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슨 일이 일어났는지는 아무도
김영하 지음 / 문학동네 / 201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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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우리는 가끔 착각을 한다. 자신이 겪은 일에 대해 잘 안다고. 자신이 느낀 것에 대해 잘 안다고.
또한 직접 겪어 보지 않고 다른 사람의 이야기만을 듣고서도 그 일에 대해 잘 아는 것처럼 착각한다.
그러나 그게 진짜일까?
가만히 생각해 보면 내가 겪은 일이나 경험한 일도 나중에는 기억에 희미해지고 퇴색되어 각색되어 간다.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은 분명한데, 그게 사실인지 나중에 덧붙여진 기억인지 헷갈려 하고, 그때 느낀 감정과 새삼 느끼는 감정 사이의 괴리에서도 몹시 불편해하는 게 우리네 인간이다.

진정한 사랑을 꿈꾸지만 늘 실패하는 여성과 자신을 로봇이라 생각하며 누군가 자신에게 진심으로 다가오면 로봇 3원칙을 내세우며 슬그머니 꽁무니를 빼는 남자의 이야기를 담은 로봇은 제목만 보면 SF소설이라고 착각할 수도 있겠지만, 속사정을 알고 보면 진실한 사랑앞에 한없이 작아지는 현대인들의 모습을 담고 있다.

사랑이란 모티브를 가진 다른 소설로는 여행과 밀회, 마코토, 퀴즈쇼등이 있다. 이렇게 구분해도 될지는 모르겠지만 일단 나는 이렇게 나눠 봤다. 여행은 이별한 옛연인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고, 밀회는 제목에서 느껴지듯 불륜의 사랑을 이야기한다. 여행에서 특히 흥미로웠던 점은 이별의 수순을 담담히 밟고 있던 연인들이 한 사람의 결혼이란 것에 의해 흔들리는 모습을 보여준다. 하지만 그것은 남자뿐이었을뿐, 여자에게는 더이상 그 사람과의 사랑을 재고할 가치도 없다는 것이 보인다. '잘 모르는 사람'이란 말에 그 속내가 완전히 드러나는 듯 하다. 그는 납치범이 될 각오도 했는데 말이다. 그가 그러한 행동을 하게 된 것은 그 여성에 대한 다 거두지 못한 마음때문이었을까, 아니면 혼자 남겨져 끈떨어진 연처럼 되어버린 자신에 대한 연민때문이었을까.

밀회의 경우, 그 무대가 되는 건 독일의 하이델베르크이다. 그곳에서 7년간의 세월동안 사랑과 이별을 반복한 커플이 있다. 아름다운 거리의 모습, 일상적인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의 모습 뒤에 조금씩 위화감이 느껴진다. 마지막에 이 남자의 현재 상황이 극명하게 드러나면서 반전의 묘미를 맛보게 된다고 할까. 하지만 사랑하는 사람에서 일반적 대상으로 바뀌는 그 순간이 씁쓸하기만 하다.

마코토는 이 소설집에서 가장 유쾌했다고 기억한다. 짝사랑 상대인 일본인 유학생과 그를 좋아하는 다른 여학생들과의 경쟁과 갈등을 보여주는 이 단편은 화자가 여성이다. 남성작가가 여성을 화자로 한다는 건 어쩌면 리스크를 감수해야 할테지만, 읽는내내 위화감이라곤 전혀 없었다. 오히려 여성의 심리를 너무나도 잘 포착해 내는 포인트에 웃음이 터지기도 했다. 그런데, 동경에서 재회한 마코토와 지영에게는 그후 어떤 일이 있었을까? 글쎄, 그건 아무도 모른다.

퀴즈쇼는 우연히 재회한 남녀 동창의 이야기이다. 처음에는 평범한 사람들의 이야기겠거니 하고 생각했는데, 알고 보니 과거에 엄청난 사건이 있었다랄까. 재회의 기쁨이 사랑으로 이어진다라는 것보다는 그속에 감춰져있던 아무도 몰라줬던, 외면했던 그녀의 비밀이 가슴아팠다.

악어의 경우 환상적인 판타지느낌이 느껴졌다. 아마도 목욕탕에서 있었던 일이나 수영장에서 있었던 일때문일지도 모르겠지만.. 목소리란 것으로 다른 사람의 인정을 받고, 자신의 정체성을 걸었던 남자가 자신의 목소리를 잃었을 때 그에게 무슨 일이 일어났을까? 

초단편인 바다 이야기를 읽으면서 뒷통수를 얻어맞는 느낌이었다. 일상을 탈출해 일탈의 기분을 느끼고자 여행을 떠난 바다. 그곳에서 일상이 부서진다. 이것 참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 오늘의 커피역시 웃어야 하나 말아야 하나 고민을 했던 작품인데, 우리는 작가의 시점으로 이들을 보고 있기에 이들에게 무슨 일이 있었는지 가늠이라도 하지, 실제로 그들 곁에 있던 사람들은 그들에게 무슨 일이 있었는지 알고나 있을까?

현대 사회를 살아가는 우리들의 모습을 보여 주는 이 책에 등장하는 사람들은 우리들과 같은 평범한 사람들이다. 하지만, 때로 그들은 우리들의 상식을 벗어나는듯 행동하기도 한다. 그리고 우리는 그런 그들을 통해 '어떠한' 쾌감을 느끼기도 한다. 몰래 엿보고 있다는 느낌이랄까. 당사자가 아니라면 경험하지 못한 일들을 엿보고 간접경험하는 느낌이랄까. 그러면서 어느새 그들의 삶에 나의 삶을 비춰본다.

무슨 일이 있었는지는 아무도는 내가 두번째로 읽은 김영하의 소설이다. 겨우 두 권을 읽은 것 가지고 이 작가에 대해 판단하고 그 느낌을 글로 쓰기가 대단히 송구스럽다. 하지만, 확실히 하나 말하고 싶은 것은 하얀 속살을 기대하며 깎은 사과의 속이 빨개서 깜짝 놀라는 느낌을 주게 하는 작가가 김영하라는 것이다. 그것은 배신감이란 형태가 아니다. 기대 이상의 것을 주는 것이라고나 할까? 이 책에 담긴 13편의 단편들은 나와 같은 하늘 아래에서 숨쉬며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이다. 그들의 심장이 팔딱팔딱 뛰며 자신들만의 이야기를 만들어 가듯 내 심장도 팔딱팔딱 뛰며 나만의 이야기를 만들어 간다. 비록 서로 상대에게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는 모를지라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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똑똑한 고양이 마루벌의 좋은 그림책 57
피터 콜링턴 글.그림, 김기택 옮김 / 마루벌 / 200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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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어떤 고양이가 똑똑한 고양이인 것일까.
사람의 말을 알아듣고 감정을 공유하는 고양이? 아니면 재주를 잘 부리는 고양이?
도대체 어떤 고양이가 똑똑한 고양이란 걸까?

이 책에 등장하는 고양이는 처음에는 사람의 보살핌을 받는다. 그러다가 사람에게서 현금카드 및 집열쇠를 받게 되고는 혼자 통조림을 사먹고, 식당에 가고 영화를 보고, 카드 게임도 하는 등 사람과 똑같은 생활을 한다. 처음으로 만져 본 돈, 그것은 고양이에게 새로운 경험을 가져다 준다.

하지만, 받은 것에는 대가를 치뤄야하는 법. 고양이는 자기가 먹을 것을 사고, 집세를 내기 위해 일을 시작한다. 사람들은 고양이를 보고 똑똑하다, 영리하다고 하며 입이 마르게 칭찬을 한다. 이런 말에 으쓱해진 고양이는 낮잠이나 늘어지게 사는 고양이를 보면서 한심한 녀석들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열심히 일해서 돈을 벌어도 집세을 내고 쇼핑하면서 쓴 카드값으로 다 나가고 겨우 통조림만 살 돈만 남게 된다.

그런 자신을 보며 이 고양이는 다시 예전의 삶으로 돌아가게 된다. 이는 인간 세상을 경험해 본 후 내린 판단이다. 그후 사람들은 이 고양을 보고 한심하다고 하고, 다른 고양이는 이제서야 똑똑한 고양이가 되었다고 한다. 마지막 한 문장을 보면서 푸흡하고 웃음이 터져버렸다.

그렇구나. 작가는 바로 이것을 말하고 싶었구나 라는 걸 느끼게 된 문장이었다고나 할까. 우리 인간의 눈으로 본 고양이, 고양이가 보는 인간의 삶, 그리고 고양이가 살아 본 인간 세상은 모두 제각각의 시선을 가진다. 

사람들은 고양이가 사람답게 행동할 때 똑똑하다고 하고, 고양이답게 구는 것을 한심하다고 한다. 그러나 고양이들 눈에는 인간처럼 행동하는 고양이가 한심했고, 고양이다운 고양이의 모습에 똑똑한 고양이라 한다. 어쩌면 우리들은 모두 자신이 속한 그룹안에서 인정되는 행동을 할 때 비로소 대접을 받는지도 모르겠다.

고양이가 경험한 인간 세상은 분명 특별한 것이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그런 것을 누리기 위해서는 고양이 자체의 삶을 포기해야만 했다. 세상은 기브 앤 테이크란 룰이 있으니까. 고양이에게 인간 세상의 삶은 처음에는 신기하고 재미있었지만, 힘겨웠다. 반대로 고양이로서 살아가는 것은 인간의 보살핌을 받아야만 하는 것이지만, 그 나름의 자유와 여유로움이 댓가로 주어지는 것이었다.

우리 인간들은 어쩌면 자신이 더 풍족하게 살기 위해 많은 것을 포기하고 있는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든다. 내가 더 많은 것을 요구하게 되면 상대도 내게 더 많은 것을 요구하는 것이 이 세상의 이치이니까. 비록 고양이는 전처럼 맛있는 식사도, 즐거운 놀이도 더이상은 하지 못하겠지만, 자신으로서 살아가는 것이 진정한 행복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그렇게 생각하면 우리 인간은 얼마나 어리석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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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 그림 이야기 - 옛그림의 인문학적 독법
이종수 지음 / 돌베개 / 201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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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 그림 이야기. 총 8글자의 책 제목에는 아무런 방점이 없다.
도대체 어디서 끊어 읽어야 할까.
이야기, 그림 이야기? 아니면 이야기, 그림, 이야기? 그것도 아니라면 이야기 그림, 이야기?

저자에 따르면 이 책은 이야기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그림에 대한 이야기다. 그렇다면, 세번째 정도의 의미를 가질거라 생각한다. 이야기를 담고 있는 혹은 이야기를 바탕으로 그려진 그림이라고나 할까. 그러나 책장을 휘리릭 넘겨 보던 나는 당황하고 말았다. 보통 그림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는 책들을 보면 도판 목록이 많게는 100장 가까이 되는 것도 있지만, 이 책의 경우 도판이 그리 많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림의 바탕이 되는 이야기를 중심으로 씌어진 글이라면 이러한 구성에 고개가 끄덕여진다.

이 책에 등장하는 그림들은 모두 동양화들로 중국의 옛그림과 우리의 옛그림들에 담긴 이야기와 그 그림의 바탕이 되는 이야기를 풀어내고 있다. 동양화라.. 사실 난 동양화라고 하면 부끄럽게도 '그것'이 먼저 떠올려진다. 시쳇말로 동양화 감상이라는 그 놀이말이다.
진지하게, 곰곰히 생각해보면 내가 학창 시절 미술 시간에 배운 민화며 풍속화, 산수화 몇 점, 그리고 어른이 되어 좋아하게 된 일본의 우키요에 정도가 내가 아는 동양화의 전부이다.

그렇다면 왜 동양화에 대해 이정도의 지식밖에 없을까. 예전을 돌이켜 생각해보니 중고교 시절 미술 시간에 배웠던 것은 주로 서양의 그림이었다. 그리고 대학 교양수업으로 들었던 미술의 이해란 과목도 서양 화가와 화풍을 중심으로 하는 내용이었다. 그래서 지금도 서양화의 흐름이나 유명한 서양화가들의 그림은 보면 대충 알수 있을 정도이지만, 그에 비해 내가 속한 동양권의 그림에 대해서는 아는 것이 거의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이다. 이런 내게 다가온 이야기 그림 이야기는 내가 몰랐던 동양화에 대한 새로운 접근을 가능하게 해주었다.

책은 총 4부로 구성되어 있다. 첫번째는 권(卷), 두번째는 축(軸), 세번째는 병풍, 네번째는 삽화이다.
병풍이나 삽화는 지금도 볼 수 있는 우리가 잘 아는 그림 형식이다. 그렇다면 권과 축은 무엇을 의미할까. 사실 한자로 써놓아서 그렇지 의미가 어려운 단어는 아니다. 권은 두루마리 그림을 의미하고 축은 벽에 걸어 놓고 감상하는 그림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이렇듯 권, 축, 병풍, 삽화로 나뉘어진 그림 양식은 각각의 주제아래 총 2가지의 옛이야기를 바탕으로 이야기가 진행된다.

두루마리 그림은 종이가 발명되기전 대나무에 글을 쓰고 말아서 보관하는 죽간을 떠올리게 했다. 물론 종이가 발명된 이후에는 종이에 그림과 글을 쓰고 말아서 보관하겠지만, 종이 이외에도 비단도 이런 용도로 사용되었다. 말려 있는 긴 종이에 그려진 그림과 텍스트. 한번에 펼쳐 보기 보다는 조금씩 펼쳐 보는 그림이라고 할까. 따라서 두루마리 그림인 권은 서사성이 강조되는 작품이 많다.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진행되는 이야기를 담고 있으며, 조금씩 펼쳐 보기에 종이의 길이에 구애받지 않는다는 장점도 있다.

권의 형식으로 그려진 이야기 그림에 나오는 낙신부도는 조조의 아들 조식이 사랑했던 한 여인에 대한 시를 그림으로 표현한 것이다. 한장한장 넘기는 그림이 아니라 펼쳐가는 그림이기에 물흐르듯 진행되는 느낌을 받을 수 있었다. 후적벽부도는 관직을 멀리하고 낙향한 소식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두 작품 모두 서사성이 강조된 작품이라 시간의 흐름과 공간의 변화등이 뚜렷하게 보여 정말 한편의 이야기를 보는 듯한 느낌이었다.

걸어 놓는 그림인 축은 한번에 모든 것이 보이기 때문에 두루마리 그림이 갖는 서사성보다는 한장의 그림에 모든 것을 담아내는 함축성을 지닌다. 시간의 흐름 속에서 가장 인상적인 순간을 담고 있는 것이 바로 이 축이라고나 할까. 그래서 그럴지는 그림의 바탕이 되는 이야기를 모르는 사람은 이 그림의 전체 전개를 이해하지 못할 수도 있을 것 같다. 나 역시 그런 사람중의 하나로 필자가 자세한 이야기를 해주지 않았더라면 도대체 이게 무슨 내용일까 싶었을 것 같다. 하지만 권과 달리 한폭에 모든 걸 담아내기에 권보다는 사람의 눈을 집중시키는 힘을 가진듯 보인다. 특히 장대천의 도원도를 보면서 나는 감탄에 감탄을 거듭했다. 사람들의 이상향이라 일컬어지는 도원의 입구를 그린 이 그림은 그 자체로 나를 압도시켰다고 할까. 묵의 농담, 흐드러지게 핀 꽃의 아름다움, 그리고 보일듯말듯한 도원의 입구는 비록 서사성은 가지고 있다고는 할 수 없지만, 보는 이의 상상력을 자극하는 그림이었다.

병풍은 우리에게 꽤나 익숙한 그림 형식의 하나이다. 물론 병풍이라고 해서 그림만을 그려 놓은 것만이 있는 것은 아니고, 좋은 글귀를 써놓은 병풍이나 장수를 기원하기 위해 십장생도를 그린 병풍, 풍경의 아름다움을 그린 산수화로 이루어진 병풍도 있지만, 이 책은 이야기 그림을 다룬 것이니 이야기를 담은 병풍에 대한 이야기를 집중적으로 하고 있다.

병풍에 나오는 그림은 우리나라 산수화가로 유명한 정선의 작품과 풍속화로 유명한 김홍도의 작품에 대해 이야기한다. 정선의 그림과 김홍도의 그림을 비교해 보면 무척이나 재미있다. 정선의 그림에서는 사람을 아주 작게 표현해서 멀찍이서 보면 산수화를 그린 병풍이 아닌가 싶지만, 자세히 보면 사람이 조그맣게 그려져 있다. 반대로 김홍도의 그림은 사람들이 큼직하게 그려져있고, 게다가 등장인물수도 꽤 많다.


위의 사진이 바로 김홍도가 그린 병풍 그림인 서원아집도인데, 총 6폭으로 이루어져 있다. 처음에 그림을 나눠서 봤을 때는 각각 다른 시간대를 보여주는 그림이라고 생각했는데, 멀찍이서 보니 전체가 연결된 그림이었다. 게다가 많은 사람과 사물, 그리고 나무를 배치시켜 두었음에도 불구하고 오른쪽위에서 왼쪽 아래로 이어지는 사선이 탁 트여있어 복잡한 그림인데도 전혀 답답하지 않다. 그것은 아마도 인물과 사물의 절묘한 배치란 부분이 큰 역할을 하기 때문일 것이다. 정말 우리나라에서 손꼽히는 작가의 대작이란 생각이 든다.

마지막에 나오는 삽화는 요즘도 많이 쓰이는 그림의 종류나 누구에게나 익숙할 것 같다. 이 삽화란 것은 책의 보급이란 것과 연관되어 있다. 목판화로 제작하는 방법은 책의 보급률을 높여준다. 필사본의 경우 그 수량이 한정되게 마련이지만, 판화 기법이라면 언제든 찍어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하기에 그림도 특수한 계층의 소유가 아닌 서민층도 소유할 수 있고 감상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일본의 우키요에 역시 목판화란 기법을 이용함으로써 서민층에게 널리 보급되었다. 물론 이럴 경우 가치가 떨어지는 경우도 있겠지만, 서민 문학의 발달과 서민 문화의 발달이란 점에 비추어 본다면 무척이나 긍정적인 요소가 많은 것이 사실이다.

 
 위 사진의 그림은 진홍수의 당심지정북서상비본의 삽화이다. 양쪽으로 나뉘어져 들어가 있는 삽화는 어찌 보면 요즘 만화의 시조가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든다. 특히 밑에 있는 그림의 구름속 장면은 더욱더 그렇게 느끼게 만든다. 저자는 이 삽화를 설명하면서 연극과 관련된 희곡을 염두에 두고 그려진 그림이라고 하는데, 나는 연극보다는 만화가 먼저 생각났다.

이렇듯 총 4개의 카테고리로 총 8개의 이야기 그림을 다루고 있는 이 책은 국문학과 미술사학을 공부한 저자의 깊은 지식을 보여준다. 특히 이야기를 담고 있는 그림이기에 그림의 바탕이 되는 이야기에 대한 이해와 그림 자체에 대한 이해가 상당함을 느낄수 있었다. 조금 어려운 용어도 많이 쓰이기는 햇지만, 그림 하나하나, 그리고 당시의 역사적 사실과 그림에 등장하는 인물에 대한 설명, 그리고 그 인물들과 관련된 에피소드들을 차례차례 보여줌으로써 이 책에 대한 이해를 깊게 해주었다.

이 책은 어렵다고만 생각한 옛이야기와 옛그림들에 대한 편견과 선입견을 떨치게 만들고, 동양화에 대해 더 관심을 가지게 되고, 흥미를 가지게 만드는 책이라고 할 수 있겠다. 저자의 설명이 너무 자세하게 나와 있어 독자의 상상력을 제한하는 부분이 있는듯 느껴지기는 하나, 옛그림에 대한 다양한 지식을 습득하게 하는 걸로는 더할 나위 없는 듯 하다.

사진 출처 : 책 본문 中(162~163p, 196~197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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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개와 서울고양이 2
황숙지 지음 / 서울미디어코믹스(서울문화사) / 200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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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청난 덩치에도 불구하고 아직 자견(강아지)이며, 식탐대마왕에 순박하지만 어벙한 시골개 만세와 까칠하고 도도하지만 뿡알없는 남자인 서울고양이 나빈과 사람 CK, K의 이야기 그 두번째.

시골개와 서울고양이 2권에도 총 세편의 에피소드가 수록되어 있다. 1권을 봤을때는 싱글벙글하면서 봤지만, 2권을 보면서 뒷골이 땡기고 분노 게이지가 확 치솟는 경험을...!? 그건 바로 정말 어이없는 캐릭터들이 등장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도대체 어떤 어이없는 캐릭터들이 등장할까?

첫번째 에피소드에는 나빈과 만세가 사는 집의 옆집 아줌마가 등장한다. 도심에 살면서 닭들을 키우지 않나, 불법 쓰레기 소각을 하지 않나, 그러면서도 C에게 와서 더러운 개와 고양이를 키운다느니, 빨리 안없애면 보신탕으로 만든다느니 하고 억지를 부린다. 솔직히 말해 아들이 수의사면 - 그것도 둘이나 - 개나 고양이를 키우는 집에 대해서는 좋은 태도를 가지지 않나? 그러나 이 아줌마는 뵈는게 없나 보다. 무조건 우기고, 무조건 더럽단다. 자기는 닭은 키우면서 말이다. 닭냄새가 얼마나 지독한데....

또한 고양이 애호가들 모임에서 만난 동호회 회장이란 여자. 이여자도 완전 밥맛이다. 자신은 벵갈 고양이를 키운다면서 C에게 나빈이같은 터키쉬 앙고라같은 흔한 종과는 비교도 안된다는 망발을...!
사실 울 고양이들은 코리안 숏헤어(일명 한국 토종고양이)이고, 강쥐들도 알고 두녀석을 빼고는 믹스다. 나도 예전에 우리 나라를 보고 누군가 '똥개'라고 해서 분노했던 기억이.. 종이 어떻든간에 반려인에게는 자신의 반려동물이 가장 소중하다는 것을 모르는 동호회 회장은 회장직을 사퇴하라, 사퇴하라!! 라고 외치고 싶었다는...

그러나 아직도 첫번째 에피소드의 이야기는 끝나지 않았다. 그 어이없는 아줌마의 닭들을 처단하러 간 나빈이가 아줌마가 놓은 쥐덫에 걸리고 만 것. 쓰러진 나빈, C와 K를 깨우기 위한 만세의 하울링. 자신을 혼자 남겨두지 말라는 나빈의 모습을 보며서 어찌나 안쓰럽던지....


하지만 무사히 수술을 끝내고, 건강을 되찾은 나빈이를 보면서, 그리고 자신을 지켜준 만세에게 고마움을 표현하는 나빈이를 보면서 두 녀석을 꼭 끌어안아 주고 싶었다.

난 이 에피소드가 작가님의 창작이라고 생각했는데, 후기를 보니 어이상실 아줌마도 실존 인물, 작가의 고양이가 쥐덫에 다친 일도 실제로 있었던 일이라고 한다. 쥐덫에 발이 걸린 자신의 고양이를 보며 얼마나 놀랐을까.. 그 이야기를 읽는 나도 이렇게 심장이 벌렁벌렁하는데 말이다...

두번째 에피소드에 등장하는 캐릭터도 완전 나를 분노케 만들었다. K의 친구인 김여문은 작가 지망생으로 현재 백수다. 민폐 캐릭터로는 따라올 자가 없으며, 누구보다 자신의 재능이 뛰어나다고 믿는 나르시시스트이기도 하다. 그런 그가 길에서 만난 건 아직 어린 고양이였다. 불쌍한 마음에 데리고 와 C의 집에 신세를 지게 되는데....


밥을 맛있게 먹고 그루밍을 하는 모습과 사료를 푸는 숟가락을 물고 있는 사랑스러운 모습..
꺄아아악... 너무너무 귀엽잖아..... 게다가 삼색 야옹이로구나..... (우리 보리도 삼색 냥이)

하지만, 민폐 캐릭터에 백수한량인 김여문이 이 녀석을 잘 돌볼 수 있을리 없다. 고양이에게는 해로운 오징어를 잘 먹는다고 먹이지를 않나, 급기야 술을 먹이는 사태까지!? 이런 우라질시추에이션이 다있나. 잘못되면 죽는단 말이다, 이 인간아!!!
일단 병원에 가서 응급처치를 하고 살려내지만, 자신은 이 아기 고양이를 키울수 없다는 생각을 하며 또다시 버릴 생각을 한다.

내가 정말 이 에피소드를 보면서 분노를 참지 못했다. 실제로 이런 사람이 많기 때문이다. 제대로 키울 자신도 없으면서 불쌍하다고 데리고 왔다가 감당이 안되서 몰래 버리는 인간이 얼마나 많던가. 생
명의 귀중함은 절대로 모르는 인간들.... 그러나 일단 해피엔딩으로 마무리되어 참는다.  

세번째 에피소드는 C를 노리는 K의 라이벌 등장이라고나 할까? 
그는 잘생긴데다가 잘나가는 수의사다.
게다가 허브라는 멋진 골든 리트리버를 데리고 있다.

이 에피소드를 보면서 느낀 건, 모든 개들에게는 다들 자신이 제일 잘하는 게 있다는 것이다. TV에 출연해 인기를 얻는 허브같은 개도 있고, 위급한 생명을 구하는 개도 있고, 시각장애인의 눈이 되어주는 개도 있다. 그리고 만세처럼 반려인의 곁을 지키며 존재만으로도 반려인을 행복하게 해 주는 개도 있다는 것이다. C와 K는 허브를 보고 만세 역시 그런 훈련을 해서 특별한 개로 만들고 싶어하지만, 결국 그들은 깨닫게 된다. 만세는 지금 그대로도 충분히 특별한 반려견이란걸.....

여러가지 일들을 겪으며 조금씩 친해진 나빈과 만세는 이제는 완전히 친구가 되었다. 하지만 여전히 서로를 짝사랑하는 C와 K는 다른 사람에게 자신의 마음을 드러낼 망정 상대에게는 자신의 마음을 드러내지 않는다. 어찌 보면 참 답답하다. 물론 고백했다가 잘 안될 경우가 걱정되겠지만....

여전히 서로에 대한 마음으로 끙끙 앓고 있는 C와 K, 그리고 이제는 완전히 친구가 된 나빈과 만세의 이야기는 앞으로도 좀 더 이어질 듯 하다. 내가 2권을 보면서 분노한 건 사실이지만, 그건 실제로 그런 사람들이 존재하기때문에 생기는 분노였다. 제발, 이런 사람들 지구를 떠나라~~라고 하고 싶달까. 그외의 느낌은 역시 유쾌하고 즐겁다로 정리될 수 있을 듯. 

사진 출처 : 책 본문 中 (53P, 79P+96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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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홍
노자와 히사시 지음, 신유희 옮김 / 예담 / 201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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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 뉴스에서 교통사고로 일가족 사망, 화재등의 사고로 일가족 사망, 1명 생존이란 뉴스를 보면 마음이 참 무거워진다. 특히나 살아 남은 자가 아직 어린 아이일 경우에는 더더욱 그런 마음이 커진다. 아무도 없는 세상을 혼자 살아나가야 한다는 그런 안타까움도 크지만, 모두 사망했지만 자신만이 살아남았다는 상처는 영원히 지울수 없는 상처가 아닌가 싶기 때문이기도 하다. 사고로 그런 일을 겪어도 그런 죄악감이 드는데, 만약 사고가 아니라 살인 사건 같은 강력 범죄로 인해 온 가족을 잃고 혼자 살아 남는다면? 솔직히 말해서 남겨진 자의 고통이 얼마나 클지 나로서는 상상조차 되지 않는다.

심홍의 주인공인 가나코가 바로 그런 일을 겪은 사람이다. 수학 여행을 떠난 동안, 한 남자가 집안에 들이 닥쳐 양친과 어린 두 동생마저 참혹하게 살해했다. 원인은 아버지가 그에게 사기를 쳤기 때문이며, 분노한 그가 결국 살인이라는 것을 저질렀다는 것이다.

수학 여행지에서 가족들의 사고 소식을 접하고 도쿄로 향하는 가나코. 사건에 대해 입을 열려하지 않은 선생님과 행선지를 듣고 가나코는 이미 가족들을 다시 만나지 못할 것이란 걸 직감한다. 고속도로 휴게소 화장실에서 자신의 얼굴을 보며 '원래'의 자신을 잊지 않겠다고 다짐하는 소녀를 보며, 택시기사와 선생님 사이에 오가는 실랑이를 보며 '서두를 필요는 없다. 이미 늦었으니까'라는 뉘앙스로 이야기하는 소녀를 보며 팔에 소름이 쫘악 돋는 걸 느꼈다. 12살, 초등학교 6학년이라면 아직 어리다고만 생각했던 소녀는 누구보다 상황을 더욱 잘 파악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리고 소녀는 그날 이후로 자신의 상처를 깊숙히 봉인하고 살아 가게 된다.

그렇다면 도대체 일가족 참살이란 범행이 저질러지게 된 동기는 무엇일까. 아키바 일가를 참혹하게 살해한 쓰즈키 노리오의 상신서를 보면 그가 왜 범행을 저질렀는지 분명하게 나오며, 범행 당시의 상황을 상세하게 서술하고 있다. 계획된 범죄임에 분명하지만, 끊어져버린 30초의 기억. 과연 이 범죄 행각은 심신 미약이나 심신 상실 상태에서 벌어진 범행일까, 아니면 가해자 쓰즈키 노리오가 거짓말을 하는 것 뿐일까. 상신서란 것은 결국 쓰즈키 노리오의 입장에서만 말해진 것이 아닌가. 이 상신서를 보면서 아키바가 정말 나쁜 인간이라는 건 인정을 하겠지만, 그렇다고 그의 가족을 모두 죽일 필요는 없지 않았나 싶은 생각이 든다. 그렇다 보니 피해자나 가해자 모두에게 동정심과 더불어 비난하고 싶어지는 마음이 생겨난다.

벌어진 사건이 사고가 아니라 범죄라면 가해자는 물론 피해자의 가족도 도마위에 오른다. 가해자측이나 피해자 측이나 완전히 발가벗겨져 세간의 입방아에 오른다. "가해자는 법률의 심판을, 피해자는 사회의 심판을 받지" (132P)라는 시이나 고이치의 말은 이러한 사회적 현상을 단적으로 말해주고 있다. 재판이 진행되는 동안 피해자의 유족은 재판에서 철저히 배제된다. 공판 기일이 언제인지조차 알수 없고, 재판이 어떤 양상으로 진행되는지 피해자의 유족에게는 전해주지도 않는다. 피해자가 죽어버렸으니 당연한 일일지도 모르겠으나, 과연 판사와 검사는 피해자의 슬픔을 이해나 할 수 있을까.
 
누구를 위해 사형판결의 종은 울렸는가, 누구를 위한 법률인가.
가해자에게 인권이 있는 것은, 가해자가 그렇게나마 살아 있기 때문이다.
피해자에게 인권이 없는 것은, 죽고 나서는 권리는 행사할 길이 없기 때문이다.
(114P)

이렇게 생각하는 가나코를 보면서 나는 이 사회의 법률은 과연 누구를 위해 존재하는가에 대해 다시금 생각해 보게 되었다. 피해자는 죽어 버리면 그만, 남은 유족은 그 재판에 대한 어떤 권리도 행사할 수 없다. 혹여 사형을 언도받더라도 인권단체들은 그가 저지른 범죄에 대해 그럴 수 밖에 없는 이유를 들어 가며 가해자를 옹호하는 경우도 많다. 죽은 자는 말이 없다고 했던가. 그런 움직임에 대해 피해자는 어떤 말도 할 수 없다. 그것은 고스란히 피해자의 유족에게 남겨진다.  

심홍은 총 두부분으로 나누어 생각해 볼 수 있다. 첫번째는 아키바 일가 참살 사건과 살아남은 가나코의 이야기이고 두번째는 가나코가 피해자의 딸인 미호를 만나면서 벌어지게 되는 이야기이다. 극심한 충격으로 '네시간'이라는 PTDS(외상후 스트레스)를 안고 살아가는 가나코는 가끔 그날로 돌아가는 발작을 겪는다. 아마도 혼자 살아남았다는 죄악감이 가나코를 그렇게 만드는 것이겠지, 라고 생각하면 가나코가 너무나도 가엽다. 게다가 그녀는 스스로 자신을 학대하면서 혼자 살아 남은 죄를 속죄하고자 한다. 도대체 가나코가 무슨 죄가 있기에 그런 십자가를 지고 살아야만 하나. 하지만 미호 역시 또다른 피해자였을 뿐이다. 아버지의 죄로 인해 살인자의 딸이란 이름으로 세상을 살아가야 하는 미호. 겉보기엔 명랑한 아가씨지만 남편에게 얻어맞고, 커다란 아픔을 느끼는 것으로 속죄하며 살아간다. 

가나코는 쓰즈키 노리오에 대해서는 직접 무언가를 행사할 수가 없었고, 대신 미호에게 그런 감정을 풀어내려고 한다. 정체를 숨기고 접근해 그녀를 파멸의 구렁텅이로 밀어 넣고자 하는 것이다. 조금씩 봉인해뒀던 마음속 어둠이 가나코의 마음을 물들여 가는 모습을 보며, 때로는 가나코가 악마처럼 보이기도 했다. 이러면 안되는데, 이러면 더욱 더 큰 상처만 받을텐데.... 수도 없이 중얼거렸다. 하지만 가나코는 미호 역시 자신처럼 깊은 죄악감과 상처 고통으로 살아오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왜, 사람이 죽으면 유산이라는 게 남잖아. 그것처럼 죄도 벌도 남아 자식이 짊어지게 되는 거 아닐까." (280P)

끔찍하고 잔혹한 일가족 참살, 그리고 남겨진 피해자의 유족인 가나코의 힘겨운 삶, 그리고 가해자인 미호의 힘겨운 삶이라는 다소 묵직한 이야기로 숨돌릴 틈없이 진행되는 이야기는 막판에 가서 약간 힘이 빠지는 듯한 느낌을 준다. 증오란 감정과 동병상련이란 감정 사이에서 흔들리는 가나코의 모습과 차라리 누군가를 죽여서라도 속죄를 하고 싶은 미호의 마음은 너무나도 안타까웠지만, 결국 가나코는 미호를 증오의 대상이 아니라 같은 상처를 안고 살아가는 한 인간이라는 것을 느끼게 되며, 결국 미호 앞에서 말끔하게 사라질 생각을 하니까. 이 결말을 보며 어떤 생각을 해야 할까. 가나코 입장에서는 자신이 살아남은 아키바 일가의 유족이란 걸 밝힐 수 없었을지도 모르겠다. 가나코는 진정 마음이 짐을 내려놓을 수 있었을까. 아니면 결국 가나코 혼자 두 사람의 짐을 모두 짊어지게 된게 아닐까.  

노자와 히사시는 우리에겐 드라마 연애 소설의 원작소설을 쓴 작가로 익히 알려진 작가이다. 어쩔수 없는 이유로 헤어진 두 남녀 사이의 사랑과 애틋함을 잘 그려낸 연애소설과 심홍이나 에도가와 포상 수상작가들의 단편이 실린 작품집의 저벅저벅, 그리고 일가족 참살과 남겨진 피해자의 유족과 가해자의 가족을 그려낸 심홍을 보면서 정말 대단한 작가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특히 남성 작가임에도 불구하고 여성 주인공을 내세워 그들의 심리 묘사를 월등하게 해내는 것은 정말 탁월한 능력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특히나 심홍은 12살의 소녀가 가족들의 사고 소식을 듣고 스스로 마음을 닫아 거는 상황을 비롯해, 마음속에 가두었던 어둠이 마음의 빗장을 열고 억지로 버텨왔던 마음을 어둠으로 잠식해나가는 모습을 잘 묘사한 작품이라 생각된다.

비록 결말 부분이 전개되는 이야기의 속도나 흐름에 좀 배치되는 느낌은 있지만, 전체적으로 괜찮았떤 작품이란 생각이 든다. 살아 남은 자의 죄책감, 가해자의 가족으로 살아가야하는 처절함. 그리고 등장인물의 탁월한 심리 묘사까지, 미스터리란 것보다 그들의 삶자체가 너무나도 아프게 다가온 소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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