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 대하여 우리가 더 잘 알아야 할 교양>를 읽고 리뷰해 주세요.
세상에 대하여 우리가 더 잘 알아야 할 교양 : 공정무역, 왜 필요할까? 내인생의책 세더잘 시리즈 1
아드리안 쿠퍼 지음, 전국사회교사모임 옮김, 박창순 감수 / 내인생의책 / 2010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며칠전 장을 보러 마트에 다녀왔다. 내가 마트를 선호하는 건 나처럼 혼자 사는 사람의 경우에는 재래 시장보다는 마트가 장보기 편리하다는 그 이유가 가장 크다. 대형 마트에서는 한번에 쇼핑할 수 있고, 소포장 제품이 많아 재래시장에서 사는 것보다는 낭비하는 것이 적기 때문이다. 내가 산 물건들이나 구경한 물건들을 보면 우리나라에서 생산된 제품도 많지만 의외로 외국에서 수입해온 제품이 무척 많다. 가공된 제품뿐만이 아니라 농축수산물 같이 1차 생산물의 경우에도 외국산이 부쩍 늘었다. 노르웨이산 연어, 태국산 화이트 새우, 북한산 나물, 미국산 오렌지, 필리핀산 바나나, 칠레산 포도, 호주산 쇠고기 등과 같은 것을 비롯해 초콜렛, 과자, 차(茶)종류 등은 우리 나라 상표만 붙어 있을 뿐이지 생산지는 외국인 경우도 많다.   

세상 좋아졌다라는 말이 절로 나올법하다. 그러나 정말 세상이 좋아지기만 했을까?
물론 내가 어렸을 적엔 바나나도 너무 비싸서 일년에 한두번 먹을까 말까 했었고, 오렌지는 주스로만 먹었을 뿐 생 오렌지는 구경도 못했었다. 이렇듯 무역이란 것을 통해 우리나라에서 생산되지 않는 것들도 우리나라에서 맛볼 수 있고,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은 무척이나 긍정적인 면이다. 하지만 그 뒤에는 감춰진 어두운 진실이 포진해 있다는 걸 아는 사람은 거의 없다.

우리가 신선한 상태로 먹을 수 있는 오렌지, 바나나, 포도 등을 비롯해 우리가 사용하는 여러 전자 제품, 일상용품등은 수입한 제품이 많다. 배를 타고 오거나 비행기로 오는 이런 물건들의 이동 거리는 상상을 초월할 정도다. 게다가 과일처럼 물러지기 쉬운 것은 왁스나 수확후 사용하는 농약을 이용하기 때문에 몸에 안좋은 성분이 많은 것은 물론 이동 거리가 길어 질수록 탄소배출량이 증가하게 된다. 안그래도 오존층의 파괴나 열대 우림 파괴등의 환경 파괴로 인해 지구의 평균기온이 매년 상승하고 있고, 극지대의 빙하가 녹아내리고 있는데, 이는 탄소배출량의 증가와도 무관하지 않다.

또한 커피나 초콜렛의 원재료가 되는 카카오의 경우 아동과 여성의 노동 착취 등으로 문제가 되고 있고, 생산자보다는 유통자와 판매자의 이윤이 절대적으로 높다는 문제도 있다. 그리고 우리가 쓰는 10만원 상당의 축구공이 아이들의 손으로 만들어진다는 사실에 가슴이 아프다. 또한 다국적 기업의 횡포로 인해 원주민들이 막대한 피해를 입고 있다는 것도 간과할 수 없다. 특히 다이아몬드같은 광물, 마약과 불법 무기 거래 등으로 인한 피해는 재난 수준에 이른다.

무역이란 것은 이처럼 긍정적인 부분도 있지만 부정적인 부분도 분명히 존재한다. 현대의 고도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무조건 이윤추구를 위하는 부분이 많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피해를 입게 되는 나라와 국민들이 존재하게 되는 것이다. 특히 미국의 경우 자국의 이익과 자국민 보호를 최우선으로 하는 나라로 손꼽힌다.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가장 많은 나라에 속하면서도 배출량을 줄이려하지 않고, 목화를 재배하는 농민들에게는 지원금이 나간다. 이럴 경우 가난한 나라의 목화 재배업자들은 미국의 목화값에 맞추어 수출을 해야하기 때문에 큰 피해를 입게 된다.


이 지도는 각 대륙의 무역 현황에 대해 보여준다. 다른 국가에 대해 절대적으로 배타적 입장을 취하는 EU(유럽연합)을 비롯해 자국의 이익과 자국민 보호를 우선으로 하는 미국 등의 무역 실정은 가난한 나라에 대해서는 횡포와 다름없다. 또한 다국적 기업이나 선진국의 기업들은 인건비가 싼 가난한 나라에 공장을 세우고 노동력을 착취한다. 하루에 1달러라도 벌지 않으면 살수가 없는 사람들의 노동력을 착취하는 것이나 다름없다. 그러나 그들은 그렇게라도 벌지 않으면 살아갈 수가 없기 때문에 선진국의 대기업이나 다국적 기업의 횡포에도 맞설수가 없는 것이 현실이다. 또한 선진국의 대기업이나 다국적 기업은 이윤추구에만 힘을 쏟기 때문에 환경 파괴나 원주민들의 복지에는 신경도 쓰지 않는 점이 큰 문제가 되고 있다. 이렇듯 이윤 추구가 가장 큰 목적이 된 나라간의 무역 실태를 바로 잡기 위한 방법은 정녕 없는 것일까.

그 해결 방법은 공정무역에 있다. 공정무역은 생산자가 더 많은 이윤을 얻을 수 있게 하고, 가난한 국가가 상대적으로 부유한 국가때문에 얻는 피해를 최소화시키고자 하는 움직임이다. 또한 지구의 환경을 보호하고 나아가 지구와 인류의 공생을 위하는 움직임이기도 하다.

하지만 의도가 좋다고 해서 무조건 실현되는 것은 아니다. 이 공정 무역이란 것은 그 실현성 여부가 가장 큰 쟁점이 되고 있다. 하지만 작은 움직임이라도 작은 첫걸음이라도 먼저 움직이는 것이 중요하다. 별 실현성이 없어 보인다고 해서 움직이려는 시도조차 하지 않는다면 세계의 부익부 빈익빈 현상, 그리고 빈곤의 악순환이라는 문제는 절대 해결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이 책은 무역의 긍정적인 면, 부정적인 면을 보여주는 것으로 시작해 현재의 불공정한 무역의 실태, 그리고 공정무역이란 어떤 것인가, 그리고 그것을 위해서 우리는 어떤 노력을 해야하는가에 대해 자세히 살펴보고 있다. 또한 공정 무역과 더불어 소비자들의 윤리적 소비에 대해서도 이야기하고 있다. 생산과 소비는 실과 바늘의 관계와도 같다. 윤리적 소비자가 윤리적 생산자를 만든다. 또한 공정하게 생산되고 거래되는 상품을 소비자가 구매함으로서 공정무역이 한층 더 활성화될 수 있다고 본다.

총 12개의 소주제로 나뉘어 공정 무역과 윤리적 소비, 각국의 무역 현황과 불공정 무역의 사례를 보여줌으로써 한층 이해를 더 쉽게 한다. 또한 연두색 박스에는 본문에 나온 내용을 더욱 상세하게 설명함으로써 깊은 이해를 할 수 있게 도와 준다.


책 뒷부분에 수록된 한눈에 보는 무역의 역사, 공정 무역 단체, 공정 무역 관련 용어 풀이 역시 이 책의 본문 내용을 이해하고, 공정 무역에 대한 윤리적 소비를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역할을 하고 있다.
공정 무역에 관한 움직임이 시작된 것은 무역의 역사에 비해 절대적으로 짧지만, 착실히 그 범위를 넓혀가고 있다. 단지 금액의 고저를 떠나 내가 소비하는 물건이 얼마나 공정하게 생산되고 거래되는지, 그리고 지구 환경을 지키도록 노력한 제품인지, 생산자가 더 많은 이윤을 얻어가고, 가난한 나라가 발전할 기틀을 마련해줄 물건인지 한 번 더 생각해 보자.
 
이 책은 아이와 어른 모두 꼭 읽어봐야할 책이라고 말하고 싶다. 어른들은 경제권을 가지고 물건을 소비하는 주체이긴 하지만, 그중에서 아이들을 위해 소비되는 금액도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또한 아이들이 자라 어른이 되었을때 더 많은 공정한 무역이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조금씩 활성화되기 시작한 공정무역에 대해 좀더 많이 알아야 할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세상 모든 것이 그렇듯 첫술에 배부를 수는 없다. 작은 물방울이 떨어져 바위를 뚫듯 공정 무역도 지금은 작은 움직임에 불과하지만 우리의 작은 움직임이 모이고 모여 세상 사람들과의 공존 나아가 지구와의 공존공생을 위한 큰 밑천이 될거라 생각한다.

사진 출처 : 책 본문 中 (위에서 부터 70~71P, 62+ 83P, 110+114+122P) 

댓글(2)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집요정 2010-08-09 17: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케 이리 세세하게 작성하셨을까요. 성격이 꼼꼼하신듯~~

스즈야 2010-08-09 17:58   좋아요 0 | URL
평소에는 꼼꼼한 편은 아니고 좀 덜렁대는 성격인 것 같은데, 좋게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책 만드는 마법사 고양이 저학년을 위한 꼬마도서관 49
송윤섭 지음, 신민재 그림 / 주니어김영사 / 2010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호오~~ 고양이가 마법사라고??? 보통 고양이는 마법사나 마녀의 조수거나 마스코트가 아닌가? 그런데 마법을 사용하는 고양이라.... 도대체 어떤 마법을 사용하고, 또 어떤 책을 만드는 고양이일까?
책 제목만으로도 호기심을 자극하는 책 만드는 마법사 고양이. 그럼그럼 이제부터 마법사 고양이의 이야기 속으로 들어가 볼까?

고양이 마법사는 새로운 것을 만들기 좋아하는 아마추어 발명가. 고양이 마법사가 만드는 것은 지네 다리로 만든 등긁개나 거미줄로 만든 바구니 등으로 실생활에서는 그다지 쓸모 없는 것뿐이다. 그래서 그런지 사람들은 고양이 마법사를 보면서 쥐나 잡지 고양이가 무슨 발명을 해?라고 하며 무시하며 손가락질하기 일쑤다. 하지만 고양이 마법사는 그런 사람들의 말에도 꿋꿋하게 새로운 발명을 하면서 하루하루를 살아 간다.

그러던 어느 날!! 마을에 사건이 발생했다. 그건 바로바로바로!!!
마을의 보물이자 자랑거리인 <모든 문제를 척척 해결해 주는 마법 책>이 감쪽같이 사라진 사건이었다. 도대체 누가 무슨 목적으로 가져간 것일까? 사람들은 마법책에 너무 많이 의지하고 있기 때문에 마법 책이 없으면 무엇하나 제대로 할 수 없어서 마법책을 찾기에 혈안이 된다. 수사망을 좁히던 사람들은 고양이 마법사를 범인으로 지목하고 고양이 마법사를 추궁하지만 고양이 마법사는 범인이 아니었다.

이런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고양이 마법사는 자신이 새로운 마법 책을 만들겠다고 선언한다. 그러나 여전히 사람들은 고양이 마법사가 하는 말을 무시하고, 들은 척도 하지 않으려 하지만 시장의 중재로 고양이 마법사가 새로운 마법책 만들기에 도전하게 된다. 

그렇다면 고양이 마법사는 어떻게 새로운 마법책을 만들수 있었을까? 변변치 못한 발명한 하는 고양이 마법사인데.... 고양이 마법사가 마법 책을 새로 만든 방법은 바로 사람들이 마법책에서 배운 지혜를 다시 모으는 것이었다. 사람들은 마법 책에만 의존하다 보니, 그것을 이용함으로 해서 자신에게도 지식과 지혜가 생겼다는 것을 간과하고 살았던 것이다. 사람들은 자신이 가진 지혜와 지식을 마법사 고양이에게 알려주는 동안 자신들이 가진 지식이 얼마나 많은지를 그제서야 깨달았다.
 
단순한 이야기로 구성되어 있지만 우리는 많은 것을 생각해 볼 수 있다. <모든 문제를 척척 해결해 주는 마법 책>이란 여기에서 한권의 책으로 보여지지만 다르게 생각해 보면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책들은 각각의 용도와 쓰임에 따라 다른 가치를 지니고 있다는 것이 아닐까? 또한 사람들은 책을 읽고, 책을 통해 도움을 받음으로써 자신도 모르게 지식을 축적해 가고 있다. 그것을 고양이 마법사가 사람들에게 깨닫게 해준 것이다.

엉뚱하고 불필요한 발명만 하는 것으로 보인 고양이지만, 고양이 주제에 쥐나 잡지 무슨 발명이냐고 손가락질 받고, 마법 책이 없어졌을 때 범인으로 몰려 심한 꼴을 당한 고양이지만, 고양이 마법사가 가진 지혜는 사람들을 뛰어 넘는 것으로 보인다. 만약 고양이 마법사가 사람들이 가진 지식과 지혜를 모으려는 생각을 하지 않았더라면 사람들은 자신이 얼마나 많은 것을 알고 있는지 깨닫기나 했을까?

책은 보물 창고이자 지식의 보고라고 한다. 또한 독서는 마음의 양식이라고 한다. 요즘은 각종 매체가 발달해 여러 경로로 우리는 지식을 습득하게 되지만, 그 모든 것이 양질의 것이라고 하긴 어렵다. 하지만 책에 담겨 있는 것들은 대부분의 지식이 양질의 것이고, 원하는 목적에 따라 가치 효용이 달라지기도 하는 등 책이 가진 장점은 일일이 열거하기 어려울 정도로 다양하다고 생각한다.

물론 책을 모든 문제를 해결해 주는 수단으로 여겨서는 안되겠지만, 책이 가진 다양한 장점과 가치를 생각해 본다면 책이 우리에게 있어 얼마나 귀중한 존재인지, 독서란 것이 우리에게 얼마나 넓은 세상을 보여주는 것인지 인정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책 만드는 마법사 고양이는 책과 독서의 중요성과 가치, 그리고 그것으로 인해 얻는 행복과 만족, 기쁨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요즘은 워낙 많은 책이 쏟아져 나와 어떤 책을 읽을지 망설여지는 순간도 많고, 다양한 매체들의 발달로 인해 책보다는 다른 매체를 이용하고 싶은 생각도 많이 들게 하지만, 책과 독서에 관해서 단 하나 변하지 않는 진리는 책속에 담긴 다양한 이야기는 우리에게 지식뿐만이 아니라 지혜, 그리고 행복까지도 전해준다는 것일 것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가방 도서관 1
요시자키 세이무 지음 / 미우(대원씨아이) / 2010년 6월
평점 :
품절


내가 초등학교에 다니던 시절, 집 근처에는 도서관이 없었다. 그래서 난 토요일 4교시 수업이 마치면 부리나케 집으로 달려오곤 했다. 왜냐하면 토요일에는 이동도서관이 내가 살던 아파트 단지로 찾아왔기 때문이다. 하지만 청소가 늦게 끝나는 날은 열심히 달려와도 번번히 그 차를 놓치기 일쑤였다. 대출 기간은 2주. 당시 변변한 도서관이 없던 중소도시였기에 이동도서관은 내게 큰 보물이었다. 물론버스라고 해도 중형버스정도 크기라 책은 그렇게 많지 않았어도 내 눈에는 보물창고와 다름없이 보였었다.

어린 시절부터 툭하면 아파서 병원에 입원하고 초등학교 입학도 한달이나 늦게 해야만 했던 나에게 있어 책은 또다른 세상을 보여주었다. 책을 보면서 상상의 나래를 마음껏 펴고, 또다른 삶을 살아가는 이를 보면서 잔뜩 부러워하기도 했었다.

가방도서관.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책이 존재하는 곳. 하지만 겉보기에 작은 가방에 불과하다. 사서와 도서관 자체인 가방이 여행을 떠나며 사람들을 만나고 그들의 사연을 전해듣는 이 만화는 힐링계 작품이다. 총 15가지의 에피소드가 등장하며, 각기 다른 사람들의 다양한 사연이 담겨 있다. 할아버지의 유품으로 남겨진 책에 관한 이야기, 어머니와 아들의 동반자살에서 살아 남은 아들이 책 한권으로 인생이 바뀌게 되는 사연, 죽은 아들의 책을 만나게 된 아버지 등 책에 관한 추억과 아픈 기억을 가진 사람들이 가방 도서관을 만나면서 그들의 아픔을 치유하고, 다가올 미래에 대해 희망을 품게 된다.

하지만 가방 도서관에는 이런 사연들만 있는 것은 아니다. 때로는 엉뚱하고 때로는 유머스러운 유쾌한 순간들도 많이 만나볼 수 있다. 가방 도서관에게 평범한 삶을 사는게 어떻냐는 가방 수선 장인의 뒤에 숨겨진 사연, 가방 도서관이 일년에 3일은 꼭 휴관을 하는 사연, 가방 마니아 여성의 가방 도서관 유괴 사건등을 비롯해 사서 아저씨와 가방 도서관의 귀여운 실랑이등은 절로 미소를 떠오르게 하거나 웃음이 터지게 한다. 특히 가방 마니아 여성에게 가방 도서관이 선물한 책 제목에 폭소를 떠뜨리고, 가방 레코드와의 만남에서는 또다른 가방이 존재할 가능성에 대해 한껏 기대치를 끌어올리게 한다.


작은 가방 속의 모습은 이렇다. 마치 M.C. 에셔의 판화에 나오는 그런 공간과도 같은 느낌이랄까. 수많은 계단과 수많은 문들. 이 문들의 안쪽에는 다양한 목록으로 분류된 장서들이 빼곡하게 들어차 있다. 이 미로와 같은 공간안에서는 사서조차도 길을 헤맬수 있을 정도라고 한다. 문득 이 공간을 탐험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다가도 길을 잃고 미아가 될까 두려워진다. 대신 원하는 책이 있다면 말만 하면 된다고 하니, 굳이 들어가지 않아도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이 작품을 읽으면서 궁금해지는 것이 하나 있다. 그건 바로, 맨 처음과 맨 나중에 나오는 가방 도서관을 쫓아 다니는 한 여성의 이야기이다. 꼭 읽고 싶은 책이 있다면서 가방 도서관을 찾아다니지만 결국 간발의 차이로 놓치는 여성. 하지만, 그녀는 가방 도서관을 쫓아 다니는 사이에 자기가 읽고 싶었던 책이 무엇인지도 잊어버리게 된다. 그러고 보니 나 역시 오래전에 절판된 책을 찾아 고서점을 뒤지던 기억이 있다. 하지만 아예 없거나 있어도 비싼 가격에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던 기억이 난다. 그후 세상에는 읽을 책이 이렇게나 많은데, 굳이 그 책에 집착을 할 필요가 있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그 여성도 마찬가지가 아닐까. 가방 도서관을 찾는 일에만 집착을 하다 보니 결국 자신이 무엇을 읽고 싶어 했는지도 잊어버리게 되었다는 것은 우리에게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든다. 

각기 다른 책들과 그 책들에 얽힌 다양한 사람들의 사연, 그리고 가방 도서관이 인용하는 괴테의 문구는 가슴에 잔잔한 파문을 일으킨다. 따스하면서도 유쾌한 가방도서관의 다음 이야기가 무척이나 기다려진다.  

사진 출처 : 책 본문 中(84P)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주병국 주방장 보름달문고 38
정연철 지음, 윤정주 그림 / 문학동네 / 2010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처음에 책을 봤을 때는 장편 소설인가 싶었는데, 목차를 보니 총 6편의 단편이 실려 있었다. 초등학생들이 주인공이 되어 각자의 이야기를 펼쳐나가는데, 똑같은 아이들이 하나도 없다. 다들 집안 환경이나 성격등이 달라 읽는 재미가 배가 되었다고나 할까? 기특하기도 하고, 안타깝기도 하고, 웃기기도 하는 등 다양한 아이들의 다양한 이야기는 무척 신선하고 즐거웠다.

네 꿈은 뭐니? - 주병국 주방장

내가 초등학교에 다닐때 장래 희망에 대해 이야기해보라고 하면 대다수의 아이들은 선생님, 의사, 간호사, 군인등 이었다고 기억한다. 중소 도시의 초등학교였던데다가 당시에는 직업적 다양성이란 것이란 것도 몰랐던 때이니 주로 이런 대답이 나오는 게 당연했다. 요즘 아이들은 어떠려나? 개그맨, 가수, 탤런트요라고 대답하는 아이들이 많을 것 같기도 하다. 멋진 외모에 인기 많은 연예인이라, 요즘 아이들에겐 연예인이 최고의 직업으로 보일지도 모르겠지만, 우리의 주인공 주병국은 호텔요리사가 꿈이란다. 그래서 열심히 블로그 활동도 하고, 엄마에게 인정받기 위해 열심히 요리 수련도 하지만, 번번히 돌아오는 건 질책뿐이다. 세상살이가 얼마나 힘든지 아는 엄마로서는 그저 공무원이 되어 철밥통 차고 다니는 게 최고의 직업으로 여겨질지 모르겠다. 하지만 병국이는 아직 어려서 그런 것 보다는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하고 싶어한다. 세상의 무서움을 아는 엄마와 아직은 꿈을 간직하고 싶은 병국이의 한 판 승부는 여전히 진행중! 

넌 어느 별에서 왔니? - 외계인 친구 1호

아이들은 자신과 다른 외모를 가진 상대를 배척하는 경향이 있다. 게다가 요즘처럼 외모 지상주의가 판치는 세상이라면 더욱 그렇다. 외계인 친구 1호에 등장하는 소년은 생김새가 독특하다는 이유로 아이들의 놀림감이 된다. 이미 몇번의 전학에도 변함없는 아이들의 태도. 그러나 소년은 그러려니 하면서 이미 체념한 상태이다. 소년을 놀리는 아이들중 가장 심한건 서장원이라는 학급 친구. 그러나 알고 보니 장원이도 예전학교에서 놀림을 받던 아이였다. 자신에게 상처가 있으면 상대의 상처도 보듬어줄 수 있을 것 같지만, 의외로 그런 사람들이 더 많이 다른 이를 괴롭힌다. 아마도 상대를 먼저 놀리지 않으면 자신에게 그 놀림이 되돌아오지 않을까 싶어서가 아닐까. 게다가 소년의 엄마와 아빠는 너무 바빠서 신경써줄 겨를도 없고, 대신 엄마는 소년의 반에 피자를 돌린다든지 하는 식으로 문제를 회피한다. 그러다 보니 선생님의 무관심한 호의와 아이들의 얄궂은 말에 더욱 상처를 받게 된다.

그러던 어느날 소년은 장원의 비밀을 알게 되는데, 그것을 이용해 장원을 놀리기 보다는 손을 내민다. 모른척 할 수도 있고, 오히려 놀림감으로 만들수도 있었지만, 소년은 이미 장원을 용서하고 받아들이기로 한 것이다. 많은 우여곡절이 있었지만, 진정한 친구를 찾을 수 있게 된 것, 그것 하나로도 가슴은 따스해져 온다.

속물모녀 - 독립만세

요즘 시대에 사람들을 칭하는 용어 중 흔하디 흔한 말이 속물이란 표현일 것이다. 독립만세에 나오는 미나와 미나의 엄마는 속물이란 기준에 딱 들어 맞는다. 아빠를 꼬드겨 할아버지 돈으로 사업을 하다 망해 놓고 할아버지 집으로 들어가게 된 미나네 가족. 하지만 미나의 엄마는 전혀 기죽지 않고, 할아버지 앞에서는 알랑방귀를 뀌고, 뒤에서는 험담을 한다. 게다가 미나는 할아버지가 사주겠다는 핸드폰에 욕심이 나 모범 어린이 상을 받기 위해 갖은 애를 쓴다. 고것 참 맹랑한 녀석이군이란 소리가 저절로 나오는 아이가 바로 미나다. 결국 할아버지 집에서 쫓겨나고, 전학까지 하게된 미나와 미나의 엄마는 독립 만세를 외치지만 그 외침이 다 하기도 전에 문이 쾅하고 닫힌다. 푸흡.... 웃음이 터진다. 그래도 미나와 미나의 엄마는 열심히 속물로 살아가겠지?  

개발과 발전에 멍들어가는 동심 - 쑥대밭

쑥대밭은 6편의 작품중 가장 안타까웠던 작품이다. 신도시 개발로 인한 생활 환경의 변화는 비단 어제 오늘만의 이야기는 아니다. 그린벨트로 묶였던 지역이 그린벨트 해제로 개발되어 가는 곳. 그곳에 있는 아이들이 뛰놀던 풀밭은 아스팔트로 뒤덮이고 고층 아파트며 빌라가 차례대로 들어선다. 아파트나 빌라에 입주한 아이들은 여전히 재개발 구역에 살고 있는 아이들을 놀리고, 무시하고, 깔본다. 한우는 아파트에 이사한 아이들이 부럽기만 하고, 아버지께 아파트로 이사가자고 하지만 아버지는 자신은 농사를 지어야 사는 사람이라며 고집을 부린다. 급속한 개발과 발전에 멍드는 동심. 이 아이들은 커서 어떤 어른으로 자라게 될까.

'첫사랑'일까? - 껌

예전 학교 다닐때를 생각해 보면 한 반에 이런 아이 꼭 하나씩 있다. 바로 정훈이처럼 나서기 좋아하고 어른에게는 인정받지만 또래 집단내에서는 잘난척 한다고 비난받는 아이가... 혜미는 정훈이가 너무너무 싫다. 반장도 아닌데 나서고, 낄데 안낄데 구분못하고 다 껴드려는 정훈이가 너무 싫다. 게다가 혜미는 담임 선생님을 좋아하는데, 정훈이는 혜미에게 관심이 있는 듯 하다.

첫사랑이라... 내가 학교 다닐때만 해도 남자 아이들과 여자 아이들은 서로 앙숙이었다. 당연히 첫사랑이란 건 고등학교 다닐 때쯤에서야 시작하는게 보통이었는데, 요즘 아이들은 무척이나 성숙하구나 하는 생각도 든다. 껌은 보면서 무척이나 유쾌했었는데, 아직은 자신의 감정을 인정하고 싶지 않지만 정훈을 보는 시각이 조금씩 달라지는 혜미의 시선이 무척이나 상큼했달까?

이웃과 더불어 살아가기 - 쿵쿵

쿵쿵은 층간 소음과 이웃과의 소통 부재란 문제를 다루고 있다. 요즘은 단독주택보다는 아파트같은 구조물에 살다 보니 당연히 층간 소음이 문제가 되는 경우가 많다. 1605호와 1705호에 사는 두 남자 아이를 주인공으로 각각의 입장에서 이야기가 진행된다. 1705호에 사는 동규의 동생은 주의력결핍 과다행동장애를 앓고 있다. 게다가 엄마아빠의 이혼으로 인해 엄마가 생계를 책임져야할 입장이다 보니 동규는 동생 동민이를 늘 혼자서 돌봐야 한다. 게다가 아랫층에서 동민이가 뛰는 것이 시끄럽다고 문제를 삼으니 동규 입장에서는 동민이도 싫고, 아랫층 사람도 싫은 건 당연하다. 바로 아래윗집이면서도 서로의 사정에 대해 하나 모르는 요즘 사람들의 모습이 고스란히 묻어난다. 그런 것은 1605호에 사는 재호네도 마찬가지다. 윗층이 시끄럽다고 일부러 시끄럽게 구는 재호네 엄마. 하지만 그것은 고스란히 15층에 피해를 준다. 서로 더불어 살아가는 공간에서의 예절도 물론 필요하겠지만, 서로 소통하고 이해하려는 노력이 먼저 필요하지 않을까 싶은 생각이 부쩍 많이 드는 단편이었다.

총 6편의 단편에 등장하는 아이들은 모두 각자의 사연을 안고 있다. 자신의 꿈을 이루고 싶어하는 아이도 있고, 왕따를 당하는 아이도 있다. 또한 이른 나이부터 속물 근성으로 똘똘 뭉쳐 살아가는 아이도 있고, 개발로 인해 생겨난 계층으로 인해 고통받는 아이도 있고, 풋풋한 첫사랑을 시작하는 아이도 있다. 그리고 남들에게는 보이고 싶지 않은 상처를 혼자 끌어안고 사는 아이도 있다.

우리들이 생각하기에 아이들은 모두 밝고 긍정적이고 명랑하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아이들에게도 나름의 고민이 있고 생각이 있다는 건 무시하고, 어른의 사고방식으로 아이를 이해하려다 예기치 않는 충돌을 일으키는 경우도 많다. 여기에 등장하는 아이들은 각자의 개성이 뚜렷한 아이들이며, 나름대로 생각하는 바가 뚜렷하다. 물론 이 단편들에 등장한 아이들보다 더 다양한 성격과 개성을 가진 아이들이 세상에 존재한다. 이렇듯 다양한 아이들의 성격과 개성을 이해하고 포용하는 것이 어른의 지혜가 아닐까.

주병국 주방장은 아이들에겐 자신과 다른 생각과 관점을 가진 아이들의 이야기를 보면서 서로를 더 잘 이해하게 만들고, 어른들에게는 다양한 개성과 성향을 가진 아이들에 대해 좀더 많은 이해와 관심을 가지게 만들 책이라 생각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청색의 수수께끼 밀리언셀러 클럽 82
아베 요이치 외 지음, 김수현 옮김 / 황금가지 / 2008년 4월
평점 :
품절


에도가와 란포상 수상작가들의 단편 모음집 그 네번째 이야기인 청색의 수수께끼. 어쩌다 보니 순서가 좀 뒤바뀐 감은 있지만, 시리즈 물이 아니라 그대로 읽기로 했다. 먼저 읽었던 적색의 수수께끼는 가족사와 관련된 이야기가 다수 포함된 작품이라 말그대로 따스한 면이나 안타까운 면이 느껴졌다면 청색의 수수께끼는 야쿠자, 사기꾼 등이 등장하는 말 그대로 약간은 차가운 면이 강조되는 책이었달까.

첫번째 작품인 아베 요이치의 푸른 침묵은 친구의 이유없는 동반자살에 의문을 느낀 한 여성이 그 진상을 밝히고, 친구의 누명을 벗겨주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작품이다. 여자 혼자서 야쿠자를 상대로 한다라.... 솔직히 말해서 이런 설정은 정말 싫어하는 설정이다. 물론 여성을 깔보는 건 아니지만, 야쿠자가 동네 애 이름도 아니고, 여자 혼자서 맞서기에는 (그건 남자라도 마찬가지이다) 너무나도 위협적인 존재가 아닌가. 또한 불타는 의협심으로 일단 나서고 보자는 그런 태도도 정말 싫다. 이런 캐릭터의 경우 논리적이고 이성적인 판단보다는 감정적인 판단을 앞세우게 마련이라 보는 사람도 조마조마해진다. 그래놓고, 자신이 끌어들인 사람에게 위험이 닥친 걸 알았을 때, '무사하기만을 바랄 뿐' 이라는 태도는 정말 대놓고 말해서 토나온다. 야쿠자의 비밀 사업에 대한 이야기와 그 일때문에 살해 당한 친구와 친구의 남자 친구를 위해 진상을 밝히겠다는 일념은 좋으나, 캐릭터가 마음에 안들어 그저 그랬던 작품. 현실성이 너무 없는거 아닌가 싶다.

다나에란 제목을 봤을 때, 난 구스타프 클림트의 다나에를 떠올렸다. 내가 무척이나 좋아하는 화가이기도 해서 많이 기대를 했는데, 알고 보니 렘브란트의 다나에였다. (이런, 이런..) 그렇다고 소설 내용에 실망한 건 아니다. 젊은 화가의 전시회에서 초상화 한점이 무참하게 찢겨 나간다. 누가 왜 이런 범행을 저지른 것일까. 렘브란트의 다나에와 관련한 이야기가 무척이나 흥미로웠던 작품으로, 그림에 얽힌 비밀과 화가의 과거지사가 결합되어 독특한 재미를 만들어낸 작품이었다.

터닝포인트는 여성 보안사를 주인공을 한 작품으로 무척이나 흥미로운 작품이었다. 백화점같이 사람들이 붐비는 곳에서 슬쩍슬쩍 발생하는 도난 사건을 감시하는 여성 보안사들. 더불어 카드 범죄인 스키밍이란 것을 다루고 있어 무척이나 재미있게 읽었다. 또한 로맨틱한 면이 엿보이기도 해 여성작가의 작품이란 걸 이름을 보지 않아도 단박에 눈치챌만한 작품이었다.

사이버 라디오의 이케이도 준은 은행원 니시키씨의 행방불명이란 작품으로 잘 알려진 작가이다. (나도 책을 가지고 있는데, 벌써 반년 이상 묵혀뒀다.... 반성중) 어쨌거나, 특수한 능력을 가진 사기꾼 아오시마가 야쿠자와 재벌 그룹을 상대로 벌이는 사기 행각은 통쾌하기도 하고, 짜릿하기도 했다. 특히 마지막 장면은 반전이라고도 볼 수 있는데, 마지막까지 유쾌했달까? (근데, 좀 걱정되는 건 그렇게 해놓고 아오시마가 과연 무사할 수 있을까??)하는 생각이.....
전직 은행원 출신의 감각이 잘 드러난 작품으로 금융 배경 미스터리를 잘 쓰는 작가란 생각이 팍팍팍!

온천잠입은 처음엔 뭐 그렇고 그런 이야기라 생각했는데, 뒤로 갈수록 엄청 재미있어졌다. 3류 배우가 성공하기 위해 자신의 몸을 팔고, 성공의 조짐이 보이자 정을 맺어왔던 사람과 헤어지려는 상태에서 살인 사건이 발생한다. 시체를 숨기기 위한 온천 여관들의 싸움. 도대체 그 싸움은 어떻게 끝날 것인가? 살인 사건이라는 무거운 소재가 등장함에도 불구하고 끝내는 푸하하하핫하고 웃음이 터지고야 말았다. 게다가 드라마 촬영이란 것과 실제 발생한 사건을 헷갈려하는 온천 관리인의 오해도 웃음을 터지게 하는데에는 충분했다.

총 다섯편의 작품을 보면 다양한 소재와 다양한 캐릭터가 등장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첫작품을 제외하고는 전부 만족할만한 작품이었고, 단편임에도 불구하고 완결성이 있어서 무척 좋았다. 나머지 작품인 백색의 수수께끼와 흑색의 수수께끼도 기대중~~~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