도 있어야 하겠는데, 그게 바로 이 책에서 말하는 경제지표들입니다. 적어도 이것만이라도 챙겨서 효과적으로 각자도생하자는 뜻이겠습니다. 

지표도 선행지표라 볼 수 있는 게 있고 후행지표가 따로 있습니다. 사실 보는 관점, 활용하려는 목적에 따라 다른 것이며 어떤 고정된 선행지표, 후행지표가 따로 있지는 않습니다. p78을 보면 예를 들어 GDP의 경우 본질적으로 경기 후행지표이지 이걸로 한 국가의 경제 장래가 어떠할지 전혀 알 수 없습니다. 다만 GDP통계는 거시 경제 전반에 대해 매우 세부적으로 커버를 하므로 이를 통해 현재(직전 과거)의 일국 산업 장단점을 정확히 파악할 수 있으며 이를 통해 진로를 (눈 밝은 사람이라면) 내다볼 수는 있습니다. 실적발표를 낸 기업의 주가가 떨어지기도 하는 현상(선반영, 이익실현심리)과 매우 닮았다고 하겠습니다. 

경제관련뉴스에서 ISM 제조업지수라는 말을 많이 듣습니다. 대체로 50을 넘으면 경기 확대, 그 밑이면 경기 후퇴라는 게 이 지표를 해석하는 상식적 기준입니다. 이 지수는 특히 제조업 관련하여 비교적 적실성이 높은 편이나, 사실 설문조사 기반이기 때문에 특별한 물적 근거를 갖고 예측력을 발휘하는 건 아닙니다. 그러나 "경제는 심리"라는 말이 있듯 각 기업에서 책임 있는 포지션의 담당자들이 무슨 전망을 갖는지를 대량 취합하여 어떤 개략적 결론을 도출하는 건 의미가 있습니다. 

한국의 투자자들에게 요즘 미국 경제 뉴스는 국내 뉴스하고 아무 차이 없을 만큼 관심이 집중됩니다. 시차 때문에 밤새(한국 기준) 당국에서 무슨 발표가 났다 제롬 파월이 무슨 소리를 했다 등을 CNN이나 유튜브 관련 채널을 통해 실시간으로 지켜 봅니다. 아마 그 중에 제일 잘 알려진 게 CPI일텐데, CPI도 종류가 있다며 주식카페에 가면 사람들이 자기 주민번호처럼 줄줄 뀁니다. 책에서도 "마지막으로 챙겨봐야 할 지표"라며 강조합니다(물론 책에서 설명상 마지막 순서라는 뜻이겠습니다만). 특히 이 책의 메인 테마가 인플레이션이니 만큼 더 주제와 긴밀한 관계를 지닌 지표입니다. 

저자가 일본 주재원이기도 하고 그래서 일본의 상황이나 과거 선례, 지표를 중시하는 경향이 있습니다만 실제로도 일본의 통계는 작성 과정이 매우 꼼꼼하고 응답자들이 진지하게 참여하기 때문에 신뢰도가 높습니다. 책에서는 그 대표로 일은(日銀)에서 발표하는 단칸 지수를 드는데, 그 중에서도 업황 DI에 주목하라고 합니다. 저자의 말씀은 물론 개인 견해에 그치지 않고 일반적인 타당성까지 갖지만, 또 일본의 뎡제적 저력은 오랜 역사 속에 구축되었으므로 언제든 잠재력이 폭발할 개연성이 높지만, 실제로 세계 경제의 흐름과 일본의 동향은 다소 유리된 감이 있기에(과거에는 아니었죠) 일본의 지표로 세계 경제의 트렌드를 예측한다는 게 다소 고개가 갸웃해지는 점이 없지는 않습니다(물론 통계를 다루는 입장에서는 아주 이쁜 머티리얼이죠). 사실 일본은 이제 부를 충분히 쌓았기 때문에 더 이상 세계 흐름에 연동되지(혹은 좌우되지) 않고 갈라파고스에서 자기들끼리 잘 살겠다는 선택을 했다고도 보입니다. 우리는 그렇게 했다간 당장 북한처럼 되죠. 

책에도 나오듯이 ASML은 네덜란드 기업이고 얼마전 이재용 회장이 직접 방문하기도 할 만큼(그래서 국내 투자자들도 그 이름을 다 아는), 반도체 산업에서 대체 불가능한 기술을 보유한 곳입니다. 역사적으로 네덜란드는 이처럼 못 따라할 기술을 갖고 세계 경제를 쥐락펴락할 키를 지녔던 나라이긴 합니다. 발틱 운임 지수, 장단기 금리 역전, 독일의 IFO, 인도와 브라질의 특정 섹터에도 주목하라고 합니다. 

이 책 곳곳에서 강조되는 키워드 중 하나는 "전환점"입니다. 거시경제든 개별 종목이든 전환점만 잘 짚으면 저점에 사서 고점에 파는 투자자의 최상급 판타지가 언제 어디서건 가능하지 않겠습니까. 결국 믿을 것은 나 자신의 처지에 최적화한 개별 생존 전략임을 알고 누구의 주관에 의해서 쉽게 왜곡되지 않는(대체로는) 통계와 지표를 일상적으로 체크하고 해석하는 습관을 들여야 하겠습니다. 

*리뷰어스 클럽의 소개를 통해 출판사에서 제공한 도서를 읽고 솔직하게, 주관적으로 작성한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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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 스포츠 비즈니스 인사이트 - 스포츠는 경제를 어떻게 움직이는가?
박성배 지음 / 인물과사상사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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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 스포츠는 과거 재벌기업들이 대승적 차원에서 국민 사기 진작(?)이나 자사 이미지 개선 등에 간접 활용하기 위해 적자를 감수하고 리그 운영에 참여하던 게 대부분이었습니다. 그런데 세계적으로도 경제의 활기가 왕성한 나라는 스포츠가 사업적으로 이윤을 크게 창출하며, 대중의 참여 열기도 매우 높습니다. 한국도 프로 리그가 갈수록 국민적 주목을 받고 열성 팬들이 늘어나면서 그저 간접 홍보 수단에 그치지 않고 기업들이 이를 통해 쏠쏠한 이익이 생기는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기 시작했습니다. 

또 선수들의 연봉 협상을 대행하거나 상품성 향상, PR, 법적 분쟁 대응을 전업으로 삼는 에이전시(agency)업도 따로 성행하는 게 작금의 현실입니다. 저자께서는 이 단계를 넘어, 한국의 스포츠 비즈니스가 향후 어떤 모습으로, 전혀 생각지도 못한 방향으로 진화할지를 예측합니다. 사실 지금 단계에서도 이미, 한국의 스포츠 산업은 대중의 짐작 범위를 훨씬 벗어나서 정교한 영역 개척을 시도하는 중입니다. 

연고지 이전은 아주 미묘한 이슈입니다. 뉴욕 브루클린을 연고로 뒀던 다저스 구단의 LA 이전은 대성공 사례로 꼽힙니다. 톰 베린저와 찰리 신이 주연한 <메이저 리그>는 바로 이 연고지 이전을 소재로 삼아, 구단주와 감독과 선수들 사이에 어떤 코믹한 일들이 벌어지는지를 재미있게 터치합니다. 한국에서 연고지 이전을 감행한 구단은 인기 면에서 심각한 고충을 겪는데, 베어스(충청도 → 서울), 레이더스/와이번스(전북→인천), 유니콘스/히어로즈(인천→서울) 등이 그 예이며(독자인 저의 개인적 생각이고, 구단 법통 계승 여부는 논란의 여지가 있음을 인정합니다), 라이온스 구단도 한때 대구에서 수도권으로 연고지 이전을 고려하다 거센 반발에 부딪혀 중단한 바 있습니다. 책에서는 p63에서 몬트리올 엑스포스가 워싱턴 내셔널스로 이전한 예를 들어 자세히 분석합니다.   

최근 서울시장이 잠실 마이스센터와 연계하여 새 야구장을 돔 형식으로 새로 짓겠다고 발표하여 여러 논란이 일기도 했습니다. (그 사정이 반영된 서술은 물론 아니겠으나) p47을 보면 현대 스포츠 비즈니스 관관에서 "경기장"이란 무엇이며 어떠해야 하는지에 대해 새로운 비전을 제시합니다. "다양한 산업의 융복합을 통한 새로운 형태의 서비스 체험." 아마도 이 비슷한 관점을, 몇 년 전 모 야구단을 인수하여 화제가 되었던 모 경영인(p46)도 공유하지 않을까 짐작합니다(책에는 구단명, 구단주명이 모두 나옵니다). 

한국에서도 이승엽 선수가 아시아 홈런 신기록을 세워 나갈 때 잠자리채까지 등장하여 기념비적으로 남을 공을 획득하기 위해 관중들이 경쟁하던 때가 있었습니다. p31을 보면, 레전드 투수 로저 클레멘스의 300승을 추억할 사진 한 장이 3000달러가 넘는 가격에 거래된다는 사실이 소개되는데, 프로야구 역사가 오래된 미국에서 있을 법한 일입니다. 또 미키 맨틀은 2만 개의 사인볼로 275만 달러를 벌었다고 하니 아직 한국이라면 상상하기 어려운 풍속도이기도 합니다. 

1980년대 들어 WBA, WBC 등 메이저 복싱 리그는 헤비급 바로 밑에 크루저급이라는 체급을 신설했는데, 보비 치즈는 자신이 멘사 클럽 회원임을 과시하기 위해 멘사 로고가 찍힌 티셔츠를 입고 나와 상대인 에반더 홀리필드를 맞았습니다. 저자는 이 에피소드를 소개하며, 만약 이 경기가 1996년이 아닌 지금 열렸다면 그 티셔츠 자체가 엄청난 고가에 거래되는 기념품이 되었으리라고 추천합니다. 참고로 이 경기에서 보비 치즈는 홀리필드에게 5회 KO로 졌습니다. 저자가 이 사례들을 통해 강조하고자 하는 바는 "스포츠 파생시장의 볼륨과 역동성"입니다. 

FIFA 월드컵 대회에서, 2018년 이래로 경기장 펜스를 온통 중국어 간판이 주름잡고 있는 모습을 TV 중계를 통해 볼 수 있습니다. 그만큼 중국 시청자는 피파에 귀한 고객이며, 중국 기업들은 피파의 든든한 돈줄이 된지 오래입니다. p171에서 피파가 왜 중국에 그토록 호의적인지 저자분의 자세한 분석이 나오는데, 우리가 그저 예사롭게 보곤 하는 스포츠 행사에서 사실은 그 막후에 얼마나 거액을 놓고 치열한 계산이 오가는지 실감할 수 있는 사례입니다.   

3월의 광란이라는 말이 있을 만큼 미국에서 대학 농구 대회는 프로 못지 않게 큰 인기를 모으는 빅 이벤트입니다. 그러나 p200 이하에서 저자는 이 화려한 행사의 이면에, 사정 없이 유린당하는 아마추어리즘과 부정부패의 흑막이 있음을 개탄합니다. 미국식 자본주의가 찬란하게 발전시킨 것도 스포츠이지만, 그 스포츠의 아름다운 정신을 무참히 훼손하는 것 역시 자본의 논리임을 저자는 안타까운 어조로 지적합니다. 

*출판사에서 제공한 도서를 읽고 솔직하게, 주관적으로 작성한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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