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으로 보는 한국사/두 바퀴로 대한민국 한 바퀴/먹지 않고는 못 참아>를 읽고 리뷰해 주세요.
먹지 않고는 못 참아? 모퉁이책방 (곰곰어린이) 6
팻 플린 지음, 김호정 옮김, 톰 젤렛트 그림 / 책속물고기 / 201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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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초등학교에 다니는 매튜는 이상하게도 점심 시간이 되면 학교에서 제일 인기가 있는 아이가 된다. 그건 바로 매튜가 아이들의 점심 메뉴를 아이들이 가진 돈에 맞춰서 제일 잘 선택해주기 때문이다. 그러나 매튜는 점심시간 이외에는 인기가 없다. 왜냐구? 학교에서 제일 뚱뚱한 아이니까.

초등학생 정도의 나이의 아이들은 무서울 정도로 솔직하다. 자신에게 이익이 될 일이라면 간이라도 쓸개라도 빼줄 것처럼 굴다가도 자신과 다른 점에 대해서는 철저하게 배척을 한다. 만약 두가지가 공존하는 상대라도 그건 마찬가지이다. 어찌보면 어른들의 세계보다 이런 점에선 더욱 잔혹하다 하지 않을 수 없다.

하지만 매튜는 그런 일에 대해서는 더이상 신경을 쓰지 않는다. 그저 그러려니 하는 달관된 태도랄까. 그치만 매튜가 처음부터 아이들의 놀림이나 따돌림에 대해서 무감각했던 건 아니다. 처음엔 선생님께 이르기도 하고 자신을 놀리는 아이와 싸우기도 했지만, 그것이 절대 자신에게 좋은 것이 아니란 걸 깨달았기 때문이다.

이런 매튜를 보면서 참 안타까웠다. 아이들은 자신의 점심 메뉴가 선택되는 순간 매튜의 옆을 떠난다. 그리고 더이상 매튜를 신경쓰지 않는다. 그러하기에 매튜는 늘 혼자서 점심을 먹는다. 같은 또래 집단내에서는 필수적으로 소규모의 그룹이 생기지만 매튜는 그 어디에도 끼지 못한다. 뚱뚱하다는 단 한가지 이유로!

매튜는 그럼 왜 이렇게 뚱뚱해졌을까. 물론 매튜가 맛있는 음식을 엄청 좋아하기 때문이란 것이 그 첫째 이유. 하지만 뚱뚱해질수록 아이들의 놀림을 받았고, 매튜는 그 스트레스 때문에 다시 폭식을 하게 된다. 게다가 싱글맘인 엄마는 매튜를 혼자 키우기 위해 애를 쓰다 보니 매튜에게는 집에서 만든 음식 보다는 고열량의 인스턴트 음식을 많이 먹일 수 밖에 없는 처지다.

아이들의 불합리한 태도, 엄마의 애정과 관심의 부족에도 불구하고 매튜는 착한 아이이다. 늘 혼자 점심을 먹으면서도 아이들의 점심 메뉴를 골라주고, 그것을 자신의 재능이라 생각하는 긍정적 마인드를 가지고 있고, 엄마가 바빠도 자신을 위해 그런 것이라 이해하는 마음도 있다. 하지만 이런 매튜가 안쓰러운 건 응석을 부릴 나이임에도 불구하고 주변에 대해 시니컬한 태도를 취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런 매튜에게 조금씩 변화가 찾아 온다. 학교에서 제일 예쁜 케일라가 매튜에게 관심을 가져주게 된 것이다. 게다가 연속 초코 우유 당첨이라는 행운까지? 어른의 입장에서 보기엔 뭐, 그까짓거 가지고... 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긍정적인 생각과 자신감이란 것은 어찌 보면 아주 조그마한 계기에서 생기는 것이 아니겠는가?

또한 이것은 건강의 적신호란 것과 맞물려 매튜의 생활 습관의 변화와 식습관의 변화까지 가져오게 된다. 고열량의 인스턴트 식품을 좋아했던 매튜가 건강식을 먹게 되고, 늘 체육시간이면 뒤에 한발짝 물러서 있던 매튜가 달리기까지 시작한다.

조그마한 변화들은 매튜에게 작은 기쁨과 행복을 가져다 주었고, 그것은 매튜의 사고방식을 긍정적으로 변화시켰다. 텅빈 마음을 먹을 것으로 달래왔던 매튜에게, 자신의 마음을 채우는 것이 먹을 것만에 국한되지 않는다는 것을 깨닫게 만들어준 것이다.

사람마다 행복한 삶의 기준은 다를 것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행복한 삶이란 자신을 긍정하고 사랑하는 것에서 시작된다는 것은 세상 누구나에게 해당되는 이야기가 아닐까 한다. 이 이야기에 등장하는 매튜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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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고의 아기고양이들 - 언제 어디서나 고양이 마을…나고 나고 시리즈 2
모리 아자미노 지음 / 라이카미(부즈펌) / 201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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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고양이들이 사는 곳, 나고.
나고의 고양이들이 더 큰 사랑스러움과 더 큰 귀여움으로 무장해서 돌아왔다.

아기 동물들은 귀엽다. 그리고 그 귀여움은 생존을 위한 무기라고도 한다.
모든 아기 동물들은 사랑스럽고 귀엽지만, 귀여움과 사랑스러움의 지존은 당연히 아기 고양이라고 할 수 있다. 동그랗고 큰 눈, 쫑긋한 두 귀, 작은 코, 말랑말랑한 발바닥. 어느 한부분이라도 사랑스럽지 않은 부분이 없는 것이 바로 아기 고양이.

나고의 두번째 이야기는 나고의 아기 고양이들 이야기이자, 앞서 나왔던 나고의 고양이들의 어린 시절 모습을 담고 있기도 하다. 내 기억이 비교적 정확하다면, 앞서 소개되지 않았던 고양이들이 더 많지 않았나 싶다. 그런들 어떠리... 이렇게 사랑스러운 녀석들을 만날 수 있다는 것만 해도 커다란 행운이 아닐 수 없다.


아기 고양이들은 꼬물꼬물 움직이는 것도 귀엽지만, 자는 모습은 꺅~~하고 소리를 지르고 싶을 만큼 사랑스럽다. 특히나 자신이 좋아하는 곳에서 무방비 상태로 잠든 녀석들을 보면 꼭 끌어안아 주고 싶을 정도이다. 고양이들은 따뜻하고 푹신한 곳을 좋아한다. 울 곤냥마마님들도 가끔 개키려고 걷어 놓은 빨래 위에 올라가 자리를 잡는 경우도 있다. 그럴땐 세탁물에 털이 묻어서 화가 난다기 보다는 그저 귀여워서 웃음만이 난다. 나중에 고생할 건 뻔 하지만...


아기 고양이들은 무슨 짓을 해도 사랑스럽다. 가끔 힘조절에 실패해 양말에 빵꾸가 뽕 나도, 발등에 손등에 이빨 자국이 남아도 그저 귀엽기만 하다. 오히려, 가끔은 인간들 쪽에서 아기 고양이를 꼬시는 게 아닐까 싶을까 하는 생각도 잠시.


고양이는 호기심이 강한 동물이며, 움직이는 물체를 보면 그 정체가 궁금해서 참지 못한다. 특히 날벌레 한마리라도 집에 들어오면 온 집안이 난리가 난다. 다른 것에는 신경쓰지 않고 오직 하나에만 집중하는 녀석들의 눈을 보면 웃음이 나온다. 가끔은 자신의 몸무게도 생각지도 않고 커튼을 타고 올라가다 커튼이 뜯어지는 경우도 부지기수. 하지만 고양이들의 호기심은 누구도 말릴 수 없다.  



털실과 아기 고양이.
고양이 일러스트라고 하면 빠지지 않는 게 바로 이 장면이 아닐까. 조금씩 풀려가는 털실 뭉치. 도르르르 굴리면서 털실을 다 풀어 놓으면, 나중에 사람 할 일이 배로 늘어나긴 하지만 도저히 말릴 수 없다. 왜? 너무나도 사랑스러우니까.

이렇듯, 나고의 두번째 이야기에서는 너무나도 사랑스럽고 귀여운 아기 고양이들이 대거 등장한다. 섬세한 디테일과 부드러운 색감, 그리고 고양이들의 습성과 관련된 행동들을 묘사한 일러스트는 저자가 얼마나 오랜 기간동안 사랑을 담뿍 담은 눈으로 보아 왔나를 짐작하게 하는 부분이다.

또한 나고의 아기 고양이들 편에서는 고양이 복지와 관련한 이야기들이 많이 나온다. 성고양이든, 집고야양이든, 길고양이든. 어느 고양이 하나도 차별하지 않고 행복하게 살 수 있게 만들어 주는 나고. 특히 나고의 고양이 기금이나 고양이 등록증에 관한 이야기는 정말 고양이를 위해 꼭 필요한 일이 아닐까 싶은 생각이 든다.

고양이는 가출하면 찾기 힘들다. 밖에서는 어디론가 숨어버리고, 반려인이 불러도 나오지 않는 습성이 고양이들의 특성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렇게 등록을 해놓으면 이 녀석이 어디 사는 누구인지 조금만 조사하면 다 나온다. 우리도 요즘은 마이크로칩이란 걸 사용해서 반려동물을 등록하긴 하지만 아직은 미미한 수준이다. 그래서 이런 걸 보면 나고의 사람들이 고양이를 얼마나 사랑하고 있는가를 알게 된다.

또한 고양이들을 위한 기금은 정말 박수를 보내고 싶다. 사람보다 아래에 위치한 존재가 아닌 사람과 동등한 존재로서의 고양이. 사람보다 약한 존재이기 때문에 사람의 보호를 받아야만 하는 고양이들을 위한 기금은 고양이들의 안정된 생활을 보장해 준다. 그러하기에 나고에서는 길고양이도 행복하고 편안한 생활을 할 수가 있다. 우리의 길고양이들은 때로는 사람들에게 해코지를 당하기도 하고, 먹이를 찾아 헤매다가 로드킬을 당하기도 한다. 물론 길고양이들에게 따스한 손길을 내미는 사람들도 있지만, 그런 사람들 역시 주위에서 배척을 당하기 일쑤다.

동물은 사람과 함께 살아가는 존재이지만, 지금은 사람이 제일 우선인 시대에 살고 있다. 한 생명으로 태어나 기껏 1~2년의 짧은 생애를 살다 아무도 모르게 무지개 다리를 건너는 녀석들이 우리네 길고양이들의 현실이다. 그렇다 보니 나고의 이야기를 보면 이 세상의 모든 길고양이들을 나고로 데려다 주고 싶은 생각도 든다. 우리네 주변에 사는 고양이들도 나고의 이야기를 알게 된다면 나고로 떠나고 싶지 않을까.

모든 고양이들이, 모든 동물들이 행복해지는 세상이 얼른 왔으면..... 

사진 출처 : 책 본문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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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귀야행 베스트 에피소드 - 상 - 오지로와 오구로
이마 이치코 글 그림 / 시공사 / 201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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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이마 이치코의 백귀야행 시리즈 중 오지로와 오구로가 등장하는 에피소드를 중점적으로 소개하는 이 단행본은 총 11편의 에피소드가 실려있다. 오지로와 오구로가 요마가 된 사연과 그들의 첫등장, 그리고 오지로와 오구로가 어떻게 리츠를 주인으로 모시게 되었는가에 대한 이야기를 비롯해 다양한 이야기가 실려 있다.

여기에 실린 에피소드들은 연재순으로 실려 있는게 아니라 리츠가 고교생이다가 수험생이다가 재수생이다가 대학생이다가 하는등 시간의 뒤죽박죽이라서 조금 헷갈리기는 한다. 그렇다 보니 오지로와 오구로가 리츠를 주인으로 모시는 이야기가 나오다가 갑자기 그들이 첫등장하는 에피소드가 등장하기도 하지만, 각각의 에피소드가 완결성이 있어서 그다지 신경쓰지 않아도 좋을 것이다. 또한 리츠의 아버지의 시체에 살고 있는 아오아라시의 존재도 조금만 읽으면 대충 그 정체를 알게 될 것이니 걱정할 필요가 없다. (간추려 말하자면, 백귀야행 시리즈를 읽지 않은 독자라해도 읽는데 전혀 지장이 없다는 이야기)

첫번째 작품인 식인귀의 정원은 일본의 축소지향적 문화랄까, 그런게 엿보이는 소재를 쓰고 있다. 상자정원(하코니와)는 작은 상자속에 정원 모형을 만들어 놓은 것인데, 이런 걸 보면 일본인들은 작은 것을 참 좋아해.. 이런 생각이 든달까. 어쨌거나 그속에는 식인귀의 원령과 그에 잡아먹힌 사람들의 영혼이 여전히 존재하고, 식인귀는 여전히 밖으로 돌아다니면서 사람들을 헤친다. 특히 강에 다리를 놓으면 식인귀의 영혼이 밖으로 나올수 있다는 게 흥미롭다. 일본에서는 다리가 이계와 연결되는 지점으로 보기 때문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작은 벌레는 부모에게 버림받고 쓸쓸히 죽어간 아이의 유령과 아이를 유산한 한 여성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는데, 유령이란 존재가 무섭다기 보다는 안타깝고 애처로왔달까. 성불하지도 못한채 이승을 떠도는 아이의 유령. 이런 존재는 정말이지 슬픈 존재가 아닐 수 없다.

나무새 이야기는 나무의 정기를 흡수하고 사는 요마 오지로와 오구로가 첫등장하는 이야기이다. 오래된 나무는 신목으로 공양을 드리는 존재이기도 한데, 현대 시대에 들어서는 무분별한 개발로 인해 오래된 나무들은 잘려 나가기 일쑤다. 그렇다 보니 그것에 의지해서 살아가는 요괴나 신들의 터전이 없어지는 건 당연한 일. 이는 뒤에 나오는 신이 다니는 길과도 비슷한 흐름의 이야기이다. 일본에는 팔백만 신이 존재하다 보니 그들은 인간의 일상과도 밀접하게 연결된 존재였으나 언제부터인가 인간에게 잊히고 쫓겨나는 신세가 되었다. 우리나라에도 가끔 짓다가 중지하는 건물들이 있곤 한데, 그런 경우 대부분 산신이나 지신의 노여움을 사게 되었기 때문이라고 한다. 가까운 나라인만큼 비슷한 부분이 많다는 게 일본과 우리나라의 이야기랄까.

그외에도 오지로와 오구로가 요마가 되게 된 사연을 그린 천상의 우두머리, 자신이 살고 있는 나무에서 쫓겨날 신세가 된 오지로와 오구로가 자신의 아버지격인 텐구에게로 돌아가게 되는 이야기를 그린 남쪽 바람 등이 수록되어 있는데, 남쪽 바람의 경우, 오지로와 오구로가 새집을 얻으려면 250년을 기다려야 한다고 하는 걸 미루어 볼 때, 일상에서 신이나 요괴가 차지하는 공간이 점점 빠르게 줄어간다는 것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게 아닌가 싶다.

또한 요괴들에게도 결혼 풍습이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푸른 비늘과 같은 이야기도 있고, 버려진 개가 요괴가 되어 자신의 인간 동생을 찾아다니는 이야기인 연홍색 여인도 있다. 사실 연홍색 여인은 예전 여인들의 삶의 불행함을 보여주는 동시에, 자신을 버린 인간을 여전히 사랑하고 그리워하는 개의 원혼을 보여준다. 난 사람의 이야기보다는 요괴의 이야기에 더 끌리는데, 인간은 수시로 서로를 배신하지만 동물이나 요괴는 먼저 사람을 떠나거나 배신하지 않기 때문이리라. 슬퍼야할 이야기이지만 적절한 유머코드가 가미되어 웃으면서 봤던 단편이 바로 연홍색 여인이기도 하다.

밤에 우는 나무는 벚나무 밑에는 시체가 숨겨져 있다란 속설과 비슷한 이야기를 담고 있는데, 이 경우에는 벚나무 위에는 시체가 있다고 해야 할까? (笑) 억울하게 죽은 사람들을 위로하기 위해 심어진 벚나무에 얽힌 이야기가 무척이나 흥미로웠다. 암행야로의 경우, 귀신에게 발목잡힌다는 이야기가 진짜 이야기가 아닐까 싶어 순간 무서워졌다고나 할까. 왠지 우리가 흔히 하는 말은 정말 존재하는 이야기에서 나온게 아닌가 싶기도 하다는 생각이 든다. 마지막 에피소드는 여우술사의 이야기를 담고 있는데, 우리나라와는 달리 여우는 인간에게 재물과 복을 가져다 주는 존재인가 보다. (우리나라의 경우 도깨비가 그런 존재) 하지만 시간이 흘러 현대에 이르른 지금은 누구도 그 존재를 인정하지 않기에 인간의 눈에는 보이지 않는 존재가 되어가는게 아닐까. 그래서 그런지 눈먼 여우요괴와 눈먼 소년의 교감은 오히려 짠한 기분이 들었다.  

일본의 풍습, 민속, 문화를 바탕으로 현대 사회와 요괴들의 모습을 담고 있는 백귀야행 시리즈는 요괴가 등장한다 해도 공포스럽고 잔혹하다기 보다는 때론 안타깝고, 때론 슬픈 감정을 불러 일으킨다. 옛날에는 인간과 신, 요괴가 공존하고 살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두려움을 주는 존재를 위해 사당을 짓고, 제를 올리며 그들을 공양했던 시대와는 달리, 요즘은 그들의 존재가 부정되고 있다고 해도 퇴치되어야 할 존재로 인식된다. 공존이 아니라 반목과 대립의 구도로 바뀌었다고나 할까. 인간은 자신만을 생각하며 살아간다. 하지만, 이 세상에 존재하는 것은 인간만이 아니다. 적어도 우리와 함께 갈아가는 '그들'의 존재만큼은 인정해줘야 하지 않을까 싶은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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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질객관동화
무적핑크 글 그림 / 이미지앤노블(코리아하우스콘텐츠) / 201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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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러디라고 하는 것은 밑져야 본전이 아니라, 잘해도 본전이랄까, 내겐 그런 인식이 있다. 일단 패러디란 것 자체가 2차 창작물이기 때문에, 원작을 뛰어 넘지 못할 경우 대부분 외면당하게 되어 있으니까. 또한 원작이 어떤 것인지 독자가 알 수 있게 해야 하는 것도 중요하다. 실컷 패러디작품을 만들어 놨는데, 그게 패러디인지 순수 창작물인지 알수 없다면 도로아미타불이기 때문이리라. 그리고 가장 중요한 건 그걸 보는 사람의 공감을 끌어 내야 한다는 것이다. 물론 모든 창작물에 해당되는 것이겠지만, 특히 패러디물의 경우 더욱 그렇지 않을까.

무적 핑크의 실질객관동화는 총 네개의 카테고리, 즉 인간의 감정인 희노애락을 주제로 한다. 동화뿐만 아니라 애니메이션이나 소설, 신화, 광고 등 다양한 장르를 패러디하고 있다. 처음에 볼 때는 내 취향이 아닌가 싶은 생각이 있었지만 뒤로 읽어 나갈수록 정말 다양한 이야기를 하고 있구나에 감탄을 했고, 또 중간중간 빵빵 터지는 유머 코드에 뒤집어지게 웃었다.

특히나 기억에 남는 건, 플란다스의 개와 서유기, 마지막 잎새였다. 루벤스의 그림앞에서 쓸쓸한 죽음을 맞이하는 네로와 파트라슈의 이야기가 이렇데 바뀌다니. 손오공 머리에 씌워진 테에 그런 심오한 뜻이 있는지, 마지막 잎새가 전공에 따라 어떻게 변화하는지를 보면서 배를 잡고 웃었다.

또한 어린 시절의 추억을 생각나게 하는 신데렐라 송의 경우, 옛날 생각을 하며 추억에 잠기기도 했다. 1980년대에 유행했던 그 노래의 후렴구를 보면서 어찌나 웃었던지. 옛추억을 떠올리게 하는 건 명상의 시간에 나오는 해골바가지 그림을 그리면서 불렀던 노래도 마찬가지. 초등학교때 흔히 하던 놀이였는데, 지금은 거의 잊고 지냈던 것이다.

그렇다면 실질객관동화는 웃기기만 할까? 패러디라고 해서 무조건 개그 코드를 따르는 건 아니다. 물론 개그 코드가 가미되어 있지만 현재 우리가 살고 있는 시대에 대한 이야기도 나온다. 즉, 옛날 이야기의 현대 버전이라고나 할까. 입시, 취업, 조기 교육 문제등 다양한 사회 문제까지도 패러디의 소재로 쓰이고 있다. 막상 말로서 꺼내면 무거워질 주제이지만, 적절히 첨가된 유머 코드는 잠시 현실을 잊게 해준다.

착하기만 한 주인공과 권선징악의 결말로 일관되어 온 이야기들과 우리가 상식이라고 생각해 왔던 것들에 대한 X침 한방. 무적핑크가 그려내는 새로운 세계가 궁금하다면 이 책을 펼쳐고 순수하게 즐기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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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의의 열정 - 러쉬노벨 로맨스 257
아사미 마리 지음, 다카나가 히나코 그림 / 현대지능개발사 / 201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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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랫동안 사귀어 왔던 사람이 아무말도 없이 떠난다면? 남겨진 사람에게 돌아오는 건 첫째로 당혹스러움, 그리고 당혹스러움이 지나가면 아픔과 절망과 고통의 시간이 찾아오게 된다. 설령 납득할 수 없는 이유라도 남겨진 자는 그 이유를 알고 싶은 법. 그러나 한 사람은 아무런 이유도 설명해 주지 않았다. 그후 3년.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그 시간이 지나고 그 사람이 돌아왔다.

의사 커플이라 내심 기대를 많이 했건만...
공부만 잘하고 사랑엔 젬병인 녀석들이었어....
왠지 확 치밀어 오르는 배신감!?

오랫동안 사귄 아츠키와 아사쿠라. 아츠키는 아사쿠라와 순조로운 관계로 잘 지내 오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그건 혼자만의 착각이었나? 아무런 설명도 없이 미국으로 떠나겠다는 아사쿠라에게 그 어떤 이유도 물을 수 없었던 그.

갑자기 속에서 뭔가 확 치밀어 오른다. 좋아한다면, 왜 떠나느냐고 물어 볼 수도 있지 않았나? 아.. 난 이런 캐릭터들의 우유부단함이 정말 싫더라. (뭐, 다르게 생각하면, 이유를 물어 보면 뒷 이야기가 성립되지 않을 수도 있겠다~~) 게다가 끊임없이 자신은 버림받았다고 징징대는데.. 뒷통수라도 한 대 갈겨주고 싶은 기분?

그러한 상황은 아사쿠라가 돌아오고 나서도 계속 된다. 사랑이란 게 참 간사해서, 안보면 잊을 수 있을 것 같고, 더이상 안아플 것 같아도, 또 다시 만나게 되면 엉성하게 꿰매뒀던 상처가 툭 하고 벌어지듯 터져버린다. 바로 아츠키의 상황이 그렇다. 아츠키의 경우, 어린 시절 생모에게 버림받았던 기억때문에 그게 트라우마가 되어 서른이 넘은 나이까지 누가 자기를 버릴까 전전긍긍. 양자로 잘 자라왔는데도 전혀 극복을 못하다니... 그래도 조금은 이해가 간다.

하지만 더 열받는 건, 아사쿠라같은 남자다. 가려면 이유나 속시원히 말해주고 갈 것이지. 훌쩍 떠났가가 훌쩍 돌아오면서 널 지키러 왔다라니... 참 대단한 자신감이 아닐 수 없다. 아츠키가 기다려줄 건 당연하다는 태도? 게다가 말수는 적지.. 이런 남자 만나면 옆에 있는 사람은 하루에도 몇 번씩 속터지는 경험을 할 건 뻔하다.

아츠키와 아사쿠라를 보면서 차라리 아츠키가 혼죠우한테 넘어가버리면 좋겠단 생각도 들었다. 사람 괜찮더구만... 내가 보기엔 그래도 아츠키는 일편단심 아사쿠라, 아사쿠라 바라기라고 하니 그래, 니들끼리 잘해 봐란 울컥하는 기분이!

백의의 열정 뒷편에 실려 있는 백의의 열애는 혹시나 혼죠우가 주인공이 되는 단편일까라고 기대했는데, 역시나 아츠키 X 아사쿠라 커플이야기다. 뭐랄까, 앞이야기의 반복이랄까. 또한 씬이 너무 많다. 지겨울 정도로. 한 두 장면만 해도 좋을텐데.. 나중엔 질려 버릴 정도였달까. 거기에 플러스해서 아사쿠라가 이때만 말이 많아진다. 허허참...

두 사람의 갈등 요소나 두 사람이 재회해서 다시 사랑을 하게 되기까지의 개연성이 별로 없다. 그저 밀어 붙이기 전법? 그나마 응급환자가 와서 아사쿠라가 다치고 혼죠우가 그 기회를 틈타 아츠키에게 들이대고 하는 이야기는 재미있었지만....

스토리는 전체적으로 좀 밋밋하달까. 그래서 좀 아쉬웠다. 일러스트는 타카나가 히나코의 일러스트니까 그림체는 예쁘다. 거기서 아쉬움을 좀 달랬달까.

사실 본편보다 더 재미있었던 건 작가 후기가 아닐까 싶은 생각이.
특히 타카나가 히나코의 후기를 보고 빵 터져버렸다. 
이들이 등장하는 일러스트에서 빠지면 안되는 것 세가지. 백의와 청진기와 **
**에서 미친듯이 웃어버렸다는 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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