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ook] 문제는 호감이다 : 똑같이 말해도 호감 있는 사람에게 끌린다 - 똑같이 말해도 호감 있는 사람에게 끌린다
전경우 지음 / 비전비엔피(비전코리아) / 201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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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에 <문제는 무기력이다>라는 책을 읽었습니다. 책의 핵심은 <학습된 무기력>이라는 치명적인 <질병>의 위험성을 지적하고, 어떻게 하면 이런 위험으로부터 슬기롭게 탈출할 것인가의 해결 방안을 제시하는 내용이었죠(저의 예전 리뷰 참고). 그 책은 단순한 팁의 나열이 아니라, 체계적이고 종합적인 문제의 원인과 처방을 제시하고 있었습니다.


그보다 조금 뒤에, 저는 <매력자본>이라는 책도 읽었습니다. 이 책은, 한 개인의 자산을 구성하는 요소로, 기존 부르디외가 꼽던 문화-경제-사회 자본에 이어, < 매력자본>이라는 새 팩터를 논의에 추가한 논지였습니다, 저자는 캐서린 하킴이라는 페미니스트였는데, 자신의 독특한 견해와 입장을 주장에 잘 반영한 개성이 돋보이더군요. 물론 그 주장 하나하나에 동조하는지 여부야 별개겠구요.


한 마디로, 제목은 전자의 그 책을, 내용은 후자의 저작을 연상케 하는 면이 있어서, 기본 프레임으로 이 두 선행 독서를 염두에 두고 읽어나가자는 게 개인적 방침이었습니다.


제가 파악한 이 책의 내용은, 크게 두 가지 부분으로 나뉘는 것 같더군요.

첫 째는 팔로워십입니다. 부하 직원의 위치에 있는 사람은, 아무리 자신의 확고한 신념과 가치관, 혹은 대체 불가능한 능력이 있더라도, 조직 내에서 책임 있는 성원으로 장기 근무할 일을 고려할 때, 상사에게 일정한 예의와 존경을 바쳐야 한다는 것입니다. 퉁명스러운 대꾸는 어느 상사도 좋아하지 않으며, 에드워드 홀의 정의를 인용하며 "고맥락(high-context)" 의 대화, 혹은 소통을 할 줄 알아야 한다는 겁니다. 쉽게 이야기해서, 상사가 뭐라고 하면 눈치 100단을 발휘하여 몇 십 마디 뒤의 상황을 미리 캐치해야 한다는 거죠. 조금만 더 심하게 표현하면? 알아서 기는 일에 인색하지 말라는 겁니다. 팔로워십에서 거론하기는 다소 부자연스럽게 느껴졌지만, 이 장에서 일부 민주적이고 리버럴한 상사에게도 저자는 고언합니다. "위아래 없이 마구 대하는 걸 허용하는 상사는 결국 실패한다." 상사는 부하들에게 일정 선을 긋고 대해야 하며, 부하는 상사를 불가근불가원할 줄 알아야 한다는 게 결론이죠. 별로 듣기 좋은 말은 아니지만, 대체로 현대 한국의 직장 분위기를 감안할 때 틀린 구석은 하나도 없습니다. 너무 당연해서 맞고 틀리고를 논하는 게 새삼스러울 만큼요.

다 음으로 리더십을 논합니다. 이 대목 역시 좋게 말해 모범적이고, 나쁘게 말해 다소 고리타분합니다. 현 스타벅스 CEO 하워드 슐츠가 예시의 대상으로 나옵니다. 어려서부터 극히 불우한 환경에서 자란 그는, 함께 일하는 사람들의 소중함을 일찍부터 알았다는 겁니다. 그의 경영철학은 "우리에게 최우선은 고객이 아니다. 파트너들이다."랍니다. 여기서 파트너는, 영어에서 이 단어가 갖는 뜻인 <공동출자자>나 <동업자>가 아니라, 자기가 고용한 부하직원이나 가맹점 점주, 혹은 지배인을 말합니다. 실제로 그는 어느 <파트너>가 죽었을 때 지체없이 빈소를 방문해서 거의 상주 노릇까지 도맡아하는 놀라운 모습을 보였다고 합니다. 물론 감동적이죠. 이 일화에 이어서는 페덱스의 철저한 직원 중심 경영 풍토가 소개되고 있습니다. 여기까지의 공통점은, 윗사람은 아랫사람을 어버이처럼 자상하게 챙길 줄 알아야 한다는 거죠. 윗사람은 물론 아랫사람이 지나치게 허물 없이 대하는 걸 허용해선 안 되지만, 그건 리더십 파트가 아닌 팔로워십 파트에서 논하고 있다는 점도 눈에 띕니다.


저는 지금 <존중하라, 존중받는 직원이 일을 즐긴다>와 <win의 거듭제곱>이라는 책을 함께 읽고 있습니다. 재미있는 것은, 둘 다 성공적인 기업체와 경영의 혁신, 모범을 논하면서, 이 책이 이야기하고 있는 전통적인 직장상과는 정반대의 논의를 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권위 의식, 차별화, 위계질서, 느슨하지 않고 철저한 규율과 매뉴얼에 의해 돌아가는 분위기 따위는 이미 낡았다는 게 저 두 권의 논지인 반면, 이 책은 저 두 책이 철저히 배격, 혹은 지양의 대상으로 삼는 것들을 예찬하고 있습니다. 과연 독자는 어느 장단에맞춰야 할까요? 개인적인 선호와 철학, 처한 환경(어느 직장에 다니는지)에 따라 결론을 달리할 일이지만, 어느 하나만을 골라 폭주하는 건 경계해야겠죠. 중용만한 답은 어느 시대에도 없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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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버려졌다 다독다독 청소년문고
마리 오드 뮈라이유 지음, 이선한 옮김 / 큰북작은북 / 201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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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만 봤을 때는, 아프리카의 기아라든가 동남아시아 최빈국에서 비참한 처지에 빠져 있는 아이들의 이야기인 줄 알았어요. "그래, 그저 고마운 줄 알고 살아야지." 옷깃을 여미고 엄숙한 마음가짐으로 자세를 바로하고 책을 펼쳤더랬습니다. 물론, 코믹하고 가벼운 표지 그림이 더 먼저 눈에 들어온 터라 이런 생각이 전혀 방해 받지 않은 건 아니었죠. 하지만, 선입견과 시각적 감각의 힘 둘 중 어느 쪽이 더 힘센 편이냐고 누가 묻는다면, 제 경우는 전자라고 별 망설임없이 답하겠습니다.


선 입견은 그저 선입견일 뿐이었고, 이런 상황에서 더 믿어야 할 건 보다 근접한 영역에서 제공하는 정보라는 점 다시 새기게 되었습니다. 코믹한 표지 그림이 암시하는 건 정말로 코믹한 컨텐츠였죠. 이 깜찍하고 작은 표지와 형식에 담긴 스토리는, 합쳐서 다섯의 배다른-나이 편차도 상당한- 남매들의 이야기입니다. 그 중 셋은 아직 나이가 어린 데다 어머니가 같습니다만, 나머지 둘은 그렇지 않습니다. 그 셋은 어느 날 갑자기 어머니를 잃습니다. 아버지는 일찌감치 그들을 버린 데다, 지금은 세상까지 등진 상태입니다. 사회 안전망이 잘 갖춰진 프랑스가 배경이니, 당국은 이 셋에 후견인 노릇을 해 줄 가까운 피붙이를 찾아 나섭니다. 아직 젊은 나이에 판사라는 중책을 맡은 여성은 수소문 끝에 두 후보자를 발견하는데, 그 둘이 바로 이 셋의 배다른 누나와 오빠입니다. 전자는 나이도 지긋한데다 재력도 충분하지만, 쌀쌀맞고 이기적인 여성이라 큰 기대를 갖기 힘듭니다. 후자는 빼어나게 잘생긴 청년(판사는 이 사실을 만난 후에야 알게 되죠- 아무리 판사라도 이성의 외모로부터 자연스럽게 받게 되는 호감을 거부하긴 힘든가 봅니다)이고 다정다감한 성격이지만, 내일을 기약할 수 없는 무자력자인데다 성적 소수자이기까지 합니다.


특 이한 운명은 그들의 외적 환경뿐 아니라, 세 아이가 타고난 내적 자질과 외모에서까지 뚜렷한 궤도를 예정합니다. 아이 중 맏이는 영재소년입니다. 중학교 저학년인데도 고3 졸업 자격 시험(번역서에는 안 나오지만 우리가 아는 바카로레아겠죠?)을 준비하는데, 그나마 고득점이 기대되어 다니는 학교의 교장 선생님 이하 모든 직원의 관심의 초점입니다. 다만 그 생긴 모습이.... 미소년을 기대했던 판사를 거침없이 실망시키는 수준입니다(일는 독자도 몰랐는데, 판사의 그런 심경이 드러나는 대목에서 같이 비로소 눈치를 채게 되죠). 둘째는 여자아이인데, 공부를 꽤나 잘하지만 더 커서 오빠처럼 빼어난 모습을 보일지는 아직 모르겠습니다, 생긴 모습은 그저 키만 껑충 클 뿐, 보는 사람을 서운하게 하는 수준이죠. 막내는 완전 바비인형인가 봅니다. 보는 사람 모두를 홀딱 반하게 할 귀요미임이 강하게 암시됩니다.


이 쯤 되면 그저 즐겁기만 한, 미디어 소개대로 한 편의 시트콤인가 보다 생각하게 되겠죠? 그렇지만은 않습니다. 우리나라 시트콤들은 그렇지 않습니다만, 외국의 경우 그 기본 상황은 상당히 심각한 비극이나 갈등을 포태하고 있는 예가 많죠. 일단 주인공들이 처한 상황 자체는 비극적입니다. 이 웃으래야 웃을 수 없는 상황을 극복하는 과정에서 발휘하는 지혜가, 바로 웃음을 그 본질로 하는 우회적 돌파 방안입니다. 마치 얼마 전에 출간된 하지현 박사의 <에능력>에서 주장하는 바처럼, 사람의 힘으로 감당하기 힘든 일은, 웃음으로 돌아가듯 극복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라는 듯 말이죠.


아 직 제 앞가림도 못할 어린 나이에 천애고아가 되었다는 사실 자체가, 본인은 물론 지켜 보는 주변인들도 똑바로 응시할 용기가 안 생기는 곤경 중 곤경입니다. 무려 후견인으로 지목된 20대 바르 역시 마찬가집니다. 그 나이에 아직 고정된 일자리도 없고, 나아질 전망도 보이지 않습니다. 힘든 이들이 모여 사는 배경이 된 동네 거주민들 역시 마찬가집니다. 그저 우울과 절망만이 짓누르는 무거운 분위기가 되어 마땅합니다. 제목에서 괜히 독자가 무거운 인상을 받은 게 아닙니다. 물리적, 객관적 요소만 추출하면 이보다 더 암울한 스토리가 없습니다.


인 간의 위대함은 절망을 웃음으로 극복할 수도 있다는 겁니다. 꼭 그렇게 해야 한다는 게 아니라, 그럴 수도 있다는 게 신통한 존재죠. 스티븐 스필버그의 <칼라 퍼플>을 보셨나요? 이 감독의 재능은, 도저히 눈뜨고 못 지켜 볼 비극에서도 한 줄기 여유를 찾고, 유쾌함으로 반전한 후 일말의 희망을 모색한다는 데 있습니다. 이 작품 역시 마찬가집니다. 빈곤과 차별, 폭력과 자기파괴가 교차하는 비극 중에서도 인간들은 웃음을 잃지 않습니다. 그 웃음 속에는 희망이 있고, 연대가 있습니다. 무거운 주제를 이처럼 경쾌한 이야기 속에 청소년들에게도 부담이 안 되게 잘 녹여낸 작가의 솜씨가 좋습니다. 저 같으면 10대 아이들에게 자신 있게 추천해 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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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커 묵시록
최희원 지음 / 청조사 / 201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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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현대사 IT, 사회 분야에 인상 깊게 남은 사건 중 하나가 있습니다. 1994년 청와대를 사칭한 어느 해커의 대규모 사취 사건이었는데요, 그 컴퓨터 작동 실력을 높이 평가한 김우중 당시 대우그룹 회장은 이례적으로 그를 그룹에 특채하기도 했습니다. 해커라는 단어가 일반인들의 뇌리에 깊이 남은 계기라면 아마 이 때가 처음이 아니었을까 생각합니다.

많은 세월이 그 이후로 흘렀습니다. 아마 사건의 화제가 되었던 그 정상급의 해커까지는 몰라도, 당시의 그저그런 수준의 해커라면, 요즘의 일반인보다 시스템의 이해가 뒤처질지 모릅니다. 세상은 그간 단순히 양적으로만 팽창한 것이 아니라, 스마트폰으로 상징되는 새로운 세상이 환히 열어젖혀진 것만 봐도 알 수 있듯, 질적으로 진화했습니다. 요즘 세상에 해커라고 하면 아마 두 부류 중 하나일 것입니다. 그간의 모든 테크닉을 그저 평범한 걸음마 수준으로 낮춰 버리는 초 사이언 급 해커이든지, 아니면 시중에 흔하게 널린 매뉴얼 몇 권만 읽고 어설픈 영웅심리에 젖어 겁도 없이 범법을 저지르는 철부지든지.

이 책은 가공할 만한 스케일의 배경을 바탕으로, 현시대 최첨단의 전술 구사 수단이 된 각종의 전산 테크닉을 몸에 익힌 천재들, 그들 중 일부 비뚤어진 마음을 가진 인재를 이용하려는 파렴치한 부패 정치인과 악당들, 그리고 자신의 기독교 신앙에 입각하여 기술 체계와 세상의 발전상을 재해석하여, 적그리스도에 준하는 사악함으로 세상을 망치려 드는 세력을 저지하는 어느 양심적인 과학자의 이야기가 흥미진진하게 적혀 있습니다.


리 뷰가 스포일러가 되어서는 안 되기 때문에, 제가 신나게 읽은 소설의 독후감을 후기로 적을 때는 언제나 조심스러워집니다. 이 책 역시, 초반에 전개되는 살인사건들과 의문투성이의 사고가, 정확한 배경이 미궁에 싸여 있기 때문에 이야기가 재밌어지고 독자의 궁금증이 커집니다. 소설의 빼어난 점은, 우리가 미처 상상도 못할 엄청난 테크놀로지의 집적이 특정 세력의 영구 집권 음모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을 환기해 주는 것입니다. 생체칩이란 개념은 이미 사고나 생래적인 원인으로 몸이 부자연스러운 이들의 치료, 재활 수단으로 그 길이 열려 있고, 이의 활용 가능성은 어느 정도 보편적 상식이 되어 있죠. 웨어러블 컴퓨터도 최소 십 년 내에는 상용화의 단계에 진입할 것이고, 구글 글래스(안경+스마트폰)의 등장은 얼마 전 큰 뉴스가 된 적이 있습니다. 피사체가 미처 눈치를 채지 못할 만큼 교묘히 숨겨지는 도청 장치는 이미 우리 생활에 일상화되어 있습니다. 이를 어떻게 적발해 낼 것인가를 두고 경찰이 크게 고민하고 있다는 것도 뉴스에 낫었구요. 이처럼, 이 소설의 핵심을 이루는 각종 피처들은 그리 새롭거나 놀라운 수준이 아닙니다. 그러나 이 요소들을 소설 하나에 잘 버무려낸 것은 작가의 솜씨라고 생각합니다. 잘 알려지고 익숙한 사실들이지만, 그것이 (예를 들어 이 소설에서처럼) 사악한 손에 한꺼번에 장악되기라도 하면 어떤 결과가 빚어질지, 또 이 소설처럼 기발한 가상 공간, 내러티브가 창조될 수도 있는 거겠죠.


역시 소설을 이끌어가는 주인공들은, 젊고, 잘생기고, 세상에 대한 불신과 정의감으로 가득한 젊은 층입니다. 한편으로 기독교 신자가 주를 이루기도 하는데, 이는 이 소설과 소재인 게임이 <요한계시록>을 떠나 생각할 수 없는 분위기인 때문도 있습니다. 이는 아마, 이 소설을 쓴 작가의 신원이나 주변의 분위기와도 무관하지 않다는 게 제 추측입니다. 작가는 각별하게, 이 소설에 등장하는 이름들은 실제와 무관한 가상의 엔트리일 뿐이라고 밝혀 놓았습니다만, 저는 읽으면서 최소한 그 지명들은 실제의 어느어느 곳들을 연상하게 되더군요. 이 소설은 현대 한국의 수도 서울을 빼놓고는 그 묘한 분위기의 창출이 어려울 만큼, '서울스러운' 아우라가 지배하는 스토리였습니다.


한편으로 이 소설은 국제 무대를 넓게도 활용하는 글로벌 배경의 드라마이기도 합니다. 소설에 나온 대로, 아마존은 세계에서 가장 긴 (혹은 2위라고도 하지만) 강이니만큼, 남미대륙 중에서도 대서양 아닌 태평양에 면한 페루까지 그 유역이 미치는 대단한 범위입니다. 이 아마존의 오지 중에서도 가장 오지인 곳이 바로 강 목사가 선교지로 삼은 소설 속 그곳이죠. 작가가 개인적으로 잘 알고 있지 않다면 등장시키기 힘들지 않았을까 추측해 봤습니다.


소 설의 결론은 대단히 비관적입니다. 악당이야 제 갈 길(?)을 가고 맙니다만, 결국 테크놀로지는 인간을 파멸로 몰아 넣고 말 뿐이라는 것 아니겠습니까? 이것이 과학기술을 적대하는 기독교 근본주의와도 어느 정도 맞닿아 있는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여튼 다 읽고 난 후의 느낌이 왠지 뇌과학 쪽에 불편한 마음을 갖게 되는 건 어쩔 수 없더라구요. 과연 이대로 기술을 분별 없이 발전시키기만 해도 되는 건지.... 어떤 의미에서 1990년대 세계를 떠들썩하게 만들었던 테러리스트 유나바머의 입장을 정당화하는 느낌도 살짝 받았구요.


읽으면서 불편했던 건 오타의 잦은 등장이었어요.

108 고생은 세팅하느라 선배님이... → '고생은' 다음에 마침표가 찍혀야 의미가 전달됩니다. 안 그러면 선배가 고생을 세팅했다는 뜻이 되죠.
117 태호가 알려준데로 → 대로
146 일년인 된거야 → 일년이
150 매쾌한 → 매캐한
175 33을 앞뒤로 놓고 사선이라고 한 건 죽을 고비지만 → '놓고' 다음에 쉼표가 안 찍히면 무슨 말인지 알 수가 없습니다.
179 주검 → 여기서는 '시체'가 아니므로, '죽음'이 문맥상 맞다고 보입니다.
187 뭐 길래 → 띄어쓰기를 하면 안 되죠.
197 선마이크로시스템즈을 →선마이크로시스템즈를. (저도 이 글자를 치면서 '을'로 순간 오타가 났지만요)
198 소설에 → 소설의
249 운영체재 → 운영체제


이 외에도 많이 있었지만 이 정도만 적을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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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 컨피덴셜 - 전략전술의 귀재들이 전하는 비즈니스 성공술
피터 어니스트 & 메리앤 커린치 지음, 박웅희 옮김 / 들녘 / 201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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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이 <비즈니스 컨피덴셜>로 되어 있어서, 요즘 흔히 나오는 자기계발서류로 오인했습니다. 사실 그런 용도로 이 책을 골라 집어 드신 분이라면, 그런 방향으로 독해하셔도 얻는 부분이 많으리라 생각합니다.

그 러나 이 책은 그 이상의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2006년도에 로버트 데 니로가 감독을 한 영화 <굿 셰퍼드>가 있었는데요, 이 영화는 스파이 세계의 비정함을 냉소적인 필치로 그려 낸 대단한 수작이었습니다. 전직 CIA 요원이 어떤 과정으로 정보기관에 입문하여, 자신의 청춘과 정력, 영혼까지 다 바쳐 봉사한 기관으로부터 어떤 배신을 당하는지 적나라하게 보여 주는 영화였습니다.

이 책은 물론 조직으로부터 배신을 당하는 줄거리는 아닙니다. 배신은커녕, 가장 성공적인 요원이 어떻게 해서 그간 조직에서 터득한 원칙과 행동원리의 비결을, 민간 영리 조직에도 적용할 수 있을지에 대한 치열한 고민이 가득 담긴 컨텐츠였습니다. 읽는 이는 당연히 깊은 감동을 받을 수밖에 없었고요.


먼저 이 책은, 12부로 나뉘어 구성되어 있습니다. 목차를 간단히 인용해 보겠습니다.

권하는 글 - 경영 혁신을 이끈 피터의 출간을 축하하며 │ 전 CIA, FBI 국장 윌리엄 H. 웹스터
서문-어디까지가 비즈니스고 어디까지가 정보활동인가? │ 메리앤 커린치
한국어판 서문-한국 경영인들의 비즈니스 성공 전략을 위하여 │ 피터 어니스트
SECTION 1 목적이 있는 사람들: 성공의 핵심
CHAPTER ONE 정보활동과 비즈니스의 조우


CHAPTER TWO 적합한 자질은 무엇인가?

CHAPTER THREE 사명을 실현하기 위한 채용

CHAPTER FOUR 헌신적인 핵심인력의 구축

SECTION 2 정보 사이클
CHAPTER FIVE 수집 - 여러 장애요소와 수집 기법

CHAPTER SIX 수집 - 인간관계 기술

CHAPTER SEVEN 분석

CHAPTER EIGHT 전파

SECTION 3 조직 개선
CHAPTER NINE 공적 이미지


CHAPTER TEN 성공 추정

CHAPTER ELEVEN 정보로 변화에 대처하기

CHAPTER TWELVE 피해 사정



이 분야 관련 자기계발서깨나 읽은 분은 아시겠지만, 목차를 이런 식으로 구성하는 책은 별로 없습니다. 대개 비슷비슷한 항목을 나열하고 항상 옳은 것으로 이미 검증된 세부 설명을 자세히 푸는 패턴이죠. 그런데 이 책은 전혀 다른 구성 방식을 취하고 있었습니다.


특히 7,8,9과를 보면, 수집-전파- 분석의 순으로 진행하고 있습니다. 이 과정에서 다소 지루함을 느낄 수 있는 독자들을 배려하느라, 저자는 2차 대전 당시 일본군이 미국과 대치하던 중 정보전의 사례를 아주 자세하게 이야기해 주고 있습니다. 우리는 보통 일본이 태평양전쟁에서 패망한 것은 정보전에서 패착을 둔 요인이 크다며, 그 단순한 마인드를 조롱의 대상으로 삼곤 합니다. 그런데 그런 일반에 널리 퍼진 신화와는 달리, 이 책을 보면 일본군 역시 만만찮은 첩보, 역첩보 공작을 펼치곤 했다는 사실이 증거로 뒷받침되어 나오고 있습니다. 여기에서 얻는 결론은, 그런 치밀한 대응과 선제 공세를 펼쳤던 일본에게 완승을 거둔 미국은, 얼마나 치밀한 준비를 했겠냐는 것입니다.


그 이후로 60년 가까운 세월이 흘렀습니다. 전쟁이라는 극단적인 상황은 차치하고라도, 지구촌 곳곳에서 살인적인 경쟁, 아니 전쟁을 벌이고 있는 기업들의 사정은 어떠할까요? 2차 대전 당시 생사를 걸고 싸운 국가들의 긴장과 두뇌 회전 따위보다, 몇 십 배는 진화된 무기와 전술로 임하는 실정입니다. 전쟁이라는 단어는 더 이상 비유가 아니라, 사실 묘사의 키워드가 되어 버렸습니다.



정 보기관의 첩보 수집 활동과 비즈니스가 무슨 관계가 있을지에 대해 의문을 갖는 분들도 있겠지만, 이 책을 읽으시면 생각이 많이 달라질 듯도 합니다. 단 한 마디로 요약하겠습니다. 지금 경영은 바로 전쟁입니다. 전쟁에서 이기려면, 전쟁을 이기기 위한 핵심 부서였던 정보기관의 <컨피덴셜>을 참고하는 수밖에 없습니다. 이것이 바로 이 책의 핵심 가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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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쾌한 소통의 기술 - 적을 내 편으로 만드는
조너선 헤링 지음, 서종기 옮김 / 북허브 / 201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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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은 소통의 시대입니다. 아무리 빼어난 능력과 기술의 보유자라고 해도, 그 컨텐츠를 소통시키지 못하는 사람은 성공할 수가 없습니다. 구슬이 서 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라는 말도 있지만, 이 구슬을 설사 금색 찬란한 줄에 꿰어 장신구로 가꿔 낸다 해도 이를 장롱 속에 감춰 둔 채라면 아무 가치도 발하지 못합니다. 소통은 묵혀진 가치를 비로소 유툥, 교환의 상품으로 만드는 마지막 손길입니다.
그런데, 그 소통의 기술로 남을 내 편으로 포섭하는 것은 물론, 심지어 오랜 적까지 감복시켜 나의 우군으로 끌어들일 수 있다면? 이는 손자가 그의 병법서에서 말한, "싸우지 않고 전쟁에서 이기는 상지상책"이라고 평가할 만도 합니다.
적을 내 편으로 만든다, 어찌 보면 막연한 말입니다. 과연 어느 정도까지 적대하던 상대라야, 능숙한 소통으로 내 편을 만들 수 있을까요? 조너선 헤링은 그 비결을 다음과 같이 공개합니다.
첫째, 소통은 그 자체가 목적은 아니라고 이야기합니다. 이는 얼핏 듣기에 상당히 역설적입니다. 하지만 그 표현의 진의는 다음 문장을 읽어 보면 알 수 있습니다.
"레이건은 커뮤니케이션의 대가라는 평을 들었고, 국민들 사이에서는 테플론 대통령이라는 칭송과 함께 높은 인기를 누렸다. 하지만 정작 자신은 장관들의 이름도 채 기억하지 못하는 업무 소외자였다."
이 진단은, 우리가 흔히 고민하는 커뮤니케이션의 문제로 모든 것을 환원할 수는 없다는 걸 암시하고 있습니다. 능력은 있으나 타인과의 소통 능력이 떨어져서 결국 무능력자 취급을 받는 것도 억울한 일이지만, 그렇다고 해서 반대로 능력이 떨어지는 사람이 소통에만 능숙한 것도 결국엔 문제를 야기하게 마련이라는 거죠. 궁극적으로는 제 포스트에서 바른 실력을 발휘하는 것이 정도라는 설명입니다.
다음으로, 논쟁에서 이기는 방법에 대한 유용한 원칙을 자세히 풀어 주고 있습니다. 그 중  제 눈에 띈 건 입증 책임의 원리입니다.
입 증 책임은, burden of proof라고 하죠. 법학 전공자들은 학부 시절에 한두 번 들어 보았을 용어입니다. 내가 A라는 주장을 했을 때, 그 A라는 주장이 참이라는 것을 증명하는 일은, 내가 아닌 상대방에게 떠맡겨서는 안된다는 것입니다. 어떤 주장이 타당하다는 것은 그 주장을 처음으로 제기한 사람이 일단 진다는 거죠. 주장만 하고, 그것이 왜 옳으냐는 의문에 대해 묵묵부답이라면, 그건 주장하지 않은 것과 같은 결과라는 뜻입니다.
실제로 직장이나 일상에서(치열한 논쟁은 어쩌다 시비가 붙은 사람과 벌어질 수도 있죠) 말다툼이 곧잘 일어납니다만, 우리 나라의 경우 먼저 크게 소리만 지르고 뒷감당은 하지도 않은 채 그저 자기 말만 우기는 사람이 그냥 이기는 걸로 되는 일이 있습니다. 토론의 규칙이 사회의 컨센서스로 자리잡은 외국이라면 생각도 못할 일이죠. 그래서 그네들은 법적 소송을 벌여도 추태나 꼼수가 난무하는 일이 없고, 대체로 결과에 잘 승복하는지도 모릅니다. 한국인들은 그저 주관적으로 억울함이 크다고 느껴서,. 큰 소리로 우기면 다라고 생각하는 탓에, 이런 제대로된 규칙에 따른 논쟁이 이루어지지 못하는 일이 잦습니다.

이 책에서는 토론에 이기는 비책을 가르쳐 주고 있다기보다, 토론에 이기는 정석을 교과서적으로 차분히 확인해 주고 있습니다. 상당 부분은 논리학 교과서에 나오는 원칙과 세부 지침을 일상에 적용해서 알기 쉽게 풀어주는 형식입니다. 하지만 이 책들의 소중한 교훈이 실제에서 힘을 발휘하기 전에, 먼저 우리의 교육 환경이 크게 바뀌어서 정당한 승자가 승리를 거두는 풍토가 선행되어야 할 것 같습니다. 아직도 한국은 룰이 부재한 편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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