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자 속/우리 밖 박스세트 - 전2권 - 위니북스-X001
코노하라 나리세 지음, 안효진 옮김 / 위니북스 / 200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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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책은 코노하라 나리세의 이름만으로 주문한 책이다.
사실 책 정보도 다른 사람들의 리뷰도 하나도 보지 않았을 정도로, 신뢰하고 있다고 해야 할까.

상자속은 크게 두 파트로 나뉘어진다.
첫번째는 도우노와 키타가와의 만남과 형무소 수감생활, 두번째는 도우노의 출소이후 키타가와가 그의 행방를 찾기까지의 내용이다.

등장 인물은 여러 명이지만, 중심 인물은 도우노 타카후미와 키타가와 케이라는 남자다. 도우노는 시청 공무원으로 근무하다가 만원 전철에서 치한 혐의를 받는다. 억울한 누명을 쓰게 된 그는 끝까지 항소하지만, 결국 패배하고 형무소에 수감된다. 자신이 저지르지도 않은 죄때문에 억울하게 갇힌 도우노는 자신을 둘러싼 모든 것에 대해 부정적이게 되었다.

그러던 중 미츠하시란 감방 동료와 친해지게 되고, 미츠하시를 전적으로 믿게 되지만, 미츠하시 출소후 그는 그의 부모가 미츠하시에게 사기를 당하게 되었다는 걸 알게 된다. 자신뿐만 아니라, 자신의 가족마저도 벼랑끝으로 몰아가는 사태에 그는 죽고 싶은 심정뿐....

그때 다가온 한 남자, 키타가와 케이. 그는 표정도 없고, 말도 없다. 그러나 키타가와는 도우노를 여러모로 잘 보살펴 준다. 단지 고마워라는 말을 듣고 싶어서.... 키타가와는 어린 시절부터 어머니에게 학대를 받으며 자랐고, 그후 이모의 집에 가서도 짐승만도 못한 생활을 해왔다. 커서는 어머니 대신 살인죄를 뒤집어 쓰고 감옥에 들어 왔다.

당연히 정이라고는 모르는 그가 도우노를 만나면서 사람의 정이란 걸 조금씩 배워간다. 바깥세상보다 형무소 안이 더 따뜻하고 좋은 곳이라 느끼는 키타가와를 보면서 정말이지 너무나도 마음이 아팠다.
오죽하면 바깥으로 나가고 싶지 않다고 할까. 오죽하면 바깥 세상보다 감옥안이 더 편하다고 할까.

무죄를 주장해도 피해자의 말만 듣고 가해자를 급조해내는 경찰과 감옥에서 만나 신뢰하게 된 사람에게 사기당한 부모. 타카후미는 평범한 인생을 살다가 어느 날 갑자기 끝도 없는 나락으로 떨어졌다.

그런 두 사람은 처음에는 데면데면한 사이지만, 키타가와의 애정에 대한 갈구, 그리고 자신을 잘 돌봐주는 면에 점차 이끌리게 된다. 남자들만의 세상에서 어쩌면 그런 분위기로 흘러가는 것은 당연할 지도 모르겠지만, 이들은 육체적인 관계를 떠나 정신적으로도 교감을 나누는 사이가 된다. 특히 난 키타가와가 도우노에게 머리를 쓰다듬어 달라고 하는 장면이 너무나도 인상 깊었다. 사람의 온기라고는 이제껏 알지 못했지만, 도우노를 만난 후 사람의 온기가 얼마나 따뜻한지를 느끼게 된 키타가와는 도우노의 관계는 점차 친밀해지지만, 도우노의 출소일은 점점 가까워온다.

도우노의 출소후, 6년이란 시간이 흘렀다. 그새 키타가와도 출소한 상태로 도우노의 행방을 찾고 있지만, 행방이 묘연하다. 탐정 사무소에 의뢰한 것도 수차례. 결국 키타가와는 오오에라는 탐정에게 도우노의 행방을 의뢰한다.

도우노를 찾고 싶다는 일념만으로 자신이 사기를 당하는지도 모른채, 오오에에게 돈을 매주 가져다 주는 키타가와의 모습을 보면서, 오오에란 남자에게 얼마나 구역질이 치밀어 오른던지.... 하지만 세상은 늘 따뜻하고 밝지만은 않다. 즉 동화에서나 일어날 법한 일은 별로 없다.
무죄였지만 1년이상 복역하게 된 도우노도, 어머니에게 버림받고 정이라곤 모르던 키타가와에게도 세상의 벽은 높고 차가웠다.

오오에에게 줄 의뢰비를 마련하기 위해 자신의 겨울옷을 팔고, 공장에서 일하는 것 뿐만 아니라, 막노동을 하고, 밥먹을 돈이 없어 곰팡이 핀 식빵을 먹어야 했던 키타가와를 보면서 너무나도 속상하고 애가 탔다.

생각같아서는 책속으로 들어가 오오에의 멱살이라도 잡고 먹은 돈 다 토해 놔라고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고 싶었다. 다행이 같은 감방 동료였던 시바덕분에 오오에가 도우노를 결국 찾게 되지만 말이다. 결국 도우노의 행방을 찾았을 때, 키타가와도 기뻤겠지만 나도 정말이지 기뻤다.


우리밖은 상자속의 속편으로 도우노와 키타가와의 재회, 그리고 두 사람의 생활이라는 두 부분으로 나뉘어진다.

6년만에 만난 두사람. 키타가와는 변함없는 마음을 보여주고 같이 살자는 제안을 하지만 이미 도우노는 결혼을 해서 아이까지 있다. 그러나 키타가와는 도우노의 집근처에 이사를 오고, 그후 도우노 가족과 함께 식사를 같이 한다든지, 도우노의 딸 호노카와 놀아주면서 도우노 가족과 즐거운 시간을 보낸다.

그렇게 행복한 시간도 잠시, 호노카가 유괴 살해되면서 이들을 둘러싼 삶은 크게 바뀐다. 호노카는 죽음과 더불어 아내 마리코의 불륜사실도 드러나게 되었다. 결국 도우노는 다른 사람의 아이를 가닌 마리코와 이혼하고 키타가와의 집에서 함께 살게 된다. 

아이의 죽음, 아내의 외도로 크게 상처받은 도우노는 키타가와의 사랑으로 조금씩 회복되어 간다.
키타가와는 자신이 일하는 공사장 주변에 떠돌아 다니는 개를 데리고 와서 키우며, 자신이 꿈꿔왔던 행복한 나날을 보낸다.

우리밖에서는 힘들게 살아왔던 두 사람이 드디어 맺어진다.
변함없는 사랑과 믿음을 보여준 키타가와의 우직한 마음은 책을 읽는 내내 나 가슴을 따뜻함으로 채웠다.

힘든 시간을 보냈던 만큼, 아낌없이 사랑하는 두 사람. 물론 두 사람의 관계는 세상 사람들에게는 좋은 친구사이이다.

상자속에서는 키타가와가 28살, 도우노가 서른이지만, 우리밖에서는 이 두사람이 점점 나이 들어 가면서 보여주는 모습, 그리고 사람의 정이란 걸 몰랐던 키타가와가 다른 사람들에게 얼마나 따뜻한 마음을 가지고 대하는지의 그 과정을 보여준다.
함께 보낸 세월이 20여년쯤 지나 결국 키타가와는 도우노보다 먼저 세상을 뜨게 된다. 솔직히 이 장면에서 얼마나 울컥하고 코가 찡해져 왔는지.. 눈물을 참느라 혼났다.

사실, 우리밖을 읽으면서 눈물이 핑돌았던 장면은 너무도 많다. 죽어서 다시 태어나 도우노의 가족이 되고 싶다는 키타가와의 말이나, 자신이 먼저 죽으면 돌봐줄 사람이 없으니 키타가와를 자신의 양자로 입적시켜 가족무덤에 같이 묻힐 수 있도록 배려하는 모습을 보이는 도우노의 모습에....

이 둘의 마음의 교류를 단지 사랑이란 단 한마디말로 정의내릴 수는 없을 것 같다. 무한한 애정과 신뢰, 변치않는 마음등이 한데 뭉쳐진 것이 이들의 관계가 아닐까.

그외, 마리코의 아들 나오가 찾아왔을 때 도우노와 키타가와 그리고 나오가 보냈던 몇 년간의 여름방학 이야기도 무척 즐겁게 읽었다. 사실 이 부분은 내 입가에서 미소가 끊임없이 배어나왔던 파트이기도 하다.

전체적으로 구성도 스토리도 어느 것 하나 빠지지 않는다. 키타가와라는 사람의 인생극장을 본 느낌이라고 할까. 변함없이 우직하면서도 애틋한 키타가와의 사랑을 보며 세상에는 과연 이런 사랑도 있을 수 있겠구나 하는 생각도 해본다.
세상이 아무리 자신을 차갑게 냉대해도, 사랑하는 단 한사람으로 인해 따뜻해진다면 무얼 더 바라랴. 

왠지 지금도 두사람은 하늘에서도 나란히 앉아 정담을 나누고 있을 것만 같은 그런 기분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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쥬뗌므, 까페.느와르 - 뉴 루비코믹스 890
야마시타 토모코 지음 / 현대지능개발사 / 200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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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야마시타 토모코는 최근 들어 좋아하게 된 작가 중 한 사람이다. 아직 몇 작품 접해 보지 못했지만, 보통 자기 취향에 맞는 작가는 한 두작품만으로 판단을 내릴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처음엔 취향이 아닌 것 같아도 작품에 따라 좋고 싫음이 결정되는 일도 있기는 하지만 말이다.

이제껏 읽어 본 야마시타 토모코의 작품에 관한 느낌은 과하지 않고, 절제되어 있으면서, 가끔은 코믹하고, 또 가끔은 애절함을 준다는 것이다.
그건 독자에게 강요되는 감정이 아니다. 등장 인물의 감정은 자연스럽게 흐르면서도 신파 분위기는 하나도 없는데, 묘하게 슬프고 애달프다. 어떤 때는 농담처럼 하는 이야기에 더욱 슬퍼지고 가슴이 아파져 온다.

쥬템므 카페 느와르도 그런 작품이다.
이 단편집 속에는 표제작을 포함해 총 6편의 단편이 실려 있는데, 어느 것 하나 과하다는 느낌이 없다. 오히려 여백이 주는 느낌에 이런 저런 생각을 해보고, 그 대상들에게 감정 이입이 자연스럽게 된다고 할까.

총 6편의 작품에 등장하는 인물들의 캐릭터 자체도 그렇다. 누구나 돌아 볼만큼의 미모를 가졌다거나, 재벌이라든가, 독특한 직업을 가졌다거나 하는 사람은 없다. 어느 곳에나 존재할 것 같은 평범한 사람들이 엮어가는 이야기이다. 그렇기에 이 이야기들은 현실에 발을 딛고 존재한다.

동성인 친구에게 고백을 받았을 때, 노말인 친구는 당황스러워 하는 모습은 보이지만 마치 네 고백을 기다렸다는 분위기는 없다. 억지로 키스등을 당했을 때도 마찬가지 네 덕분에 다른 세상을 알았어라고 쌍수들고 환영하는 분위기도 없다.

친구에게 고백을 하는 쪽이나, 그 고백을 받는 쪽이나 어느 쪽이나 조심스럽다. 사실 남녀 사이에서도 고백이란 건 큰 사건인데, 동성 사이에서는 오죽 할까. 여기에는 친구에게 커밍 아웃을 한 등장 인물도 있다. 또한 친구가 좋아한다는 말을 우정의 표현이라 받아들이는 등장 인물도 있다. 그러나 단지 고백을 받았다고 해서 과장스럽게 상대방을 멀리하거나 하기 보다는 오히려 더 조심스럽게 서로를 대한다.

여러 편의 단편이 실린 단편집이라면 어떤 건 마음에 들고 어떤 건 마음에 들지 않을 수도 있지만, 난 여섯편의 단편이 전부 마음에 들었다. 표제작인 쥬템므 카페 느와르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두 사람의 이야기이다. 서로의 마음이 다른 두사람(한 사람은 사랑, 한 사람은 우정), 떠나버린 사람을 그리워하는 사람, 옛날 일이 여전히 가슴속에 상처가 되어 남아 있는 사람 등등 그 등장 인물을 둘러 싸고 있는 배경들도 각각이다.

그러나, 그 속을 질러 가는 큰 흐름은 사랑이란 이야기이다. 사랑이란 것은 그 자체가 묘한 점이 많아 행복과 기쁨을 주기고 하고 상처와 고통을 주기도 하는 양면의 칼과 같다. 그런 사랑의 여러 가지 모습을 다양한 소재로 풀어 내고 있는 것이다.

하드한 BL물을 접하는 사람이나, 극적인 전개를 좋아하는 사람에게는 약간 지루할 수도 있지만, 소프트 BL물이나 BL을 처음 접하는 사람, 그리고 잔잔하면서 가슴에 찡하게 여운을 주는 이야기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즐겁게 읽을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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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의 여왕 - 안데르센 동화집 인디고 아름다운 고전 시리즈 5
한스 크리스티안 안데르센 지음, 김양미 옮김, 규하 그림 / 인디고(글담) / 200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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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린 시절, 안데르센의 동화를 읽지 않고 자란 사람이 있을까. 특히 여자아이들이라면 누구나 안데르센의 동화를 읽으며, 상상의 나래를 마음껏 펼쳤을 거라 생각한다.

어른이 된 후, 오랜만에 고전 명작인 안데르센 동화를 다시 읽게 되었다. 눈의 여왕은 여러가지 판본으로 나와 있지만, 난 인디고의 책이 특히나 마음에 들어 주문하게 되었다. 표지 그림에 반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표지 그림의 눈의 여왕은 매혹적이다.

표제작인 눈의 여왕이외에도 이 책에는 다섯편의 안데르센 동화가 더 수록이 되어 있다. 인어 공주, 나이팅게일, 백조 왕자, 장난감 병정, 성냥팔이 소녀가 바로 그것이다.

너무도 오랜만에 읽어서일까. 책을 펼치기 전 이 동화들의 내용에 대해 곰곰히 생각해 봤다. 대략적인 내용은 기억이 나지만, 구체적인 내용이 잘 떠오르지 않았다. 그래서 그런지 새로운 책, 처음으로 이 이야기들을 읽는다는 기분으로 첫장을 펼쳤다.

목차부터 펼쳐지는 아름다운 일러스트.
난 그 그림들에 내 시선과 마음을 모두 빼앗겨 버렸다. 어쩜 이렇게 섬세하고 아름다울까... 연신 감탄을 내뱉으며, 본문에는 또 어떤 아름다운 그림들이 이 동화와 잘 어울어져 있을까를 한껏 기대했고, 책의 마지막장을 덮으면서 그 기대는 한껏 충족되었다.

예전 어린 시절 읽었을 때는 그저 아름다운 동화들이라고만 생각을 했었는데, 어른이 되어 읽으니 새로운 맛을 느낄 수 있었다. 이래서 고전이란 것이 좋은 것일까.

눈의 여왕같은 경우는 게르다가 눈의 여왕과 함께 사라져 버린 카이를 찾아 여행을 하고 무사히 데리고 돌아온다는 대략적인 줄거리는 기억이 났지만, 게르다가 카이를 찾기 위해 어떤 여행 과정을 거쳤는지는 까마득하게 잊고 지냈었다. 읽으면서 아.. 이런 내용이 있었지, 아 이런 곳을 여행해서 지나갔구나.. 하는 생각을 하며 읽었다. 눈의 여왕이 사는 곳은 라플란드가 아니라 북극에 있는 성이고, 라플란드는 눈의 여왕의 여름 별장이었다는 것도 이제서야 알게 되었다. (이때까지 눈의 여왕이 라플란드에 살고 있다고 생각했었다.)

인어 공주는 요번에 새로 읽으면서 약간은 다른 생각을 하게 되었다. 바보 같은 인어공주, 한낱 인간 남자의 변덕때문에 버림받은 바보 같은 인어공주.... 그를 위해 자신을 버리고, 결국 자신의 목숨까지 버린 인어공주...

특히, 왕자가 인어공주에게 큰 은혜라도 내리듯이 자신의 방앞에 있는 깔개에서 자는 것을 허락한다고 했을땐 갑자기 화가 치밀어 오르기도 했다. 어릴 땐, 아마도 인어공주가 물거품이 되어 사라진다는 사실에 충격을 받고, 그런 세세한 건 신경쓰지도 않았으리라.. 물론 물거품으로 사라지는 대신 공기의 요정이 되지만...

눈의 여왕의 주인공인 게르다와 카이의 사랑이 이루어지는 것에 비해 인어공주는 그렇게 사랑을 얻지못하고 사라져 버리는 게 참 안타깝고 여전히 속이 상했다.

나이팅게일은 줄거리가 기억이 안났던 대표적인 동화다. 읽으면서, 아 맞다 그랬었지.. 라고 혼자 고개를 끄덕였었다. 형식은 동화이지만, 그 속에는 사람들이 가진 어리석음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백조 왕자도 어린 시절 참 좋아했었다. 특히 엘리자가 쐐기풀로 만든 옷을 오빠들에게 던져주고 그것으로 오빠들이 다시 사람으로 돌아오는 그 장면을 제일 좋아했던 기억이 난다. 어린 시절은 의식하지 못하고 지나갔지만, 엘리자를 사랑한다고 말했던 왕이 너무도 쉽게 엘리자를 마녀라 하며 화형시키란 명령을 내릴땐, 솔직히 속으로 욱하고 치밀어 올랐다.

이게 고작 당신의 사랑이더냐.... 라고.
왜일까. 어른이 되고 나니 이런 게 눈에 먼저 들어오다니, 나도 이젠 순수한 마음은 다 사라졌나보다.
게다가 죽을 뻔 했는데도, 왕자들의 마법이 풀리자, 다시 왕의 사랑의 받아 들이다니... 엘리자도 너무 쉽게 넘어 가는군이란 생각도 잠시 해봤다.

장난감 병정과 성냥팔이 소녀같은 경우는 어떻게 보면 참 안타깝고 슬픈 이야기이다. 특히 벽난로에서 나온 하트 모양 양철은 결코 잊지 못할 것이다. 장난감 병정과 발레리나 인형은 서로 사랑했던 것일까, 아니면 장난감 병정의 일방적인 짝사랑이었을까. 발레리나 인형은 바람때문에 우연히 불속으로 날려들어간 것이 아닐까.. 하는 온갖 상상을 다해 보기도 했다.

성냥팔이 소녀는 언제 읽어도 마음이 짠하고 아파진다.
가난한 집, 매질하는 아버지.
소녀가 온기를 느낄 수 있었던 건 자신이 가지고 있던 성냥뿐, 누구도 소녀에게 온기를 나눠주는 사람이 없었다는 사실이 너무나도 가슴 아팠다. 부디 천국에서 행복하길....

총 6편의 이야기에는 행복한 사랑이야기도 있고, 안타깝고 슬픈 사랑이야기도 있으며, 마법과도 같은 이야기도 있고, 애처로움을 느끼는 이야기도 있다.
모든 동화가 해피 엔딩으로 끝나면 좋겠지만, 그렇지 않은 것도 많다.
눈의 여왕에는 그런 이야기가 골고루 들어 있고, 어린 시절 읽었던 느낌과 어른이 되어 읽었을때 느낀 점이 확연히 차이나는 것도 많았다.

아름다운 이야기와 아름다운 일러스트가 만나, 아름다운 책을 만들었다.
눈의 여왕에 대해 한마디로 표현하자면, 난 이렇게 이야기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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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사도 사정이 있다 - 뉴 루비코믹스 765
야마토 나세 지음 / 현대지능개발사 / 200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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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으음.. 이건 학원물? 리맨물?
뭐라고 불러야 좋을까. (笑)
학원 + 리맨물??? (爆笑)
괜히 쓸데 없는 소리로 시작한 서평이로구나.

교사도 사정이 있다는 초등학교를 배경으로 초등학교 남자 선생님 둘을 주인공으로 하고 있다. 검은 머리가 코모리, 갈색 머리가 타키가와다.
어차피 선생님도 샐러리맨이니 리맨물이라고 해야 할까?
어차피 직장 동료이니 리맨물로 봐도 좋지 않을까 싶다. 어쨌거나.

코모리는 혼자 아등바등 열심히 교사직을 수행하려 하지만, 생각대로 풀리지 않는다. 게다가 아이들은 철이 들어도 너무 일찍 들어 선생님을 놀려 먹기 일쑤.
그 반대로 타키가와는 그야말로 완벽한 선생님이다. 아이들에게 인기도 많고 신뢰도 얻고 있다. 그런 타키가와 선생님을 보면서 코모리는 동경을 품는데....

그후 타키가와에게 고민 상담을 하면서 함께 술을 마시게 되고, 그러다가 묘한 상황이 발생해 버린다. 자신이 게이라고 커밍아웃한 타키가와. 코모리는 혹시 자신의 제자들에게 위험한 상황이 닥칠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타키가와를 경계하는 일이 벌어진다.
하지만, 타키가와에게 이런저런 설명을 들은 후 납득하게 되고, 둘 사이는 조금씩 미묘하게 달라진다.

원래 노말이었던 코모리, 원래 게이였던 타키가와.
이 둘 사이에 감정의 교류가 오간다 해도 미묘한 충돌은 피할 수 없는 것은 당연하다. 그렇게 오해와 화해, 갈등과 믿음의 단계를 거치면서 두 사람의 사랑은 쑥쑥 커나가지만, 타키가와의 옛 연인으로 보이는 남자가 등장하면서 코모리는 긴장하게 되고, 거기에다가 학교 일로 스트레스를 받는 코모리는 타키가와에게 당분간 멀리하자는 제안을 하는 등 둘 사이의 관계가 흔들리는 일까지....

뭐.. 하여간 끝까지 심심하지는 않았다. 솔직히 말해서 난 두 사람의 알콩달콩 사랑이야기보다는 아이들이 나오는 장면이나, 코모리의 교사로서의 생활상 모습이 더 재미있었다. 어떻게 보면 참 순진하고, 어떻게 보면 참 서투른 면이 많은 남자 초등 교사 코모리.

그러나, 아이들의 진심을 알게 된 코모리는 아이들에게 감사함을 느낀다. 학기의 마지막, 아이들과 헤어져야 하는 것이 슬픈 코모리였으나, 예상 외의 전개가 벌어져 난 큭큭대고 웃어 버렸다. 이 아이들과 떨어지려야 떨어질 수 없는 운명이구려, 코모리 선생님!!

작화가 순정 만화체인데다가, 공수 캐릭터의 체격이 비슷한 점도 무척 마음에 들었다. 원래 그런 성향의 작가는 아닌듯 하지만, 난 이런 공수 커플이 좋다고나 할까. 이 만화는 아직도 진행중이라고. 조만간 2권도 나오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뒷부분에 수록된 단편 선생님의 고백은 학원 강사 X 학생 커플링이다. 음....
내가 별로 좋아하는 설정은 아니지만(커플링), 공수의 밀고 당기기, 특히 수였던 학생의 고단수 전략에 넘어간(?) 선생님때문에 웃었다. 그렇게 근엄한 얼굴로 혼자 별별 생각을 다하고 계셨구랴....

아마도 야마토 나세의 작품은 내가 첨으로 접한 것 같은데, 나름 재미있게 읽었다. 음... 타키가와가 조금 아주 조금 느끼한 캐릭이긴 했지만, 코모리의 귀여움으로 그걸 확 눌렀다고나 할까. 전체적으로 가볍고 유쾌하게 읽힌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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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 펀치
나츠메 이사쿠 글 그림 / 삼양출판사(만화) / 200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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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츠메 이사쿠는 요즘 눈여겨 보는 작가인데, 작화가 상당히 내 취향이고, 스토리도 괜찮아 자주 보게 된다. 요번에 선택한 프리 펀치는 학원물이다.
음... 학원물은 그다지 좋아하지 않지만, 일단 나츠메 이사쿠란 이름으로 선택했다.

표제작인 프리 펀치는 고교생 X 선생님 커플이고, 라쿠요관 와이드쇼는 기숙사에서 한 방을 쓰는 고교생 커플이다.
프리 펀치가 표제작이라 분량이 많을 거라 생각했는데, 의외로 라쿠요관 와이드쇼가 분량이 많아 살짝 놀랐다고나 할까.

데레데레 담임 선생님 아마노, 그리고 가업을 잇기 싫어 가출했다가 아마노의 집에서 잠시 얹혀 살게 된 야마다. 으음.. 학생 커플도 그렇지만, 난 학생 X 선생님 커플은 별로 안좋아한다. 아무리 사랑엔 나이도 국경도 없다고 생각하지만, 요건 좀 아니지 않나 싶은 생각이 들긴 한다.

뭐, 그런 것 생각하지 않고 그냥 스토리상으로만 보자면 참 귀여운 커플이긴 하다. 끝없이 사람 좋은 아마노의 과거를 알았을 땐, 폭소!!!! 게다가 아마노를 바른 길로 인도한, 그 스승님의 정체가 드러났을 땐 완전 대 폭소!!! (짐작한 바는 있었지만....)

라쿠요관 와이드쇼의 경우는 고교생 커플인데, 이 이야기의 재미는 기숙사가 배경이란 것이다. 모범생에 쌀쌀맞은 토노 카즈마, 집안 사정으로 어쩔 수 없이 기숙사에 들어오게 된 이케다 하루가 주인공.

하루에 의해 쌀쌀맞은 토노가 조금씩 마음을 열고 성격이 변해가고, 둘이 러브러브한 사이가 된다는 것이 큰 줄거리이다. 워낙 정반대의 두 사람이라 충돌이 빈번하다. 그러나 늘 그것은 토노의 승리! 그러나 토노와 관련된 예전 사건을 듣게 된 하루는 토노가 왜 인간불신 상태인가를 알게 되고, 토노를 위해 이런 저런 노력을 벌이면서 토노의 마음도 차츰 열린다.

어찌 보면 진부한 이야기이지만, 나츠메 이사쿠 특유의 발랄한 그림과 스토리 전개에 가벼운 마음으로 재미있게 읽었다. 
물론, 리맨물을 좋아하는 나로서는 모에~~~할 정도는 아니었지만, 나름 유쾌한 학원물이었다고나 할까. 

근데 한가지 궁금한 것. 나츠메 이사쿠의 만화에 나오는 인물을 보면 밝은 색 머리카락이 수이고 진한 색 머리카락이 공인 경우가 많다... 전부 다 그런 걸까? (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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