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풍당당 명탐정 외젠 발몽
로버트 바 지음, 이은선 옮김 / 시공사 / 201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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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버트 바'라는 이름은 내게 낯설다. 장르 소설을 좋아하지만 아직 내공이 한참 부족해서인지는 모르겠지만. 그러나 이 책을 선택할 수 밖에 없었던 것은 작가의 이력을 읽다 내 눈을 번쩍 뜨이게 하는 대목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것은 바로 셜록 홈즈를 만들어낸 작가 아서 코넌 도일 경과 평생동안 우정을 나눈 친구 사이란 것과 셜록 홈즈의 죽음을 두고 논쟁을 벌인 일화로 유명하다는 것이었다. 뭐랄까, 이 책을 발견하게 된 것이 노다지를 캔 듯한 기분이었다고나 할까. 

『위풍당당 명탐정 외젠 발몽』은 프랑스 고위 공무원이었던 외젠 발몽이 프랑스 총경에서 쫓겨나는 이야기로 시작해 영국에서 탐정으로 성공하기까지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첫번째 단편인 <500개의 다이아몬드에 얽힌 수수께끼> 편이 바로 외젠 발몽이 프랑스에서 일할 때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이 에피소드에서 외젠 발몽은 프랑스 경찰의 무능함에 대해 이야기한다. 물론 '미리 밝히지만 유감은 없다'란 표현을 몇 번이나 쓰는 것으로 보아 심히 그 일에 대해 심히 유감이란 것은 둘러둘러 짐작할 수 있다. 그래서 결국 푸흡하고 웃음이 터지고야 말았다. 외젠 발몽의 쓰라린 회고인데도. 덧붙여 말하자면, 이 작품의 결말에서도 크게 웃을 수 밖에 없다. 진범에겐 안된 일이지만, 내 입장에서 보면 이렇게 유쾌할 수가 없었던 것이다. 

그후 영국으로 건너온 발몽은 처음부터 성공가도를 달린 것은 아니었다. 외국인에 대한 배척 - 언어적, 문화적 - 도 감수해야 했고, 영국 공직자들의 괄시도 무시하지 못할 정도였고, 또한 의뢰가 매일매일 들어오는 것도 아니니 상당 기간 가난한 생활을 했다고 그는 고백한다. 그래도 자신의 집에 안전감옥을 만드는 걸 보니, 상당히 수상한 - 우리가 생각하는 탐정의 이미지와는 다른 - 냄새를 풀풀 풍겼다고나 할까. 발몽은 <두 얼굴의 폭탄 테러범>에서 영국 무정부주의자들 사이에 껴들어 그들의 폭파 계획을 방해하기도 하고, <은숟가락에 담긴 단서>에서는 저녁 식사 시간 중에 감쪽같이 사라진 어음을 훔친 범인을 찾아내기도 한다. 이 작품이 무척 흥미로웠던 점은 이 은숟가락과 관련한 일화가 이 사건의 커다란 단서가 된다는 점이었다. 오호라, 그런 뒷이야기가 따로 있었구려. <치젤리그 경의 사라진 재산>은 고집스럽고 남을 믿지 않은 완고한 귀족이 사망하면서 남긴 유서에 관한 수수께끼를 푸는 것이었다. 도대체 그 집의 어디에 유산이 숨겨져 있던 것일까. 정말이지 이건 치젤리그경만이 생각해낼 수 있는 유산 은닉 방법이었을지도 모르겠다.

앨러리 퀸과 전문가 열한 명이 선정한 최고의 미스터리 열두편 중 하나로 선정된 <건망증 클럽>은 정말 이지 여기에 실린 작품중 감히 최고라는 단어를 붙일 수 있을 듯 하다. 이 사건은 외젠 발몽의 실패담이라고도 할 수 있는데, 그 실패의 원인은... 멍청한 영국 경찰때문이었다나 뭐래나. 다른 작품도 그렇지만 외젠 발몽은 프랑스와 영국의 사법 시스템이 다른 것에 대해 자주 언급한다. 특히 영국은 벌써 미란다 원칙 비스무리한 것이 있었던 모양이다. (미란다 원칙은 1966년에 선언되었다) 게다가 피의자가 집에 없을때 가택 수색을 하는 것도 불법인지라 수사에 많은 어려움을 느낀 듯 하다. 반대로 생각해 보면 프랑스 경찰은 시키면 시키는 대로 하는 로봇같은 면이 있긴 하지만 사건 수사에 있어서 만큼은 융통성이 더 많다고 해야 하나, 아니면 권력의 횡포라고 해야 하나, 하여간 그런 미묘한 지점이 자주 비교되었다. 여하튼, 그런 문제 때문에 결국 외젠 발몽은 눈 앞에서 증거가 사라지고 범인을 그냥 풀어줘야 하는 입장이 된 것이다. 실패담임에도 불구하고 이 작품이 정말 멋진 이유는 범인과 탐정의 밀고 당기기가 압권이기 때문이다.

왠지 고딕 미스터리 냄새가 풀풀 풍기는 <기형 발 유령>은 귀족과 평민 사이의 사랑으로 빚어진 비극, 그리고 그 사건이 일어난 10년후 다시 그 저택에서 벌어진 두 사람의 사망 사건과 관련한 내용이다. 아무래도 지금은 귀족이란 계급은 없어지긴 했지만, 여전히 계급의식은 남아 있어 지금의 이야기와 비교해 봐도 손색이 없는 미스터리이다. 고저택을 걸어다니는 유령의 정체는 무엇이었을까. 공포와 미스터리를 절묘하게 혼합한 작품.

<와이오밍 에드의 석방>은 당시 수사 기관의 허점을 잘 보여주는 작품이다. 또한 당시에도 역시 수감자 가족을 말로 구슬려 사기를 치고 돈을 뜯어낸 수법이 있었음을 보여준달까. 지금이라면 가장 기초적인 지문대조로 누가 누군지를 가리겠지만, 그때는 지문 대조 기술도 없었으니, 어쩔 수 없는 헛점이었을지도 모르겠다. 어떻게 생각하면 그때가 사기 치기가 더 쉬웠을 수도 있겠다.

<레이디 알리시아의 에메랄드>는 외젠 발몽의 가장 인간적인 모습을 볼 수 있는 에피소드이다. 남자들은 미인에게 약하다고 하더니, 외젠 발몽씨 당신도 그랬구려. 처음에는 일이 성공적으로 끝나야만 보수를 받을 수 있다는 의뢰에 그 의뢰를 거절할까 하지만, 의뢰인이 아름다운 여성이란 것을 알고 덥썩 그 의뢰를 수락하는 외젠 발몽. 그가 알리시아 아가씨를 두고 이런저런 생각을 하는 문장들에 웃음이 쿡쿡하고 터져나왔다. 또한 이 사건 자체도 유쾌하기 그지 없었다. 결말을 보면서 외젠 발몽이 좀 안쓰럽게 느껴지긴 했지만, 그래도 두 사람의 앞날에 축복있으리~~

셜록 홈즈 패러디물인 <셜로 콤즈의 모험>과 <두 번째 돈주머니의 여행> 편은 세계 최초의 셜록 홈즈 패러디물이라고 한다. 셜록 홈즈의 작가 아서 코넌 도일경과 친분이 두터웠으니, 어쩌면 당연한 일일지도 모르겠다. <셜로 콤즈의 모험>은 사건 수사를 멋지게 끝냈음에도 불구하고 스코틀랜드 야드에 완전히 깔아 뭉개지는 안타까운 홈즈의 이야기였고, 두번째 패러디물인 <두 번째 돈주머니의 여행>은 창조주와 피조물이 등장해서 설전을 벌인다는 점에서 무척이나 흥미롭다. 즉, 아서 코넌 도일 경과 홈즈가 함께 등장한다. 아, 가련한 홈즈여. 더이상 이야기하면 스포일러가 될테니 여기서 그만.

프랑스인으로서 영국에서 탐정으로 성공하는 외젠 발몽의 이야기는 눈물 없이는 (삑) 웃음 없이는 읽을 수 없다. 그정도로 유쾌·상쾌·통쾌하달까. 프랑스 고위 공무원 자리에서 쫓겨나 혈혈단신으로 영국으로 건너와 탐정으로 성공하기까지 힘겨운 일도 많았고, 프랑스와 영국의 차이때문에 때로는 좌절하고, 때로는 분노하기도 하지만, 그래도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은 그의 추리 능력과 사건 수사 능력때문이지 않을까. 인간적인 면모를 과시하는 탐정 위풍당당 외젠 발몽의 재기발랄 탐정성공담인『위풍당당 명탐정 외젠 발몽』. 이 책을 읽고 나니 이제부터는 내가 좋아하는 두 홈즈 - 하나는 사람 홈즈, 하나는 고양이 홈즈 - 사이에 외젠 발몽이 위치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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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른 내 동생 우리또래 창작동화 61
강민숙 지음, 박지영 그림 / 삼성당 / 201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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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 몇달 간 입양아에 대한 책을 몇 권 읽게 되었다. 하나는 국내 입양아의 이야기로서 공개 입양된 아이의 입장에서 씌어진 소설이고, 하나는 해외 입양아의 이야기였다. 솔직히 말해서 국내 입양아의 이야기보다는 해외 입양아의 이야기가 더 충격적이었다. 실제로 우리나라의 국내 입양률을 매우 낮아서 대부분의 아이들이 해외로 입양되었다. 지금은 국내 입양도 많이 늘고, 입양아에 대한 편견도 많이 줄었지만, 여전히 알게 모르게 그들은 불평등한 처사를 당한다.

그러고 보니 대학 시절 후배가 입양아였었다. 당시만 해도 입양이란 것은 사람들의 입에 쉬이 오르지 않던 화제였고, 당연히 처음엔 그 후배가 입양되었다는 사실을 전혀 몰랐었다. 나 역시 사회적인 편견 - 입양아는 음침한 성격에 사고뭉치라는 편견 - 에 사로 잡혀 그 명랑하고 활달한 후배가 감히 입양아였다는 걸 짐작도 못했으니까. 그러나 그 명랑하고 활달한 표정의 이면에는 아픔이 숨겨져 있었다. 스스로가 양자로서 느끼는 자격지심이랄까. 그때만 해도 입양아에 대해 고운 시선이라곤 찾아 볼 수 없었으니 스스로 위축되었을지도 모르겠단 생각이 든다. 그 후배에대해서 난 어떻게 대했을까. 딱히 다른 시선으로 본 적은 없는 듯 하다. 양자란 표현에 그렇게 충격을 받지 않아서 그럴지도 모르겠지만, 그후에도 사이좋게 지냈던 기억이 난다. 지금 그 후배는 어떻게 지내고 있을까. 지금쯤이면 결혼을 해서 애 아빠가 되었을지도 모르겠네.

중학교에서 고등학교에 이르는 시기에 내게 아주 소중한 친구가 있었다. 그 친구는 소아마비로 인해 한쪽 다리가 다른 쪽 다리에 비해 심하게 짧았다. 그래도 얼마나 명랑한 친구였던지, 그 주변엔 늘 웃음이 떠나지 않았다. 친구네 집에 찾아가면 친구네 엄마가 무척이나 날 반겨주셨던 기억이 난다. 그후 그 친구는 다리 길이를 조절하는 수술때문에 1년 가량을 쉬었고 나와는 다른 학년이 되었다. 그때에도 그 친구는 늘 웃는 얼굴로 친구를 사귀었었다. 그 친구는 지금 어떻게 지낼까. 너무 오래전에 헤어져 이젠 소식조차 알 수 없는 친구, 건강하게 잘 지냈으면 좋겠다.

이런 이야기로 시작한 것은『또 다른 내 동생』이 입양아와 장애아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기 때문이다. 은총이는 제일 먼저 입양된 아이로 초등학생이다. 명랑하고 활발한 은총이는 두번째로 입양된 동생 은별이를 아주 좋아하지만 때로는 은별이때문에 속상한 일도 많이 겪는다. 은별이는 선천성 뇌성마비를 앓고 있는 장애아이다. 그래서 제대로 걷지도 못하고 제대로 말도 못한다. 하지만 이런 것이 은총이를 속상하게 하는 것은 아니다. 은총이도 아직 어린 나이이기 때문에 엄마의 사랑이 많이 받고 싶었다. 그런데 은별이가 늘 엄마를 독차지하는 것때문에 때때로 은총이가 속상해지는 것이다.

은총이는 맏언니답게 은별이를 아주 잘 챙긴다. 아빠가 목사로 계시는 교회의 아이들이 놀러 올 때는 몇 가지 약속을 꼭 지켜달라고 한다. 그 약속은 '은별이를 싫어하면 안되고, 은별이를 피해서도 안되며, 은별이를 빼놓고 놀아서는 안되는 것'이다. 은총이는 이렇게 늘 은별이를 챙긴다. 하지만 은총이네 집에 늘 행복한 일만 있는 것은 아니다. 특히 은별이 유치원 문제는 엄마를 너무 속상하게 만들었다. 왠만한 유치원에서는 장애가 있는 아이를 받아주지도 않았고, 혹 받아준 유치원에서는 엄마들이 항의를 했다.

그거야, 장애가 조금 있는 애를 말하는 거지요. 이렇게 말도 못하고 걷지도 못하는 애를 우리가 어떻게 돌보겠어요? (60p)

아니 선생님, 어떻게 장애아를 우리 애들 반에 넣을 수가 있어요? (67p)

그애가 우리 애들하고 똑같다고 생각하시면 큰 오산이예요. (68p)

걷지도 못하고 말도 못하는 장애아와 어떻게 한 교실에서 공부할 수 있어요? (68p)

유치원 선생님이나 엄마들의 입장이 이해가 되지 않는 건 아니지만, 은별이가 전염병을 가진 것도 아닌데, 이렇게 냉대하고 차별하는 건 옳지 않다. 사실 이 사람들도 머리로는 차별하지 말아야지 하고 생각할 지도 모르지만, 마음이 따라 주지 못하는 것이다. 우리들도 마찬가지가 아닐까. 머리로는 분명히 장애아나 입양아에 대한 차별을 하지 말아야지 하는 생각을 하지만 막상 그들을 만나면 어떻게 대해야할지 몰라서 당황하거나, 아예 저 사람들은 우리와는 다른 사람이라는 선을 그어 놓는 것은 아닐까.

나중에 은별이는 아주 딱 맞는 유치원에 다니게 되지만, 그전까지는 이런 현실에 은별이 가족 모두가 절망하고 분노했을 거란 생각에 무척 가슴이 아프다. 또한 은총이를 불러내는 상급학년 언니들이나, 고아원에서 왔냐고 묻는 친구의 오빠 등은 입양아에 대한 호기심이 그들에게 어떤 상처를 주고 있는지를 잘 보여준다. 아이들의 호기심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그렇다고 해도 너무 잔혹하다. 하지만 아이들만 그런 걸까. 아이들은 어려서 그렇다 쳐도 어른들은 안그렇다고 할 수 있을까.

은총이네는 막내 은서도 입양을 한다. 은서는 입양되었다가 파양된 케이스로 경기를 자주 해서 파양되었다. 입양 - 파양 - 재입양의 과정을 거친 은서는 아직 아무것도 몰라서 매일매일 말썽을 부린다. 게다가 은별이가 걷지도 못하고 말도 못한다는 사실을 알고 무시하고 괴롭히기까지 한다. 이렇게 바람잘 날 없는 은총이네 집이지만, 이들은 서로를 아끼고 사랑한다. 피는 물보다 진하다고 했지만, 사랑은 피보다 더 뜨겁다. 사랑으로 이어진 가족은 피로 연결되어 서로를 냉대하는 집보다 백배, 천배는 따스해 보인다. 모든 입양아, 장애아 가정이 이렇다면 얼마나 좋을까. 입양아도 장애아도 활짝 웃을 수 있는 그 날이 얼른 오면 좋으련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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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로헤도로 Dorohedoro 4 한정판
하야시다 규 지음, 서현아 옮김 / 시공사 / 201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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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어디메 쯤인지는 몰라도, 마법사의 세계와 인간의 세계인 홀이 나뉘어져 서로를 적대시하고 있는 세상이 있다. 마법사들은 자신들의 마법을 시험하기 위해 종종 홀로 내려와 인간들에게 마법을 사용하고 있다. 마법사들은 자신들만의 문을 통해 홀에 들락날락하지만, 홀의 인간들은 마법사들처럼 마법사들의 세계로 마음대로 갈 수는 없다. 보통의 인간들과 마법사들의 마법때문에 마법 피해자가 된 인간들이 살고 있는 홀에 또다른 마법 피해자인 도마뱀 머리 카이만과 마법사이지만 무슨 연유에서인지 홀에서 인간처럼 살아가는 만두 가게 언니 니카이도가 있다. 그들이 바로 이 만화의 주인공! 카이만은 자신의 머리를 도마뱀으로 만든 마법사를 찾기 위해 마법사 사냥을 하기도 하고 마법사들의 세계로 건너가기도 하지만 아직 뚜렷한 단서는 없다. 마법사들의 세계로 잠입했던 니카이도는 엔의 마법때문에 몸에서 버섯이 생겨나게 되는데...

니카이도는 카스카베 박사와 바우크스 선생의 수술 집도로 무사히 버섯을 떼어낸다. 일단 니카이도는 안심. 근데 니카이도, 너무 무른 거 아냐? 전에는 곤충마법에 걸리지를 않나, 이번엔 버섯마법에... 상당히 상급 마법사로 알고 있는데, 마법을 너무 안써서 실력이 녹슬었나. 하긴 카이만과 있으면서 무술 실력만큼은 출중하게 발휘하고 있지만. 

4권의 내용은... 이제까지와 마찬가지로 홀과 마법사들의 세계를 왔다갔다 하면서 수도 없이 많은 일들이 생겨난다. 일단 신의 과거가 완전히 밝혀진다. 여리여리한 소년 신의 모습, 캬~ 내 타입이로군만. 신이 그토록 심한 일을 겪었다니, 그가 홀의 인간들을 싫어하는 것도 납득이 간다. 그렇게 보자면 홀의 인간들이 피해자만은 아니었다는 소리인데... 잔혹한 마법사 사냥을 하더니, 이젠 반대로 마법사들의 마법 시험 대상이 되었구나. 

니카이도는 이번에도 또 몹쓸 일을 당한다. 마법사의 세계에 갔다가 엔의 마법 연기를 뒤집어 쓰고 등에 솟은 버섯을 제거한지 얼마나 되었다고 이번엔 납치를 당하다니. 게다가 비가 내리는 날이라 힘도 못쓰고 그냥 끌려가는 니카이도를 보면서, 내가 구해주고 싶었지만, 니카이도에게 무슨 일이 생기면 반드시 나타나 구해주는 왕자님 (삑) 도마뱀이 있기 때문에 난 손놓고 구경했다. 사라진 마법 피해자들의 수수꼐기가 여기에서 밝혀진다. 몹쓸 놈의 마법에 대한 동경. 그러나 실이 있으면 득도 있는 법. 이번에 존슨이라는 마법 피해자가 새로 등장한다. 홀의 새로운 인물 (삑) 마법 피해자이다. 생긴 건 좀 징그럽지만, 귀찌귀찌하고 우는 존슨의 모습을 보면, 또 야구시합때 멋지게 도루를 하는 모습을 보면 존슨이 사랑스러워질거다. 나도 역시 그랬다. 푸하~~~ (난 세상의 벌레중에서 바퀴벌레를 제일 싫어하지만, 존슨은 싫어하지 않기로 했다) 

3권에서는 니카이도와 카이만이 마법사의 세계로 잠입했지만, 이번에는 후지타와 에비스가 홀로 잠입한다. 지난번 파트너가 카이만에게 살해당한 후지타는 카이만을 죽이겠다고 또다시 결심을 다지지만, 그게 쉽나. 하여간 소기의 목적은 달성도 못하고 야구시합만 하다 왔다나, 뭐래나. 어쨌거나 덕분에 상어옷을 입고 노래를 부르는 귀여운 에비스의 모습도 볼 수 있었으니, 후지타, 나름 수고했어.

그럼 마법사들의 세계는? 에비스가 팔았던 연기가 엔의 손에 들어가고 그것을 분석하는 것은 좋았는데, 그 연기가 든 병이 깨지면서 노이가 에비스의 마법에 걸리고 만다. 이런 고약한... 모습으로 변한 노이. 노이는 폭주하게 되고 결국 신이 노이를 처리하게 된다. 다행히 노이에게 걸린 마법을 풀 수 있는 쵸타 - 엔의 열렬한 추종자 (취향도 별스럽기도 하지) - 가 등장한다. 여기에서 알 수 있었던 것! 노이에게 있어 소중한 사람은 신이었다. 신에 대한 노이의 마음은 파트너로서 마음 30%, 여자로서의 마음 70%, 엔 패밀리로서 엔에 대한 충성심, 당연히 없지! 랄까. 하여간 자신의 **을 덜렁덜렁 내놓고 다니는 신보다는 그것을 잘라서 노이에게 걸릴 마법을 푸는 재료로 사용하는 쵸타가 더 변태스럽다.

음... 가장 중요한 것 하나. 에비스가 드디어 기억을 되찾았다. 카이만에게 공격당한 후 좀비에게 물리고, 엔의 마법에 버섯이 될 뻔하고.. 등등등의 온갖 수모를 겪은 에비스. 나름 귀여운 녀석이었는데 기억이 돌아오니 예전만큼은 귀엽지 않다. 게다가 엔에게 돈달라고 꼬장을 부리는 모습이라니!!! 원래 시니컬한 면은 있었지만, 이젠 잔혹해질 듯한 느낌이?

하여간 여기저기에서 수도 없이 많은 사건들이 동시다발적으로 터지는 곳이라 더이상 이야기하기도 힘들다. 참...리스 이야기도 있었지. 아직 이 녀석은 그다지 매력이 없어서... 그냥 대충 넘어가자. 점점 더 흥미진진해지는 잔혹 코믹 블랙판타지 도로헤도로. 다음편에선 또 어떤 사건이 터질까. 기대만발!


4권의 부록은 후지타와 에비스. 에비스가 도대체 어디에 있어? 라는 궁금증이 생기신다면, 자세히 보시라. 축 늘어져 매달려 있는 것이 바로 에비스이다. 에비스, 제발 사악해지지만 말아줘!


이건 한정판 부록인 크리스마스 입체 카드. 자세히 들여다 보려다 눈 빠지는 줄 알았다. 왠지 매직아이를 보는 듯한... 종이로 된 것은 아니고, 플라스틱으로 만들어져 있다. 그림 왼쪽이 엔 패밀리, 그리고 나머지는 홀 주민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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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 알파 4 - 신장판
아시나노 히토시 글.그림 / 학산문화사(만화) / 201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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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끌벅적한 축제같았던 시간이 지나고, 먼훗날 저녁뜸의 시대라 불릴 시간을 살고 있는 사람들. 해안선이 육지쪽으로 점점 밀려 올라오면서 사라지는 마을이 하나둘씩 늘어나고, 모래로 가득했던 해변들도 자취를 감추고 있다. 길도 점점 황폐화되어 막다른 길이 자꾸만 생겨나고 있다. 예전의 모습은 점점 사라져 가는 가운데, 사람들은 처음의 충격에서 벗어나 지금의 시간에 몸을 맡기고 있다. 그들이 지금 살고 있는 시대는 아주 먼 미래일수도 아주 가까운 미래일수도 있는 시간이지만 이젠 그런 것 따위는 더이상 중요한 게 아니다. 그들과 함께 살아가는 안드로이드 알파. 알파는 서쪽 언덕위에 있는 카페에서 지금은 여행을 떠난 카페의 오너를 기다리며 살아가고 있다.

알파의 하루하루는 늘 똑같아 보여도 늘 새로운 일이 생기는 듯 하다. 때로는 오너가 선물로 전해준 카메라를 들고 나가 사진을 찍기도 하고, 아지랑이가 아른아른 피어오르는 따스한 날엔 풀밭에서 잠이 들기도 한다. 무더운 여름날엔 축 쳐져서 낮잠을 자기도 하고, 바닷바람이 솔솔 불어 오는 저녁에는 해변이 보이는 곳에 앉아 물에 잠긴 옛도시들을 바라보기도 한다.

늙지도 병들지도 않는 안드로이드인 알파. 알파는 사람들과 함께 살아가지만, 자신이 다른 사람들과 다르다는 것을 잘 안다.  특히 사람들에게 주어진 시간과 자신에게 주어진 시간의 흐름이 다르다는 걸 잘 알고 있다. 그래서 그런지 마키에게 건네는 알파의 말에 묘하게 슬퍼졌다.

난 마키가 부러워. 마키와 타카히로는 같은 시대를 타고 있잖아. 나도 지금은 함께 있지만, 앞으로도 같은 시대의 사람이라고 말할 수 있을지는 잘 모르겠어…. 마키는 타카히로와 시간도 몸도 같은 배를 타고 있는 거야. 난 모두의 배를 해안에서 바라만 보고 있는 건지도 몰라. 마키와 타카히로는 계속 함께 있을 수 있어. 그것이 부러워. (108~109p)

타카히로도 마키도 언젠가는 알파보다 나이를 더 먹게 될 것이다. 그때도 알파는 여전히 그모습 그대로 남아 있을 것이다. 그리고 그때가 되면 주유소 할아버지나 선생님은 더이상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을지도 모른다. 알파에게 있어 사람들이 점점 변해가는 모습을 바라만 봐야 한다는 건 슬픈 일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마키를 보며 부럽다고 자신의 속내를 드러내는 알파의 마음이 고스란히 느껴져 알파가 안쓰럽다. 그래도 알파에겐 코코네가 있으니까, 알파씨 힘내세요!

타카히로는 이제 제법 큰 티가 난다. 그래서일까. 미사고는 더이상 타카히로 앞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다. 대신 타카히로보다 어린 마키 앞에 두번이나 나타났다. 이제는 어른이 되어버린 아야세도, 예전의 어린티를 벗은 타카히로 앞에도 더이상 미사고는 나타나지 않을지도 모르겠다. 마키 역시 마찬가지로, 나중에 마키보다 더 어린애가 미사고의 눈에 띈다면 마키도 더이상 미사고를 만날 수 없을 것이다. 붙잡고 싶어도 붙잡을 수 없는 시간은 일정한 속도로 흘러가고만 있으니까. 아주 소중한 것은 그만큼 오래 볼 수 없고, 만날 수 있는 시간도 짧으니까. 하지만 알파의 말대로 영원히 만나지 못하는 건 아닐지도 모르지. 그러니까 타카히로, 힘내렴.

꼬치고기를 데리고 다니는 아야세는 또다른 모험길에 나섰다. 아야세의 꼬치고기는 도대체 무슨 종류일까. 고기인데도 선글라스를 끼고 있고, 물밖에 오래 나와 있어도 아무렇지도 않을 걸 봐선 보통의 물고기와는 다른듯 하다. 또한 꼬치고기가 날고 있는 모습은 하늘 높이 날아가는 비행선의 그림자와 똑닮아 있다. 하긴 뭐 그런게 중요한 건 아닐지도 모르겠다. 지금도 시간을 흘러 흘러 영원속으로 사라지고 있으니까.

무사시노에서 택배일을 하는 코코네는 어린이 도서관에 들렀다가 낡은 레코드를 발견한다. 그곳에 담겨 있는 건 음악이라고 하는데... 코코네는 언제쯤 그 음악을 들을 수 있을까나.

카페 알파를 보면 느긋하고 여유롭게 사는 사람들의 모습을 아주 많이 볼 수 있다. 이 작품 속에 나오는 사람들은, 안드로이드도 물론, 느긋하게 살아간다. 종종거리는 현대인들의 모습을 전혀 볼 수 없달까. 어쩌면 종종거려 봤자 지금의 변화를 절대 막을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느긋하게 산다고 해서 지금 이순간을 허투루 보내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느긋하게, 그리고 속속들이 그 시간을 음미하면서 산달까. 그래서 그런지 카페 알파를 읽을 때면 나도 느긋한 마음이 되어 책장을 천천히 넘기게 된다. 카페 알파의 맛은 바로 그런 것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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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마스의 악몽 - 유럽 판타지 단편선
알퐁스 도데 외 지음, 고봉만 옮겨엮음 / 문학과지성사 / 200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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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마스의 악몽이라는 제목을 보니 팀 버튼의 애니메이션이 먼저 생각난다. 할로윈 마을에 사는 잭이 우연히 크리스마스 마을에 들어가 그해의 크리스마스를 악몽처럼 바꿔놓는다는 이야기. 난 이 애니메이션의 주인공인 잭을 너무나도 좋아한다. 비쩍 마른 해골이 뭐가 좋아, 취향하고는...이라고 말할 사람이 있을지는 몰라도 그건 잭의 매력을 모르기 때문이다, 라고 이야기해 두고 싶다. 나의 친한 친구 역시 잭을 격하게 아껴서 차량 내부 인테리어를 잭으로 도배를 했다. 역시 끼리끼리 모인다고, 친구와 나의 취향은 똑떨어질 정도로 비슷하다. 

각설하고, 이번에 내가 고른 크리스마스의 악몽은 팀 버튼의 크리스마스의 악몽과는 하등 관계가 없다. 이 책은 유럽 고전 판타지를 한 권으로 묶은 책으로 우리가 잘 아는 작가들의 크리스마스 이야기로 엮여 있다. 그러나 아름답고 행복한 크리스마스가 아니라, 그 이면에 감춰진 악몽같은 크리스마스 이야기를 풀어낸다. 크리스마스 선물중에 스프링이 달린 인형이 툭 튀어 나오면서 '이건 몰랐지?'라고 사람을 놀래는 기분이랄까. 고전인지라 요즘 사람들 시각으로 보면 별로 안무섭구만, 이라고 생각할지도 모르겠지만, 이 소설들이 씌어지던 시대를 생각한다면 그런 말은 잠시 넣어두어도 좋을 듯 싶다. 

우리에게 <별>, <마지막 수업>으로 잘 알려진 알퐁스 도데의 <음식을 탐하다>는 크리스마스 미사와 관련한 이야기이다. 작은 악마가 신부님의 시종으로 변신해 식탐을 부추긴다는 내용인데, 솔직히 무섭다기 보다는 웃음이 터져나왔다. 사실 따지고 보자면 악마가 성당안으로 들어간다는 것 부터가 좀 이상한 설정이기는 하나, 크리스마스인데, 그정도는 허락될지도. 음식을 먹고 싶어서 빛의 속도로 미사를 집전하는 신부님을 보면서 웃음이 큭큭하고 터졌다. 또한 나중에 신부님이 하느님으로부터 크리스마스 미사를 엉망으로 만든 벌을 받게 되는데, 그것 또한 유쾌하다. 그후 신부님은 반성을 했을까? 어쩌면 지금도 빛의 속도로 미사를 집전하고 있을지도.

조지프 세리던 르 파누란 이름은 낯설지만, 작가 이력을 보고 아하~라는 감탄사가 내 입에서 튀어 나왔다. 그는 바로 소녀 뱀파이어 이야기인 <카밀라>를 쓴 작가이기 때문이다. 당시에는 동성애 논란에 휩싸였던 카밀라는 아름답고 고혹적인, 그렇지만 너무나도 위험한 흡혈귀에 대한 이야기였다. 흡혈귀 카밀라와 소녀의 이야기라서 아마도 이런 논란에 시달렸는지도. (문득 생각하건대 뱀파이어들은 대부분 이성의 목을 물지 않나?) 

그의 작품 <악마를 만나다>는 종지기의 기이한 죽음과 관련한 이야기이다. 크리스마스날 밤 종지기가 종탑안에서 시신으로 발견된다. 상황으로 보건대 그는 떨어진 종에 맞아 죽은 듯 하다. 기이한 죽음에 사람들에겐 두려움이 퍼져나간다. 게다가 그날 밤 수상한 인물이 종지기의 시신이 안치된 헛간으로 찾아온다. 그의 정체는 바로... 악마였다. 종지기는 그동안 사람들의 물건을 훔쳐왔었고, 어쩌면 악마와 거래가 있었는지도 모른다. 악마는 거래한 사람이 죽으면 그의 영혼을 회수하러 온다는 걸 떠올려 본다면, 그날 악마가 온 것은 거래가 종료되었기 때문은 아니었을까.

<목걸이>, <여자의 일생>등으로 유명한 작가 기 드 모파상. 그가 써낸 <악령에 들리다>는 아주 짧은 길이의 소설이다. 크리스마스 날 길에 떨어진 달걀을 삶아 먹은 한 여인에게 악령이 들린다는 이야기인데, 이 단편 소설이 섬뜩한 이유는 첫째로 그녀가 먹은 신선한 달걀이 원인이었다는 것이다. 우리는 늘 달걀을 먹는데 그 달걀이 - 그것도 크리스마스에 발견된 - 문제가 되었다는 건 일상의 균형을 깨뜨리기 때문이다. 또한 이 단편은 영화 엑소시스트를 생각나게 한다. 물론 영화처럼 임팩트가 강한 것은 아니지만 영화의 한장면의 떠오르면서 등허리로 뭔가 스멀스멀 기어오르는 기분이 든달까. 역시 기분 나쁘다.

로버트 루이스 스티븐슨은 모험 소설로 잘 알려진 <보물섬>의 작가이다. 그가 쓴 <사람을 죽이다>는 사람 마음 속의 선과 악의 대립을 잘 보여주고 있다. 선과 악은 동떨어진 존재도 아니요, 극과 극의 존재도 아니다. 항상 양립하면서 저울의 균헝을 맞추고 있달까. 크리스마스 선물을 사러 간 한 남자가 상인을 죽인 후 만나게 되는 남자와의 대화가 무척이나 인상적인 작품이다.

안데르센의 <성냥팔이 소녀>를 읽지 않고 자란 사람은 거의 없을 듯 하다. 그보다 안데르센의 동화 중 하나라도 읽지 않은 사람은 거의 없다는 게 맞을까. 오래만에 읽어본 <성냥팔이 소녀>는 여전히 마음을 무겁게 한다. 어린 시절엔 그저 성냥팔이 소녀가 불쌍하다는 생각만을 했지만, 지금 다시 읽어보니 소녀의 아버지에게 분노가 느껴진달까. 어린 딸을 추위속으로 몰아 넣는 것도 모자라, 돈을 벌어오지 않으면 때리기까지 하는 소녀의 아버지의 모습은 현대에서도 여전히 없어지지 않은 나쁜 아버지의 모습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다.

이 작품집 속에 수록된 작가중 유일하게 내가 모르는 작가가 바로 카미유 르모니에이다. 벨기에 작가인 그의 <그들만의 크리스마스>는 얼핏 읽어도 성냥팔이 소녀의 색다른 버전처럼 느껴진다. 가난때문에 마을을 떠나 이곳저곳을 떠돌면서 바이올린을 켜는 것으로 하루하루를 연명하는 소년. 가난한 소년에게는 크리스마스의 떠들썩하고 행복한 분위기는 그림의 떡일 뿐이었다. 부잣집 소녀가 적선하듯 건넨 돈으로 작고 말라비틀어진 빵을 사먹은 것이 마지막 만찬이 된 소년. 크리스마스가 누구에게나 행복한 날은 아니다.

마지막 작품인 <크리스마스 트리>는 <올리버 트위스트>와 스크루지 영감이 나오는 <크리스마스 캐럴>로 유명한 작가인 찰스 디킨스의 작품이다. 이 단편은 한 남자가 근사한 크리스마스 저녁을 보내고 난 후 집에 들어와 크리스마스 트리를 보면서 떠올리는 생각을 묘사한 작품이다. 이 작품이 흥미로운 것은 이 남자의 생각이 정말 꼬리에 꼬리름 물고 진행된다는 것이다. 실존 인물에서부터 다른 작가들의 책에 나오는 등장인물들까지, 크리스마스 트리에서 시작한 생각이 어디까지 이르게 될지 뒤를 궁금하게 만든 작품이었다. 작품의 전체적인 분위기는 일년에 한 번 뿐인 크리스마스에 대한 아쉬움으로 향한다고 할 수 있다.

총 7편의 작품을 쓴 작가들은 대부분 우리에게 아주 익숙한 작가들이다. 그들의 고전들을 읽으면서 많은 상상의 나래를 편 사람도 많을 것이다. 난 가끔 고전 문학 작가들이 공포 문학이나 판타지 문학을 써낸 것을 보며 놀라곤 한다. 요즘은 한 장르를 정해놓고 쓰는 작가가 많은데 비해 옛날 작가들은 다양한 장르의 이야기를 썼다고나 할까. 또한 문인으로서만이 아니라 철학자나 사상가, 혹은 과학자로서 활동한 작가들도 많았다. 정말 재능이 넘치는구나, 하는 감탄이 나온달까.

크리스마스란 단어로 연상되는 것은 아름다운 트리, 흥겨운 캐럴, 반짝반짝 예쁜 포장지로 싸인 선물꾸러미들이다. 하지만 누구에게나 크리스마스가 행복한 날이기만 할까. 이 작품집에 수록된 작품들을 읽으면서 우리는 너무나 단정적으로 크리스마스를 행복이란 단어와 연관짓고 있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든다. 크리스마스에 벌어질 수도 있는 다른 일들에 대해서 생각해보지도 않은채. 그런 생각을 할라치면 행복이 금세 날아가 버릴까 싶어서. 그러나 분명 크리스마스가 행복하지 않은 사람도 있을 것이다. 그리고 가장 불행한 날이 되어 버린 사람도 있을 것이다. 우리가 떠올리려고 하지 않을 뿐. 그래도 난 크리스마스를 행복하게만 보내고 싶다. 메리 크리스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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