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간이 미야베 월드 2막
미야베 미유키 지음, 이규원 옮김 / 북스피어 / 201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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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초, 한시치 체포록을 읽다가, 미미 여사가 에도물을 쓸 때 한시치 체포록을 많이 참고한다는 것을 보고 미미 여사의 에도물에 관심이 많이 생겼다. 어떤 걸 먼저 읽을까 하다가 최근에 나온 책을 골랐는데, 바로 그것이 이 <얼간이>이다.

에도 시대.
난 일본의 역사에 대해서는 잘 모르지만 일본의 시대물 중 가장 좋아하는 것이 에도 시대물이다. 헤이안 시대는 지금으로부터 1,000년전쯤인데다, 대부분 귀족이나 왕족의 이야기를 다룬 책들이 많았고, 또한 귀족 문화가 발달하다 보니 그런 이야기가 중심이 된 책이 많아서 공감이 잘 가지 않는 부분이 많지만, 에도 시대는 서민 문화가 발달한 시기여서 그런지, 서민들의 삶에 대한 내용을 기반으로 한 책들이 많아 무척 좋아한다. 물론 무사들의 이야기를 다룬 책도 많지만..

나도 따지고 보면 서민층에 속하다 보니 아무래도 헤이안 시대의 귀족 문화보다는 에도 시대의 서민문화쪽이 더 이해하기도 쉽고 공감도 더 간다고 할까. 또한 헤이안 시대보다는 현대에 가까운 시대이기 때문이리라. (굳이 따지자면 일본 중세시대이긴 하지만)

표지는 호쿠사이의 우키요에. 개인적으로 우키요에를 좋아하다 보니 이런 표지가 정말 마음에 든다. 목차를 보니 소제목이 7개가 나오는데, 처음엔 단편들인가 싶은 생각이 들었지만, 결국 모든 것이 하나의 이야기로 귀결되는 엄청난 페이지 수의 - 600페이지에 육박한다 - 장편소설이었다.

이제까지 미미여사의 책은 그다지 많이 읽지 않았지만, 사회파 미스터리 소설로 유명한 작가이기에 한껏 기대에 들떴다. 그러나 초중반부는 생각보다 싱겁다... 란 생각이 좀 들었다. 게다가 책 뒷표지에 나오는 얼간이 무사 헤이시로는 초반부터 등장하지만, 천재 미소년 유미노스케는 중후반부에 들어서야 처음으로 등장하기 때문에, 유미노스케가 언제 등장하는지 한참을 기다렸다. (왠지 낚인듯한 느낌이 좀.....)

각설하고!
이 소설의 배경이 되는 것은 시타마치의 뎃핀 나가야라고 하는 지역이다. 그다지 큰 사건이라고는 없이 무난하게 지내던 뎃핀 나가야에서 어느날 한 젊은이가 살해당하는 것으로 시작하여, 관리인이였던 규베는 도망을 가고, 새 관리인 사키치가 오게 된다. 사키치가 온 후 이상하게도 자꾸만 이런저런 사건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발생한다. 노름에 빠져 자신의 딸을 팔아 넘긴 아비에, 항아리 신앙이라는 신흥 사이비 종교를 퍼뜨리는 사람등 뎃핀 나가야에 살던 세입자들이 한두집씩 뎃핀 나가야를 떠나게 된다. 도대체 그들은 왜, 어디로 떠난 것일까.

사람이 좋긴 하지만 조금은 자신의 일에 태만한 모습을 보이기도 하지만, 속정 깊은 헤이시로는 처음엔 이 사건을 아무렇지도 않게 넘기지만 자꾸만 이상한 일이 겹쳐지자 수사에 나서기로 한다. 그러다 보니 맞닥뜨리게 된 건 대상회인 미나토야란 곳이었다. 사키치뿐만 아니라 수없이 많은 사람들이 미나토야란 곳과 관련이 되어 있다는 것까지 알게 되는데... 그렇다면 미나토야는 왜 자신이 주인으로 있는 뎃핀 나가야의 입주민들을 몰래몰래 내보내는 것일까.

현재 일어난 모든 사건의 진상은 수십여년전의 과거로 거슬러 올라간다. 얽히고 설킨 사람들과 사건들. 그것을 모두 관통하는 진실은?

에도 시대 당시의 지배층과 피지배층의 관계, 당시 서민층이 기거하던 나가야에 살던 사람들의 삶, 그리고 당시 경찰관 노릇을 한 순시관과 비밀 순시관, 오캇피키등의 활약 등은 무척이나 흥미롭다. 또한 다양한 성격의 캐릭터들과 당시에 존재했던 다양한 직업들을 가진 사람들의 이야기는 이 소설의 재미를 더한다. 그리고 당시 지역에 대한 묘사도 상세해서 책을 읽는내내 뎃핀 나가야의 길을 따라 걷고 있는 느낌이 들었다. 특히 오토쿠가 만드는 조림이 묘사된 부분에서는 군침이 돌았을 정도이다.

사건은 꼬이고 꼬인대다가, 과거까지 거슬러 올라가지만 의외로 결말은 싱겁다. 게다가 그런 돈과 공을 들여 과거를 은폐하고자 -사람까지 죽여가면서 - 미나토야가 해온 일들은 납득하기도 어렵다. 다만 똘똘한 미소년 유미노스케의 대활약과 오캇피키 마사고로의 활약, 그리고 인간 녹음기 오데코, 전서구 대신 나온 까마귀 간쿠로의 활약 등은 사뭇 흥미롭다.

결론을 말하자면 미스터리가 주는 느낌이랄까, 감상은 좀 기대에 미치지 못하지만, 에도 시대의 풍속과 사람들의 삶, 지배자와 피지배자와의 관계, 다양한 캐릭터들의 등장은 무척 흥미로웠다. 미스터리부분에 치중하지 않고, 등장 인물들이 사건의 진상을 밝혀가는 부분, 그리고 그 시대 사람들의 삶이란 것에 집중한다면 재미있게 읽을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

또한 주가 잘 달려 있어, 지금은 사용하지 않는 단어나 에도 시대만의 풍속에 대한 것에 대한 이해도 쉽다. 주는 본문내에 달려 있어 읽기 불편하다고 할 사람도 있겠지만, 나같은 경우 본문에 같이 들어가 있는 쪽이 더 좋았다. 밑에 달린 주들은 눈이 왔다갔다하는 불편이 있지만, 본문에 함께 달려 있는 주는 흐름이 끊기지 않아 더 좋았다. 또한 긴 설명이 필요한 주의 경우 박스에 넣고 설명을 덧붙였는데, 특히 나가야의 구조같은 경우 그림으로 상세하게 그려져 있어 이해하기 쉽게 해도록 한 것이 마음에 든다.

미미여사의 에도시대물은 꽤나 많은 작품이 번여되어 나온 것으로 알고 있는데, 시간을 들여 차근차근 모든 작품을 읽고 싶다. 사람 사는 곳이야 다 똑같다고들 하지만, 그래도 시대에 따라 사람들의 삶은 세부적으로 다른 점이 무척 많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미미여사의 다른 에도 시대물은 어떤 느낌을 줄지, 무척이나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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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밋빛 두 뺨의 기억
나카무라 아스미코 지음 / 삼양출판사(만화) / 201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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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카무라 아스미코의 또다른 학원물인 동급생 시리즈는 유쾌하고 따스한 두 소년의 사랑과 성장이야기였다면 장밋빛 두뺨의 기억은 학원물이긴 하지만 시대도 근현대쪽이고, 게다가 내용도 제목처럼 사랑스럽지만은 않다. 오히려 당시 자신을 둘러싼 주변 환경에 고통받는 청춘들의 모습을 그리고 있다는 것이 맞을 듯하다. 

2차세계대전이 끝난 몇 년 후. 미국의 세인트 카렌즈버그 학원의 중등부에 입학한 앤드류 모건과 폴 앤더슨. 표지 왼쪽이 폴, 오른쪽이 모건이다. 딱 보기에도 단정한 모범생 이미지의 폴과 조금은 자유스러워 보이는 모건. 둘은 어떤 인연을 쌓아가게 될까.

앤드류 모건의 아버지는 시장으로, 지금 3선을 노리고 있지만 정치 이외의 것에 대해서는 무관심하다. 때로는 폭력적인 모습을 보이기도 하는 아버지와 과보호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모건은 자유분방한 소년. 
폴 앤더슨은 유태인 아버지를 둔 소년으로, 아버지는 수용소에서 사망했다. 그리고 엄마 역시 폴이 10살때 사망해서 그런지 모범생이지만 어두운 그늘을 가지고 있는 소년이다. 

모건은 아버지가 시장이란 이유로 상급생에게 괴롭힘을 당하지만 오히려 그것에 맞서는 타입, 그에 반해 폴은 '폭풍이 지나가기를 기다리는' 타입이다. 사뭇 다른듯한 두사람은 일정한 거리를 유지하며 우정비슷한 감정을 쌓아나간다.

그리고 1년후, 다시 신입생이 들어오는 계절. 모건은 우연히 신입생 제리와 유진이 키스하는 장면을 목격한다. 소꿉친구라는 두 사람은 서로 사랑하는 사이라고 하며 1학년을 마치는 것과 동시에 유럽으로 건너갈 결심을 하고 있다는 말에 묘한 감정의 변화을 느끼는 모건.

게다가 폴은 십여년이 지난후에야 받게 된 아버지의 편지에 갈등하고 힘들어 하지만, 모건의 아버지는 그걸 정치적으로 이용할 생각뿐이다. 폴에 대한 마음이 우정에서 연정으로 넘어가지만, 폴은 냉담하기만 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제리와 유진 사이의 일이 파문을 일으키는 등 모건의 주위 환경은 빠르게만 변해간다. 또한 에드나란 유부녀와 관계를 가지지만 그녀 역시 모건의 아버지에 의해 모건과 만나지 말라는 말을 듣고, 남편의 전사와 동시에 그곳을 떠나게 되는 등 모건이 정을 붙이고자 한 사람들은 하나둘씩 모건곁에서 멀어지게 된다.

폴과 모건의 사이는 벌어질대로 벌어지고, 폴은 점차 변해간다. 그리고 모건도....
열두살에서 열네살 정도까지의 이들의 아픈 성장 과정을 보여주고 있는 장밋빛 두 빰의 기억은 당시 시대 상황과 소년들의 성장이란 것이 잘 맞물려 있다. 자신의 정치이력에만 관심이 있는 아버지를 둔 모건도, 아버지없이 태어나 성장한 유복자인 폴도 세상에 철저하게 마음을 닫고 지낸다. 한쪽은 반항이란 것으로, 한쪽은 무관심으로 일관하지만, 힘들어도 괴로워도 자신의 진심은 드러내지 않는 두 소년. 그들의 성장 과정은 처절할 정도로 아프다.

장밋빛 빰을 가진 아이들의 청춘은 장밋빛이 아니었다. 오히려 한치앞도 보이지 않는 안개속을 헤쳐나가는듯한, 어둠만이 가득한 시절로 여겨졌을 것이다. 만약 J란 소년이 나타나지 않았더라면.... 

책뒷부분은 약 그들의 10여년 후의 모습을 보여준다. 지금은 26살이 된 폴과 모건. 그리고 J. 
J가 나타난 후, 이들의 삶은 어떻게 바뀌었을까. 이후에 나올 <J의 모든 것>에서 그들의 이야기는 계속될 듯 한데, 그들은 어떤 시간을 보내 지금에 이르렀을지 너무 궁금하다.  

덧>
이건 뜬금없는 소리같긴 하지만, 26살이 된 모건을 보고 어머, 하라쌤!!이라고 외쳐버렸다. 하라쌤이랑 너무 많이 닮았어.. 게다가 폴은 사죠가 성장한 모습같잖아!!!!! (하라쌤, 소원이 이루어졌으려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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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노시마 와이키키 식당 1
오카이 하루코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1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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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노시마는 카나가와 현에 있는 부자들의 별장과 여름 휴양지로 유명한 섬. 그리고 슬램덩크의 무대가 되기도 한 섬이다. 여름 휴양지로 유명한 곳이니 하와이의 와이키키 해변의 이름을 딴 식당 이름은 수긍이 간다. 그러나 뒤에 버티고 있는 녀석은 누구냐? 아무리 봐도 강아지로 보이는구만... 알고 보니 고양이란다.

에노시마 와이키키 식당에는 그곳 주인이자 요리사인 요리와 그가 키우고 있는 오드리란 고양이가 함께 살고 있다. 요리의 요리 실력은 꽤나 좋은 편인데도 왠일인지 요즘은 통 장사가 안되는 통에 요리는 요리에 대한 고민이 부쩍 늘었다. 게다가 우라시마 히카리산도의 기념품 가게 딸이자 소꿉친구인 히카리에게 묘한 이야기를 듣고 고민에 푸욱 빠져버렸다.

그런 요리의 귀에 들려온 한마디.
"요리는 너무 둔감하다니까."
어라라? 주변에는 아무도 없다. 그럼 누가 요리에게 그런 말을 한 것이지???
알고 보니 오드리는 말을 할 줄 아는 고양이였다!!!!!?

가끔 이런 이야기를 듣는다. 동물들은 인간들의 말을 알지만 인간들이 그 사실을 알게 되면 귀찮은 일이 생기기 때문에 못알아듣는 척 한다고. 그렇다면 오드리도 그런 고양이 중의 하나일까?
재미있는 것은 오드리는 40년 전에도 이곳에 살았는데다가, 요리네 에노시마 와이키키 식당에 붙은 가난뱅이 귀신과도 말을 나눈다. 게다가 오드리는 기억을 잘 못하지만, 가난뱅이 귀신의 말에 따르면 오드리와 가난뱅이 귀신과는 벌써 300번이나 만났다는데....?
그럼 오드리는 도대체 몇살인거야? 서... 설마, 오드리도 이미 네코마타가 된 것인데, 스스로 자각하지 못한 것 뿐일까???

오드리의 비밀에 대한 이야기는 앞으로도 죽 나올 것 같으니, 다른 이야기로 넘어가 보자.
오드리의 일은 가난뱅이 귀신을 쫓는 것만이 아니다. 부끄럼쟁이인 요리와 히카리의 연애가 잘 성사되도록 도움을 주고, 길 잃은 아이의 엄마도 찾아 준다. 또한 들고양이 새끼들도 돌보고, 소풍나온 유치원아이들에게 유괴될뻔한 새끼 고양이들을 몸을 던져 구해내기도 하고, 국수집 에비스야에 나오는 귀신도 퇴치한다. 사실 알고 보니 귀신은 귀신이지만 에비스야에서 10년동안 귀여움을 받다 세상을 떠난 고양이 타마였다나. 타마는 아저씨에게 생긴 병을 이야기해주러 나타난 것이었다. 자신을 사랑해준 반려인에 대한 사랑과 고마움에 대한 표현이었을까. 가슴이 찡~~~~

그러나 경제관념 없는 요리때문에 바삭바삭 사료를 못먹게 되어 마음이 상해 가출을 하기도 하는 오드리. 멀리 떨어진 곳에서 마음 붙이고 살고자 하는 마음도 들지만 역시 요리곁이 제일 좋다는 생각에 도쿄에서 에노시마까지 먼 길을 찾아 오기도 한다. 그때의 오드리의 모습이란.. 허거걱!!! 거의 빈사상태에까지 이르렀으니.. (이런걸 보면 네코마타가 아닌것 같기도 하고... 뭐 어쨌거나)

요리와 오드리의 서로에 대한 믿음과 우정. 그리고 그들이 만들어 내는 따스한 이야기들.
특히 번외편에 나오는 할머니의 이야기에 웃음이 나와버렸다.
제목에는 식당이란 글자가 떠억하니 박혀있지만, 실은 요리 이야기보다는 고양이와 인간들이 나누어가는 사랑과 우정의 이야기랄까. 때로는 평범한 일상에서 주는 감동이 더욱 특별하게 다가오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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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경괴동 1
모치즈키 미네타로 지음 / 삼양출판사(만화) / 201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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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랄까. 제목부터 참 독특하다. 그림도 음침하다. 도대체 어떤 내용이지?
작가의 전작을 읽지 않은 나로서는 딱히 꼬집어 말할 수 없지만, 그래도 괴상한 느낌은 가득이다.

자신이 생각하고 느끼는 바를 입밖으로 내뱉어 버리는 하시, 시도 때도 찾아오는 오르가즘에 괴로워하는 하나, 세상의 사람들을 인지하지 못하는 마리, 스스로 수퍼파워를 가진 초인이라 생각하는 히데오. 이들은 크리스티아나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는 아이들이다. 그리고 그들을 맡은 건 닥터 타마키.

그들은 왜 그런 문제를 끌어 안고 살아야만 할까. 미쳐버린 것일까. 아니, 그들은 모두 선천적이든 후천적이든 뇌의 이상을 갖고 있는 아이들이다. 뇌의 문제때문에 사회의 기준으로 볼때 '이상한' 사람들이긴 하지만, 인간적으로는 문제가 없다는 타마키의 말이 묘한 여운을 남긴다.

하시는 사고로 인해 그런 문제를 떠안게 된 자신을 극도로 싫어한다. 그러나 그걸 견뎌내지 못해 더욱더 되는대로 말을 내뱉는다. 자학이라고나 할까. 스스로 문제가 무엇인지 알고 있지만, 그걸 극복하려는 노력보다는 주위 사람을 괴롭히며 자신을 괴롭히고 있다. 반면 하나의 경우, 그런 자신을 극복하려는 노력을 한다. 하지만 하나의 병은 하나를 가만히 내버려 두지 않는다. 처음에는 사람들이 자신을 이해해주길 바랐지만, 지금은 그저 모른척 해줬으면 하는 바람을 가진 하나의 마음이 아프게 다가온다.

마리는 왜 사람을 인지하지 못하는 것일까. 아니면 인지하지 않으려고 하는 것 뿐일까. 도대체 어떤 상처를 가지고 있기에 주변 세계의 모든 것은 인지하면서 살아있는 사람만을 인지하지 못하는 것일까. 그리고 히데오는 왜 스스로 초인이 되어야만 했을까.

책의 제목인 동경괴동은 하시가 그리고 있는 만화의 제목이기도 하다. 아마도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이루어진 내용인듯 한데, 사고를 당한 후 변해버린 자신을 인정하지 못하는 아버지와 반대로 하시를 과잉보호하는 어머니, 하시를 따돌리고 피해버리는 주변에 대한 내용을 담고 있다. 하시는 스스로를 괴물로 생각하는 것일까.

동경괴동 1권은 아직 프롤로그에 불과하다는 생각이 든다. 자신을 잃어버린 채 살아가는 사람들. 그리고 주위의 불쾌한 시선들과 편견들. 그러나 사람들 세상을 가만히 살펴 보면 누구도 자신을 그대로 드러내고 살아가는 사람들은 없다. 모두 자신의 약점은 감추고, 치부를 감춘다. 하지만 뇌의 문제로 인해 불가항력으로 자신의 치부와 약점을 드러낼 수 밖에 없는 자신에 대해 하시는 증오로 세상을 대하고, 하나는 무심함으로 감추려 한다. 어느 쪽이든 괴로울 수 밖에 없는 상황이지만, 그들이 자발적으로 선택할 수 있는 것이 있기나 할까.  

이들은 과연 진정한 자신을 찾아낼 수 있을까. 그리고 진정한 자기자신으로 살아갈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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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재미있는 옛날이야기 - 쉽고 재미있게 읽으면서 일본어 독해력과 청해력을 동시에 키운다! 일본 옛날이야기 시리즈 1
조희철 외 지음 / 시사일본어사 / 201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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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어를 공부하는 데에 있어서 왕도는 없다. 꾸준한 노력과 연습과 복습만이 외국어를 습득하는 길일지도 모르겠다. 어릴 때부터 쓰는 모국어가 아닌 언어를 배울 때에는 기본적으로 문법 공부와 단어 공부는 필수란 건 대부분의 사람이 잘 알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문법이란 게 문형을 죽 적어 놓고 그 공식만을 달달 외어서는 절대 실전에 써먹을 수는 없다. 물론 때로 특별한 규칙이 있는 경우에는 일단 외우기부터 해야겠지만... 

사람들은 흔히 일본어가 외국어 중에서 가장 습득하기 쉬운 언어라고 한다. 나도 첫걸음을 뗄 때는 그렇게 생각했다. 일본 기본 문형이 우리나라 말과 비슷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비슷할 뿐 전혀 다르다. 게다가 기본 단어조차 다르니 절대 쉬울 수가 없다. 또한 지금은 우리가 사용하지 않는 한자를 많이 쓰기도 하거니와 우리나라 한자와 일본 한자는 또 다르다. 그런 건 그저 열심히 반복 학습할 수 밖에 없다.

하지만 공부를 하다 보면 지겨워질 때가 있다. 내가 하는 공부 방법이 옳은지 그른지도 모르겠고, 내 실력이 얼마나 늘었는지도 모르겠어서 포기하고 싶을때가 번번히 나타난다. 그때 포기해버리면 다음 단계로 넘어가지 못하고, 결국 초급 수준에서 계속 맴도는 사람들도 많다.

나 스스로도 아직 일본어를 그다지 잘한다고는 생각하지 않지만, 고비가 찾아올 때 내가 사용하는 방법이 있다. 바로 만화나 동화 같은 걸 통해서 즐겁게 공부하는 방법이다. 어린이용 책이 좋은 이유는 단어의 수준이나 문법 수준도 쉽게 받아들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바른말 고운말을 배우기에 적격이기 때문이다.

또한 어린이용 책은 기본 문형을 제일 익히기에도 제일 좋은 방법이라 생각한다. 난 어른인데 왜 애들 책을 봐??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물론 있을테지만, 기초 일본어 정도를 하는 사람은 일본어를 모국어로 사용하는 유치원생 정도의 수준에도 미치지 못한다는 것을 몰라서 하는 소리다. 그저 외국어를 공부할 때는 겸손하게 열심히 한우물 팔 수 밖에 없다. 대신 좀 아쉬운 것은 반말체는 배우기 어렵고, 공손체만 배울 수 있다는 것 정도랄까.


이 책은 일본의 이야기 총 6편을 수록하고 있다. 책 두께가 얇은데도 여섯편이니 한편당 차지하는 페이지수는 아주 적은 편이다. 따라서 장문의 지문을 아직 두려워하는 초급자에게 적당한 선이라 생각한다. 


본문을 시작하기 전에 일단 전체 줄거리가 나온다. (사진 오른쪽) 그리고 본문을 다 읽고 나면 복습의 형태로 본문에 관한 연습문제가 나온다. 줄거리가 있는 것은 해석을 보지 않고 일단은 책의 내용을 파악하기에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하지만 연습문제는 전부 한글이라, 그게 좀 아쉬웠달까. 차라리 문제와 해답을 모두 일본어로 하는 게 더 좋지 않을까 생각한다. 물론 객관식 문제로. 


위의 사진은 마지막 이야기인 긴타로 이야기 중의 한 장면이다. 왼쪽에 본문이 있고, 오른쪽에 해석이 있다. (한가지 팁을 주자면, 해석 부분은 종이로 가리고 보는 것이 좋다. 사람이란 간사해서 해석이 있으면 그쪽으로 눈이 돌아가게 마련이니까)

모든 이야기들은 어린이들용이라 그림도 굉장히 귀엽게 그려져 있다. 본문에는 한자가 좀 섞여 있지만 모든 한자에 루비가 달려 있어 히라가나를 읽을줄만 알면 일단 일본어 문장을 읽는데에는 어려움이 없다. 또한 본문 밑에는 박스가 있어 본문에 나오는 단어와 문형을 정리해 두었다.
전체적으로 보건대, 문법적으로는 동사의 기본 변형 규칙이라거나 수동형, 사역형 정도는 알고 있어야 읽기가 쉽다. (공부하세요~~~) 그이상의 문법은 나오지 않으니 초급자라도 무난히 읽을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부록으로 청해용 CD가 있다. 들어 보니 말의 속도는 전반적으로 느린 편. 성우들의 발음은 정확하기 때문에 일반인들이 이야기하는 것보다 알아 듣기 쉽다. 또한 성우들이 다양한 목소리로 연기하기 때문에 무척이나 재미있다.

CD를 들을 때는 책을 펼치지 않고 듣는게 좋다고 생각한다. 책을 보면서 들으면 글씨를 따라가느라 발음을 놓치게 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또한 먼저 CD를 한번 듣고 본문을 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 할 수 있다. 혹시 CD의 내용을 잘 못알아듣겠다 싶으면 낱말 & 문형 부분을 열심히 공부해 두면 도움이 된다. 내가 아는 단어는 더욱 잘 들리게 마련이까. (열심히 공부하세요~~) 

외국어 공부는 끈기와 노력의 산물이다.
저절로 습득되는 경우는 절대로 없다. 
절대적으로 좋은 방법이라는 것도 없다.
다만, 즐겁게 공부할 때가 억지스럽게 할 때보다는 실력이 월등히 향상된다는 것만은 기억해 두자.

사진 출처 : 본문 中(2~3P, 18~19P, 70~71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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