샌드맨 The SandMan 1 - 서곡과 야상곡 시공그래픽노블
닐 게이먼 외 지음, 이수현 옮김 / 시공사(만화) / 200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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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만화를 아주 좋아하지만 그래픽 노블이란 장르에 있어서는 아직 왕초보다. 이제껏 읽어 본 그래픽 노블이라고는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딱 한 권밖에 없다. (사실 가지고 있는 것도 샌드맨 시리즈 1, 2편을 제외하고는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와 호빗이 전부다) 그렇다면 그래픽 노블이란 어떤 것일까. 노블이라.. 소설??? 하지만 책을 뒤적여 보면 만화처럼 말풍선이 있다. 좀 다르다면 전부 컬러란 것?? 하지만 요즘은 전체 컬러 만화가 대세인데??? 그럼 뭐가 다른 거지? 일단 인터넷 사전을 뒤져보니 그래픽 노블은 만화책의 한 형태지만 보통 소설처럼 복잡하고 긴 스토리 라인을 가지고 있는 것을 의미한다고 한다. 

우리에게 잘 알려진 그래픽 노블 출판사로는 마블 코믹스나 DC 코믹스인데, 내 경우 아직 접해본 것이 거의 없어서 어떤 것이 어떤 출판사에서 나온 것인지는 잘 모른다. 다만 배트맨, 수퍼맨, 원더우머, 브이 포 밴데타같은 것들이 그래픽 노블로 출판되었다는 것만을 알고 있다. 

이 정도이니 그래픽 노블에 대해서는 아는 것이 전무하다는 것이나 마찬가지. 그런만큼 기대치도 크다. 그러나 난 아무래도 여자이다 보니 울퉁불퉁 근육질의 히어로들이 나와서 악당을 쳐부수는 것보다는 좀더 판타지적 요소가 강한 것에 끌린다. 그래서 선택한 것이 바로 이 샌드맨 시리즈.

그렇다면 샌드맨은 뭘까? 샌드맨은 눈에 마법의 모래를 뿌려 잠에 빠지도록 하는 일종의 정령이라고 한다. 그렇다면 판타지 작가로 유명한 닐 게이먼의 손에서 탄생한 샌드맨은 어떤 이미지일까? 사실 표지를 봤을 때부터 짐작한 것이지만, 퓨어 판타지 계열은 아닌게 확실했다. 마법을 쓴다해도 백마법이 아니라 흑마법을 쓰는 캐릭터가 등장하는 다크 판타지 계열이 아닐까 싶은 짐작은 정확했다. 사실 닐 게이먼이 쓴 판타지 소설을 읽어 본 것은 몇 편 되지는 않지만, 다크 판타지 계열이었다. 뭐, 내가 좋아하는 장르라고 할 수도 있다. 

이 샌드맨 시리즈는 닐 게이먼의 스토리를 바탕으로 샘 키스, 마이크 드링겐버그, 말콤 존스 3세등이 작화를 담당했다. 특히 표지와 각 장의 첫그림은 실사라 생각하게 만들 정도로 그림이 정교했으며, 작품 전체의 분위기를 더욱더 잘 살려줬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본문의 그림들은 원색이 많고,복잡한 배경이 많아 처음에는 눈이 좀 아팠는데, 자꾸 보니 적응이 되었다고나 할까. 하지만 정말 강렬한 캐릭터와 색상들이었다는 것에는 이견이 없다.

샌드맨 시리즈 1권인 서곡과 야상곡은 샌드맨이자 꿈의 영토의 수호자 모르페우스가 인간계에 소환되어 70여년의 세월동안 갇혀지냈지만, 그것에서 풀려나 자신의 힘을 되찾는 이야기가 주된 내용이다. 사실 늘 생각한 잠의 정령이랄까, 그런 이미지와는 다른 샌드맨이었지만, 닐 게이먼의 모르페우스는 무척 인상적이었다. (물론 그림도 그것에 한몫한다) 또한 특이한 것은 모르페우스의 여러 가지 도구와 그가 가진 힘이란 것이었다. 

그가 오컬트 집단에 의해 갇혀지내는 동안 인간계에서는 이상한 일이 발생한다. 꿈속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사람도 있고, 잠을 잘수 없어 자살한 사람도 생기는 등 인간의 욕심으로 인한 꿈의 영역의 파괴가 일어난다. 모르페우스는 자유의 몸이 된 후 그의 힘을 되찾기 위해 애를 쓴다. 그가 잃어버린 것은 세가지. 첫번째 모래 주머니는 한 여성이 가지고 있었고, 그는 존 콘스탄틴의 도움으로 그 모래 주머니를 되찾는다. 또한 투구를 찾기 위해 지옥으로 찾아가 루서퍼와 벨제붑, 아자벨과 만나고, 그의  투구를 가져간 악마와 대결을 벌인다. 모르페우스가 자신의 힘을 되찾기 위한 과정에서 역시 가장 제일 인상적인 것은 지옥편이었다. 백만이 넘는 악마 군단과 음침한 지옥의 모습. 와우, 상상 이상이다. 그러나 웃음이 빵 터져버린 건 모르페우스와 악마의 대결 장면. 무슨 랩 배틀 장면을 보는 줄 알았다. 하지만 역시! 모르페우스의 마지막 말에 악마는 무너지고 만다. "천국을 꿈꿀 능력이 없다면 지옥에 무슨 힘이 있을까"라고 말하는 모르페우스의 말은 정말 인상적이다. 이처럼 샌드맨에는 인상적인 표현이 많이 나온다. (나머지는 직접 읽어 보시길)

마지막 대결 상대는 닥터 데스티니. 그는 모르페우스의 루비를 가진 인간이다. 사실 닥터 데스티니도 다른 그래픽 노블에 출연하는 인물이라고 한다. 어쨌거나 가장 강력한 힘을 실은 도구인 만큼, 닥터 데스티니가 그것으로 행사하는 힘은 월등하다. 루비의 힘으로 사람들에게 악몽의 시간을 선사하는 닥터 데스티니. 으... 사실 제일 소름끼치는 캐릭터가 아니었을까. 

이외에도 꿈의 영토에서 모르페우스를 주인님으로 모시는 카인과 아벨이라든지, 모르페우스의 가족으로 등장하는 죽음(Death)의 존재는 무척이나 신선했다. 특히 자신의 힘을 되찾은 후 의욕을 상실한 모르페우스 앞에 나타난 죽음은 모르페우스가 다시 자신의 일을 수행할 수 있는 의지를 되찾게 하는 중요한 인물이다. 잠시 등장하지만 굉장히 임팩트 강한 인물이었다고나 할까. 

사람들에게 좋은 꿈을 꾸게 할 수도, 악몽을 꾸게 할 수도 있는 능력을 가진 모르페우스의 부활과 새로운 탄생, 그리고 자신이 가질수도 없고, 가져서도 안되는 것을 요구하는 인간들의 탐욕과 파멸을 주된 내용으로 하고 있는 샌드맨 시리즈 1권 서곡과 야상곡은 일단 도입부 정도로 보면 될 것 같다. 모르페우스의 능력과 모르페우스의 꿈의 영토에 대한 이야기, 그리고 무수히 등장하는 다채로운 캐릭터는 시종일관 날 즐겁게 했다. 또한 가끔은 유머스러움을 던져주지만, 반대로 진지한 의문을 우리에게 던지는 이야기는 이 만화의 깊이를 더욱 깊게 해준다고 생각한다. 샌드맨 다음편인 인형의 집은 또 어떤 이야기를 들려줄지 무척이나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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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를 기르다 청년사 작가주의 1
다니구치 지로 지음, 박숙경 옮김 / 청년사 / 200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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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다니구치 지로의 만화에 관심이 많이 간다. 그래서 선택한 것이 바로 이 책. 일본에서는 1992년에 초판 발행된 <개를 기르다>는 그 시간만큼 오랜된 이야기이다. 실제로 1990년 끝자락에 세상을 떠난 저자의 반려견의 이야기를 담고 있는 이 책은 그래서 더욱더 가슴에 와닿는다.

개를 기른다는 건 어떤 의미일까. 나도 지금 개 다섯마리와 함께 생활하고 있다. 개를 기른다는 것은 한 생명을 지켜주는 일이며, 그 생이 마감할 때까지 돌봐준다는 의미이다. 나 역시 두 마리의 개를 이미 떠나 보낸 기억이 있어, 이 책의 이야기가 남의 일 같지가 않았다. 첫번째로 보낸 녀석은 아직 강아지였지만 장염으로 고통받다가 떠났고, 한녀석은 18살의 나이로 장수를 하다가 갑자기 떠나 버렸다. 강아지였던 바우는 일주일정도 고통스러워하다가 떠났고, 18살의 노령견이었던 가을이는 전날 저녁까지 다 먹고, 다음날 새벽에 무지개 다리를 건넜다. 그러다 보니 이 책에 나온 탐탐처럼 오랜 기간 투병생활이나 큰 고통은 겪지 않았지만, 그래서 좀 다행이다 싶긴 하지만, 그래도 죽음이란 것의 무게는 너무도 무거웠다.

이 책에는 총 5편의 단편이 실려 있다. 표제작인 개를 기르다는 탐탐의 마지막 나날들을 그린 것이고, 두번째 단편부터는 탐탐 다음으로 온 고양이 보로와 보로가 새끼를 낳고 어미가 된 이야기를 비롯해 작품의 주인공의 아내의 조카가 찾아온 이야기가 이어지는 연작으로 봐도 무방할 듯 하다. 마지막 단편인 약속의 땅은 전체적인 스토리 흐름과 동떨어진 이야기였지만, 이는 다니구치 지로의 만화가 그려내는 자연과 인간이라는 소재의 한 단면을 엿볼수 있는 것이라 생각된다.  

일단 표제작인 개를 기르다에 나오는 탐탐(일명 탐)은 노령견으로 점점 쇠약해져가는 모습을 보여준다. 일단 걷는 것이 불편해지고, 음식을 잘 소화하지 못하게 되는 과정들.. 이는 내가 겪어 보지는 못했지만 동물병원에서 근무할때 간혹 보던 모습이다. 결국 일어서지 못하고 누운 자리에서 배변까지 하게 되는 탐의 모습을 보면서 저자는 어떤 생각이 들었을까. 고통없이 보내는 안락사란 방법도 있었지만, 저자 부부는 탐이 스스로 마지막 숨을 내쉬는 순간까지 기다려주었다.

사실 자신의 반려 동물이 너무나도 고통스러워하면 그 고통을 덜어주고 싶은 마음이 생기기도 한다. 반려동물도 고통스럽겠지만 사실 그걸 지켜보는 사람 입장도 여간 고통스러운 일이 아니다. 대신 아팠으면 할 만큼 고통스럽다. 하지만 살려는 의지를 보이는 동물에게 인간이 스스로 판단을 하고 그런 처사를 내리는 것은 어찌보면 부당한 일이다. 탐탐은 생에 대한 의지로 그 힘든 순간들을 버텨냈다. 그리고 부부의 품에서 떠나갔다.

탐을 보면서 1995년에 무지개 다리를 건넌 우리 바우가 생각났다. 내가 집에서 처음으로 키웠던 강아지. 그러나 녀석은 이미 내가 입양을 해올때부터 바이러스성 장염에 감염되어 있었고, 결국 그걸 이기지 못하고 무지개 다리를 건넜다. 작은 몸으로 고통에 몸부림칠 때 내 눈에서는 눈물이 흐르고 흘렀다. 어떤 식으로 눕든 너무 아파서 소리를 질렀던 녀석. 지금도 제일 후회스러운 건 잠시 눈을 돌렸을때 그녀석은 무지개 다리를 건너고 만 것이다. 마지막을 지켜줬으면 하는 후회.... 그렇게 아픈데 혼자 떠나게 되어 얼마나 무서웠을까..... 지금도 그 순간이 후회가 된다.

책의 주인공인 저자 부부는 탐을 떠나 보낸 후 생명이 있는 건 다시는 기르지 않겠다고 결심을 했다. 나도 그랬다. 하지만, 몇달 뒤 난 다른 강아지를 입양하게 되었고, 그녀석은 지금 16살이 되었다. 저자 부부의 경우 우연히 맡게 된 고양이 보로를 키우게 되고, 다시금 동물과의 생활에서 느끼는 기쁨을 누리게 되었다. 죽음이란 늘 슬프다. 하지만 추억이 있어 우린 견딘다. 저자 부부도 바로 그런 게 아닐까. 

반려동물을 소재로 한 만화중에는 상큼발랄한 작품이 많다. 대부분 함께 하는 시간의 즐거움을 보여주고 있지만, 그 뒤의 이야기는 피하는 경향이 많다. 동물은 인간보다 수명이 짧은만큼, 대부분의 경우 반려인보다는 반려동물이 먼저 세상을 떠나게 된다. 그러한 아픔과 슬픔의 시간을 우린 늘 머리 한구석에서 생각하면서 살아야 한다. 그리고 그들이 먼저 세상을 떠날때 잘 보내 줘야하는 것은 반려인의 마지막 의무라고 생각한다. 다니구치 지로의 작품은 그런 면에서 다른 작품과의 차별성을 보인다. 우리가 외면하고 싶은 사실들을 정확히 짚어내고 있는 것이다. 행복한 순간이 지나고 나면 언젠가는 이별의 시간이 찾아온다. 반려동물과 함께 하는 사람은 늘 그것을 기억하지 않으면 안될 것이다. 

표제작 외의 다른 작품인 <그리고... 고양이를 기르다>와 <마당의 풍경>은 탐탐이 무지개 다리를 건넌 후 우연히 맡게 된 고양이 보로와 보로가 낳은 새끼 고양이들의 이야기이다. 주인집에 아기가 생겼다고 버려지게 된 고양이 보로. 이런 걸 보면 일본이나 우리나라나 속사정은 비슷한 모양이다. 내가 직접 본 케이스로는 십여년을 키우던 강아지를 아기의 탄생과 함께 안락사를 시켜달라는 사람이 있었다. 어쩌면 그렇게 쉽게 생명을 버릴까. 사람과 동물의 생명의 무게가 다르다고 생각한 그 사람은 나중에 자신의 아이에게 어떤 것을 가르칠까. 슬픈 그 녀석의 눈을 보면서도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아무것도 없었다. 어쨌거나 보로는 저자 부부의 집에 와서 새로운 삶을 살게 되었다. 자신의 새끼를 낳고 돌봐 주던 보로, 그리고 자신의 새끼가 입양되었을때 새끼를 찾아다니던 보로를 비롯해 탐괴 비슷한 나이의 개 마루 이야기까지... 너무나도 따뜻한 이야기들에 가슴이 포근해졌다. 

네번째 단편은 십대 초반 소녀의 성장이야기로 볼 수 있으며, 마지막 단편은 다니구치 지로의 만화의 큰 흐름을 보여주는 만화인듯 하다. 자연과 인간이란 소재를 사용한 그의 만화에 대한 맛보기였달까. 
어찌보면 세 편의 만화는 비슷비슷한 이야기지만 나머지 두 편은 책의 제목과는 좀 다른 분위기였다. 그래서 한 권의 책에 묶인 이야기치고는 좀 어색한 느낌도 들긴 하지만, 달리 생각해보면 다니구치 지로가 그리는 작품의 다양한 면을 볼 수 있었다는 잇점도 있다. 다니구치 지로의 작품은 이제 시작이지만, 수많은 작품이 있는만큼 기대가 많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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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 보디가드 - 뉴 루비코믹스 458
타카이도 아케미 지음 / 현대지능개발사 / 200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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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책 표지를 본 순간 웃음이 빵~~하고 터져버렸다. 타카이도 아케미의 캐릭터들의 표정이야 원래 감정이 잘 드러나지 않는 무표정한 캐릭터가 많긴 하지만, 이건 제대로다. 단정하고 깔끔한 이미지의 보디가드와 고개를 삐딱하게 기울인 도련님의 포스... 왠지 이거 기대만발~~~

마이 보디가드에는 3편의 단편과 표제작 중편이 실려있다. 일단 단편들부터 보면 학원물, 리맨물을 비롯해서 마이 보디가드와 비슷한 얼개를 갖는 작품이 하나 있다. 그러나 설정이 약간 다르다는 거~~

일단 작전 - O.N.O.부터! 이건 학원물이다. 난 학원물은 평소 별로라고 생각하지만 타카이도 아케미의 학원물은 반짝반짝 풋풋한 느낌이 들어서 참 좋다. 육상부 선후배 사이의 이야기를 담고 있는 첫번째 작품은 귀엽지만 이상하게 자신만만한 후배 미사와와 무뚝뚝한 오노 부장의 이야기이다. 미사와란 캐릭터가 이 작품에서 꽤나 큰 역할을 하는데, 귀염성있는 외모와는 달리 자뻑왕자님??? 뭐, 귀여우니 용서가 될지도 모르겠지만.... 하여간 어떻게든 오노 부장을 꼬셔보려고 안간힘을 쓰지만 왠걸, 오노 부장은 표정 변화도 거의 없다. 하지만~~~ 그에 벌어진 일은 직접 읽어 보시길...
귀여운 외모의 미사와, 육상밖에 모를것 같은 오노 부장. 내 눈에는 둘 다 귀엽더이다. 특히 미사와가 자신을 노리는 선배와 데이트를 약속한 날, 오노 부장의 모습이란.... 꼭 안아주고 싶을 만큼 - 아니지, 안기고 싶을 만큼(?) 멋졌달까~~~ 유후~~ 나 이런 부장이 있으면 고등학생으로 다시 돌아가고 싶다!

립서비스는 도련님과 아버지의 비서 사이의 이야기. 뭐, 도련님 설정은 워낙 많이 나오는 설정이긴 하지만 늘 재미있다. 하지만 도련님의 성격은 역시나 까칠까칠~~ 도련님 캐릭터는 츤데레가 아니면 힘든가?? (뭐 하긴 데레데레 도련님도 가끔 등장하긴 하지만... ) 하여간 아버지에게 반항을 일삼는 10대 도련님을 잘 구워삶는 비서의 모습은 보면 재미있기도 하고, 이거 좀 위험한데.. 싶은 생각도 든다. 어쨌거나 이 경우에 도련님은 미성년자니까! 10대 소년의 겉다르고 속다른 마음 - 겉으론 까칠하지만 속으로는 마음이 있는 - 을 잘 잡아낸 단편이었다.

행복한 별밤은 내가 너무너무너무 싸랑하는 리맨물~~~~ 역시 난 리맨물이 최고로 좋아좋아~~
증권회사에 다니는 아오야마는 과장님을 짝사랑하는 중. 그러나 소심한 면이 많아 늘 조심스럽다. 반면, 과장님은 너무도 쿨~~해서 범접하기 어려운 분위기랄까, 그러던 중!!! 드디어 때가 왔다. 과장님과 함께 술을 마실 기회가 생긴 것! 연애 수칙 1조! 좋은 기회가 있다면 절대 놓치지 말 것! 다음엔 그런 기회가 안올지도 모르니까. 아오야마의 수줍은 듯한 모습이 정말 사랑스러웠던 단편이고, 다 알면서 모른척 쿨하게 있는 과장님의 모습도 멋졌던 단편.

홀리데이부터 시작하는 작품은 표제작 마이 보디가드 시리즈. 츤데레 도련님과 과묵한 보디가드의 이야기랄까. 회사의 후계자 교육을 받는 나츠키와 그를 늘 보좌하는 키시다. 하지만 나츠키는 아직 회사를 물려 받고 싶은 생각도 결혼할 생각도 없지만, 부친이 밀어 붙이는 타입. 당연히 너무 억누르면 튀어나가게 마련이지~~~ 섬에 있는 별장에서 탈출해 무인도에 도착한 두 사람. 이때부터 두 사람의 관계는 급진전!!
이 둘을 보면서 무척 많이 웃었다. 절대복종(?)의 마음가짐을 가진 보디가드 겸 비서 키시다와 제멋대로 방자한 도련님 나츠키의 관계는 주종관계에 가깝다고 보여지지만, 어째 나츠키가 실제로는 밀리는 게 아닌가 싶은 생각도 든다. 선을 그을 줄 아는 남자 키시다가 무척이나 돋보였던 작품인데, 이런 남자가 멋지긴 하지만 좋아하게 되면 열불 터지는 건 당연한 이치. 나츠키의 마음에 공감을!!! 하지만 또한편으로는 이런 사람은 절대 배신을 하지 않는다는 거~~~

번외편까지 나츠키의 발칙한 언동언행이 이어지니 끝까지 재미있게 읽었던 마이보디가드.
학원물, 리맨물, 그리고 도련님들 이야기까지. 별로 안웃길것 같으면서도 표정과 언행으로 마구 웃겨주는 타카이도 아케미의 만화는 스토리의 흐름이 자연스럽고 마음에 직각으로 꽂히는 표현들이 많아 늘 즐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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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뇌 백동수 2
이재헌 지음, 홍기우 그림 / 대원씨아이(만화) / 201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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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모의 죄를 뒤집어 쓰고 뒤주에 갇히게 될 사도세자는 영조의 부탁을 받은 임수웅의 보필로 무사히 성밖으로 탈출하게 되었지만, 그를 기다리고 있던 것은 노론 구선복의 수하였다. 수적으로 열세였던 사도세자와 임수웅은 그들을 상대로 용호상박의 싸움을 하게 되나 결국 임수웅도 사도세자도 큰 상처를 입고 만다. 한편 백동수와 홍국영은 그들 나름대로 이들을 뒤쫓지만 현장에 도착했을 때는 이미 늦어 버렸다. 발암승의 갑작스런 등장으로 전세가 크게 역전되었고, 이한주, 임수웅 역시 목숨을 잃게 되었다. 백동수는 분노에 들끓어 발승암에게 덤비지만 아직 그의 무예로 발승암에 대적하기는 역부족, 백동수는 홍국영과 함께 후사를 도모하게 된다.

2권에서 특히 흥미로운 것은 뒤주에 사도세자 대신 갇혀 있던 인물인 운검 원일과 영조의 계비였던 정순왕후의 이야기이다. 왕을 그림자처럼 보필하던 운검은 앞으로 백동수에게 큰 영향을 끼칠 인물임에 분명하다. 왜냐하면 백동수를 사도세자가 역모의 죄를 받기전 3개월간 머물렀던 평안도로 보내고, 홍국영에게는 훗날 정조가 될 세손을 보필할 임무를 맡기기 때문이다. 사도세자 대신 뒤주에 갇힌 인물인 운검은 앞으로 어떤 식으로 그들을 돕게 될지 자못 궁금하다.

정순왕후의 경우에는 역사적으로 사도세자와 사이가 나빴던 중전으로 사도세자에게 역모의 죄를 묻고 뒤주에 갇히게 한 인물이다. 하지만 이 작품에서는 아주 흥미롭게도 정순왕후를, 사도세자를 사모했던 여인으로 그리고 있다. 여인이 한을 품으면 오뉴월에도 서리가 내린다고 했던가. 바로 그런 인물이 정순왕후이다. 사극을 보다 보면 남자보다 더 강인하고 똑똑한 여성들이 많이 등장하는데, 일명 여풍이랄까. 정순왕후도 그런 면모를 보이지만, 오히려 여자의 사모의 정에 대한 가차없는 거절로 인해 사도세자를 궁지로 몰고 간 인물로 그려지고 있다.
 
또다른 흥미로운 인물로는 정조 시대의 실학자가 될 박제가와 이덕무다. (역사물이기 때문에 등장 인물이 다수 등장하는 건 어쩔수가 없다.. ^^) 백동수의 친우로 나오는 이들이 등장하는 분량은 아주 적지만, 정조 시대에 이르러 백동수와 함께 무예도보통지와 십팔기등의 무예지 편찬을 한 인물이기에 이야기의 흐름에 따라 부각될 수 있는 인물로 보여진다.

악역 캐릭터이지만 노론 쪽에 완전히 가담하지도 않고, 오히려 백동수를 도와주는 것처럼 보이는 발승암 역시 2권에서 빼놓을 수 없는 캐릭터이다. 그가 백동수의 목덜미를 물어 뜯게 될지, 아니면 역으로 백동수에게 그 목덜미를 물어 뜯기게 될지도 무척이나 기대가 크다.

이제 2권, 아직은 시작에 불과하다는 생각이 든다. 낭떠러지로 떨어진 사도세자는 어떻게 될 것인지, 그리고 평안도에 남겨진 사도세자의 유지는 어떤 것일지, 그리고 운검이 어떻게 백동수와 홍국영을 도와 세손을 보호하게 될 것인지 그 귀추가 자못 기대된다.

야뇌 백동수는 영정조 시대를 배경으로 하는 역사물이지만, 지나치게 딱딱하지 않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다. 그러한 것에는 캐릭터들의 대사도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가끔씩 터뜨려주는 유머 코드도 이 책의 매력을 한껏 끌어 올리고 있다. 하지만 제일 큰 것은 역시 역사적 사실을 새로운 해석으로 그려내고 있다는 것이 아닐까. 딱딱한 사극의 느낌이나 남자들만의 이야기를 다룬 무협만화와는 달리 이 작품은 여성들에게도 큰 어필을 할 수 있으리란 생각이 든다. 나 역시 남자들이 주로 보는 무협 만화를 즐기는 편이긴 하지만, 너무 과장이 심해서 넌더리가 난 적이 가끔 있다. 그러나 야뇌 백동수는 그런 부분이 하나도 없다. 작화도 깔끔하고, 캐릭터들의 묘사 역시 선굵은 남성성을 강조하고 있지만도 않다. 또한 대련 장면이나 싸움 장면에서 보이는 과장된 모습이 거의 없다. 

나에게 신선한 자극과 재미를 준 야뇌 백동수.
앞으로 그의 성장 모습과 그가 만들어 나가게 될 세상의 모습이 너무나도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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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뇌 백동수 1
이재헌 지음, 홍기우 그림 / 대원씨아이(만화) / 2010년 1월
평점 :
절판


요즘에는 티비 드라마나 영화에서도 현대적으로 재해석된 역사 이야기가 주류를 이루고 있다. 매번 반복되었던 인물들 중심이 아니라 그 주변부 인물을 중심으로 한 이야기들은 확실히 세간의 화제가 되는 부분이 많다. 영화 왕의 남자를 비롯해서 구르믈 버서난 달처럼이나 드라마 추노, 동이 같은 경우는 사극이란 장르에서 주류가 되었던 인물이 아니라 이제까지는 중요시 되지 않았던 인물들을 중심으로 내세움으로서 역사적 사실에 대한 새로운 사실들을 들추어 낸다. 실상 역사적 사실이란 우리가 생각하는 것만큼 정확하지 않고 자세하지 않기에 얼마든지 새로운 해석이 가능하다고 보여진다. 누가 언제 태어났고, 무슨 일이 있었고, 언제 죽었다라는 것은 확실하지만 그들이 어떤 사람과 어떤 관계를 이루었고, 어떤 이야기를 나누었고,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라고 하는 것은 분명 후세들에게 있어 충분히 새로운 상상의 나래를 펼 여지를 주게 마련이기 때문이다.

야뇌 백동수도 마찬가지이다. 영정조 시대를 살았던 서얼 출신의 무사 백동수는 사실 이 만화가 아니었으면 이름조차 난 몰랐을 것이다. 일단 1권에 등장하는 영조와 그의 아들 사도세자, 홍국영 같은 인물은 워낙 유명한데다가 사극에서 자주 접할 수 있던 인물이었던지라 누구나 다 알고 있으리가 생각한다. 특히 영조가 자신의 아들인 사도세자를 뒤주에 가둬 8일만에 죽게 했다는 일은 너무도 유명해서 이 이야기만으로 사극 몇 편이 만들어지기도 했다.

영조는 탕평책, 균역법등을 실시하고 실학을 장려하였던 훌륭한 왕으로 그려지기도 하지만, 아비로서 아들을 무참히 죽게 만들었다는 비난을 받기도 한 왕이다. 하지만 야뇌 백동수에서 보여지는 영조는 왕으로서도 훌륭할 뿐만 아니라 아비로서 아들을 살리기 위해 노력을 아끼지 않았던 인물로 나온다. 또한 사도세자 역시 사극에서 종종 보여지던 유약한 이미지가 아니라 노론을 견제하고 서얼들을 위한 나라를 세우기 위해 부단히 노력했으며, 무예 또한 뛰어났던 인물로 그려지고 있다.

우리에게 그다지 알려지지 않은 백동수는 홍국영의 훈련도감 동기로 머리를 쓰기 보다는 아직 행동이 먼저 앞서는 인물로 그려지고 있지만, 누구보다 의협심이 강한 인물로 나온다. 그러나 아직은 초반부라서 그런지 백동수의 미숙함이 더 부각되고 있고, 오히려 홍국영쪽이 더 매력적인 인물로 보이기는 한다. 

그외 인물로는 노론의 기수역을 맡은 구선복을 비롯, 그의 심복인 무표정과 불곰, 그리고 검계 발승암등의 등장으로 이 이야기는 더욱더 흥미를 더한다. 특히 발승암이란 캐릭터는 악역임에도 불구하고 무척이나 매력있는 캐릭터로 향후 그의 동향에 관심이 쏠린다.

등장 인물은 이렇다 치고, 그렇다면 야뇌 백동수의 이야기 흐름은 어떨까? 역사물이지만 딱딱한 어법보다는 현대적인 어법을 사용하고 있어 읽는데 어려움이 없고, 가끔씩 터져주는 유머 코드에 웃음이 터져 나온다. 캐릭터들의 이미지 또한 무척이나 매력적으로 그려져 있다. 또한 무인들이 다수 등장하고 검으로 싸우는 장면이 많지만 그것 또한 무척 매력적이다. 그것은 인물들의 움직임이 섬세하고 활기가 넘쳐 보이기 때문이리라. 그리고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작품답게 복식은 당시 복식에서 약간 벗어난 느낌도 들지만 그것 또한 이러한 작품의 매력이리라.

야뇌 백동수는 우리가 알고 있던 역사적 사실을 가볍게 뒤집는다. 실제로는 사도세자가 뒤주에 갇혀 8일만에 운명을 달리하지만, 여기에서는 훈련도감 교관 임수웅, 훈련도감 선임 이한주가 사도세자를 탈출시키는 역할을 맡게 된다. 뒤주에 갇혀 죽었던 사도세자를 이런 식으로 부활시키다니.. 이것은 작가의 상상력이 아니면 감히 생각해볼 수도 없었으리라.

1권의 내용은 평안도에 다녀온 사도 세자에게 역모의 죄를 물어 뒤주에 감금하는 어명이 내려지는 한편, 사도 세자를 탈출시키려는 것까지가 대부분의 이야기이다. 아무래도 무협 만화에 가까운 장르인 만큼 대련 장면이나 싸움 장면이 많다 보니 이야기의 흐름은 좀 느린 편이지만, 작화면에서나 역사적 사실의 재해석면, 그리고 매력적인 캐릭터들의 등장으로 인해 지루한 감은 전혀 없었다. 상처를 입고 벼랑끝에 서게 된 사도세자와 그를 보필하던 임수웅의 운명은 과연 어떻게 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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