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주일에 끝내는 시원스쿨 토익 파트 3 & 4 - 토익 LC 초단기 고득점 전략서 일주일에 끝내는 시원스쿨 토익
길지연.시원스쿨어학연구소 지음 / 시원스쿨LAB / 202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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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브 채널 "길토익TV"로 유명하신 길지연 선생님의 새 책입니다. 최근 토익 LC의 파트 3, 파트4가 부쩍 어려워졌다는 평이 많아졌습니다. 이유는 출제 유형과 경향이 바뀌었다는 한 마디로 충분하며, 수험생 입장에서는 그 변화한 방향성에 맞춰 대응을 해야만 합니다. LC에서 물론 모든 문장을 완벽하게 듣고 받아쓰기가 될 만큼 청해가 가능해져야 하는 게 맞겠습니다만, 현실적으로 많은 수험생들은 그렇게 할 수 없습니다. 그전부터 "수업 들은 효과가 확실하다"는 입소문이 자자했던 길지연쌤의 책 답게, 문장이 온전히 안 들리는 학생들도 최대한 정답을 추측할 수 있게 돕고 요령을 가르쳐 주는 부분이 탁월합니다. 학생들의 애환을 이해하고 공감하는 능력도 탁월하셔서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출판사에서 제공한 교재를 공부하고 솔직하게, 주관적으로 작성한 후기입니다) 

책은 크게 세 부분으로 나뉩니다. 3과 4의 유형을 먼저 익히고, 빈출 토픽도 익힌 후(이게 은근 중요합니다. 사람은 자기가 기 이해한 사항이 더 귀에 잘 들어오게 마련이며, 한국말이라 해도 본인이 모르는 내용이라면 그에 한해 귀가 막힌 것이나 같으니 말입니다), 특히 파트4의 지문 유형을 배우며 책을 마무리합니다. 이 지문 유형 학습 부분이 저는 특히 좋았는데, 이 책에서는 회의발췌, 연설, 관광, 방송, 공공장소 안내 등으로 세분하여 마치 실전 시험을 미리 치르게나 하는 듯 적중도 높은 지문들에다 수험생을 노출시킵니다. 이 방식이 유일한 답은 아닐지 모르겠으나 한국에서 몸에 배게 할 최상의 대응책 중 하나인 건 분명합니다. 

꼭 토익이 아니라 해도 영어에서 가장 싫어하는 게 같은 말의 반복입니다. 표현이 풍성해야 하고, 비슷한 뜻이라도 겉모습을 달리해서 구체화하는 게 으뜸가는 미덕인데(사실 고대 로마의 수사학, 혹은 당송팔대가의 모범 문장도 그 이치는 같습니다), 개편된 토익에서 이 패러프레이징된 말들을 수험생이 얼마나 정확히 이해했느냐는 중요 평가 척도로 삼고 문제를 내기 때문에, 한국의 학생들이 당황할 수 밖에 없습니다. 예를 들어 p46을 보면 페이지 하단에 패러프레이징이라고 해서, coupon- voucher, passport- driver's license 같은 걸 정리해 두었습니다. 이들 중에는 paraphrasing이라기보다 동의어, 유의어 나열에 가까운 것도 있는데, 중요한 건 이들 단어들이 서로 통함을 알고, 지문에 특정 단어가 나오면 선지 중에서도 비슷한 걸 빨리 캐치하여 당/부당을 잽싸게 가려야 한다는 점입니다. 

책에도 나오듯이 토익 LC에서 시각자료 연계 문제는 꾸준히 나오는 유형입니다. 그리고 그 난이도도 그리 높지 않은데, 많은 학생들은 그저 차트나 도표만 나오면 무슨 PSAT이나 되는 듯 지레 얼어붙습니다. p60 이하에 시각자료 연계의 다양한 유형이 분석되는데, 토익 LC에서는 이 정도만 해 둬도 충분하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책 곳곳에는 길토익TIP이라고 해서 따로 요긴한 요령을 박스로 정리해 두었는데, p71을 보면 의도 파악에 먼저 신경쓰라고 합니다. 예를 들어 confirm은 사전에 나오는 대로 "확인하다"라기보다, 이 코너(p71)에서 말하는 대로 "확인시켜주다"에 가깝습니다. 사전 풀이를 기계적으로 암기만 하는 수험생들이 언제나 부딪히는 함정이기도 하죠.      

저는 작년 7월 길지연 선생님의 실전토익 900+교재를 공부하고 리뷰를 올린 적 있습니다. 이 책은 그 교재를 꼼꼼하게 공부하고 난 학생이라면 더욱 효과가 좋을 듯합니다. 이 교재에는 챕터마다 QR코드가 찍혀 있는데, 이걸 스캔하면 바로 시원스쿨랩 사이트로 이동하여 개별 음원이 재생할 수 있게 돕습니다. 그런데 음원을 들을 수는 있지만, 이걸 소장할 수는 없습니다. 회원 가입 후 로그인 상태에서 길지연 코너의 개별 교재로 이동해서, 부록을 클릭한 후에는 비로소 다운받을 수 있습니다. 이때 모든 음원이 통으로 압축되었으므로(427Mb) 혹시 폰에 용량이 부족하다면 따로 저장장치를 마련해야 하겠습니다. 압축해제를 하면 대략 600Mb가 넘는 양이므로 꽤 큽니다. 

길지연 쌤의 정리는 실용적이면서도 이해가 빠르게 요약됩니다. 예를 들어 p137을 보면 devoted to ~ing가 나오는데, 이때 to는 부정사(infinitive)를 이끄는 게 아니라 저렇게 뒤에 명사상당어구(동명사라든가)가 따라온다는 점 분명히 밝혀 놓았습니다. 이 점을 미리 알면 같은 문장, 어구도 귀에 더 선명하게 들어옵니다. 반면 p145의 be available to do의 경우 그 실제적인 뜻(~할 시간이 되다)도 알아야 하지만 to가 부정사를 끌고 온다는 점도 알아야 하겠지요. 

정답 및 해설은 칼로 분책할 수 있고 자동분리는 안 됩니다. 길쌤 책에서 항상 느끼는 건데 해설이 자세하기도 자세하지만 눈에 잘 들어오게 편집이 성의있습니다. 이러니 공부하면서 학생들이 더 많은 편의를 얻지 않겠습니까. 1등은 뭐가 달라도 다르게 마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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앙리 뒤낭, 그가 진 십자가 - 최초 노벨 평화상 수상자의 일대기
코린 샤포니에르 지음, 이민주 옮김 / 이소노미아 / 202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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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사람 앙리 뒤낭은 국제적십자사의 창설자이며 노벨평화상 최초 수상자로도 잘 알려진 인물입니다. 사실 노벨 평화상 수상자라는 타이틀이 이분의 명예를 드높인다기보다는, 오히려 그 반대라고 하는 게 더 타당하지 않을까 하는 게 제 생각입니다. 예를 들어 레프 톨스토이는 19세기에 러시아를 넘어 전세계에 이름을 떨친 문호였는데, 이런 분이 노벨 문학상을 못 받았다는 사실이 이후 두고두고 노벨 상의 권위에 누가 되기까지 했습니다. 앙리 뒤낭은 당연히 큰 상으로 그의 업적이 기려져야 마땅한 인물이었으며, 만약 다른 이가 받기라도 했다면 노벨상은 더 늦게 그 권위가 정착되었을지도 모릅니다. 참고로 톨스토이와 앙리 뒤낭은 출생, 사거 연도까지 서로 똑같은 동시대인들입니다. 

(*출판사에서 제공한 도서를 읽고 솔직하게, 주관적으로 작성한 후기입니다) 

어린 시절 위인전기에서 공중 보건 의료 분야에 큰 업적을 남긴 사람으로 우리는 영국인인 플로렌스 나이팅게일과 이분의 생애에 대해 배웠습니다. 나이팅게일도 이분보다 여덟 살 정도 위이고 타계 연도는 이분과 같습니다. 남자애들은 적십자 설립이라는 뚜렷한 업적이 있으니 이분 편을 들고, 여자애들은 무슨 소리냐며, 크림 전쟁에서 나이팅게일의 헌신적인 활동이 유명해졌기에 적십자 설립이 더 일찍 기초를 다졌다며 옹호했습니다. 이분이나 나이팅게일이나 모두 금수저 출신이고 구태여 힘든 일을 하지 않고 일생을 보낼 수 있었던 신분이었기에 그 희생 정신과 행적이 더 주목 받는 건데, 다만 사회사업가들의 성향이 보통 그렇듯 사업에 필요한 재원을 스스로 마련하는 능력은 부족했습니다. 특히 앙리 뒤낭은 부동산 투자 실패로 인해 일생을 궁벽하게 산 것으로도 유명한데, 이 책 p96 이하에 그 자세한 과정이 나옵니다.  

저자 코린 샤포니에르부터가 스위스 제네바 사람이므로, 프랑스 본국과 알제리 식민 당국 사이의 매끄럽지 못한 일처리로 결국 토지 불하 신청이 기각되어 큰 재정적 충격을 받았던 이 시기(1850년대) 앙리 뒤낭의 상황에 대해 아주 자세한 기술을 하고 있습니다. 이때 뒤낭은 제네바에서 모친과 함께 기거하고 있었습니다. 본래 사람은 출신 성분이나 가치관이 비슷한 사람끼리 모이게 마련인데, p52를 보면 에두아르 모니에, 프레데릭 모니에 형제와 마치 유관장 3인처럼 의기투합하는 장면이 적혔습니다. 세 사람 다 프랑스 출신이고 독실한 기독교 정신으로 무장했으며 인류애 가득한 명분, 대의에 공감하는 이들이었습니다. 게다가 그들이 회합한 곳은 바로 제네바였는데, 여기는 수백 년 전 프랑스 사람 장 칼뱅이 이주해서 종교개혁의 열정을 불태우던 바로 그곳이기도 했죠. 지금도 적십자사 본부가 제네바에 있는 게 결코 우연이 아닙니다.      

2023년 4월 SG증권사태라는 게 터져 많은 한국 투자자들이 손해를 입었고 검찰이 수사에 착수하기까지 했습니다. 이 사건 때문에 소시에테제네랄이 한국에서는 이미지가 그리 좋지 못한데, 무려 135년 전인 저 앙리 뒤낭이 40대였던 시절에도 소시에테제네랄이 또 좋은 일에 협조를 안 해 줍니다(p226). 물론 제가 농담을 하는 것이며, 이 책 각주에도 나오듯이 크레디 리오네라든가 SG 같은 곳이 워낙 업력이 오래된 금융기관이다 보니 역사 곳곳에서 별의별 일들과 다 엮이는 것입니다. 확실히 뒤낭처럼 인격은 훌륭하고 사회 실정에는 어두운 위인에게는 좋지 못한 작자들이 곁에 붙어 훼방을 놓는 경향이 있습니다. 이때 프랑스는 선동정치가 루이 보나파르트가 삼촌의 위명을 빌려 제2제정을 선포하고 황제로 군림 중이었는데 워낙 그릇이 작은 작자였다 보니 뒤낭의 큰 뜻 실현에도 전혀 도움이 못 되고 있습니다. 

루이 보나파르트처럼 잔머리만 굴렸지 본질이 무능한 작자가 나라를 바른 방향으로 이끌 리 만무해서 프랑스는 우세한 국력에도 불구하고 프로이센과의 전쟁에서 기어이 패배하고, 파리에는 그 유명한 코뮌이 출현합니다. 패전에 더하여 이제 프랑스에서는 좌우 내전까지 터진 것입니다. p297을 보면 뒤낭은 동생 피에르에게 쓴 편지에서 이미 내전을 예견했다고 나옵니다. 역시 큰 인물답게 이런 정세의 대격변과 국난까지 다 내다본 것입니다. 설상가상이라고, 코뮌에서 발생한 혼란의 책임을 플라비니 백작은 뒤낭에게 돌리기까지 합니다. 뒤낭의 삶은 소인배들의 모략과 술수 때문에 몇 배는 더 힘들어졌는데 그의 평생을 두고 되풀이된 패턴입니다. 삼류 사기꾼들이 적반하장격으로 피해자에게 덤터기를 씌우는 것도 동서고금이 다르지 않습니다.  

유럽의 뜻있는 지사들이 고국으로부터 배신당할 때 항상 바다 건너에서 맞아주는 곳이 바로 런던입니다. p398을 보면 "프랑스인들의 끊임없는 박해를 피해" 1885년에 그가 찾은 도시도 런던이었습니다. 세상에, 다른 나라 사람들도 아니고 같은 프랑스인들이 그토록 그를 괴롭혔다는 게 믿어지지 않을 정도입니다. 레오니 카스트네르 부인만이 그의 곁을 지키며 도움을 주었으나 1888년 사망합니다. 이 부인도 나이팅게일처럼 뒤낭보다 여덟 살이 많았습니다. 

뒤낭이 남긴 글들, 특히 다양한 서간문들을 빠짐없이 찾아 분석하여 합리적인 맥락에 따라 재구성한, 치밀함과 열정이 배어나는 멋진 평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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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에서 살아남는 실전 추세매매기법 - 20년간 연평균 153% 수익률을 기록한 시스템
토마스 카 지음, 김태훈 옮김 / 이레미디어 / 202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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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제는 Trend Trading for a living입니다. 대체 개인투자자란, 시장의 대세에 끼칠 수 있는 영향이라는 게 지극히 미미하기 때문에, 변화무쌍하고 엄청난 불확실성에 노출된 증시에서 높은 승률을 지속한다는 게 너무도 어렵습니다. 자칭타칭 투자의 신, 고수들도 많다지만 막상 계좌를 까 보면 별 특별한 게 없을 가능성이 크죠. 사정이 이런 판에, 주식투자만으로 꾸준히 생계를 이어갈 수 있다면(make it for a living) 그건 대단한 재주입니다(무슨 대박이니 뭐니 하는 건 감히 바라지도 않고요). 전업 투자를 추세매매(trend trading)로 가능하게 만든다는 토마스 K 카 CEO의 2019년 화제작이 이레미디어에서 드디어 번역되었는데, 종래 그의 입장이라고 잘못 알려진 것들, 또 독자의 개인적인 착각이나 해로운 버릇 같은 것을 이번 독서에서 바로잡을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출판사에서 제공한 도서를 읽고 솔직하게, 주관적으로 작성한 후기입니다) 

개인적으로는 확고한 자기 프레임을 갖고 많은 섹터와 종목들을 둘러보면서 지금이 기회다 싶을 때 과감히 들어가 크게 먹은 후 미련없이 털고 나오는 스타일이 가장 멋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이 광대한 산업계에서 하루가 멀다고 튀어나오는 기술 혁신을 따라잡기도 버거운 형편에(어제는 CES에서 젠슨 황이 코스모스 패러다임이란 걸 발표했죠), 내 인사이트가 최고라면서 내 생각 안에만 머물 수는 없습니다. p74를 보면 저자는 "애널리스트들의 추정치, 가이던스의 변화, EPS 서프라이즈 등을 계속 관찰하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라고 합니다. 하루에도 십 수 편의 리포트가 증권사들로부터 퍼블리시되는데, 이런 개별 예측 뿐 아니라 이른바 컨센서스라는 것도 눈치껏 파악해야 하는 게 개인투자자의 일상입니다. 

이 챕터에서 저자는 렌 잭스 박사가 일찍이 1979년 가이던스 상향과 단기 주가 상승 상승 사이에 일정 상관관계가 있음을 발견했다고 지적합니다. 이른바 잭스랭크의 창안자로도 유명한 그는, 실제 수익이 아니라 하우스나 유력 개인이 발표하는 가이던스의 변화가, 적어도 단기적으로는 해당 회사가 돋보이게(혹은 반대로 문제 있게) 보이게 하는 데 기여한다는 뜻입니다. 이러니 국내 개미들이 이른바 킹반영이라면서 정작 실적 발표 당일에는 아무 변화가 없거나 오히려 하락하는 현실에 짜증을 내기도 하는 것입니다. 마침 오늘이 삼전 실적 발표일인데, 지난 몇 년 간 언제나(2023년 이전이라면) 모범적인 결과를 냈음에도 불구하고 발표당일에만은 별 재미를 주지 못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과연 오늘은 기대보다 낮은 수치를 접하고서 시장에서 어떤 반응을 보일지, 이 역시도 선반영이라는 우산 밑에서 그럭저럭 피해갈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됩니다. 

저자는 책 제목 그대로, 집에서 전업 트레이딩을 하고 싶는 이들에게 초보자들을 차분히 이끌듯 아주 기초적인 사항부터 하나하나 설명합니다. 예를 들어 p114 같은 곳을 보면 스토캐스틱에 대해 가르치는데, 그 앞의 너무 쉬운 항목 설명들은 독자 입장에 따라 그냥 넘어가도 되겠으나 이런 곳은 카 회장의 투자투이 살짝 드러나기도 하므로 익숙한 독자라고 해도 잠시 짚어 보는 게 좋을 것입니다. 다음 페이지를 보면 그 하단의 차트에서, "20SMA가 50SMA를 약세 상태로 교차할 때, 시장의 변동성이 커지면 스토캐스틱의 과매도/과매수 상태가 더 효과적인 트레이딩 정보를 전달한다"며, 단서가 많이 붙긴 했으나 이 보조지표의 효용에 대해 비교적 단정적으로 말합니다. 이 차트는 아멕스 상장 SPY ETF의 2017~18년도 것입니다. 

나만의 검색식을 만들 때 PSR과 (앞에 나오기도 했던) 잭스랭크, 이 두 매개변수를 추가할 때 어떻게 끼워넣을지는 무슨 검색 도구를 쓰는지에 따라 달라진다고 합니다(p183). 리서치 위저드를 주로 염두에 두고 이어지는 설명 중 제가 눈길이 갔던 대목이 있었는데, 베타 필터를 1.5로 유지한 상태에서, 디폴트 5<x<100에서 20<x<200으로 바꾼다는 건데, 이렇게 하는 세 가지 이유를 저자가 밝힙니다. 첫째 고가 종목이 더 빠르게 가격이 하락하며 숏스퀴즈에 덜 취약하다, 둘째 증권사는 저가 종목을 덜 보유하는 경향이 있는데, 만약 내가 공매도를 치고 싶을 때(미국의 상황이라는 점 주의) 해당 증권사에 보유량이 없으면 아예 불가능하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는 거죠. 앞으로 공매도가 재개되고 제도 개편이 개미들도 일정 수준 참여가 가능한 쪽으로 바뀌면, 책의 이 대목이 다르게 다가올 듯합니다. 

책에는 다양한 상황에 맞춰 어떤 기법을 쓰면 좋을지 다양한 추천안이 나옵니다. 한국 주식책을 보면 널리 시장에서 예전부터 쓰던 기법도 마치 자신이 처은 고안한 양 작명까지 하는 풍조가 있는데 카 회장은 이게 과거 누가 즐겨 써서 유명해졌다는 말까지 일일이 덧붙이네요. p253 이하를 보면 블루스카이 상방돌파 매수지점 이야기를 하며 나비스타 인터내셔널(2013년), 테일러드 브랜즈(2018년)의 차트와 시나리오를 들고 와서 이 기법이 잘 들어맞았던 전형적인 사례를 환기합니다. 이 지점이, 강하거나 약한 상승 추세 시장에서 찾아볼 만한 포인트라면, 약한 상승/하락 추세의 시장에서는 혹시 약세 괴리 매수 지점(p313)이 보이지 않는지 체크해 볼 만합니다. 책에는 안테로 미드스트림 파트너스의 2018년 차트가 나오는데 저도 미국에서 저때 살짝 저 종목을 매매해 봤던터라(당시에는 한국에서 미장이 안 되었죠) 반가웠습니다. 

확실히 대가의 책은 정보가 망라적이고 체계가 잘 잡혀 있습니다. 매매 환경이 좀 다르다 해도 정석으로 참여하려는 성향의 투자자에게는 건실한 기초를 놓아 줄 멋진 책입니다. 이런 스타일의 책이 번역하기 은근 까다로운데 김태훈 선생과 이레미디어에서 고생 많으셨겠다는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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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방수 세무사의 개인사업자를 유지할까 법인사업자로 전환할까
신방수 지음 / 두드림미디어 / 202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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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역 세무사 중 아마도 가장 유명한 사람을 꼽으라면 베스트셀러 저자인 신방수님이 아닐까 하는 게 제 생각입니다. 1년 전에 이분이 쓰신 <가족 간 상속 증여, 영리법인으로 하라>를 읽고 제가 리뷰도 남겼었는데, 이 신작도 그 기조를 이어갑니다. 영리법인 설립으로 절세를 달성하라는 팁은 그 훨씬 전부터 있던 것이지만 신방수 세무사의 책은 설명이 체계적이고 세무에 대해 1도 지식이 없는 독자들에게도 알기 쉽게 내용이 전달된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그의 책을 읽어 보면 누구라도 이 점에 공감할 덕입니다. 

(*출판사에서 제공한 도서를 읽고 솔직하게, 주관적으로 작성한 후기입니다) 

사업자를 낸 분들은 잘 알겠지만 성실신고 확인제도라는 게 있습니다. 사업자의 성실 신고를 유도하기 위한 제도인데 이 책 p68에서 도표까지 써서 저자가 언급을 꺼낸 이유는, 법인사업자로 바꿀 때 어떤 유리한 점이 있는지를 짚기 위해서입니다. 이 혜택을 받는 요건이 법인일 경우 달라지는데 그게 p69 하단의 표에 정리되었습니다. 만약 임대업 사업자의 경우, 법인으로 전환하고 3년 동안만 헤택을 받느냐가 시중에서도 화제에 오르는데, p71을 보면 그렇지 않고 법이 정한 요건에 해당할 경우 계속 받는다고 나옵니다. 업종이 임대업일 경우에도 말입니다. 그런데 p73을 보면 소규모 성실신고확인대상의 경우 최근 규제가 엄격해지는 추세라며 따로 챕터를 할애하여 자세히 설명합니다. 

p69에서도 자산양수도 방식으로는 혜택을 받기 어렵다고 이미 언급이 되었습니다. p164를 보면 사업 양수도 방식에 대해 저자가 다시 훑어보는데 이때 "영업권"이라는 이슈가 다시 제기됩니다. 영업권이라는 게 아주 추상적이지만(쉽게, 개인 자영업 용어를 쓰자면 권리금이겠죠. p167에 이를 정리한 표가 나옵니다. 둘이 많이 비슷합니다), 엄연히 부가가치세법상 재화에 해당하므로 p166의 사례에서라면 순자산가액 50억, 영업권평가액 5억원이므로 5천만원이라는 부가세가 발생하니 이게 참 기가 막힐 수 있습니다(이때 영업권 평가가 꼭 순자산가액의 10%라는 건 아니고 대체로 그렇다는 뚯입니다). 

이때 저자는 양수도 방식을 무조건 포괄양수도로 해야 한다고 조언합니다. 실무상 글쎄 이런 경우 세무당국에서 일일이 영업권 양도 10%를 탈세나 누락으로 잡는 건 저는 개인적으로 잘 보지 못했습니다만 원칙대로 하자면 당연히 과세가 되겠으므로 저 말씀은 지극히 타당합니다. 순자산가액 측정 방법은 p138 이하에 자세히 나옵니다. 또 포괄양수도 계약이라고 당사자 간에 증거를 남겨야 하는데 p192 이하에 구체적인 내용이 있습니다. 

요모조모 따져서 법인 설립이 낫겠다는 결론이 나도 그것으로 끝이 아닙니다. p222를 보면 법인 설립 전에 신경써야 할 사항 여럿이 설명됩니다. 먼저 본점 소재지를 어디로 할지에 대해서도, 이게 아무것도 아닌 것 같아도 은근 중요할 수 있다고 저자는 말합니다. 왜냐? 수도권 과밀억제권역 안에 본점을 결정하면 중과세가 처분될 수 있다는 이유에서입니다. 또 책 앞에서도 자본금(법인이니까 있어야 합니다)을 얼마로 할 것인지가 문제가 잠깐 되었는데 이 페이지에서도 신방수 저자는 세심하게 다시 언급합니다. 또 자본금이 너무 적으면 운영자금이 부족하여 결국 차입금에 의존하게 되는데 이때 재무제표의 "모양새"가 좋지 않다는 게 저자의 말씀입니다. 이런 게 회계 마인드입니다. 

법인전환을 했을 경우 이걸 법인회계에 계상(計上)하려면 이제는 업무관련성이 있어야 합니다(p134). 특히 퇴직금(포괄적으로 채무 계정의 일부입니다)이 문제가 되는데 이에 대해 자세히 설명이 이뤄집니다. 앞에서 제가 상속증여와 법인전환 유불리에 대해 신방수 저자가 쓴 전작이 있다고 말했는데, p99를 보면 아니나다를까 상증령 49조가 언급되며 관련 내용이 다시 환기됩니다. 많은 이들이 또 궁금해하는 게 업무용 자동차 비용처리 방법인데 이게 p63 이하에서 특히 주의해야 할 내용이 자세히 나옵니다. 세무사를 직접 찾아가서 컨설팅받은 것처럼 시원하게 궁금한 대목이 해결된 부분이 많아서 좋았습니다. 그러나 아무래도 민감한 사항은 전문가의 도움을 따로 받아야 하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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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가 주는 삶의 행복
임상호.조현선 지음 / 북카라반 / 202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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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스피싱이라는 게 정말 무섭습니다. 배움이 부족하고 경험이 일천한 시골 노인들만 당하는 게 아니라, 대학교수, 보험계리사까지 지낸 분에게도 접근해 기획부동산까지 떠넘겨 큰 피해를 끼치기도 합니다. 요즘 세상에 누가 그런 걸 당하나 싶어도 지금 이 책의 저자이신 임상호 선생이 바로 그런 피해자이십니다. 자유당 정권 때 협객 이성순씨도 한참 후배뻘인 젊은 깡패 이정재 패거리에게 린치를 당하고 불구자가 되었지만 기독교 신앙을 받아들이고 모든 걸 용서했다고 하죠. 이정재는 그 후 군사정권에 붙잡혀 거리에서 조리돌림을 당하고 노역에 처해졌다가 사형대의 이술로 사라졌습니다. 저자께서도 친구분인 조현선 대표(다해정보기술)로부터 전도되었으나 한동안 은혜를 영접하지 않다, 저런 피해를 당하고 나서 완전히 다른 분이 되셨다고 나옵니다. 이 두 분이 이 책의 공저자이며 그 주제는 "감사가 주는 삶의 행복"입니다. 

(*출판사에서 제공한 도서를 읽고 솔직하게, 주관적으로 작성한 후기입니다) 

큰 시련을 겪은 후에야 사람이 비로소 깨닫는 바이지만 이 세상에 대체 감사하지 못할 일이란 아무것도 없습니다. 내가 두 발로 멀쩡히 걸어다니고 숨을 올바로 쉬는 일조차 하나하나 감사할 일입니다. 한번 크게 다치고 병상에서 꼼짝도 못해 봐야 그게 얼마나 고마운 일인지 알게 됩니다. p62를 보면 아주 재미있는 일화가 하나 나오는데, 어느 중년 부인이 회사 경내에 들어와 함부로 쓰레기를 버리고 큰 소리로 대화하며 무례하게 굴더라는 것입니다. 정원 일을 하는 노인이 있었는데 동반한 아이에게 그 부인은 훈계하며 "열심히 공부하지 않으면 너도 저렇게 된다"며 모욕하더라는 거죠. 이 회사의 부장이었던 중년 부인은 그 날짜로 일자리를 잃었는데 알고보니 그 정원사 차림의 노인이 이 회사의 대표였던 것입니다. 약간 실화처럼도 느껴지는데 사실 저 부장 같은 인간은 우리 주변에서 얼마든지 만나볼 수 있는 타입입니다. 

p56을 보면 감동적인 이야기가 하나 나옵니다. 한국전 때 부상을 당해 총알 파편을 몸에 담고 살았는데 치료를 받을 돈도 부족할 뿐 아니라 당시로서는 기술이 미진하여 그런 조치를 취할 수가 없었던 거죠. 그런데 이 참전용사분(미국인)이 나이 들어 부작용이 너무 심해지자 하는수없이 병원을 찾았는데, 마침 그 담당의사가 다른 참전용사분의 손자였던 것입니다. 치료비를 의사가 댄 것은 물론 감사의 편지와 함께 1000달러가 동봉되어 있었는데, 이 세상이 사람 살 만한 곳이 되려면 이처럼 한번 받은 은혜를 결코 잊지 않는 보은(報恩)의 마음가짐을 가진 사람들이 이렇게 늘어나야만 합니다. 얼마나 감동적입니까. p33을 보면 저자는 "이 모든 게 하나님의 계획 하에 이뤄진다"고 하고 있습니다.  

p94를 보면 마태복음 6장의 여러 구절들이 인용되는데 공중을 나는 새와 들판에 피는 꽃이 누가 거두지 않아도 알아서 날아다니고 길쌈을 하는 수고가 없어도 화려한 옷을 입는다고 합니다. 또 그날의 걱정은 그날로 충분하지 다른 날의 몫까지 끌어들이지 말라고도 합니다. 이게 바로 만사를 주관하는 조물주의 뜻이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p71을 보면 사지가 멀쩡한데도 환경을 탓하는 자가 있는가 하면 운신을 못하는데도 감사하고 사는 사람도 있다고 합니다. 학벌 머리 성실성 등 아무 장점 없이 윗사람에게 무조건 굴신하는 체질 하나로 출세했으면서 그에 감사할 줄 모르고 분수에 넘는 꿈을 꾸는 어리석은 동물도 있습니다. 아마도 이처럼 교만하고 제 분수를 모르니 자식이 그 모양이 되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p92를 보면 감자 농사가 잘 안 되어 근심에 잠긴 어느 여성을 목사가 위로하는 이야기가 나옵니다. 그런데 이듬해에 감자 농사가 그렇게 잘될수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이제 한시름 덜었겠다고 목사가 말하자, 그 여성은 "작년에는 썩은 감자가 많아서 키우는 돼지를 배불리 먹였는데, 올해는 뭘 먹여야 할지가 고민이다"라고 대답했습니다. 아무튼 걱정이란 없으면 만들어내어야 하는 게 인간이며, 세상에 당장 폐가 타는 듯하여 숨도 제대로 쉬지 못할 환자 말고는 걱정을 해야 할 사람이란 세상에 아무도 없는 법입니다. 감사, 감사, 그저 사는 자체가 감사할 줄 알고 내 마음을 기쁨으로 채울 수 있는 사람이 진정 행복한 사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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