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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스타 브레인 - 몰입을 빼앗긴 시대, 똑똑한 뇌 사용법
안데르스 한센 지음, 김아영 옮김 / 동양북스(동양문고) / 2020년 5월
평점 :
'하루에 2600번 핸드폰을 만지는 동안, 우리 뇌의 회로가 변하고 있다!'라는 메시지로 시작하는 <인스타 브레인> 책을 받아 들고 잠시 생각에 빠졌다. 난 하루에 휴대폰을 얼마나 많이 만지고 있을까? 그러고 보면 잘 때도 문자나 메일을 확인하다 머리맡에 두고서 잠들곤 했는데...
스웨덴의 저명한 정신과 전문의이자 베스트셀러 작가이기도 한 안데르스 한센이 쓴 <인스타 브레인>은 스마트폰과 SNS라는 전혀 새로운 환경이 우리 뇌와 몸에 어떤 영향을 끼치고 있는지에 대해 심층 분석해 소개한 책이다. 이 책은 우리 뇌가 디지털 세계에 적응하지 못했다는 내용을 다루고 있다.
최근 코로나19로 전 세계가 혼란에 빠져 서너 달을 지내면서 언택트(비대면) 한 상황에 익숙해지면서 휴대폰 사용도 급증하고 있다. 그렇지만 이 책의 저자인 안데르스 한센은 그 어느 때보다 이 책이 우리에게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의 주장의 근거는 무엇일지 궁금했다.
그는 오늘날 성인의 휴대폰 사용 시간은 4시간에 육박하고 있다며, 청소년은 4~5시간 정도라고 설명했다. 개인적인 생각은 코로나19로 인해 외부 활동이 줄어듦에 따라 더 많은 시간을 휴대폰이나 디지털 기기를 사용하면서 지내고 있을 것 같다.
최근 10년간 인간의 행동 변화는 디지털 환경의 영향으로 인류 역사상 가장 빠른 속도로 변화되었다는데 동의한다. 디지털이 주는 장점에 대한 이야기는 많이 나오고 있지만 디지털 환경이 우리의 감정과 수면 시간, 집중력에는 어떤 영향을 주는지에 대해서는 별다른 소개가 없었다.
정신과 의사인 안데르스 한센은 최근 기분이 저조한 사람들이 도움을 청해 오는 숫자가 많아지고 있다며, 스웨덴에서는 성인 10명 중 8명이 항우울제를 복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상황들은 다른 여러 나라에서도 비슷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고 보면 디지털 환경으로 전환되면서 물질적인 측면은 더 좋아지고 있는 것 같은데, 페이스북이나 인스타그램 같은 SNS 속의 타인의 삶을 보면서 '좋아요'를 기계적으로 눌러줄 뿐이다.
그는 우리가 디지털 시대로 넘어온 것은 인류의 긴 역사로 볼 때 0.1%의 시간에 불과하다며, 디지털로 인한 급속한 환경 변화로 오히려 과거보다 잠을 덜 자거나 못 자고 있다고 분석했다. 수면, 신체활동, 사람들과의 유대감은 우리의 정신 건강을 지켜주는 중요한 요인이지만 디지털 시대로 가속화될수록 이러한 요소는 줄어들어 상대적으로 우리의 기분이 좋아지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코로나19로 팬데믹(세계적인 유행병)이 선언된 가운데, TV나 컴퓨터, 혹은 스마트폰을 통해 코로나19 관련 정보를 실시간으로 검색하고 있진 않은가? 수시로 날라오는 알림 문자는 물론 새로운 정보와 이슈들을 SNS를 통해 공유하는데 더 적극적이지 않은가. 그러고 나면 기분은 좋아졌나?
코로나19로 재택근무가 늘고 온라인 교육으로 전환되면서 수많은 디지털 기기들을 이용해 온라인을 통해 다양한 사람들과 접촉할 수 있게 되었지만 팬데믹 선언 이후, 각종 루머나 음모론은 SNS를 통해 더 빠르게 전파되면서 '인포데믹스(Infodemics, 정보 전염병)'이 확산되어 문제로 떠올랐다.
혹시 소파에 누워 TV를 보면서도 휴대폰을 통해 다른 사람들과 톡(Talk)을 하거나 메일을 보고 또 다른 뉴스를 검색하고 있지 않은가? 안데르스 한센은 자신의 경험에 비춰보고 연구 결과를 <인스타 브레인>에서 소개했는데, 자신의 의지로 주머니에서 휴대전화를 꺼내 들고 뭔가를 확인하고 있다고 생각한다면 오산이라고 말했다. 페이스북, 스냅챗, 인스타그램 같은 기업들은 우리 뇌의 보상 시스템을 아주 성공적으로 해킹해 매출을 올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우리가 좋아하든 싫어하든 간에 우리는 새로운 디지털 기술을 익혀야 하고, 코로나19로 인해 기존과는 다른 언택트 한 생활 환경 속에서 살아가야 한다. 이러한 위기 상황은 예전과는 다른 형태의 스트레스를 줄 것이다. 신체 활동을 통해 집중력을 키우고 스트레스를 줄여야 할 때지만 오히려 더 스마트폰이나 디지털 기기 사용에 매달리고 있지 않은가?
안데르스 한센은 <인스타 브레인>에서 덜 자고, 덜 움직이는 디지털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 뇌에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 분석하고 그 대안을 제시했다. 기업들은 우리가 최대한 SNS 집중하게 만들기 위해 다양한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는 것이다. SNS에 집중할수록 오히려 자신의 주변에는 소홀해졌던 경험이 있을 것이다.
이 책에는 몸의 진화는 왜 세상의 진화를 따라가지 못하는지, 잡스는 왜 자기 아이의 스마트폰 사용은 제한했을까, 휴대전화 사용 시간과 건강의 문제는 어떤지, 디지털 사용 시간이 짧아질수록 기분이 나빠지는 이유는 왜 그런 건지 등 스마트폰이나 디지털 기기의 사용에 따른 흥미로운 궁금증을 풀어주는 내용들이 담겨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