黑薔薇アリス 3 (プリンセスコミックス) (コミック)
미즈시로 세토나 / 秋田書店 / 200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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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시방편으로 디미트리의 피로 수명을 잠시 연장한 레오.
그러나 앨리스는 레오의 수명이 얼마 남지 못했다는 것을 모른다. 레오는 다정하지만, 그를 좋아하지만, 아직 그 감정이 사랑은 아니다. 앨리스는 그들에게 남은 시간이 길다고 생각하고 천천히 결정하기로 마음먹었다.
매일매일이 즐거운 앨리스.
레오는 다정다감하고, 디미트리는 마음을 보여 주지 않고, 쌍둥이는 그 속을 알 수 없지만 겉으로는 평화롭게 잘 지내고 있다.

한편, 쌍둥이들이 운영하는 카페는 리모델링 공사후 근사한 카페로 거듭나게 된다. 그리고 단골들도 조금씩 늘어난다. 그 손님들 중 소설가인 여성은 레오와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는 사이가 되고, 레오는 그녀가 직면한 상황을 알게 된다. 그리고 레오와 그녀 사이에 오고간 모종의 비밀스런 거래. 과연 그것은?

앨리스가 눈을 뜬지 벌써 1년.
레오는 앨리스와의 번식을 원하지만, 앨리스는 여전히 간격을 유지하고 있고, 레오는 그러함에도 어쩔 수 없이 그녀의 결정을 받아 들인다. 마지막 날 밤, 레오는 억지로라도 앨리스와의 번식을 시도하지만 그녀의 눈물에 마음을 다잡고, 자신의 죽음을 받아 들였다.

바보같은 앨리스.
하긴 뱀파이어와 그들의 여왕은 번식이 끝나기 전에는 불사의 몸이라 생각하기에 좀더 시간을 두려 했겠지. 하지만, 그 주기는 다르지만 번식을 끝내지 못하고 죽는 뱀파이어가 있으리라고는.... 하긴 1년이 넘도록 그런 사이인데, 더 기대할 것도 없었을지도...
앨리스가 귀엽고 발랄하고 명랑하긴 하지만, 조금 우유부단한 듯 해서 짜증이 나기도 했지만, 연인을 살리는 대신 뱀파이어의 번식 상대가 되기로 한 앨리스이니 그 정도의 권리는 있을지도 모르겠다.

앨리스는 레오의 죽음에 대해 듣게 된 후 화를 내지만, 자신의 잘못이 있다는 것도 안다. 또한 뱀파이어들 역시 그건 그녀만의 잘못이 아니란 것도 안다. 이미 레오는 떠났고, 남은 것은 세명의 뱀파이어. 그들중 앨리스의 상대가 될 뱀파이어는 누구일까.

쌍둥이 중 레이지는 이미 그녀를 좋아한다고 밝혔고, 카이는 레이지를 도와 준다고 한다. 과연 카이는 그것으로 만족할 수 있을까. 상냥하고 다정한 카이이지만, 왠지 그런 그가 의심스러운 건, 디미트리와 레오의 대화에서도 어느 정도 짐작할 수 있었다.

디미트리는 영혼은 아즈사이지만 그 몸은 아니에스카인 앨리스를 포기할 것인가. 지금은 레오도 없는 마당에 쌍둥이에게만 맡기기는 싫은 눈치. 드디어 앨리스에게 좋아한다는 고백을 하는데.... 
한편 마츠리에 가게 된 쌍둥이와 앨리스.
레이지는 그곳에서 앨리스에게 고백을 해온다.

이제 새로운 시대의 시작인가.
앨리스의 마음은 과연 어디로 향할 것인지...
그리고 쌍둥이가 감추고 있는 비밀 - 어떻게 뱀파이어가 되었는지 - 과 레오와 소설가 사이의 모종의 거래는 무엇을 의미하는지 더욱더 궁금해지는 3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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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단의 팬더
타쿠미 츠카사 지음, 신유희 옮김 / 끌림 / 200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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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미스터리가 대단하다! 수상작이라..
그러고 보면 와카타케 나나미의 <나의 미스터리한 일상>, 가이도 타케루의 <바티스타 수술팀의 영광>, 미미여사의 <모방범>, 이사카 코타로의 <명랑한 갱~>시리즈가 이 상을 받았다. 아직 다른 수상작들은 읽어 볼 기회가 없었지만, 위에 언급된 책들은 무척 재미있었다.
그래서 2008년 수상작인 금단의 팬더에도 무척이나 많은 기대를 했다. 게다가 맛있는 미스터리라니.
특히 맛있는 음식을 좋아하는 나로서는 선택을 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저자 약력을 보니 십년이 넘게 요식업계에 몸을 담그고 있었다니 더욱 더 기대가 된다. 얼마나 맛있는 이야기가 많이 나올까... 기대로 두근두근..

고베를 중심으로 펼쳐지는 미식 미스터리라 그런지 본문은 경상도 사투리가? 고베는 간사이 지방이니 원문은 간사이 사투리가 많이 나왔던 모양이다 라고 짐작을... 그러나 간사이 사투리가 경상도 사투리랑 닮았나? 뭐, 그런건 사소한 것이니... 넘어가자.

여기에는 총 세그룹의 등장인물이 등장한다. 음식을 만드는 자, 그 음식을 먹는자, 그리고 *** 자.
하나 더 추가하자면 사건을 수사하는 자.

사실 미식 미스터리라는 말에 맞게 프랑스 요리에 대해서는 나무랄 데가 없을 정도로 묘사가 너무 좋았다. 정말 군침이 돌 정도였으니까. 실제로 난 제대로 된 프랑스 요리를 맛본 적은 없지만, 묘사만으로도 맛있는 냄새가 솔솔 풍겨오는듯 했다. 역시 저자의 약력이 확실하게 반영된 묘사였다고 할 수 있겠다.

그러나, 미스터리 부분에 대해서는 그다지 재미를 못느꼈다. 오히려 그 반대로 무척이나 실망했다. 요리에 대해서는 섬세한 묘사가 된 반면, 사건에 대해서는 대충 넘어간 인상이다. 또한 사건의 전말을 알았을 때의 나의 실망감이란....
 
사실 워싱턴 조약으로 반입 금지된 동물에 대한 이야기나 그것을 요리로 만들어 식도락을 즐긴다는 이야기까지는 받아들이기 쉬웠다. 하지만 너무 앞서간 걸까. 그후의 이야기는 고개가 설레설레 저어졌다. 납치된 사람들의 운명은 사실 더이상 안 읽어도 알 정도로 뻔했다. 그러나 사람들의 납치 및 실종 사건이 음식 묘사와는 달리 대충 스스륵 넘어 갔으며 수사 과정도 그다지 특이할 만한 것이 없었다.

탐정이 등장하는 것이 아니라 형사가 등장해서 수사를 진행하므로 형사의 캐릭터에 은근한 기대를 걸었으나 그것도 기대에 못미쳤다. 아오야마는 말 그대로 매력이라곤 하나도 없는 캐릭터였다. 무례하고 자기 중심적이며, 형사답지 못한 캐릭터였다. 이럴 경우, 범인 쪽이 매력이 있어야 하는데 그것도 아니었다. 이건 뭐, 겉으로만 멀쩡하지 인간의 탈을 뒤집어 쓴 악마나 다름 없었다. 인간의 탈을 뒤집어 쓴 짐승이라 하지 않은 이유는 동물은 생존을 위해서만 사냥을 하기 때문이다. 단지 미식을 위해 사냥을 하는 건 인간과 악마뿐일지도.

어쨌거나 형사도 범인도 매력없는 캐릭터. 그러나 주인공 코타는 요리인으로서는 무척 괜찮은 인물이었다. (혹시 작가는 자신을 코타에 비춰서 이야기한 건 아닐까.. 하는 생각도 잠시..)

또한 이해가 가지 않는 건 범인이 미사를 왜 죽였나 하는 것이다. 아무리 그래도 다카시의 뒤를 이을 존재가 아닌가. 범인이 가족을 가족같이 생각하지 않는 건 알겠으나, 다카시의 피를 이어 탁월한 미각이 유전되었을 수도 있는 존재인데.. 아무리 생각해도 이해가 안된다. 또 하나의 범인은 말 그대로 음식에 미친 놈이다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이래저래 찝찝한 결말이었다. 적어도 하나에 집중했더라면 더 좋은 작품이 되지 않았을까.
차라리 요리 이야기로 승부를 내던지, 미스터리에만 집중해서 깔끔하게 마무리 짓던지..
어설픈 짬뽕을 보는 듯한 느낌이었다.
또한 이 책을 읽으면서 느낀 점 하나더.
이 책은 시리즈로 치자면 나오자마자 완결된 시리즈다.
탐정이 나온다면 탐정이 범인이거나 탐정이 죽어 버린 시리즈다.
사실 이들 범인이 사용한 요리 재료는 인간이 타락할 대로 타락했을 때 마지막으로 쓸 수 있는 재료이기 때문이다. 만약 이 시리즈가 더 나온다고 해도 더이상 사용할 재료는 없을 것 같다. 그정도의 임팩트를 줄 재료는 더 이상 없기에...

작가는 이 작품이 미스터리란 것을 강조하고 싶었던 걸까.
본문에 들어가기 전 등장 인물 설명을 해놓았는데, 굳이 할 필요가 없었다. 비중있는 인물은 그중에 얼마 되지 않았으니. 오히려 없는 게 더 낫지 않았을까.
또한 마지막 페이지의 이야기는 나름 반전이라고 쓴 것 같은데...난 이 부분을 읽으면서 허탈한 웃음만이 나왔다.
이거 완전 B급 공포 영화의 마지막이잖아!! 라고 하면서.
설마 작가가 또다른 시리즈를 만들기 위해 이걸 남겨둔 건 아니겠지....

확실히 이 책은 엔터테인먼트 요소가 강한 책이다.
즉, 영화나 드라마로 만들기엔 적합할지 몰라도 추리 소설 팬이나 미스터리 소설 팬에게는 그다지 먹히지 않을 이야기다.
요리 이야기는 재미있었으나, 마지막으로 갈 수록 입맛은 떨어졌고..
미스터리는 미스터리답지도 않았고, 사건 해결은 순식간에 이루어졌다. 
사람을 납치해서 죽이는 게 그렇게 쉬운 거냐고!! 것도 **네들이!
정말 이렇게 묻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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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의 조건 - 하버드대학교. 인간성장보고서, 그들은 어떻게 오래도록 행복했을까?
조지 E. 베일런트 지음, 이덕남 옮김, 이시형 감수 / 프런티어 / 201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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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누구나 행복하기를 원한다. 그러나 누구나 행복해지지는 않는다. 그렇다면 행복한 삶을 살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인간의 인생은 늘 그 고민으로 가득할지도 모른다.

처음 이 책을 봤을 때, 난 밑에 있는 문장에 눈이 먼저 갔다. '그들은 어떻게 오래도록 행복했을까?'라는 문장인데, <오래도록 행복>이란 문구에서 눈이 떨어지지 않았다. 사실 일시적인 행복감을 맛보는 경우는 우리네 인생에서 적지 않은 빈도로 나타난다. 하지만 그 행복을 지속하는 건 어렵다. 도대체 어떻게 해야 오랫동안 행복을 누릴 수 있을까.

여담이지만, 나 역시 농담 반 진담 반으로 이런 생각을 한 적이 있다. 지금은 비록 좀 불행하다고 하더라도 긴 인생을 통틀어 봤을 때 내 인생은행복한 삶에 가까웠으면 좋겠다고. 그래서 어느 날이 될지는 모르겠지만 하늘의 부름을 받아 이 세상과 작별을 하는 날이 올 때, 난 행복한 순간이 더 많았고, 행복한 삶을 살았노라고 생각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었다. 그리고 그 생각은 지금도 변함이 없다.

사실 행복의 조건이란 사람마다 다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은 든다.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사람들이 행복을 느끼는 순간들은 모두 다르지 않을까. 또한 그들이 지향하는 행복한 삶은 조금씩 다르지 않을까. 그런데, 어떻게 행복의 조건을 규정할 수 있을까. 물론 사람마다 개체 차이는 있다고 생각한다. 똑같은 일이라도 어떤 사람은 행복하다고 느낄수도 있고 어떤 사람은 그저 그렇다고 느낄 수는 있다. 하지만, 조금 다르게 생각해 본다면 사소한 차이는 있을지라도 큰 틀거리는 크게 다르지 않을 수도 있다.

하버드 집단, 이너시티 집단, 터먼 여성 집단으로 나누어 그들의 인생을 추적해 행복의 조건에 대해 조사 연구한 이 책은 오랜 기간의 관찰과 연구, 그리고 객관적이며 과학적인 분석을 통해 얻은 행복의 조건에 대해 기술하고 있다. 

사실 하버드 집단, 이너시티 집단, 터먼 여성 집단은 미국인의 일부 계층, 그리고 백인 집단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런 작은 범위의 사람들을 통해 행복의 조건을 연구하다니... 처음엔 의아한 생각만이 가득했다. 하지만 이런 의문들은 책을 읽어 가면서 조금씩 사라졌다. 이 연구에 있어서 피연구자들의 개체 차이는 있지만 결과적으로는 통계론적인 결과를 얻어냈기 때문이다.
 
이 책에서 언급하는 행복의 조건은 유년기의 성장 조건, 건강 상태, 교육의 정도, 직장, 결혼, 가족관계, 종교나 영성, 사회와의 유대등 인간들이라면 누구나 거쳐가는 혹은 접하게 되는 활동이나 경험을 토대로 하고 있다. 물론 더 많은 조건들이 필요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런 것들이 큰 틀을 잡는다는데에는 의의가 없다. 사람은 사회적인 동물이므로 자신과 주변과의 관계가 특히나 중요하다. 또한 개개인의 정신적인 성숙도 역시 중요한 작용을 한다고 되어 있다. 

사실 인간의 행복의 조건이란 딱 한가지 조건만으로 규정되는 것은 아니다. 유년기가 불행했다고 하더라도 그후의 생활에 따라 얼마든지 인생은 다른 길로 나아갈 수 있다. 그것은 바꿔 말하면 유년기가 행복했다고 그 후의 삶이 늘 행복하리란 보장은 없다는 것과 마찬가지다. 즉, 모든 조건이 균형있게 골고루 융화되었을 때 그들 피연구자들의 삶은 풍요로워졌고, 행복함을 느끼게 되었다고 볼 수 있다. 

난 이 책을 읽으면서 인간의 성장, 특히 성인의 성장에 대한 부분이 특히나 흥미로웠다. 누구나 아이에서 어른이 되고, 늙어 가고, 결국 흙으로 돌아간다. 나는 이 책에 나오는 피연구자들의 나이에 반도 못미치는 나이지만 착실하게 나이를 먹어 가고 있다. 그렇다 보니 자연스레 성인들의 성장에 관한 점에 눈길이 가는 건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한다.

인간은 어느 정도 성숙한 단계를 거치면 더이상의 변화는 없는 것일까. 흔한 말로 인간은 바뀌지 않는다고 한다. 물론 이것은 육체적인 변화가 아니라 정신적인 변화를 말한다.즉,  어느 정도 인격이 형성된 후에는 더이상의 변화가 없다라는 것이 일반적인 믿음이었지만, 조지 베일런트의 연구에서는 그것을 뒤집고 있다. 인간은 죽을 때까지 변하는 존재이며, 더욱더 성숙해질 수 있는 존재란 것이다. 또한 그것이 또다른 행복의 조건임을 이야기하고 있다. 따라서 노화란 육체적인 퇴행은 맞지만 정신적인 성숙을 한껏 끌어올릴 수도 있는 좋은 계기이기도 하다고 이야기 한다.

물론 모든 인간이 노화를 거치면서 더욱 성숙한 인간이 되는 것은 아니라고 분명하게 이야기한다. 오히려 더 완고해지고, 사회와의 단절은 더 깊어질 수도 있는 사례도 있었다. 그러나 행복한 삶을 영위하는 사람들중에는 노화에 굴하지 않고 오히려 그것을 장점으로 바꾸는 사례도 많이 볼 수 있었다. 또한 신체적 약화와 더불어 찾아 오는 병에 대해서도 굴복하지 않고 자신만의 행복을 찾는 사례자도 많았다.

이 책은 하버드 집단, 이너시티 집단, 터먼 여성 집단의 사례를 소개함으로써 행복의 조건을 찾아 내고 규정하는 것이 탁상공론적인 이야기에 그치지 않음을 잘 보여준다. 그러하기에 더욱 설득력을 갖게 된다고도 보여 진다.

행복의 조건을 읽어 내려가면서 난 어떤 한 여성을 떠올리게 되었다. 그 여성은 일제 강점기에 태어났다. 태어난지 얼마 되지 않아 부모님을 따라 일본으로 갔고, 그곳에서 자랐다. 그후 일본에서 돈을 어느 정도 벌게 된 부모를 따라 한국으로 돌아 왔지만, 기차에서 그 돈을 모조리 도둑맞았다. 그 여성은 그후 자신보다 2배나 나이가 많은 남성과 결혼해 5남매를 두었지만, 남편은 뇌졸중으로 쓰러지게 되고 거의 20여년을 병수발을 들어야 했다. 또한 어린 자녀의 양육 부담과 가정을 돌봐야 하는 부담의 이중고를 지게 되었지만, 묵묵히 일을 했다. 

그러한 상황에서도 밝음을 잃지 않았던 그녀는 5남매를 무사히 키워냈고, 또한 주위에 있는 친구들에게 베풀면서 살아갔다. 아들 셋은 지금 이름만 대면 다 아는 대기업의 사장 다음가는 자리에까지 올랐고, 두 딸은 결혼해서 각각 가정을 꾸리고 산다. 힘들었던 때 베풀었던 친구들과의 우정은 여전히 건재하고 오히려 이제는 그 친구들이 좋은 것만 생기면 그 여성에게 먼저 가져다 주곤 한다. 지금은 자식들과 떨어져 살고 있지만, 매년 자식들의 집을 순례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매년 해외 여행을 한다. 또한 내년에는 새로운 아파트에 입주할 예정이다.

그녀의 현재 나이는 80세. 비록 노화로 인해 관절염을 앓고 있기는 하지만, 지금도 노인대학에 다니면서 공부 하기를 즐기고, 일전에 만났을 때는 영어를 시작했다고 한다. 그 여성은 바로 내 외할머니이다. 

비록 유년기는 타국에서 보냈고, 결혼 생활도 순탄치 않았지만, 자식들은 모두 바르게 컸고, 지금은 여느 집 자식이 부럽지 않을 정도다. 또한 가난한 생활속에서도 더 가난한 친구들에게 베풀었던 온정은 몇 배로 돌아오고 있다. 

사실 내 외할머니의 인생 초반은 불행했다고도 볼 수 있다. 또한 결혼 생활마저도 순탄치는 않았지만 지금은 그 연배의 노인들보다 더욱 풍성하고 즐거운 삶을 사신다. 행복의 조건에 언급된 여러 조건들을 내 외할머니에게 맞춰 보면서 난 또다른 깨달음을 얻게 되었다. 행복은 언제나 그자리에 머물러 있지 않다는 것을. 그리고 행복은 먼저 찾아 오는 것이 아니라 행복을 찾는 사람만이 가질 수 있다는 것을... 또한 잠시 불행한 순간을 겪었다고 해서 불행한 삶으로 마감되는 인생이 되지는 않는다는 것. 행복은 언제나 재생될 수 있다는 것 등이다.  

늘 행복하게 사는 사람은 없다. 그렇다고 늘 불행하게 사는 사람도 없다.
하지만 우리는 행복한 삶을 바란다. 지금보다 더 행복해지기를 바란다.
행복하고 싶은가?
그렇다면 스스로 자신만의 행복을 찾아라. 그리고 그 행복을 재생시켜라.
그것은 자기 자신만이 할 수 있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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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귀장 2
HaccaWorks 지음 / 학산문화사(만화) / 201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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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권과 2권의 표지는 사뭇 다르다. 1권의 표지는 눈으로 덮인 회색빛의 겨울 숲을 보여줬다면 2권의 표지는 벚꽃이 만개한 모습을 보여준다. 물론 게임 원작의 만화이기에 엔딩은 굿 엔딩을 따른다고 짐작할 수 있지만, 그것은 표지로 확실해진다.

세상을 멸망시킬 존재 쿠로토와 그를 죽이고 세상을 구할 존재 하나시로. 그들은 쿠로타카의 도움으로 관리자의 탑으로 피신하지만 기억을 잃었던 쿠로토 앞에 한 존재가 나타난다. 그는 바로 이 세상을 창조한 신이었다.

사실, 뭐랄까. 이 만화가 기독교적 세계관을 가지고 있는지 아닌지에 대해서는 별로 언급하고 싶지 않다. 사실 그것에 대해서는 나도 잘 모르기 때문이다. 하지만 화귀장에서는 신이 이 세상을 창조했다는 것만은 분명히 언급되어 있다. 또한 1권에서부터 쭉 거슬렸던 단어가 하나 있는데 그건 바로 모형정원이란 것이었다. 모형정원이라... 즉, 시로후쿠로나 쿠로카타에 따르면 이 세상은 신이 만든 모형정원이자 실험실. 그리고 그것을 만든 이유는 '사람이 사람을 너무 많이 죽이지 않는 세상'을 위한 것이란 것이었다. 처음엔 그게 잘 이해가 되지 않았지만, 두번째에 문득 이런 생각이 떠올랐다. 사람들이 평화롭게 산다면 쿠로토는 세상에 태어나지 않을 것이고, 자연히 세상을 멸망시킬 존재도 태어나지 않는다는 것. 신은 인간들이 펑화롭게 살기를 원했지만 인간은 늘 그 믿음을 배신했고, 결국 그것은 세상의 멸망, 즉 모형정원의 파괴를 의미하는 것이었다.

문득 니체의 말이 떠오른다. '세상은 주사위 놀이를 하는 신들의 도박대'라는....
여기에 등장하는 신 역시 그런 존재처럼 보인다. 자신의 여흥을 위해 세상을 창조하고 파괴하고 또 창조해내는...
하지만 이번에 신은 틀렸다. 지난번 쿠로토와 하나시로의 이야기도 나와 있지만, 인간은 때로 상상할 수 없는 일을 하기도 하는 존재이기 때문이다. 신은 창조했으나, 그 운명을 만들어 내는 것은 인간이랄까. 이전 세상에서의 쿠로토의 선택, 그리고 이번 세상에서의 하나시로의 선택은 신이 추가한 옵션이 아니었다.

인간의 사고는 유연하다. 그리고 그것은 창조주의 뜻을 거스르고 다른 방향으로 흐르기도 한다. 신은 창조주일뿐 그다음은 인간에게 모든 것이 달려 있다. 화귀장은 바로 그런 이야기가 아닐까. 비록 결말은 예상했던대로라지만 그렇다고 시시하단 이야기는 아니다. 난 화귀장을 읽으면서 인간이란 존재에 대해 다시금 생각해 보게 되었다. 인간은 정해진 운명대로 살아가는 존재는 아니란 것을... 그리고 그 운명은 언제라도 바뀔수 있다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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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귀장 1
HaccaWorks 지음 / 학산문화사(만화) / 201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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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귀장은 동명의 게임을 원작으로 한 만화이다. 여성향, 전연령층 대상으로 하고 있는 이 게임은 꽤나 유명해서 전부터 한 번 해볼까 하는 생각은 있었지만, 일본 게임을 한국에서 구하기도 어렵고 또 구한다고 해도 가격대가 높이 형성되는지라 그냥 눈 딱 감고 모른 척 했는데, 다행히 만화가 나와주었다. 대충 어떤 내용인지는 알고 있었지만, 궁금한 건 못참는 법. 바로 구매를!! (그러나, 이제서야 읽었다)

주문을 하면서 좀 의아했던 건 2권으로 완결된 것이다. 사실 게임은 수많은 루트가 존재하고 수많은 엔딩이 존재하는 것이기에 좀더 많은 분량을 상상했기 때문이다. 하긴 게임이 원작이라 하더라도 중요한 루트와 중요 엔딩만을 재구성해서 책이나 만화로 펴내는 경우는 많이 봤다.(대부분 굿엔딩) 타입문의 진월담월희의 경우는 여러 루트를 짜집기 해서 만화로 펴낸 것이고, 미야베 미유키의 이코 - 안개의 성 역시 게임을 원작으로 하고 있지만 게임과는 조금 다른 이야기로 구성되었다. 그러니 화귀장 역시 게임의 한 루트를 바탕으로 하여(혹은 여러 루트의 짜집기일지도) 엔딩으로 가는 이야기라 생각해도 될까 하는 고민을 잠시... 해 봤지만 더이상 아는 내용이 없어서 고민은 그만 두고 열심히 책을 읽었다.

각설하고!
책의 줄거리는 간략한 편이다. 세상을 멸망케 할 운명을 타고 난 쿠로토와 그를 죽이고 세상을 구할 운명을 타고난 하나시로. 하나시로는 어린 시절부터 구세주로서의 자신의 의무를 자각시키는 자들에 둘러 싸여 쿠로토를 없앨 날만 기다리고 있다. 그러던 어느 날, 쿠로토의 은신 위치를 찾아 낸 하나시로는 쿠로토를 몰래 찾아 간다. 하지만 뜻밖에 사람의 모습을 하고 있는데다가 마음씨마저 따뜻한 쿠로토를 보면서 마음이 흔들린다. 언젠가 자신의 손으로 끝장을 내야 할 존재이건만, 소년 하나시로의 마음에는 쿠로토가 큰 존재로 자리하게 된다.

이정도만 봐도 내용이 좀 뻔한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재미있는 설정은 원작이 게임답게 세상의 멸망은 흰눈과 함께 온다고 하는 것이다. 눈은 모든 추악함을 덮어 버리는 존재이다. 노아의 방주에는 홍수가 인간세상을 멸망시킨다고 하지만... 여튼간에, 인간이 인간을 죽이는 것이 한계에 도달했을 쿠로토가 태어나고 그를 멸하기 위해 구세주로서 하나시로가 태어나게 되는 것이다. 상대를 죽이지 않으면 세상을 구할 수 없다. 그러나 그 상대는 나쁜 인간도 괴물도 아니라면? 게다가 정말 그를 죽이는 것만으로 세상을 구할 수 있는 것일까?

쿠로토의 이름을 살짝 일본 위키에서 찾아 봤는데 역시나! 玄冬라 쓰고 쿠로토라 읽는다. 사실 玄대신 黑을 쓰나 싶었지만 의미는 비슷하므로 패스~~ 눈이 끊임없이 내려 세상을 뒤덮고 겨울이 계속 되어 세상을 멸망시킨다는 관점에서 보면 쿠로토의 이름이 이해가 된다. 하나시로의 경우 花白이라 쓰고 하나시로라고 읽는데, 흰꽃 즉 봄을 상징하기도 하는 이름이다. 흑과 백, 세상의 멸망과 구원, 겨울과 봄 등의 이미지에서 볼 수있듯이 두 인물은 이름부터 배치되는 것이다.

또한 쿠로토의 수호새는 쿠로타카는 黑鷹라고 쓰는데, 검은 매란 뜻이다. 그리고 하나시로의 수호새인 시로후쿠로는 白梟는 흰올빼미란 뜻이며, 쿠로와 시로, 즉 흑과 백의 대비를 보여준다. 하지만 흑이주는 이미지가 언제나 나쁜 것이고, 백이 주는 이미지가 늘 선한 것일까. 사실 여기에서 보이는 쿠로토와 쿠로타카의 이미지는 선에 가깝다. 오히려 시로후쿠로의 경우가 맹목적으로 보일 때도 있었다.

하나시로는 쿠로토를 죽이고 세상을 구해야할 임무를 띄고 태어난 존재이지만, 자신을 돌봐준 시로후쿠로를 배신하고 쿠로토를 구하려고 갖은 애를 쓴다. 하지만 세상은 그들을 내버려 두지 않는다. 지켜야할 것이 세상이냐, 세상을 멸망케 할 쿠로토이냐를 두고 선택의 기로에 선 하나시로. 그의 선택은 뻔하다. (그래야 이야기가 되기는 한다) 하지만 섣불리 판단할 수 없는 것은 세상의 가치가 한 인간의 목숨의 가치보다 더 크다고만은 이야기 할 수 없기 때문이다. 다수를 선택하고 소수를 희생하면서 구하는 세상이라.. 하나시로는 오히려 쿠로토의 목숨의 값어치가 더 크다고 판단을 내린 것이다. 어린 소년의 일시적 감정일까, 그것은...? 쿠로토를 지키기 위해 세상을 희생하기로 마음 먹은 하나시로의 앞에는 어떤 운명이 기다리고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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