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 탐정 쇼타로의 모험 4 - 고양이는 이사할 때 세수한다 고양이 탐정 쇼타로의 모험 4
시바타 요시키 지음, 권일영 옮김 / 시작 / 2010년 6월
평점 :
절판


그저그런 미스터리 작가이자 이혼녀인 사쿠라가와 히토미가 새로 생긴 애인이 도쿄로 이사를 하면서 더불어 이사를 계획, 쇼타로는 친한 친구들인 사스케, 초초, 긴타, 첼시, 다마사부로를 남겨두고 도쿄로 이사를 하게 된다. 고양이 입장에서는 친한 친구들을 두고 떠나는 게 못마땅하지만, 동거인의 결정이니 어쩔수 없이 체념하는 쇼타로. 그러나 단 한가지 희망적인 소식은 도쿄에는 쇼타로의 영원한 마돈나 토마시나가 있다는 것이다.

쇼타로 4권은 총 4편의 단편이 실려 있다. 보통 6편 정도가 실려있던 전작에 비해서는 작품수가 좀 줄긴 했지만, 쇼타로가 화자가 되는 작품이 세 편, 인간이 화자가 되는 작품이 한 편이다. 내 입장에서는 쇼타로가 화자가 되는 작품쪽을 더 좋아하니 뭐, 그닥 나쁠 건 없다. 

첫번째 작품인 쇼타로와 튀김국수의 모험은 쇼타로의 동거인인 사쿠라가와 히토미가 집을 구하면서 벌어지는 다양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히토미를 짝사랑하는 이토야마가 자신의 숙부를 통해 히토미의 집을 알아봐준다. (왠지 이토야마가 좀 안쓰럽다. 돌아봐주지도 않지, 새로운 애인이 생긴 짝사랑 상대가 살 집을 알아봐 줄 처지이니...) 어쨌거나, 자신의 경제사정에 맞춘 집을 보여줘도 번번히 퇴짜놓는 히토미와 대충 살면 어때라고 생각하는 쇼타로의 미묘한 신경전이 재미있었달까. 가난한 작가, 수입도 변변찮은 주제에..... 뭐, 그렇긴 하지만, 집이란 건 옷 갈아입듯 쉬이 바꿀 순 없는 것이니... 다행이 히토미의 입맛에 꼭 맞는 집을 찾았다. 물론 쇼타로도 대만족. 특히 툇마루에 만족하는 쇼타로의 모습을 상상하면서 미소가 절로 지어졌다. 

그렇다면.. 이번의 미스터리는?! 히토미가 집을 보러갈때 마다 그곳에 놓인 로쿠베 튀김국수(컵라면) 그릇. 도대체 누가? 설마하니 유령이 놓고 갔으려나?????? 는 아니고, 이토야마의 숙부와 얽힌 이야기라고만 언급해둔다.
 
히토미가 새로 얻게 된 주인집에는 닌닌과 후루후루라는 고양이가 있다. 본명 닌자부로라는 암컷 고양이와 본명이 후루마타란 숫컷 고양이는 금세 쇼타로와 함께 친구가 된다. 왠지 쇼타로보다 세상 물정에 더 밝은 듯한 둘의 모습에 웃음이 터지기도.. 특히나, 닌자부로가 인간을 잘 알기 위해 쓰는 방법에 대해서 설명할 때는 큭큭하는 웃음이 멈추질 않았다. 

"내가 괜히 할머니와 낮에 하는 와이드쇼와 점심 때 하는 멜로 드라마, 두 시간 드라마 재방송을 매일 꼬박꼬박 챙겨보는 게 아니야. 인간을 관찰하려면 인간을 알아야지, 그리고 인간을 알기 위해서는 와이드 쇼와 점심 멜로 드라마, 두 시간 드라마 재방송 같은 게 가장 효과적이거든, 알겠어?" (63p)

쇼타로와 헌책 시장의 모험은 신사에서 열리는 헌책 시장에서 일어난 에피소드. 역시 쇼타로와 닌자부로, 후루마타가 함께 추리를 한다. 도대체 쇼타로의 동거인인 사쿠라가와 히토미의 책을 꽂아놓고 간 남자의 정체는 뭐지? 쇼타로도 헛발 짚을 때가 있구나... 그래도 왠지 로맨틱했던 에피소드. 

쇼타로와 불우한 미소녀의 모험은 히토미가 구한 집에 나온다는 유령의 이야기이다. 그곳에 살던 남자의 자살, 그리고 그후 등장한다는 유령!? 도대체 누구의 유령이지???? 자살한 남자와 그가 키우던 미미란 작은 개에 관한 안타까운 이야기.

마지막 작품인 종이학은 인간의 관점에서 고양이를 바라보고, 또 인간의 관점에서 이야기가 진행된다. 무차별 살인자에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여성과 그 여성의 어머니가 만들어가는 가슴 찡한 이야기. 약간은 사회파 미스터리 느낌도 가미. 

총 네편이라 좀 짧은 느낌도 들고, 사건 중 두 가지는 다소 엉뚱한 면이 있기는 해도 여전히 즐겁다. 쇼타로의 시니컬한 말투에 닌닌과 후루후루까지 가세해 고양이 군단은 최강!! 다만 아쉬운 건 토마시나의 다음 시즌이 끝날때까지 쇼타로와 토마시나는 만나지 못한다는 것일까나? 더불어 사쿠라가와 히토미의 천적까지 등장할 예감에 더욱 흥미진진해졌다. 근데, 히토미는 애인을 따라 도쿄로 이사를 했는데, 애인은 왜 한번도 등장하지 않지???? (笑)

일단 쇼타로의 도쿄 진출기는 성공적으로 보인다. 멋진 집, 그리고 좋은 친구들까지 만나 즐겁게 새로운 생활을 시작한 쇼타로. 비록 남겨둔 친구들에 대한 아쉬움은 크지만, 자신은 고양이로서 어쩔수 없다고 쿨하게 생각하는 쇼타로의 모습이 멋지다. 쇼타로의 다음 이야기는 언제쯤 만날 수 있을까나?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떼쟁이 쳇 한솔 마음씨앗 그림책 6
미야자와 겐지 원작, 엄혜숙 글, 가로쿠 공방 그림 / 한솔수북 / 2005년 9월
평점 :
구판절판


일본의 동화작가이자 시인으로 한 획을 그은 인물 미야자와 겐지. 그의 동화를 예전부터 읽고 싶었지만, 어찌된 인연인지 계속 접하지를 못하다가 이제서야 처음으로 읽게 되었다. 예전에 다카하시 겐이치로가 쓴 겐지와 겐이치로를 읽으면서 어떤 작품이 있는지에 대해서 제목정도는 알게 되었지만, 다카하시 겐이치로를 생각해보면 내용이 바뀌어도 많이 바뀌었겠다싶은 생각에 궁금증만 가득했었다. 떼쟁이 쳇은 원래 어떤 이야기일까?


일단 사진을 자세히 보면 그림이 아니란 걸 알 수 있다. 알고 보니 쳇을 비롯해 등장하는 캐릭터들을 모두 나무를 깎아서 제작한 것이라 한다. 얼굴의 표정은 물감으로 나타냈다. 웃고 있는 모습, 성질 부리는 모습, 떼쓰는 모습, 두려워하는 모습 등 쳇의 표정은 정말 다양해서 만든이의 정성이 그대로 느껴진다. 게다가 소품 하나하나 전부 나무를 깎아 만들어서 입체감을 더해주었다. 그렇다 보니 마치 쳇이 실제로 옆에서 웃고 화내고 울고 있는 듯한 느낌이 든다.

떼쟁이 쳇은 꼬마 생쥐의 이야기이다. 쳇은 욕심쟁이에 이기주의자이자, 뭐든 남탓으로 돌리는 못된 녀석이다. 별사탕 이야기를 전해준 족제비의 이야기를 듣고 신나게 달려가지만 늦어서 개미들이 별사탕을 차지하자 족제비에게 물어내라고 떼를 쓴다. 겨울이 다가와 따뜻한 이불감이 모였으니 가져가라는 기둥의 말에 좋아하다가 혼자 미끌어져 놓고는 기둥에게 생떼를 부리고, 얼굴을 씻으라고 비누를 준 양동이에겐 세수하다가 수염이 빠졌다고 물어내라고 한다. 그렇다 보니 쳇의 주위에는 점점 친구들이 줄어들어 간다.

그러던 어느날 쥐덫이 쳇에게 다정하게 말을 건다. 하지만 쳇은 여전히 기고만장 안하무인의 태도를 취한다. 그동안 쳇의 생떼에 시달린 친구들은 쳇을 모두 떠나버렸지만, 쥐덫은 쳇에게 벌을 내린다. 과연 그후 쳇은 어떻게 되었을까.  


쳇은 갇힌 순간부터 물어 내 물어 내라고 떼를 쓰지만 이미 마음이 상한 쥐덫은 들은 척도 하지 않는다. 하룻밤 내내 쥐덫에 갇힌 쳇은 결국 훌쩍훌쩍 울고 있다는 것으로 이 동화는 막을 내린다.
어라라? 보통 동화들은 누군가 쳇을 구해주거나 쳇이 반성해서 쥐덫이 쳇을 풀어줬다라는 걸로 마무리 되는 결말을 보여 주지 않나? 싶은 생각이 든다.

작가는 결론을 내지 않음으로서 아이들의 상상력을 더욱 자극한다. 도대체 쳇은 어떻게 되었을까. 자신의 잘못을 깨닫고 친구들에게 용서를 빌까, 아니면 끝까지 자기 잘못은 인정하지 않은채 쥐덫에 갇힌채로 지내게 될까.

주위에 아이가 있다면 물어 보고 싶다. 넌 쳇이 어떻게 했으면 좋겠니?하고.
이렇듯 결말을 내지 않은 동화의 장점은 결말을 다양하게 상상할 수 있다는 것이 아닐까 싶다. 만약 쳇처럼 욕심쟁이에 떼쟁이인 아이가 이 동화를 읽는다면, 자신의 행동이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 상상하고 반성하게 될 것이고, 쳇같은 친구를 둔 아이라면 자신이 어떻게 행동해야 할지 생각해 보게 되지 않을까.

요즘에는 아이가 한둘밖에 없는 집이 많아서 그런지 욕심쟁이에 이기적이고, 생떼를 쓰고 심술을 부리는 아이들을 심심찮게 만나볼 수 있다. 자신이 원하는 걸 사주지 않는다고 바닥에 누워서 울고 불고, 소리를 지르고... 고개가 설레설레 저어지는 장면이다. 하지만 그런 모습이 어린아이에게서만 나타날까? 의외로 어른들 중에서도 자신이 잘못한 것에 대해 반성하지 않고 오히려 남탓을 하는 어른들도 많다. 그리고 그것이 상대에게 얼마나 큰 상처를 주는지도 자각하지 못한다. 세상은 더불어 살아가는 곳이다. 누군가 자신에게 베풀면 고마워하고, 상대를 배려해야하며, 자신이 잘못했을때는 상대를 비난하기 보다는 먼저 자신의 잘못을 뉘우치고 상대에게 사과해야하는 것은 지극히 상식적인 일이고, 기본적인 일이지만, 의외로 그런 기본을 모르는 사람들이 참 많다.

간결한 동화지만 많은 걸 생각하게 하는 떼쟁이 쳇.
난 절대 쳇같은 떼쟁이, 욕심쟁이, 이기주의자가 아니야, 라고 생각하지 말고, 혹시 자신도 모르게 상대에게 상처를 주는 일이 없는지 곰곰히 생각해 봐야 할 것이다.

사진 출처 : 책 본문 中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행복해지지 않겠어요? - 뉴 루비코믹스 936
코시노 지음 / 현대지능개발사 / 2010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코시노의 작품은 이번이 두번째인데, 표지가 정말 마음에 쏙든다. 참 예쁘다고나 할까. 보통 BL물들의 표지를 보면 남자 둘이서 야릇한 포즈로 껴안고 있는게 대부분인데, 그런 건 좀 식상해서 질린다. 하지만, 내가 읽었던 嘘みたいな話ですが도 그렇지만 이 행복해지지 않겠어요?의 표지도 너무 예쁘다. 사실 작화가 예쁜 작가는 아니지만 분위기가 참 예쁘다고나 할까. 표지만 봐도 행복함이 흘러 넘친다. 흐뭇흐뭇~~~~

행복해지지 않겠어요에 수록된 작품은 총 2편.
표제작인 행복해지지 않겠어요?에 등장하는 건 쿠라이와 카즈히로 X 니코가와 마코토 커플. 리맨물이다. 쿠라이와는 3년 사귄 여자친구에게 프로포즈한 순간 차여버리고, 그날 술을 마시다 니코가와란 청년을 만나게 된다. 게다가 니코가와도 상대에게 차였다!? 이 무슨 인연인고... 의기투합한 두 사람은 부어라 마셔라를 반복하다 취하게 되고 쿠라이와는 난생처음 러브호텔에 들어가게 되는데....!

이렇게 인연이 시작된 두 사람. 쿠라이와는 '그 일'을 잊자고 다짐하지만, 왠걸 니코가와와 회사에서 떡하니 마주치게 된다. 반지를 돌려달라고 해도 안돌려주고, 늘 쿠로이와에게 다정하게 대해주는 니코가와. 게다가 둘이 이어질 인연이었던지, 쿠로이와의 집에 도둑이 드는 일까지!?

니코가와를 처음 봤을땐 틀림없이 우케라고 생각했다. 묘한 말투에 - 어머나 라든지.. - 차를 마실때 새끼 손가락을 드는 모습이라든지... 귀염성이 풀풀 넘쳐서 당연히 우케라고 생각했는데... 푸하하하하핫...... 역시 반전의 묘미는 이런 곳에 있는지도.... 우연히 그쪽 길에 접어 들어 당황스러운 쿠라이와를 보는 것도 재미있고, 그런 쿠로이와를 들었다 놨다 쥐락 펴락하는 니코가와를 보는 것도 너무 즐거웠다. 니코가와는 정말 상상을 초월하는 캐릭터라고 할 수 있는데, 무척 다정하고 상냥하면서도 과감하게 밀어부치고, 또 귀염성도 풀풀 넘친다. 이런 니코가와에게 안넘어가면....!? (난 넘어가고 싶다... 푸하하하하핫)  

행복은 멀리 있는 게 아닐지도 모른다. 바로 곁에 다가와 있어도 눈치를 채지 못할뿐. 읽는내내 유쾌해서 나도 이 사람들곁에 껴서 행복해지고 싶은 기분이랄까? 나도 행복하게 해줘~~~~★

점심시간은 사이드 커플의 이야기. 짧지만 인상 깊었던 단편인데, 사랑을 하게 되면 상대의 과거지사가 궁금한 건 당연하다. 하지만, 알게 되면 상처가 될수도 있고, 모르는게 약일 수도 있다. 어쨌거나, 서로에 대해 모르는 부분에 대해서는 서로 궁금하고 초조해진다는 이야기인데, 완전 대공감!

이름으로 불러줘요는 변태 에로 샐러리맨 타카시마 X 순진무구 고등학생 오오타키 커플의 이야기. 어른과 아이라. 왠지 비윤리적이고 불쾌할 커플 설정인데다가, 타카시마가 워낙에 변태 에로 아저씨(?)라서 까딱 잘못하면 고개를 설레설레 젓게 만들 설정이지만 의외로 진짜 유쾌했다. 이게 코시노의 힘인가? 

타카시마는 어떻게 보면 섹스중독이랄까, 그런 이미지다. 게다가 고교생인 오오타키를 끊임없이 유혹한다. 아니 이 아좌씨가~~~~!!라는 반응이 나오려고 하다가도 뭐랄까, 오오타키 때문에 웃게 된달까. 고교생정도의 남자아이라면 머릿속엔 온통 '그 생각'밖에 없을 나이인것처럼 생각되기도 하지만, 의외로 너무너무 순진하다. 마치 첫사랑을 하는 소년같은 이미지랄까. 그런 점이 진짜 귀여워서 동생삼고 싶었다.. (음.. 지금 내 나이라면... 이모가 되나??? 왠지 씁쓸)

하여간 안경 착용 미착용시의 캐릭터가 완전히 달라지는 타카시마와 타카시마의 거침없는 유혹에 서서히 굴복해가는 오오타키의 이야기는 까딱하면 삐딱선을 타 불쾌해질수도 있는 이야기를 유쾌하게그렸다. 특히 늘 알바라 부르는 타카시마와 저는 오오타키예요라고 전혀 굴함이 없이 자신의 이름을 말하는 오오타키 커플은 너무 일찍 익어버린 열매같긴 하지만, 나름 즐거웠달까.  

그렇고 그런 이야기, 흔하디 흔한 이야기가 될 설정일 수도 있겠지만, 코시노는 자신만의 유머 감각과 캐릭터 설정으로 신선한 느낌을 전해 준다. 아직 이웃사촌을 안 읽어봐서 잘 모르겠지만, 일단 두 작품을 읽어 보니 만족♥만족! 

댓글(1)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2011-03-13 17: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표지 진짜 좋네요. 이런표지 좋아하는데~.~ 표지만으로도 사버릴것 같아요~
 
프래질 Fragile - 러쉬노벨 로맨스 189
코노하라 나리세 지음, 타카오 히로이 그림 / 현대지능개발사 / 2008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아놔... 이거 진짜....
솔직히 말해 읽기 시작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서부터 짜증이 치밀어 오르기 시작했다. 일단 리맨물로 시작하는 듯 보여서 기대도 했는데, 이거 참...
표지를 보닌 SM캐릭터나 감금, 뭐 이런 것이 나올줄은 생각했지만, 상상을 초월하는 장면들에 고개가 절래절래..

일단 두 주인공을 살펴 보자.
오코우치 토모미, 31세. 광고회사의 계장직을 맡고 있지만, 실제로 능력은 없고, 아부와 접대로 계장자리를 꿰찬 인물이다. 게다가 나르시시스트에 게이를 병적으로 싫어하며, 출세지향적인 인물로 자신의 출세에 방해되는 인물이라면 싹부터 자르고 보자는 생각을 한다. 또한 모든 일을 자신의 잘못보다는 남탓으로 돌리는 경향도 있다.
아오이케 타츠로, 27세. 오코우치의 부하로 말수가 적은 편. 능력은 뛰어나지만 오코우치에게 미움을 받아 기획서가 모두 기각당하는등 부당한 대접을 받고 있다. 게다가 오코우치가 자신의 성적 취향까지 사원들 앞에서 까발리는 바람에 오코우치를 공격하게 되고 그 일로 인해 회사를 그만두게 된다. 그리고 그후 오코우치에 대해 잔혹한 복수를 시작한다.

두 주인공의 성향이나 성격을 대충 봐도 내 타입은 절대 아니다. 특히 오코우치같은 경우 어찌나 재수가 없던지, 읽다가 욕나올뻔 했다. 아니 토나올뻔 했다는 게 맞을지도. 사회에 분명 저런 사람들이 바글바글하고 또 저런 사람들이 출세하는 경향이 있긴 하지만, 실제로 주인공이 저런 인간이라니 도대체가 정이 안간다. 공사구분이라고는 절대 못하는 인간말종이란 생각이 팍팍든다.

그래서 처음에는 아오이케의 복수극이 그럴만하다고 납득도 했다. 하지만 이거 도가 너무 지나치다. 처음 안겨준 굴욕정도라도 충분한 복수가 될텐데, 왜 그렇게 집착을 하는지... 물론 아오이케가 오코우치를 속으로 좋아했다는 사실이 있기 때문에 더욱더 잔혹한 복수를 하고 싶었다는 것도 어느 정도는 납득이 가지만, 내가 당최 이해가 안가는 건 그 다음부터다. 일일이 열거하고 싶지 않을 만큼의 치졸하고 지저분한 복수라는게 제일 큰 이유다.

상대를 아무리 미워하고 짓밟아도 결국 성에 안차게 된다. 미움은 미움을 낳는다고 했던가. 결국 아오이케의 복수극은 시간이 지날수록 자신에게도 더 큰 자괴감과 상처를 남길뿐이다. 이미 엎질러진 물 담을 수도 없는 것인데, 그에 집착하는 건 어른의 태도가 아니다. 차라리 회사를 옮겨 잘 나가는 모습을 보여주는게 최고의 복수일지도 모른다. 그런데도, 끊임없이 오코우치를 괴롭히고 망가뜨려 간다.

또한 오코우치 역시 자신이 그렇게 된 것은 자신을 바래다주지 않은 부하의 탓으로 돌리는 등, 자신의 잘못에 대해서는 절대로 인정을 하지 않는다. 그러면서도 살해당할까 두려워 빌빌거리는 꼴이라니... 물론 목숨을 소중히 해야하는 건 사실이지만.....

나중에 학대를 당하다가 결국 스톡홀름 신드롬처럼 오코우치가 아오이케에게 마음을 여는 것처럼 보이는 장면이 나오긴 한다. 왠지 그럴때는 평범한 연인처럼 보였는데, 그것도 오코우치의 연기였다니... 오코우치가 아오이케에게 남긴 편지의 두 글자를 보고 난 미친듯이 웃어버렸다. 그래야 오코우치지... 사람이 변하면 쓰나~~~~

사라진 오코우치앞에 다시 나타난 아오이케. 그가 선택한 방법은 극단적인 방법이었다.
그후로.... 내가 무슨 말을 중얼거렸게?
이 미친놈의 사랑....
너흰 도대체 어느 별에서 온 종자냐???

감금 및 조교 등등은 BL물에서 종종 볼 수 있는 설정이다. 내가 열광하면서 플레이했던 귀축안경 게임도 귀축 카츠야 X 미도 커플 편의 굿엔딩을 보면 이런 설정이 나온다. 하지만 미도는 오코우치와 달리 능력있고, 똑부러지는 캐릭터에 결코 카츠야에게 굴복하지 않았고, 결국 카츠야가 미도에게 자신의 마음을 고백하는 장면이 나오는데, 엔딩을 볼 때 완전 감동이었다. (감금 및 학대에도 불구하고!) 그러나 이건 뭐, 처음부터 끝까지 토나올 것 같은 장면들과 밥맛떨어지는 캐릭터들의 밀고 당기기라 분노 게이지만 상승~~~ 했달까.

개는 자신을 사랑하는 사람에게 복종한다. 오코우치를 개로 조교하는 아오이케는 개를 길러본 적이 없나? 공포와 두려움으로 복종하는 개는 결국 사람을 따르지 않는다는 걸 모르니 말이다.

코노하라 나리세의 노벨을 읽다 보면 호불호가 분명하게 갈리는 작품이 많다. 프래절도 마찬가지. 내가 읽었던 코노하라 나리세의 작품중 최악의 캐릭터와 설정이었달까. 두번 다시 보고 싶지 않다, 이런 건...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변신! 고양이 도도 - 성장이야기 노란돼지 창작그림책 3
이재민 지음, 홍찬주 그림 / 노란돼지 / 2010년 6월
평점 :
절판


고, 고양이가 변신을.....!?
궁금증을 유발하는 제목과 귀여운 젖소무늬 고양이가 그려진 표지에 단박에 사로잡힌 나는 망설임없이 이 책을 골랐다. 선명한 색감과 귀여운 고양이의 모습은 책을 펼치기 전부터 나의 기대치를 한껏 끌어 올렸고, 즐거운 상상을 하게 만들었다. 그럼 도도가 어떻게 변신할지, 도도의 변신 과정을 지켜볼까나?


표지를 넘기고, 첫 페이지를 넘긴 나는 푸하하하하핫! 하고 웃음을 터뜨렸다. 편안한 안락의자에 누워서 좋은 꿈이라도 꾸고 있는 듯한 도도의 표정. 이거 완전 우리 보리(고양이)랑 판박이인데? 우리 보리도 소파에 누워서 종종 저렇게 자기때문이다.

아줌마의 사랑으로 이것저것 신경 쓸 필요없이 먹고, 자고, 귀여움만 받는 도도. 그렇다 보니, 느는 건 잠과 뱃살뿐이렸다. 원래 집고양이들은 사냥할 필요가 없기 때문에 집에서만 크는 고양이들은 대부분 살이 찐다. 우리 보리도 뛰어가는 뒷모습을 보면 뱃살이 좌로 출렁, 우로 출렁~~~ 파도를 친다.


이렇게 편안한 생활을 하던 도도는 어느날 외출을 하게 된다. 살짝 열려진 문틈으로.
코끝을 간질이는 바람, 꽃향기...
늘 집안에서 지내는 - 외출을 하더라도 아줌마 품에 안겨서만 외출을 하는 - 도도이기에 혼자서 한 외출은 꿈결같기만 하다.

이 장면은 내가 이 책에서 가장 마음에 든 장면인데, 연둣빛 잔디, 빨간색 지붕이 멋진 집, 꽃이 활짝 핀 나무등은 색감의 조화를 너무나 잘 살리고 있어 너무 예쁘다. 삽화가 정말정말 멋진 것도 이 책을 보는 즐거움의 하나이다.

혼자만의 외출에 신이 난 도도. 길을 걷다 고양이 한마리가 도도에게 손짓을 한다. 도도는 그 고양이를 따라가는데, 그곳에서 열린 고양이 집회. 고양이 집회에서 도도는 엄청난 요구를 받게 되는데....
그건 바로 1달안에 쥐를 100마리 못잡으면 마을에서 쫓겨난다는 것이었다.  


늘 집에서 빈둥거리기만 하고, 먹고 자고 하는 통에 살만 찐 도도. 그런 도도에게 있어 쥐잡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열심히 노력하지만 도도의 뱃살은 도도를 방해하고, 거기에다 쥐들은 그런 도도를 보면서 비웃기까지 한다.

벽에서 미끄러지고, 진흙탕에 빠지고...
그러나 도도는 쥐들의 비웃음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열심히 쥐를 잡기 위해 노력한다. 열흘이 되도록록 쥐를 한마리도 잡지 못하는 도도였지만, 도도는 포기하지 않는다. 자신이 못할 거란 생각도 하지 않는다. 아줌마에게 집을 엉망으로 만든다고 혼이 나도, 쥐들이 아무리 비웃어도 자신을 믿고, 용기를 내는 도도. 그런 도도의 노력이 드디어 결실을 맺기 시작한다.

처음엔 쥐 한마리였다. 처음으로 쥐를 잡아 스스로를 자랑스러워하는 도도였지만, 다른 고양이들은 그래서 언제 쥐를 백마리 잡겠냐고 도도를 무시한다. 하지만, 도도는 결코 포기 하지 않았다. 그럴수록 더 자신을 다독이며 쥐를 잡기 위해 노력을 한다.


한달이 지났을 때, 도도는 고양이들과의 약속을 지켜냈다. 게다가 도도는 그새 살이 쏙 빠져 날씬한 고양이가 되었다. 이젠 쥐들도 도도를 비웃지 못할 것이고, 다른 고양이들도 도도를 무시하지 못할 것이다.

우리는 사랑하는 존재를 위해서 뭐든 해주려는 경향이 있다. 도도의 아줌마는 도도를 너무너무 사랑했기에 도도를 위해 뭐든 해주었다. 그러나 그것은 도도를 뚱뚱하게 만들고, 도도가 고양이란 사실을 잊게 만들었다.

인간도 마찬가지가 아닐까. 편안함과 안락함, 사랑받는 것에만 너무 길들여지다 보면 자기자신을 잊게 된다. 자신이 가진 능력에 의지해 살기 보다는 누구에게 기대는 것을 바라게 된다. 하지만 도도의 이야기는 우리가 쉽게 저지를 수 있는 잘못에 대해 되짚어 주고 있다. 사랑받는 것도 중요하지만, 자신을 사랑하는 것도 중요하다. 또한 세상을 살다 보면 이래저래 부딪히는 장애물이 자꾸만 등장하게 마련이다. 그럴때마다 다른 사람뒤에 숨고, 다른 사람이 해결해 주기만을 바란다면 스스로의 성장은 이룰 수가 없게 되는 것이다.

도도는 처음에는 비록 외부적인 자극에 의해서 움직이기 시작했지만, 그후에 도도를 움직이게 만든 건 자기 자신이다. 누군가는 비웃고, 누군가는 무시하고, 누군가는 화를 내지만, 도도는 용기를 잃지 않았고, 자신을 끝까지 믿었다. 그렇게 도도에게 찾아온 변신은 스스로 만들어낸 것이다.

스스로를 다독이고, 스스로를 일으켜 세우려는 의지. 그리고 용기와 자신에 대한 신뢰에 대한 이야기를 담은 <변신! 고양이 도도>는 너무 많은 사랑을 받아 지나치게 타인을 의지하는 요즘 아이들에게도, 자신에 대해 자신감을 상실하고 누군가에게 기대고 싶어 하는 어른들이 읽어도 너무나도 좋은 책이라 생각한다.

사진 출처 : 책 본문 中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