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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본색 - 가려진 진실, 드러난 욕망
양상우 지음 / 인물과사상사 / 2025년 6월
평점 :

이 포스팅은 인물과사상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인 관점에서 살펴보고 작성했다.
무엇을 '뉴스'라고 부를 수 있을까? 2025년, 한국 사회에서 ‘언론’이라는 단어는 신뢰보다는 의심과 냉소를 먼저 떠올리게 할 만큼 바닥으로 떨어져 있다. 그동안 언론이 추구해 왔던 진실을 알리는 창 대신, 거짓과 선동, 기만을 유통하는 양산형 플랫폼으로 변질된 것은 아닐까 하는 의심의 눈초리로 보게 된다.
이처럼 국내 언론 비판에 대한 무게감을 정면으로 마주하고, 언론의 본질을 처음부터 다시 묻는 책이 출간되어 눈길을 끈다. 바로 <언론본색>이다. 이 책은 한겨레신문 기자로 출발해 언론사 CEO, 그리고 대학에서 경제 분야를 가르치는 경제학자까지 다양한 경험을 쌓아온 양상우 저자가 언론 내부인의 시선으로 자유와 방종의 두 얼굴을 가진 언론의 민낯을 파헤치고 나섰다.
그는 프롤로그에서 소크라테스의 말 “나는 내가 모른다는 것을 안다”를 인용하며, 우리는 언론을 잘 모른다고 꼬집었다. 그런데도 "잘 모른다'는 사람은 드물고 많은 언론인들도 마찬가지라고 비판했다. 모르면서도 안다고 착각하는 가장 대표적인 분야가 바로 언론이라고 이야기한다.

이 책은 단순한 언론 비판서에 머물지 않고, 우리 언론의 구조적인 문제는 무엇인지 해법은 없는지에 대해 종합적으로 분석한다. 저자는 "언론인들은 '언론이 전하는 진실'에 관해 잘 모를 뿐만 아니라 자신들이 '잘 모른다'는 사실조차도 모르고 있다"고 날카롭게 지적한다.
그는 언론이 사회 모든 분야의 정보를 제공하지만 정작 언론 자신에 대한 정보를 전하는 데는 태생적으로 몹시 인색하다고 지적했다. 또 우리들도 언론에 관해서는 보고 싶은 것만 보려고 하는 경향이 강하다고 이야기했다.
언론은 우리가 기대했던 '진실의 등대' 역할을 제대로 해내지 못하고 있다. 오히려 '인간 욕망의 거울' 역할을 하고 있다는 비판이 거세다. 또한 기성 언론이 주도해온 뉴스는 이제 유튜브 등 SNS를 통해 빠르게 확산되면서 객관적 사실 대신, 소비자의 욕망과 기대에 의해 재구성되고 소비되는 형태로 변질됐다. 우리는 진실을 원한다고 말하지만, 실제로는 '내가 듣고 싶은 이야기'를 원하고 있진 않은가?

저자는 디지털 시대를 맞아 뉴스 공급자들의 경쟁이 유례없이 치열해지면서 '받아쓰기 보도'나 '베끼기 보도'가 일상화되고, 정파성이나 선정성이 강한 자극적인 보도가 크게 늘어난 반면, 탐사 보도나 심층 보도 같은 고비용 오리지널 콘텐츠는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그는 한국 언론이 더 나아지기 위해서는 '과거'가 아닌 '오늘', '이상'이 아닌 '현실'에서 그 실마리를 찾아야 한다며, 언론에 실망하고 상처 입은 이들이나, 주어진 여건 속에서 최선을 다하고도 '기레기' 소리를 듣는 언론인들 모드에게 이 책을 권한다고 전했다.
<언론본색>은 그동안 우리가 무심코 무비판적으로 받아들였던 뉴스와 언론의 구조를 근본부터 다시 묻고 있다. 또한 언론을 비판하기 전에 우리 자신도 되돌아봐야 한다는 메시지를 던진다. 뉴스는 결국 우리 욕망의 반영이기 때문이다. 언론 개혁의 출발점은 언론사에게만 있진 않다. 이 책을 통해 뉴스를 접하는 우리 자신에게도 일정 부분의 책임과 반성, 그리고 성찰의 자세가 필요하다는 것을 다시 한번 깨닫게 될 것이다.
* 출처 : 박기자의 끌리는 이야기, 책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