黑執事 (10) (コミック) 黑執事 (コミック) 10
야나 토보소 지음 / スクウェア·エニックス / 201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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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텀하이브家가 주최한 만찬회에서 끔찍한 연쇄살인이 발생한다. 지금까지의 희생자는 모두 세명, 그중에는 팬텀하이브家의 집사 세바스찬도 포함되어 있었다. 밀실사건을 비롯해 모든 알리바이가 성립하는 자는 단 한 명 뿐. 결국 팬텀하이브家의 당주인 시엘마저도 용의자로 몰리게 된다. 그렇다면 도대체 누가 왜 이런 짓을 한 것일까? 폭우로 고립된 팬텀하이브家 저택. 범인은 저택내에 있는 인물일 가능성이 높다. 세바스찬마저 시신으로 발견된 지금, 시엘이 선택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일까.

시엘은 소설가 아서와 함께 사건 수사에 나서기로 한다. 모든 알리바이가 있는 것은 아서뿐이다. 즉, 그외의 다른 모든 사람들은 용의자가 될 수 있다는 말. 시신의 조사부터 차근차근해나가는 시엘과 아서. 시신을 검사하던 중 두번째 희생자의 목에서 잇자국을 발견하게 되는데... 도대체 그는 어떻게 죽은 것일까.


난 사실 시엘이 활짝 웃을 때가 제일 무섭다. 저렇게 샤방샤방한 얼굴로 무서운 말을 하니까. 역시나 지금도 범인 찾기에 대한 이야기를 마치 게임을 즐기는 듯한 표정으로 이야기하고 있구나. 뭐, 그러니까 저렇게 어린 나이에 팬텀하이브家 당주이자 여왕의 번견으로 대활약을 펼치는 게 아닐지. (물론 대부분은 세바스찬의 도움으로 해결하긴 하지만)


흑집사 10권에서 가장 주목해야 할 인물은 집사 다나카이다. 늘 뒷전에 물러나 있는 듯 하는 모습이지만 실제 다나카의 모습은 상상을 초월한다. 소싯적에 무슨 격투기라도 배우셨습니까? 다나카 집사님. 깜짝 놀랐습니다, 그려.

다나카의 활약은 시엘을 지키는 것 뿐만 아니라 세바스찬의 죽음으로 힘들어 하는 피니, 바르도, 메이린을 다독이고 제자리를 찾게 만든다. 특히 피니와 메이린이 세바스찬의 살아 생전의 이야기를 하면서 펑펑 울때는 나도 울컥했다니까. 사실 시엘과 세바스찬이 아니었다면 그들은 비참한 생을 살다 비참하게 생을 마감했을지도 모르니까.

ファントムハイヴ家の使用人たる者この程度の危機が乗り越えられずにどうしまう? (69p)
(팬텀하이브가의 사용인되는 자 이 정도의 위기를 돌파하지 못하면 어쩝니까?)

캬~~~ 다나카 집사가 세바스찬의 말을 인용해서 피니, 바르도, 메이린을 달래는 모습. 역시 듬직하다.
그래도 역시 난 세바스찬이 이 말을 할 때가 제일 좋다. (세바스찬 러브 ♥ 러브)

ファントムハイヴ家の執事たる者この程度の事が出来なくてどうします?
あくまで(悪魔で)執事ですから。


9권에서 세바스찬이 죽어버린 상태이니 세바스찬의 모습도 시신으로밖에 볼 수 없었고, 세바스찬의 조금은 잘난 척하는 예의 대사도 들을 수 없어 심히 유감이었달까. 세바스찬, 나중에 멋지게 부활해줄거지?


어쨌거나 이렇게 고립된 팬텀하이브家 내에서 연쇄살인 수사는 계속되지만 범인으로 단정지을 인물이 없다. 그러던 중 등장한 제레미 목사. 과연 그는 범인인 열세번째의 인물인 것일까? 난 제레미를 보자마자 감이 왔다. 그가 누군지. 하지만, 겉모습이 심히.....(울컥!) 제레미는 처음에는 범인으로 몰리지만 결국 사건 수사에 참여하게 되는데.... 드디어 탐정의 등장이로구나. (원래는 목사이지만)

お・・・貴殿には先代の服では小さそうだな。死んだ執事の物を貸そう。僕が案内する。 (93p)
(ㄴ... 귀전에게는 선대의 옷은 작을 것 같군. 죽은 집사의 옷을 빌려주지. 내가 안내하겠다.)

푸하하하핫... 시엘이 제레미에게 하는 이 말을 보다가 웃음이 터졌다.
아마도 시엘은 여느 때처럼 お前(너)란 말을 하고 싶었겠지만,  지금은 제레미니까 貴殿(귀하)를 사용했겠지만 의미는 너라고 봐도 될 듯.

제레미의 등장으로 연쇄살인 수사는 급물살을 타게 된다. 그리고 팬텀하이브가의 현재 문제까지도 척척해결해 주는 그대는.....○○?

8권까지의 흐름은 다크 판타지쪽의 경향이 강했으니, 9권에서 10권으로 이어지는 팬텀하이브家 연쇄살인 사건은 미스터리물 혹은 탐정물 경향이 강했달까. 비록 세바스찬의 모습은 거의 볼 수 없는 10권이었지만 다나카의 활약으로 한층 더 흥미로워졌다. 그리고 약간의 여운을 남기며 끝이 났는데, 아무래도 11권에서 이 사건에 대한 다이제스트가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소설가 아서를 화자로 쓴 것도 흥미로웠고, 현실적인 사건이란 것도 매우 흥미로웠던 흑집사 10권. 11권은 내년 2월 발매 예정이라니 그래도 좀 빨리 나오는 편이라 다행이라면 다행일지도.

마지막으로, 흑집사 10권 속표지에 대하여. 사실 처음의 임팩트는 점점 사라져가지만 겉표지와 전혀 다른 속표지를 보는 재미는 여전하다. 다나카의 또다른 변신에 주목!

사진 출처 : 책 본문 中 (31p, 69p, 100~101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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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무늬 고양이 코우메 3
호시노 나츠미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1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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깜찍 발랄 앙증맞고 사랑스러운 코우메의 세번째 이야기.
사람이 하는 이야기는 왠지 모두 이해하고 있는 듯하고, 코유키의 못된 장난도 전부 받아들이는 인내심 강한 고양이 코우메와 여전히 안하무인이지만 특유의 깜찍함으로 사람을 녹이는 코유키의 일상은 여전히 변함이 없다. 코유키가 그렇게 괴롭히는데도 꾹 참는 코우메를 보면 코유키가 살짝 미워지기도 하지만, 코우메도 화를 내지 않는데 내가 화를 낼 수 있나 싶은 마음에 꾹 참고 있다. (笑)

표지를 넘기면 코우메와 코유키의 사랑스러운 일러스트가 있다. 겉보기에도 사랑스럽고 실제 행동도 사랑스러운 코우메와 겉보기에만 사랑스럽고 실제로는 폭군에 가까운 코유키의 이야기는 첫 에피소드부터 웃음을 터뜨리게 만든다. 이제 생후 1년이 넘어가는 코유키는 점점 영악해지는듯!? 그래서 코우메의 험난한 묘생은 더욱 험난해지는 듯 하다.

줄무늬 고양이 코우메 3권은 short.00 이라는 숫자가 붙은 에피소드가 전편보다 많아진 느낌이다. 그부분은 코우메나 코유키가 화자가 되는 부분의 이야기로서 상상이 많이 첨가된 부분이다. 제 00화라고 붙은 에피소드는 사람이 화자가 되는 이야기로 오히려 이것이 실제 이야기에 가깝지 않을까 싶다.


3권에 실린 에피소드 중 가장 독특한 이야기는 단연코 칠석의 소원 빌기와 코우메의 코스프레가 아닐까 싶다. 조릿대에 소원종이를 매달고 걸어가는 코우메와 그 뒤를 따르는 코유키와 히메의 모습이 갑자기 네코마타(고양이 요괴)로 보이는 듯 하다. 하지만 네코마타가 아니란 게 분명한 증거는 꼬리가 갈라져 있지 않다는 것?! (笑) 어쨌거나 코우메의 소원은 역시 자신만을 위한 게 아니었다. 그래서 코우메가 더욱더 사랑스러워진다니까.

오른쪽 그림은 용 코스프레를 한 코우메의 모습. 평소의 모습도 화보 자체인데 코스프레를 하니 더욱더 사랑스럽다. 하지만, 이 역시 코우메의 시련중 하나에 불과할 뿐 이라나 뭐라나.


코유키는 전편의 약간은 엽기적인 얼굴들에 비해 3권에는 귀여운 얼굴이 많이 나온다. 특히 나 귀엽지 포즈의 코유키를 보라. 저 얼굴이 폭군의 얼굴이라고 누가 감히 상상이나 할 수 있을까. 하지만, 이 얼굴은 서비스 차원에서 잠시잠깐 보여주는 것일뿐. 역시 코유키는 눈을 반쯤 뜨고 째려볼 떄가 제일 귀엽다. 미안하다, 코유키.


제 00화라는 소제목이 붙은 에피소드 중에 가장 기억에 남는 건 역시 엄마의 망상편이 아닐까. 물론 망상이라 해도 좋은 쪽의 망상이다. 히메와 코유키에 대한 망상인데, 이런 망상은 평소에 많이 해도 좋지 않을까. 가끔은 어린애같은 엄마지만 그러하기에 이렇게 순수한 망상도 펼칠수 있는 게 아닐까 싶다.

그외에도 코우메가 예전에 엄마 발을 꽉 깨물었던 사건, 코우메와 코유키의 다이어트편 에피소드 역시 무척이나 재미있었다. 늘 순한 얼굴에 사랑스러운 모습만을 보이는 코우메의 다른 모습과 늘 코유키게에 당하면서도 코유키를 다정하게 감싸주고 돌봐주는 코우메의 모습이 정말 사랑스러웠다. 또한 코우메에게 고마움을 느끼는 코유키가 잠시 동안이나마 천사가 된 모습을 보여주기도 하니 절대로 놓치지 말 것!


줄무늬 고양이 코우메를 보면서 즐거운 점 중의 하나는 역시 작화란 것에 있다. 섬세하며 사랑스러운 작화는 아무리 봐도 질리지 않는다. 3권에 실린 에피소드는 1, 2권에 비해 재미는 좀 떨어지는 면도 있고, 고양이를 의인화 부분이 많아서 조금 거슬리는 면도 있었지만 전체적으로는 재미있었다, 라고 할 수 있겠다. (개인적으로 동물을 의인화하는 것을 크게 좋아하지는 않음)  

점점 더 사랑스러워지는 코우메와 점점 더 사악(?)해지는 코유키. 둘의 이야기는 당분간 더 진행될 듯.

사진 출처 : 책 본문 中 (위에서부터 순서대로 57+ 200p, 33p, 150p, 15p+ 65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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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할아버지 비룡소의 그림동화 4
존 버닝햄 지음, 박상희 옮김 / 비룡소 / 199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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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할아버지. 원제는 Granpa이지만 그냥 할아버지가 아닌 우리 할아버지란 표현이 무척이나 마음에 든다. 물론 영어권에서는 자신의 할아버지에게만 Granpa란 표현을 쓰니 굳이 앞에 소유격이 들어가지 않아도 자신의 할아버지임을 표현하지만 우리말에서는 나이 지긋하신 어르신께 모두 할아버지란 표현을 쓰니 이렇게 우리라는 말이 없다면 누구네 할아버지?라는 말이 나올지도 모르겠다. 그래서 우리 할아버지라는 단어가 더욱더 따스하게 느껴진다.  

표지의 파란 하늘, 연두색 풀밭. 작고 귀여운 마차를 타고 가는 할아버지와 손녀의 모습이 무척이나 다정하고 행복해 보인다. 이 세상 부러울 것이 아무것도 없어 보이는 할아버지와 손녀. 두 사람은 우리에게 어떤 이야기를 들려줄까.  


두 팔을 벌리고 손녀를 기다리는 할아버지와 두 팔을 벌리고 할아버지에게로 달려가는 소녀. 두 사람의 얼굴에는 행복한 표정이 가득이다. 우리 꼬마 아가씨 잘 지냈니?란 표현 하나에는 할아버지의 사랑이 고스란이 담겨 있다. 지금 이 순간 이 말외에 무슨 말이 필요있을까. 


봄에는 할아버지와 함께 꽃씨를 뿌린다. 때로는 서로에게 하는 말이 동문서답일때도 있지만 한 공간에서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무며 꽃씨를 심는 할아버지와 손녀의 모습이 참 정답다.


할아버지와 손녀는 때로는 함께 노래를 부르기도 하고,


때로는 손녀의 인형놀이 상대를 해주시기도 한다. 그렇게 정다운 시간을 보내는 동안 서로에 대해 이해하는 시간을 가지기도 한다.


비가 세차게 쏟아지는 날에는 노아의 방주 이야기를 해주시는 할아버지. 할아버지와 함께 있으면 맑은 날이든 비가 오는 날이든 언제나 즐겁다.


하지만 손녀와 할아버지가 늘 다정한 사이인 것은 아니다. 때로는 손녀가 할아버지에게 무례하게 굴기도 한다. 손녀에게 서운함을 표시하는 할아버지의 말과 등을 돌리고 서계신 모습에 짠해진다. 그저 세대차이라고 봐야 할까.


또한 손녀는 할아버지 말씀에 반박하기도 한다. 자기 일에 열중하면서 말이다. 할아버지의 말씀에 장단을 맞춰주기엔 너무 어린 나이라 너무나도 솔직하게 자기 생각을 말하는 손녀의 모습에 웃음이 나오기도 하지만, 머쓱함을 느끼실 할아버지를 생각하면 괜시리 내가 미안한 마음이 든다.


여름에는 역시 해변에 가야지. 모래 사장위에서 모래 장난을 치는 손녀와 의자에 앉아 편안히 주무시고 계신 할아버지의 모습. 이보다 더 평화로울수 있을까.
 

우리는 할아버지는 늘 할아버지였을 거라 생각한다. 왜냐하면 할아버지때의 모습밖에 볼 수 없었으니까. 할아버지도 그 언젠가는 아기였고, 소년이었고, 청년이었고, 아빠가 되었고, 그후에야 할아버지가 되었는데도 말이다. 하지만 손녀에게는 그런 할아버지의 모습을 상상하기 힘들다. 아마도 언젠가 손녀가 할머니가 될 날이 오면 그때의 할아버지의 마음을 이해할 수 있을까. 


가을엔 작은 배를 타고 낚시를 하러 간다. 알록달록한 단풍, 작은 배. 아무것도 잡히지 않아도 즐거울 것만 같다. 손녀는 고래를 낚고 싶어하는 것처럼 보이기도 하지만....


또다시 시간이 흘러 겨울. 겨울엔 역시 썰매를 타야지. 하지만 할아버지의 연세에는 얼음이 너무나도 미끄럽다. 그래서 이때만큼은 할아버지가 손녀를 부축하는 것이 아니라 손녀가 할아버지를 부축하고 도와드린다. 


하지만 언제부터인가 할아버지와 외출하는 것이 힘들어졌다. 무릎담요를 덮고 앉아 계신 안락의자옆 테이블위에 보이는 약병이 할아버지의 건강이 악화되었음을 보여준다. 


그래도 할아버지는 손녀를 무릎위에 앉히고 함께 티비를 보면서 이야기를 나눌 시간을 가진다. 언젠가가 될지는 모르겠지만, 함께 아프리카에 가자는 약속을 하면서.


시간이 얼마나 흘렀을까. 이제 저 안락의자에 앉아계신 할아버지를 더이상 만날 수 없게 되었다. 늘 저곳에 앉아 손녀를 반겨주시던 할아버지는 더이상 이곳에 계시지 않는다. 하지만 너무 슬퍼하지는 말자. 손녀에게는 할아버지와의 기억과 추억이 한가득 남아 있으니까. 그것은 언제까지나 지워지지 않을, 잊혀지지 않을 따스한 추억이니까. 당장은 슬퍼도 나중엔 아련한 그리움이 될 것이다.

첫 장면을 보고서 우리 외할머니가 떠올렸다. 지금은 서른이 넘은 손녀인 나를 만날 때마다 늘 꼭 끌어 안아주시면서 얼굴에 뽀뽀. 그리고 우리 강생이, 이쁜 강생이라고 하신다. (강생이는 강아지의 경상도 사투리) 서른이 훌쩍 넘은 나이라 머쓱하기도 하지만, 그게 할머니의 애정 표현이니까 지금은 스스럼없이 나도 잘 받아 들이게 되었다. 하지만 지금보다 더 어린 나이에는 쑥스러워하기도 했지만.

할아버지와 손녀에 관한 이야기니까, 나도 내 할아버지 이야기를 조금 언급해볼까 한다. 나는 외할아버지에 대한 기억은 거의 없다. 내가 6살무렵에 돌아가셨으니까. 게다가 외할아버지는 내가 태어나기도 전에 뇌졸중으로 쓰러지셨기에 내가 기억하는 할아버지의 모습은 평상침대 위에 누워 계신 모습 뿐이었다. 그리고 할아버지의 장례식.

그렇다면 친할아버지는? 애석하게도 친할아버지와도 그다지 다정한 시간을 보낸 기억은 없다. 난 수많은 손주들의 하나였고, 또 할아버지께서 무척 무뚝뚝한 분이시라 애정 표현같은 건 전혀 없으셨기 때문이다. 하지만 옛집에서 할아버지가 우리들을 위해 장작불을 때서 세숫물을 준비하시고 자반고등어를 직화로 구워주시던 그런 뒷모습이 기억에 많이 남는다. 또한 장작을 패시던 모습이라든지, 할아버지와 함께 땅콩을 심던 일, 이런 것도 기억에 남아 있다. 하지만 할아버지 방(그당시에는 사랑채에 할아버지 방이 따로 있었다)에 가끔 놀러를 가도 할아버지와 대화를 나누는 일은 거의 없었다. 그저 함께 티비를 보는 것 뿐. 할아버지의 유일한 애정표현은 손을 들어 인사를 하시는 것이었다. 할아버지 저 왔어요, 할아버지 저 갈게요, 라고 말을 할때도 거의 묵묵부답. 대신 손인사를 하셨다. 하지만 그런 시간도 지금은 아련한 추억으로, 그리움으로 남아 있다. 

나와 할아버지는 비록 책에 나오는 할아버지와 손녀같은 다정한 시간을 보낸 적은 없어도 우리 할아버지니까 내게 남겨주신 기억과 추억은 전부다 소중하게 간직하고 있다. 우리 할아버지와 보낸 시간이니까.

사진 출처 : 책 본문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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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 도우미 재미난 책이 좋아 10
다케시타 후미코 지음, 스즈키 마모루 그림, 양선하 옮김 / 주니어RHK(주니어랜덤) / 201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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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고양이 도우미라. 진짜 고양이 도우미가 있다면 얼마나 귀여울까. 비록 상상속의 모습이긴 하지만 표지에 그려진 한 손에는 빗자루, 한 손에는 장바구니와 후라이팬을 들고 앞치마를 입은 고양이의 모습이 너무나도 사랑스럽다. 저런 고양이가 집에 있다면 집안일이 더욱 즐거워질것 같은데, 어떨까나?

아줌마는 매일매일이 바쁘다. 아이는 학교에 가고, 남편은 회사로 출근하면 그때부터 본격적인 집안일을 시작한다. 매일매일 해도 변함없는 집안일. 어느 날, 너무너무 바빠서 무심결에「고양이 손이라도 빌리고 싶다」라는 말은 한다. 띵~~똥~~하는 초인종 소리에 문을 열어보니 세상에나 이게 누구야?


작은 줄무늬 고양이 한마리가 손에는 보따리를 들고 도우미라고 자신을 소개한다. 아줌마는 처음에 거절하지만, 무엇이든 가능하다는 말에 고양이 도우미의 도움을 받기로 한다.


앞치마를 매고 아줌마가 하는 말을 받아 적는 고양이 도우미. 왠지 믿을 만해 보여 일을 시키기로 한다. 하지만 깜빡 잊고 세탁기에 넣지 않은 손수건을 세탁하라고 하자 물이 싫다면서 뒤쪽으로 얼른 물러난다. 결국 손빨래는 아줌마 차지. 세탁기가 다 돌아간 후 빨래 너는 것을 돕겠다는 고양이 도우미는 그러나 작은 손때문인지 빨래감을 바닥에 떨어뜨리고 만다. 뭐, 한 번의 실수는 용납할 수 있지, 하는 넉넉한 마음의 아줌마.


그러나 그후 청소기를 돌리니 그 소리에 놀라 도망가 숨지를 않나, 먼지떨이를 들고 청소한답시고 먼지를 떨다가 장식품을 떨어뜨리지 않나, 이불을 널어 놓으니 폭신한 이불위에서 뒹굴거리지를 않나... 그러나 작은 몸으로 열심히 아줌마를 도우려는 고양이 도우미.


아침 일을 끝내고 나니 어느덧 점심 시간. 고양이 도우미는 자청하여 점심 식사 준비를 한다. 매일매일 가족들 식사를 준비하는 아줌마 입장으로서는 고양이 도우미의 도움이 반갑기만하다. 보글보글, 지글지글, 열심히 준비하는 고양이 도우미의 모습이 너무나도 사랑스럽다.


일을 열심히 하고 나면 밥맛은 꿀맛. 하지만 늘 혼자 점심을 먹던 아줌마는 고양이 도우미와 함께 밥을 먹는 것이 너무나도 즐겁다. 아무래도 혼자 먹는 밥은 맛이 없으니까. 비록 연어가 반쪼가리가 되어도, 약간 타도, 함께 먹는 밥은 너무나도 맛있다.

점심식사후 휴식 시간, 고양이는 새근새근 낮잠을 자고 아줌마는 뜨개질을 한다.

'여태 집안일은 모두 나 혼자 했어. 다들 바쁘다면서, 남편도, 아이들도 아무도 도와주지 않았지. 고양이 도우미가 실수는 좀 많아도 처음이라 그럴거야. 곧 나아지겠지. (이하 생략) ' (31, 33p)

비록 아직 실수는 좀 많지만 아무도 도와주지 않던 집안 일을 누군가 도와준다는 것, 그리고 혼자 먹는 점심이 아닌 누군가와 함께 먹는다는 것은 아줌마에게 소소한 행복이었다. 아줌마는 고양이에게 집안일을 맡기고 마트로 장을 보러 간다. 늘 시간에 쫓겼지만 오늘은 느긋하게 장을 보고 돌아왔건만....


마당청소는 대충 되어 있었지만, 고양이 도우미는 신문사 세군데의 구독을 모두 승낙하질 않나, 마당에 널어 놓은 빨래도 걷지 않아 내리는 비에 빨래는 엉망이 된다. 이쯤되니 사람좋은 아줌마도 슬슬 마음이 상한다. 고양이 도우미를 불러 놓고 조곤조곤 사연을 듣는 아줌마.

오늘 아침에 이 집 앞을 지나는데, 고양이 손이라도 빌리고 싶다는 아주머니의 목소리가 들렸어요. 그 소리를 들으니까 갑자기 나도 뭔가 할 수 있을 것만 같았어요.
아무것도 할 수 없는 고양이지만 어쩌면 도울 수 있는 일이 있지 않을까, 하고요.
뭐든 도와 드릴 일이 있어서 여기서 살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생각했어요.
(52~53p)

고양이 도우미는 이 말을 마지막으로 아줌마에게 인사를 하고 집을 떠나기로 한다.


아줌마는 고양이가 떠나는 것을 말없이 지켜보다 결국 집밖으로 뛰어나간다. 다시 집으로 돌아오라고. 아무것도 못해도 좋으니까, 함께 있자고.

마지막 장면을 보면서 마음이 흐뭇해지고 미소가 절로 지어졌다. 도우미로서는 아무런 일도 못하고 도움도 안되지만, 그저 옆에 있는 것만으로 아줌마는 행복한 표정을 짓고 있으니까. 그리고 고양이 역시 너무나도 행복한 표정을 하고 있으니까.

우리네 엄마들은 늘 집안일에 시달린다. 생각해보면 나도 학창시절에는 집안일을 잘 돕는 편이 아니었다. 맨날 바쁘다고 그러고, 피곤하다 그러고. 가끔 엄마는 이런 말을 하셨다. 이젠 밥 하는 게 지긋지긋해서 누가 밥만 해줘도 좋겠다고. 사실 집안일이란게 해도해도 끝이 없고, 해도 표시도 안난다. 남편들은 집안일이 뭐가 힘드냐고 핀잔주기 일쑤고. 이러니 우리네 엄마들은 늘 억울하지만, 파업을 하려 해도 가족들이 눈에 밟혀 그러지도 못한다. 비록 이 이야기에서 고양이는 아줌마에게 집안일에 있어서는 도움이 안되고, 오히려 아줌마의 일을 더 늘여준 것이 될지도 모르겠으나, 아줌마는 다른 것으로 행복을 느낀다. 힘든 집안 일을 할때 누군가 지켜봐주고, 곁에 있어주고, 함께 밥도 먹을 수 있으니까.

나도 개와 고양이를 기르지만 가끔 그런 생각을 할 때가 있다. 이 녀석들이 날 좀 도와줬으면 좋겠다고. 특히나 몸이 아파 내 밥도 먹기 귀찮을 때는 이 녀석들이 스스로 밥을 찾아 먹고, 화장실도 치우고 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가끔은 목욕도 스스로 하고, 산책도 스스로 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지만 평소에 녀석들을 돌보면서 그런 사소한 신경을 쓰는 것도 즐거운 이유는 혼자 살아도 녀석들 덕분에 혼자가 아니라고 느낀다는 것이다. 혼자 살면 하루종일 한마디도 하지 않을지 몰라도 녀석들에게 말을 거는 것으로 하루에 몇마디라도 한다. 내가 말을 하면 녀석들은 쫑긋쫑긋 귀를 세우면서 내 말을 들어준다. 그런 사소한 기쁨들이 쌓여 반려동물을 기르면서도 하나도 힘들지 않아, 라고 생각할 수 있는 게 아닐까.


책 뒷편에는 고양이에 관한 궁금증이란 코너가 마련되어 있다. 간단하나마 고양이의 생물학적 특성과 성격 등에 대해 나와 있으니, 고양이에 대해 관심을 가진 사람에게 작은 도움이 될듯 하다.

사진 출처 : 책 본문 中 (7p, 15p, 19p, 24~25p, 28p, 46p, 58~59p, 64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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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박물관 스프링갈드
카즈히로 후지타 지음 / 학산문화사(만화) / 201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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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박물관 스프링갈드.
작가에 대한 사전 지식은 하나도 없이 단지 제목과 표지만으로 선택한 책이다. 어두운 표지위에 금색으로 씌어진 글씨, 그리고 인간으로는 보이지 않는 어떤 존재가 씨익하고 사악한 미소를 짓고 있는 그림을 보면 굉장히 강렬한 느낌을 받게 된다. 물론 책 띠지의 설명을 봐도 대충 이 만화의 내용을 짐작할 수 있는데, 상당히 어두운 느낌의 작품이란 생각이 든다. 본문은 용수철 사나이와 관련된 사건인 흑박물관 스프링갈드 편과 스프링갈드 이문 마더구스 편으로 나뉘어지지만, 크게 구별을 둘 필요는 없다. 읽어 보면 알겠지만, 시간의 흐름이 있긴 해도 연결되는 내용이기 때문이다.

용수철 다리 잭 사건의 진실 - 흑박물관 스프링갈드


1937년 영국 런던. 괴인 용수철 사나이가 등장한 때가 바로 이때이다. 목격자들의 증언에 따르면 용수철 사나이는 혼자 걸어가는 여성 앞에 나타나 여성을 희롱하고 사라진다. 그 모습은 너무나도 괴이해서 마치 이 세상의 것이 아닌 것처럼 보였다고 한다. 마치 입에서 불을 뿜고 하늘을 날아 가는 것처럼 보였다고 하니까. 그로부터 3년 후, 런던에서 여성을 노린 살인 사건이 일어난다. 그리고 목격자들은 용수철 사나이가를 목격했다고 증언한다. 3년전에는 여성을 희롱하기만 했던 그가 이번에는 살인을 저지른다?

스코틀랜드 야드의 폭주기관차라 불리는 경감 로컨필드는 용수철 다리 잭의 용의자로 후작 스트레이드경을 지목하고 그를 찾아가 추궁한다. 그는 난폭하고 기이한 행동을 하기로 유명한 귀족이었으며, 평판조차 아주 나빴다. 하지만, 그곳에서 로컨필드는 스트레이드 경의 묘한 모습을 목격하는데...

용수철 다리 잭은 왜 3년만에 다시 나타났고, 이번에는 왜 여자들을 살해한 것일까. 로컨필드는 스트레이드를 용의자로 지목하고 수사를 하지만, 그에겐 아무런 증거도 없었다. 게다가 그와 스트레이드 경의 집에서 일하는 메이드 마가렛이 만난 용수철 다리 잭은 3년전의 용수철 다리 잭과는 다른 인물이란 것을 직감하게 된다.

비록 비뚤어진 기행을 일삼는 스트레이드 경이었으나, 그 이면의 모습은 사뭇달랐다. 그의 어린 시절은 풍족한 삶을 영위했으나 마음은 황폐해져만 갔다. 모든 악당들에게도 어린 시절이 있고, 그 어린 시절은 남들과 다르지 않았다는 말이 적용된달까. 어린 시절의 상처로 인해 기행을 저지르게 되었지만 스트레이드는 근본적으로 나쁜 인간은 아니었다. 그가 지키려 한 것, 그것은 순수한 사랑이었다. 로컨필드와 나누던 대화, 그리고 묘지에서 성당쪽을 바라 보며 눈물을 흘리던 그의 모습이 여전히 깊은 인상으로 남아 있다.

전설은 살아 있었다 - 스프링갈드 이문 마더구스


마더구스편은 스프링갈드 편의 약 10년후 이야기이다. 정확히 말하면 7년이랄까? 스트레이드경의 집에서 일하던 마가렛과 변호사 헨리 사이에서 태어난 아서는 어느 날 누더기 옷을 걸친 소녀를 만나게 된다. 귀족의 딸이라는 줄리엣은 왜 그런 차림으로 아서 앞에 나타나게 된 것일까.

어린 소녀들에 대한 탐욕으로 변태적 사진을 찍어대는 홀름 교수에 대항하는 어린 영웅들의 대활약. 그리고 전설의 주인공의 부활. 전설은 여전히 살아 있었다.

두 편 모두 용수철 다리 잭과 관련한 이야기지만 시기의 차이가 좀 있다. 선대와 후대의 이야기라고 보면 정확하다. 용수철 다리 잭의 등장으로 시작해 그 후대들의 이야기로 끝나는 흑박물관 스프링갈드는 처음엔 작화에 익숙치 않아 좀 난감했지만, 금세 이야기에 몰입하게 되었다. 특히 흑박물관 스프링갈드의 마지막 장면은 정말 인상적이었다. 헉, 소리가 나왔으니까. (밝히면 재미가 없기 때문에, 직접 확인하시길...) 또한 마더구스편의 마지막에 나오는 두 남녀의 뒷모습 역시 인상적이었다. 남편의 소매를 살포시 잡은 아내의 손. 구차한 설명이 없어도 그림으로 모두 설명된다. 큐레이터는 비밀이라고 했지만, 내가 보기엔 공공연한 비밀!?

이 책에서 흥미로운 점은 또 있다. 그것은 바로 진카 카츠오가 쓴 흑박물관 관보 1~3이다. 실제 영국에 존재하는 흑박물관과 스코틀랜드 야드, 실제로 존재했던 점핑 잭(혹은 스프링힐드 잭)과 관련한 이야기가 상세하게 나오기 때문이다. 처음에는 읽을 때는 그저 작가의 상상이겠거니 생각했지만, 이 부분을 읽으면서 상상과 실제 사건의 절묘한 조합이란 것을 알게 되었다. 아무래도 창작이란 부분이 들어가다 보면 과장되기 마련이기에 그러한 것은 애교로 보면 될 듯하다. 작가 후기에는 다음 편이 나올 것이란 코멘트가 있으니 그것도 기대해봄직하다. (언제 나올지는 잘 모르겠으나, 언젠가는 나오겠지? 참고로 일본에서는 2007년에 흑박물관 스프링갈드가 출간되었음)

사진 출처 : 책 내지 일러스트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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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10-19 21: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앗, 저도 제목때문에 바로 클릭했는데!!
너무 잘 읽었어요~ 작화도 중요하지만 저는 내용이 좋지 않으면 안되는 사람이라..ㅎㅎ
장바구니에 쏘옥 들어갑니다 ㅎㅎ

스즈야 2010-10-19 22:26   좋아요 0 | URL
이 만화가 남성향이긴 하지만 여성들에게도 팍 꽂힐 작품이란 것은 분명합니다. 용수철다리 잭의 사랑이야기가 정말 가슴에 팍 꽂히고 마더구스편도 너무 좋았거든요. 특히 소맷부리를 잡고 있는 장면.. 아.. 지금 생각해도 넘 좋습니다.