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면 날 좋아할지도 몰라 라임 향기 도서관 9
이성 지음, 김윤경 그림 / 가람어린이 / 201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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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을 향해 두근거리며 설레는 마음을 갖는다는 건, 어렸을 때, 그리고 젊었을 때만 갖는 특권이 아닐까 싶습니다. 그 중에서도, 성(性)에 대해 채 관념이 없을(요즘 아이들은 또 그렇지 않다고 합니다만) 초등생 시절에, 예쁘고(혹은 멋지고) 맘 착하게 생긴(공부까지 잘하면 금상첨화죠) 이성을. 때로는 간절하게 때로는 애타는 마음으로 그리던 추억은, 무엇으로도 바꿀 수 없는 소중히 새겨진 정신의 한 결입니다.

 

이름이 남자 같아서 간혹(정말 간혹만) 놀림도 당하는 준영이는, 전학을 좀 자주 다녀 친구를 오래 못 사귈 뿐 예쁘고 키 크며 마음 착한 여학생입니다. 그렇다 보니 전학 오자마자 새 학교에서 두 남자 아이에게 관심을 받게 되는데, 하나는 개구장이이자 여자애들 사이에서 악명 높은 유승민이고, 다른 한 명은 이 학교의 킹카라 할 최지훈입니다. 둘은 참 대조적인 개성을 가지고 있는데, 공부 잘하고 얼굴 새하얀 최지훈과는 모든 면에서 반대인 유승민과, 새로 전학 온 박준영은 짝이 됩니다.

 

단발머리를 한, 성질 드세고 앙칼진 강세나는, 여성만의 직감(?)으로, 자신이 평소 좋아해오던 최지훈의 관심을 이 전학생이 빨리도 독차지했다는 걸 알고 있습니다. 이런 세나의 동향에 대해, 지우와 유림이 같은 여러 친구들은 준영이에게 조심하라고 조언해 줍니다(세나는 나중에 얘들과 대판 싸우고, "마귀할멈" 소리까지 듣습니다). 워낙 매력이 많은 지훈이에게 자신 역시 마음을 빼앗겼다는 걸 준영이도 알고 있지만, 과연 이런 감정을 가져도 되는 건지, 지훈이 같이 인기 많은 애는 정작 날 좋아하지 않을 수도 있는데, 나 혼자 좋아하면 창피한 것 아닌가 하는 생각에 마음의 갈피를 못 잡습니다.

 

최지훈은 속마음을 잘 드러내지 않는 아이입니다(그래서 더 여자애들 애를 태우는 거죠). 박준영은 그런 지훈이가 의젓해 보여서 더 좋습니다. 의젓함과는 아주 거리가 먼 승민이 역시 어느 순간부터 장기인(?) "괜히 괴롭히기"를 포기하고, 짝 준영이에게 노골적으로 잘해 주려 듭니다. 착한 준영이는 그런 승민이의 마음도 잘 알기 때문에, 한편으로 미안해하고 갈등도 합니다. 준영이의 이런 행복해하면서도 갈팡질팡하는 "내 마음 나도 몰라"가, 이 성 작가님의 섬세한 필치로 곳곳에 잘 표현되어 있습니다.

 

저는 준영이 엄마와 아빠의 성격이 마음에 들고 재미있게 여겨졌어요. 준영이 엄마는 좋은 분이고 유머도 많지만, 가끔 해야 할 일을 잘 잊어버리는 등 그리 야무진 스타일은 아닌가 봅니다. 오죽하면 준영이에게, 시장 가기 전에 메모 좀 해서 가라는 말을 다 듣겠습니까. 목소리가 하이 소프라노이시라고 묘사되는데, 제 경험상 이런 아주머니들이 보면 꼭 이처럼 느슨한 면이 있으시더라구요. 부인처럼 준영이 아빠도 참 성격 좋으신 분입니다. 직장 문제 때문에 자주 전학을 시켜야 해서 항상 준영이에게 미안한 마음이었던 아빠는, 그나마 격무에 시달리다 보니 딸 얼굴도 자주 못 봅니다. 이런 남편에게 준영이 엄마는, 다림질한 와이셔츠를 제때 준비 못하는 등 특유의 덜 야무진 모습을 또 보입니다. 그러나 두분은 초딩 시절부터 장기 연애(?)를 해 온 닭살 커플답게, 사이가 너무도 좋습니다. 그런가 하면 딸한테 서로 잘보이려고 상대의 약점, 비리(!)를 고자질(?)하는 등, 행복한 가정의 전형적인 모습을 징글징글하게 노출하고 있어요.

 

약간 스포일러가 되기 때문에 자세히는 이야기할 수 없지만, 준영이네의 이런 행볷한 모습이 상세히 나오는 건 이유가 있습니다. 요즘은 서구의 영향을 받은 탓인지 그리 드문 양상도 아니지만, 한부모 가정, 재결합 가정 등 자라는 아이가 스트레스깨나 받을 만한 환경이 주위에도 제법 많이 보입니다. 어쩌면 준영이가 나이와 달리 의젓하고 어른스러운 모습을 보인 건 다른 이유도 있었구나, 독자는 책을 읽어 나가며 생각하게도 됩니다.

 

이성 작가님 특유의 재미있는 표현이 많이 나옵니다. "통통 정육점에는 통통통 뛰어서 가야 하나?" "준영이 너는 돼지고기 사라갔다가 돼지를 잡아서 오는 거니?" "삼각 팬티, 아니 삼각 관계래요~." 등등. 그런가 하면, "지금 맞선 보냐?" ,"너희들 당장 그만 두지 못해?" 같은 말은, 과연 아이들이 그런 말을 쓸까 싶어 좀 어색하기도 했네요. 아무리 아동 문학 장르의 컨벤션을 감안해도 말이죠.

 

초등학교 시절이 눈에 선하게 기억나는 장면 묘사가 언제나처럼 좋았습니다. 초등학생 시절밖에 할 수 없는 "스포츠"인 피구를 하는 아이들의 모습은, 예나 지금이나 다른 게 없는 것도 있구나 하는 생각에, 책장을 넘기다 말고 한동안 생각에 잠기게 하더군요. 준영이 같이 여리여리한 여자아이나, 승민이 같이 운동 신경 좋은 남자아이가 함께 어울려 할 수 있는 운동은 피구하고 발야구 뿐이죠. 중학생만 되어도 남자 아이들의 완력이 너무도 비약적으로 발전하기 때문에, 같은 남자애들끼리라도 안전 사고에 주의해야 할 상황이 벌어지곤 하죠. 다시 돌아갈 수 없는 정겨운 그 시절을 달콤쌉싸름하게 떠올리게 해 주는, 김윤경 선생님의 유머러스하고 따스한 그림이 돋보이는 좋은 책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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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 백과사전 - 고대부터 인간 세계에 머물렀던 2,800여 신들 보누스 백과사전 시리즈
마이클 조던 지음, 강창헌 옮김 / 보누스 / 201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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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신 백과사전"이란 시작부터 모순과 난점을 포함하는 기획일지도 모르겠습니다. OO 백과사전이란 개념이 성립하려면, 먼저 그 OO이 무엇인지에 대한 개념적 합의부터 이뤄지거나, 최소한 집필자가 자신의 책에서 그 개념의 외연과 내포가 각각 어디부터 어디까지를 의미하는지 분명한 범위를 정해 줘야 합니다.

 

하지만 제가 이 책(특히 서문)을 꼼꼼히 읽어 봐도, 이 "백과사전"이 주제로 삼고 있는 "신"의 의미가 무엇인지, 분명히 제시한 대목은 찾기 힘들었습니다. 톨스토이의 어느 작품에 나오는 말처럼, "어디인지도 모르는 곳에 가서 무엇인지도 모르는 것을 구해 오라"는 식의, 집필자이건 독자에게건 너무도 어렵고 대담한 작업을, 이 책(상당히 두껍지만, 시도하려는 목적의 난이도에 비하면 이 정도 불륨도 그리 넉넉해 보이지는 않네요)은 다소 무모하리만큼 론칭하고 있는 인상입니다.

 

본문을 보면, 나르키소스, 보디사트바(보살님), 여동빈(도교의 신선) 등의 항목도 나와 있습니다. 우리 개념으로는 이들은 신이 아닙니다. 그렇다고, 서양식 사고와 종교 관념의 그 어떤 입장에서 이들을 이 "백과사전" 항목에 넣었는지도 그리 명확하게 설명되거나, 암묵적으로 전제되어 있지 않습니다.

 

하지만, 어떤 스킴 상의 엄정성이 부족하다거나, 논리적, 혹은 구조적으로 빈약한 토대 위에 서 있다거나 하는 이유로(아니면, 요즘 흔하게도 거론되는 인문적 고민의 빈곤 따위로 딴지를 걸 수도 있습니다), 이 책을 비난하거나, 혹은 시선도 주지 않고 경멸할 독자는 그리 많지 않아 보입니다. 왜냐 하면, 책이 너무 재미있기 때문이죠.

 

그림이나 시각적으로 이해를 도와 줄 자료가 없다는 건 아쉬움입니다. 그러나 이 책은, 신적 존재라고 생각되는 다양한 상상 속의, 혹은 종교상의 엔트리들을, 교집합이 아닌  최대 영역 포괄의 합집합으로 포함하고 있습니다. 아무리 그래도, 그리스 신화 안에서조차 신의 위상이 아닌 여러 캐릭터들을 "하급 신"이란 모호한 범주로 포섭한 건 얼핏 보아 고개가 갸웃거려집니다.

 

다시, 하지만, 상관 없습니다. 뭐 어떻습니까. 인간성을 초월한 존재, 널리 신성을 지닌다고 인정되는 존재, 우리 인간의 상상력과 종교적 심성을 오래 동안 사로잡아 온, 우리가 그들의 피조물인지, 반대로 그들이 우리의 피조물인지 헷갈리는 그 숱한 정령과도 같은 존재들을, 이처럼 "통통한" 책 한 권에 놓고 알파벳(이 한국어판에서는 가나다) 순으로 정렬시켜 보는 것도, 필멸이어서 슬프고 반(反)불멸이도록 발칙한 우리 인간들만의 특권이 아닐까 합니다.

 

가장 배타적이요 타의 인정을 강하게 거부할 것 같은(그래서 다른 "신"들과 함께 이 책에 실리는 걸 매우 싫어했을 것 같은) 야웨("야훼" 항목은 여길 다시 참조하게 합니다). "알라"보다는 길지만, 다소 짧고 싱거운 설명입니다. "알라"는 이 존재가 이스람 세계에 알려진 이름이라고 설명되는데, 두 분(?) 다 서로 불쾌해할 만한 언급입니다. "나는 나로다." "야, 네가 나였어?"

 

중동에 야웨, 알라가 있다면, 우리 동양에는 옥황상제가 있고, 이 항목이 실제로 나옵니다. 인도의 창조신 브라마는. 거의 한 페이지가 넘어가는 분량입니다. 이 책에서 가장 자세히 설명된 신 중 하나입니다.

 

별의 신 부다(Budha)도 있고, 우리가 부처님으로 아는 붓다(Buddha)도 있습니다. 역시 약간 실망스럽게도, 설명은 길지 않습니다. 아마도 "신"적 의미에서의 붓다에 대해서는 할 말이 그리 많지 않은지도 모르겠습니다. 부처님을 믿는 분들도, 그분이 신이라서 믿는 동기는 아니라고 봐야 하니까요. 같은 "종교"라는 카테고리에 속하지만,  동과 서가 갖는 종교 관념, 혹은 신에 대한 개념은 서로 이만큼이나 큰 차이가 나는 것 아닐까 생각도 해 보았습니다.

 

기독교에서 삼위일체 교리에 의해 분명한 "신"으로 여겨지는 "예수"는, 이 책에 나오지 않습니다. 이런 태도는 저자가 "신"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갖고 이 책을 편집했는지 어느 정도 짐작을 가능케 합니다. 마호멧은 이슬람에서도 그저 "예언자"일 뿐이므로 당연 엔트리 제외입니다.

 

일본의 신도에서 언급하는 신, 그리고 건국 신화에서 언급하는 신은 참 여럿이 나옵니다. 천조대신(아마테라스 오미카미)뿐 아니라, 부엌의 신, 목수들의 신 등 전통 관념과 설화에 등장하는 존재가 거의 뻐짐 없이 나옵니다. 일본의 신화 모티브가 이처럼 풍성했나 하는 생각이 들곤 했습니다. 한국의 환웅이나 단군 왕검은 나오지 않습니다. 이 책의 성격을 감안하면 자격이 아주 없는 것도 아닌데, 다만 지명도가 좀 떨어지는 탓이 아니었을까 생각합니다. 중국의 삼황 오제는 물론 빠질 수 없었겠죠.

 

특히 미네르바의 어원, 기원을 설명한 부분이 좋았습니다. 처음에는 아테나와는 별개의 존재였다가, 우수한 이웃 문명의 영향을 받고 자신들의 관념을 통합, 혹은 대체시킨 결과라는 사실을 지적합니다. 왜 Venus가 본성에 반하게 남성형인지도 이 관점에서 시사 받는 바 있습니다.

 

저자는 특히 이쪽의 전공자가 아니었을까 싶게, 이 책은 이집트와 메소포타미아의 각종 신화에 등장하는 신, 혹은 신적 존재들을 잘 정리하고 있습니다. 다소 소략해서 아쉽지만 페르시아의 아후라마즈다 역시 빠질 수 없습니다. 아리만은 이 책의 자매편인 <악마 백과사전>에 나오지 않을까 싶었는데, 이 책에서 바로 다루더군요.

 

백과사전이라는 타이틀을 달고 있다고 해서 주눅 들거나, 정말 참조용(레퍼런스)로만 쓸 필요는 없습니다. 그냥 재미삼아 아무데나 펴서 읽어 나가도 됩니다. 미미르 등 북유럽 신화에 등장하는 존재도 거의 빠짐 없이 다루고 있으므로, 판타지 소설 애독자에게 필요한 책 아닐까 싶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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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이저가 빌리를 만났을 때 - 자폐증 아이와 길고양이의 특별한 우정
루이스 부스 지음, 김혜원 옮김 / 영림카디널 / 201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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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크리스 부스, 그리고 루이스 부스는 특별한 데 없는, 평균적인 소시민으로서의 삶을 사는 영국인 부부였습니다. 이 두 분에게 특별한 데가 혹시 있다면, 그것은 서로가 서로를 끔찍히도 사랑한다는 사실이었습니다. 부부가 서로를 넘치도록 사랑하는 게 그다지 당연하게만은 여겨지지 않는, 참 묘한 세상에 살고 있는 우리이기에, 겉보기에 평범해 보이는 이 부부는 , 그 사실 하나만으로 세상에서 가장 특별한 사람들 중 한 쌍이었던 셈이었어요.

그러한 사랑의 결실로, 부인 루이스는 어느 날, 한 남자의 아내가 접할 수 있는 가장 기쁜 소식을 듣게 됩니다. 첫아이의 임신 소식이고, 뱃속의 아이는 아들인 것으로 추측됩니다.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여인, 남편의 사랑을 듬뿍 받아 온 아내였고, 첫 아이를 출산한 후 세상 어느 어머니가 다 그러하듯, 자신이 낳은 아이를 품에 안고 최상의 행복을 누릴 기대에만 부풀어 있던 루이스. 그런데 왠지 상황이 심상치 않습니다. 달이 차서 산부인과에 입원했지만, 난산도 그런 난산이 없는 것입니다. 사흘이 되어도 쉽게 정상적인 출산(자연 분만)에의 가망이 보이지 않자, 의료진은 루이스에 대해 전신 마취 끝에 제왕절개 시술 쪽으로 결단을 내립니다.

루이스는 기진맥진, 출산 후에도 하루 정도 정신을 차리질 못합니다. 기억과 주변의 증언에 의하면, 마구 웃으며 엉뚱한 말도 했다고 합니다. 갓 세상에 나온 아이는 이 때문에, 엄마가 아닌 간호사의 품에 안겨 며칠을 보내야 했습니다. 루이스가 기력을 회복하고 정상적인 심리를 회복하고 보니, 이번에는 아이가 뭔가 예사롭지 않은 모습을 보이는 것입니다.

갓 태어난 아이가 울어대는 건, 정도의 차이는 있어도 당연한 모습이긴 합니다. 그런데 루이스와 남편 크리스 사이에서 난 이 아이(4kg가 넘엇다고 하니 대단한 우량아였죠)는, 그냥 우는 게 아니라 고통 때문에, 불안한 마음 때문에 거의 울부짖는 듯한 모습이었다고 합니다. 엄마가 안아 줘도, 혹은 혼자서 실컷 울다 지쳐서라도, 아이는 울음을 그치는 게 보통인데, 이 아이는 도통 울음, 그것도 아주 성난 듯한 울음을, 그칠 생각을 하지 않더라는 것입니다.

아직 젊은 나이인데다 경험도 없고, 주위의 의료진이나 시부모님, 친정 부모님 등도 적절한 도움을 줄 수 없었으니, 루이스가 얼마나 불안해했을지는 짐작이 갑니다. 우리는 모든 어머니들이, 처음부터 어머니로 태어난 양 아이를 능숙하게 돌보는 줄만 알지만, 사실은 많은 초보 엄마들이, 다양한 이유에서 그리 매끄러운 육아를 행하지 못합니다. 하물며 루이스처럼 특수한 아이를 맞은 엄마는 말할 것도 없이, 큰 패닉에 빠지게 되죠.

하지만 루이스 부스라는 이 여인, 어머니, 아내의 위대함은 여기서부터 시작하게 됩니다. 그녀는 부족한 대로 자신의 힘과 의지, 지력을 총동원하여, 대체 엄마와 친해지려 들지 않고 이처럼 무서워하는(혹은, 그렇게 보이는) 아이의 증상을 먼저 알아 보려 합니다. 아이는, 우리가 흔히 자폐증이라고 알고 있는 정신적 특질을 안고 태어났고, 이 병을 가진 아이가 흔히 그러하듯, 주위 환경에 전혀 적응할 줄을 모르고, 자신의 불안과 두려움, 감정의 격동에만 사로잡혀 있다는 걸, 엄마 루이스는 알게 되었습니다.

루이스가 절망한 건 아이가 장애아라서만은 아닙니다. 내가 내 속으로 낳은 이 아이를 그리 사랑하지 않는 게 아닌가, 결국 엄마로서 자격이 부족한 것 아닌가, 그렇다면 그런 엄마에게서 태어난 이 아이는 어떻게 되는 것인가. 여기까지 생각이 미치자 그녀는 너무도 무서워집니다. 그러나 그녀는, 두려움에 매몰되지 않고, 아이를 위해, 그리고 자신의 인간적인 책무와 그를 통한 존엄을 회복하기 위해, 이 시련에 당당히 맞서고자 합니다.

엄마라고 해서 아이를 당연히 사랑하는 것만은 아닙니다. 아무리 충실한 엄마라고 해도, 몇몇 순간에서는 지고지순의 모성애를 높치는 때도 있습니다. 제가 얼마 전에 읽은 <잘못은 우리 별에 있어>에서는, 헤이즐이 극심한 고통(폐암)을 겪을 때, 그 어머니가 이런 대사를 하는 게 나옵니다. "여보, 난 이제 어머니 노릇을 더 이상 못할 것 같아요." 모성애가 위대한 것은, 이런 지극히 인간적인 존재로부터, 가장 신적인 존엄이 도출된다는 점입니다. 평범한 이들이 위대한 일을 하는 게 대단한 것이지, 처음부터 대단한 사람이 그 가치를 발하는 건 사실 칭찬할 일이 못 됩니다. 여성이 위대한 건, 바로 어머니가 됨과 동시에 전과는 완전히 다른, 세상에서 가장 위대한 존재로 탈바꿈한다는 데에 있습니다.

아 이 프레이저는 어느덧 몸이 훌쩍 자랍니다. 겉으로 봐서는 아역 탤런트를 해도 될 만큼 사랑스러운 외모입니다. 그런데 말만 몇 마디 나눠 보려 하면, 아이는 이상 반응, 부적응 행태를 보인 후, 자기만의 세계로 빠져드는 것입니다. 머리 속에 어떤 명철한 사고와 숭고한 감정이 오가는지는 모르지만, 프레이저를 지켜 보는 제 3자는 "아이가 좀 부족하군." 같은 판단을 쉬이 내릴 만큼 표현과 말이 어눌하기 짝이 없습니다. 게다가 프레이저는 근육 발달 장애로 잘 걷거나 서지를 못합니다.

기적은 의외로 가까운 곳에서 찾아 왔습니다. 부스 부부는 신혼 시절부터 좀 이상한 고양이(먹고 자는 것 말고는 아무 것도 하지 않는)를 길러 왔는데, 부모님과도 잘 소통하려 들지 않는 프레이저가 유독 이 고양이와는 친해지려 들더라는 거죠. 다만 이 고양이 녀석이 나이도 많은 데가 성격이 비협조적이어서, 프레이저를 멀리하고, 따라서 프레이저를 도와 줄 유익한 기회를 살리질 못합니다. 루이스와 크리스 부부는, 우연히 고양이(임대 주택에서 유기된) 입양에 관한 소식을 듣고 관계자와 의사 타진을 하기에 이릅니다. 프레이저는 신통하게, 누가 봐도 닮아 보이는 두 고양이 빌리와 베어를, 실물이 아닌 사진만 보고도 귀신 같이 구별해 냅니다. 부부는 이에 큰 희망을 갖고, 두 고양이 중 빌리를 입양하기에 이릅니다.

기적은 여기서부터 시작합니다. 빌리와 프레이저는, 종(種)이 다른 두 영혼이 어떻게 이처럼 친밀하게 교감할 수 있을까 싶은 경탄을 자아내며, 둘도 없는 친한 사이로 발전합니다. 프레이저는 본디 고양이라는 동물 전체에 애정을 가지고 있었지만, 이번에는 이 빌리라는 애가 (고양이의 통성에 반하게도) 프레이저라는 아이한테 각별한 관심을 보인 덕에, 프레이저는 본격적으로 나 아닌 다른 존재와 소통이란 걸 하게 됩니다. 소통이란 첫 걸음이 힘들 뿐, 한번 물꼬가 트이고 나면 다음 단계는 그리 어려운 게 아닐 수 있습니다.

고양이를 좋아하시는 분들은 이 책에서 묘사된 빌리의 일거수일투족에 열광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저는, 빌리를 어둠에서 구해 낸 건, 고양이 빌리 외에도, 빌리를 만나기까지 아무와도 교감을 나누지 않던 프레이저를 잘  다독이고 극한 상태에 빠지지 않게 도와 준 여러 은인들의 기여를 빼 놓아서는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예컨대 간호사 헬렌은, 제 개인적 판단으로는, 부모님을 제외하고는 프레이저에게 가장 고마운 봉사를 해 준 사람입니다. 세상에는 제 직분을 그저 건성건성, 시간만 때우고 급여만 챙기는 자가 있는가 하면, 직업의 본분에 충실하여 인간으로서 발휘 가능한 최상의 존엄을 실현하는 위대한 이도 있습니다.

과연 생명체에는, 종을 초월하여 오가는 어떤 공통된 영혼의 교류가 존재하는 것인가. 자폐아에 아무 관심도 주지 않고, 한 영혼이 온전한 성장을 하건 말건 방관하는 인간이란, 일개 고양이만도 못한 존재가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사랑스러운 외모를 가진 아이, 그리고 귀여운 생김 못지 않게 그 마음이 참 예쁜 고양이 빌리를 보며, 약하고 가냘픈 존재가 서로를 돕고 보완해 가며 이 거친 생존의 장을 헤쳐 나가는 모습, 인간과 자연의 섭리에 대해 다시 한번 깊은 성찰을 하게 되는 계기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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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더에게 길을 묻다 - 실전 사례에서 배우는 리더십 원리
송동근 지음 / 정민미디어 / 201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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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표지에 영어 제목으로 "LEADERS ENQUIRED"라고 되어 있습니다. "WE ASKS THE LEADERS.... " 정도로 바꿔 쓸 수 있습니다. 우리가 잘 모르겠으니, 리더들에게 물어야 궁금증과 불안이 가십니다. 그러나 이 책은, 질문과 그에 대한 해명을 같이 짚어 나가면서, "고민하는 당신이 결국 리더이며, 모두가 리더가 될 때 진짜 문제가 해결된다."는 결론으로 결국 닫고 있습니다. 저자의 많은 고민, 그 자취가 녹아 있는 책이었습니다.

 

아무리 작은 조직이라고 해도, 또 제법 규모가 큰 조직이라고 해도, 특별한 리더십 없이 잘 돌아가는 때도 있습니다. 얼핏 사소해 보이는 작은 사건이나 움직임이, 엄청난 파급 효과를 낼 수 있다는 진단이 있습니다. 리더는 이처럼, 별 것 아니어 보이는 징조로 미래의 양상을 짚을 줄 알아야 합니다. 그리 유능하지 못한 리더는 조직원을 탓하기 일쑤입니다. 그러나 사려 깊은 리더는, 먼저 자신을 돌아봅니다. 조작은 결국 리더의 attitude에 의해 건강성과 미래에의 생존 능력이 결정되겠습니다. 어찌 보면 그 유명한 JFK의 명언과 방향이 정반대입니다. "조직성원들에게 조직을 위해 무엇을 했냐고 묻질 말고...."

 

진정한 지도자의 자질은 처음부터 정해지는 걸까요. 아니면 후천적인 노력에 의해 향상의 여지가 있는 것일까요. 그에 대한 답을, 저자는 "왜 훌륭한 스타플레이어가 훌륭한 감독까지 되지는 못하는가?"에 대한 설명을 통해 간접적으로 내리려고 합니다. 마라도나와 히딩크는, 선수와 감독으로서의 경력이 서로 선명한 대조를 이루는 경우입니다. 우리는 이들 중, 과연 누구를 더 성공한 인생으로 평가할 수 있을까요? 이번에 독일 국가대표팀을 피파월드컵 우승까지 이끈 요아힘 뢰브는, 차 감독이 술회하듯 "자신의 백업 선수에 불과했던" 선수로서의 존재감은 거의 없던 분이었습니다. 그러나 그는 조직에 문제가 생기면 아랫사람을 탓하기보다, 먼저 자신의 문제를 짚을 줄 아는 리더가 될 줄 알았고, 그 결과는 이처럼이나 찬연한 업적으로 돌아왔습니다.

 

이 책은 구체적인 에피소드가 기대보다 많았습니다. 잘 알려진 위인이나 기업의 사례보다, 저자분께서 현장에서 직접 겪은 일화 같은 게 많이 소개되어 있더군요. "이 사람아, 절이 싫으면 중이 떠나야지 어쩌겠나?(p21)" 같은 건, 비록 길이가 짧지만 반전이 많은, 우리 나라 직장 현장에서 아주 실감 나게 겪곤 하는 전형적 사례입니다. 이런 책을 쓰는 저자분은, 만약 기업 실무에서 잔뼈가 굵은 분(학자, 교수 출신이 아닌)이라면, 대개 엄한 리더형이거나, 면도날 하나 들어갈 구석도 없는 깐깐한 리더형이 많습니다. 그런데 이 책 곳곳에서 소개된 (아마도 저자분의 경험담일 것 같은) 에피소드들은, 뭔가 빈 구석이 있으면서도 팀원의 입장을 존중해 주는 넉넉한 마음의 팀장, 관리자의 이야기가 많았습니다. 저자 자신이 "자신에게는 엄격하고 부하에게는 너그러운" 리더상을 지지하는 분이어서인지, 읽는 독자에게 대단히 편안하게 와 닿는 내용이었습니다.

 

그러나 온화한 서술의 분위기와는 달리, 내용은 대단히 절박합니다. 현장에서 무수히 많은 위기와 도전을 겪은 분답게, 마음가짐을 느슨히할 수 없는 긴급한 메시지도 가득 담겨 있습니다. 조직이 만약 타성에 젖어 있으면, 고의로 위기를 유발해서라도 분위기를 다잡으라는 주문도 있습니다. 주로 일본의 사례를 예로 들고 논증을 시도합니다. 그러나 이런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리더는 부하의 기를 죽이는 역할(요즘 리즈 와이즈먼 때문에 유명해진 신조어로는 "디미니셔"라고 하죠)보다는, 오히려 기를 살리고 활력을 불어넣는 기능을 맡아야 한다고 합니다. 저자의 리더상이 어느 방향을 향하고 있는지 짐작이 가능한 대목입니다.

 

흐르지 않는 물은 썩게 마련입니다. 저자는 타성에 젖은 조직을 "인화"라는 명목으로 오래 방치하는 리더는 무능하다고 말합니다. 그러나 반대로, 내부 경쟁을 지나친 강도로 유발해서, 오히려 팀웍을 해치게 되는 결과 역시 막아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저자는 책 전체를 통틀어, "나는 양 극단 사이를 부지런히 오가다가, 어느 새 요령을 익히게 된 노력형 리더였다"는 회고를 자주 꺼냅니다. 결국 실전에서는 균형 감각, 중용의 미덕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잘 지적하고 있습니다.

 

이 책에 나온 붉은 활자, 푸른 색상으로 강조, 표시된 내용은, 사회 생활을 아직 하지 않은 독자에게는 두서 없고 요점이 잡히지 않은 이야기쯤으로 느껴질 수 있습니다. 그런데 회사에 몸 담고 겪어 본 이들에게는, "이거 완전 내 이야기, 혹은 내 주변의 이야기군." 같은 느낌이 팍팍 올 것입니다. 한국의 직장 생활이란, 이처럼 밑도끝도 없고, 정확한 예측도 불가능하고, 새옹지마라는 말처럼 변전이 무쌍합니다. 그래서 외골수 스타일은 생존이 어렵고, A와 B 사이에서 균형 잘 잡고 아집에 사로잡히지 않는 이가 성공하게 되어 있습니다. 이 와중에서도 잊지 말아야 할 건, 전문성이 부족하면 무조건 지적 받고, 아래에서 가벼이 보고 위로부터 박살 난다는 사실입니다. 늦은 나이에 전혀 기존 경력 무관한 부서로 발령이 나서, 자기 딴에는 기 안 죽으려고 "새로운 일이라서 재미있네?" 같은 기만적 반응도 보이다가, 결국 효용가치가 다했음을 확인한 회사로부터 잘리는 처지. 자신만 모르고 윗선 아랫사람 다 눈치 까고 있던 결과입니다. 이런 처량한 모습이 안 되려면, 자기에게 엄격하고 부단한 계발에 애써야 한다는 게 결론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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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상사 사용법 - 상사의 마음을 읽으면 출근이 즐겁다
리처드 마운 지음, 김지원 옮김 / 비전비엔피(비전코리아,애플북스) / 2014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사람은 사회적 동물인 이상, 직장을 가지고 조직의 일원으로 경제 활동을 영위하는 게 정상입니다. 회사는, 사회라는 거친 정글과 맞대면을 할 수 없는 개인을 보호해 주는 최소한의 바람막이입니다(자영업이라는 수단을 택해 직접 사회라는 해역을 헤쳐 나가는 이들은, 그만큼 더 큰 위험에 노출되었다고 해야겠죠). 그런데 문제는, 이 고마운 회사라는 틀 안에서, 성질 나쁜 상사와 시기심 가득한 동료들, 이들과 끊임 없이 마찰을 빚는 나의 피곤한 모습을, 출근, 그리고 퇴근할 때마다 곱씹게 된다는 점입니다. 이런 조직 내 대인관계 때문에 오는 스트레스가, 회사 고마운 줄 까맣게 잊게 만든다는 바로 그 점이 문제입니다.

 

그 중에서도 특히 상사와의 원만한 관계 형성은, 대부분의 직장인들에게 더 절실하고 더 심각한 문제로 다가옵니다. 부하의 입장에서, 까다로운 상사, 가학적인 상사, 나한테만 못되게 구는 상사 아닌 상사는 발견하기 힘들죠. 어쩌면 모든 상사가, 상사라는 체면과 위신을 유지하기 위해, 위악(僞惡)적인 모습을 애써서 유지하는 지도 모릅니다. 그렇다고는 해도, 당장 내가 그로부터 받는 스트레스는, 어떻게 해결해야 할지가 또 문제네요.

 

"린 씽킹"은 슬림하고 agile한 조직을 지향하는 경영혁신론입니다. 저자로서, 그리고 컨설턴트로서 리처드 마운은 이 "린 씽킹"을 신조로 가지는 쪽입니다. 이 책에서 그는 이런 경영상의 전제를 출발점으로 해서, 부하직원은 상사의 특성(강점, 약점)을 정확히 파악해서, 그가 나에게 줄 수 있는 기회, 그가 나에게 끼칠 수 있는 위협 요인을 미리 가늠한 후, 상사를 중심 축으로 한 환경의 변화에 최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방법론을 자세히 가르치고 있습니다. 결국, "상사"는 하나의 핑계이자 도구에 불과할 뿐, 책이 진짜 이야기하고자 하는 건 "직장이란 작은 정글에서 성공적으로 살아 남아, 사회라는 큰 정글에서 잘 먹고 잘 살기" 정도로 요약이 가능합니다.

 

장황하고 방대한 내용이 담겼다기보다, 이름난 강사이기도 한 저자의 재미있는 내러티브가 독자를 웃기기도 하고, 요리조리 잘 리드해 나간다는 인상을 받습니다. 한국어 번역자도 "울트라킹왕짱" 같은 시쳇말을 구석구석 넣으면서, 저자가 주장하고 풀어내는 이야기의 분위기를 잘 살리려 애쓰고 있습니다(독자에 따라서는 약간 경망하다는 인상을 받을 수도 있습니다). "불이 났을 때 살기 위해, 가장 아끼던 물건이자 고가품인 그랜드피아노를 짊어지고 대피할 것인가? 생존을 위해서는 최소의 키트만 챙겨야 한다!" 이것이 저자가 바라보는, 당신이 회사에서 처한 상황 인식 출발점입니다.

 

이 책의 핵심은 상사 유형 분류론입니다. 우리 나라에서도 직장인들 사이에서 여러 가지 타입 구분이 인기를 끌며 입에 오르내린 적이 있는데, 저자의 시도 역시 대단히 재미있습니다. 아래 뒤표지의 사진을 보십시오.

 

그리고 저자는, 자신이 직접 겪거나 지인이 겪은 상사와의 경험담을, 이 4가지 유형 속에 넣어 재미있게, 우습게 이야기해 주기도 합니다. 어느 부하직원에게나 열심히 씹혀야 하는 게 그들의 운명이기라도 한지, 또 서로 전혀 모를 그들끼리 이상할 만큼 서로 닮아 있는 게 차라리 사회의 법칙이기라도 한지, 읽다 보면 완전 내 얘기다 싶은 분들이 많이 나올 것 같습니다. 제가 하나 느낀 건, 저자는 이 대목에서 정밀하게 유형 분류를 시도했다기보다, 독자의 카타르시스를 위해 해학적인 묘사를 하고, 이를 통해 독자의 공감을 유도한 것 아니었을까 하는 점입니다. 재미는 있는데, 왠지 저는 악어형과 사자형이(저자에 따르면 차이는 비호전적이냐 호전적이냐에 있다는데요) 잘 구별이 되지 않았습니다. 선하게 보이지만 "고자질" 등으로 나에게 적잖은 위험을 주는 미어캣 형은 그나마 확실하게 모습이 그려지지만, 저자가 예를 들고 있는 실화에서는 정작 4분류론이 분석적으로 잘 통하는 것 같지는 않았어요.

 

하지만 재미는 있습니다. 그리고 각 유형에 따른 대처 방법도, 어느 정도는 우리들이 실전에서 이미 채용하고 있는 터라, 공감도 많이 갔습니다. 중요한 건, 상사, 혹은 상사로 대변, 대표되는 조직에, 긍정적이고 능동적인 태도로 적응은 하되, 조직에 전적으로 매몰되는 식으로 나를 희생해서는 안 된다는 것입니다. 바로 이것이, 똘똘하게 환경에 적응해야 하는 "진화하는 나(저자는 "진화"에 독특한 의미를 이 책 내내 부여하고 있습니다)"의 참된 의미입니다. 인생이란 결코 따분한 게 아닌데, 바로 이처럼 매순간이 생존을 위한 게임이라는 점에서입니다. 혹 실직을 하더라도, "직업을 잃었다"처럼 자기에게 책임을 과하게 돌리는 표현을 쓰지 마십시오. 당신은 "직업을 그들에게 빼앗겼을" 뿐입니다. 이렇게 생각해야만, 어느 역경에서도 굴하지 않는 파닥파닥 뛰는 심장을, 당신은 일생을 통해 간직하고 자연이 순리에 의해 당신의 활력을 거두어 가는 그 순간까지 즐거운 생을 영위핳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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