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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스 코드: 더 비기닝
빌 게이츠 지음, 안진환 옮김 / 열린책들 / 2025년 2월
평점 :

이 포스팅은 열린책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인 관점에서 살펴보고 작성했다.
마이크로소프트의 윈도 95가 출시된 이후 개인용 컴퓨터(PC) 시장을 혁신적으로 변화했다. 1995년 8월 24일 출시된 윈도 95는 출시 첫 주에 약 700만 개의 사본이 판매되며 전례 없는 성공을 거두었다. 지금은 당연시되고 있는 사용자 인터페이스의 개선으로 시작 버튼과 작업 표시줄을 도입하여 사용자들이 컴퓨터를 보다 직관적으로 사용할 수 있게 되었다.
플러그 앤 플레이(Plug and Play)를 도입해 하드웨어 설치를 자동화함으로써 사용자 편의성을 높였다. 인터넷 익스플로러를 OS에 기본으로 탑재해 일반 사용자들의 인터넷 접근성이 향상되었다. 이는 인터넷의 대중화에 크게 기여했다. 또한 윈도 95의 플랫폼을 활용해 개발자들은 다양한 응용 프로그램을 개발하기 시작했고, 이는 소프트웨어 시장의 성장을 촉진하는 매개체가 되었다.
<소스 코드: 더 비기닝>은 마이크로소프트의 창립자인 빌 게이츠의 자서전이다. 책을 받아 보고 나서 문득 왜 책 제목을 이렇게 정했을지 궁금했다. '소스 코드'는 컴퓨터 프로그램의 근간이 되는 코드로, 소프트웨어의 작동 방식을 결정한다. 대학에서 윈도 95를 처음 접한 이후에 컴퓨터의 세계에 푹 빠져 지냈다. 한때 프로그래머를 꿈꿔보기도 했지만 내 길이 아닌 것 같아서 접었지만 결국 IT 업계에서 기자로 일하는 계기가 되었다.
책 제목을 이렇게 정한 것은 빌 게이츠의 삶을 구성하는 근본적인 요소들 즉 가족, 경험, 가치관을 상징한다고 할 수 있고, 그의 인생을 프로그래밍하는 '소스 코드'로 비유할 수도 있을 것이다. 여기에 '더 비기닝(The Beginning)'이라고 붙인 이유는 이 책이 그의 어린 시절부터 마이크로소프트 창업 초기까지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는 의미 아닐까?
p.11
열세 살 무렵, 몇 명이 소년들과 어울려 정기적으로 시애틀 주변의 산에 며칠씩 하이킹을 다니기 시작했다. 우리가 서로 알게 된 것은 보이 스카우트 활동을 통해서였다. 보이 스카우트에서 주관하는 하이킹 및 캠핑을 수업이 따라다니다가 몇몇이 따로 탐험을 떠나는 일종의 분파를 형성한 것이다. 그렇다. 우리는 우리만의 하이킹을 <탐험>으로 여겼다. 우리는 보이 스카우트 캠핑이 제공하는 것보다 더 많은 자유와 더 큰 모험을 원했다.
p.110
로럴허스트 초등학교에서 5학년이 시작되었을 때, 나는 전학생의 전형적인 두려움과 불안을 모두 느꼈다. 아는 친구가 한 명도 없었다. 새로 친구를 사귈 수 있을까? 다른 아이들이 나를 괴롭히지는 않을까? 몇 킬로미터 거리의 이사는 별거 아닌 것처럼 보일 수 있지만, 우리는 아이들이 그 길지 않은 생애 내내 함께 어울려 지낸 가족들로 이루어진 끈끈한 커뮤니티에 새로 끼어든 사람들이었다. 같은 반 남자아이 둘은 엄마 뱃속에 있을 때부터 만났다고 농담하곤 했다.


이는 그의 인생 여정을 단계별로 소개하려는 의도를 반영한 것으로 보이는데 이 책 이후에 후속작도 내놓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을 갖게 한다. 이 책만 해도 500페이지에 분량인데, 그의 이야기를 다 담지 못했다고 생각하니 앞으로 또 어떤 이야기들을 추가로 내놓을지 궁금하다. 참고로 2015년에 출간된 <스티브 잡스>도 1천여 페이지에 달했다.
어찌 됐든 이 책은 빌 게이츠의 개인적 성장과 초기 경험이 그의 성공에 어떻게 기여했는지를 강조하며, 독자들에게 그의 삶의 근원을 탐구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프로그래머를 꿈꾸는 사람은 물론 IT 업계에 종사하고 있거나 관심 있는 사람들이라면 꼭 한번 읽어보시기 바란다.
세종문화회관에서 대각선으로 광화문광장을 가로질러 대한민국역사박물관 뒷편으로 가면 케이트트윈타워가 있는데 현재 이곳에 마이크로소프트코리아가 있다. 대다수의 외국계 IT 업체들은 강남역과 삼성역 주변에 모여 있는데, 마이크로소프트코리아도 강남에 있다가 광화문으로 자리를 옮겼다. 지난해에도 마이크로소프코리아에 취재를 다녀오곤 했는데, 올해는 아직 가보지 못했다.
<소스 코드: 더 비기닝>은 빌 게이츠의 개인적인 성장과 내면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그가 유년 시절에 어떤 경험을 했고, 가족과의 관계는 어떻게 되고, 어린 시절에 느꼈던 내면의 갈등에 대해서도 솔직하게 풀어놓았다. 특히, 그는 어린 시절에 사회 부적응아로 평가받았던 경험과 부모님과의 갈등에 대해 자세히 소개했다. 이를 통해 그의 인간적인 면모를 엿볼 수 있다.
p.225
정반대였다. 그들은 우리를 진지하게 받아들였다. 그들은 우리가 가져온 한 무더기의 컴퓨터 용지에 인쇄된 PAYROL 프로그램의 코드를 꼼꼼히 살펴봤다. 사실 PAYROL에는 더 많은 기능이 필요했지만, 핵심 프로그램은 충분히 인상 깊게 만든 것 같았다.
p.360
3월, 약 6주간의 광적인 코드 작성 끝에 우리의 BASIC은 구동되었고, MIT에 보여 주기에 충분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추가할 다양한 기능과 개선해야 할 섹션들이 있었지만 모두 나중에 해도 될 일이었다.
p.425
유료 고객을 확보하면 프로그래머를 고용할 수 있을 것이라는 희망이 그해 봄 현실화했다. NCR 계약과 몇 가지 다른 계약으로 월 2만 달러 정도의 수익이 유입되면서 마이크로-소프트는 첫 직원을 고용할 수 있게 되었다. 4월에 나는 나보다 한 살 어린 레이크 사이드 동창인 마크 맥도널드에게 전화를 걸었다. 그는 레이크사이드 시절 좀 더 넓은 범주의 컴퓨터실 그룹 멤버였으며, 당시 워싱턴 대학교 2학년생으로 컴퓨터 과학을 전공하고 있었다.


또 하나 이 책에서 그의 면모는 프로그래밍에 대한 기술과 열정으로 드러난다. 컴퓨터와 프로그래밍에 대한 어린시절에 그가 가졌던 열정이 어떻게 그의 인생을 변화시켰는지에 대해서도 상세하게 서술했다. 특히 레이크사이드 스쿨에서 컴퓨터를 접하고, 폴 앨런과의 만남을 통해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으로 이어지는 과정에 대한 에피소드가 잘 드러나 있다.
그는 마이크로소프트의 성공 이후에 사회적인 문제에 관심을 갖고 자선 활동을 비롯해 기후 변화, 보건, 교육 등 다양한 분야에서의 사회에 공헌하고 있다. 이는 그의 성공이 단순히 개인적 성취에 그치지 않고, 사회 발전에 어떻게 기여했는지를 보여준다.
이 책은 단순히 그의 성공 스토리나 비즈니스 전략에 초점을 맞추기 보다 인간 빌 게이츠의 개인적 경험과 내면의 성찰에 대해 깊이 있게 다루고 있다. 그의 인간적인 면모를 이해할 수 있는 한편 기술 혁신과 사회적 책임, 그리고 그가 가진 가치관과 철학도 엿볼 수 있다. 앞서 이야기했던 <스티브 잡스> 책과 비교해 보면서 보시길 추천드린다.
* 출처 : 박기자의 끌리는 이야기, 책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