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하는 힘을 키우는 십대의 질문법 - ‘질문’으로 인공지능 시대에 필요한 ‘진짜 지능’ 키우기 특서 청소년 인문교양 17
임재성 지음 / 특별한서재 / 202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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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함석헌 선생은 "생각하는 백성이라야 산다"라고 했습니다. 스스로의 힘으로 생각하지 않고 분위기에 끌려가며 어리석은 무리를 추종하는 주제에 그걸 자기 생각이라고 착각하는 어리석은 어른이 되지 않으려면 어려서부터 주체적으로 생각하는 힘을 길러야 합니다. 

(*출판사에서 제공한 도서를 읽고 솔직하게, 주관적으로 작성한 후기입니다) 

p53을 보면 트리비움(trivium) 구조라는 게 나옵니다. 이것이 인간 지능을 계발하는 3대 핵심 요소라는 건데, 고대 로마에서는 문법, 수사학, 논리학의 3분야였다고 합니다. 9년 전 이세돌과 알파고가 대국했을 때 모두가 인공지능의 무서운 위력에 감탄했지만 이어령 선생은 "인공(artificial)지능이 아니라 인간지능(human intelligence)이 문제구만!"이라고 하셨다고 이 책에 나옵니다. 아무 유기적인 생각 없이 단편적인 지식만 갖고서는 이제 어디에서도 대접을 받기 힘듭니다. AI가 사회 각 분야를 잠식해 들어갈수록, 사람은 감히 컴퓨터 따위가 생각도 못할 자신만의 감각과 창의성으로 무장해야 합니다. 

우리가 문법이라고 하면 괜히 까다롭기만 하고 명칭만 번거롭게 만든 지식체계라고 오해하는데, 문법이 무슨 필요인가, 말만 잘하면 그만이지 같은 말도 듣습니다. 그러나 거꾸로, 평소에 신중하고 정확하게 말을 해 버릇하는 습관이 된 사람은 따로 문법을 안 배워도 이미 그 머리에 지식이 정리되어 있습니다. 이 책에서 저자께서는 문법이라는 게 오감(五感)을 작동시켜 세상을 배우는 과정이라고 말합니다. 문법이 필요없다고 말하는 사람치고 무식하지 않은 사람이 없으며, 그런 사람의 지식이라는 건 대부분 근거가 없는 낭설입니다. 특히 청소년들은 어휘를 배울 때 어휘와 어휘가 서로 밀접한 관련을 맺었음을 알아야 하며, 지식이 결코 개별적으로 작동하지 않음을 명심해야 합니다. 

청소년 시기에는 순간을 재미있게 보낼 수 있는 쾌락에 관심을 갖기 쉽습니다. 그러나 이럴 때일수록 첫째 자신의 삶이 어디로 향하는지 그 목표에 대해, 둘째 나의 주변을 형성하는 이들에 대해, 셋째 내가 살고 있는 세상에 대해 관심을 가지는 게 중요하다고 저자 임재성 선생은 어린 독자들에게 말합니다. 나는 어떻게 해서 이 세상에 살게 되었나, 세상에서 나라는 개인, 나의 주변에 사는 이들의 역할과 대해 한 번이라도 깊이 생각해 보고 나면, 그 사람은 더 이상 철없는 고립된 아이가 아닙니다. p93에 보면 질문표가 나오는데 이렇게 스스로에게 질문을 해 보는 훈련을 유도하는 게 이 책의 핵심 목표입니다. 

p121을 보면 질문에도 개방형이 있고 폐쇄형이 있다고 나옵니다. 개방형 질문은 답변자가 질문을 어떻게 해석했냐에 따라서 다양한 답들이 나올 수 있습니다. 폐쇄형 질문도 그 용도가 따로 정해져 있는데, 특정한 정보를 정확히 입수할 필요가 있을 때 이런 질문이 활용됩니다. 질문을 잘 활용하면 두뇌의 학습 능력이 향상되는데(p126), 챗GPT도 어떻게 이용자가 프롬프팅을 하느냐에 따라 대답의 질(質)이 달라집니다. 학습 능력은 그 자체가 목적이 아니라 문제 해결을 잘 해내는 게 또 중요합니다. 문제를 만나면 회피하지 말고(p132), 정면으로 문제를 마주하며 해결책을 모색해야 하는데, 이 과정에서도 질문이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원인분석, 해결책 탐색, 피드백 모색을 위한 질문법이 책에 잘 나옵니다. 

독서는 왜 하는 것일까요? 그 책에 나오는 지식을 배워서 내 것으로 만들기 위함입니다. 지식은 왜 배울까요? 나의 목표를 이루기 위해서입니다. 한국은 점차 지식기반경제로 이행 중이기 때문에 그저 직장에서 윗선 눈치나 살피거나 비위만 맞춰서 출세하는 경우는 드물며, 있다고 해도 그런 사람이 조직에서 오래 버틸 수가 없습니다. 승진을 위해 돈벌이를 위해서도 지식이 필요하며 그저 입으로 재잘거리는 선에서 그치는 게 아니고 내면에 완전히 동화되어야 합니다. p168에는 "이해할 수 없는 것은 소유할 수 없다'는 말도 나오는데, p188에는 "아는 바를 실행하지 않으면 그것은 네 것이 아니다"라는 말도 있습니다. 청소년 시절부터 끝없이 스스로에게 질문하고 이를 내면화해야 인공지능이 지배하는 미래에 성공적으로 적응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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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대 이집트 왕권 신화
맹성렬 지음 / 투나미스 / 202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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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 전 3월달 유퀴즈에 출연하셨던 에피소드(UFO 관련)가 지금도 엄청난 조회수를 기록하는 우석대 맹성렬 교수님이 쓰신 새 책입니다. 교수님은 원래 물리학자, 전기공학자이며 다만 다양한 방면에 조예가 깊으시기에 이처럼 전혀 뜻밖의 분야에 대해서도 고퀄의 분석서를 뜬금없이 남기는 분이죠. 영화 <미이라> 등을 재미있게 본 사람이라면 이슬람이 침투하기 전 고대 이집트의 다신교 체계에 매혹될 만합니다. 맹 박사님은 한국 미스터리 문학의 비평과 창작에도 깊이 관여하는 분인데, 애거사 크리스티 여사의 여러 작품을 보면 이집트, 메소포타미아 신화가 모티브로 쓰인 걸 볼 수 있습니다. 그래서 뛰어난 지성은 사물들이 의외의 지점에서 서로 연결된 걸 계기로, 호기심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져 걸작과 업적을 여러 분야에서 남기는 것입니다. 

(리뷰어스 클럽의 소개를 통해 출판사에서 무료로 제공한 도서를 읽고 저 나름대로 써 본 독후감입니다) 

우리 나라에서 이 분야 종래 읽을 만한 책이 있었다면 범우사르비아문고판 제4권 <이집트 신화>였을 것입니다. 그 책도 (시리즈 안에서 이례적으로) 컬러 도판이 많았는데, 아무래도 분량이 분량이다 보니 아쉬운 점이 많았습니다. 이제 한국 대중서 중에는 맹성렬 박사님의 이 책이 이집트 신화를 개관하는 결정판이 아닐까 싶어서 볼 때마다 뿌듯하고, 학문적으로도 치밀한 구조와 내용을 마련하여 독자들의 성장을 도우시려는 배려에 감사한 마음이 다시 생깁니다(2009년작 맹 박사님의 <오시리스의 죽음과 부활>도 걸작이었습니다). 컬러 도판이 많다는 건 말할 필요도 없으며, 어린이들이 읽어도 일단 비주얼의 매력 덕분에 일정 진도까지는 따라올 수 있는 체제입니다. 물론 교수님은 고대 신화 화소에 녹아 있는 이집트 왕국의 왕권 특질과 내역을 추적, 분석하는 데에 주안을 두었으므로 어린 독자가 마냥 텍스트를 좇기에는 부담스러운 면도 없지 않습니다. 바꿔 말하면, 진지한 독자라면 이 책을 통해 이집트, 나아가 지중해 연안의 고대사에 대해 더 깊이있게 파고들 수 있다는 뜻입니다. 

범우사 책에서도 세트 신은 개를 닮은, 일종의 빌런으로 세팅됩니다. 이 책애서 교수님은 특히 p94 이하에서 세트(Seth) 신에 대해 거의 끝판대장급의 입체적인 분석을 시도하는데, 그간 영어로 된 이런저런 책들을 읽고 아웃라인을 잡으려 고생한 저 같은 독자에게는 너무나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이 대목에서 갯과 동물이라 하면 canine, dog를 가리킵니다. 그냥 우리가 쉽게 이해하는 댕댕이입니다(일반적인 댕댕이보다는 훨씬 무섭지만). "갯과"라고 사이시옷이 들어가 표기된 건 우리 한국의 국어원 표준 규정에 따른 것이므로 이상할 게 없습니다. 이렇게 동물 분류의 한 층위인 "과(科)" 앞에 사이시옷이 오는 경우가 많으므로 그리 알아 두는 게 낫겠습니다. 그런데 세트는 종종 호루스와의 갈등이 잘 마무리되었음을 상징하는 제의에서 종종 돼지로 표현되는데 이 책에서는 그 점까지 자세히, 더군다나 배경까지 곁들인 게 너무 좋았습니다. 

그리스 신화는 로마를 통해 다소 변형되거나 변종을 낳았지만 거의 온전히 전체계가 전하는 데 반해, 이집트 신화는 문명 자체가 결국 이민족에 의해 정복당해서인지 문헌도 적게 남았고 그나마 혼란스럽습니다(이 책에도 나오듯, 겨우 전하는 기록들은 바다 건너 그리스인들이 남긴 것들에 크게 의존합니다). 맹성렬 박사님은 아마도 이 분야를 독자연구하면서 차라리 깔끔하게 내가 한번 정리해 보겠다는 야심을 가지셨겠고 그 결과물이 바로 예쁜, 그리고 두꺼운 이 책이겠습니다. 예를 들어 비통하게 죽은 오시리스를 다시 살리려던 게 호루스인데, 매의 모습을 한 소카라는 신도 기록에 따라 등장하곤 합니다. 소카의 정체가 무엇인지에 대해 아직도 논의가 분분한데, p189에서 교수님은 권위 있는 다양한 논문과 저서들을 인용해 가며 그의 정확한 포지션을 규명합니다. 런던에 소재한 테메노스 아카데미의 제레미 나이들러 박사 말씀처럼, 소카는 오시리스와 호루스(그를 살리려 한)의 아말감(교수님은 이를 "합체"로 번역합니다)이라 보는 게 무난하겠습니다. 

한국에서는 프랑스 소설가 크리스티앙 자크의 장편소설로 잘 알려진(그보다 나이가 많으셔도, 1950년대 영화 <십계>에서 빡빡머리 율 브리너가 분한 그 파라오라고 하면 다들 아는) 람세스 2세. 이집트 신화 분석에 있어서도 빠질 수 없는 중요 군주입니다. 19세기 나폴레옹의 원정을 수행한 장교 부샤르가 발견한 로제타 스톤을, 한참 후에 샹폴리옹 등이 노력하여 해독된 게 고대 이집트 상형문자입니다. p299를 보면 테베 유적 서쪽에 위치한 람세시움에서 여러 문서가 발견되었는데, 이제는 그동안의 성과 덕에 내용이 상당 부분 해독되죠. 여기서 저자는 흥미로운 해석을 제안하는데, 벌써 오시리스가 비명에 죽었다는 사실 자체가 당대 이집트의 정정이 무척 불안했음을 밝히고도 남습니다. 그렇다면 대관식인들 온전히 열릴 수가 없습니다. 유대 역사에서 히브리 열두 지파가 모여 사울과 다윗, 솔론몬의 즉위를 축하한 건 그저 화려한 세레모니에 그친 게 아닙니다. 그의 권위를 인정하며 확정적 충성을 맹세하는 건데, 신성 로마 제국의 황제(정확하게는 즉위 예정인)를 추대한 아헨의 대관식도 사실 영주들의 화맹을 밝히는 장이었습니다. 저자의 말씀처럼, 오시리스 희년제(禧年祭)가 사실은 의사(擬似) 대관식이 아니었겠냐는 결론이 설득력 있습니다. 이게 또한, 고대 이집트인들의 정치적 지혜이기도 했겠습니다. 

히브리 경전에 나오는 에덴 동산이 어디인지 정확히 알 수는 없습니다. p482를 보면 누 파피루스(Nu Papyrus)에서 기록한 "갈대의 평원" 위치를 놓고 아직도 논쟁이 분분하다고 합니다. 대개 동쪽은 해가 뜨는 곳이고 생존을 위한 에너지의 상징인 반면, 서쪽은 망자들이 안식하는 장소입니다. 그래서 갈대의 평원이 대체 지평선 동쪽이냐 서쪽이냐를 두고 이처럼이나 의견이 충돌하는 건, 신화 체계와 왕권 구조의 근본적 지향점을 두고 어떻게 해석할지의 문제와 직결됩니다. 일류 공학자의 두뇌로 분석, 재구(再構)된 체계라서 지적인 독자의 갈증을 풀어주는 명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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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도로 읽는다 세계 5대 종교 지식 도감 지도로 읽는다
라이프사이언스 지음, 노경아 옮김 / 이다미디어 / 202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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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의 도감류를 만드는 이다미디어의 새 책입니다. 9년 전에 나왔던 같은 집필진(日本 전문가들)이 쓴 책의 개정판이라고 보면 되겠습니다. 샘 헌팅턴이 1990년대에 문명 충돌론을 제기한 이래 종교 팩터는 세계 곳곳에서 벌어지는 크고작은 분쟁들을 설명하는 데 빠질 수 없는 요소가 되었습니다. 21세기 들어 종교가 이처럼 절실한 문제가 될 줄 예측한 이들은 거의 아무도 없었습니다. 지적인 호기심과 정의감에 충만한 저자들은 종전에 자신들이 제기했던 문제들, 또 잠정적으로 내렸던 답들을 잊지 않고, 이제 변화한 세상의 사정을 반영하여 개선된 대안을 또 제시하는 법입니다. 지도는 언제나처럼 심플하면서도 정확하고, 텍스트와 적실히 결합하여 아름답게까지 다가옵니다. 

(*북뉴스 카페를 통해 출판사 이다미디어에서 제공한 도서를 읽고 제 나름대로 작성한 후기입니다) 

어느 종교든 성지(聖地)라는 곳이 따로 있습니다. p77에서는 우리 동아시아인들에게 친숙한 불교의 성지들이 소개되는데 일단 한국인들도 잘 아는 부다가야, 즉 대성 고타마 싯다르타가 깨달음을 얻은 그 장소가 나옵니다. 이 외에도 탄생지 룸비니, 첫 설법지 사르나트, 열반에 든 쿠시나가라가 4대 성지라고 합니다. 바로 앞 페이지에는 이슬람의 으뜸 성지 메카에 갔을 경우 어떤 경로로 이동하는지 표준적인 경로가 지도와 함께 가르쳐집니다. 같은 말이라 해도 지도가 결들여지고 아니고가 독자의 이해에 얼마나 큰 영향을 끼치는지 확인할 수 있는 대목입니다. p25에는 붓다가 깨달음을 얻음을 기념하여 세워진 마하보디 대탑의 사진이 나옵니다. 

p110 이하에서는 미국의 신흥종교였던 모르몬교(정식 명칭은 따로 있죠)에 대한 설명이 나옵니다. 우리 나라에도 푸른 눈을 한 백인 청년들이 열심히 선교하러 다니기 때문에 익숙할 수 있습니다. 주로 대학생 연령대의 청년들에게만 말을 걸기 때문에 나이든 분들은 모를 수 있습니다. 저도 몇 달 전 전철에서 이 사람들을 봤는데 이제 더 이상 제게는 안 온다는 걸 알고 섭섭해지더군요. 아무튼, 책에서는 2012년 재선을 노리던 버락 오바마에게 패기 좋게 도전한, 모르몬 금융가문의 황태자 밋 롬니 이야기가 나와 눈길을 끕니다. 모르몬의 창시자 조셉 스미스는 일부다처제 등을 주장하고 제3의 경전인 모르몬경을 설파하다가 전통 믿음을 더 존중하던 군중에게 비참하게 린치를 당하고 죽었습니다. 그랬던 모르몬 종파가 어느새 미국 최고 권좌까지 넘볼 만큼 세상이 바뀐 것입니다. 책에도 나오듯 2011년 경선에는 밋 롬니 말고도 존 헌츠먼 전 유타 주지사도 나왔는데 이 사람도 모르몬 신도라서 더 놀라웠습니다. 다만 둘 다 그저 집안이 대대로 그 종교를 믿었다는 정도이지 나머지는 대단히 세속 성향이라서 유권자들은 크게 개의치 않았습니다. 

공산주의 국가에서 종교라는 건 설 땅이 없습니다. 카를 마르크스는 종교를 두고 아편이라고까지 폄하했는데(이 발언의 참된 의도에 대해서는 p148에 정제된 서술이 나옵니다), 하긴 현대에서 패스트푸드를 즐겨 먹고 살이 찐 이들에게는 먹는 게 아편이며 그 본인만 자신이 중독인 줄 모르는 거죠. 결함 많은 인간일수록 유독 자신의 결함에만큼은 놀랄 만큼 너그럽습니다. 스탈린은 원래 그 모친이 아들을 신학교에 보낼 만큼 독실한 정교회 신자였는데 이 책 p145에 나오듯 본인은 러시아 정교 성직자 20만명을 죽이기도 했습니다. 소련이 해체된 후 복원된 대성당이 우아한 전경을 자랑하며 이 책에 컬러 화보로 실렸습니다. 

p166에 나오는 장 칼뱅은 종교개혁(Reformation)을 통해 근세인들의 의식 구조를 바꾸고 나아가 경제와 사회의 체제까지 큰 변화를 이끌어낸 인물입니다. 그는 제네바에 기거하며 강력한 리더십으로 시민들을 영도했는데, 이 페이지에 실린 1550년 경 제작된 컬러 초상화는 그의 개성과 특질을 잘 드러내는 명작으로 꼽히지만 화가 이름은 나와 있지 않습니다. 실제로 그 이름이 알려지지 않아서입니다. 장 칼뱅은 근면과 성실을 강조하는 엄격하고 청렴한 가르침으로 유명했는데, 이런 정신을 이어받은 영국 청교도들이나 네덜란드 프로테스탄트들이 미국으로 대거 이주하여 오늘날 세상에서 가장 부유한 경제권역을 일군 사실을 책에서는 지적합니다. 

그런데 재미있게도 21세기 들어서는 이들 신교권이 생산력 면에서 쇠퇴하고, 로마 가톨릭을 믿는 브라질, 힌두교를 믿는 인도, 종교가 별 힘을 쓰지 못하는 중국 등이 부상하여 이른바 브릭스 경제 동맹이 기지개를 켭니다. 최근에는 여기에 인도네시아가 가맹하여 힘을 보탠다는데, 이 나라는 우리가 잘 알듯 이슬람을 믿는 나라죠. 마이클 노박 박사가 1993년 <가톨릭 윤리와 자본주의 정신>(막스 베버의 고전 제목을 패러디한 것입니다)을 쓰기도 했는데 세상 이치란 이처럼 돌고도는 것입니다. 이 책 p170 이하에는 이른바 글로벌 사우스 일부의 번영과 종교 사이의 관계를 잠시 짚는데, 반대로 러시아가 퇴출되고 다른 방향을 새로 잡은 G7의 근황을 요약합니다. 일본 정상의 사진이, 작년(2024) 10월에 새로 취임한 이시바 시게루(石破 茂) 수상의 그것으로 바뀌었기에(다른 정상들도 다 현직 인물들입니다) 독자는 이 책이 개정판임을 실감합니다. 

이스라엘은 온통 적대국들로 둘러싸인 아랍에서 무서운 생존력을 발휘하며 경제적으로도 번영 중입니다. 세계에서 스타트업이 가장 활발한 나라가 바로 이스라엘입니다. p250을 보면 그런 저력의 바탕에 정보기관 모사드가 자리한다고 나옵니다. 정보는 곧 국력이라고 김대중 대통령도 발언한 적 있죠. 이다미디어의 지식도감처럼 좋은 책들이 널리 읽혀 전국민이 지식기반경제를 이끌어갈 자질이 갖춰지면 대한민국도 세상을 이끌어갈 강국이 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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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라이즌
배리 로페즈 지음, 정지인 옮김 / 북하우스 / 202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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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작은 발걸음과 보폭으로는 그 태어난 고향으로부터도 몇 걸음 떼지 못할 듯하지만, 문명 발생 이래 수천 년 동안 모험심 강한 선구자들의 노력 덕분에 이 지표의 구석구석에 이미 사람의 자취가 닿지 않은 곳이 없다시피합니다. 때로 무모해 보이는 이런 시도 덕분에 여태 얼마나 많은 이들이 목숨을 잃었는지 모릅니다. 그러나 그런 시쉬포스의 몸부림이 쌓이고 쌓여 오늘날의 눈부신 문명과 기술 발전이 이뤄졌으며, 우리 후손들이 조금이라도 더 편한 세상에서 예측 가능한 방식으로 살게 될 것입니다. 

(*출판사에서 제공한 도서를 읽고 솔직하게, 주관적으로 작성한 후기입니다) 

저자 배리 로페즈는 예전 한국식 표현에 따르자면 역마살이 낀 생을 산다고 해도 틀리지 않을 만큼 지구 곳곳을 누비고 다니신 분입니다. 왜 이렇게, 편안한 한 장소에의 안거(安居)를 거부하고 호모 비아토르의 삶을 자처하여 고생을 감수했을까요? 답은 책 서두에 나옵니다. "어딘가 부서져 있는 지구의 한 구석을 감지했기 때문에." 그 고장은, 파손은 누가 초래했을까요? 죄 많은 우리들이 유발했을 수도 있고, 아니면 그 지형이 발생했을 당시부터 뭔가 모순, 불안정을 갖고 태어났을 수도 있습니다. 만약 후자라면 우리가 즉시 그에 닿아 지구를, 자연을 도와야 합니다. 전자라면? 대체 인간이 환경 오염과 파괴라는 업보를 어떻게 씻으려고 그런 짓을 저질렀겠습니까. 한치의 머뭇댐도 없이 발을 떼어 그 더럽힘을, 손상됨을 도로 온전히 깨끗이 만들어야 합니다. 배리 로페즈 선생의 별난 소명과 의무감은 아마도 이 비슷한 동기에서 싹텄을 것입니다. 

파울웨더 곶을 답사한 p164 등의 기록에서 저자는 모스키토 해안을 거론합니다. 로마자 철자로도 그렇고 누구라도 저 이름으로부터 아, 이 중앙아메리카 동부에는 모기가 많은가 보다 하고 성급한 결론을 내릴 것입니다. 그러나 해당 페이지 본문에 저자께서 버젓이 별개의 설명을 달아 놓은 것처럼, 이 이름은 모기와는 아무 관계 없고(철자는 모기입니다만), 그저 선주민의 이름에서 따 왔을 뿐입니다. 하지만 이 무심한 21세기, 백인 침략자들이 얼기설기 이룬 문명의 끝자락을 불들고 사는 후예들은 그저 생각한다는 게 극성스러운 곤충일 뿐인데, 저자는 우리 독자들에게 맹성을 촉구하려는 의도였는지도 모릅니다. "단 한 번이라도 수 천 년 전, 이 땅에 먼저 밭을 일구고 산, 피부 검은 선배들의 노고를 생각해 본 적 있느냐?" 

요즘 트럼프 당선인이 덴마크 등으로부터 그린란드를 앗으려는 시도와 발언으로 시끌시끌합니다. 극지방에는 그처럼 외쿠메네에서 좀처럼 볼 수 없는 자원, 또 기초과학의 발전을 위해 필수적인 현상과 물질의 기이한 집적으로 가치가 높습니다. 스클랠링 섬을 아는 이들도 드물고 심지어 인터넷에서 찾아도 지금 저자가 답사하고 논의하는 곳과 직접 관계 없는 정보만 잔뜩 나올 텐데, 여기는 누나부트라는 캐나다의 한 준주(Territory) 소속 무인도를 가리킵니다. 저자는 한 소설을 읽다 영감을 받아서 바로 이곳으로 떠나게 되었다고 밝히는데 이 두꺼운 논픽션집에 실린 대부분의 여행기가 이런 식입니다. 그저 놀랍고 존경스럽다는 말밖에 할 게 없습니다. 이곳은 북반구의 끝에 가깝지만 p284 같은 곳에서 저자는 남극 간섭계 실험 등의 화제를 언급합니다. 그 예전 피어리나 아문센 등도 과학자나 전문 기술인들을 대동하고 소중한 증거, 물질, 데이터를 채집하여 기초과학의 발전에 크게 기여했는데, 이런 지역에서는 중성미자, 뮤온, 체렌코프 광자 등의 검출이 더욱 용이하다고 합니다. 

오지에 떨어져있다고 해서 한결같이 생태와 진화의 예외적 기적이 펼쳐지는 건 아닌데 유독 갈라파고스는 그런 놀라운 광경이 펼쳐져 과학자들을 놀라게 하는 지역입니다. 그 중 푸에르토아요라라는 곳에서 저자는 지느러미 없는 상어의 시신 수십 구를 봅니다. 아무리 갈라파고스에서 기적이 벌어졌다 한들 어류가 지느러미 없이 진화했을 리는 없고, 사람들이 상어로부터 돈이 되는 부위만 뽑은 후 바다에 내다버린 흔적입니다. 지느러미 없이 떼로 죽은 상어들을 보며 로페즈 선생과 그의 동료들은 어떤 생각이 들었을까요? p413에서 바다사자들은 한때 거세게 로페즈 선생의 일행에게 저항하지만 곧 체념합니다. 이 활달하고 무서운 야생의 생명체가 그토록 빨리 "항복"을 배웠다는 사실부터가 벌써 슬픕니다. 

자칼 캠프에서 저자는 인간의 아득한 기원을 탐색하며 깊은 상념에 젖어듭니다. 인간은 대체 어디에서 비롯하여 어디까지 가지를 치다 여기까지 왔을까? p504에 그려진 인간의 진화 계통도는 마치 번잡하게 새끼를 친 나뭇가지처럼도 보입니다. 로페즈 선생은 물리적 세계뿐 아니라 사색의 공간에서도 어느 한 지점에 안주하시기를 거부하고 올바른 스팟을 찾아 떠납니다. 만약 그가 올바른 지점을 찾았다면? 그는 이제 더 올바른 지점을 또 찾아 채 마르지도 않은 땀을 훔치며 또 여장을 꾸릴 것입니다. 

p636에는 그레이트배리어리프에서 보타니베이의 여정에 이르는 저자의 눈물겨운 흔적 그 일부가 서술됩니다. 참, 이 대목에서 저자는 솔직한 자신의 심경 일단을 드러내는데, 지금까지 지구 곳곳을 누비며 선주민들의 후예를 무수히 만났지만 단 한 번도 그들과 자신의 처지를 바꾸고 싶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그들은 그들대로 그들의 곳에서 그들만의 생각과 개성으로 꽃을 피우고, 나는 나다움을 발전시켜야 이 지구가 최상의 아름다움과 건강함을 지킨다는 소신의 피력 아니겠습니까.    

p762에서 저자는 그레이브스 누나탁스 일대, 맥머도사우스 빅레이저백 섬에서 겪은 일들을 술회합니다. 누나탁이란, 남극 일대 얼음으로 덮인 뾰족한 등성이를 가리키는데 당연히 외쿠메네에 사는 평범한 우리들이 일생을 두고도 만날 일 없던 기이한 지형입니다. 다이버들과 다니며 저자는 웨들해물범이라는 위험힌 생명체와 조우하는데, 하긴 녀석의 눈엔 우리 인간들이야말로 지구 전체의 건강을 해치는 위험 요소가 아니겠습니까. 무엇이 우리 인간이 지향하고 도달해야 할 방향인지 치열하고 감동적으로 서술된, 어느 "떠도는 인간"의 열렬한 표백과 절규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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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 행동력 - 원하는 삶을 위한 최적화 마인드맵
조문경 지음 / 라온북 / 202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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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리 좋은 계획을 갖고 있어도 이를 실천에 옮기지 못하면 아무 소용이 없습니다. 그래서 누구한테나 행동력이 필요한데, 최근에는 그저 행동에 옮기기만 하면 끝이 아니라 즉시, 그것도 엄청난 에너지로 실천하는 능력이 주목받습니다. 회사에서 그 사람을 보고 감탄이 나올 만큼 즉각적이고 파워풀한 행동력이 갖춰지려면 어떤 훈련이 필요한지, 마인드셋은 어떻게 바뀌어야 하는지, 내 인생에 지금 당장! 변화를 가져오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대해 "건강전도사"인 조문경 저자께서 이 책을 통해 독자들에게 좋은 가르침을 전달합니다. 

(*출판사에서 제공한 도서를 읽고 솔직하게, 주관적으로 작성한 후기입니다) 

부모의 역할은 물론 재산을 많이 물려주는 것도 중요하고, 자녀의 인생에 도움이 되는 유익한 가르침을 함양하는 것도 의미있습니다. 그러나 저자께서는 p30 같은 곳에서, 아이가 자기 인생의 주인공이 될 수 있게 자립심을 키워 주는 게 가장 본질적이라고 강조합니다. 독립된 인격체로 대접받지 못했다고 당사자가 여길 때, 이게 "잠재의식에 그대로 투사되고, 나도 모르게 사회에 투영된다"는 게 저자의 말씀입니다. 

가장 소중한 건 누가 뭐래도 나 자신입니다. 나를 챙기느라 하루하루를 바쁘게 챙기다 보면 "시간이 투명하게 느껴진다"는 게 저자의 표현입니다(p52). 이 책 저자께서는 식이장애, 강박, 알코올의존, 대인기피 등으로 한때 극심한 고통을 겪었으나, 지금은 정반대로 건강전도사로 지명도를 얻은 인플루언서라, 책의 표현에 자신이 직접 겪고 감정을 절실하게 부여한 구절이 많습니다. 인스타에 가 보니 팔로워가 8만이며 아주 활발하게 강연, 레슨 등을 하는 분임을 알 수 있습니다. 사진 중에 비포/애프터를 함께 묶은 컷이 있는데 얼마나 많은 노력을 하셨을지 짐작이 되었습니다. 

"힘들 때마다 매번 감정에 잠식될 수는 없다(p141)" 어떻게 이 함정으로부터 빠져나올지는 사람마다 방법이 다 다르겠습니다. 저자는 "신체가 힘들면 휴식을 취하면 되고, 정신적인 고통은 신체 활동을 통해 기운을 차린다"고 말씀합니다. 누구보다도 이 방법에 대해 자신있게 말할 수 있는 분이 바로 조문경 저자님일 텐데, 그만큼 본인이 극한의 정신적 고통으로부터 스스로를 건져올린 체험자이기 때문에 이런 말이 자연스럽게 나오는 것이라고 저는 생각되었습니다. "감정 다루기가 그만큼이나 쉽다면 정신질환이라는 게 존재하지 않을 것이다(p133)." 내가 이런 감정이 있구나 하고 먼저 인지하고 다음으로 "인정" 단계를 거쳐야 해결의 첫걸음을 뗀다고 저자는 말합니다. 이런 말도 본인의 체험에 직접 기반해서 털어놓는 서술이라서 그만큼 설득력이 강합니다. 

"기본적으로 '시림'과 '저림'은 신경이 막힌다는 신호와 같다.(p200)" 아무래도 저자께서 건강 전도사이다 보니 본인의 실제 체험에서 우러나온 이런 말씀들이 책에 많이 나옵니다. 그러니 우리들도 시리다, 저린다 이런 신호가 올 때 예사로 넘기면 안 된다는 뜻입니다. 특히 다음의 구절은 저자께서 몸소 체득한 핵심적인 교훈을 압축했다고 봐도 되겠는데요. "몸과 마음의 건강은 내가 나답게 살 수 있는 첫번째 조건에 해당한다... 내 일상 안에 녹아들어 내가 지금 자기 관리를 하고 있는지도 모를 정도가 되어야 한다... 몸 근육도 마음 근육도 음식과 운동이 답이다." 운동은 그냥 습관이라야지, 결과나 효과를 바란다면 그건 벌써 기본 자세부터가 틀렸다는 지적입니다. 

모두가 아는 내용인데도 행동으로 옮기기가 힘듭니다(p107). 그래서 우리는 행동력, 그 중에서도 슈퍼행동력이 필요한데, 저자가 책 곳곳에서 강조하는 하나의 비결은 습관화입니다. p67에 나오듯이 처음에는 내가 처한 지점이 너무 낮아서 목표만 보고 있어도 주눅이 듭니다. 그러나 가랑비에 옷 젖듯 매일매일 조금씩 노력하면 어느새인가 나의 것이 되어 있음을 확인할 때 그 성취감은 이루말할 수 없이 큽니다. 저자는 처음이 어려울 뿐 일단 탄력이 붙으면 가속도가 생겨 실행에 신이 난다고 조언합니다. 안 해 본 사람은 알 수 없습니다. 이 책은 각론이라 할 3, 4, 5, 6장에서 정신, 몸(음식 관련 내용이 많은데 아주 유익했습니다), 시간, 습관 관리 내용을 각각 담았습니다. 이런 책은 저자가 직접 밑바닥까지 내려갔던 체험을 바탕으로 서술한 책을 읽어야 우리 독자들도 자극이 팍팍 됩니다. 저도 새해부터는 식단부터 해서 다시 태어날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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