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퓨터를 처음 배울 무렵, 새로 산 PC에 공짜 프로그램을 이것저것 깔아 보면서 실행하는 재미에 시간 가는 줄 몰라했던 추억이 있었습니다. 이
당시 프리웨어로 무료 배포되던 프로그램 중 유저들에게 인기를 끌던 것은, 이후 MS 윈도의 상위 버전에서 필수 요소로 통합되는
것도 많았죠. 이 시절 여러 개발자들이 내놓은 소프트웨어 프로그램은, 나도 조금만 연습하고 공부하면 이 정도는 만들어서 세상의
유저들을 향해 자랑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다소 만만한 모습을 한 것들이 많았습니다. 한편으로, 인터넷 서핑을 하거나 동영상을
감상하고 제툴용 숙제 문서 작성 등으로 주된 용도를 삼는 이들은, 프로그램의 설치, 시범 사용에 큰 의의를 두지 않는 경향도 있었구요.

세월이 많이 지나서, 사람들이 갖
고 노는 기기의 대세는 이제 퍼스널컴퓨터에서 스마트폰으로 완전히 이동한 모습입니다. 흔히 하는 말로 "모바일 퍼스트"에서 "모바일
온리"로 시대 정신이 바뀌었다 해도 별반 과장이 아닌 세태 속에 우리는 살고 있습니다. 하지만 과거 PC시대와는 달리, 모바일
앱의 개발이라면 왠지 특별한 훈련을 받은 사람들에게만 가능한 일 같습니다. 반면, 앱스토어나 안드로이드 마켓(이제는 구글 플레이로
이름이 바뀌었죠)에 "진열"된 여러
애플리케이션들은, PC 소프트웨어 몰과는 달리 유저들의 필수 경로 코스가 되었습니다. 스마트폰을 가지고 "플레이"하는 시간의 상당
부분을, 우리는 "스토어"나 "마켓"에서 보냅니다. PC시대와 지금의 모바일 시대가 다른 점은, 이처럼 개발자와 일반 유저들의
사이는 멀어지고, 반면 그 개발자들이 내어 놓은 제품들과 보통의 사용자들은 과거와 비교가 안 될 만큼 가까워졌다는 게 역설적인
특징으로 자리하게 되었다는 데에 있습니다.

폐쇄적 운영 체제 정책을 고수하는 애플의 생태계는 일단 차치하고라도, 보다 개방적인 플랫폼을 경영함으로써 장기적인 수익 창출의 비전과 모델을 아직은 확고히 그 방침으로 유지하는 안드로이드 애플리케이션의 개발자들은, 그 과업 수행에 있어 어떤 마음가짐과 자세를 가져야 할까요? 이 역시 과거 컴퓨터 소프트웨어 개발 시대와는 천지차이로 달라진 양상 중의 하나입니다. 이른바 "잘못된 트랙"에서의 분투라면 아무리 열심히 땀을 흘려도 그 성과를 보상 받을 수 없습니다. 아무리 창의성과 오락성 가득한 앱을 짜 내어 시장에 내놓을 능력이 있는 개발자라도, 시장에서 버림 받을 체질과 습관으로 자신의 일에 임한다면, 들인 수고와 타고난 재능이 아깝게 실패의 길을 걸을 수밖에 없죠.
이
책은 안드로이드 앱 개발자가 명심해야 할 원칙들을 아주 쉬운 서술과, 필요한 내용만 고루 추려 독자에게 제시하고 있습니다. 저는
처음에 책을 접하면서 영미권 저자들 특유의 문체가 눈에 띄어 번역서인 줄 알았는데, IT 분야에서 끝없는 분투와 독보적 역량
발휘로 후배들에게 좋은 귀감이 되었던 김 진 회장님께서 친히 작성하신 귀한 실무서이더군요. 대가의 솜씨는 이처럼, 그 집필 내용의
실용성과 실무 친화성 면에서 이른바 "계급장 냄새"가 안 난다는 게 장점입니다. 저자의 성함을 가리고 읽으면, 그냥 젊은
실무가가 쓴 캐주얼한 가이드북 같습니다. "가민 있어 봐. 저자가 누구였더라?"하며 다시 앞으로 돌아가게 되는 건, 그 쉽고
친근한 말투 속에 녹아난 엄청난 내공의 기미를 뒤늦게서야 깨달은 후입니다. 분야와 장르를 떠나, 대가들의 필치와 아우라는 이처럼
독자에게 보편적인 감동과 진정 어린 리액션을 유발합니다.
이
책의 제목에도 주의해서 시선을 줄 필요가 있습니다. "안드로이드 마케팅"이라는 어구가 쓰여 있습니다. 내용을 펼치면, 주로 앱
개밸 과정에서 유의해야 할 팁과 원칙으로 가득한데, 제목은 마케팅입니다. 전통적인 관점에서라면 마케팅과 제조는 엄연히 구분되는
개념이 아닙니까? 이 의문은 이렇게 접근하면 해결이 가능합니다. 앱 개발자는 대부분의 경우 개인이며, 따라서 소위 1인 기업의
위치에 놓여 있습니다. 제조 과정과 마케팅, 이후의 영업 프로세스가 서로 구별이 안 되는 구조입니다. 그러므로 개발 단계에서부터
마케팅의 컨셉으로 프로젝트를 진행하지 않으면, 자신의 두뇌 노동 그 대가를 합당한 방법으로 시장으로부터 받아 내지 못하는 결과로
떨어지기 쉽습니다. 개발 단계에서부터 효과적인 마케팅과 혼연일체가 된 입장이라야 시장에서의 생존이 가능하다는 뜻입니다.
창의적이고 유용한 앱을 개발하여 마켓(현 구글 플레이)에 올려 놓았다고 하죠. 과연 애써서 만든 나의 앱이 많
은 유저들에게 선택되고 사랑 받아서 마침내 수익 구조의 진입으로까지 이어질 확률이 얼마나 될까요? 저자 김진 회장님은 이 점에
대해, 일반 개발자들의 어깨에서 힘이 쪼옥 빠져 나갈 만한, 냉정한 팩트와 가르침을 주고 있습니다. 유저가 카테고리 검색이든
키워드 검색이든 일단 마켓에 들어 와서, 나의 앱에 한 번이라도 눈길을 줄 확률이란 엄청 낮다는 것입니다. 김진 회장님 같은
특별한 목적의식을 지닌 분이나, 상위 300위까지의 리스트를 스크롤이라도 할 여유를 가질 뿐, 일반 유저들은 냉정히 말해 탑
텐까지에도 제대로 관심을 보이지 않습니다. 시장에서 총애를 받기는커녕, 그런게 있는 줄도 모르고 간과될 운명이 되기가 십상이라는
거죠. 그럼, 일단 소비자의 관심이라도 받아보려면 어떤 전략이 필요할까요?
과
거의 소프트웨어 마케팅, 그리고 현재 인터넷 쇼핑몰이 유통업에서 엄청난 쉐어를 차지하게 된 상황에서는, 일반 상품을 웹 서퍼에게
제대로 알려기 위해 소위 "검색엔진 최적화"라는 작업이 필수라는 점을 저자는 강조합니다. 그런데 안드로이드 앱 시장이 무서운 건,
바로 단일 영역, 플랫폼인 구글 플레이(좁다면 좁은)에서, 제품의 성패와 행/불운이 바로 결판난다는 사실입니다. 그러므로 웹의 속성과 구조에서 교훈을 얻기는 하되, 자신의 승부는 철저히 안드로이드 마켓에서 결정된다는 사실을 이해할 때, 개발자는 성공할 수 있습니다. 중요한 건, 바로 이 안드로이드 생태계의 특성을 이해하는 일이 되겠습니다.
1. 안드로이드 앱도 자바 기반으로 이뤄지는 프로그램이다.
1980년대 이래 엄청난 시대의 변천이 진행되어 왔지만, 오라클의 자바는 지금까지도 PC, 모바일을 가리지 않고 자신의 확고한 위치를 지키며 애용되는 언어입니다. 객체 지향 언어의
최선두 주자라는 개성과 특장을 내세우며 자체 혁신에도 게으르지 않았던 이 기린아는, 이제 모바일 앱의 개발도구로까지 선택되어 그
유용성를 더욱 확장해 나가는 모습입니다. 제아무리 타 생태계와 개발되는 시장의 구조라고는 하나, 이 자바를 모르고 어떤
안드로이드 앱 개발이 가능하겠습니까? 개발자는 따라서 자바를 꽉 잡고 있는 이 분야의 달인이어야 한다는 점, 결코 잊어서는 안 될 사항입니다.
2. 개발량의 저평가는 금물
보
통 착각을 하는 것이, 작은 화면에서 구현되는 프로그램이라고 해서 그 투입자원이나 프로세스 에포트가 적게 요구되리라는
선입견입니다. 전혀 그렇지가 않죠. 사물의 속성을 계량함에 있어서, 사이즈만 보고 성급한 판단을 내리는 것만한 패착이 없습니다. 그
제한된 사이즈 안에 얼마나 많은 내용이 담기고 본질화할 수 있는지, 그 밀도를 함께 살펴야 합니다. 안드로이드 생태계는 일견
작고 아담해 보이지만, 그 안에는 수많은 경쟁 플레이어들이 함께 뛰고 있고, 유저들이 판관과 관객으로서 좁은 공간을 더 열의와
흥미를 가지고 살피기 때문에, 지켜야 할 룰과 만족시켜야 할 기준이 더 많습니다. 마치 컨벤션 센터의 전체 조경이나, 청담동 한복판에 자리한 열 댓 평 카페 인테리어에 들이는 노력과 정성이, 그 사이즈에 따라 차별되지 않는 이치나 비슷합니다. 경우에 따라서 후자에 들이는 공과 정력이 더 크게 소요될 수도 있음은 누구나 공감할 것입니다.
3. 구글의 UI 가이드라인을 최대한 수용하라.
바로 이 점입니다. 구글은 무수한 개발자들이 내놓은 앱 군(群)을 저 높은 위치에서 조망하는 입장이고, 그 전에 안드로이드라는 플렛폼, "판"을 깔아 준 오너, 창조주의 위상입니다. 최
종 판단은 소비자가 하더라도, 핵심으로 준수되어야 할 룰의 파악은 이 가이드라인 안에 압축적으로 들어 있습니다. 이 가이드라인을
머리 속에 명심하여 정리한 개발자의 작품만이, 치열한 생존 경쟁에서 최종의 승자로 남을 수 있습니다.
4, 완성된 제품의 홍보는 철저히 입소문에 의지하라.
입소문이란 주로 1) 제품의 명칭 자체, 2) SNS, 3) 유저들의 리뷰, 4) 아이콘 등을 통해 이뤄집니다. 저는 얾마 전 <필립 코틀러 인브랜딩>이라는 책을 통해, 제품의 브랜드 안에 그 제품의 속성을 핵신적, 압축적으로 담아내는 노력이 가장 중요하다는 걸 새삼 깨닫게 되었습니다. 이 책의 저자 역시, 그
이름만 듣고도 뭐 하는 앱인지, 핵심 개성은 무엇인지 바로 연상이 되어야 좋다는 주장입니다. 다음으로, 앱이 좋으면 바로
지인들에게 입소문이 날 수 있게, 유저에게 편의를 제공할 필요가 있습니다. 우리가 어디서도 흔히 보는 좋아요. 트윗 버튼을 바로
곁에 두어야만, 이런 SNS 입소문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습니다. 누구나 그런 심리이지만, 호의적인 리뷰가 많이 올라와 있는 앱은 일단 믿게 되고, 반대로 욕설과
불평으로 채워진 평이 올라 있으면 설사 분별 없는 사용자의 소행이거니 해도 일단은 호감이 사라집니다. 사용자의 평은 언제나
개발자가 신경 써야 할 덕목입니다. 마지막으로, 정말 어이 없는 일이지만, 아이콘이 예쁘면 설사 그 앱이 쓸모가 없어도 이용자는 자신의 폰에 남겨 놓는 게 보통이라는 심리도 최대한 이용하라는 조언입니다. 이건 저부터도 가지고 있는 습관이나, 오히려 성실한 개발자일수록 제품 내용에 치중하지 이 부분은 차라리 등한히하기 쉽겠다는 생각이 부쩍 들게 하는 충고였습니다.
제가 가장 관심을 두고 읽었던 챕터는 8장, 가격 전략을
알맞게 수립하라, 였습니다. 우리는 과거 가장 활설화된 커뮤니티 사이트였던 프리챌이, 유료화 선언 이후 어떻게 붕괴되어 그
흔적도 못 찾을 지경이 되었는지 잘 지켜 봐 왔습니다. 인기 소프트웨어였던 여러 프리웨어 쉐어웨어들이 아무리 사용자에게 사랑을
받았다 해도, "돈 냄새"를 풍기는 그 순간 썰물처럼 황량하게 소비자 이탈을 겪는 일도 부지기수로 보아 왔죠. 그렇다고
언제까지나, 전기요금 본전도 빼지 못할 무료 정책을 고집할 수도 없습니다. 반면, 한때 세계 최초의 소셜 네트워크 모델을 구축하여
웹을 석권할 것만 같았던 싸이월드도, 지금은 마치 배드 뱅크 떨어내듯 네이트로부터 계열분리되어, 고작 SK의 계륵으로 추락한
신세입니다. 이처럼 수익화 모델로의 전환이란 도무지 정답이 없는 실정이라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그렇다면 안드로이드 생태계에서
평생 체리 피커의 호구 노릇이나 하다 사라지지도 않으면서, 동시에 유저들의 충성도와 사랑을 유지할 방법은 어떤 게 있을까요?
저자는 제품에 따라 차별화한 어프로치를 취할 것을 권유합니다.
일단, 흔하지 않고 분명한 차별성을 갖춘 앱이라, 저가 공세를 펼칠 이유는 전혀 없다는 게 저자의 주장입니다. 특히, $0,99라는 가격의 책정은, 어떤 경우에도 피해야 할 선택이라고까지 하는 일각의 주장도 소대합니다. $0,99이라도 지불할 용읙가 있다면, 그 유저는 $1,99나 $2,99
역시 기꺼이 지불할 수 있다는 뜻입니다. 이런 소비자들이 압도적으로 많은데, 그들이 내놓고자 하는 추가의 금액을 공연히 거절하고
마는 결과겠습니다. 구매 욕구가 확고하지 않은 사람들은 그저 무료 앱만 찾아 다닐 뿐, 최저가 앱이라고 해서 선뜻 결제하지는
않는 성향이며, 다른 말로 $0,99와 $1,99 사이는 무시로 넘나드는 낮은 담장이지만, 무료와 $0,99 사이에는 시쳇말로 "넘사벽"이 존재한다고 해도 됩니다. 만약 고소득층을 겨냥한 맞춤형 앱이라면, 대담하게(물론 상식을 초월한 선, 예컨대 $49
대 등은 곤란하겠지만) 고가로 책정하는 방법도 권할 만하다는 것입니다. 저자는 흥미롭게도, 일단 중간 레벨 이상의 가격을 치르고
설치한 앱에 대해서는, 사용자듫이 쉽게 제거를 하지 않는다는 사실도 독자에게 들어주고 있습니다(이른바 본전 생각), 이런 까닭에
구글이 평가하는 평점 기준에서, 일단 폰에서 잘 안 빠져나가고 어떻게든 유지되는 앱은 높은 점수를 얻을 수 있으며, 이는
사용자에게 잦은 빈도로 노출될 전망도 더 높다고 하겠습니다.
문
제는 소위 대체재가 얼마든지 경쟁 개발자에 의해 폭풍처럼 유입되는 분야의 앱 개발입니다. 이런 경우는 어쩔 수 없이 무료화 전략을
유지해야 합니다.가격이 0이라고 해도 선택이 될지, 아니 이용자의 눈에나 뜨일지 의문인데, 이용자의 지갑에서 단 몇푼이라도 빠져
나가는 쪽으로 정책이 바뀌는 그 순간, 시장은 냉혹하게 그 앱으로부터 등을 돌릴 것입니다. 우리가 이미 잘 알고 있듯, 많은
게임들은 앱의 다운로드가 아닌, 앱 설치, 살행 후 그 내부에서 결제를 유도하는 방식으로 바뀌었습니다(이른바 앱내 결제).
그런데, 게임 내의 모든, 혹은 상당수에 유료화 정책을 도입하면, 당장은 게임에 몰입한 유저들의 지출이 개발자의 수익으로 전환할
수 있으나, 장기적으로는 현금 아이템과의 과도한 접촉으로 유저들이 흥미와 매력을 잃어버리는 결과를 낳을 수 있습니다(이른바 게임 밸런스의 상실). 이를 피하기 위해, 직접적 아이템은 게임 머니 방식으로 취득하게 하고, 부수적 아이템에 대해서만 현금 연동으로 처리하는 가상 경제 시스템을 도입하는 게 필요하다고 주장합니다. 이 모든 속성을 요약하여 프리미엄(Free+ Premium을 합성한 조어입니다) 방식이라고 부르고 있습니다.
사
실 시대의 대세는 마케팅에서 판가름납니다. 사람들이 보다 현명해져서, 홍보 없이도 남이 아닌 자신에게 유리한 애플리케이션은 바로
알아 봐 주었으면, 생산자에서 소비자로 이어지는 그 번거로운 잉여 노력이 사라져서 좋을 것입니다. 현실은 그러나, 그 불편한 여러
인지적 장애와 편견을 제거하고, 사랑을 얻기 위한 번잡한 "작업 노력"이 필요하며, 우리는 이걸 두고 "마케팅 능력"이라 부르고
있습니다. 그나마 안드로드 앱 개발자들은, 실물의 시장에서 얼마나 많은 비효율 팩터가 제거되지 않고 번잡한
상수(CONSTANT)로 자리하는 지를 알고, 이 안드로이드 생태계, 어느 정도의 창의성과 재능만 있으면 대박이 가능한 시장판을
천국으로 여기고 고마운 줄을 알아야 할 것 같아요. 책 한 권으로 이처럼이나 많은 실전용 팁이 전달 가능한 것도, 아직은
안드로이드 모바일 필드뿐입니다. 이제 이 곳도 앞으로 어떤 레드 오션으로 바뀔지 모르는 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