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asra 3 - 러쉬노벨 로맨스 154
Unit Vanilla 지음 / 현대지능개발사 / 201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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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득한 먼 옛날 신의 노여움을 사게 된 사람들이 있었다. 그들의 이름은 각각 세셴, 아케토, 그리고 티티. 연인이었던 세셴과 아케토는 환생을 거듭하며 다시 만나게 되고 사랑하게 되지만 그들의 사랑은 늘 비극으로 끝나고 만다. 티티는 영원히 떠도는 살아있는 시체가 되어 그들이 환생하는 땅을 찾아가 그들의 사랑을 이루어주려고 하지만 번번히 그들의 삶이 비극으로 끝나는 것을 보게 된다.

이번에 연인들이 환생한 곳은 황금의 땅, 잉카였다. 세셴은 미모의 왕족 키리야로, 아케토는 에스파니아인 통역사가 되어 다시 태어났다. 키리야에 있어 에스파니아와 에스파이아는 침략국이자 침략자에 불과하다. 그런 키리야가 리카르도에 대해 증오심을 품는 건 당연한 일. 리카르도는 키리야의 말상대를 하며 그를 돌봐 주게 되고 그의 긍지높은 고고함에 이끌리게 된다. 키리야는 처음에는 리카르도에 적대적인 태도를 취하지만 에스파니아 말과 문화를 비롯해 종교에도 관심을 보인다. 하지만, 그것은 일종의 회유책이었으니...

에스파니아 입장에서는 정복이요 자신들은 정복자이겠지만, 반대로 잉카의 후예인 키리야에 있어 에스파니아는 자신의 나라를 침략한 무리에 불과하다. 파괴된 삶, 유린당하고 살해당하는 백성들을 보면서 키리야는 어떤 마음이 들었을까. 에스파니아인들은 잉카인을 보면서 야만족이라 생각했겠지만, 잉카인들 입장에서는 황금에 눈 먼 이들이야말로 야만족이 아니었을까. 그러함에도 불구하고 배려심 깊고 다정하며 자신의 문화를 인정하는 리카르도를 보면서 키리야는 마음이 무척 복잡해졌을 것이다. 하지만, 키리야는 긍지높은 잉카의 후예. 키리야가 선택할 길은 단 하나밖에 없었을 것이다. 그리고 그것은 이번 생에서의 영원한 이별을 의미한 것이었다.

그로부터 또다시 오랜 세월이 흘러 두 사람이 다시 환생한 땅은 일본, 그리고 에도시대였다. 아케토의 환생은 가난한 사무라이 코노스케로, 세셴의 환생은 철가면을 쓴 채 갇혀 살아가는 이치로 태어났다. 이치는 사실 높은 분의 자제이지만 쌍둥이로 태어난 운명으로 태어나자마자 죽임을 당해야했지만, 누마타라는 사무라이가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이치를 감금하고 몰래 키워왔다. 이치의 시중을 드는 것이 바로 코노스케의 일. 코노스케는 처음에 철가면을 쓴 짐승처럼 보이는 이치를 두려워하지만 말을 나누는 동안 이치에게 연민을 느끼게 된다.

말을 가르쳐주고, 책을 읽히고, 금붕어도 사다 주고, 맛있는 것도 사먹이고. 동생을 돌보듯 이치를 돌보면서 코노스케는 새로운 행복을 느끼게 된다. 하지만 이 일이 누마타에게 알려지면 자신은 물론이고 자신의 가족마저 모두 몰살당할 것은 뻔한 일이지만 날이 갈수록 이치에 대한 애정은 커져만 간다. 그것은 또다른 비극의 시작이란 말과 다름없었다.

이치는 비록 지금 이렇게 살고 있지만 원래대로라면 죽었어야 할 몸이고, 그렇지 않다 하더라도 보통은 코노스케같이 가난한 신분의 사무라이가 감히 만날 수도 없는 상대이란 것이 이들의 비극을 만들어낸 것이나 마찬가지이다. 누마타의 명령대로 밥이나 주는 등의 가벼운 돌보기만 했더라면 비극은 일어나지 않았겠지. 하지만 이들은 환생하여 다시 태어나도 서로에게 자석처럼 이끌린다. 이 또한 이들의 운명이니...

아참, 이거 잊을 뻔 했다. 아케토의 환생인 코노스케에게 호루스의 가호가 돌아온 것이란 것. 웨쟈트의 모습은 보이지 않지만 날개를 퍼덕이는 소리가 들리기 시작했다. 신의 노여움이 조금은 사그러들었다는 증거일까.

에도 시대는 내가 참 좋아하는 시대이다. 에도시대에 대한 로망이 있달까. 물론 촌마게를 보면 솔직히 싫긴 하지만 그래도 무사들의 복장이나 마음가짐에 끌리고 만다. 하지만 이번 에도시대의 코노스케를 보면서 중간에 로망이 살짝 깨지기도 했다. 이치에게 여러가지를 가르쳐 준 건 좋은데, 굳이 그런 것까지 가르칠 필요가...(쿨럭) 산산히 부서진 로망이여~~~ 그것때문에 이치는 나중에 더욱더 고집쟁이 어리광쟁이가 되어 버렸고, 이것 때문에 코노스케가 결국 비극적인 운명을 맞이할 수 밖에 없었던 거 아닐까. 아, 몰라. 하여튼 에도 시대 이야기는 쬐끔 별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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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도가와 란포 전단편집 3 - 기괴환상
에도가와 란포 지음, 김은희 옮김 / 도서출판두드림 / 200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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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도가와 란포 全단편집 3권 기괴환상은 본격추리와는 달리 기이하고 기묘한 이야기들로 구성되어 있다. 그렇다고 해서 허공에 붕 뜬 이야기로 구성된 것은 아니다. 때로는 기묘한 환상을 보여주는 듯 해도 결국 모든 이야기는 인간에서 출발해 인간으로 돌아가기 때문이다. 이런 게 란포의 매력이 아닐까.

이 책의 구성을 보면 총 22편의 작품이 3부로 나뉘어 실려있다. 그래서 이번에도 한 번에 읽지 않고 - 한 번에 읽으면 나중에 내용이 헷갈릴 수도 있다는 이유도 있지만, 역시 아껴 읽고 싶다는 생각이 들기 때문에 - 며칠에 걸쳐서 조금씩 읽었다. 그중에서 내가 좋아하는 몇 편의 작품에 대한 이야기를 해볼까 한다. 

일단 1부에 있는 작품들 중 내가 가장 좋아하는 건 <인간의자>이다. 란포의 다른 소설은 몰라도 <인간의자>는 알고 있는 사람이 많을 듯... 이 작품은 이번에 다시 읽은 작품이지만 그 기발한 착상에 박수를 보내고 싶은 작품이다. 커다란 의자안에 숨어 들어간 남자의 이야기를 읽다 보면 소름이 쫙 끼치지만, 마지막에 나오는 두 번의 반전이 숨을 멈추게 만든다. 

<고구마 벌레>는 전쟁에서 돌아온 상이용사와 그의 아내의 이야기인데, 다른 사람들과 단절된 삶을 살아가면서 기괴하게 얼그러지는 부부의 이야기는 소름이 끼친다기 보다는 안타까운 마음이 더 크다. 사족을 다 잃고 벌레처럼 길 수 밖에 없는 남편을 보면서 가학적인 기쁨을 느껴가는 아내의 행동은 용서받을 수 없는 행동일지도 모르겠지만 그렇게 살아가야 하는 여자로서의 삶에 대해서는 안타까움이 역시 컸다. 또한 비록 몸은 고구마벌레처럼 변해버렸지만 인간의 의지를 가지고 있던 남편이 선택한 길은 끝까지 인간으로 남아 있고 싶다는 의지의 방증이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도 해본다. 

<오세이의 등장>은 인간의 마음 속에 있는 어둠이 얼마나 소름끼치는 것인지를 잘 보여준다. 병에 걸린 남편, 바람을 피우는 아내. 그리고 아내가 외출했다 돌아왔을 때 아내가 선택한 결말. 남편은 자신의 상황에 대해 얼마나 절망적이었을까. 이런 짓을 저지르고 행복해질 수 있는 사람이 있다면 그가 바로 악마가 아닐까.   

2부에서는 역시 <독풀>이 가장 인상적이었다. 가난하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선택해야 했던 독풀. 당시 사회상을 잘 보여주는 작품이라 생각된다. 요즘 같으면... 병원에 가겠지. 아무 죄책감도 없이.

<공기 사나이>와 <악령>은 두 편 모두 미완성작이다. 하지만 그 결말에 전혀 위화감이 없다는 것도 또하나의 특징이다. 물론 뒷이야기가 더 있었으면 좋았겠지만, 그 나름대로 결말을 보여주고 있으니까. <악령>의 경우 오컬트적인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데 아마도 그건 강령회라는 것을 소재로 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과연 누가 그녀를 죽인 것일까.

3부에 수록된 작품들은 대부분이 인상적이라 할 정도로 마음에 쏙 든 작품들이었다. <방공호>의 경우 전쟁터 한복판에서 벌어진 기묘한 이야기에 관한 것인데 결말을 보면서 푸흡,하고 웃음이 나왔달까. 의외의 반전이 숨어 있는 작품이었고, 가장 좋았던 건 역시 <누름꽃과 여행하는 남자>였다. 기묘하지만 무척 아름다운 이야기였다. <메라 박사>의 경우 한 인간이 자신의 즐거움을 위해 얼마나 악의적이 될 수 있는가를 잘 보여주는 작품이었다.

<쌍생아>는 예전에 봤던 영화 쌍생아와 같은 내용인가 했는데, 아니었다. 영화 역시 매우 기묘한 이야기였는데, 이 작품 역시 기묘하긴 마찬가지이다. 쌍둥이들은 대개 사이가 좋지만 여기에 나오는 쌍둥이의 경우 당시 시대 상황때문에 서로 극과 극의 길을 걷는다. 일본 역시 장남을 위주로 생각하는 풍조가 있어서 에도시대에는 쌍둥이 중 하나를 죽여버렸다고 한다. 물론 이 작품이 나온 건 다이쇼 시대이긴 하지만 이 당시 역시 장남을 우선으로 하는 그런 풍조가 있었기에 쌍둥이임에도 불구하고 장남과 차남의 차이가 현격했다. 그런 상황때문에 쌍둥이 형을 죽여 버린 쌍둥이 아우. 난 이런 생각이 든다. 물론 형제끼리 죽이고 하는 건 끔찍한 일이지만 자신과 똑같은 얼굴을 하고 있는 사람을 죽이면 자신을 죽이는 듯한 느낌이 들지 않을까, 하는. 결국 이런 죄책감이 결국 그를 막다른 길로 몰았을 거란 생각이 든다.

<춤추는 엄지동자>는 서커스단을 무대로 장애인에 대한 학대가 가져온 참극에 관한 이야기였고, <사람이 아닌 슬픔>은 기묘한 사랑이야기였는데, 일본인형이 등장한다. 사실 난 일본 인형을 정말 싫어하는 사람 중 하나인데 어떻게 보면 진짜 인간같아서 그렇달까. 특히 그 하얀 얼굴을 밤에 보게 된다면 그날 밤은 잠도 이루지 못할것 같다는 생각을 하면서 읽었던 작품이다. <거울지옥>은 거울에 집착하다 결국 미쳐버린 한 남자의 이야기인데, 거울로 만들어진 구안에서 그는 무엇을 본 것일까. 거울을 양쪽에 두고 서로를 비추게 하면 끝도 없이 이미지가 반복된다. 호시 신이치로의 작품을 보면 그런 식으로 악마를 불러낼 수도 있다고 하는데, 그 남자는 혹시 불러내지 말아야 할 것 혹은 보지 말아야 할 것을 봤던 게 아닐까.

마지막 작품인 <벌레>는 사람에 대한 집착이 너무 커지게 되면 어떤 참혹한 결과가 기다리고 있는가 라는 것을 잘 보여준다. 일종의 삼각관계에서 비롯된 어긋난 사랑과 욕망과 집착. 인간은 도대체 얼마나 나약하고 어리석은 존재인지...

혹자는 에도가와 란포의 기괴환상으로 대변되는 변격추리 작품을 더 높게 평가한다지만, 나는 본격추리이든 변격추리이든 다 좋아하는 편이다. 물론 모든 작품을 다 좋아하는 건 아니지만, 본격이든 변격이든 란포만의 매력이 살아있단 느낌을 받기 때문이다. 란포의 매력은 역시 인간의 내부에 잠재된 어둠과 악의을 잘 끌어낸다는 것에 있다. 정형화된 인간상이 아닌 다양한 어둠을 품고 있는 인간의 모습이랄까. 본격추리는 논리적이고 이성적인 악의라면 기괴환상은 기발한 착상이 인간의 악의와 어우려져 인간의 마음속 더욱더 깊은 곳에 자리잡고 있는 어둠을 끌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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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혹
쿠사마 사카에 지음 / 삼양출판사(만화) / 200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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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쿠사마 사카에의 신간이 봇물 터진듯 쏟아져 나오고 있어 행복한 시간을 보내고 있는 중이지만 한계가 있다. 그래서 이번에는 예전 작품중 못읽었던 것을 위주로 보고 있다. 그중에서 고른 작품 중 하나인 『유혹』. 사실 난 이 작품을 보면 『유혹』이란 제목보다 '이로메'란 원서 제목이 더 익숙하다. 『유혹』보다는 이로메란 단어가 입에 착착 붙는달까. 참고로 이로메(イロメ)는 추파란 뜻. 푸힛.. 첫번째 단편 제목으로는 딱이군. 건 그렇고. 작품 이야기나 해볼까나.

표지를 장식하고 있는 인물은 선생님과 제자 사이. 뒤에 있는 녀석이 학생이다. 가방을 둘러멘 걸 보니 표시가 딱 난다. 일본 고등학생들은 저런 가방을 학교 가방으로 많이 쓰더라. 우리나라 애들은 참고서니 뭐니 해서 저런 가방 메면 한쪽으로 기울어질거야, 아마도. 뒤에서 선생님을 살짝 안고 있는 모습이 참으로 뭐랄까 보기 좋다. 나도 누가 뒤에서 저렇게 안아주는 거 좋아하거든..(윽, 또 개인적 취향이!) <유혹>은 너무 짧은 이야기인데 급전개라서 깜짝 놀랐다는. 내가 아는 쿠사마 사카에 스타일과는 좀 다른듯 하지만 나쁘진 않았다. 그래도 이들의 이야기가 좀더 길었으면 하는 바람은 끝까지 남았지만.

<옥상위의 조난자>는 신입생과 교통사고로 인해 학교를 몇 년 쉬게 된 선배의 이야기이다. 입학식부터 지각을 한 녀석과 재학생은 오지 않아도 되는데 학교에 온 녀석, 참으로 조화로운(?) 커플이 아닐지. 그래도 생각해보면 스무살이나 되어서 고교에 다니면 어떤 기분일까 싶은 생각에 안타깝긴 하다. 그래도 두 조난자가 만났으니 학교에 있는 동안은 행복하지 않을까나.

<모순>과 <뜨겁고도 차가운>은 소꿉친구 동급생을 주인공으로 하는 연작이다. 친구를 좋아하지만 고백조차 못하는 미츠히코를 보면 참 애틋했고, 나중에 미츠히코의 고백을 받고 당황스러워 하다가 결국 마음을 연 나오시를 보면 대견스럽기도. 사실 소꿉친구에게 고백을 받는 것도 어쩌면 어색한 일일지도 모르는데, 그게 이성이 아니라 동성이면 더욱 그러하겠지. 이 녀석이 언제부터 날 좋아했을까, 라는 생각이 먼저 들테니까. 어리광쟁이지만 의외로 어른스러운 미츠히코와 냉정해 보이지만 의외로 뜨거운 나오시의 이야기, 정말 마음에 들었다. 학원물은 별로 안좋아 하지만, 이건 좀 달랐달까.

<카오스>와 <선생님의 사진>은 선생님과 졸업생의 이야기이다. 재학중에 선생님께 고백을 했지만 좀더 키가 크고 어른이 되었을 때 다시 오라는 선생님의 말을 그대로 지켜 나타난 미부야. 귀여웠던 재학시절 모습과는 달리 너무나도 어른스럽게 나타난 미부야를 보고 동요하는 시라카와. 보통 선생님께 고백하면 저런 대답을 듣게 되지 않나. 그리고 보통 저런 대답을 들으면 잘 커서 와야겠다는 생각보다는 거절의 의미로 받아들이지 않나. 묘하게 순정적인 미부야와 자신의 과거를 미부야에 투영시켜 바라봤던 시라카와의 인연 이야기. 아, 이런 느낌 참 좋다. 뭐랄까, 쿠사마 사카에다워 라는 느낌이랄까.

근데 각각의 단편이 끝날때 나오는 4컷만화와 작가 코멘트. <옥상위의 조난자>와 <카오스>편에선 빵 터져버렸다. 역시 감각있는 작가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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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sra 2 - 러쉬노벨 로맨스 146
Unit Vanilla 지음 / 현대지능개발사 / 2008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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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의 노여움을 산 죄를 짊어지고 환생을 거듭하는 세셴과 아케토. 그들은 고대 중국에서 환생해 한 번 재회하고 사랑을 하지만 결국 비극적인 결말을 맞이하고 만다. 그들이 이번에는 로마군 지휘관과 게르만족 군인으로 다시 태어나 전장에서 처음으로 만나게 된다. 세셴은 로마군 지휘관인 루키우스로, 아케토는 게르만인 안드레아스란 이름을 가지고. 이번 생에서는 서로가 적으로 만나게 된 것이다. 이토록 기막힌 운명이 또 있으랴.

게르만인들은 로마군에게 패했고, 살아 남은 안드레아스는 포로로 끌려가 검투사가 된다. 자신만 살아남은 것에 대해 절망한 안드레아스는 삶에 대한 집착마저 잃은 상태이지만 끝까지 살아남으면 자유의 몸이 된다는 말에 다른 검투사들과 열심히 싸우기 시작한다. 한편 루키우스는 황제의 아들이 즉위하면서 황궁근위병에 속하게 된다. 전쟁의 신 마르스라고 불리던 인물이 근위병이 되자 몸살이 날 지경. 루키우스는 몰래 검투사로 싸우기로 한다.

검투사로서 만난 안드레아스와 루키우스는 처음에는 데면데면하지만 함께 싸우는 동안 친밀감을 느끼게 된다. 그러나 아름다운 루키아스에게 뻗어오는 음험한 손길이 있었으니... 연인의 운명은 또다시 비극으로 치닫는다.

로마시대의 비극적 운명을 뒤로 하고 이번에는 중세 유럽에서 다시 만나게 된 두 사람. 이번엔 독일이다. 세셴은 기사인 알폰스로, 아케토는 도적들의 수장인 레온으로 다시 태어났다. 역시 서로를 알아볼 길이 없는 두 사람은 처음에는 포로와 도적의 수장으로 만나지만 함께 시간을 보내면서 서로를 이해하게 되고 서로에게 애정을 느끼게 된다. 하지만 당시 독일은 왕위계승문제로 복잡한 시간을 보내고 있었고, 왕위계승과 관련한 문제로 알폰스에게 차츰 위험이 다가온다.

세셴과 아케토는 로마편과 중세 유럽편 모두에서 검사(劍士)로 환생했다. 물론 유럽편에서 도적들의 수장인 레온을 보고 검사라고 하긴 좀 그렇지만 검을 잘 다루는 인물이니, 뭐 대충 그렇다고 치자. 캐릭터의 변화에 있어 흥미로운 것은 역시 세셴의 환생 모습이 아닐까 싶다. 여리여리한 신관에서 여성장신구를 만드는 장인으로, 그리고 이번에는 전쟁광인 검사와 기사로 태어났다. 도무지 세셴의 이미지와는 전혀 연이 닿지 않는 캐릭터로 환생한달까. 물론 물을 두려워한다거나 하는 점은 변함이 없지만. 아케토의 경우에는 중국편을 빼고는 로마편이나 유럽편에서 모두 칼잡이로 나오니 캐릭터의 변화가 그다지 크지 않은데 말이지. 그래서 세셴이 앞으로는 또 어떤 모습으로 환생할지 정말 기대된다.

음... 로마편과 중세 유럽편을 두고 보자면 난 로마편! 이쪽이 훨씬 더 매력적인 이야기였다. 그리고 결말부분도 더 마음에 들었고 말이지. 세셴은 중국편이나 중세유럽편에서 환생했을 때는 환생한 아케토를 이용하는 면도 있어서 그런 면은 좀 마음에 안들었다. 이집트편에서 완전 지고지순한 캐릭터였던지라 좀 놀라긴 했지만 그렇게 환생해 나가면서 점점 강한 캐릭터가 되어가는지도 모르지. 3권도 기대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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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sra 1 - 러쉬노벨 로맨스 145
Unit Vanilla 지음 / 현대지능개발사 / 2008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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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가 네 명이 모인 창작집단「Unit Vanilla」. 도대체 어떤 이야기를 하기에 이렇게 많은 사람이 모여 네 권이나 되는 노벨을 썼을까 하고 궁금했었다. 책 뒷표지를 읽어보니 사랑하는 이들의 환생에 관한 이야기. 난 개인적으로 환생이란 것을 어느 정도 믿는지라 이런 소재에 당연히 끌리고 만다. 그리고 그것의 중심에는 인연과 운명이란 것이 존재한다고도 믿는지라 첫 페이지를 읽으면서부터 무척 설렜다. 

일단 이야기는 현대에서 시작한다. 금색의 모래가 광활하게 펼쳐진 사막을 동경하는 렌은 우연히 교수님의 조카를 데리고 이집트 여행을 떠나기로 한다. 렌이 공항에서 만난 아트 디랙터 고쇼우란 남자와는 처음 만나는 것임에도 불구하고 새의 날개짓 소리같은 환청을 같이 듣게 된다. 도대체 무슨 인연인지. 렌은 고쇼우를 보면서 좋지 않은 감정을 느끼지만 이집트에 도착하기도 전에 그들은 사고를 당하고 만다. 

현대 이야기는 도입부만 나온다. 아마도 이들의 인연이 여전히 계속되고 있다는 걸 보여주는 도입부였다. 그리고 바로 고대 이집트 시대로 넘어가 이들의 첫인연에 관한 이야기가 나왔다. 그리고 이들이 짊어져야 할 과업과 이들은 환생을 거듭해야 하는 이유도 이집트편에서 나온다.

이들이 살던 시대는 기원전 3,000년즈음으로 남부 이집트와 북부 이집트로 나뉘어졌던 시대였다. 렌의 전생은 세셴이라고 하는 신관, 고쇼우는 파라오의 아들 아케토이다. 어린 시절부터 늘 함께 했던 사이였던지라 무척 가까운 사이지만 신분의 차이와 같은 남자란 이유로 세셴은 아케토를 연모하는 마음을 속에만 담아 두고 있었다. 신전에서 늘 아케토를 위한 기도를 올리는 세셴의 마음은 자신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하고 싶다는 의미였겠지. 아케토의 경우 파라오의 아들이지만 웬지 미움을 사고 있는 존재이다. 

이런 상황을 지켜보고 있던 티티란 소년은 신의 신탁을 받는 존재로 아케토에 대한 거짓된 신탁을 세셴에게 전해주는데 그 일이 이 둘과 티티의 운명을 완전히 바꾸어 놓았다. 사실 티티도 아케토를 좋아했지만 어린아이의 질투에서 이런 큰일을 저질러 버린 것이다. 그리하여 신의 분노를 사게 된 세사람. 세셴과 아케토는 수없이 환생을 해야 할 운명이 되었고, 티티는 늙지도 죽지도 않는 몸이 되어 세상을 떠돌아야 할 운명이 된 것이다. 

오랜 시간이 흘러 고대 중국으로 배경이 바뀌었다. 렌은 아토(성인이 된 후에는 하홍련)이란 이름으로 태어났고, 아케토는 응아(성인이 되어서는 응준)이란 이름으로 태어났다. 가난한 집에서 태어나 술주정뱅이 아버지 밑에서 교육도 제대로 받지 못하고 자란 응아를 챙겨주는 건 아토뿐. 하지만 자신보다 더 똑똑한 응아를 보면서 아토는 질투를 느끼게 되고 결국엔 고향을 등지고 만다. 여성의 장신구를 만드는 일로 성공을 거두게 된 아토는 고관대작이 된 응아와 재회하게 된다. 홍련은 응준의 재물과 권력을 이용해 장인으로서의 성공을 거두어 가게 된다. 하지만 응준이 병을 앓게 되고 그후 응준은 홍련에게 아무말 없이 먼곳으로 떠나버리게 된다. 홍련은 응준을 찾기 위해 갖은 애를 쓰고 결국 재회하지만....

이들의 운명은 철저하게 비극적이다. 만약 전생에서 사랑을 이루었다면 이들은 다시 환생하지 않았을지도 모르겠다. 아니 그전에 신의 분노를 사지 않았더라면 이들에겐 환생이란 것이 필요없었을지도 모른다. 한 번의 실수는 가혹한 벌이 되어 이들을 짓누른다. 신의 분노는 그토록 컸던 것이다. 

이들은 환생을 하면서 전생의 기억을 모두 잃어버렸다. 유일한 증거는 세셴에겐 연꽃 모양의 점이, 아케토에겐 매모양의 점이 신체 어딘가에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세셴이 환생을 하면서 얻은 이름은 전부 蓮(연꽃 연, 이를테면 현생의 렌, 중국의 홍련)이란 단어와 연관된 이름이 많은가 보다. 아케토의 경우 호루스의 가호를 받던 인물이라 매 모양의 점이 있는데 응준이란 이름을 보면 鷹(매 응)자가 들어가 있다. 음, 그리고 둘을 이어주는 것 중에는 티티란 존재와 라피스라줄리라는 보석도 있다. 이 라피스라줄리가 모든 일의 원인이 되는 것이나 마찬가지인데, 이들이 있는 곳엔 이 라피스라줄리가 꼭 나타난다는 것도 공통점이라 할 수 있다. 티티는 신탁을 받을 능력도 잃고 말도 잃어버렸지만 이들을 알아볼 수 있으며 사람의 마음을 조종할 수 있는 능력만은 사라지지 않았다. 그래서 이들이 환생하는 곳이라면 어디든 나타나 이들을 이어주려고 하지만 고대 이집트에서 현세까지 이들을 따라다니는 걸 보면 거의 5,000년동안 환생을 거듭하고 있단… (쿨럭)      

음. 마지막으로 작화에 대해서. 엔진 야미마루의 그림 참 멋지다. 이집트 신관인 세셴의 모습도 파라오의 아들 아케토의 모습도 멋졌고, 홍련의 비겁하고 신경질적인 면이 보이는 얼굴과 모든 걸 감싸안는 응준의 너그러운 얼굴도 참 좋았다. 근데 현세의 이들은... 렌은 전생의 얼굴 모습을 많이 가지고 있는데, 아케토는 변신에 변신을 거듭. 현세가 가장 별로인듯한. (푸핫) 그래도 작화 자체가 섬세해서 무척 마음에 들었다. 환생을 통해 변해가는 이들의 모습에서 전생의 모습도 살짝 드러나게 그려야 했을테니 캐릭터 설정을 하면서 무척 고심이 많았을 듯 싶다. 그래서 스토리와 작화가 무척 잘어울리는가 보다.

2권에서는 과연 어떤 인연으로 이들이 만나게 될까. 기대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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