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적립금이 100,000원이나 확 늘어서 뭔가 싶었더니.. 

세상에나, 제가 강남몽 리뷰대회에서 1등을 했더군요..  

리뷰 쓰고 1등 해본 건 처음이라 정말 믿어지지가 않네요....  

늘 열심히 쓴다고만 생각만 했지, 잘 쓴다고는 생각 못했거든요. 

앞으로도 더 열심히 해서 더 좋은 리뷰 많이 쓸수 있도록 노력해야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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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유 2010-09-02 07: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우~~~!
축하해요~

스즈야 2010-09-02 17:48   좋아요 0 | URL
감사합니다... ^^

집요정 2010-09-02 21: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와~~ 너무 너무 축하드려요^^

스즈야 2010-09-03 19:26   좋아요 0 | URL
용궁공주님, 감사합니다... ^^

집요정 2010-09-02 21: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참 열심히 책을 읽으시네요. 저는 스즈야님 리뷰가 참 좋아요^^

스즈야 2010-09-03 19:27   좋아요 0 | URL
감사합니다... ^^*
제 리뷰를 이렇게 어여삐 봐주신다니, 정말 감사합니다...

pjy 2010-09-03 13: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와~~~ 축하드려요^^ 거액이네요ㅋ

스즈야 2010-09-03 19:27   좋아요 0 | URL
감사합니다.. 정말 거액이죠?? ㅎㅎㅎ
 
버스트 - 인간의 행동 속에 숨겨진 법칙
앨버트 라슬로 바라바시 지음, 강병남.김명남 옮김 / 동아시아 / 2010년 7월
평점 :
절판


"인간의 모든 행동은 예측가능한가?"
라는 문장이 책 띠지에 적혀 있다. 무척이나 흥미로운 발상이고, 무척이나 흥미로운 주제다. 나 역시 인간의 모든 행동은 아니더라도 일부 행동에 대해서는 예측이 가능할 거란 생각은 해본 적이 있다. 가족이나 친구등 내가 잘 아는 사람이라던가, 직장 동료처럼 하루 대부분의 시간을 함께 보내는 사람 사이에서는 어느정도 예측이 가능하지 않을까, 라는. 하지만 그건 예측이란 것보다는 예상이란 것이 더 잘 어울릴지도 모르겠다. 늘 보아 왔기에 예상할 수 있다, 정도로.

그렇다면 범위를 확대해서 내가 모르는 사람에 대해서도 그 사람의 행동을 예측할 수 있을까. 일부 행동이 아닌 모든 행동에 대해서? 이렇게 나온다면 나의 입장은 일단 부정적이다. 지구에는 60억의 사람이 사는 만큼 제각각 행동 양식이 다르지 않을까. 물론 같은 종족, 같은 민족, 같은 국민으로서 보이는 행동 양식에 대해서는 개개인이 아니라 집단으로 봤을 때는 집단성이 중시되기에 예측이 가능할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비슷한 사고 방식과 가치관, 그리고 행동 양식을 가진 사람은 존재할 수 있지만, 똑같은 사람이 과연 존재할까? 한솥밥 먹는 가족 관계를 살펴 봐도 그건 아니란 것을 알 수 있다. 쌍둥이의 경우도, 성격이 정반대인 경우가 있어 행동도 정반대로 나타나는 경우도 많다.

물론 특정 사람들에 대한 행동의 예측은 가능할 수도 있다. 특히 범죄심리학을 전공한 프로파일러들의 경우 특정 범죄자들에 대한 프로필을 거의 완전하게 잡아내기도 한다. 그러나 그들은 '특정한' 범죄를 저지른 범죄자들이기에 가능한 것이고, 그것이 일반인에게는 얼마나 적용될지는 잘 모르겠다.

인간의 행동이라는 영역에서는 우리가 일상적으로 목격하는 여러 사건들이 여전히 불가사의하고 혼란스럽게만 보인다. 15세기의 우리 선조들에게 별의 움직임이 그렇게 느껴졌던 것처럼 말이다. 어떨 때는, 사람들이 자유롭게 자신의 의사를 결정하며 살아가는데도 불구하고 대부분의 삶이 마치 자동항법장치의 조종을 받아 움직이는 것 같다. 사회는 풍요의 시대와 결핍의 시대를 오가고, 전쟁에서 다시 평화로, 다시 전쟁으로 오가는 것만 같다. 그러니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사람들은 스스로 만든 규칙 외에 뭔가 다른 숨겨진 법칙을 따르는 것일까? (21p) 

인간의 행동을 가깝게 들여다보면 볼수록, 그것이 단순하고 재현 가능한 모종의 패턴에 따라 움직인다는 것, 그 패턴은 또 모종의 폭넓은 법칙들에 지배된다는 것이 분명해진다. 주사위 굴리기나 상자에 담긴 초콜릿 고르기로 인생을 비유했던 것은 잊어버리자. 우리는 누군가에 의해 자동 조종되듯이 꿈꾸며 살아가는 로봇이라고 생각하자. 그 편이 진실에 훨씬 더 가깝다. (27p)

그렇다면 바라바시 교수가 제언하는 '인간의 모든 행동'의 범주와 '예측' 가능 범주는 어떻게 규정되게 될까. 본문은 두 파트로 나뉘어진다. 하나는 현대 과학과 현대인들에 대한 이야기이고, 또 하나는 중세를 살았던 죄르지 세케이에 관한 이야기이다. 사실 처음 읽을 때는 이렇데 두 파트로 나뉘어져 서술되는 내용에 좀 당황스럽기도 했지만, 읽으면서 생각해 보니 현대와 관련된 이야기만 죽 나열하고, 뒷부분에는 중세 이야기와 관련된 이야기만 죽 나열하는 것보다는 훨씬 더 재미있다고 느껴졌다. 현대와 중세를 오가면서 관련자들의 이야기를 보고 듣는 기분이었달까.

책은 수많은 등장 인물 및 다양한 사건과 관련한 사례를 물리학, 통계학, 수학적 법칙에 의거해 이야기하고 있다. 개인의 예측 불가능성을 무작위성과 등치시킨 푸아송의 법칙에 사람의 행동을 대입해 보기도 하고, 푸아송의 법칙으로만은 설명될 수 없는 인간 행동의 '폭발성'과 '인간 행동에 보이는 예욋값에 대해서는 멱함수 법칙이란 것을 응용한다. 세계 각국을 다니면서 자신의 예술작품을 선보이는 예술가를 비롯해, 아인슈타인같은 유명한 과학자, 그리고 일반 시민에 이르기까지 그가 용례로 들어 설명하는 사람들의 성별, 나이, 직업은 모두 제각각이다. 하지만 재미있는 것은 책을 읽다 보면 그들 모두 일정한 패턴의 행동 양식을 따른다는 것이다. 또한 이러한 것은 인간 행동이 만들어내는 다양한 사건들과도 큰 관련이 있다. 똑같지 재현되는 것은 아니지만 비슷한 양상을 띠고 있다고 해야 할까.

우리는 모두 한편으로 폭발적이면서 다른 한편으로 몹시 규칙적이다. 겉보기에는 무작위적이지만, 더 깊은 곳에서는 예측가능하다. 물론 우리가 접하는 사건들 중에는 꽤 제멋대로인 것들도 있다. 하지만 우리가 그런 사건들을 헤쳐 나가는 방식은, 사람을 가리지 않고 보편적이다. (362p)

인간의 역사는 흥망성쇠를 거듭하며 지금에 이르렀다. 지금까지 수많은 사람들이 존재했고, 단 한가지라도 100% 똑같은 일은 없었다, 라고 봐도 좋을 것이다. 바라바시 교수는 인간의 모든 행동을 정확히 예측할 수는 없다고 생각하지만, 어느 정도 퍼센트로는 예측이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바라바시 교수가 이에 대해 긍정적인 입장을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우려하고 있다고 봐야 한다.

오늘을 살아 가는 현대인들은 누구보다 더 관찰되기 쉬운 위치에 있는 것은 부정할 수 없다. 예를 들어 어떤 웹사이트에 가입하기 위해서는 개인정보활용에 동의해야 한다. 은행에서 돈을 찾으려면 현금인출기를 이용해야 하고, 신용카드를 사용하거나 휴대전화를 사용한 내역은 고스란히 기록된다. 그리고 구석구석 설치되어 있는 방범용 카메라는 우리의 일상을 주시하고 있다. 이는 <라이프리니어의 진실>이란 소제목을 가진 이야기에 잘 드러나 있다. 물론 이는 가상이긴 하지만, 대체로 현대의 과학은 이에 근접하고 있다고 봐야 한다.

인간 행동의 예측이란 것은 분명히 긍정적인 부분이 많다고 생각한다. 우리의 현대 생활에 맞는 적절한 서비스가 제공을 비롯해 병이나 사고를 예방하고, 범죄와 같은 것에서 부터 전쟁과 같은 큰 사건을 예방할 수도 있다. 하지만 간과할 수 없는 것 하나는 인간 행동의 예측이 불안정한 현대 사회의 사람들을 통제할 수단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인간 행동에 대한 예측의 가능도가 높아진다는 것은 거대 권력이 우리 인간들을 통제할 최고의 수단을 손에 넣을수도 있다는 말이 아닐까, 하는 우려가 생기는 것은 그냥 기우에 불과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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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시간
토요다 테츠야 글 그림, 한나리 옮김 / 미우(대원씨아이) / 201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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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만으로, 표지만으로 커피 생각을 물씬 나게 하는 커피 시간.
커피를 둘러싼 각양각색의 에피소드 17편이 이 책 한권에 빼곡하게 들어차 있다. 총 200페이지가 약간 넘는 분량에 17편이나 되면 한 편당 차지하는 페이지 수는 그다지 많지 않다고 보면 된다. 하지만 신기하게도 각각의 이야기는 완결성을 가진다. 장편이나 중편의 경우 이야기가 길기 때문에 조금씩 이야기가 진행되고 인물의 감정이나 행동이 수많은 페이지를 통해 묘사되지만 이런 초단편의 경우 단 몇 컷에서 작품의 분위기를 몽땅 보여줘야 하기 때문에 무척 어려운 작업이라 생각되지만, 이 작품집 안에 실린 단편은 모두 수작이라 부르고 싶을 만큼 뛰어나다.

첼리스트와 자신을 영화감독이라 하는 수상한 이탈리아 남자와의 만남은 처음부터 웃음이 터지게 만들었고, 그 뒤에 나올 이야기에 대해 큰 기대를 갖게 만들었다. 때로는 현실적인 이야기를, 때로는 SF적인 느낌을, 때로는 하드보일드, 때로는 가슴 아프지만 왠지 웃기고, 때로는 안타깝고 애틋하고, 때로는 가슴 뭉클한 다양한 감정을 느끼게 만드는 이 작품집은 커피란 것 단 하나로 이렇게 다양한 이야기를 이끌어낼 수 있구나 싶어 작가에 새삼 감탄하게 되었다.

나오는 등장인물도 무척이나 다양하다. 첼리스트, 영화감독이라는 이탈리아 남자, 탐정, 엄마에게 버림받은 소년, 형사, 로봇 형사, 박사, 이모와 조카, 아버지와 아들, 지금은 적이 된 두 친구, 싱글맘, 아버지를 죽였다고 생각하는 소녀, 이혼하려는 부부, 북카페를 운영하는 남자 등 너무나도 다양한 사람들이 대거 등장한다. 작품의 배경은 현실에서부터, 어딘지 모를 환상적인 곳, 세상에는 없을 법한 곳 등 배경도 무척이나 다양하다.

모든 작품이 너무나도 좋았지만 특히 인상적인 몇 편을 꼽으라면, Hate to See You Go와 Little Girl Blue, Where are you, 기린, 겨울의 파도타기, 거짓말쟁이 박사 등이 있다. Hate to See You Go는 서로 친구였던 두 사람이 이제는 적이 되어 만나 마시는 마지막 커피에 대한 내용으로 결말 부분이 애매하긴 하지만, 아마도 비극이었을 듯한 느낌이 든다. 서로에게 총을 겨눈채 마시는 커피의 맛은 어땠을까. Little Girl Blue는 아버지에게 학대받아 왔던 한 소녀의 이야기로, 아저씨와 나누는 이야기, 그리고 아저씨가 슬며시 내민 커피 한잔의 따스함에 가슴이 뭉클해져 왔다. Where are you는 이 책에서 총 세 번 등장하는 첼리스트와 이탈리아인 영화감독 모렐리와 한 떠돌이 개의 이야기이다. 그 개가 무엇을 위해 거리를 떠돌아 다녔는가를 알았을 때, 눈물이 왈칵 쏟아질뻔 했다. 기린은 배경이 무척이나 애매모호하다. 마치 꿈속인듯도 하며, 나오는 사람들도 각양각색. 마지막 장면을 보면서 이거 웃어야 하나 말아야 하나 하고 고민했던 작품이다. 겨울의 파도타기는 마음속에 자리한 미움이란 것에 대한 이야기였고, 거짓말쟁이 박사는 영화인지 꿈인지, 아니면 피안과 차안의 경계인지 무척이나 애매모호하지만, 누구나 느낄법한 감정이 잘 전달되어 온다. 

이렇듯 이 글에서는 단 몇 작품만을 언급했지만, 정말 모든 작품이 마음에 들었다. 특히나 마지막 작품은 이 단편집에 등장하는 인물들이 모두 함께 등장하므로, 어디의 누가 나온건지 찾아보는 것도 재미있을듯 하다. 사람들의 희노애락의 순간과 함께하는 커피. 그들이 겪고 있는 상황도, 그들이 가진 감정도, 그들이 마시는 한 잔의 커피의 종류조차도 다르다. 하지만, 한가지 공통되는 것이 있다면 그들은 커피를 마시는 시간을 통해 무언가를 선사받는다는 느낌을 가진다는 것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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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의 수확 동서 미스터리 북스 71
대쉴 해미트 지음, 이가형 옮김 / 동서문화동판(동서문화사) / 200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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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추리 소설을 무척이나 좋아하지만 아직 하드보일드 범죄소설을 제대로 읽어 본 적은 없다. 일본의 여성 하드보일드 소설 작가인 기리노 나쓰오의 작품은 몇번 접해 보긴 했지만, 그걸로는 부족헀다. 그래서 하드보일드 소설의 출발점이며, 하드보일드 범죄소설이라고 하면 일단 먼저 떠오르는 해미트나 챈들러의 소설에 관심을 두게 되었다. 영미 추리 소설 작가로는 애거서 크리스티나, 코넌 도일, 엘러리 퀸을 좋아해서 어린 시절부터 많이 읽기는 했지만, 작가 편식주의가 심한 나로서는 다른 작가에 도전할 생각도 못했기에 추리 소설팬이 되고서 거의 20년만에 정통 하드보일드 소설을 접하게 된 것이나 다름없다. 그리고 해미트를 선택한 또 하나의 동기는 얼마전에 읽은 요시자키 세이무의『가방도서관』이란 만화의 영향이란 것을 짚고 넘어가지 않을 수 없다. 이 만화에 나오는 에피소드 중에 해미트의 책과 챈들러의 책이 총 세 권 나오는데, 그중 하나가 바로 이 책인『피의 수확』이었다. 그리고 해미트의 번역서 중 제일 하드보일드다워 보이는 책을 고르고 싶었는데, 또한 그런 이유로 이 책을 선택하게 되었달까.

각설하고.
피의 수확은 한 광산마을을 배경으로 한 소설이다. 샌프란시스코의 탐정 사무소에 일하는 '나'는 퍼슨빌(혹은 포이즌빌)이라는 곳에 사는 도널드 윌슨의 의뢰를 받고 퍼슨빌로 향한다. 하지만 의뢰인을 만나기도 전에 의뢰인이 사망하고 만다. '나'는 의뢰인의 죽음에 대한 진상을 밝히는 한편, 창녀 다이너의 도움을 받으며 퍼슨빌을 장악하고 있는 어둠의 세력과 대결하게 된다. 도널드 윌슨의 죽음은 퍼슨빌의 팽팽한 긴장상태를 끊고, 어둠의 세력들이 서로에게 방아쇠를 당기게 하는 신호탄이 되었다. 원래 지배자였지만, 지금은 뒤로 밀려난 도널드 윌슨의 아버지 엘리휴 윌슨을 비롯해, 암흑가의 보스이자 밀주상인 핀란드인 피트, 암흑가의 보스인 류 야드, 도박장을 가진 도박꾼 휘슬러, 그리고 류 야드의 후계자인 레노, 그리고 경찰 서장인 존 누넌 등이 서로에게 총격을 가하기 시작하게 된 것이다.

전체적으로 봤을 때 미스터리의 강도와 세력은 약한 편이다. 오히려 갱스터들의 피비린내나는 살육전이 중심이 된 액션소설같다고나 할까. 그렇다보니, 서로 힘겨루기를 하며 팽팽히 맞서던 어둠의 세력들이 서로를 죽고 죽이는 과정이 좀더 많이 표현되었다. 어떻게 보면 도널드 윌슨의 죽음이 퍼슨빌을 무법지대로 만들었다고나 할까. 게다가 탐정인 '나'가 그것에 기름을 부은 것이나 다름없다. 탐정이 등장해서 문제를 해결할 줄 알았더니, 문제를 더 크게 만든 꼴이랄까. 뭐, 탐정 역시 목숨의 위협을 받게 되니 어떻게든 살아남으려면 그들을 모두 없애는 수밖에 없었다. 전체적으로 크게 보았을 때는, 악의 응징과 정의구현이라고도 볼 수 있겠지만, 내가 보기엔 일단 살아남아야 하기 때문에 탐정은 그런 행동을 취할 수 밖에 없었을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소설 속에서는 수도 없이 많은 사람들이 죽어나간다. 하지만, 그에 대한 탐정의 반응은 냉정하고 냉혹하기만 하다. 그렇다보니 다른 소설같으면 잔인한 살육전에 눈쌀이 찌푸려지기도 하련만, 이 소설은 독자인 나마저도 냉정하게 이 사건을 바라보게 만들었달까.  

뒤에 실린 두편의 단편은 조르즈 시므농의 작품이다. 램브란트의 초상은 예전에 어디선가 읽었던 기억이 나서 무척이나 반가웠던 작품이다. 다른 한 편인 살인자는 파리로 건너온 프로 범죄자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는데, 그 사람의 정체를 알고 깜짝 놀랐던 작품이기도 하다.

『피의 수확』은 확실히 요즘 내가 읽는 미스터리 소설과는 느낌이 천양지차이다. 그래서 더욱 흥미로웠달까. 요즘 미스터리 소설중 탐정이 등장하는 소설은 대부분 트릭과 동기라는 것에 집중하여 씌어진 소설이 많지만,『피의 수확』은 확실히 인간을 향한, 그리고 인간의 본성을 묘사한 소설이라 할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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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jy 2010-08-30 19: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드보일드라는 예전 책들은 요즘의 묻지마범죄스타일의 책보다는 등장인물들의 폼생폼사인듯 싶습니다^^

스즈야 2010-08-31 20:58   좋아요 0 | URL
음.. 그런 면이 있기는 해요. 여기에 등장하는 탐정도 볼일 끝났으면 재깍 돌아갔으면 되었을텐데.. 굳이 퍼슨빌에서 일어난 사건에 개입을 하거든요.. ㅎㅎㅎ
 
밤은 짧아 걸어 아가씨야 2
모리미 도미히코 원작, 고토네 란마루 지음, 윤지은 옮김 / 살림comics / 201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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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벚꽃 흩날리는 아름다운 계절인 봄, 대학 신입생 후배에게 한눈에 꽂힌 선배는 그녀에게 다가서기 위해 무던히 애를 쓰지만 번번이 실패하고 만다. 도대체 어떻게 하면 흑발의 아가씨는 나(선배)에게 관심을 가질 것인가. 선배는 오늘도 망상폭주 기관차에 올라타고 그녀와의 사랑을 꿈꾸지만, 현실은 녹록치않다.

『밤은 짧아 걸어 아가씨야』2권은 소설을 원작으로 한 에피소드 하나와 오리지널 에피소드 세편이 수록되어 있다. 바야흐로 계절은 여름. 헌책 시장에 그녀가 나타난다는 소식을 듣고 헌책시장으로 향하는 선배. 그러나 그곳에서 선배를 기다리고 있는 건 로맨틱한 만남이 아니었다. 어떻게 하면 이렇게 뒤로 넘어져도 코가 깨진다는 속담이 잘 어울릴 수 있는 것일까. 혹시 그녀와의 만남은 운명이 아닐지도 몰라, 라는 생각을 하게 만들 정도로 선배의 작전은 번번이 실패하고 만다. 어떻게 어떻게 근접할 수 있게 되는 경우까지 있긴 해도, 선배는 부끄러움과 소심함에 도망을 치고 만다. 그대여, 그대의 망상은 어디로 갔는겐가~~~ 수없이 많은 나날을 망상으로 점철하며 보냈지만, 차려놓은 밥상도 못먹는 그대는..... 소심남.

헌책 시장의 백미는 역시 헌책 시장의 신에 관한 것과 그녀가 원하는 책을 얻기 위한 선배의 고군분투기다. 특히 마지막으로 남은 히구치와 선배의 대결 장면은 소심한 선배의 멋진 모습을 보여 주긴 했으나.... 흑발의 아가씨는 그 상황을 전혀 모른다는 게 문제다. (笑)

이렇듯 헌책 시장에서의 죽기 아니면 까무러 치기의 도전에도 불구하고, 결국 스스로 도망을 친 선배는 이번에는 도서관에서 주운 펜을 가지고 망상을 하기 시작한다. 과연 그 펜을 그녀에게 무사히 돌려줄 수 있을까.

오리지널 에피소드에서 제일 재미있었던 건 역시 다이몬지 산에서의 일이다. <고기 먹을 생각만 해서야 되겠는가>는 모리미의 소설에 종종 언급되는 장소중의 하나인 다이몬지 산이 배경이고, 또한 너구리 요괴까지 등장한다. 어설픈 그들의 변신 모습에 한참을 웃었다. 어떤 녀석은 귀가 남아 있고, 어떤 녀석은 수염이 남아 있구나... 게다가 옷까지 강탈당한 선배의 변신 모습에... 결국 난 푸하하하하핫...하고 웃음을 터뜨렸다. 그러나 변신한 게 선배란 걸 끝까지 알지 못하는 흑발의 아가씨였다.

소설의 에피소드와 오리지널 에피소드가 섞여 있지만, 소설의 느낌을 크게 벗어나지는 않는다는 생각이 든다. 소설속에서 쓰였던 캐릭터나 설정을 차용했기 때문에 그러하리라. 비록 모리미의 청산유수같은 말투와 고어를 섞어쓰는 문체를 볼 수 없는 것이 큰 아쉬움이긴 하나, 만화 나름대로의 매력이 많아 무척이나 즐거웠다. 다음 이야기는 가을편. 가을이라고 하면 학교 축제의 기간이다. 연극 괴팍왕과 빤쓰총대장은 어떤 이미지로 그려질지 무척이나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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