イロメ2 ヌレル (ディアプラス·コミックス) (コミック)
쿠사마 사카에 / 新書館 / 201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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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혹』의 속편인『イロメ 2 - ヌレル』가 나왔다. 한권으로 끝날줄 알았는데, 이거 웬 횡재! 이런 기분이랄까. 안그래도 모모야마 X 노다의 이야기가 너무 짧아서 아쉬웠는데, 이번에 실컷, 아주 실컷 보게 되었다. 대신 조난자 커플이 빠져서 고건 좀 아쉬웠다. 스무살의 고교생과 신입생의 이야기도 좋았는데... 할 수 없지.  

소꿉친구 커플이었던 나오시와 미츠히코의 이야기는 <よい子わるい子>, <かたくてやわらかい>로 완결되었다. 이젠 제법 다정한 연인삘이 나는 둘을 보니 어찌나 귀여운지. 미츠히코는 여전히 어린애처럼 어리광을 부리기도 하지만 마음속으로는 이런저런 고민을 하고 있다. 한편 나오시는 씩씩해 보이면서도 아이같은 면이 보여서 참 귀엽달까. 굉장히 쑥스러워 하면서도 미츠히코의 말을 열심히 들어주는 걸 보면 역시 고교생이구나 하는 마음이 든다. 보통 학원물을 보면 어린 것들이 너무 능숙하게(?) 나오지만 이 커플은 무척이나 서투르고 조심스럽다. 역시 학원물은 이래야지, 라는 생각이 든달까.

이 소꿉친구 커플편에서 재미있는 부분은 역시 할아버지가 등장할 때이다. 팥을 넣은 찰밥(일본에선 경사스러운 날에 지어 먹는단다)을 지어 나오시와 미츠히코의 교제를 축하해 주시는 할아버지의 담담한 모습도 재미있었고, 할아버지 연고를 각각의 이유로 사온 미츠히코와 나오시를 보는 것도 재미있었다. 할아버지는 담담한데 이 두 녀석이 서로 어쩔줄 몰라한달까. 아, 이런 부분도 자연스럽게 그리는 작가님의 재능이란!

모모야마 X 노다의 이야기는 < サイン>, <ヌレル>, <メガネ>, <ミソカ>에 걸쳐서 나오지만 여기엔 미부야 X 시라카와의 이야기도 중간중간 나온다. 어차피 네명다 같은 고교 졸업생이고, 그중 두 사람(노다, 시라카와)은 그 학교에서 교사로 근무하고 있으니 겹칠 수 밖에 없다. 그래서 어느 커플 이야기가 더 중심이 되느냐로 나눴다. (그래요, 제 맘대로입니다)

< サイン>은 고교시절의 노다와 시라카와가 등장. 아마도 이건 노다의 꿈이었던 것같은데, 꿈도 참 리얼하게 꾸시는군요, 노다쌤. (흠흠) 노다쌤도 고교생일 땐 귀여웠구나. (푸힛) 검도복도 썩 잘어울리고. (아~~ 난 이런 것에 늘 모에한다) 고교시절의 시라카와와 노다의 이야기는 둘의 첫만남으로 시작한다. 미묘한 상황에 처한 시라카와를 구해준 것으로 둘의 인연이 시작되는데, 이 시기의 시라카와는 아마도 노다를 동경했던 것 같다. 한편 노다는 검도부 주장에게 마음이 있었지만, 이 검도부 주장이 시라카와를 노릴 줄이야. 노다는 결국 시라카와를 위해 죽도를 들게 되고, 이렇게 첫사랑은 끝나버렸다. 이 이야기를 보면서 뭐라고 표현하긴 미묘하지만 '욱신욱신'한 느낌이 들었달까. 하여튼 읽어 봐야 이 말이 이해될지도.. (표현력의 부족입니다)

그후에 나오는 모모야마와 노다의 이야기를 보면 모모야마가 졸업을 했나 보다. 딱히 대학생이란 이야기는 안나오지만 노다의 보충학습덕분에 졸업도 무사히 했다는 이야기가 나왔으니. 근데 사진과에 들어갔나. 과제물 사진을 찍는다는 이야기가 자주 나온다. 하여튼 둘은 여전히 알콩달콩 재미있게 사귄다. 노다란 인물은 참 재미없어 보이는데 은근히 귀여운 데가 많다. 특히 무인역에서의 에피소드가 등장하는 <ヌレル>에서 빵터져버렸다. 평소 노다는 근엄하고 쿨한 편인데 스위치가 들어가면....! 이런 점이 노다를 매력적으로 만들어주는 지도...

 <フロウ> 연작은 미부야 X 시라카와 이야기인데, 아직 시라카와는 미부야가 전해주는 사랑을 모두 받아들이지 못하고 있다. 아마도 이런저런 상처가 많아서 그렇겠지. 그러던 어느 날 시라카와는 학생에게 또다시 고백을 받게 되고, 그 순간을 모면하려다 곤란한 상황에 처하고 만다. 구급차까지 오게 된 상황에서 학생과 시라카와 모두 입을 꾹 다물어 버리고, 시라카와는 해직될지도 모를 상황에 처하는데...

역시 노다는 시라카와에게 무슨 일이 생기면 쓱쓱 해결해 주는 해결사!? 이번에도 노다가 이 상황을 깔끔하게 해결할 방안을 내놓는다. 물론 끝마무리는 시라카와가 했지만. 이 사건을 통해 미부야는 시라카와가 이런 일을 자신에게 상의하지 않은 것에 대해 서운해하지만, 시라카와의 마음이 어떤지를 알게 되는 계기가 되기도 한다. 시라카와가 자신의 마음을 자각하게된 계기가 되었으니 이것도 나름대로 도움(?)이 된 사건이었을지도...

사람들은 사랑을 뜨거운 것이라 이야기한다. 하지만 내가 보는 사랑은 뜨거운 순간보다는 잔잔하게 흘러가는 순간이 더 많다. 그리고 그런 사랑이 오래가기도 한다. 봄의 다정함, 여름의 뜨거움, 가을의 쓸쓸함, 겨울의 차가움, 사랑은 이런 것들을 모두 가지고 있지만 난 역시 봄처럼 다정한 사랑이 좋다. 좋아한다는 고백이 씨앗이라면 사랑은 다정한 봄비처럼 그 씨앗을 발아시키고 잎을 나게 하고, 꽃을 피우게 하니까. 이들의 사랑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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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jy 2011-04-28 10: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스즈야님, 미워욧! 이러시면 안됩니다..번역판이 필요합니다 -_-;

스즈야 2011-04-28 20:09   좋아요 0 | URL
아하하, 저 미워하시면 안됩니다...
쿠사마 사카에의 작품은 요즘 많이 번역되어 나오고 있으니까 이 작품도 곧 번역되어 나올거라 생각해요. 조금만 기다리시면 안될까요???
 
여우는 어디로 갔을까? 산하작은아이들 12
이환제 지음, 한상범 그림 / 산하 / 200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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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우는 어디로 갔을까?』 라는 제목을 보면서 제일 먼저 든 생각은 여우의 멸종과 같은 무거운 이야기를 다룬 것이 아닐까 하는 것이었다. 넓은 의미로 보자면 삶의 터전을 잃고 생존을 위협받았던 여우의 이야기니까 그런 의미가 될지는 몰라도 일단 책 내용만을 보자면 조금 더 좁은 의미의 이야기라고 할 수 있다.

초등학교 5학년인 성구, 태석, 명호는 한동네 친구이다. 이 아이들이 사는 곳은 산골 마을 산야골로 총 6가구밖에 없는 곳이다. 일요일이라고 해도 평일과 다를바 없이 쇠죽을 끓여 소에게 먹이고, 구는 친구들인 태석과 명호와 함께 산토끼를 잡으로 산으로 간다. 눈이 내린 산, 발자국만 잘 찾으면 산토끼를 잡을 수도 있을지도 몰라, 라는 생각을 했지만 산토끼는 커녕 발자국 하나 찾을 수 없었다.

산토끼를 찾다 지친 아이들이 한숨 돌리고 있을 때 덩굴 밑에서 여우가 머리를 쏘옥하고 내밀었다. 아이들은 여우를 보고 나중에 여우가 새끼를 낳으면 데려다 키우자는 약속을 한다. 그까짓 산토끼보다 여우 새끼를 키우면 다들 자신을 부러워 할 것이라고. 이렇게 서로 약속을 한 아이들은 벌써부터 여우 새끼를 키울 꿈에 부푼다.

하지만 그것도 얼마 지나지 않아 마을에 있는 닭들이 습격당하는 일이 생긴다. 마을에 사는 사람중에 성낙이 아저씨란 사람은 총을 가지고 있어 들짐승을 사냥하기도 하는 사람으로 닭도둑을 잡는다고 덫을 여러군데 설치하기 시작했다. 아이들은 평소에도 꿩이며 노루며 산토끼를 사냥하는 성낙이 아저씨가 여우마저 죽여 버릴까 걱정하기 시작하고 여우를 지키기 위한 일을 시작하는데...

아이들은 처음에는 여우새끼를 잡아서 키운다거나 산토끼를 잡아서 키운다거나 하는 생각을 하지만 성낙이 아저씨가 잡아온 노루가 죽은 모습을 본 후 여우도 그렇게 될까 싶어서 여우를 보호하기로 한다. 여우가 나타난 곳을 거짓으로 일러주거나 여우가 멀리 떠나 다른 곳으로 갈 수 있도록 마지막 처방을 내리게 된다. 사실 이 동화의 배경이 된 1950년대를 생각해 보면 야생동물의 소중함은 별로 없었을 것이라 생각된다. 지천으로 널린 것이 야생동물이었을테고, 그중엔 닭을 습격하거나 농작물을 망쳐서 - 지금도 비슷하지만 - 오히려 해가 되는 동물로 여겨졌을 테니까. 그렇다 보니 당연히 해를 끼치는 동물은 죽이는 게 맞다고 생각했을 것이다.

하지만 성낙이 아저씨의 경우 재미로 사냥을 하는 사람이다. 산에 올무를 놓고 총으로 동물을 죽여 읍내에 있는 가게에 내다 팔기도 한다. 이런 성낙이 아저씨를 보면서 아이들은 스스로는 잘 깨닫지 못하지만 생명이란 건 함부로 대하는 것도 아니요, 동물이라고 해서 생명이 소중하지 않는 것도 아니란 걸 깨닫게 된다. 비록 여우 한 마리를 보호하기 위해서였지만 그건 다른 야생동물을 보호하는 일도 되었을 것이다. 한자리에 몇 개나 되는 덫을 설치했으니 개구멍으로 드나들던 야생동물은 여우가 아니더라도 뭐라도 걸렸을 테니까. 개호지(스라소니) 역시 이 아이들의 어머니 세대가 어린 시절엔 있었으니 이 당시엔 거의 멸종된 것 같다. 거의 보이지 않는다고 하니까. 이렇게 사람이 알게 모르게 사라져간 야생동물의 수는 얼마나 많을까.

한국 여우는 이미 1960년대에 멸종된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당시 쥐약을 먹고 죽은 쥐를 먹은 여우들이 몰살당했다고 알려져 있다. 그래서 나도 한국 여우가 살아 있는 모습을 본 적이 없다. 물론 다른 야생동물도 마찬가지이다. 티비를 통해서 보거나 동물원에서 사육되는 모습을 봤을 뿐이지만 정확히 말하자면 그건 사육동물이지 야생동물은 아니다. 어린 시절엔 노루를 보기도 했지만 워낙 빨라 엉덩이만 봤을 뿐이고, 그외엔 고작해야 딱따구리나 뱀 몇 종류밖에 본 적이 없다. 우리나라는 한국전쟁후 복구를 시작으로한 과도한 자연 개발로 대부분의 야생동물이 멸종되었고, 남이 있는 야생동물도 멸종의 위기에 처해 있다.

남아 있는 야생동물은 겨울에 폭설이 쏟아져 산에 먹을 것이 없어져 민가로 내려왔다가 사람들에게 죽임을 당하기도 하고 고속도로같이 인간이 만든 길을 건너다 로드킬을 당해 허무하게 죽어간다. 또한 유해조수라 지정된 동물들은 가을철 수확기에 덫에 걸려 죽거나 사살당하는 일도 부지기수다. 또한 몸보신에 좋다면서 야생동물을 올무같은 것으로 마구 잡아들이는 통에 애꿎은 동물들이 희생되는 일도 너무나 많다.

이 책의 제목이 단순히 '그때 그 여우가 어디로 갔을까'의 의미를 넘어 한국 야생동물의 오늘을 생각케 하는 데에는 이런 의미가 있다. 호랑이며, 곰, 스라소니, 여우 등 육식동물이 사라진 후 초식동물의 수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었지만 초식동물은 사람의 손에 의해 죽어가고 있다. 육식동물이 있었으면 자연스레 개체수 조절이 되었겠지만 자연적으로 그러하지 못하니 사람에 의해 죽는 것이다. 특히 고라니의 경우 수확철 유해조수로 많은 수가 사살당한다. 결국 인간이 파괴한 자연에 대한 죗가를 죄없는 동물이 치르고 있는 것이다.

그 많던 야생동물은 어디로 갔을까. 산속 깊은 곳에서 근근히 살아가고 있는 야생동물들을 보호하기위해 더 많은 생각을 해야 한다. 더 늦어 버리기 전에. 그들의 모습을 사진 속에서만 볼 수 있게 되기 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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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리빵 3
토리노 난코 지음, 이혁진 옮김 / AK(에이케이)커뮤니케이션즈 / 201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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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호쿠 지방에 살고 있는 만화가 토리노 난코. 그녀가 독립(?)을 했다. 부모님댁에서 나와 이사를 한 것이다. 뭐 그렇다고 해서 다른 지방으로 이사한 것은 아니다. 겨우 몇 백미터 떨어진 곳으로 이사를 했으니까. 만약 다른 지방으로 이사했으면 토리빵 연재도 끝났을지도.... (汗)

이사한 곳은 집세도 싸고 50평이나 되는 정원이 있다. 이 정원은 곧 텃밭으로 바뀌게 되는데, 그래서『토리빵』3권은 들새들 이야기보다는 텃밭의 채소 가꾸기 및 곤충 관찰기라고 하면 될 듯. 물론 중간중간 폰짱(녹색 딱따구리), 츠구밍(개똥지빠귀)를 비롯 직박구리나 참새, 쇠찌르레기, 때까치, 까마귀같은 들새에 관한 이야기를 비롯 미짱(고양이) 이야기도 나오지만 대개는 텃밭 가꾸기와 거기에 서식하는 곤충들에 관한 이야기이다.

텃밭 가꾸기. 그것도 자신의 정원에서! 현대 도시인들에겐 정말 부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나도 뭐 중소도시이긴 하지만 도시에서 살고 있는데다가 아파트 생활을 하고 있어 마당이 딸린 집만 해도 부러워 죽을 지경인데 텃밭까지 가꿀수 있는 넓은 정원이 딸린 집에서 사는 작가님이 무척 부럽기만 하다. 토마토, 오이, 가지, 주키니 호박, 고추, 피망, 순무 같은 야채류에서 바질이나 파슬리, 민트 같은 허브에 일본에서 많이 재배하는 채소류까지! 어마어마한 종류의 식물들이 작가님의 집 마당에서 자란다. 혼자 살림이라면 많은 양을 심을 필요가 없기 때문에 다양한 식물을 재배할 수 있는 것이다.

자신의 텃밭 이야기에 더불어 부모님댁의 첫 텃밭 가꾸기 일화며 낚시를 가신 작가님의 아버지가 물고기 대신 산채류나 죽순같을 걸 가득 해오신 이야기며 - 죽순을 100kg이나! - 그걸 손통조림으로 만드는 이야기를 읽으면서 작가님은 정말 행복하게 살고 있구나 싶은 생각도 든다. 그렇다 보니 마트에서 야채 사는 게 망설여진다네. 하긴 그렇지. 그래도 집에서 재배할 수 없는 것도 있으니까. 그러고 보면 작가님은 거의 채식 위주의 식사를 하는 것 같은... 

여름 한정 우리 시골집 역시 이와 비슷한데 부모님과 나, 이렇게 세명이서 먹을 채소면 충분하기 때문에 오이 2포기, 방울 토마토 3포기, 고추 10포기, 고구마 2줄... 뭐 이런 식으로 심는다. 남는 곳엔 그냥 들깨를 심거나 옥수수를 심고, 집에서 나온 음식물 쓰레기를 버리는 텃밭 뒤편에는 호박을 심는다. 그외에는 산채류를 가득 심는데, 반디나물, 참나물, 더덕, 곰취, 곤드레 등이 심는다. 물론 무농약, 무비료. 그래서 여름 한철만 실컷 먹을 수 있는데 금방 따온 야채는 싱싱해서 된장 하나만으로도 밥을 두 그릇이나 비울 수 있다.

앗, 마당 텃밭 이야기로만 이렇게 이야기가 길어졌군. 이번엔 곤충들 이야기를...
휴우.. 난 솔직히 말해서 곤충은 별로 안좋아한다. 다리 없는 거(뱀같은)랑 다리 많은 건 질색인데 다리가 여덟개 이상만 아니면 그냥 대충 참고 넘긴다. 즉 다리가 무지무지 많은 지네같은 건 준 것도 없고 받은 것도 없는데 그냥 생긴 것만으로도 싫다. 그래도 나비나 벌같이 예쁘게(?) 생긴 건 좋아한다. 뭐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렇겠지만.

전권도 사마귀를 집안에서 키우는 에피소드가 나왔지만 이번엔 호랑나비 유충을 집안에서 키운다. 북부 토호쿠의 겨울은 일찍 시작되고 무척 춥기 때문에 밖에 그냥 뒀다가는 우화가 안될까 싶어 그랬다는데, 역시 나비는 온도를 잘 맞춰주지 않으면 힘들지도.. 겨우 한 마리만 살았다고. 그래도 그게 어딜까 싶다.
 
그외에도 고양이 얼굴을 하고 있는 애벌레 이야기나 공벌레 이야기, 일본에 사는 다람쥐의 일종인 야마네의 이야기등 다양한 에피소드들이 가득가득하다. 거의 4컷 만화 분위기라서 다양한 에피소드가 있을 수 밖에 없달까. 또한 토호쿠 지방 특유의 날씨에 관한 이야기라든지 여름날 불꽃놀이의 추억에 관한 이야기들이 깨알같은 웃음을 던져 준다.

작가님의 그림을 보면 세밀화는 엄청 세밀하지만 본문 그림은 굉장히 허술해 보이는데 잘 보면 새나 곤충, 채소 등 자연과 관련한 그림은 그 특징을 아주 잘 묘사해내고 있다는 걸 알 수 있다. 도감을 보고 그리는 게 아니라 직접 보고 만지고 느끼는 것이라서 그렇겠지. 또한 푸핫하고 웃음이 터지는 에피소드 중간중간 계절의 흐름이나 풍경에 대한 감상을 적은 글과 그림은 한 편의 시화를 보고 있는 듯한 느낌도 준다. 아, 자연이란 이렇구나 하는 그런 느낌이랄까. 그래서 그런 부분을 읽다 보면 가슴이 찡해져 온다. 역시 자연은 너무나도 아름답다, 는 느낌이 들기 때문이다.

3권 부록으로는『막다른 골목에 사는 남자』,『바다에서 기다리다』,『바다의 선인』(본인은 이 3권밖에 못읽었습니다)으로 우리에게도 잘 알려진 이토야마 아키코와 작가 토리노 난코의 특별 대담이 실려있다. 파장이 아주 잘 맞는 두 작가님의 이야기 역시 매력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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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 서유요원전 대당편 2 만화 서유요원전
모로호시 다이지로 지음 / 애니북스 / 201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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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양제의 폭정에 견디다 못해 반란이 일어나 결국 수나라는 멸망했다. 그후 시작된 군웅할거의 시대, 이연은 당나라를 세우고 분열된 나라를 통합해가기 시작한다. 하지만 이는 백성들을 더욱더 힘겹게 할 뿐이었으니, 계속되는 전쟁과 기근으로 인해 목숨 부지하기도 힘겨운 시절이 계속된다. 이런 상황에서평정산의 산적들은 금각과 은각 형제를 중심으로 세력을 키워 당에 맞서는 한편 도탄에 빠진 백성들을 더욱 궁지로 몰아넣고 있다.

무지기의 선택으로 제천대성의 칭호를 이어받은 손오공은 제천현녀라 스스로를 칭하는 용아녀와 함께 백운동에서의 생활을 시작한다. 그곳 바위에 적혀 있는 예언에 나와 있는 손오공과 용아녀의 운명. 이들은 과연 지살의 운명을 천강으로 바꿀 수 있을까. 용아녀는 평정산 산적들의 공격 목표를 당군으로 하여 당군의 군량미를 빼앗는 한편 그것을 굶어죽어가고 있는 백성들에게 나눠주지만 제왕 이연길에 의해 이들은 고문받고 죽어간다. 이 모습을 본 손오공은 분노에 휩싸이에 되고 이것을 계기로 손오공은 자신의 몸안에 깃든 제천대성의 힘을 각성하게 되지만 아직 그 힘을 다스리지 못하고 폭주하게 된다. 

손오공이 폭주하고 있는 동안 용아녀는 은각이 파놓은 함정에 걸려들게 되지만 우여곡절끝에 그곳을 탈출하고 백운동으로 돌아온다. 백운동으로 돌아온 손오공은 용아녀가 평소와는 다르다는 걸 눈치채게 되고 통비공이 보여준 용아녀와 은각의 모습에 분노하여 금고봉을 뽑고 은각과 평정산 산적을 모두 죽여버린다. 그러나 손오공이 다시 자리를 비운 사이 안개가 걷힌 백운동에 당나라 군대가 쳐들어오게 되고, 용아녀는 마지막 싸움을 준비하는데...

『서유요원전 대당편』2권은 손오공이 제천대성의 힘을 각성하고 금고봉을 얻게 되는 이야기와 남장 여성으로 살아가면서 다른 여자들과는 전혀 다른 삶을 살아가던 용아녀의 내면이 심도있게 그려진다. 만약 이런 혼란한 시기가 아니었다면 용아녀는 이런 삶을 살지 않아도 되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용아녀가 살던 시기는 전쟁이 끊이지 않고, 사람 목숨이 파리 목숨값도 안되던 시기. 스스로를 지키기 위해서는 여자로서의 삶을 포기할 수 밖에 없었다. 수행과 정진을 통해 어느 정도의 힘을 얻게 되었으나, 역시 여성으로서의 한계에 부딪힐 수 밖에 없다. 

여성으로서의 한계...라. 이런 걸 보면 같은 여자인 나로서는 참 묘한 기분에 휩싸이게 된다. 금고봉은 제천대성의 칭호를 잇는 자만이 뽑을 수 있고, 용아녀에겐 허락되지 않는다는 것도 그렇고. 매달 찾아오는 월경때에는 모든 힘을 잃는다는 것도 그렇고. 결국 손오공에게 자신의 힘과 운명을 각성시키도록 도와주는 존재, 즉 부차적인 존재로밖에 남을 수 없는가 하는 생각이 들어서이다. 역사와 관련된 이야기는 항상 남성 중심으로 돌아갈 수 밖에 없나 하는 그런 느낌을 받기 때문이다. 

특히 용아녀가 스스로의 운명을 개척하기 위해 여성으로서의 삶을 포기하지만 결국 이제껏 수행한 것을 한 번에 포기하는 장면을 보면서 무척이나 안타까웠다. 그러함에도 불구하고 용아녀가 남다른 면모를 보이는 것은 자신의 목숨을 버리면서까지 백운동의 비밀을 지킨다는 것과 금고봉을 포기한 손오공에게 금고봉이 다다를 수 있도록 죽어서도 자신의 소임을 다한다는 것이다. 그래도 역시 아쉽다. 용아녀가 너무 일찍 죽어버린 것이.

손오공의 경우, 용아녀에 비해 너무나도 아이같은 모습을 많이 보인다. 분노에 폭주하지를 않나, 금고봉을 내팽개치질 않나, 백운동 바위에 적힌 예언에 대해 저런 거 모른다고 투정하지를 않나. 아직 손오공에겐 많은 성장이 필요하다. 자신의 어머니의 죽음을 눈앞에서 목격했어도, 용아녀가 대의를 위해 스스로의 목숨을 버렸음에도 불구하고 손오공의 성장은 여전히 더디다.

2권은 금각 VS 손오공의 싸움이 다시 시작될 거란 암시를 보여주며 끝이 났다. 아무리 개차반같은 동생이었을지라도 금각에겐 소중한 동생이었을터. 손오공은 금각과의 싸움을 어떻게 마무리하게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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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리 배트 4
우라사와 나오키 글.그림, 나가사키 다카시 스토리 / 학산문화사(만화) / 201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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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 세계 대전이 끝난 후 일본을 찾았다가 조후 선생이 그린 예언이 담긴 만화를 보고 충격에 휩싸였던 케빈 야마가타는 자신이 이 뒷이야기를 그려야 한다는 말을 듣고 다시 미국으로 향한다. 그후 그려진 만화는 일본의 덴쇼년간의 이야기로 두루마기를 옮기는 자에 대한 내용이었다. 그후 그 두루마기는 누구의 손을 거치게 되었을까, 아니면 그대로 잠들어 있었을까. 종전 후 다시 나타난 두루마기의 행방은 묘연해졌고, 그 두루마기를 쫓는 자들은 그 실마리를 얻기 위해 케빈 야마가타를 추적한다.

1960년대의 미국은 가짜 빌리가 번성하고 있다. 케빈 야마가타가 잠적한 지금 척 컬킨이란 작가가 빌리 배트 만화를 그리고 있는 중이기 때문이다. 케빈의 만화는 예언을 담은 내용이라 사람들의 외면을 받지만 척 컬킨은 말 그대로 꿈과 사랑과 환상을 그려내고 있어 사람들을 현혹시킨다. 그로 인해 빌리 랜드란 것이 생겨나고 가짜 빌리는 사람들의 사랑을 더욱 많이 받게 된다.

빌리 랜드에서 빌리 인형옷을 입고 일하는 한 남자. 그 남자 앞에 진짜 빌리 배트가 나타난다. 빌리 배트는 그 남자에게 "이 나라의 영웅이 되지 않겠어?"라고 묻는다. 그렇다면 이 남자는 누구인가. 이 남자는 해병으로 일본에 파견된 적이 있고, 그후엔 소련에 망명했으며 지금은 다시 미국으로 돌아왔다. 국가에 의해 이용만 당하고 있을 뿐 아직 자신이 무엇을 하고 싶은 것인지, 무엇이 되고 싶은 것인지 잘 모른다. 그런 상황에서 "영웅"이란 말이 이 남자의 귀에 솔깃하게 들릴 수 밖에 없었겠지.

이 남자 앞에 나타난 빌리 배트는 흑일까? 대통령 암살로 영웅이 된다는 이야기니까. 반대로 케빈 앞에 나타난 빌리 배트(트렌치 코트)는 백일까? 앞으로 일어난 비극을 예언하니까. 그렇게 보자면 앞으로 날개 달린 빌리 배트가 나오면 악, 트렌치 코트 빌리 배트가 나오면 선이라고 보면 되려나? 근데 케네디가 정말 훌륭하기만 한 대통령이었을까. 쿠바 미사일 위기도 있었고... 솔직히 역사란 작은 것 하나로도 선악이 뒤바뀌어 버리기 때문에 어느 것을 선이고 어느 것을 악이라 규정하긴 힘들지만, 이 작품의 세계관으로 보건대 날개는 악, 트렌치는 선이라 보는 게 나을 듯.

이 남자의 이름이 나왔을 때 뒷 이야기가 대충 어떤 식으로 그려질지 감이 왔다. 중간중간 빌리 배트 만화에 등장하는 이 시대의 이야기는 케네디 대통령 시절의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군수업자, 석유재벌, 국가기관의 인물들이 밀당을 하는 모습을 그린 만화 내용는 이것을 확실하게 짚어준다. '암살'을 의미하는 말이 나왔기 때문이다. 앞에선 일본의 이야기가 잠시 나오긴 했어도 결국에는 미국을 배경으로 하는 이야기가 되겠군. 이런 걸 보면 참 묘한 생각이 든다. 역시 일본은 미국을 여전히 껄끄럽게 생각하는군, 이란 느낌이랄까. 좀더 생각해보면 미국에 대해 자국을 피해자라 여기는 마음이 숨겨져 있다고도 볼 수 있겠고.

하여튼, 미국 대통령 암살을 예언하는 케빈의 만화때문에 케빈을 찾아나선 스미스는 간발의 차이로 휘니로부터 케빈을 구해낸다. 케빈이 죽어버리면 뒷이야기가 어떻게 전개될지 모르기 때문일 수도 있고, 어쩌면 케빈이 그려내는 예언 만화를 토대로 뒤이어 올 암흑시대의 문을 막아버릴 수도 있으니까. 하지만 이것이 현대사를 기본으로 하고 있는 만큼 역사 자체를 재편하는 건 힘들지 않을까. 솔직히 말해 이 작품이 앞으로 어떤 전개를 보일지는 모르겠지만, 엉뚱하게 케네디를 살려놓는다거나 하는 건 아니겠지? 그렇게 하기엔 위험부담이 좀 클텐데.... 앞으로 어떻게 되든 슬슬 부담스러워지는 전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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