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랑 고양이
쿠로다 사카키 지음 / 학산문화사(만화) / 2010년 8월
평점 :
절판


제목자체로도 폭신폭신한 느낌을 주는 말랑 고양이.
저 포도 젤리를 꾹꾹 눌러 보고 싶다~~~ (표지 그림)
루치는 싫다고 할지도 모르겠지만...

책을 펼치면 먼저 등장하는 고양이가 있다. 이 부분은 작가의 어린 시절 추억담을 담은 에피소드인데, 그 에피소드에 나오는 고양이의 이름은 뽀빠이(일명 뽀)이다. 고양이답지 않게 자전거에 태워도, 다른 친구의 집에 놀러를 가도 늘 얌전했던 고양이 뽀. 우리 집에도 고양이가 있지만 이 녀석들을 데리고 어딜 간다는 것 자체가 큰 모험이다. 이동용 가방에 넣고 나가면 괴상한 소리로 울지를 않나 낯선 곳에 가면 숨어서 나오지도 않는다. 왠지 보통 고양이와는 좀 다른 뽀의 모습에 무척 신기해 하기도 하고, 부럽기도 했다는....

그러나 이 책의 주인공은 표지에 등장하는 조금은 못마땅한 표정을 짓고 있는 고양이로 이름은 루치이다. 루치는 수코양이로 좀 독특한 식성과 버릇을 가졌다. 사람이 먹는 음식중 자신이 좋아하는 음식이 있으면 나비처럼 날아서 벌처럼 낚아챈다. 게다가 김을 무척이나 좋아하는 별난 식성을 가진 녀석이다. (그러나, 고양이에게 김은 금물~~~)


일단 작화를 보면.....
정말이지 장난 아니게 귀엽다. 완전 꺄아꺄아하고 소리를 지게 만들 정도로 귀여운 모습을 가진 루치. 다양한 표정과 다양한 모습의 루치의 모습을 보라~~~~

사진 왼쪽 위는 처음에 언급했던 뽀의 모습으로 자전거 바구니에 앉아 바깥 바람을 쐬는 모습.
두번째 사진부터 루치의 다양한 모습을 볼 수 있다. 너무너무 깜찍하고 귀엽지만 가끔은 엽기적인 모습도 보여주는 루치의 모습을 보면서 사랑에 빠지지 않을 사람은 없을 듯 하다. 특히 강아지풀을 물고 놀아 달라는 모습에 일을 하다 말고 놀아준다는 작가의 이야기에 완전 공감이다. 또한 루치는 털이 많아서 여름에 털을 깎아주는데, 완전 장화 신은 고양이!! 솔직히 말해 장화신은 고양이보다 더 귀엽다. 게다가 겨울에는 춥다고 옷을 입히니 완전 부동자세로.... 푸하하하핫... 그러나 다음날 보니 옷을 얌전하게 벗어놓았다고 한다. 도대체 어떻게 옷을 벗은 거지?????


루치의 사랑스러운 모습은 책을 읽는 내내 계속 나온다. 특히나 오른쪽 위아래에 있는 그림을 보면 껴안아 주고 싶은 충동이 마구마구 솟아 오른다. 왼쪽 아래 그림은 루치의 엄마와 루치의 삼촌. 루치와 루치의 삼촌 에피소드도 배를 잡고 웃게 만든 에피소드의 하나이다. 루치의 공격이 씨알도 안먹힌다는 걸 보여준 에피소드랄까. 지금 생각해도 웃음이 터진다.

루치와의 정감 넘치고 사랑이 폴폴 넘치는 일상을 담은 말랑고양이.
특별한 에피소드나 사건보다는 루치와 하는 일상의 여러 순간들을 스냅 사진처럼 담고 있다.
그러나 그 일상이 화보란 거~~~~~ (완전 만족!)

고양이에게 푹 빠진 작가와 귀엽고 사랑스러운 루치와의 알콩달콩 사람 넘치는 생활로 가득 찬 말랑고양이.
보는 것만으로도 행복이 충전되는 만화다.

사진 출처 : 책 본문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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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통방통 나눗셈, 귀신 백과사전>을 읽고 리뷰해 주세요.
귀신 백과사전 - 고전 속에 숨어 있는 우리 귀신 이야기
이현 지음, 김경희 그림, 조현설 감수 / 푸른숲주니어 / 201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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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신이라고 하면 두려운 존재, 무서운 존재로 먼저 인식된다. 그건 아마도 TV프로그램의 영향이 클듯하다. 예전 어릴 때 이불을 뒤집어 쓰고 봤던 전설의 고향의 경우, 대부분 원한을 가진 귀신들이 등장했고, 요즘 나오는 귀신 영화도 깊은 원한을 가진 귀신들에 대한 내용이 대부분이다. 머리는 산발을 하고 입가에는 피를 뚝뚝 흘리고, 푸르스름한 얼굴로 등장하는 갖가지 귀신들. 하지만 이렇듯 무서운 귀신들만 존재하는 것일까?

내가 아는 우리 나라 귀신은 처녀귀신인 손각시, 총각귀신인 몽달귀신, 얼굴에 눈코입이 없고 매끈매끈한 달걀 귀신 정도밖에 없다. 하나 덧붙이자면 어린 시절 전래 동화에 나왔던 아랑은 내가 최고로 무섭다고 생각한 귀신중의 하나다.

귀신백과사전은 우리가 알지 못하는 귀신에 관한 이야기를 풀어 놓고 있다. 하지만 귀신들에 관한 이야기라고 해서 무조건 무서울 거란 편견을 버리시길... 책을 펼치자마자 나오는 일러두기와 경고문구를 보는 순간 웃음부터 빵빵 터진다.

어라라? 귀신을 소재로 한 책인데 웃음이 빵빵 터진다고?
일단 한 번 믿어 보셔~~~
다 읽고 나면 우리가 아는 귀신들이 절대로 무서운 존재만은 아니란 걸 알 수 있을테니까.

이 책은 총 세파트로 나뉘어진다. 첫번째는 이승의 반댓말인 저승이란 곳에 대해 알려주고, 두번째는 우리 나라의 귀신 중 유명한 귀신에 대한 이야기가 나온다. 그리고 마지막에는 귀신이 아닌 우리 나라의 토속신들의 존재에 대해 나온다.


위 사진은 이승과 저승을 보여주고 있는 그림이다. 중간에 황천강이 흐르는 것이 보이며, 강가에 바리공덕 노인 부부가 손을 흔드는 모습이 보인다. 황천강을 건너면 극락과 서천서역국, 그리고 지옥이 있다.
저승에 관한 이야기를 담고 있는 이 파트에서는 이외에도 저승에서 만날 수 있는 존재들과 저승의 명소, 저승의 특산물에 대해서도 나와 있다.

두번째 파트에서는 다양한 귀신들의 존재에 대해 이야기한다. 원한을 품고 죽은 원귀, 죽어서도 나라를 지키고자 하는 호국신, 우리들의 가족이었던 조상신, 사랑에 목숨거는 사랑귀, 죽어서도 은혜를 갚는다는 보은귀, 죽은 동물의 귀신인 동물귀, 천연두 귀신인 마마귀까지 다양한 귀신들에 대한 이야기가 <삼국유사>, <천예록>, <청구야담>같은 책의 일화를 통해 소개된다. 그외에도 야광귀나 외다리귀신등 우리에게 익숙한 귀신, 와라진 귀신이나 터럭손 귀신같은 생소한 귀신에 대해서도 설명이 잘 되어 있다.
요즘은 다른 귀신은 다 잊히고 유독 원한귀만 남아 드라마나 영화의 소재로 쓰이고 있는데 우리 나라에 이렇게 다양한 귀신이 존재한다는 것이 무척이나 흥미롭다.


위 사진은 집안신 즉, 가신들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그림이다. 집안 곳곳을 지켜주는 수호신같은 존재들이라고 할까? 요즘은 잊혀져 버린 존재들이라 어린이들에게는 아주 낯선 존재일지도 모르겠다. 나 역시 조왕신이나 터주신, 삼신 정도밖에 기억하지 못했는데, 다양한 가신들을 보면서 우리가 너무 많은 것을 잊고 사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세번째 파트는 귀신이 아닌 우리 나라에 존재하는 토속신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대별왕, 바리데기, 강림도령, 사만이, 막막부인 등이 나오는데, 나는 바리데기 이야기정도 밖에 몰랐던지라 무척 흥미롭게 읽었다.

어릴땐 귀신이 무조건 무섭고 두려운 존재였지만, 어른이 된 지금은 사람이 더 무섭다는 생각을 한다. 귀신들은 사실 원한이 없는 이상은 인간에게 큰 해를 주지는 않는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오히려 지금은 수많은 세월동안 인간과 함께 지내왔던 귀신들이 현대 사회에서 자신들의 자리를 내주고 쫓겨난 것이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든다. 과학 기술의 발달로 밤에도 훤한 대낮같은 세상에 온갖 실험으로 귀신의 존재가 부정되고, 그렇다보니 귀신들은 몸 숨길 곳도 없고, 귀신의 존재를 더이상 믿지 않는 사람들 때문에 잊혀져가는게 요즘 귀신들의 실정이 아닐까 한다. 게다가 제사도 안지내는 집이 많다 보니, 귀신들은 점점 더 갈곳을 잃어가는 게 아닐까.

인간과 함께 더불어 살아 왔던 존재들인 귀신들.
하지만 이제는 비과학적인 존재니 미신이니 하는 것으로 치부되어 가는 존재들인 그들에 대한 이 야기가 이 책에 고스란히 담겨있다. 귀신이란 단지 비과학적인 존재도 미신도 아니다. 그들은 우리의 전통 문화속에서 만들어진 특별한 존재들이다. 자연의 이치, 사물의 이치가 고스란히 담긴 존재들인 귀신들을 잘 대접했던 것은 우리 조상들의 지혜라고 생각한다. 이 책을 통해서 사라져가는 우리의 전통 문화와 인간들과 함께 존재해왔던 특별한 존재들에 대한 편견을 없애고, 귀신들 역시 우리 인간들과 더불어 살아가는 존재란 걸 다시금 깨닫게 되었다.

자칫하면 무섭고 공포스러운 이야기가 될 수도 있지만, 친근한 표정의 귀신들의 그림과 그들에 관한 다양한 사연을 재미있는 글로 써내려간 귀신백과사전은 귀신을 단지 두려움의 대상으로 인식하는 어린이나 어른들에게도 무척 흥미로운 책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

사진 출처 : 책 본문 中 (20~21P, 96~97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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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국에서의 골프 - 세상을 바꾼 위대한 천재 18명의 인생 수업
밥 미첼 지음, 김성 옮김 / 문학동네 / 2010년 5월
평점 :
절판


골프라.....
난 골프라고 하면 이런 생각을 먼저 떠올린다.

싸모님~~ 나이스샷!!(짝짝짝)
싸장님~~ 퍼펙트~~ (짝짝짝)

부자들의 사치스런 스포츠.
그리고 환경파괴의 주범이자 고도 자본주의 사회의 비뚤어진 한 단면이라고.
운동을 하려면 환경도 지키고 돈도 안드는 것도 많은데, 왜 굳이 저런 걸 해야만 하나, 자신의 부를 그렇게나 과시하고 싶은가 이런 생각들.
특히나 뉴스에서 해외 원정 골프 관광에서 추태를 부리는 한국인 모씨등의 기사를 보면 혀부터 끌끌끌차게 된다.

그런 내가 왜 '골프'란 단어가 들어간 책을 골랐냐고?
사실 처음엔 망설였지만, 책에 관한 설명을 보니 골프를 소재로 하고 있긴 하지만 골프를 빌어 이야기하는 인생 이야기란 걸 알았기 때문이다.

책의 주인공인 엘리엇 굿맨은 사회적으로 어느 정도 성공의 반열에 오른 인물이다. 사랑하는 가족이 있고, 대학 교수라는 어디에 내놓아도 번듯한 직장을 가진 중년 남성이다. 그런 그가 어느 날 심장마비로 쓰러지게 된다. 그는 병원에서 하느님을 만나게 되고 자신은 아직 갈 때가 안되었다고 기회를 달라고 한다. 하느님과의 대화가 끝나고 그는 하느님이 제시한 골프 경기를 치르게 된다는 것이 이 책의 주된 내용이다.

골프 코스에 들어서서 총 18홀의 경기를 하면서 그는 위인들을 비롯해 유명인사들과 게임을 치르게 된다. 총 18홀이니 총 18명의 사람과 경기를 치른다. 어라라? 원래 18홀까지 한사람과 경기를 하는게 아냐? 라는 생각이 들 수도 있겠지만, 그게 하느님이 정해준 룰인 것을...

엘리엇은 처음에는 이런 경기 방식에 위화감을 느끼지만 경기를 해나가고, 여러 명의 죽은 자들을 만나면서 하느님이 그에게 이야기하려 했던 것이 무엇인지 조금씩 깨닫게 된다. 여기에 등장하는 사람들은 레오나르도 다빈치, W.C. 필즈, 모세, 존 레논, 프로이트, 애드거 앨런 포, 소크라테스, 잔 다르크, 디드릭슨, 마릴린 먼로, 피카소, 링컨, 베토벤, 세익스피어, 루스 베이브, 콜럼부스, 간디, 호건과 총 18홀의 게임을 치뤘고, 마지막 서든 데스에서 골프장에서 일하는 한 노인(도그라고한다)과 마지막 승부를 겨루게 된다.

각각의 인물들과 만나 경기를 치르며 인생에서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배우고, 그들의 삶을 통해 인생의 묘미가 무엇인지 하나하나 깨닫게 되는 엘리엇. 이 책은 죽은 자들과 겨루는 골프 경기도 재미있지만, 더욱 흥미로웠던 건 역시나 죽은 자들과의 대화였다. 각 인물의 특성이 잘 드러나는 대화 방식은 정말 재미있었고, 그들과 대화를 해나가면서 현재의 자신을 돌아보고 반성하며, 좀더 많은 인생의 진리를 깨달아 가는 엘리엇을 보면서 나 역시 이런 저런 생각을 하게 되었달까.

이제껏 살아 오면서 앞만 보고 달려온 엘리엇. 그는 자신의 목숨을 건 골프 경기 하나를 통해서 이제껏 살아 오면서 배운 것들보다 더 많은 것을 배우게 되었다.

나는 나에게 진실이고 의미 있는 것만 받아들였어. 실패하면 의문을 품고, 고민을 했고, 교훈을 얻었지. 다빈치에게서는 결단력을, 필즈에게서 무아의 경지를, 모세에게서 정의를, 레논에게서 즐거움을, 프로이트에게서 집중력을, 포에게는 동정심을, 소크라테스에게는 자각을, 잔 다르크에게서 노력을, 작은 베이브에게서 겸손을, 먼로에게서 자만의 위험을, 피카소에게서 자립심을, 링컨에게서 성실을, 베토벤에게서 열정을, 세익스피어에게서 인간성을, 베이브 루스에게서 재능의 다양성을, 콜럼버스에게서 모험심을, 간디에게서 마음의 평정을, 벤 호건에게서 과감성을, 하느님에게서는 살아 있는 마음을.... (308~309P)

이렇게 엘리엇들이 배운 덕목들을 보면서 왠지 위인 전기 여러 권을 한 번에 읽은 느낌을 받았다고나 할까. 어린 시절 위인전을 읽으면 꼭 하나나 둘의 덕목을 강조하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하지만, 이 책은 다양한 사람들을 등장시키고, 그들과 대화를 하는 엘리엇의 모습을 보여주면서 삶에 있어서 다양한 가치를 다시 한번 생각케 만들었다. 

인생이란 늘 순탄하지만은 않다.
늘 행복한 순간만 있는 것은 아니다.
이 책을 읽으며 엘리엇과 엘리엇이 치른 골프 경기를 보면서 인간의 인생에서 부딪힐 수 있는 수많은 난관과 장애를 간접 경험했다. 그리고 그 난관과 장애를 넘어 달디단 열매를 얻었을때의 기쁨도 함께 누렸다.

인생이란 커다란 지도를 골프 코스위에 놓고 18홀의 경기, 그리고 서든 데스의 경기까지 치르면서 자신의 인생을 돌아 보고, 앞으로의 인생을 어떻게 살아가야할지 다시금 깊게 생각해 본 엘리엇의 경험은 어디에 비할 수 없이 가치있는 것이었다고 생각한다. 물론, 깨달았다는 사실도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그러한 것을 앞으로의 인생에서 실천해나가는 것이 더 중요하겠지만, 이러한 것도 깨닫지 못하고 삶에 짓눌리고 짜부러져 살아가는 우리네 인생을 생각하면 깨달음을 얻을 수 있는 기회를 얻는 것도 무척이나 부러운 일이다. 하지만 엘리엇이 우리를 부러워 할 것이 하나 있다. 우리는 죽음의 문턱이 아니라 그의 이야기를 접하면서 우리네 인생에 있어서 중요한 가치와 진리를 배우게 되었으니까.

시종일관 유쾌한 분위기로 즐겁게 쑥쑥 읽히는 천국에서의 골프.
위인 혹은 유명인을 이렇게 한자리에서 만나고, 그들의 이야기를 듣는 것은 무척이나 즐거운 일이었다. 그리고 영화 브루스 올마이티에 나오는 하느님을 연상케 하는 하느님과 엘리엇의 대화도 무척이나 흥미로운 점의 하나였다. 자칫 어렵고 무거워질 이야기를 재치있게 풀어 놓은 이 책은 팍팍한 삶을 살고 있는 우리 자신을 돌아보고, 앞으로 살아갈 인생에서 어떤 것에 가치를 두고 살아갈지를 다시금 생각케 만들어 준 책이라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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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와 너 웅진 세계그림책 132
앤서니 브라운 글.그림, 서애경 옮김 / 웅진주니어 / 201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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곰 세마리가 한 집에 있어, 아빠곰, 엄마곰, 애기곰~~~~♪
책 표지를 보고 있자니 이 동요가 절로 흥얼거려진다.
파스텔톤의 부드러운 색조에 포실포실한 곰들.. 너무나도 행복한 가족 사진을 보고 있는 듯한 느낌의 표지. 그러나 자세히 들여다 보면 저뒤에 혼자서 걷고 있는 누군가가 보인다.
행복해 보이는 곰가족과는 달리 외롭고 쓸쓸해 보이는 옆모습.
과연 이 책은 어떤 이야기를 담고 있을까.


첫장을 넘기면 대조되는 두 가족의 모습이 보인다. 왼쪽은 엄마와 딸의 모습이 오른쪽에는 곰가족의 모습이 보인다. 세피아 색의 색조에 황량해 보이는 거리를 걷는 모녀의 모습은 손을 잡고 걷고 있어도 말 한마디 하지 않는 것처럼 보이고, 엄마가 가게 앞에 멈춰선 동안 딸은 다른 데를 보고 있다. 그에 비해 오른쪽의 곰가족은 얼마나 다정해 보이는지... 완벽한 가족의 모습이랄까?


날아다니는 풍선을 쫓아 뛰어간 소녀는 자신도 알지 못하는 곳에 도착하고 당황하는 기색이 역력하다. 길을 걷고 또 걷고, 하지만 옆에는 아무도 없다. 주위의 높은 담이 소녀를 짓누르고 있는 듯 하는 느낌에 마음이 무거워진다. 소녀가 길을 걷다 발견한 동화속에 나오는 집처럼 예쁜 집. 소녀는 문을 열고 안을 들여다 본다.

오른쪽에 보이는 곰 가족은 죽이 너무 뜨거워서 잠시 산책하기로 한다. 다정한 가족 사진처럼 보이던 곰 가족. 하지만 막상 산책을 하고 있는 이들의 모습을 보면 아연실색해진다. 딴청을 피우는 듯한 부모곰과 아들 곰. 이들은 서로 자신의 이야기만을 할 뿐, 상대의 이야기를 듣지도 않고, 궁금해하지도 않는다.


그사이 소녀는 곰의 집에 가서 죽을 먹고, 의자에도 앉았다가, 결국 아기곰의 침대에서 잠이 들고 만다. 돌아온 가족들은 누군가 자신의 죽에 손을 대고, 의자에 앉고, 침대가 흐트러진 모습을 보고 화가 난다. 왼쪽 그림과 오른쪽 그림을 보면서 이거 웃어야 하나 말아야하나 심각하게 고민을 하게 되었다. 소녀의 눈에는 화난 곰들의 모습이 보이고, 우리 눈에는 여전히 따스한 느낌의 곰가족의 뒷모습이 보이니까.

역시나 집에 와서도 자신의 음식, 물건에만 신경쓰는 가족들. 이렇다 보니 소녀가 왜 자신들의 집에 와서 죽을 먹고, 침대에서 자게 되었는지는 신경도 안쓴다. 단지 자신의 물건에 누군가 손을 댔다는 것에 화가 났을 뿐이다. 화를 내기 전에 소녀에게 그 이유를 먼저 물어봤으면 더 좋지 않았을까?


화난 곰 가족의 모습에 놀란 소녀는 집밖으로 뛰쳐나와 길을 걷고 또 걷는다..
그리고, 그 앞에서 기다리던 엄마의 모습을 본다. 꼬옥 안은 모녀의 모습을 보면서 어느새 가슴을 쓸어내리고 미소를 짓는 나를 본다.

이 책을 보면서 이런저런 생각이 들었다. 서로를 끔찍이 아끼고 사랑할 것 같았던 곰가족과 서로간에 데면데면할 것 같았던 모녀의 모습을 보면서 세상에는 보이는 게 다가 아니구나 싶기도 했다. 사실 이상적이라 생각되었던 곰가족보다 조금은 안타까워 보이던 모녀의 모습이 더욱 정감넘치고 따스하니까...
또한, 곰가족이 자신들의 생각만 하지 않고, 소녀의 이야기를 먼저 들어줬다면 좋은 친구가 될 수도 있었을텐데 하는 생각도 들었다.

우리 주변에서는 의외로 이런 모습을 자주 볼 수 있다. 완벽한 가정이라고 생각했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도 있고, 별로 행복해 보이지 않는데 행복하게 사는 가정도 있다. 이 두 가정의 모습이 바로 그런게 아닐까. 문득 생각해 보건대, 만약 어린 곰이 소녀의 집에서 그렇게 잠들었으면 어떤 일이 일어났을까를 생각해본다. 무턱대고 곰가족처럼 화를 먼저 낼까, 아니면 어린 곰의 이야기를 먼저 들어주었을까?하고.

사진출처 : 책 본문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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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일상 - 커피와 케이크와 고양이
히구치 니치호 글 그림 / 대원씨아이(만화) / 200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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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 읽었던 <코하루의 일상>은 펼치자마자 웃기 시작해서 계속 웃다가 결국 코끝이 찡해지고 가슴이 먹먹해져오는 감동을 느꼈었다.
그 만화의 작가가 그린 고양이 카페 만화 <카페 일상>

첫 페이지를 넘기면서 나는 약간의 위화감을 느끼기 시작했다.
어라라?
내가 본 <코하루의 일상>을 그린 작가가 맞아?
그 이유인즉 작화가 달라도 너무 달랐기 때문이다. 코하루에 비해서는 약간 헐렁하게(?) 그려진 느낌이랄까.
하지만, 역시나 책을 펼치고 몇장 읽지 않고부터 웃음이 터지기 시작했다.
역시 그 작가가 맞구나.

요번엔 고양이이다.
실제로 작가가 사는 집의 1층은 작가의 동생(파티쉐)이 운영하는 카페이고, 작가의 집은 2층에 있다고한다.

이 책은 총 세파트로 나눠진다.
첫파트는 집 + 카페를 짓는 과정에 대한 것이고, 두번째 파트는 고양이가 있는 카페의 일상을 그리고 있다. 그리고 세번째 파트는 개파였던 작가가 처음으로 고양이를 키우기 시작해서 고양이들에게 적응할때까지의 에피소드를 담고 있다. 세번째 파트는 부록 만화라고 하지만 무려 30p나 되기 때문에 짧은 단편이라고 봐도 무방할지도.. (아니면 4컷 만화 모음이라든지..)(笑) 나도 처음에는 개파였고 개를 기르다가 고양이를 입양하게 되었는데, 처음엔 어찌나 적응이 안되던지.. 특히나 한밤중의 우다다다에는 두손 두발 다들었을 정도다. 게다가 밖에 나가는 건 얼마나 무서워 하는지, 접종하러 한 번 갈때마다 우어어어엉 하고 우는 녀석때문에 꽤나 애먹었던 기억이 난다.

실제와 비슷하지만 조금의 창작을 덧붙여 그려진 카페 일상. 이 책에 나오는 고양이인 땡땡과 미녀는 실제로 분양받은 녀석들이지만, 여기에서는 작가가 아니라 작가의 동생인 카페 매니저이자 파티쉐가 
길고양이를 입양한 것으로 나온다.


조금은 무뚝뚝한 카페 매니저에게 입양된 미녀와 땡땡. 그림으로 대충 짐작해 보건대, 미녀는 카오스 무늬이고, 땡땡은 젖소무늬처럼 보인다. 너무나 한산한 카페인지라 스스로 손님을 끌어 보겠다는 미녀와 땡땡의 처절한 몸부림(!?) 복고양이 포즈에 접대냥이로서의 자질을 유감없이 보여주는 미녀에 비해 땡땡은 고양이답게 조금은 낯을 가리기도 한다.


카페 만화이다 보니 커피에 관한 이야기와 스위츠에 대한 이야기도 나온다. 사진에 보이는 글 외에도 맛있는 커피를 만드는 커피 마스터에게 배우는 진짜 맛있는 카페오레 만들기, 맛있는 커피 내리기등 커피에 관한 여러가지 이야기도 무척이나 흥미롭다. 특히 카페오레와 커피 젤리의 경우 레시피가있기에 직접 만들어 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책을 보다가 발견한 무지무지 재미있는 장면...
역시나 코하루의 등장은 웃음부터 터지게 만든다. 코하루.. 널 어쩌면 좋겠니... 넌 아가씨인데...
푸하하하하핫......

코노스케와 코하루가 등장하는 에피소드는 커피 마스터의 한단면을 보여주는 에피소드였다. 가게안으로 들어올 수 없는 코하루와 코노스케를 위해 커피를 만들어 직접 밖으로 나가 건네주는 모습, 그리고 개를 데리고 있는 사람들을 위해 테라스를 만들 계획까지 하는 커피 마스터를 보면서 역시나 근본은 개파일지도 몰라란 생각을 잠시하기도 했다.


무척 맛있는 커피를 만들고, 무척 맛있는 스위츠를 만들지만 얼굴 표정이 너무 무뚝뚝한 커피 마스터. 하지만 그건 성격이 안좋아서라기 보다는 낯을 좀 가리는 성격일뿐이다. 추운 겨울 자신의 등에 매달린 미녀와 땡땡이 떨어지지 않게 허리를 구부리고 다니며 매장을 정리하고 결국 정기 휴일 간판을 매달고 미녀와 땡땡과 한가로운 여유를 즐기는 커피 마스터의 모습에 미소가 절로 지어진다. 또한 푹신한 의자에서 잠들어 버린 미녀와 땡땡이를 깨우고 다른 곳에 보내는 대신 손님에게 합석을 권하던 장면도 무척이나 인상에 남는다.

겉으로 보기엔 무뚝뚝해도 누구보다 다정한 커피 마스터.
이런 카페에 가면 쓸쓸한 기분도 추운 날씨도 다 날려버릴 것 같은 생각이 든다. 맛있는 커피와 맛있는 스위츠, 그리고 예쁘고 귀여운 고양이들이 있는 카페의 일상. 정말로 이 카페가 집 근처에 있다면 당장이라도 달려가고 싶달까.


책 제일 뒷부분에 수록된 리얼 카페 일상과 리얼 미녀, 땡땡, 그리고 대장의 모습.
요녀석들의 말에 따르면 원래 고양이들은 집에 살고, 가끔씩 카페에 내려온다고 한다. 근데, 너무 익숙한 포즈로 앉아있는데!? (이 일의 진위여부는 작가와 커피 마스터만이 알듯...)(笑)

카페 일상은 코하루의 일상에 비해 빵빵 터지는 웃음은 적은 편이다. 대신 잔잔한 일상적 감동이 충만하다고나 할까. 그런 것은 개와 고양이라는 동물의 차이점에서 나온 게 아닐까 싶다. 무뚝뚝한 마스터가 슬며시 미소짓는 모습, 고양이의 습성을 잘 몰라 당황하는 마스터의 모습과 깜찍 발랄 상큼한 미녀와 땡땡의 애교작렬하는 모습이 너무나도 푸근했던 만화, 카페 일상. 히구치 니치호의 다른 펫 시리즈도 너무나도 보고 싶다.  

사진 출처 : 책 본문 中 (위에서부터 순서대로 26+27p, 44+62p, 64p, 86p, 부록만화 + 책날개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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