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시체들 수키 스택하우스 시리즈 7
샬레인 해리스 지음, 송경아 옮김 / 열린책들 / 2011년 4월
평점 :
품절


와우, 수키 스택하우스 시리즈도 벌써 일곱권째다. 본인은 참 근성이 없다고 생각하는 1人인데, 이렇게 시리즈를 몇달씩 기다려 가면서 읽는 스스로의 근성에 박수를...(쿨럭) 사실 재미가 없으면 근성이고 나발이고 상관없을테지만, 재미있으니까 기다리고, 읽게 되는 거지. 다른 이유는 없다. 난 재미없는 건 질색이라서.

이번 수키 시리즈는 좀 차분한 편이다. 다른 편에 비해서 말이지. 그래서 조금 심심할 뻔 했지만, 의외로 에릭과 수키사이에 찌리리릿 하는 무언가가 생겨나서 엄청 흥분해버렸다. (니가 흥분하면 어쩔.. ㅡㅡ^)

일단 표지를 보자. 금발 머리 뱀파이어는 에릭, 그리고 그 등에 매달린 건 수키다. 호오, 에릭과 수키. 근데 뭔가 좀 이상하다. 이제까지의 시리즈들의 배경은 죄다 검푸른 색으로 밤을 표현했는데, 이번 표지 배경은 황금색, 즉 낮이란 소리다. 수키는 인간이니 상관없다 쳐도 에릭은 햇빛 아래에 서면 타죽는데? 도대체 이들에게 무슨 일이!? 수키와 에릭이 맺어지기도 전에 에릭이 어떻게 되면 난 절대 이 책을 보지 않으리~~ 하고 결심한 상태라 각오를 단단히 하고 이 책을 펼쳤다. 근데, 이 상황에 대해 자세히 알려면 중후반부에 들어가야 했으니 그야말로 애가 타고 속이 탔었지.

일단 평범해 보이는 수키의 일상 이야기 먼저 해볼까. 수키네 오빠는 표범 인간과 급결혼식을 올렸고, 수키는 마녀 아멜리아와 아멜리아가 변신시킨 고양이 밥과 동거중이다. 수키와 지금 만나고 있는 변신능력자 호랑이 인간 퀸과의 연애는 알콩달콩하다 못해 열렬하게 진행되고 있지만, 퀸이 워낙 바쁘다 보니 자주 만날 수 없다는 게 흠이다. 수키의 첫사랑이자 빌어먹을 이름없는 뱀파이어가 된 빌은 새로운 여자친구를 만나 연애중인데, 이 여자가 한골치 썩게 만드는 인물이다. 제발 이 여자가 수키 앞에서 알짱대지 않았으면 좋으련만. 어이, 거기 이름없는 뱀파이어, 당신 여자친구 단속 좀 잘 하시지? (전 개인적으로 빌을 아주 싫어하는 1人입니다)

여전히 다망한 시간을 보내고 있는 수키앞에 팸이 나타나 에릭 이야기를 꺼낸다. 그러고 보면 팸은 뱀파이어라서 인간들 일에 그다지 상관하고 싶어하지 않는 것 같은데도 수키 일이라면 마음을 많이 쓰는 멋진 뱀파이어다. (좋은... 이란 형용사는 도저히 못붙이겠습니다. 좀 무섭거든요.) 수키는 팸을 통해 듣는 에릭의 이야기에 갈등하지만 지금 자신이 좋아하는 건 호랑이 인간 퀸이라고 못박는다.  

수키는 이번에 루이지애나의 여왕인 소피 - 앤의 남편 살해 혐의에 대한 재판이 벌어질 뱀파이어 정상회담에 참석해야 한다. 그때의 유일한 생존 목격자가 바로 인간인 수키인 것이다. 오, 수키, 넌 도대체 늘 이런 곤란한 상황에만 처하게 되는지. 하여튼 거부할 수 없는 명령이기때문에 수키는 루이지애나 뱀파이어들과 함께 로즈에 있는 뱀파이어 호텔로 향한다. 하지만 재판이 시작되기도 전에 여왕을 고발한 뱀파이어가 살해당하고, 폭발물이 발견되는 등 여전히 수키가 가는 곳에서는 목숨이 간당간당하는 위험한 일이 일상다반사로 도사리고 있다.

게다가 뱀파이어들과의 교감 능력을 더 높이기 위해 수키는 또다시 뱀파이어의 피를 마셔야만 하는 상황에 처한다. 이런 상황이 퀸에게 달가울리 없겠지만, 일단 수키는 뱀파이어를 위해 일하기 위해 로즈에 왔기 때문에 울며 겨자먹기로 에릭의 피를 마시게 된다. 벌써 세번째. 보통 세번이라고 하면 무언가 큰 변화가 도사리고 있는 전환점이 된다. 그것이 수키를 압박해 올 줄이야. 그래도 안드레와 피를 교환하는 것보단 에릭이 낫지 않나, 수키? 안드레는... 나도 정말 싫거든. 어쨌거나 이 일을 통해 수키와 에릭은 더욱더 서로에게 가까워진다. 미묘한 변화까지 서로 감지할 수 있는 데다가, 예전에는 엿볼 수 없었던 뱀파이어들의 생각까지도 엿볼 수 있게 된다. 헉, 이것은 완벽한 핀치. 

소피 - 앤의 재판은 의외로 쉽게 해결. 하지만 누군가 증인인 수키를 노리고 있었다. 도대체 누가? 수키는 그 범인 색출을 위해 수사(?)에 나서지만 누군가 증거를 없애고 다니고 있다. 하지만 위험은 그것으로 끝나지 않았다. 더 큰 위협이 도사리고 있었던 것이다. 뱀파이어 호텔에 있는 모든 뱀파이어와 그들에게 협조하고 있는 인간들을 노리는 계획이!  

아놔, 태양공동체, 또 나오셨구려. 예전에 수키를 거의 죽게 만들었던 그 태양공동체 맞다. 그들의 목적은 인간이 아닌 모든 이들을 이 세상에서 없애는 것이다. 물론 인간이 아닌 존재들에게 협력하는 인간도 그들의 적이다. 하지만 너무 큰 일을 벌였다. 도대체 뒷감당을 어떻게 하려고? 태양공동체가 그 사건의 범인이라는 것은 나오지만 그후의 일에 대해서는 별 말이 없는 걸 봐서는 나중에 대대적인 전쟁이 있을지도. 일단은 뱀파이어들이 너무 많은 타격을 받아 자신을 추스릴 시간이 필요하겠지. 에릭과 팸을 비롯해 여왕들, 왕들, 그리고 많은 뱀파이어들과 그곳에 있던 인간들이 수키와 또다른 텔레파시 능력자 배리에 의해 도움을 받고 목숨을 건지게 되지만, 허리케인 카트리나로 인해 많은 타격을 받은 뱀파이어들이 또다른 타격을 받았기 때문에 그들 내부를 정비하는 데도 시간이 꽤 걸릴 듯 싶다.    

수키 스택하우스 시리즈 7권인『우리는 시체들』에는 또다시 새로운 존재들이 등장한다. 다른 세상에서 건너온 고대의 마녀가 판관으로 뱀파이어 법정에 왔고, 역시 다른 세상에서 온 브리틀링겐이 수호자로 인디애나 왕을 수호했다. 고대의 마녀는 역시 고대 뱀파이어라는데, 브리틀링겐은 잘 모르겠다. 그외는 특이한 존재는 더이상 안나온 듯. 이미 너무 많이 나와서 그것만 해도 열손가락을 두번 정도 꼽아야 하니 차라리 고맙다.

또다른 흥미로운 점은 퀸의 과거가 나온다는 것이다. 그는 마지막 호랑이 인간인데 그의 어린 시절 이야기가 참 가슴 아팠다. 그가 뱀파이어를 싫어하는 이유를 알 것 같았달까. 그런데 수키가 에릭이 이번에 또 피를 교환하는 걸 목격했으니, 심란하겠지. 난 퀸도 괜찮지만, 그래도 에릭을 가장 좋아하기 때문에 역시 수키와 커플을 맺어 주고 싶은 건 에릭이다. 그래서 퀸에겐 좀 미안하지만 수키를 포기하라고 말해주고 싶은 생각이 자꾸만 든다. 이번에 퀸은 수키를 위해 두 가지 힘든 일을 했는데도 불구하고. 특히 마지막 일은 뱀파이어를 완전히 적으로 돌릴 수 있는 선택이었는데 말이지. 에휴. 어쨌거나 얼른 회복하길...

마지막으로 에릭과 수키의 관계를 좀 생각해 보면 이들 사이에 큰 진전은 없어 보이지만 수키가 에릭과 피를 세번 교환함으로써 서로의 정신적 유대가 여느때보다 강해졌다는 것은 부정할 수 없다. 게다가 에릭도 이제까지는 자신의 마음을 부정하고 숨겨왔었지만 슬슬 본심을 드러내고 있는 게 보인다. 수키의 경우 지금은 퀸을 좋아하지만, 그 겨울날 에릭을 사랑했던 순간에 대해서는 부정하지 못한다. 물론 그때의 에릭은 지금과는 다른 에릭이었으니 스스로 에릭을 사랑한다고 말하기는 힘들 것 같다. 하여튼 이번 사건으로 인해 에릭도 큰 타격을 받았기 때문에 일단 이 둘이 연결되는 건 아무래도 더 시간이 걸릴 듯 싶기는 한다. 에릭, 얼른 회복해서 당신의 진심을 전해 봐. 당신이 자존심도 강하고 너무 오랫동안 뱀파이어 생활을 해와서 이런 감정에 쉽게 익숙해지지 못하겠지만, 당신은 분명 수키를 사랑하고 있는 게 맞다구. 좀더 자각했으면 좋겠어. 

수키와 에릭이 서로 사랑한다고 말할 날이 오긴 하는 걸까. 
한 걸음씩만 서로 다가가면 될 것 같기도 한데...  
수키, 에릭의 본심을 당장 받아들일 수는 없다 해도 방문을 취소하는 일만은 하지 않기를...

댓글(2)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pjy 2011-05-13 12: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아악~~~~ 희망찬샘님이 선물로 주신 책이란 말입니다^^
오늘 당장! 시작해야겠습니다~
퀸도 좋지만 필요할때 멀리있는 넘 그닥 유지하기 힘듭니다...사랑은 타이밍이닷^^;
특히 기억을 하든 못하든 그 여름의 그 에릭이 가까이 있다면~~~

제 맘같아서는 수키가 그냥 어장관리 좀 하고 그랬으면 하는 사소한 소망이 있어요ㅋㅋ

스즈야 2011-05-13 15:28   좋아요 0 | URL
오, 선물로 받으셨군요. ^^
저 이 시리즈 정말 좋아합니다. 뱀파이어 시리즈 중 가장 좋아하는 책에 속합니다. 좀 많긴하지만요... ㅎㅎㅎ 얼른 읽어 보셔요.

그쵸.. 저도 자주 만나지 못하는 사랑은 좀 싫어요. 맨날 만나야하는 이유는 없지만 몇달에 한 번은 쫌 글쵸..

제가 잠시 착각을... 여름이 아니라 겨울이었어요. 아마도 제가 그때 리뷰제목을 <수키의 한겨울밤의 꿈> 이라고 했던 것 같아요. (확인은 안하고 기억저장소만 뒤지고 있는 ... 어쩔 ㅡㅡ^)

저도 그래요. 약삭빠른 어장관리녀는 싫어하지만 수키는 좀 해줬으면 한다능!!!
 
총과 초콜릿 미스터리랜드 1
오츠이치 지음, 김소연 옮김, 히라타 슈이치 그림 / 학산문화사(만화) / 2011년 4월
평점 :
절판


개인적으로 오츠이치를 좋아해서 그의 작품을 종종 읽고 있는데, 그의 작품을 보면 대부분이 다크계 소설이다. (어쩌면 우리나라에 번역되어 나온 작품이 다크계열이 많은지는 모르겠지만) 그의 다크계 작품은 꽤나 잔혹한 편이라서 이런 작품을 좋아하는 나도 가끔은 움찔할 때가 있다.『총과 초콜릿』은 어린아이를 대상으로 한 작품이라 그의 다크계 작품과는 좀 다를 거란 예상은 들었다. 하지만 그렇다고 퓨어계도 아닐 것 같다는 생각도 함께 했는데, 역시나, 랄까. 하여튼 꽤나 독특한 느낌의 작품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린츠라는 소년이 사는 나라에는 전쟁으로 돈을 번 부잣집만 골라 터는 도둑이 있다. 그가 어떤 수법으로 도둑질을 하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그의 솜씨는 신출귀몰해서 스무건이 넘는 사건이 발생했음에도 불구하고 경찰은 아무런 단서도 획득하지 못한 상태이다. 그 도둑은 괴도 고디바라 불리는데, 그 이유는 그가 범행을 저지른 장소에는 괴도의 이름이 적힌 듯한 카드 한장이 놓여 있기 때문이다. 이런 고디바를 잡기 위해 명탐정 로이즈가 나섰다. 로이즈는 아이들의 영웅으로 우상화되어 있는 존재이다.

린츠 역시 로이즈를 숭배하다시피 하는 아이들 중 한 명이다. 린츠네 아버지는 약 1년 전 돌아가셨고, 안그래도 가난한 린츠네 살림은 더욱 가난해졌다. 안그래도 이민자의 자식이라 손가락질 받는 린츠는 늘 힘겹기만 하다. 그러던 어느 날 린츠는 아버지가 남긴 유품인 성서안에서 낡은 지도를 한 장 발견하게 된다. 그 지도는 어떤 마을의 지도로 괴도 고디바와 관련된 것이었다. 린츠는 이 지도를 로이즈에게 보여 주고 대신 현상금을 받아 집안 살림에 보탬이 되고자 한다. 린츠가 용돈벌이 하는 빵배달이나 엄마가 약품공장에서 일하는 것으로는 살림이 너무나도 어렵기 때문이다.

가난한 이민자 아이, 그리고 부자들의 금화나 보석을 훔쳐 가난한 이들에게 나눠주는 괴도, 그리고 그 괴도를 쫓는 탐정의 이야기라고 하면 모험 소설 + 탐정 소설이란 구도가 나온다. 근데 묘하게도 탐정이 수사하는 장면은 별로 없다. 오히려 수상쩍은 탐정이랄까. 이 소설의 묘미는 바로 이러한 것에 있는데 그런 면에서 보자면 이 소설은 블랙 유머 소설이라고도 할 수 있다. 그래서 중간중간 참을 수 없는 웃음이 터져나오고 마는 것이다. 오츠이치의 특징이라면 꽤나 잔혹한 장면을 너무나도 담담하게 그려내는 것인데 이 작품에선 그런 것이 더욱 더 잘 표현된다. 다른 소설이라면 인상을 찌푸릴 장면이 분명한데도 불구하고 이 작품에서만은 또다른 재미로 읽어낼 수 있는 것이다.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탐정의 이미지와 너무 다른 로이즈의 모습에 허탈한 웃음도 나오긴 하지만, 그러한 부분이 꽤나 재미있다. 또한 이 작품에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는 두바이욜이란 아이는 꽤나 잔혹한 근성을 가지고 있지만 의외로 의리도 있는 아이이다. 이 아이가 린츠가 모험에 나서게 하고 탐정에 맞서게 하며 괴도가 숨긴 보물이 있는 곳을 추적하게 만든다. 사실 두바이욜이 나올 때마다 움찔할 수 밖에 없었는데, 너무 아이답지 않아서 그렇달까. 그에 비하면 린츠는 그 또래 아이답다. 물론 일찍 철이 든 아이긴 하지만, 아이의 순수함은 여전히 간직하고 있으니까.

음모와 배신이 난무하고, 이기적인 어른과 당돌한 아이가 대치하며, 탐정이 가진 정형화된 이미지를 한번에 부숴버리는 이 작품은 유쾌한 반면 이런저런 생각할 꺼리를 던져주는 작품이다. 특히 이민자의 자식이라며 인종차별을 당하는 린츠의 이야기라든지, 괴도의 훌륭한(?) 행적을 덮기 위해 고용된 악당같은 탐정, 총알 공장에서 아무렇지도 않게 벌어지는 아동 노동 등은 이 작품은 흔히 생각하는 탐정소설이 아니란 걸 잘 보여주는 부분이라 할 수 있다. 또한 미스터리 작가답게 눈에 보이지 않는 복선도 깔아두었는데, 책 후반부에 들어서 그 의미를 알고 무릎을 탁 치고야 말았다.

그런 면에서 보자면 제목인『총과 초콜릿』에도 남다른 의미가 있다는 걸 깨닫게 된다. 총도 초콜릿도 모두 검은색이지만 하나는 사람을 죽일 수 있는 것이고, 하나는 사람을 행복하게 만드는 것이다. 총도 초콜릿도 모두 손에 쥐어야 했던 아이의 가혹한 성장담이자, 블랙 유머로 난무한 탐정소설. 이런 작품을 써낼 수 있는 오츠이치의 매력은 정말 끝이 없다.

댓글(6)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2011-05-27 19: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 다크계인지 퓨어계인지 헷갈려요.
이래저래 오츠이치는 정말 좋아요. 잔인한데도 부담스럽지 않고(잉?) 전달하려는 메세지들도 여러군데 있고, 미스터리로써도 괜찮고~
오츠이치 좋아요 ㅎㅎ

스즈야 2011-05-30 22:15   좋아요 0 | URL
이 작가 작품 중엔 ZOO가 최고로 잔인했던 것 같아요. 그리고 고스도 그렇고..
전 이 작가 다크계든 퓨어계든 다 좋은데, 요건 애매하더라구요. 어떻게 보면 꽤나 잔혹하거든요. 근데 웃기단 말야. 이게 이 작품의 매력인듯 싶어요. 그러면서도 사회비판도 빼놓지 않고... 아동용 책이라고 하지만 꽤 괜찮았어요.

2011-05-31 22: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맞아요. 이상하게 이 작품 긴가민가해요. 다크계라 보기엔 너무 웃기고, 이상하게 황당하고, 그런데도 비꼬고 있는 부분이 있어요. 게다가 묘하게 잔인하기도 하고요. 아동용이 과연 맞는지 의심가는 부분들도 있을 정도. ㅎㅎ 저도 생각보다 괜찮았어요. 아동용이라고 얕잡아 보면 안된다는거. 재밌게 읽었답니다. :)
저도 zoo 정말 재밌게 읽었는데요. 전 본제보단 세븐 룸이 가장 기억에 남아요. 어찌나 섬뜩한지.. 올 여름에 가장 더운 날 한번 더 읽어봐야 겠어요.

스즈야 2011-06-10 20:32   좋아요 0 | URL
아동용이라고 하기엔 좀 잔혹한 부분이 있었지요. 무표정하게 폭력을 행사하는 사람을 눈앞에서 보고 있는 기분이랄까요. 오히려 어른들에게 더 적합한 책이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들었죠. 사회의 어두운 부분에 대한 비판적인 시각도 좋았고, 탐정답지 않은 탐정도 재미있었죠.

세븐룸.. 가장 잔혹했던 걸로 기억합니다. 이 작가의 다른 작품도 얼릉 읽어야 할텐뎅...

2011-06-10 23: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쵸! 정말 아동용이라고 하기엔.. 사실 어느나이대의 아이들에게 권해줘야 할 정도인지 난감합니다. 의외의면들이 참 즐거웠죠. 그것도 하나의 반전이라면 반전이었을 거예요.
다른 작품들, 저도 아직 퓨어계는 거의 읽지 않아서 이번에 한번 읽어보려고 생각중에는 있어요. 언제쯤 읽게 될지.. ^^

스즈야 2011-06-12 00:14   좋아요 0 | URL
전 어른들이 읽으면 더 재미있을 책이란 생각이 들었어요. 다른 시리즈는 아이들이 읽어도 좋겠지만, 이건 좀... ^^;

퓨어계는 실종 홀리데이랑 너밖에 들리지 않아 정도 밖에 없는 듯....
아, 에세이 하나 있죠. 소생일기... ^^
 
데드샷 Deadshot - DEAD 시리즈 3, B愛 Novel
아이다 사키 지음, 다카시마 유 그림 / 현대지능개발사 / 2008년 6월
평점 :
절판


아이다 사키의 데드 시리즈 완결편!
3권 표지를 보니, 유우토가 완전 너덜더널. 그에 비해 딕은 안정된 모습이지만 군복을 입고 있는 걸 봐서는 딕이 예전에 몸담았던 델타포스의 임무를 수행하듯 싸움을 벌이겠군, 이란 짐작이 간다. 에휴, 제발 둘 다 무사해야 할텐데... 이들이 동시에 쫓고 있는 적 뒤에 존재하는 거대한 그림자는 너무나 크단 말야.

딕과의 짧고 애달픈 해후 이후, 딕이 남긴 마지막 말을 근거로 코르부스의 뒤에 존재하는 거물의 정체를 차츰 좁혀가는 유우토는 코르부스 사건이 단순한 테러리스트 관련 사건이 아니란 것을 알게 된다. 딕의 말에 따라 화이트 하우스 즉, 정부의 누군가와 코르부스가 연결되어 있던 것이다. 일단 코르부스와 이어지는 끈인 교도소산업복합체의 사장과 그 모회사인 제너럴 모즈, 그리고 부통령 후보인 매닝이 함께 참석하는 파티가 있다는 정보를 입수하게 된 유우토는 롭의 도움을 받아 파티가 열리는 호텔로 향한다. 아마도 그곳에 가면 딕을 만나겠지. 설레는 마음 반, 딕의 변해버린 모습을 봐야만 하는 것에 나오는 두려움 반. 유우토의 마음은 몹시 심란할 수 밖에 없다.

그곳에서 1박을 하며 적의 동태를 살피는 한편, 파티 당일 세명이 모두 모인 것을 보고 유우토는 행동을 개시하기로 마음먹는다. 하지만 딕과 막상 그곳에서 마주친 유우토는 제시카의 옆에 있는 딕을 보고 몹시 마음이 아파온다. 딕은 여전히 싸늘한 눈빛으로 유우토를 바라보다 아무도 없는 곳으로 끌고가 유우토를 세차게 포옹한다. 이게 딕이 지금 할 수 있는 최대한의 애정표현이겠지. 사랑하는 사람을 두고 자신의 목숨을 건 임무를 수행해야한다는 건 가히 짐작조차 할 수 없을 정도로 마음이 찢어지는 일일거라 생각한다.

파티장에서 사라진 세명이 호텔방으로 들어가 밀실회담을 나누고, 유우토는 그 이야기를 들으며 모든 사건이 어떻게 연결되어 있는지를 의미하는 마지막 퍼즐 조각을 끼워 맞추게 된다. 이들이 방을 떠나는 걸 확인한 후 복도로 나온 유우토는 그곳에서 변장하고 있던 코르부스와 마주치게 된다. 난 파티장에서 이 노인이 매닝에게 말을 걸 때 이미 그 정체를 알아차렸는데, 유우토, 당신은 수사관이라면서 그걸 놓치냐! 라고 구박의 한마디를 던져주고 싶었지만, 딕의 존재로 인해 혼란스러워하던 유우토의 눈에 그게 제대로 보일리가 없었지. 에휴. 이들은 왜 이런 운명으로 만나야만 했는지...

코르부스는 분명 유우토의 앞에 일부러 나타난 것이다. 유우토는 코르부스를 쫓아 호텔 옥상으로 올라가지만 그곳에서 딕과도 만나게 된다. 코르부스는 딕에게 총을 쏘고 유우토를 납치하는데... 어깨와 다리에 총을 맞고도 유우토를 구하기 위해 움직이는 딕. 그런 딕이 눈에 밟혀서 죽는 줄 알았다. 제발 무사해줘 딕. 이건 유우토의 소원뿐 만이 아니라 내 소원이기도 해. 

코르부스는 유우토를 데리고 콜롬비아의 군사훈련캠프(MSC)로 향한다. 그곳에서 감금된 생활을 하며 코르부스의 과거에 대해 듣게 되는 유우토. 사실 코르부스의 과거는 데드샷 곳곳에서 나온다. 어렸을 때 그가 어떻게 성장했는지에 대해서도. 어떻게 보면 코르부스 역시 잔혹한 괴물들의 희생자이자 피해자라고도 할 수 있다. 환경이 사람의 인생을 좌지우지한다지만, 이건 정말 심하다 싶을 정도다. 하지만 실제로 이렇게 성장하는 사람들이 알게 모르게 꽤 많은 것도 사실이다. 그들은 대부분 인간살인병기로 키워지고 일회용품처럼 사용되다 버려진다. 코르부스 역시 그런 길을 걸어왔던 것이고. 하지만 그의 삶이 그렇다고 해서 그의 죄가 사라지는 건 아니다. 다만 무척 가여운 생각이 들뿐.

딕과 코르부스의 성장과정은 비슷하다. 고아였던 그들은 각각 군사훈련캠프와 델타포스에 들어가 사람을 죽이는 훈련을 받으면서 살아왔다. 하지만 두 사람이 가장 다른 점은 역시 코르부스는 어떤 대상에든 일체의 감정을 가지지 않았다는 것이고, 딕은 누군가를 사랑할 수 있는 감정을 가지고 있었다는 것이다. 그게 이 두 사람의 운명을 크게 바꿔놓는 것이 된다. 나중에 나오지만 코르부스는 교도소에서의 2년이 가장 행복했던 시절이라 기억한다. 누군가 자신의 이름을 불러주고 - 비록 그것이 가명이었다 할지라도 - 인간적으로 대해줬던 건 그의 일생에서 단 2년뿐이었던 것이다.

3권에서 중요한 지역으로 나오는 콜롬비아는 마약으로 유명한 나라이다. 하지만 그 마약왕국의 뒷배경에 감춰진 미국의 영향력을 짚고 넘어가지 않을 수가 없다. 미국이 콜롬비아에 대한 지배권을 강고히 하고 싶은 것은 콜롬비아의 석유때문이다. 교도소 산어 - 군수산업 - 석유산업이 이어지고 여기에 정치권력이 개입되어 있다는 건 바로 이런 맥락에서 해석할 수 있다. (자세한 것은 책으로 확인하시길)

모든 상황이 종료된 후, 딕은 또다시 유우토의 앞에서 사라진다. 유우토는 콜롬비아에서 입은 총상으로 한동안 입원했었고, 그후에는 FBI를 떠나 LA시경으로 합류하기로 한다. 그러고 보면 유우토, 젊은 나이에 마약수사청 - 교도소 - FBI - LA시경까지 참으로 많은 자리를 옮겨다니시게 되었구려. 딕은 임무가 끝났으니 이젠 더이상 CIA에서 근무하지 않는다. 델타포스 역시 마찬가지로 그전에 관뒀기 때문에 이젠 민간인이로군.

범죄학자인 롭은 그동안 유우토에게 끊임없이 구애(?)했지만 유우토는 일편단심 딕인걸. 롭도 참 괜찮은 남자인데 말이지. 좋은 사람 얼른 만나길. (笑) 네토는... 네토는 과거에서 완전히 손을 떼고 평범한 사람으로 살아가기로 했다. 네토의 여(?)동생인 토냐는 오빠(?)를 도와 가게를 운영하고 있다. 다들 단란하게 잘 살고 있어서 다행이야. 음, 딕과 유우토는, 너무 소심해서 탈이야. 그대들의 사랑은 그리 열렬한데 막상 모든 일이 다 끝나니 다시 소심모드로. 아, 귀엽다 귀여워. 그러면서 엄청 뜨거운 그대들은... 정말 부럽소. 하여튼간에. 

와우. 노벨을 보면서 정말 영화 한 편 봤다는 느낌이 드는 건 데드 시리즈가 처음이다. 물론 작가의 다른 작품역시 괜찮은 게 많았지만 그래도 노벨이란 생각은 들었는데, 이건 뭐. 정말 읽어 봐야 그 맛을 알 수 있는 작품이라고 할 수 있다. (개인적으로 강추하고 싶은 작품입니다)

음, 작가 후기를 보면서 깜짝 놀랐다. 첫작품 이후 3년정도라는데 벌써 20권 째의 작품이라니. 작가님, 대단하십니다. 다음 작품도 기대할게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滿月物語 (あすかコミックスCL-DX) (コミック)
中村 春菊 / 角川グル-プパブリッシング / 2008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순정로맨티카 시리즈를 기다리다 아무래도 목이 빠질 것 같아서 작가의 다른 작품을 구매하게 되었다. 딱 봐도 시대물인 표지를 보고 그냥 지나칠 수가 없지. 이 복장은... 헤이안 시대로군요. 호오, 작가의 다른 작품 중에 헤이안 시대물이 있던가? 에도 시대물은 읽은 적이 있지만 아무래도 헤이안 시대는 처음인듯....

음. 뒷표지를 읽어보니, 카구야 히메가 나온다. 앗, 카구야 히메. 혹시 그 카구야 히메? 아, 근데 이거 BL이잖아. BL이면 히메가 나올 수 없는데, 라는 의문을 가지고 읽기 시작. 히메의 정체에 대해선 곧 납득했다. (푸핫) 히메(姬)가 아니라 도노(殿)였어.

후지와라노 타카아키는 얼마전 관직에서 물러났다. 자신이 존경하던 다른 관료의 부정 사건에 연루되어 그 죄를 대신 뒤집어 쓰게 된 것이다. 그후 타카아키는 세상엔 관심이 없다는 듯한 태도로 살아가기 시작한다. 때로는 동물들을 기르고 때로는 모피 장사를 하는 것으로 무료함을 달래고 있다. 그런 타카아키에게 친구 나루히토가 찾아와 카구야 히메에 대한 이야기를 꺼낸다. 절세의 미인이라는 카구야 히메를 꼭 한 번 만나고 싶다는 나루히토의 청에 못이겨 결국 카구야 히메를 만나러 가게 된 타카아키였다. 

카구야 히메는 소문에 따르면 대나무숲에서 발견되었고, 그후 매우 아리따운 아가씨로 자라났다. 그 소문을 들은 남자들은 아가씨를 찾아와 구혼하지만 아가씨는 그 모습을 보여주지도 않고 구혼을 거절하고 있다. 바로 이런 부분이 아가씨의 신비함을 더하는 것이겠지. 나루히토 역시 마찬가지로 그 소문에 이끌려 카구야 히메를 만나고 싶었던 것이겠고.

하여튼 나루히토를 따라 오긴 했지만 그런 분주함이 싫어 연못으로 갔던 타카아키는 그곳에서 벌거벗은 채로 수영을 즐기고 있는 아가씨(?)를 만나게 된다. 아니 아니, 자세히 보니 아가씨가 아니라 청년이다. 하지만 그 미모만은 천하절색. 그러나 입만 떼면.... 이 청년, 도대체 어디서 굴러먹던 개뼉다귀인지는 몰라도 외모와는 달리 천박한 말만 내뱉는다. 도대체 그는 누구인지.

한편 카구야 히메를 만난 나루히토는 카구야 히메에게 더욱 빠져들게 된다. 결국, 타카아키는 나루히토를 데리고 밤에 카구야히메의 집을 급습하기로 한다. 하지만 그들이 그날 밤 목격한 것은!? 

이야기의 기본 얼개는 카구야 히메에서 따왔다. 대나무숲에서 발견되었다는 전설을 비롯해 매우 아름다운 아가씨였다는 것 등은. 그러나 설정이 좀 다르다. 히메가 여자가 아니라 남자란 거~~ 대충 짐작하다시피 타카아키가 만난 그 천박한 청년이 히메 행세를 하고 있었던 것이지. 이 사실을 알게 된 타카아키와 나루히토는 깜짝 놀라지만, 어느샌가 그들(카구야 히메를 비롯, 그를 돌봐주고 있는 할배, 할매)의 페이스에 휘말려 친구가 되고 만다. 할배할매의 이야기에 따르면 카구야 히메라 불리는 청년은 대나무숲에서 상처를 입고 기절한 채로 발견되었는데, 깨어난후 기억을 몽땅 잃어버린 상태이다. 그래서 그냥 카구야히메로 살게 된 것. 즉, 이들은 사기를 치면서 살고 있었다고 보면 된다.

이렇게 살던 어느 날 드디어 왕이 카구야히메에게 구혼을 하게 되고, 이들은 초난감한 상황에 빠지게 된다. (왕의 구혼 역시 카구야 히메 이야기에서도 나옴) 이러지도 못하고 저러지도 못한 상황에서 왕에게 끌려 가게 생긴 카구야히메. 나루히토는 다시 한 번 타카아키에게 청을 넣는다. 나루히토의 청이라면 투덜거리면서도 들어주는 타카아키였으니.... 그날 카구야 히메를 구하기 위해 나타난 타카아키의 모습은.... 엄청 멋있었다. 헉, 이런 모습으로 나타날 줄이야. 나 완전 반했소. 정말!

이후 카구야 히메를 비롯 할배할매는 도망을 쳐 타카아키의 별장에서 새 삶을 시작하게 된다. 그러던 어느날, 카구야 히메의 기억이 돌아오게 되는 '사건'이 발생하고 마는데...

카구야 히메의 숨겨진 사연은 꽤나 가슴 아픈 사연이었다. 쌍둥이로 태어나 버림받고 죽을 운명이었던 카구야 히메. 먼저 태어난 쌍둥이 형은 사쿠야란 이름을 가지고 있다. 에도 시대물을 봐도 쌍둥이 중 동생은 죽임을 당하는데, 그건 헤이안 시대도 마찬가지였구나. 쌍둥이란 이유로, 조금 더 늦게 태어났단 이유로 버려지고 죽임을 당할 운명이라. 카구야히메가 그런 분노를 가슴에 안고 있었던 것도 이해가 된다. 하지만 사실 사쿠야에겐 아무런 잘못도 없었는데... 사쿠야에게 그런 짓을 한 후 사고를 당해 카구야 히메가 모든 기억을 잃어버린 건 어쩌면 당연한 일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든다. 죄책감이 컸겠지. 뭐, 그건 그렇다 쳐도 나중에 이 일에 대해 싱겁게 넘어가 버린 건 좀 그렇지 않나 하는 생각이..

이 작품이 BL이다 보니 조금은 에로한 것도 기대를 했건만, 그냥 끝나버렸다. 하긴 타카아키와 카구야 히메 사이에 그런 일이 있는 것을 상상하는 것도 좀 웃길지도. 사랑이라고 하기엔 뭔가 부족하고, 우정이라 하기엔 뭔가 넘치는, 그게 타카아키와 카구야 히메 사이라고 보면 될 듯. 뭐, 그렇다고 해도 번외편에서 카구야 히메를 위한 타카아키의 행동은 무척 따스해서 이 둘은 그냥 이렇게 살아도 되지 않나 싶은 생각이 들었다. 결정적으로 카구야 히메는 "타카아키는 신부를 맞이하지마. 내가 신부가 되어 줄게"라고 고백을 하는데, 이때 타카아키의 포커 페이스가 완전히 무너지는 걸 보고 다시 웃어버렸다. 당신들은 아무래도 붉은 실로 연결된 게 분명하다구!

원래 카구야 히메 이야기는 좀 슬픈 결말을 맞지만, 이 작품은 80%이상이 코미디다. 첨엔 적응이 좀 안되긴 했지만, 금세 적응. (그러고 보면 난 이런 부분에 있어서의 적응능력은 뛰어난 듯) 특히 타카아키의 엉뚱한 행동에 많이 웃었고, 타카아키의 라이벌인 미야가 오해때문에 타카아키에게 새삼 반하는 장면에서도 빵 터져버렸지. 그리고 번외편에 등장하는 타카아키와 나루히토의 첫만남에서 우정을 쌓아가는 과정도 참 좋았다. 타카아키는 어린 시절부터 독특한 아이였구나. 게다가 만두머리하고 있는 게 어찌나 귀엽던지. 

그리고 이 작품이 헤이안 시대를 배경으로 하고 있다 보니 교토 사투리가 많이 나왔다. 원래 간사이벤을 좋아하는지라 무척 마음에 든 설정. 근데 어쩌면 요즘 사투리랑 다른 부분이 있을지도. (본인은 그 정도까지는 고수가 아니라서 더이상은 모르겠습니다만... ) 음, 그리고 가끔 와카(和歌)가 등장해서 잠시 쫄기도. 와카는 사실 우리말 번역으로도 그 의미가 모호해서. 다행히 와카의 내용을 현대식으로 번역(?)해서 덧붙인 게 있어서 대충 뜻을 납득하기도 했다. 역시 시대물 원서는 이런 면에서 어렵달까. 
    
책뒷표지 설명대로 포복절도, 일희일비, 아비규환은 아니었지만 나름대로 꽤 재미있었다. 근데, 이 작품은 2008년도 작품인데 왜 일케 그림체가 다른거지?? 첨에 그림만 봤을 때는 오래된 작품인줄 알았다능.아, 확인해보니 2008년에 나온 게 신장판이었음. 그럼 그렇지. 그림이 이렇게 다를 수는 없는 게지.

댓글(4)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pjy 2011-05-12 17: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당신의 만행을 어디다가 고발해야합니까? ㅋㅋㅋ 번역해주세요!!!

스즈야 2011-05-12 21:24   좋아요 0 | URL
ㅋㅋㅋ 고발은 부디 참아주시어요...
이 작품이 우리나라에선 2003년에 만월이야기란 제목으로 번역되어 나왔는데, 그게 절판되었네요. ^^;

pjy 2011-05-13 09:56   좋아요 0 | URL
자꾸 이러시면 원서 막 사서, 스캔해서! 스즈야님에게 메일보낸뒤 맨날맨날 독촉할 수 있습니다~~~ 전 충분히 그럴 수 있는 여자입니다^^;

스즈야 2011-05-13 15:31   좋아요 0 | URL
ㅋㅋㅋ 스캔은 아니되옵니다. 법에 저촉되는 행위이옵니다. ^^
만화는 번역이 참... 말풍선마다 종이를 일일이 붙일수도 없공....
아, 컴터로 하면 되긴 되겠군요.

가까운 곳에 살면 만날때마다 1화씩 그렇게 할 수도 있을텐데...
너무 먼 곳에 계신 당신~~
 
카시오페아 공주 - 現 SBS <두시탈출 컬투쇼> 이재익 PD가 선사하는 새콤달콤한 이야기들
이재익 지음 / 황소북스 / 2010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별을 보는 건 좋아하지만, 별에 대해 공부하는 건 별로 좋아하지 않는 내가 알아볼 수 있는 별자리는 딱 두 개다. 하나는 국자모양의 북두칠성이고 하나는 더블유(W) 모양의 카시오페이아 자리이다. 그래서 그런지 이 책의 제목을 보고 문득 옛친구를 만난듯 반가운 생각이 들었다. 그러고 보니 요즘 밤하늘을 보지 않았구나. 가끔 보름이 되면 밤하늘을 쳐다보긴 했어도 별자리를 볼 생각은 안했었군.

제목부터 우주적인 냄새가 폴폴 풍겨나오고, 그림 역시 환상적으로 아름다워서 판타지인가 싶었는데, 반정도는 맞은 듯 하다. 그게 뭔 소리냐고? 성질 급하시긴. 이제부터 차근차근 이야기할테니 잘 들어보셔.

표제작이자 본문 수록 첫작품인<카시오페아 공주>는 과거를 끌어안고 살아가는 한 남자가 새로운 사랑에 눈뜨면서 과거에 대한 집착을 버릴 것인가, 미래를 선택할 것인가에 대해 갈등하는 내용이다. 희준은 삼십대의 약사로 몇년전 집에 침입한 강도때문에 아내를 잃고 아이와 둘이서 살고 있다. 그의 취미는 격투기로 나중에 그 범인을 만나면 그때의 복수를 하기 위해 몸을 단련한다. 이런 그에게 또다른 사랑이 찾아왔다. 딸의 유치원 부담임으로 스스로를 외계에서 왔다고 하는 그녀에 대해 희준은 난색을 표하지만 그녀의 순수함과 사랑스러움에 차츰 빠져들게 된다. 하지만 그녀를 두고 희준은 두 가지 선택을 해야만 한다. 과연 그는 어떤 선택을 할 것인가.

그다지 길지 않은 내용인데 이 이야기는 참 많은 내용을 담고 있다. 이모와 이모부의 이야기를 통해 사랑이 무엇인지 보여주고, 희준의 이야기를 통해 우리는 과거에 얼마나 집착하고 있는지, 그 집착때문에 소중한 무언가를 잃을 수도 있다는 걸 보여준다. 사실 과거란 떨쳐내기가 쉽지 않다. 특히 희준과 같은 특수한 상황에 있다면 더 그럴수 밖에 없다. 내 입장에선 희준의 선택이 바보같아 보이기도 했지만, 희준에 있어서는 그 선택이 불가피했을 수도 있다. 만약 그가 다른 선택을 했더라면 그는 다른 삶을 살아갈 수 있었을까.

동요 제목이기도 한 두번째 작품 <섬집 아기>는 공포물이다. 사실 섬집아기란 노래는 참 좋은 노래인데, 공포영화에 자주 사용되면서 공포 동요가 된 불운한 노래라고 생각한다. 나 역시 이 노래를 들으면 뒷골이 섬뜩해지는 느낌을 받으니 말이다.

이 작품은 어느 한 단란한 중산층 가정에 찾아온 파멸에 대한 이야기이다. 과거의 잘못을 덮어둔 채 갈아가던 한 남자에게 드디어 참회의 시간이 다가온 것이다. 근데 좀 마음에 안드는 점은 잘못은 남자가 했는데 왜 가족이 희생되어야 하는 거냐는 거다. 그리고 좀 구식이었어, 이야기가. 

<레몬>은 여기 실린 다섯편의 단편중 가장 마음에 들었지만, 그렇다고 해서 썩 내 취향이란 건 아니다. 우연도 이렇게 너무 많이 겹치만 이야기를 만들기 위한 장치였다는 것에 불과하단 걸 보여줄 뿐이니까. 사람이란 언제든 다른 사람을 만날 수 있고, 열렬했던 사랑도 언제든 끝나버릴 수 있다. 하지만 때로는 과거가 너무 선명해서 도통 앞으로 나갈 수 없는 사람도 있다. 여기에서도 <카시오페아 공주>처럼 과거에 매달리고 있는 진이란 여자가 등장하지만, 그녀는 희준과는 달리 과거를 정리하기로 한다. 이 두 작품이 비교가 되어 재미있기도 했는데, 조금 다른 점이라면 희준의 아내는 타살, 진이의 남자친구는 사고사였다는 점이다. 둘 중 어떤 죽음이 과거에서 해방되기 쉽다는 말은 쉽게 하지 못하겠지만, 언젠가는 떨쳐내야 하는 것만은 분명하다. 그래서 진이의 선택에 손을 들어주고 싶었다.

또 다른 공포물인 <좋은 사람>역시 스토리가 구식이다. 과거의 나쁜 기억때문에 악몽이 시달리던 현주는 선을 봤다가 또다른 악몽과 마주한다. 이상하게 집착을 보이는 그 남자, 그리고 스토킹하듯 배달되는 선물들. 현주는 정신적인 스트레스로 인해 정신과 상담을 받기도 하지만 통 호전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결국 같은 직장을 다니는 선배 집으로 피산하지만 잠시 외출했다가 현주는 괴한에 의해 납치되고 만다. 그곳에서 현주가 맞닥뜨린 진실은....

좋은 사람의 기준은 무엇일까. 사람이란 건 자신을 기막히게 잘 숨기는 존재이기 때문에 겉모습만으로는 그가 좋은 사람인지 나쁜 사람인지 절대 구별이 안된다. 이 작품에도 그런 사람이 등장한다. 하지만, 난 이 범인의 동기가 이해가 안된다. 도대체가 그런 이유로 그런 품이 드는 일을 저지르나? 납득이 잘 안된다. 하긴 내가 범인의 심리에 대해 이해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말이 안되긴 하지만 말이지. 게다가 여기에 로맨스까지 추가하니, 변태적인 범인 + 과거와의 연결점 + 로맨스라는 공포물의 흔하디 흔한 법칙과 연결된 그런 밍밍한 이야기가 되고 말았다.

마지막 수록작인 <중독자의 키스>는 정말 싫었다. 이런 신파는 정말 물리기 때문이다. 게다가 사람이 태어났으면 죽을 때까지 열심히 살아야지. 그게 비록 상처투성이에 구멍난 삶이라도 말이지. 사람은 태어난 이상 치열하게 살아야 할 의무가 있단 말이다. 그래서 난 여기에 등장하는 남자가 정말 싫었다. 죽음을 사랑한 남자, 그 남자가 간직해온 사랑이 어떻든 간에 난 인정못한다. 그리고 그 사랑에 감동한 여자도 이해가 안되고, 스토킹하듯 그녀의 집을 바라보던 남자도 이해안된다. 여기에 나오는 사람들은 도저히 내 상식으로는 이해가 안될달까. 겉으로만 그럴듯하게 예쁜 포장을 한 이야기에 신물난다. 

여기에 수록된 이야기들을 보면 사랑을 다룬 로맨스와 호러, 그리고 호러와 로맨스의 짬뽕 세가지 이야기로 나누어볼 수 있다. 그리고 공통적인 것은 과거에 매달리는 사람들이 등장한다는 것이다. 이들 중에는 과거에서 벗어나려는 노력을 하고 있는 사람도 있었지만, 대개는 과거를 버리지 못한채 끌어안고 살아간다. 과거에 매달린 나머지 현재를 미래를 보지 못하는 것이다. 게다가 로맨스는 신파, 호러는 구닥다리. '헐, 레알, 님 좀 짱인듯' 등의 인터넷 용어가 빈번하게 등장하지만 내용은 올드, 아주 올드했다. 이런 기묘함이란. 헐~

판타지, 호러, 로맨스 등등의 장르를 자신만의 방식으로 표현하고자 한 의도는 좋았으나, 내용물은 기대에 못미쳤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