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이 된다! 쿠팡 돈이 된다! 시리즈
엑스브레인 지음 / 진서원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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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유통업계에 하나의 혁명을 일으킨 게 쿠팡입니다. 새벽배송이라는 게 쿠팡이 처음 시작한 것만도 아니고, 이미 버티고 있던 두 거인을 밀어내고 점유율을 가져온다는 게 과연 가능할까, 젊은 층 고용을 늘려 주는 효과는 분명 있겠지만, 결국 몇 년 야심차게 일 벌이다가 주저앉지 않겠냐는 게 일반적인 예상이었습니다. 우리가 지금 보듯이 그 결과는, 놀랍게도 두 재벌기업을 위기로 몰아넣으면서 서서히 대세를 점한다는 쪽입니다. 

책에서는 저 유명한 로켓배송, 무료배송의 경우 사실은 무료배송이 아니며, 제품 가격에 녹여낸 면이 크다고 합니다. 무료배송은 와우멤o십 등에 가입해야 혜택을 볼 수 있고, 비회원 주문은 19,800원 최저가격을 맞춰 줘야 배송이 됩니다. 그런데, 어떻게 이 19,800원을 맞출 수 있는지에 대한 노하우가, 인터넷을 검색해 보면 꽤 많이 포스팅되어 있다고 합니다. 그만큼 이 플랫폼을 이용하는 이들이 많다는 뜻이며, 책에서는 이 플랫폼을 통해 장사 좀 해 보려는(지금 이 책을 집어든 이들 중 상당수일) 사람들이, 바로 이 점에 착안해 볼 만하다고 제안합니다. 

저는 5년 전쯤에 네o버 스마트스토어에 대해 집중 분석한 책을 읽고 리뷰한 적 있습니다. 지금 이 책에서는 스마트스토어를 잠시 언급하며, 구태여 사업자 등록을 하지 않아도 물건을 일단 팔 수는 있다고 합니다(물론 업으로 삼으면 세무 당국에서 조사가 나오며, 다만 플랫폼에서는 비사업자로도 판매 자격을 주긴 한다는 뜻입니다). 반면 쿠팡은 사업자 등록이 나와야 자 플랫폼 안에 자리를 내어 줍니다. 또 통신판매신고업증이 반드시 있어야 합니다. 규모가 커지면 절세 등의 목적을 위해서라도 법인등기를 거친 후 법인판매 사업자로 전환하는 방법도 고려해 보라고 합니다. 

구매안전서비스는 우리가 에스크로라고 알고 있는 제도입니다. 판매자에게 대금을 선 입금할 때, 돈만 받아놓고 물건을 안 보내는 사기를 막기 위해 제3자가 대금을 맡아 두는 시스템인데, p108 이하에 쿠팡윙 사이트에 따로 들어가서 이용확인증 발급 받는 방법이 자세히 나옵니다. 물론 신청하기 전에 이런저런 구비 조건은 다 갖추어야 합니다. 다만, 사업자등록, 통신판매업 신고가 마쳐지기 전 "판매"는 불가능해도, "상품 등록"은 쿠팡에서 가능하므로 이런저런 절차 경료 전에 상품 등록은 미리 해 보라고도 합니다. p115 이하에 그 방법이 자세히 나옵니다. 

p137을 보면 스마트스토어와 쿠팡 사이 노출 방식에 어떤 차이가 있는지 표를 통한 설명이 나옵니다. 스마트스토어는 마치 블로그처럼, 사진+글+사진+글 방식이 좋다고 합니다(상위 노출에 유리하다는 뜻). 그러나 쿠팡에서는 텍스트와 이미지가 하나의 그림 안에 다 들어있는 식의 상세 페이지가 훨씬 편하다고 합니다. 내 상품이 아무래도 다양한 섹션에서 노출되기를 원한다면, p142에 자세히 나오듯이 키워드 여름, 30대, 슬림핏 등의 태그를 등록하기를 추천합니다. 

그런데, 예를 들어, 상품명에 "젝o미스"라는 키워드를 내가 안 넣었는데도, 쿠팡에서 젝o미스 레깅스를 검색해 보면 내 상품이 알아서 상위 노출이 되어 있는 예가 p185에 나옵니다, 이는 쿠팡의 자체 검색 엔진이, 키워드에서 말고도 "브랜드"를 알아서 추출해 내기 때문이라고 책에서는 설명합니다. 내 샵이 상위에 노출되는 건 어느 사업자라도 바라는 바인데, 이게 판매 실적만 좋다고 다 되는 건 또 아니라고 합니다. 쿠팡에서는 공식적으로 사용자 선호도, 상품 정보 충실도, 검색 정확도 등이 다 맞아떨어져야 한다는 것입니다. 특히 출고 지연에 신경 쓰라고 합니다. 판매자 점수 하락에 가장 큰 영향을 끼치는 요소 중 하나이기 때문입니다. 

내 상품을 등록하려면 알맞은 카테고리를 찾아 등록을 해야 하는데 이걸 못 찾을 수도 있습니다. p195를 보면 예를 들어 내가 물고기밥을 등록하려고 하는데, 해당 카테고리는 쿠팡에 아직 마련되지 않았습니다. 이 때에는 내가 쿠팡 검색창에다가 직접 "물고기밥"을 검색합니다. 그러면 1~3등의 상품들이 죽 나올 텐데, 얘네들이 어떤 카테고리에 등록되었는지를 보고 따라하면 된다고 하네요. 그래서 구체적으로! 물고기밥은 무슨 카테고리에 등록하라는 건지 보니까! 반려/애완용품>관상어용품>사료 카테고리라고 나옵니다. 음 , 역시 체계적이네요.  

아무래도 이런 곳에서 소비자들이 가장 신경 쓰는 건 "가격"입니다. 내가 파격가로 상품을 파는 중임을 강조하고 싶을 때에는, 상세 페이지에서 가격을 한 번 더 노출하는 게 좋다고 책 p242에서는 말합니다. 또 배송이 (지역에 따라 늦어지거나 비용이 추가된다거나 해서) 특이사항이 있는 경우 이걸 자세히 표시해 두라고 합니다. 고객은 내가 게시해 둔 모든 글을 읽는 게 아니라 자신이 보고 싶은 것만 보므로(p250), 중요한 공지는 따로 길게 적어 둘 게 아니라 직관적으로! 눈에 탁 띄게 작성하라고 합니다. 이래야 "처음에 그런 말 없었잖아요?" 같은 클레임을 예방할 수 있습니다. 

앞에서도 말했듯 현재 자영업자들은 네o버 스마트스토어는 플랫폼으로 많이 이용하지만 쿠팡은 저런 진입 장벽이 있기 때문에, 또 왠지 거리감이 느껴져서 온라인 샵을 덜 개설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러나 향후 플랫폼으로서 성장 가능성을 고려하면 하루라도 빨리 자리를 잡아 사업을 키우는 게 중요하므로, 그리 어렵지도 않은 온라인 창업을 , 책의 가르침에 따라 과감하게 시도해 보라는 게 책의 결론입니다. 

*출판사에서 제공한 도서를 읽고 솔직하게, 주관적으로 작성한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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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른에 읽는 손자병법 - 손자병법에서 찾은 싸우지 않고 이기는 지혜
양현승 지음 / 미래북(MiraeBook)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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싸우지 않고 이기는 선택이 가장 고단수(p184)라고 가르쳤던 중국의 고전 <손자병법>. 투쟁의 연속인 우리네 삶의 본질을 정확히 꿰뚫어 본 중국 고대 문명의 정수를 담았기에 현대에 들어서도 널리 읽힙니다. 나이 서른은 누구에게나 인생의 전환점이라 할 수 있습니다. 수많은 리더들이 읽고 영감을 받았다는 이 고전은 21세기 한국의 조직 어느 직급에 종사하는 이들에게도 교훈과 각성을 줄 수 있는 지혜의 원천이라 할 수 있습니다. 

저자는 현역 육군대령이며 누구보다 병법서를 탐독하고 실전에 응용해 온 경험이 풍부한 입장이라 할 수 있는 분입니다. p92에서 그는 자신이 대대장이었을 때(p92)를 회고하는데, 지금까지도 반성이 되는 부분이 부대원들의 자존감을 챙기기보다 자신의 자존심을 더 우선시하지 않았나 하는 것이라고 솔직하게 털어놓습니다. 하긴 여느 회사의 과장들도 마찬가지이지 않겠습니까. 리더는 자신보다 부하들을 우선 챙기는 게 맞고 선공후사하는 자세로 업무와 통솔에 임해야 합니다. 하지만 이는 말이 그렇다는 거고, 현장에서 어느 누구도 이런 이타적인 마인드를 갖지 않습니다. 부하의 공도 내 것으로 가로채려 들고, 아랫사람한테 대접이나 받으려 드는 게 일반적입니다. 리더가 이래서는 안 되며, 내 이익이나 감정을 먼저 챙기는 사람은 이미 자격미달, 탈락입니다. 가장 이타적으로 굴 수 있는 사람이 끝에 가면 가장 이기적으로(?) 실속 챙기기도 가능한 그릇입니다. 작은 걸 내 주고 큰 걸 건지는 셈이죠. 

리더는 책임을 질 줄 알아야 합니다. 모의고사가 중요한 게 아니라 실전이 중요합니다. 기출이 중요하다는 맹목적 판단 하에 딸딸 외우듯이 풀어 냈지만 실전에 어디 그 문제가 그대로 나오겠습니까. 자기 혼자 최선을 다했다고 끝이 아니라 결과에 책임을 질 줄 알아야 합니다. 최선을 다했다는 변명은 누구한테도 통하지 않습니다. 책에서 저자는 히딩크의 예를 드는데 이 사람은 우리 모두가 아는 대로 평가전에서 연전연패, 그것도 기본이 5대0인 대패를 하고서 정작 피파월드컵이 열리자 놀라운 성과를 냈습니다. 모든 리더는 결과로 말하는 것이며 설령 부하 직원들이 내 의도를 이해 못해 일을 그르쳤다(p39)고 해도 그 책임은 오롯이 내가 뒤집어쓴다는 각오로 업무에 임해야 합니다. 

팀장이 가장 어려운 점은 위에서 지원이 약속되었다가도 갑자기 취소(p101)되거나 아예 위에서 집요하게 작정하고 방해를 하는 경우마저 있다는 것입니다. 이런 경우에도 팀장은 자포자기하거나 책임전가, 수수방관하지 않고 부하들을 최대한 챙기고 의욕을 북돋우며 프로젝트를 밀고나가야 합니다. 윗사람 중 자기 책임을 방기한 자가 있으면 나중에 더 윗선에 상신하여 응보를 치르게 하는 건 별개 문제이며, 일단은 자신과 자신의 팀에 맡겨진 일을 똑바로 해 내어야 합니다. 그런 후에야 내 주장도 내세우고 누구한테 억울함을 호소할 수도 있습니다.  

리더는 무작정 매뉴얼대로만 하고서 내 할 일 다했다고 손 놓을 수는 없습니다. 병법서에 화공을 이러이러한 식으로 하라고 나온다(p140)면, 그날의 날씨나 적진의 상황 등 다른 여건은 전혀 고려 안 하고서 무작정 글자대로만 밀고나가면 다 되는 걸까요? 전혀 그렇지 않고, 오히려 전제 조건들의 변화에 따라 융통성있게 대처를 하라고 팀장 등 리더가 그 자리에 있는 것입니다. 곧이곧대로인 일만 하는 리더는 차라리 사라지고 부하들만 조직을 채우는 것만도 못합니다. 김영옥 대령님(p132)이 말한 "사고의 유연성"이란, 그만큼 리더의 자질이 고차원적인 데 놓인다는 걸 자신의 영웅적인 일생을 통해 웅변으로 말하는 것입니다. 

보통 고전이라고 하면 멋진 말들이 가득한 외적 화려함으로 독자를 압도할 것만 같지만 <손자병법>은 그렇지 않고(p51), 오히려 소박한 느낌이 들 만큼 현실적인, 오로지 현실적인 충고로 가득합니다. 삶이란, 실전이란, 그만큼 어떤 폼 재기 같은 게 아니라 실전의 절박함으로 채워지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저자께서는 작년 카타르 피파월드컵을 매우 인상적으로 보셨는지 책 곳곳에서 언급하는데, 결론은 "강한 자가 이기는 게 아니라 이기는 자가 강한 자(p207)"라는 것입니다. p221에는 10분 뒤와 10년 뒤를 동시에 챙기라는 피터 드러커의 유명한 경구도 인용됩니다. 인생은 본디 근거리와 원거리를 함께 통찰할 줄 아는 스킬을 구사할 줄 알아야 완주할 수 있는 복잡한 게임이기 때문입니다. 

책 곳곳에 <손자병법> 한문 원문 구절이 인용되며 저자 고유의 해석과 경험담이 전개되어 재미있게 읽을 수 있습니다. 

*출판사에서 제공한 도서를 읽고 솔직하게, 주관적으로 작성한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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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완성 JLPT 합격해VOCA N1 - 단어 쪽지 시험 PDF + 원어민 MP3 15일 완성 JLPT 합격해VOCA
시원스쿨어학연구소 지음 / 시원스쿨닷컴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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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어능력시험인 JLPT에도 응시자의 목적에 따라 등급이 있고 그 중 N1은 상당히 어렵습니다. 일본어는 처음 공부를 시작할 때에는 별 부담이 없다가 갈수록 어려워지는 외국어 중 하나입니다. 갈수록 어려워지는 이유 중 하나가, 한자로 된 어휘 학습이 한국인들에게 까다로워서라고들 합니다. 한국인들은 사실상 요즘 한자를 전혀 쓰지 않다시피하며, 간혹 쓴다고 해도 일본인들만 그렇게 쓰는 독특한 용법에는 어두울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N1 응시, 준비에는 어휘 공부가 무엇보다 큰 비중을 차지합니다. 

책은 손바닥만한 크기이며 휴대하기에 편합니다. 편집도 예쁘게 되어 있어서 일단 내용이 눈에 쏙쏙 잘 들어옵니다. 단어에는 위에 후리가나로 발음이 일일이 표기되었습니다. 분량은 15일씩 두 세트인데, 챕터 1은 일어+한국어 형식이며, 챕터 2는 한국어+일어 형식입니다. 일한은 그나마 학습자들이 좀 잘하는 편인데, 한일로 물으면 생각이 잘 안 나서 머뭇거리기도 합니다. 그래서 이 교재에서 스케줄을 짜 놓은 대로(15일씩 일한, 한일 각각으로) 충실하게 공부를 진행해야 소기의 성과가 날 것이라고 생각되네요.
  
p66을 보면, 並이라는 글자는 한국식으로는 竝(병)을 더 많이 씁니다. 그런데 이 글자가 "예사로움, 평균"이라는 뜻이 있다고 합니다. 한국식으로는 저 글자에 그런 뜻이 없고 일본어에만 있는 용법이므로 조금 어렵게 느껴지긴 하죠. 그래서 이 글자 並이 월(月)과 결합하여 月並이 되면, 책에 나오는 대로, "평범함, 진부함"이라는 전혀 다른 뜻이 됩니다. 우리말에도 "그건 월례행사나 마찬가지야"라는 표현이 있는데 이거하고 비슷하다고 볼 수도 있겠네요. 

매일매일의 분량 중 모두가 단어익히기만 제시되는 게 아니라, 어느날은 퀴즈("3분 퀴즈 챌린지")만 풀게 합니다. 사람 머리라는 게 한계가 있는데 매일같이 뭘 외울 수는 없으니 이런 배려가 고마우며, 또 학습의 효율을 위해서도 포맷을 바꿔 가며 공부를 해야 하겠지요. 

p48의 295번 단어 殘酷은 한국말로도 잔혹이며 뜻도 같습니다. ざんこく[잔코쿠]라 읽는데 음독이라서 뭐 우리말하고 큰 차이가 없기도 합니다. 한국인들도 일상에서 쓰는 한자어를 공부해 온 사람이라면 별 문제 없이 익힐 수 있는 어휘입니다. 

p36에는 享受(향수)라는 단어가 나오는데, 우리말에도 있긴 하지만 요즘은 잘 쓰지 않는 단어일까요? 교재에 잘 나오는 대로 "누리다, 향유하다"의 뜻이며 그 발음은 후리가나로 [쿄주. きょうじゅ]라고 쓰여 있습니다. "향"을 [쿄]라고 읽는 게 좀 낯설지만 일본어 한자를 어느 정도 공부해 본 이들이라면 우리말 발음이 이러했을 때 일본어는 저렇더라고 대충 규칙이 머리 속에 정리되었을 것이고 따라서 아주 낯선 패턴은 아닙니다. 예를 들어 陽은 우리식으로는 "양"이라 읽지만, 일본식으로는 [요-]라고 읽습니다. ㅎ, ㄱ, ㅋ은 원래 서로 같은 계열의 음가들입니다. 

p96을 보면 物腰라는 단어가 나옵니다. [모노고시.ものごし]라고 읽으며, 物(물)과 腰(요) 모두 본래부터 그렇게 읽는 글자들이므로 읽는 방법이야 어려울 게 없으나, "말씨, 언행"이라는 그 뜻이 어려운 편입니다. 아무래도 이런 의미를 잘 익혀나가는 게 JLPT N1 어휘 공부의 중요 고비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p128의 197번 단어 際立つ이 나옵니다. 한자 부분을 우리말로 읽으면 "제립"인데 이건 뭐 뭔지도 모를 소리입니다. 그러나 일본식으로는 "뛰어나다, 두드러지다"라는 뚯이며 역시 이런 게 어려운 대목입니다. 발음은 [키와다-츠. きわだ-つ]이며, 그 어원은 한자 뜻을 잘 살피면 아 이래서 이런 뜻으로 발전했겠구나 짐작이 가는 바가 있죠. 

학습동기를 잘 북돋우는 예쁜 편집이라서 마음에 들었고 휴대가 편하다는 점 다시 강조해 둡니다. 

*출판사에서 제공한 도서를 읽고 솔직하게, 주관적으로 작성한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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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흔에 버렸더라면 더 좋았을 것들 - 인생에서 정말 중요한 것만 남기는 내려놓음의 기술
고미야 노보루 지음, 김해용 옮김 / 동양북스(동양문고)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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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런 버핏도 중요한 목표 몇만 남기고 모조리 버리라는 말을 한 적 있습니다. 이것도 저것도 모두 이루고 싶은 마음은 굴뚝 같지만 한정된 시간 동안 현실적으로 우리들이 이룰 수 있는 건 그리 많지 않습니다. 하물며 동양권에서 보통 불혹의 나이라고 하는 마흔이라면, 이제는 무엇을 더 그러모을까보다는, 우선순위가 낮은 무엇을 버려야 할지를 먼저 판단해야 할 때입니다. 

좋은 사람인 척 하지 말라고 합니다(p62). 사실 사회 생활을 하다 보면 누구한테건 모나게 굴어서는 안 되고, 평판 관리를 하려면 나이스한 매너를 유지해야 하는데, 아무리 내가 그래봐야 책잡으려는 사람은 기어이 무슨 말을 지어내도 지어내기 마련입니다. 그럴바에는 그냥 자연스럽게 감정을 표현하는 게 낫겠다 싶기도 한데... 책에서는 자신의 감정을 부인하면 할수록 스트레스를 더 받을 수밖에 없다고 하며, 우리는 자신의 건강을 위해서라도 애써 가면을 쓰려 들지 말아야 할 듯합니다. 책에서는 관련 실험 결과를 비교적 자세하게 소개해 줘서 주장의 신뢰도를 더합니다. 스트레스 내성을 높이는 데에도 감정 표출이 효과가 있다고 합니다. 

"만약 내가 인생을 다시 산다면." 물론 이는 이뤄질 수 없는 가정(假定)이지만, 이제 살 날이 그리 많게 남지 않으신 어느 할머니께서 담담하게 털어 놓으시는 말로 채워진 한 편의 시(詩)가 p38에 나옵니다. 이 책은 후주(後註) 겸 참고문헌 목록이 p192 이하에 있으므로 추가 독서나 자료 참조가 필요한 분들은 그곳을 보면 되겠습니다. 저 시도 (권말 후주에 나오는 저곳에서) 저자분이 (아마도 우연히) 발견하여, 직접 번역까지 해서 이 책에 실었습니다. 읽으면 읽을수록 마음이 숙연해집니다. 우리는 과연 현재를 얼마나 열심히, 치열하게 살고 있습니까? 범상하거나 지루했던 날도, 누구에겐가는 그렇게나 살고 싶었던 소중한 하루가 아니었겠습니까. 라틴어 명구 carpe diem도 생각납니다. 

전문 카운슬러가 쓴 저서답게 이 책에는 다양한 상담 사례가 녹아들어 저자의 지론을 뒷받침합니다. p89에서도 그렇고, p188의 맺음말에서도 어려서 부모로부터 학대를 당했다는 말이 나오더군요. 처음에 책을 빠르게 읽어나갈 때에는 "저자가 그런 일이 있었다는 건가?"하고 잠시 착각했었는데, 그게 아니라 내담자들의 다소 가슴 아픈 사례에서 발췌한 내용들이었습니다. 사람은 다른 것 필요 없고, 어려서 부모님의 따뜻한 사랑을 받고 자라난 게 가장 큰 축복입니다. 그런 사람은 설령 자신의 생에 시련이 닥쳐도 의연하게 이겨낼 수 있고, 어떤 조직에도 적응을 잘해 내는 경향이 있죠. 

다시 본론으로 돌아와서, 나이 마흔에 버려야만 하는 것 중 첫손에 꼽힐 만한 건, 남 눈치를 보며 남의 호흡에 따라 사는 방식입니다. 이 책 전체를 통해 일관되게 강조되는 내용이며, 저 개인적으로는 거의 주제에 가깝게 받아들여졌습니다. "다른 사람에게 인정받는 것, 이건 사실 당신 생각처럼 중요한 게 아니니 그냥 내려놓자.(p104)" 후... 정말 그럴까요? 저자는 그 근거를 제시합니다. "첫째 사람이 자신의 생을 사는 이유는 자신만의 가치관을 세우고 이를 소중하게 가꿔 가는 데에 큰 비중이 놓인다. 둘째 이 가치관이란 게 그 사람의 인생에 확실히 자리잡아야 사회 생활 곳곳에서 마주칠 수 있는 온갖 역경을 해쳐나갈 수 있다." 저자는 이어 "가치관이란 그 사람의 지문과도 같다"고도 합니다. 그러니, 버려야 할 것은 눈치요, 챙겨야 할 것은 가치관이라고도 할 수 있겠네요. 

가치관의 정립은 다른 긍정적인 효과도 낳습니다. 나의 직감, 그 중에서도 가슴이 두근거리는 느낌(p81), 이건 내가 믿고 따라가야 하는 걸까요, 아님 그저 일시적인, 믿을 수 없는 감정의 출렁임에 불과한 걸까요? 저자는 평소에 자신의 내면을 깊이 탐구하고 그 소리에 귀를 기울인 훈련을 해 온 사람, 그렇지 않았던 사람 사이에 차이가 있다고 합니다. 두근거리는 선택을 그냥 패스하는 건 일종의 좌절일까요? 위와 같은 이유에서, 만약 일종의 변덕에 불과하다면 그런 두근거림은 그냥 무시하는 게 나을 수도 있다는 게 저자의 결론입니다. "포기"에 대해서는 p49로 다시 돌아가 저자의 논의를 정독할 필요도 있겠습니다. 

남의 호흡에 따라 살지 말고 나의 느낌과 내면에 더 주목하는 태도에 대해서는 20세기 독일 철학자 마르틴 하이데거도 언급한 적 있습니다. p33을 보면 그는 1) 마음을 잃은 태도, 2) 지금 여기에 사는 태도 둘로 삶을 사는 자세를 나누었다고 합니다. 대부분의 사람은, 일시적인 향락과 쾌감을 따라 사는 1)의 모드로 살다가, 죽음을 앞두고서야 2)로 돌아온다고 합니다. 

이 책에는 p130, p196에 디마티니 밸류팩터 시트라는 게 독자에게 제공됩니다. 심리학계의 원로인 미국인 존 디마티니(Demartini) 박사가 고안한 tool이며 책에도 나오듯이 상표등록까지 되어 있습니다. 무엇이 진정 내가 원하는 바이고, 어디에 머물러야 내가 진정한 평화를 찾을 수 있는지, 마흔이 되면 정답까지는 몰라도 진지하게 깊이 있는 성찰을 해 봐야 합니다. 그래야만, 진짜 목표에 방해가 될 뿐인 것들을 가려내어 과감하게 버릴 수 있겠습니다. 

*출판사에서 제공한 도서를 읽고 솔직하게, 주관적으로 작성한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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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사 교과서 1 : 사장편 - 장사를 하려면 경영학 책은 버려라 장사 교과서 1
손재환 지음 / 라온북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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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확 때려치고 장사나 해?(p13)" 회사 다니는 이들이 종종 품는 아주 무모한 생각입니다. 물론 장사에 탁월한 능력이 (알고 보니) 있었던 분들에게는 해당 사항이 없습니다. 그러나 현재 자영업 사정이 얼마나 좋지 못한지를 안다면 이런 충동적인 결정에는 그 누구라도 찬성하기 힘들 것입니다. 책에서는 이런 심리를 두고 이런 해석을 합니다. "100% 확률의 5천만원보다는, 50% 확률의 10억을 고르려는 모험심." 옳으신 해석입니다. 사실 자영업으로 (연 기준이라면) 10억 벌 확률은 0.5%도 안 되지만 말입니다. 

"장사를 하려면, 경영학 책은 버려라!" 화끈한 말씀입니다. 사실 경영학 책도 그 나름 쓸모가 있으므로 한 구석에 모셔 놓을 필요는 있습니다. 그러나 한국처럼 6백만 자영업자가 피터지게 경쟁하는 풍토에서는 경영학 원론보다 더 우선순위에 새겨 두고 실천해야 할 요령들이 따로 있습니다. 일단 장사는 저자님의 표현에 의하면 "그닥 능력이 출중하지 않아도 일단 큰돈 없이 시작해 볼 수 있는 일"입니다. 진입장벽이 낮다 보니 많이들 뛰어들지만 그 결과는 우리가 익히 아는 대로입니다.  

저자께서는 자영업 사장과 기업 사장은 역할이 다르다고 합니다. 기업 사장은 일단 시스템을 세팅하고 나면, 사람을 잘 뽑고 권한을 위임하며 본인은 그저 큰 방향에서의 독려와 추진만 맡아 합니다. 그러나 자영업은 그런 식으로 하면 큰일난다는 게 저자의 경험에서 우러나온 말입니다. 흔히들, 알바 몇 명 뽑고 일을 맡긴 후에 자신은 쉬거나 다른 일을 하는 걸 "오토 돌린다"는 말을 쓰죠(게임 용어에서 유래). 이렇게 하면 안 된다는 겁니다. 언젠가는 갑을이 역전된다는 이유에서입니다. 

책에 따르면, 사장은 세 가지를 갖춰야 합니다. 첫째 팔 수 있는 매장을 만들 수 있는 상상력, 둘째 직원들을 움직이게 하는 추진력, 셋째 고객에게 만족을 줄 수 있는 이타심(p14). 확실히, 별로 목이 좋지 않은 곳에서도 기어이 성공하고 마는 사장님들에게는 남다른 무엇이 있으며 그걸 요약하면 바로 저런 자질이 아닐까 생각되었습니다.  

흔히 "월천"이라고 합니다. 그래도 남들 하는 만큼 어느 정도 해 보고 살려면 최소 월 천만원은 벌어야 한다는 뜻인데, 책 p53을 보면 "끼와 촉을 잘 발휘하면 어찌어찌 초창기에 월 천 정도는 가능하다."라고 나오네요. 그런데 이게 죽 가능하려면 사장님은 초심이라는 걸 유지해야 합니다. "이제 배가 불렀나 보지?" 손님들도 처음에 막 열심히 하는 사장님을 보면 안됐다는 마음이 들어서도 뭐라도 하나 더 팔아 주려고 합니다. 그러다가 이제 어느 정도 자리가 잡히고 상황 봐 가면서 설렁설렁 하려는 티가 나기 시작하는데 이런 사장님들은 놀랍게도 손님들이 먼저 귀신 같이 알아본다고 하네요. 될 듯하다가 기어이 꼴아박는 샵은 대개가 이런 과정을 거친다고 합니다. "자전거에 가속이 붙었는데, 이제 되겠다 싶어서 페달을 더 안 밟으면 어떻게 되겠는가?" 아주 실감나는 비유입니다. 

자신에게 잘 맞는 업종을 찾으라고 합니다(p57). 책에 따르면, "옷 가게를 해 봐서 잘 되었던 사람은 평생 옷 가게만 해서 잘먹고 잘산다. 안 되는 사람은, 이번에는 이걸 해 봤다가 말아먹고, 다른 걸 손 댔다가 역시 망하고, 이런 식이다."라고 나옵니다. 그래서 저자는 말합니다. "장사를 하건 뭘 하건 어려서부터의 나 자신에 대한 탐구가 그래서 중요하다는 것이다." 내가 뭘 잘하는지 모르겠다면 어떡하나요? 저자는 그런독자를 안심시키며, 모르겠거든 일단 연이 닿은 분야에서 한번 시작해 보라고 합니다. 단, 무작정 유행을 따라가는 선택은 금물이라고 합니다. 

교과서에서 가르치는 게 있고 안 가르치는 게 있습니다. 현장에서 배우는 지혜와 지식도, 분명히 겉으로 드러나는 게 있고 안 그런 게 있습니다. 장사의 고수에게도 그 고수 자신조차 (실행은 이미 하고 있지만)  미처 몰랐던 바를, 배우는 사람 입장에서는 날카롭게, 어찌보면 그 고수님보다도 더 날카롭게 촉각을 공두세워서 캐치해 내야 한다는 것입니다. 분명히. 잘나가는 사람이나 업체한테는 그만한 이유가 있기 때문입니다. "군인은 사관학교만 졸업한다고 끝이 아니라 야전을 손수 지휘해 봐야 한다. 의사가 의대만 졸업한다고 끝이 아니라 인턴, 레지던트, 더 나아간 임상을 두루 거쳐야 참된 의사가 될 수 있다.(p89)" 

이 손재환 저자님은, 제가 작년('22) 2월에 그 저서 <안경 혁명>을 읽고 제가 이 블로그에 리뷰도 쓴 적 있습니다. p124를 보면 일요일 휴무가 원칙이고 화요일만큼은 직원을 쉬게 해 주고(주 5일 근무라서) 저자님 본인이 직접 나가서 안경을 만들어 준다고 합니다. 왜냐하면 손님들 중에는 꼭 사장님 본인한테 서비스를 받고 싶어하는 분들이 있어서라고 하네요. 또 자영업이 주 5일이라고 하면 손님들이 좋지 않게 본다고 합니다. 그런데 저자님 말에 따르면 코로나 이후에는 "그래 직원도 쉬게 해야지"라며 양해를 해 주는 분위기가 확실히 늘었다고 합니다. 독자인 제 생각으로는 이 역시 업장의 평소 평판에 좌우되는 것이며 평소에 반응이 안 좋았던 샵이라면 섣불리 이렇게 할 게 아니라고 봅니다. 

이렇게이렇게 해서 잘 되었는데 변화를 시도한다? 선뜻 내키지 않습니다. 그러나 유능한 사장이라면 언제나, 그것도 한창 잘될때 변화를 모색해 봐야 한다고 저자는 주장합니다. "여기는 올 때마다 바뀌는 것 같아요(p173)." 매장이 살아숨쉰다는 취지이니, 고객으로부터 나올 최고의 극찬입니다. 

성공하는 사장은 보이지 않는 것도 볼 수 있어야 한다고 저자는 말합니다. 내 매장에 문 열고 들어오는 사람만 고객이 아니라 지금 길에 지나다니는 사람 누구라도 손님이 될 수 있다(p219)는 마음가짐이라야 한다고 저자는 강조합니다. 또 본인도 장사를 하면서, 다른 장사하는 사람 마음을 이해 못 한다는 건 말이 안 된다(p229)고 합니다. 그래서 도매상한테 물건을 떼어오거나 납품을 받으며 푼돈에 벌벌 떨면 결국 길게 봐서 손해라는 거죠. 세상이 바뀌었기 때문에 일정 부분은 양보도 할 줄 알아야 업계에서 롱런할 수 있다는 결론으로 읽혔습니다. 

역시 실전에서 두루 단련되신 사장님의 가르침이라서 많은 부분 수긍하고 감탄하면서 읽었네요. 

*출판사에서 제공한 도서를 읽고 솔직하게, 주관적으로 작성한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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