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1월 독서 목록입니다.
좀 힘든 일이 많아서 책 읽는 것도 서평 쓰는 것도 좀 부실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일단 정리를...

1. 우부메의 여름 / 교고쿠 나츠히코 / 손안의책
2. 괴이 / 미야베 미유키 / 북스피어
3. 러브크래프트 전집 1 / H.P. 러브크래프트 / 황금가지
4. 이누가미 일족 / 요코미조 세이시 / 시공사
5. 의학의 초보 / 가이도 다케루 / 들녘
6. 벚꽃 지는 계절에 그대를 그리워하네 / 우타노 쇼고 / 한스미디어
7. 루피너스 탐정단의 우수 / 츠하라 야스키 / 북홀릭
8. 비즈니스 / 박범신 / 자음과 모음
9. 길 위의 시대 / 장윈 / 자음과 모음
10. 샤바케 - 에도시대 약재상 연속살인사건 / 하타케나카 메구미 / 손안의책

11. 꿈의 도시 / 오쿠다 히데오 / 은행나무
12. 명탐정 홈즈걸 2 / 오사키 고즈에 / 다산책방
13. 도둑맞은 편지 / 에드거 앨런 포 / 바다출판사
14. 인구조절구역 / 츠츠이 야스타카 / 북스토리
15. 마술가게 / 허버트 조지 웰스 / 바다출판사
16. 러시아 단편집 / 표도르 도스토옙스키 외 / 바다출판사
17. 소금 기둥 / 레오폴도 루고네스 / 바다출판사
18. 이방의 기사 / 시마다 소지 / 시공사
19. 잘린 머리에게 물어 봐 / 노리즈키 린타로 / 비채
20.  소년을 위로해줘 / 은희경 / 문학동네

21. 어느 영국인 아편쟁이의 고백 / 토머스 드 퀸시 / 시공사
22. 목소리 섬 / 로버트 루이스 스티븐슨 / 바다출판사
23. 천사의 속삭임 / 기시 유스케 / 창해
24. 샤바케 2 - 사모하는 행수님께 / 하타케나카 메구미 / 손안의책
25. 나는 전설이다 / 리처드 매드슨 / 황금가지
26. 괴담 - 공포에 관한 11가지 짧은 이야기 / 엠브로스 비어스 외 / 글읽는세상
27. 평면세계 / 찰스 하워드 힌턴 / 바다출판사
28. 1월 0일 / 바르트 무이아르트 / 낭기열라
29. 망고 한 조각 / 마리아투 카마라 / 내인생의책
30. 큰 바위 얼굴 / 너새니얼 호손 / 바다출판사

31. 아폴로의 눈 / 길버트 키스 체스터턴 / 바다출판사
32. 미다스의 노예들 / 잭 런던 / 바다출판사
33. 바테크 / 윌리엄 벡퍼드 / 바다출판사
34. 다른 누구도 아닌 너에게 / 시라이시 가즈후미 / 레드박스
35~36. 염소의 축제 1, 2 / 마리오 바르가스 요사 / 문학동네
37. 리딩으로 리드하라 / 이지성 / 문학동네
38. 조선왕을 말하다 / 이덕일 / 위즈덤하우스
39. 스켈레톤 크루(상) / 스티븐 킹 / 황금가지
40. 러브크래프트 전집 2 /  H.P. 러브크래프트 / 황금가지

41. 이이화 역사 할아버지가 들려주는 도깨비 이야기 / 이이화 원작, 김진섭 글, 곽재연 그림 / 파랑새
42. 지하 100층짜리 집 / 이와이 도시오 글, 그림 / 북뱅크
43. 최기봉을 찾아라! / 김선정 글, 이영림 그림 / 푸른책들

2월엔 44번부터 시작!


43개의 상품이 있습니다.

우부메의 여름
쿄고쿠 나츠히코 지음 / 손안의책 / 2004년 3월
15,000원 → 13,500원(10%할인) / 마일리지 750원(5% 적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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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이
미야베 미유키 지음, 김소연 옮김 / 북스피어 / 2008년 8월
10,000원 → 9,000원(10%할인) / 마일리지 500원(5% 적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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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브크래프트 전집 1
H. P. 러브크래프트 지음, 정진영 옮김 / 황금가지 / 2009년 8월
17,000원 → 15,300원(10%할인) / 마일리지 850원(5% 적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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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누가미 일족
요코미조 세이시 지음, 정명원 옮김 / 시공사 / 2008년 8월
14,000원 → 12,600원(10%할인) / 마일리지 700원(5% 적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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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 음...
1월엔 만화를 별로 못읽었어요.
이래저래 바쁜 일(?)이 좀 있어서 말이죠.
2월엔 만화를 좀 많이 읽었으면 하는데 잘 될지 모르겠네요.

1. 다크 에어 1 / 박민서 / 대원씨아이
2. 동경괴동 3 / 모치즈키 미네타로 / 삼양출판사
3. 식객, 팔도를 가다 - 경기편 / 허영만 / 김영사
4. 에키벤 3 - 간사이편 / 사쿠라이 칸, 하야세 준 / 에이케이코믹스
5. 고독한 미식가 / 다니구치 지로 / 이숲
6. 야마모토 귀 파주는 가게 / 아베 야로 / 미우
7~8. 도로헤도로 5, 6 / 하야시다 큐 / 시공사
9. 용산 개 방실이 / 최동인 글, 정혜진 그림 / 책공장더불어
10. 이방인과 신부 1 / 나카무라 아스미코 / 시리얼
11. 아마츠키 3 / 타카야마 시노부 / 대원씨아이
12. 인형궁정악단 1 / 유키 카오리 / 대원씨아이
13. 오늘 술맛은 안녕하세요? 1 / 박기홍 글, 최미르 그림 / 서울문화사
14. 어서와 3 / 고아라 / 북폴리오
15. 하워드 진의 만화 미국사 / 하워드 진 글, 마이크 코노패키 그림, 폴 불 각색 / 다른 


[BL]
16. 사랑이 신을 죽일때 / 혼마 아키라 / 인디고
17. 첫사랑 골목 / 마마하라 엘리 / 학산문화사
18. 레오파드 백서 2 / 오우기 유즈하 / 현대지능개발사
19. 50X50 / 쿠니에다 사이카 / 삼양출판사
20. 더블 캐스트 / 마마하라 엘리 / 삼양출판사

2월은 21번부터 시작!


20개의 상품이 있습니다.

다크에어 1
박민서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10년 12월
4,500원 → 4,050원(10%할인) / 마일리지 220원(5% 적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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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동경괴동 3
모치즈키 미네타로 지음 / 삼양출판사(만화) / 2010년 12월
5,000원 → 4,500원(10%할인) / 마일리지 250원(5% 적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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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식객, 팔도를 간다 : 경기편- 방방곡곡을 누비며 신토불이 산해진미를 찾아 그린 대한민국 맛 지도!
허영만 글.그림 / 김영사 / 2010년 12월
8,500원 → 7,650원(10%할인) / 마일리지 420원(5% 적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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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에키벤 3 : 간사이편- 철도 도시락 여행기
하야세 준 지음, 채다인 옮김, 사쿠라이 칸 감수 / AK(에이케이)커뮤니케이션즈 / 2010년 12월
7,500원 → 6,750원(10%할인) / 마일리지 370원(5% 적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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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워드 진의 만화 미국사 다른만화 시리즈 1
마이크 코노패키 외 지음, 송민경 옮김 / 다른 / 2008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미국이란 나라는 우리에게 있어 꿈을 상징하는 나라였다. 아메리칸 드림을 위해 미국으로 수많은 사람이 건너갔다. 다른 나라보다 유독 미국으로 유학가는 것을 부러워했고, 영어를 잘 하는 사람을 부러워했다. 하지만 지금은 미국이 말 그대로 아름다운 나라가 아니란 것을 우리는 잘 안다. 미국이 우리나라에 어떤 일을 해왔고, 지금 어떤 일을 하고 있는지 이젠 알기 때문이다. 한미 FTA 협상을 보면서, 한미 합동 군사 훈련 장면을 뉴스에서 보면서 우리나라는 왜 이토록 미국에 휘둘려야만 하는가 하는 생각에 마음이 무거워졌다. 비록 이 책에는 우리나라와 관련된 이야기는 나오지 않지만 미국이 어떤 나라인지, 어떤 식으로 지탱되어 온 나라인지를 잘 보여준다. 그들이 하는 짓은 형태만 바뀌었을 뿐, 근본은 전혀 바뀌지 않았기 때문이다.

미국 역사를 통해서 볼 때 우리 군대는 도덕적 목적이 아닌 경제, 정치, 군사적인 목적에 이용되어 왔습니다. 미국의 팽창은 1823년 먼로주의와 더불어 시작되었습니다. 먼로주의는 아메리카 전 대륙을 미국의 영향권으로 선언했는데 이는 '명백한 운명설' - 미국이 아메리카 대륙 전체를 지배할 운명을 갖고 있다는 이념- 과 함께 계속 유지되었습니다. 미국은 필요하다면 무력을 써서라도 '민주주의라는 축복'을 다른 나라와 '낙후된 사람'들에게 전해 줄 권리를 신에게서 받았다고 믿고 있었습니다. (16p)

미국인들은 자신들의 역사를 개척의 역사라 한다. 하지만 그것은 잘 포장된 말일 뿐 실제로는 침략의 역사라고 할 수 있다. 백인들이 아메리카에 첫 발을 디뎠을 때, 이미 그곳에는 원주민들이 살고 있었다. 처음에는 그들의 도움을 받았지만 단물 다 빼먹은 후에는 원주민들을 그들의 땅에서 내쫓고 그 땅을 자신들이 차지하기 시작했다. 이 원주민들인 아메리카 인디언들은 백인들에 의해 자신들의 땅에서 내쫓겼고, 투쟁으로 맞설 경우 학살당했다. 운디드니 학살에서 백인들은 인디언들을 상대로 무차별 공격을 감행했고, 30분도 안되는 시간에 250명의 인디언을 학살했다. 운디드니 학살은 인디언에 대한 백인들의 행태에 대한 일부분의 모습일 뿐이다. 이러한 일은 비일비재했고, 결국 인디언들은 인디언 보호구역이란 이름이 붙은 불모의 땅으로 내쫓겼고, 자신들만의 문화도 잃어버렸다.

오늘날 미국은 빈자에 맞서 부자를 옹호하며 기득권을 수호하는 전 세계적인 반혁명 운동의 리더가 되었다. - 아놀드 토인비 (153p)

아메리카 대륙을 손아귀에 넣은 뒤 미국은 해외로 눈을 돌렸다. 기존의 제국주의 국가들이 식민지배를 하고 있는 나라를 독립시켜주는 척 하면서 실제로는 또다른 식민정책을 폈던 것이다. 이는 지금도 미국을 지배하는 자본의 논리에 따른 것이었다. 필리핀을 스페인에서 독립시킨 것처럼 보였지만 실제로는 또다른 지배의 형태가 되었다. 필리핀 지배는 중국으로 가기 위한 발판을 마련하기 위한 것이었기 때문이다. 필리핀 전쟁에서 20만명 이상의 사람들이 사망했다. 10살 이상의 사람은 모두 죽이라는 명령이 떨어지기도 했다. 필리핀 소수부족 중 하나인 모로족 주민은 900명 중 단 한사람도 살아남지 못했다. 모로족의 무기는 벽돌 뿐이었다. 루즈벨트 대통령은 이 학살을 이끈 우드 장군에게 "장군들과 장병들의 빛나는 승리를 축하합니다. 당신들은 성조기의 명예를 아주 훌륭하게 드높였습니다" 라는 말로 극찬했다. 학살을 두고 성조기의 명예를 드높인 전투였다니. 이런 욕지기나오는 발언은 비단 루즈벨트 대통령뿐 만이 아니었다. 미국의 수많은 대통령들의 망언은 책 곳곳에서 우리를 분노케 한다.

라틴 아메리카나 아랍권 국가에 대한 정책도 마찬가지이다. 라틴 아메리카 국가들이 구 제국주의 국가들로부터 독립했음에도 불구하고 독재자들의 장기 집권등이 이어졌다. 이는 미국의 비호가 없었더라면 불가능한 일이다. 라틴 아메리카에 뿌려진 미국돈을 더 불리기 위해 미국은 독재자들의 지배를 묵인했다. 아랍권 국가의 경우 석유란 천연자원때문에 고통받았다. 미국은 드러나지 않게 독재자들을 조종했고 자신의 이득을 챙길수 있는 이상으로 챙겼다. 이라크 전쟁이 명분없는 전쟁이었다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다. 절대로 정의를 위한 전쟁은 아니었다. 그것은 석유에 대한 지배권을 넓히기 위한 전쟁일 뿐이었다. 

또한 미국은 군수사업으로 먹고 사는 나라라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다. 군수 사업은 전쟁이 일어나야 돈을 벌 수 있다. 직접 전쟁에 참가하지 않아도 무기만 팔아 먹으면 되니까. 지금도 미국은 각종 무기를 다양한 나라에 팔아 넘기고 막대한 이득을 취하고 있다. 우리나라 서해안에서 있었던 군사훈련은 전쟁을 통한 무기판매는 아니었지만, 미국의 또다른 돈벌이 수단이 되었다. 우리나라의 자주국방은 이제 완전히 물건너 가버린 것일까?

해외에서의 모험이 미국내의 파업과 저항운동의 반항적 에너지를 외부의 적을 향해 돌려놓지 않겠는가? 그것이 국민들와 정부를 단결시키지 않겠는가? ★ 애국주의는 계층의 불만을 잠재우는 한 방법이었다. (39p)

미국은 두보이스의 생각에 딱 들어맞는 국가였다. 미국의 자본주의는 부자와 빈자 사이에 인위적인 하나의 이익사회를 만들기 위해 정기적인 전쟁과 국제적 라이벌이 필요했던 것이다. (95p)

미국이 전쟁을 일으키는 것은 다양한 목적이 있다. 자신의 지배력을 강화하고 싶거나 다른 나라를 자신의 지배력 안에 두고 싶을 때, 그리고 국민들의 불만이 터지기 일보 직전 전쟁을 일으켜왔다. 정의를 위한 전쟁이라는 그럴싸한 포장을 두르고 전쟁을 일으키면 국민들은 그것에 정신이 팔려 국내 정세에 신경을 쓰지 않게 되기 때문이다. 

또한 전쟁 중에는 이기기 위해 어떤 무기를 사용해도 상관없었다. 베트남 전쟁에서 사용한 네이팜탄과 일본에 투하한 원자폭탄. 두 무기는 모두 민간인에게 사용되었다.

이외에도 미국이 저지른 만행은 이루말 할 수 없을 정도이다. 때로는 전쟁의 명분을 위해 다른 나라와 짜고 자신들이 공격을 받은 것처럼 만들어 상대 국가를 침략했다. 완전 짜고 치는 고스톱이다. 이렇듯 미국은 자신의 이득을 위한 것이라면 어떤 파렴치한 짓도 마다하지 않았다. 그들에게는 도덕이나 윤리보다는 자본의 논리가 앞서기 때문이었다. 

미국은 아메리카 대륙을 침략한 뒤 원주민들을 배척하고 학살했다. 인종차별은 오랜기간 동안 미국내의 유색인종들을 괴롭혀왔고, 지금도 그러하다. 자본가들은 자신의 살을 찌우기 위해 노동자들을 사지로 내몰았다. 군수사업이 국가 기간산업이기에 해외에서 벌어지는 전쟁에 막대한 무기를 팔아 넘겼고, 때로는 직접 전쟁을 일으키기도 했다. 국민들의 불만이 커지면 그것을 해외의 적들때문이라고 생각하기 위해 명분없는 전쟁을 일으켰다. 자국 기업의 이득을 취하기 위해 라틴아메리카 국가들이 구 제국주의 국가들에게서 독립한 후에도 독재자들이 수십년간 독재정치를 펴는 것을 묵인해 왔다. 아랍권에서는 석유에 대한 지배권을 확보하고 확장하기 위해 명분없는 전쟁을 일으켜왔다. 더이상의 아메리칸 드림은 없다. 미국은 세상의 중심도 아니요, 민주주의의 선진국도 아니다. 오직 부자 백인들만을 위한 나라로 존재해 왔으며 어떤 것에 대해 가치가 없다고 판단될 시에는 가차없이 배척했다.
 
일제의 식민지배에서 벗어나고, 한국전쟁을 치르면서 우리나라 사람들은 미국이 대한민국의 구세주라 떠받들어 왔다. 일제시대에 친일파였던 무리들은 친미파로 돌아서서 미국을 찬양하고 있다. 그러나 조금만 생각해 보면 미국이 우리나라를 대하는 태도가 미국의 철저한 자본주의 논리에 의한 것이란 것을 알 수 있다. 여전히 미국은 우리나라에 대해 막대한 권력을 행사하고 있다. 정치, 경제, 국방 등 어느 것 하나에도 미국의 입김이 닿지 않은 곳이 없을 정도이다. 

제국주의는 신자유주의와 결합해 또다시 세계 곳곳을 장악하고 있다. 우리나라 정부는 미국의 허수아비가 되어 그들의 손아귀에서 놀아나고 있다. 우리는 미국의 호의적인 얼굴 뒤에 감쳐진 괴물의 모습을 똑바로 봐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그들의 역사를, 자본의 논리와 전쟁으로 점철된 그들의 역사를 제대로 알아야 할 것이다. 이는 우리가 보지 않으려 했던 미 제국주의 역사에 대한 가장 정확한 진실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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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 0일
바르트 무이아르트 지음, 한경희 옮김 / 낭기열라 / 2010년 12월
평점 :
품절


이야기는 아무런 설명없이 시작해서 뚝, 하고 끝나버렸다. 솔직히 말해 당황스러웠다. 처음부터 끝까지 차디찬 바람 속을 걷는 느낌이었다. 손만 뻗으면 닿을 수 있는 곳에 온기가 있는데도 불구하고, 그곳에 닿지 못했다. 도대체 왜?

바르트와 베니는 서로가 한 켤레의 신발이라 부를만큼 단짝인 친구다. 혼자서는 제대로 걸을 수 없는, 꼭 두 짝이 있어야만 하는 한 켤레의 신발. 그런 두 친구가 누군가를 피해 도망을 간다. 차가운 바람을 뚫고. 묵직한 발걸음을 힘겹게 뗀다. 바르트는 옷 속에 품고 있는 죽음의 무게가 너무 무겁기만 하다.

한해의 마지막 날, 바르트와 베니는 베트예만의 집에서 오리를 죽이고 말았다. 이유는 단순했다.

베트예만은 우리 엄마가 자기 것이라고 여겼지만 엄마는 우리 것이었다. (53p)

바르트는 베트예만과 가까이 지내는 엄마가 불안했기 때문이다. 혹시 새아빠가 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이 생겼기 때문이다. 그는 혼자 사는 남자로 상스럽고 욕을 잘하며 폭력적이다. 그런 베트예만을 바르트는 받아들일 수 없다. 그래서 크리스마스에 초대받은 베트예만 앞에서 식탁을 엎어버렸다. 소년 바르트가 할 수 있는 일은 거부의 몸짓 뿐이었다. 하지만 그 일로 돌아온 것은 베트예만의 폭력이었다.

그리고 한해의 마지막 날인 오늘, 바르트는 베트예만의 집에 들렀다가 그의 집이 정리되어 있는 것을 본다. 크리스마스 때 있었던 일에 대한 분노와 베트예만에 대한 미움은 당사자가 아닌 오리에게로 돌아갔다. 오랜 기간 우리에 갇혀 있던 늙고 힘없는 오리. 바르트는 베트예만 대신 오리를 괴롭히고 결국 죽게 만들었다. 그리고 그것은 바르트의 개, 엘머의 희생으로 이어졌다.

오늘 낮에 있었던 일이 일어나지 않았더라면 싶었다. 아니면 우리가 좀 더 나이가 들어버려서 예전에 일어났던 어떤 일을 돌이키고 있는 것이었으면 싶었다. (50p)

바르트는 오늘 있었던 일이 없던 일이기를 바라지만 현실적으로 그것은 불가능했다. 베니의 집으로 몸을 피하지만 그곳으로 베트예만이 찾아온다. 그 상황에 바르트는 공포를 느낀다. 끝까지 피할 수 있을까, 아니면 직접 맞부딪혀야 하나. 바르트의 머리속은 고민으로 꽉 차있다.

하지만 바르트는 결국 베트예만 앞으로 나서지 못하고 다시 그 상황에서 도망을 치고 만다. 그런 바르트를 쫓아온 것은 베니의 엄마였다. 베니의 엄마의 따스함에 바르트는 안도한다. 그리고 오늘 있었던 일에 대해 베니의 엄마에게 이야기를 꺼낸다. 베니의 엄마는 바르트에게 베트예만에 대한 이야기를 한다. 그는 아주 외로운 사람이라고. 하지만 바르트의 입장에선 그 말이 이해될 듯 말듯 아리송하기만 하다. 그를 이해하기엔 그에 대한 공포가 너무나도 컸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그 점을 잘 생각해 봤다. 나 자신을 보니 내가 얼마나 외로운지 알 수 있었다. 베니랑 베니 엄마가 곁에 있는데도, 늘 시끌벅적한 사람들이 있는 마을 저 길 너머에 엄마랑 로나가 있는데도 말이다. 베트예만이 왜 손톱을 물어 뜯으며 창밖을 내다봤는지 이해가 갔다. 외로운 건 끔찍하니까. (56p)

바르트와 베트예만의 사이는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그러함에도 불구하고 그 어느 누구도 양보할 생각을 하지 않는다. 바르트의 베트예만에 대한 거부와 배척, 그리고 자신의 엄마가 베트예만과 결혼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은 바르트를 궁지로 몰고 간다. 게다가 베니는 그런 바르트의 공포와 절망을 부추긴다. 베니는 오리 사건을 일으키게 한 발단을 제공했고, 바르트가 거짓말을 하도록 부추겼으며, 엘머에 대한 복수를 하도록 부추긴다. 친구라면 말려야 하지 않나, 싶은 생각도 들지만 베니는 그럴수록 바르트를 죄어오기만 한다. 칼과 맨손 중 하나를 선택하라는 베니를 보면서, 자신의 일과 직접적인 관계를 가진 것도 아닌데도 바르트를 자극하는 베니를 보면서, 도대체 이 소년은 어디까지 비뚤어져있나 하는 생각도 들었다.

하지만 이런 베니가 돌연 다른 모습을 보여주기도 한다. 바르트의 엄마와 동생이 베트예만의 집으로 왔을 때 거짓으로 상황을 꾸며낸다. 그리고는 바르트를 남겨두고 베트예만의 집으로 들어가기까지 한다. 바르트는 자신의 엄마와 동생, 베니가 베트예만의 집으로 들어가는 것을 보면서 절망과 깊은 외로움을 느낀다. 정말 혼자 남아 버렸기 때문이다.

나를 더 꼭, 더 다정하게 안아줄 두 팔이 필요했다. (76p)

나를 위로해줄 엄마들은 어디에도 없었다. 다들 지하실과 헛간으로 사라진 것 같았다. (104p)

바르트는 베니의 행동으로 더욱더 외로움을 느꼈을 것이다. 엄마도 동생도 베트예만과 잘 지내는 것을 보면서 자신은 혼자라고 느꼈을 터인데 말이다. 엄마는 자신을 이해해주지 못한다, 아니 그 누구도 자신을 이해해주지 못한다. 한 켤레 신발같았던 베니 역시 자신을 배신했다. 그리고 사랑스러운 엘머는 죽어 버렸다.

아이들은 어른에 대해 반항적인 태도를 취할 때 대부분은 무시하거나 거부의 몸짓을 보인다. 어른은 아이들이 상대하기에 너무나도 거대한 산처럼 보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베트예만처럼 폭력적인 사람에게는 거부나 무시의 의사에 대한 반응이 폭력으로 되돌아온다. 크리스마스때의 일이 그랬던 것처럼. 만약 그때 베트예만이 조금 다른 행동을 취했더라면 이 둘의 상황은 좀더 달라질 수 있지도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너무나도 오랫동안 혼자 살아온 베트예만이 참을성있게 굴었더라면, 바르트의 걱정과 두려움이 무엇인지 먼저 헤야려 주었더라면 이런 비극적인 상황까지 치닫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바르트 역시 베트예만이 가족도 없이 오랫동안 혼자 살아 와서 아이들과 이야기를 나누는 법을 잘 몰랐다는 것을 알았더라면 베트예만에 대해 그토록 강한 거부 의사를 내비치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마지막 장면에서 안개속에 희미하게 보이는 베트예만과 그에게서 철저히 등을 돌리고 있는 바르트의 모습을 생각하면 이 둘의 골은 너무나도 깊어졌고 회복되지 않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한해의 마지막 날 모든 것을 바로 잡고 새해를 새롭게 시작할 기회는 아주 사라져버렸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사실 베트예만의 속마음이 어떤지, 바르트의 엄마가 가진 생각이 어떤 것인지 끝까지 나오지 않는다. 베트예만의 경우 바르트의 눈으로 보이는 것만으로 짐작할 수 있을 뿐이다. 어쩌면 그는 손을 내밀고 싶었는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들지만, 이미 때가 늦어버렸다. 한 소년의 굴절된 시각에서 그려지는 모든 일들은 우리에게 적합한 판단을 내리기 어렵게 만든다.

거부와 배척, 서로에 대한 몰이해가 부른 폭력의 악순환, 그리고 그 폭력을 부추기는 이. 바르트가 베니를 보면서 베트예만의 모습을 떠올린 것처럼 난 바르트의 얼굴을 상상하며 베트예만의 얼굴을 떠올리게 되고 만다. 바르트가 선택한 맨손은 아직 온기가 남아 있지만, 언젠가는 차갑고 감정없는 베트예만의 플라스틱 손이 되어버릴 것을 떠올리게 되고 만다.

제발, 더 늦기 전에 그 완고한 발걸음을 멈추고 뒤를 돌아보기를.
뒤로 돌아서서 어긋남의 근원으로 돌아가 잘못을 바로 잡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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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 0일
바르트 무이아르트 지음, 한경희 옮김 / 낭기열라 / 201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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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척, 거부, 서로에 대한 몰이해가 부른 폭력의 악순환이 만든 외로움의 늪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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